소설리스트

리멤버 더 네임-218화 (218/956)

어그로(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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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 이거 봤어? 주먹 잡아채는 거? 여자들은 잘 모를 수 있겠지만, 말이야. 소싯적에 주먹 좀 써본 사람들이라면 이게 얼마나 대단한 건지 한 눈에 알 수 있다고. 오, 여기 이거! 보통 아래에서 날아드는 공격은 피하기가 쉽지 않거든? 기껏해야 엉덩이를 뒤로 빼는 식으로 피하는 게 다란 말이야. 근데 이것 봐, 살짝 몸을 틀어서 잡는 거 보여? 대박인데?”

서울 도심의 한 병원 옥상에서 까치집으로 써도 될 머리를 하고 벤치에 널브러져 있던 재훈은 3.7인치 핸드폰 액정 안에서 벌어지는 액션무비를 보며 연신 감탄사를 토해내고 있었다.

“지금 감탄만 하고 있을 때가 아닐 텐데요?”

옆에 앉으라는 말은커녕 벤치 전체를 홀로 쓰는 재훈 때문에 심술이 난 주영이 뾰족한 말투로 재훈을 찔러댔다. 당연히 재훈은 신경도 쓰지 않았다.

“우와, 이건 절묘하게 몸의 중심을 흩뜨려서 쓰러지게 만드는 기술이라고! 얘 진짜 무술 같은 거 안 배운 거 맞아? 기술이 보통이 아닌데? 얘 어릴 때 싸움 많이 했던 거 아냐?”

“명수 말로는 싸운 적이 없다던데요?”

점점 더워지기 시작한 5월이었다. 다행히 옥상 위로 불어오는 바람이 더위를 식혀주었지만, 그와 별개로 주영은 열기가 차오르는 기분이었다. 강 건너 불구경 하듯 신나게 떠들어대는, 태연하기 만한 재훈을 보고 있자니, 열이 날 수밖에.

“모르지, 명수 모르게 싸웠을 수도 있고. 여기 뒤에서 백마운트를 잡고 제압하는 이 부분이 절정이지. 순식간에 상대를 제압하고 옴짝달싹도 못하게 만드는 이 부분은 몇 번을 봐도 멋있다니까?”

“···저기요, 선배. 그럴 때가 아니라니까요?”

“그럼?”

“······.”

“솔직히 사태가 이렇게 커질 때까지 너나 나나 몰랐던 건 마찬가지 아냐? 나야 보시다시피 일에 치여 살면서 눈코 뜰 새 없던 터라 그렇다고 해도, 너도 몰랐던 건 마찬가지잖아.”

이 병원에서 본과 실습중인 재훈은 물론이고, 주영 역시 재단 일 때문에 바쁜 일상을 보내고 있었다.

“솔직히 단유가 연예인도 아닌데, 인터넷에 이런 글들이 올라올 거라고 예상이나 했겠어요? 아니면 이제라도 단유에게 마케팅 전담팀이라도 만들어서 붙여야 한단 건가요?”

“이거 왜 이래? 그냥 농담 한 번 한 걸 가지고 그렇게 죽자고 달려들면 안 되지. 그리고 왜 나한테 소릴 질러? 이거 알려준 사람은 나라고? 내가 안 알려 줬으면, 너 평생 몰랐을걸.”

깐죽거리는 재훈이 유난히 미웠다. 하지만 재훈의 말마따나 주영은 이 일에 대해 전혀 알지 못했었다. 재훈이 알려주기 전까지는.

재훈이 이 일을 알게 된 것은 우연이었다. 소아과를 실습 중이던 재훈이 소아병동을 돌아다니며 환자들의 기본적인 처치들, 이를테면 체온이나 혈압 측정과 같은 기초적인 것들을 하던 와중이었다. 한 남자 아이가 무릎 맡에 올려놓은 노트북으로 어떤 영상을 재미있게 보는 것을 보고, 재훈이 넉살좋게 다가갔었다.

