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y Way(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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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그 시간 단유는 리조트 건물의 왼편에 위치한 실외수영장 쪽을 살펴보고 있었다. 혹시나 하는 마음에 살펴보았지만, 역시 펜스로 둘러싸인 이곳까지는 오지 않은 듯 했다.
문득 한기에 절로 몸이 떨렸던 단유가 손을 들어보니 발갛게 부어오른 손등이 보였다. 나온 지 몇 십분 되지도 않았는데 벌써 이런 상황이라니.
‘시간이 없어.’
단유는 혹시 자신의 기억이 잘못된 것이 아닌지 의심스러워지기 시작했다. 어쩌면 명수 쪽 무리에 있었던 건지도 모른다. 그리고 본인은 확신하고 있었지만, 어쩌면 잘못된 확신이었고 믿음이었는지도 모른다. 그렇다면 주차장 쪽으로 가야하는 걸까?
단유는 일단 실외수영장쪽 펜스의 바깥으로 나갔다. 그리고 시선을 멀리 두고 이동할만한 곳을 물색했다. 그 때였다.
“으음.”
바람소리가 거세서 정확히 들은 것인지 확신할 수 없어, 제자리에서 다시 소리가 들리길 기다린 단유는 곧 신음소리 비슷한 소리를 들을 수 있었다.
‘어디야!’
고개를 좌우로 돌려가며 주위를 보았다. 함박눈에 시야가 많이 제한되어 제대로 보이지 않는 가운데, 이번에는 좀 더 큰 소리가 들렸다.
“엄···엄마···.”
단유가 소리가 들린 방향으로 고개를 돌렸다.
****
지온은 이제 겨우 7살이 된 남자아이였다. 눈이 잘 내리지 않는 남쪽 지방에서 올라온 지온은 눈에 쌓인 리조트의 풍경에 푹 빠졌다.
로비 바깥에서 눈싸움을 하는 아이들을 보고, 자기도 놀고 싶다고 어머니를 붙잡고 칭얼거렸더니 결국 허락을 얻어 밖으로 뛰쳐나온 것이었다. 나오자마자 생각 없이 한 쪽 무리 가장 뒤쪽으로 붙은 지온은 열심히 눈을 뭉쳐 상대를 향해 던졌다. 딱히 누구를 맞추겠다는 생각도 없이 뭉치고 던지는 일을 반복했다. 아이들의 함성소리와 자신의 환성이 뒤섞이면서 아드레날린이 폭발한 지온은 정신없이 놀기 시작했다.
“이얍!”
마구잡이로 눈을 던져댔던 것은 비단 지온 뿐만의 일은 아니어서, 어쩌다보니 앞의 사람들을 피해 지온을 맞춘 눈덩이가 있었다. 눈을 피하기 위해 조금 더 물러나야 겠다는 생각으로 뒤로 돌아 멀찍이 서려했던 지온은 눈앞에 펼쳐진 새하얀 눈밭을 보니 다른 아이디어가 떠올랐다.
순백의 눈밭에 자신의 발자국을 하나 남겨보는 것이었다. 한 발자국씩 꾹꾹 눌러가며 걸어가던 지온은 어느새 무리로부터 떨어지게 되었다. 그러나 떨어지면 떨어질수록 뽀드득 거리며 눈이 밟히는 소리가 귀를 자극했고, 그 소리와 밟는 촉감을 즐기느라 점점 더 멀어지게 되었다.
드문드문 켜진 가로등을 따라 걷던 지온은 발아래만 보면서 그 느낌을 즐겼고, 나중에 다시 돌아갔을 때, 한 줄로 난 자신만의 길을 부모님께 자랑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걷다가 고개를 들어보니, 아이들의 소리가 아득히 들릴 정도로 멀리까지 왔다는 것을 깨달았다. 지온은 눈앞에 보이는 펜스를 등 뒤로 하고 다시 돌아가기 시작했다. 올 때와 겹치지 않게 거리를 두고 걷기 시작한 지온은 그만 실수를 했다.
―퍽.
하얀 눈에 덮여 있던 바람에 제대로 길을 가늠하지 못했고, 길옆으로 작은 둔턱이 있음을 알아채지 못한 것이었다. 눈이 쌓여도 둔턱 정도는 구분이 되었어야 할 것인데, 가로등 불빛으로 밝혀지는 영역이 희미하게 사라지는 부분이었다는 점과, 하얀 눈 색깔 때문에 높낮이가 정확히 구별되지 않았다는 것이 복합적으로 작용했던 실수였다.
디뎠던 발이 길 가장자리의 턱을 헛디뎠고 지온은 중심을 잃었다. 넘어지면서 둔턱 옆에 놓인 바위에 머리를 부딪치고 만 지온은 잠시 정신을 잃었고, 그대로 눈 속에 몸을 묻고 말았다.
