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리얼판타지아-143화 (143/169)

DeJaVu   리얼판타지아 [207 회]  2003-07-26 조회/추천 : 126 / 1   글자 크기 8 9 10 11 12

카오스

“아아, 제 말은 밀레나가 왠지 모르게 좀 조용하게 변했다고나 할까요? 이전 빌로아에서 스틱스의검의 리더로 보았던 모습과는  느낌이 상당히 틀리군요. 뭐랄까, 그 때는 활달하고 배짱있고 맏이와 같은 느낌이었는데 지금은 많이 바뀐 듯 싶습니다.”

“호오, 그런가... 그런데 자네와 밀레나는 현실로도 애인 아닌가?”

고개를 끄덕이며 반문하는 스티브, 하지만 아무리 사이토가 밀레나에게 있어 현실의 애인이라 해도 게임상의 밀레나와 현실상의 혜미는 큰 차이가 있었다. 보통 지금까지 알려진 바로는 사람들은 게임을 할 때와 현실과는 그 행동이 상당이 상이하다고 알려졌다. 예를 들어 간단한 채팅을 할 때와 직접 얼굴을 맞대고 이야기 하는 것이 다른 것처럼 또는 전화를 통해 서로 이야기를 주고 받는 것처럼...그럼으로 가상 현실 게임이라는 특수한 환경 안에서는 그 사람의 행동이 현실과는 확연한 차이가 있다.

또한 거기에 덧붙여지는 것이 아무리 게임 내에 적절한 제어기기가 있다고 해도 일단은 뇌파를 그대로 이용하는 것이라는 것도 있다. 또 일명 역할극이라고 할 수 있는 이런 게임에서는 신부님도 몬스터를 십자가로 찍어버릴 수 있는 용기를 얻는 것이다. 사이토에 말에 잠시 곰곰이 생각하던 스티브는 곧 해답을 얻은 듯 사이토의 궁금증에 대해 말 해 주었다.

“흐음, 그건 당시에는 스틱스의 검의 리더라는 책임감에서 그런 것이라고 생각되네만...”

“그렇지만 지금도 스틱스의검의 리더이지 않습니까.”

“허허, 그렇지만 지금은 포프라던가 아레나 같은 아이들이 없잖은가... 지금 생각

해보니 그 애들이 승급을 해야 한다며 하나 둘 자신의 신전이 있는 곳으로 떠나자 밀레나는 그날부터 조금씩 말 수도 줄어들고 조용해 졌지. 그건 아무래도 파티 안에 나나 브랜 같은 연장자들만 남게 되어 더 이상 맏이의 역할을 할 필요가 없어져서 그랬는지도 몰라.”

“그렇군요.”

스티브와 그가 밀레나의 성격변화에 대해 서로의 의견을 주고 받느라 정신이 없을 때 방금 전 헤드헌터들을 처치한 남매는 땅에 떨어진 아이템들을 주워 담은 뒤 일행 쪽으로 다가왔다.

“스티브! 오늘은 여기서 야영을 하죠.”

“그럴까?”

슬슬 해가 떨어지기 시작하자 브랜은 스티브에게 야영을 할 것을 권했고 스티브와 밀레나 그리고 사이토는 대로 옆 한적한 곳을 골라 자리를 잡았다. 그날 저녁... 안전지대 안에 자리 잡은 브랜은 사이토에게 이야기를 계속했다.

“그러니까...게임 외부적으로 밝혀진 것은 일정한 카르마가 쌓이면 계급상승이 된다고 하지만, 사실은 그것 말고도 숨겨져 있는 계급상승의 법칙이 있다는 거지.”

밀레나와 스티브도 슬며시 다가와 쭈그리고 앉아 브랜의 말을 경청한다. 사실 그들도 브랜이 케인이라는 사람과 잠시 친해졌었다는 것만 알 뿐, 브랜에게서 별달리 들은바가 없었다. 물론 밀레나가 한번 넌지시 물었지만 연신 노 코맨트만 연발하던 브랜...

“사용자들의 신체적 특성에 따라서 그 계급상승의 속도가 틀려지는 거야. 뭐 어차피 총 계급도 9개의 단계로 4개씩 세분되어서 36단계 밖에 안 되고 그런 이유로 해서 웬만한 사람들은 그 차이를 느끼지 못한다는 거지. 한마디로 게임을 하면 할수록 뇌파를 억제하던 것을 조금씩 풀어주는 형식이라고나 할까? 그 분의 말로는 리얼판타지아가 여타 기존의 게임들과는 틀리게 계급의 수가 적은 이유가 그런 것 때문일 꺼 라고 하더군.”