“뭐 보니?”

나이 어린 환자들 중에는 처치에 대해 두려움 갖는 아이들이 많기 때문에 의사들은 대게 친근하게 다가가려는 노력이 필요했다. 그런 노력의 일환으로 재훈이 미소를 띠며 묻자, 아이가 최근에 인터넷에 화제가 된 영상이라며 보여주었다.

그리고 그것이 바로 지금 핸드폰으로 다시 보고 있는, 문제의 그 영상이었다.

“됐어요. 그래서 어떡하실 거예요?”

“글쎄다. 어떡해야 하나?”

“이미 도가 지나치다고요.”

머리를 긁적이며 잠시 고민을 하던 재훈이 손가락 냄새를 맡으며 물었다.

“단유는 뭐래?”

“싸운 것도 이야기 안했던 앤데, 이런 걸 이야기하겠어요?”

“그래도 뭐라고 이야기했을 거 아냐?”

“별로··· 신경 안 쓰던데요?”

애초에 인터넷에 영상이 올라온 것을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던 단유였다. 꼼꼼하게 댓글들을 체크하며 감정 싸움할 아이는 더더욱 아니었고.

“흠···뭐 인터넷을 자주 하는 애도 아니었으니까, 그럴 수도 있겠지. 그래도 이렇게 놔두는 것도 문제겠지?”

“여기저기서 올라오는 댓글 보면서 얼마나 열이 받았는지 알아요? 이건 단순히 인격모독 정도가 아니라니까요? 완전히 인격살해 수준이에요. 지들이 언제 단유를 봤다고, 무슨 강력범죄자 취급이더라니 까요?”

말로만 듣던 인터넷 마녀사냥을 직접 목격한 주영은 특히 그 대상이 자신이 아끼는 아이라는 것에 매우 격분한 상태였다.

“···그래서 니 생각은 어떤 데?”

“연예인도 아닌 일반인을 상대로 이렇게 하는 건 심각한 범죄라고 생각해요. 변호사를 고용해서 엄중 처벌 하도록 해야죠.”

“그냥 경찰에 신고하는 걸로 끝내.”

뭘 굳이 변호사까지, 라고 중얼거리는 재훈의 태도에 더욱 불이 붙은 주영이었다.

“그 정도로는 안 돼요! 민사까지 걸어서 아주 탈탈 털어야 한다니까요?”

“당사자도 아무 말 없이 가만히 있는데?”

“당사자야 원래 이런 걸 모르는 아이니까 그렇죠. 그리고 보호자라는 사람이 이런 일을 두고만 보고 있으면 안 되는 거 아닌가요? 이 일이 향후에 단유에게 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알 수 없잖아요!”

재훈의 입에서 긴 한숨이 새어나왔다. 사실 재훈이라고 속이 편하진 않았다. 하지만 주영이 너무 흥분한 탓에 도리어 자제를 하고 있었을 뿐이었다. 그렇지만 그와 별개로 이 일을 이성적으로 생각하면 과연 변호사까지 써가면서 일을 키울 일인가, 에 대한 의문이 생겼다.

물론 주영의 말도 맞다. 인터넷에 떠돌던 과거의 치부가 미래에도 영향을 미친 사례는 손쉽게 찾아볼 수 있었고, 오죽하면 ‘잊혀질 권리’라는 주장이 나올까?

재훈의 고민을 구체적으로 알 순 없었지만, 그렇게 고민한다는 자체가 마음에 들지 않았던 주영은 재훈에게 마지막으로 의사를 밝혔다.

“이 일은 제가 다 알아서 할게요. 선배는 신경 끄세요.”

“뭐?”

황당하다는 눈으로 바라보는 재훈을 무시하고, 주영은 백에 넣어두었던 선글라스를 꺼내 썼다.

“병원 실습 때문에 머리가 많이 복잡하신 것 같은데, 이런 ‘사소한’ 일은 저한테 맡기시고 선배는 선배 일이나 하시라고요.”