지온이 정신을 차렸을 때는 너무 추워서 목소리가 제대로 나오지 않을 정도였다. 목소리만 나오지 않는 것이 아니라 몸도 제대로 움직이지 않았다.
겁이 난 아이는 엄마를 찾았다. 그러나 그 목소리는 바람에 묻혀 제대로 전달되지 않았다. 울고 싶은데 눈물도 나지 않았다. 팔에도 힘이 제대로 전달되지 않고, 심지어는 다리에 감각도 없었다.
“엄마···.”
지온이 다시 엄마를 찾을 때, 그 위로 그림자가 드리워졌다.
“엄마.”
오래된 낙엽이 부스러지는 소리처럼 힘없이 뱉어진 엄마 소리와 함께 지온은 다시 정신을 잃었다.
단유는 쓰러져 있는 지온을 들어올렸다. 이마께에 깊이 찢어진 상처가 보였다. 피는 나지 않고 있었지만, 아이가 쓰러져 있던 바닥에는 붉게 물든 자국이 선명하게 보였다. 그리고 아이의 입술도 새파랗게 변한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단유는 잠깐 고민을 했다. 어쩌면 지금 이 순간의 선택이 아이의 목숨을 결정지을 수 있을 것이기 때문이었다. 잘못된 선택을 작년 겨울에도 한 번 겪어 본 경험이 있었던 단유는 다시 그런 선택을 하고 싶지 않았다.
‘지금 리조트로 돌아가면, 과연 이 아이를 살릴 수 있을까?’
응급구호조치 정도는 하겠지만, 역시 전문 인력이 없는 이상 병원으로 가야 할 것이다. 그러나 눈 때문에 발이 묶인 현 상황에서 과연 아이를 데리고 갈 수 있을까? 119에 신고를 해도, 아마 지난번처럼 응급구조사들만 헐레벌떡 뛰어올 가능성이 높다고 생각했다.
‘그렇다면 병원으로 가야 할까?’
바로 병원으로 데리고 가는 것도 쉬운 선택은 아니었다. 첫 째는 단유가 이 근처의 지리를 정확히 알지 못하기 때문에 병원을 찾는 데 시간이 걸릴 수 있다는 점. 두 번째는 그 시간에 아이의 증상이 악화될 수 있다는 점. 세 번째는 병원에 데리고 가는 방법에 대한 문제였다. 자신이 아이를 데리고 병원에 데리고 가면 분명 어떻게 왔냐는 둥, 부모나 어른들은 어딨냐는 둥의 대답하기 곤란한 질문을 받을 것이 분명했다. 그렇다고 지금 이 아이의 부모를 데리고 함께, 그것도 능력을 이용해서 이동을 한다는 것은 대단히 무리수를 두는 격이었다.
단유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을 때, 지온이 점점 몸을 떨기 시작했다. 단유의 낯빛이 변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마침내 입술을 꽉 깨문 단유가 고개를 들었다.
****
“단유야!”
“지온아!”
하은과 수련이 아이들의 이름을 부르며 핸드폰 불빛을 좌우로 비추었다. 창밖에서 보면 감수성을 자극할 아름다울 광경이었을 함박눈이 이토록 몸서리치게 싫어질 줄은 몰랐다.
하지만 자신이 힘든 만큼, 아니 그보다 더 힘들 아이들 때문에라도 수련은 포기하지 않았다.
“그 쪽에는 아무것도 안보이죠?”
매니저가 물었다. 수련이 고개를 내저을 때, 하은이 한 쪽 방향을 살피다 돌아왔다.
“이 쪽은 아닌 것 같아요. 단유가 나간 지 얼마 되지 않았잖아요? 그렇다면 어디든 발자국이나 다른 흔적이라도 남았을 것 같은데, 이쪽은 너무 깨끗해요.”
하지만 수련은 고개를 저으며 그 말에 반대했다.
“이렇게 눈이 많이 내리면 금방 덮일 수도 있잖아요?”
“아이라고 해도 이 눈 속에서 걸음을 걷다보면 깊게 발자국이 남을 수밖에 없어요. 그러면 어떻게든 주변과 차이가 날 거예요. 이것처럼.”
하은이 가리킨 방향에는 세 사람이 걸어온 발자국들이 선명하게 보였다. 발목을 덮고도 한참일 정도로 높게 쌓인 눈 속에 깊숙한 음영을 드러내고 있는 발자국들이 어지러이 펼쳐져 있었다.
“하지만 그렇게 보자면 이 주변에는 아무것도 없어야 해요. 아니 애초에 리조트에서 나온 사람이 없어야 해요.”