“호오, 그래?”

과거 인간의 뇌파에 대해 밝혀졌던 것들은 지금의 수준에 비하면 거의 원시인 수준이라고 할 수 있었다. 그러나 인간의 신경계에 대한 연구가 계속 되면서 스위스의 달몰 지각인공지능연구소 과학자들이 스위스 연방기술연구소, 스페인 생의학공학연구소와 함께 인간의 모든 행동을 일으키는 뇌파를 99프로 분석해 내기에 이른다.가상 현실 온라인 게임도 그 발견을 기초로 해서 만들어진 것... 게임에 쓰이는 헬맷은 인공적으로 만들어진 파장으로 인간의 뇌의 기억된 게임에 쓰이게 되는 모든 조각들을 뇌가 인식할 수 있게 도와주고 또 그로 인해 나타난 인간의 뇌파를 피드백하여 데이터화 시켜 컴퓨터와 연결시켜 주는 것이다.

하지만 아무리 그 분야가 발전했다 해도 인간의 뇌가 그렇게 쉽사리 그 비밀의 문을 열어주지는 않는 법, 아직은 많은 오류가 잠재되어 있는 미지의 세계였다. 지금 브랜이 알고 있다는 히든피스는 어쩌면 리얼판타지아사에서 감추고 싶어 하는 그런 조각일지도 모른다. 브랜의 말대로 한다면 계급이 높으면 높을수록 자신의 뇌파의 근접한 속도를 낼 수 있다는 것, 대충 그런 요지였다.

“그런데, 네가 말한 그 히든피스가 도대체 뭐냐? 대충 이해가 가기는 하지만, 그 정도 사실 가지고는 게임 안에서 그리 큰 도움이 되지는 않을 것 같은데...”

“아아... 본론은 지금부터야.. 그러니까 한마디로 설명하자면 게임기기에 내장되어 있는 컴퓨터를 살짝 손본다고나 할까?”

“뭐야?!”

기기를 손본다는 말에 사이토는 질겁하며 브랜을 노려보았다. 일단 게임기기에 손을 대는 그 행위 자체가 불법이기도 하지만, 그것은 엄청난 위험이 도사리는 짓이었다. 그리고 그런 짓을 한 사람들의 대한 자료라던가 예도 강의시간에 들은 바가 꽤 많기에 아주 잘 알고 있었다. 그것은 생명...혹은 그 사람의 정신체계에도 영향을 줄 수 있는 엄청난 짓이었다. 그런 짓을 브랜이 하다니...

“미..미쳤구나! 이자식! 게임기계 내부에 손을 대는 미친 짓을 하다니!”

사이토는 홧김에 브랜의 얼굴을 주먹으로 갈겨버렸다. 갑작스러운 사이토의 공격에 앉은 자리에서 비틀하는 브랜... 그러나 사이토는 봐 줄 생각이 없는 듯, 그의 몸 위로 올라가 브랜의 얼굴을 재차 갈겼다.

“미친 새끼! 이게 아주 게임에 미쳤구나! 내가 아주 오늘 캐릭터 자체를 지워주마!”

허리춤에서 헬레나를 뽑아드는 사이토... 단도를 브랜의 목 부위에 가져다 대었다. 설령 그 방법이 어느 정도 게임하는데 도움이 될 수도 있었다. 하지만 지금 사이토가 화가 난 이유는 브랜이 게임 기계 자체에 손을 댔다는 것이다. 단순한 일반적인 기계 따위에 손을 댔다면 사이토가 이렇게 화를 내지도 않는다. 가상현실게임을 하기 위한 그 게임기기는 단순한 기계가 아니었다. 전 세계적으로 비슷한 류의 게임 기기들로 다치거나 반병신, 혹은 미치거나 아예 죽는 사례가 일년에 1000여건이 넘었다. 하지만 이런 부작용 속에서도 가상현실게임 산업이 발전하는 이유는 비유하자면 인간들이 일년에 수십만 건에 달하는 교통사고가 나면서도 차라는 문명의 이기를 버리지 못하는 이유와 같았다. 아무튼 사이토는 브랜을 용서할 수 없었다. 사이토의 눈은 이미 차갑게 굳어 있었다. 친구의 목을 진짜로 베어버릴 듯한 그런 눈...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