“야, 그런 게 어딨어? 걔네 보호자는 나라고.”

“그리고 그 보호 임무를 저한테 일임하셨죠.”

또각또각 걸어가는 주영의 뒷모습을 보던 재훈은, 문득 저 높은 하이힐 아래 찍혀나갈 이름 모를 이들을 향해 위로라도 할까 생각하다가 고개를 흔들었다. 쓰잘데기 없는 망상으로 자신을 위로하는 짓이라니.

스스로 생각해봐도 문제가 심했다.

‘주영이 앞에서는 진지해지질 못하네.’

하늘에 떠다니는 구름을 보다, 피식 웃음을 터뜨린 재훈은 곧 몸을 일으켜 기지개를 폈다. 다시 일상으로 돌아갈 시간이었다.

그리고 그렇게 단유의 일은 마무리되는가 싶었다.

****

“언니, 이거 봤어요?”

연습실에서 구슬땀을 흘리며 연습에 매진하고 있던 수련은 잠시 물마시러 나간다면서 연습실을 나갔던 막내 예영이 소란을 떨며 들어오자 절로 눈살이 찌푸려졌다.

“야, 정예영! 조용히 해. 지금 분위기가 어떤지 몰라서 그렇게 떠들어?”

그룹의 막내라지만 나이가 벌써 22살이 넘었다. 최근에 나온 다른 걸그룹들에 들어가면 맏언니라도 맡을 나이였다. 그런데도 저리 철이 없다니.

“지금 그게 문제가 아니에요! 이거 보세요!”

예영이 핸드폰을 들이밀자, 수련의 시선이 절로 핸드폰으로 옮겨졌다. 마침 액정에 떠 있던 것은 기사의 헤드라인이었다.

「포장이 벗겨진 미소년의 진실 ? 충격적인 ‘캐스팅’ 비화」

‘미소년’이란 단어와 ‘충격’, ‘비화’라는 단어가 만들어낸 헤드라인은 사람들의 시선을 끌기에 충분했다. 그리고 기사의 첫머리가 시작하기도 전에 삽입된 자료사진은 그들의 뮤직비디오 ‘미챠’의 한 장면. 단유가 의자에 앉아있고, 그 옆으로 포즈를 취하고 있는 갤럭시즈가 선명하게 얼굴을 드러내고 있었다. 친절하게도 이 기사를 작성한 기자는 뮤직비디오의 제목과 그룹명까지 자세히 적어놓았다.

이름 모를 인터넷 신문사의 뉴스 꼭지도 아니고, 연예·스포츠 쪽과 관련해서 가장 큰 언론사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그런 곳에서 난 기사였다.

“이게 뭐야? 왜 이게 뉴스로 나오는 거야!”

“제 말이요!”

손가락을 밀어 올리면서 기사를 읽는 동안, 조금 전까지 흐르고 있던 땀이 바싹 말라갔다. 기사를 마저 읽었을 쯤, 누군가가 수련의 등 뒤에서 어깨를 짚었다. 돌아보니 리더인 수영이었다.

“줘 봐.”

수영 역시 핸드폰을 읽다가, 손을 부들부들 떨기 시작했다. 곧 전 멤버들이 기사를 읽게 되었고, 그 아래 댓글까지 읽다가 하마터면 수련이 핸드폰을 집어던질 뻔 했다.

“이게 무슨 기사야! 완전히 소설이잖아!”

기사의 전체 요지는 외모만 보고 뽑아서 그 아이의 인성이나 평소 행실에 대해 검증하지 않았다는 것. 그리고 이러한 캐스팅으로 연예인이 되려 하는 사회 비판이 주 내용이었다. 하지만 그 안에 들어간 갖가지 내용들이 갤럭시즈 멤버들을 분노케 하였다.