세 사람이 수색을 시작하면서 동시에 의문을 품은 점이 바로 그 흔적이었다. 지온의 경우는 시간이 많이 경과되어서 그럴 수 있다 쳐도, 단유의 경우에는 길게 잡아도 십여 분의 차이일거라고 생각했다. 그럼에도 리조트 주변에 남겨진 발자국이 보이지 않았던 것이다.
“안 나간 거 아닐까요?”
매니저의 말에 하은과 수련 둘 다 고개를 내저었다. 단유의 성격상, 그리고 오늘 하루 단유가 보여준 모습을 돌이켜보면 분명 실종된 아이를 찾기 위해 나섰음이 틀림없었다.
매니저는 머리 위의 눈을 한 차례 툭 털어낸 뒤, 올백 스타일로 쓸어 넘기며 말했다.
“그럼, 저쪽으로 한 번 가보죠. 저기 실외수영장이 있는데, 겨울철에는 쓰지 않는다고 잠가놓는다고 하더라고요.”
어둠 속에 잠겨있는 방향을 손으로 가리키며 매니저가 앞섰다.
“많이 힘들어요?”
하은의 말에 수련이 뜨거운 김을 토해내며 대답했다.
“괜찮아요, 이 정도는. 걸그룹이라고 체력이 약할 거라고 생각하시면 오산입니다.”
굳이 그런 생각까지는 하지 않았던 하은이었지만, 구태여 말을 덧붙이긴 싫어서 그냥 고개를 끄덕여 주었다. 눌러쓴 비니 모자 덕에 아마도 저 안에는 뜨거운 땀으로 푹 절어버린 머리카락이 미역처럼 엉켜 있을 것이다. 본인도 힘든데, 자기 일처럼 이렇게 도와주니 고맙기도 했다.
“고마워요.”
뜬금없는 하은의 말에 수련이 깜짝 놀라며 대답했다.
“고맙다뇨? 당연히 해야 할 일이죠.···누구 말처럼 말이에요.”
입에 붙은 예절이 수련을 일깨웠다. 생각 없이 뱉었는데, 그 말이 사실 오늘 하루 종일 수련을 괴롭힌 말이었다.
어쩌면 이렇게 행동하는 것이 자연스럽게, 당연하게 이루어져야 한다는 단유의 말이 사실일지도 모른다. 그러나 동시에 반감이 생겼다. 애초에 꼬마 녀석이 말도 없이 사라지는 일이 없었다면 이런 고생을 할 필요도 없는 것이었으니까.
‘뭐야. 꼬마애가. 사람을 걱정시키기나 하고. 이거 일부러 이러는 거 아냐?’
라는 생각이 스치고 지나갈 정도였다. 하지만 당장은 그 꼬마 놈을 찾고 볼 일이었다. 수련은 목에 힘을 주고 소리 높여 이름을 불렀다.
“단유야!”
“지온아!”
오른쪽에서 불어오는 바람에 눈을 뜨고 있기가 힘들었던 하은이 오른손을 눈 옆에 대고 앞을 살폈다. 하은도 목소리를 높여 단유를 불렀다. 가로등 불빛마저 함박눈에 가려질 정도로 시야가 가려질 무렵, 하은은 저 멀리 흐릿하게나마 펜스가 둘러쳐진 것을 볼 수 있었다. 저기가 바로 아까 매니저가 말했던 실외수영장인가, 라는 생각을 할 때였다.
“어?”
한 발 앞서 있던 매니저가 이상한 소리를 냈다.
“왜요? 뭐 있어요?”
하은이 다가가 물었다.
“아니 그게···.”
매니저가 걸음을 멈추고 눈 위에 손우산을 만들어 전방을 주시했다. 수련이 뒤따라 매니저에게 붙어서는 물었다.
“뭔데요?”
매니저가 머뭇거리다가 대답했다.
“저기 가로등 사이에 뭐가 있었던 것 같은데, 갑자기 사라졌어요.”
“네?”
두 사람은 매니저가 가리킨 방향으로 시선을 던졌다가,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그 쪽으로 뛰어갔다. 달려가는 중에도 시선을 떼지 않았지만, 가까워질수록 그 곳에 아무것도 없음이 눈에 들어왔다.
그러나 두 사람은 곧 발을 멈출 수밖에 없었다. 분명 아무도 없었지만, 아무도 없었던 것만은 아니었는지 그 곳에는 깊게 짓눌린 자국이 있었다. 그리고 붉게 물든 흔적까지도.
“여기 있었어요.”
뒤따라 온 매니저가 헉헉거리는 숨을 참으며 물었다.
“누구요?”
하은이 미간을 찌푸리며 고개를 들었다.
“누구든지요.”