“아니, 무슨 10초짜리 영상 하나로 인성 운운하는 거야? 이 사람 제정신이야?”

멤버들이 분을 터뜨리는 또 한 부분은 바로 다음의 것이었다.

「회사 관계자의 말에 따르면, 우연히 캐스팅 된 소년의 외모가 너무나 뛰어났고, 뮤직비디오의 컨셉과 잘 맞을 것으로 판단한 매니저의 독단으로 벌어진 일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또한 현 사태의 심각성을 인지하며, 곧 해당 뮤직비디오를 자체적으로 수정할 것임을 밝혔습니다.」

“언니, 이거 무슨 소리에요?”

명지가 수영과 지수를 바라보며 물었지만, 두 사람 다 뮤직비디오 수정과 관련하여 들은 바가 없었다. 그런데 기사에는 버젓이 ‘회사 관계자’란 용어를 써가며 인용하고 있으니, 뜬금없기도 하고 어이없기도 했다.

“매니저 독단이라니? 이게 말이 되는 소리에요?”

당연히 말이 될 리 없었다. 그렇게 분개하고 있는 사이, 연습실 문을 벌컥 열고 들어온 이는 장태호 매니저였다.

“니들 연습 안하고 뭐해? 또 실장님에게 혼나고 싶어?”

그러나 이미 연습은 의식 저 멀리 날아가고 없었던 멤버들이었다. 예영이 매니저에게 쪼르르 달려가 핸드폰을 들이밀었다.

“오빠, 이거 무슨 소리예요?”

기사를 읽던 매니저의 얼굴이 처음에는 놀라서 눈이 동그래졌다가, 점차 하얗게 질리더니, 마지막에는 불덩이라도 속에 품은 사람처럼 얼굴이 붉어졌다. 눈에 희미한 핏줄이 서릴 정도로 분개한 티를 내던 매니저가 핸드폰을 예영에게 돌려주었다.

“니들은 일단 연습하고 있어. 알아보고 올 테니까.”

등을 돌리고 저벅저벅 걸어 나간 매니저는, 연습실 문을 닫고 나온 순간부터 발걸음을 빨리하여 실장실로 내달렸다.

‘이 새끼!’

속으로는 욕이 치밀어 올랐지만, 일단 얼굴 보고 이야기를 나누고 나서 판단해도 늦지 않으리라. 실장실 문 앞에 선 매니저는 두근거리는 가슴을 억지로 진정시킨 뒤 문을 두드렸다.

“들어가겠습니다.”

대답이 나오기도 전에 문을 열고 들어갔더니, 푸른 색 와이셔츠를 입은 실장이 전화 통화를 하고 있었다.

“···나중에 다시 통화 드리겠습니다. 네. 네.”

실장이 수화기를 내려놓자마자, 고성이 터져 나왔다.

“이게 무슨 짓이야? 들어오란 말도 없이 마음대로 문을 처 열고 들어와! 어디서 배워먹은 짓거리야, 이게!”

실장의 고성에 오히려 머리가 식는 느낌이었다. 매니저는 시선을 피하지 않고, 실장을 향해 또박또박 질문을 던졌다.

“실장님이 던진 겁니까?”

“무슨 소리야? 앞 뒤 자르고 말하면 내가 어떻게 알아먹어!”

“기사 말입니다. 우리 뮤직비디오 언급된 기사.”

고리눈을 뜨고 있던 실장이 그제야 눈에 힘을 풀었다. 천천히 의자 등받이에 몸을 기대더니 느긋한 시선으로 매니저를 바라보았다.

“봤어?”

“안 볼 수가 없겠던데요? 올라온 지 1시간도 안 된 기사가 벌써 여기저기 새끼까지 치고 다니던데요?”

엘리베이터를 타고 올라오는 동안, 자신의 핸드폰에서 갤럭시즈를 검색어로 검색했더니 벌써 관련 기사가 3개 이상이었다.

“봤으면 알 거 아냐? 뭘 묻고 그래?”

“···실장님이 밑밥 던지신 겁니까?”

“오, 장매니저. 이제 눈칫밥 좀 먹은 티내네? 맞아, 내가 던졌어.”

태호는 아랫입술을 아프도록 깨물었다.

“무슨 의도로 그러시는 겁니까?”

“몰라 물어? 이게 다 애들 위해서 하는 짓 아냐! 니가 제대로 니 할 일을 못하니까, 실장인 내가 나선 거잖아!”

실장의 의도는 아주 단순했다. 인지도. 악플도 관심이고, 악명도 명성이었다. 캐스팅 비화에 얽힌 기사에 실린 걸그룹 이름과 뮤직비디오. 당분간은 호기심에라도 사람들이 뮤직비디오를 한 번 더 찾아 볼 것이고, 갤럭시즈 멤버들의 얼굴을 한 번은 더 들여다보게 될 것이었다. 그리고 운이 좋다면 그 따위(?) 노래도 좋다고, 취향에 맞다고 좋아할 이도 있을 것이고, 그러다보면 인지도도 조금 오르는 효과를 기대해도 좋을 것이다.

“비겁한 짓입니다! 애들 인지도 올리겠다고, 이제 겨우 중학생인 아이를 팔다니요! 게다가 전부 거짓이잖아요?”

격분한 듯 따지고 드는 태호를 바라보던 실장은 깍지 끼고 있던 손을 빼고 검지를 흔들어 보였다.

“먼저, 한 가지 짚고 넘어가자. 그 아이, 이미 뮤직비디오에 나온 순간 팔린 거야. 팔리려고 뮤직비디오 나온 거야. 파는 방법이야 이렇게 팔든, 저렇게 팔든 그건 우리 소관인거고, 그 아이는 팔리는 것에 동의를 하고 돈을 받은 거야. 그건 분명히 하자, 응? 두 번째. 거짓이라니? 어디가 거짓인데? 폭력 사건? 그건 기자가 학교 가서 확인했대잖아? 뭐가 거짓인데? 매니저 독단? 맞잖아? 니가 독단으로 추천한 거 아냐?”

부들대던 태호가 주먹에 힘을 주었다.

“그렇게 한다고 아이들 인지도가 오릅니까? 그리고 설령 그렇게 인지도를 올려도 아이들에게 악영향만 미칠 뿐이라는 거, 몰라서 그러십니까?”

“너야말로 몰라서 묻냐? 애들한테 악영향 미칠 일 없어. 다 회사에서 한 거라고 나오잖아? 정확히는 니가 한 거라고 했지만. 그리고 설령 조금 때가 묻는 들, 그게 어때서? 어차피 이미 망한 싱글이야. 이런 식으로 인지도라도 올려놓으면 다음 앨범에 도움이라도 되지. 그리고 그 때 되면 그런 이미지? 그런 거 바꾸는 것도 한 순간이야. 기사 하나만 적당히 만들어서 꾸며도 애들 이미지 세탁하는 건 껌도 아니라고. 물론 세탁할 이미지도 없지만 말이야. 얼마나 좋아? 위에서도 좋은 아이디어라고 다 찬성한 거니까, 건방 떨지 말고 가서 대기해.”

“···대기라뇨?”

마지막 말이 묘하게 들렸다.

“야, 솔직히 기사도 이렇게 났고, 실제로도 니가 독단으로 처리한 거잖아? 형식적이지만 대기 발령 흉내는 내야 할 거 아냐? 보는 눈도 있는데. 그래도 자르진 않을 거니까, 걱정 말고. 잠깐 쉬고 있어. 그리고 그 동안 놀지만 말고, 원기회복이라도 하면서 기다리라고. 알겠어?”

마치 거대한 포상 휴가라도 주는 냥, 실실대는 실장의 얼굴이 이토록 얄밉게 보일 수가 없었다. 태호는 주먹이 하얘지도록 힘을 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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