주변에는 아무도 없었다. 심지어는 발자국까지도. 다시 한 번 살펴보니, 작은 아이 한 명 정도는 여기에 엎드려 있었음을 알 수 있는 흔적이었다. 그리고 그것은 아마도 지온이리라.
“지온이라는 애가 다쳤나봐요.”
수련의 말에 하은은 고개를 끄덕였다. 하지만, 문제는 다친 아이가 어디로 갔냐는 것이었다. 주변에서 이곳으로 향하는 발자국은 오직 세 사람의 것뿐이었다. 하은과 수련, 그리고 매니저의 눈이 서로 마주쳤다. 세 사람의 눈에는 모두 의문투성이였다. 하지만 그 중 누구도 그 의문에 답을 줄 수는 없었다.
****
“단유야!”
“지온아!”
단유는 목소리를 듣자마자 결심을 했다. 지온을 부둥켜안은 단유는 곧 시선을 먼 곳으로 던졌다. 이제부터는 시간과의 싸움이었다. 최대한 신속하게 병원을 찾아야 했다. 유사한 전례가 있긴 했다. 예전 정신을 잃은 라보네를 ‘레카’로 데리고 갈 때, 단유는 무작정 먼 거리로 이동하면서 ‘레카’라는 이름의 마을을 찾아다녔다.
다만 그 때는 어둡지도 않았고, 눈보라도 없었고, 레카라는 마을이 있는 방향 정도는 알고 있었다는 차이점이 있었다. 그러나 단유는 병원을 찾는 일이 꼭 어려운 일만은 아닐 것이라고 생각했다.
도시마다 병원이 존재하기 나름이고, 병원은 건물 특성상 멀리서도 잘 관찰될 것이기에, 밝은 불빛만 따라가면 되리라 생각했다. 그리고 워낙 도로가 잘 발달된 나라인지라, 길만 잘 찾는다면 문제는 없으리라.
단유는 눈보라 속을 뚫고 이동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10분도 되기 전, 단유는 병원 하나를 찾을 수 있었다. 운이 좋게도 응급실이 구비된 병원이었다. 붉은 간판에 하얀 글씨로 응급실이 운영되고 있음을 알리고 있던 그 곳에 단유가 모습을 드러냈다.
응급실 앞에서 잠시 머뭇거렸던 단유는 잠시 생각을 정리한 뒤, 모습을 감췄다.
응급실은 때 아닌 폭설에 거의 텅 비다시피 한적한 모습을 보이고 있었다. 전혀 없는 건 아니지만, 응급 동상환자나 주취환자들 몇몇이 침상에 누워있었지만, 긴급을 요하는 사람은 거의 없는 편이었다. 간호사들도 데스크에서 느긋하게 잡무를 보고 있거나 잡담을 나누고 있었고, 당직의사인지 젊은 의사 한 명이 컴퓨터 모니터를 응시하고 있었다.
“선생님, 뭐 보시는 거예요?”
간호사 한 명이 종이컵에 뜨거운 녹차 한 잔을 건네며 물었다. 의사는 싱긋 웃으며 잔을 받아들었다.
“고맙습니다. 별 거 아니고요. 이번에 휴가 나가면 여자친구랑 데이트 할 건데, 예약할 만한 레스토랑이 있는지 보고 있었어요?”
“어머, 정말요? 좋겠다.”
옆에서 잡담을 나누던 간호사들도 끼어들었다.
“프러포즈하실 거예요?”
“아뇨, 그 정도까지는 아니고요.”
“이 선생님, 얼굴 빨개지는 거 봐.”
간호사들이 까르르 웃음을 터뜨렸다. 한가한 응급실이기에 볼 수 있는 여유로운 풍경이었다.
“어? 뭐지?”
잔을 건네준 뒤 돌아서던 간호사가 데스크 위에 올려져 있는 젖은 종이 하나를 발견했다.
“박지온, 부모는 ○○리조트에 있음?”
간호사가 가장자리가 젖은 종이를 읽어내자, 사람들이 관심을 보였다.
“무슨 말이에요?”
간호사가 고개를 갸웃거리며 주위를 둘러보는데, 어느 곳에도 종이를 두고 간 것으로 추정되는 사람은 보이지 않았다. 대신 둘러보는 와중에 빈 침상 위에 누워있는 아이 한 명을 발견했다.
“어? 저 아이 언제부터 저기 있었대요?”
그제야 다른 사람들도 자리에서 일어나 아이에게 다가갔다. 가장 먼저 다가간 의사가 아이의 얼굴을 보다, 소리를 질렀다.
“이간호사님! 응급 키트 준비해줘요. 박 간호사님! 웜 셀라인(warm saline) 준비해 주세요. Hypothermia예요!”
말을 하는 동안 의사는 아이의 옷을 벗겼다. 그리고 간호사들이 바쁘게 움직이기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