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목: 리얼 판타지아 [76 회]야밤의 대 학살극 - 1
“헉헉헉... 젠장.. 끈질기게도 쫓아오는군.”
약 1시간 가량의 도주였으나 PK길드와의 거리차이는 조금도 달라지지 않은 채 여전히 사이토를 바짝 뒤쫓고 있었고 사이토의 목적지인 시엘렌마을은 여전히 보이지 않고 있었다.
“파이어 월!!”
순간 들려오는 주문 영창소리에 사이토는 이제 끝장이다라는 마음으로 말고삐를 바짝 붙들었지만 의외로 비명소리가 들린 것은 사이토의 뒤편 이었다.
“크에에엑!!”
“흐어억!!”
한참을 추격하던 길드의 앞에 생성된 불꽃의 벽으로 인하여 몇몇의 길드원들이 속도를 이기지 못하고 말과함께 불덩어리가 되어 쓰러지자 황급히 말을 세운 드레이크는 스머그에게 길드원들을 추스르라고 손짓한 뒤 보이지 않는 방해자에게 외쳤다.
“누!! 누구냐!!”
“흐흐흐... 감히 우리의 이름을 묻다니. 우리 이름값은 비싸단다. 애송이 꼬마야!!”
드레이크의 신경을 약 4차례가량 난도질하는 말이 언덕 뒤쪽에서 들려오며 약 50명 정도의 인원이 길 양쪽의 야트막한 언덕에서 불쑥 솟아나오자 드레이크는 이를 갈며 지낄였다.
“감히 대 킬트길드의 길드마스터인 나에게 그 따위 말을 지낄이다니... 간이 배밖으로 튀어나왔구나!!”
“허허허... 그래 그래.. 그럼 그 대 킬트길드가 우리 노인정길드와 한 판할 저력을 가졌는지 지금 이 자리에서 확인해 볼까?”
가장 전면으로 신비스러운 듯한 금색 로브를 하늘하늘 휘날리며 마법지팡이를 짚고 천천히 걸어나오는 긴 수염의 자애로울 듯한 노인이 한 쪽 입술을 삐죽하게 올리고 말하자 드레이크는 터져나오는 분노에 바르르 떨리는 손을 잠시 멈추고 자신이 알고 있는 걸어나오는 노인정 길드에 대해 떠올렸다. 노인정 길드의 길드원의 평균연령대는 40대 후반에서부터 70대까지 다양하게 분포되어 있는 이름 그대로 나이먹은 사람들이 주축을 이루어 만들어진 길드라고 알고 있다. 또 들은바로는 90년대 후반에서부터 현재까지 거의 모든 온라인게임들을 섭렵한 가장 오래된 게이머로써 리얼판타지아 초반의 수많은 수수께끼같은 퀘스트들을 거의 쾌도난마식으로 거침없이 풀어내서 수많은 유저들의 탄성을 자아냈다는 그 길드. 특별히 움직이거나 일부러 싸움을 찾아다니는 것은 아니지만 그 구성인들의 게임컨트롤 실력은 거의 모두가 최상급에 달한다는 리얼판타지아내의 건드리면 피보는 길드 순위 Top10에 당당히 한 자리를 차지하는 길드이기도 했다.
“설마 어르신들께서 저 도둑놈이 저희 길드를 약탈한것과 관련이 있으신건 아니겠지요?”
“ 허허허.. 그렇다면 어떻고 아니라면 어떤가... 어짜피 진실은 힘에 귀속됨을 자네도 잘 알텐데..”
두 길드마스터가 이야기를 나누는 사이 제이드는 노인정길드가 포진한 언덕 사이의 대로에 서서 현재 일어난 상황에 대해서 이해하려고 노력중인 사이토에게 다가갔다.
“이봐~ 자네.. 이름이 뭔가?”
말위에서 한참 자신의 머리를 부여잡고 현재 상황에 대해서 심각한 고찰을 하던 사이토는 자신의 옆으로 슬며시 다가온 검은 로그에 검은 마법사 모자 그리고 해골 지팡이를 짚은 50~60대로 보이는 노인이 다가와 자신에게 이름을 물어보자 일단 자신에게 악의를 가지지 않은 것 같이 보여 순순히 대답해 주었다.
“사이토라고 합니다”
제이드는 혹시나 다른 사람이면 하는 노파심에 슬그머니 다가가 이름을 물었으나 역시 자신들이 예상했던 것이 적중했다는 것을 느끼고는 흐뭇한 기분에 노인정길드 전원에게 메시지를 띄웠다.
“손자 맞아!! 쓸어버려!!”
“자네 왜 메시지는 차단해 놓아서 이 늙은이가 일부러 수고하게 만드는가?”
제이드에게 이미 자신을 도와 준 길드가 할아버지께서 몸담고 계시던 곳이라는 것을 들은 사이토는 자신이 메시지를 꺼놓는 바람에 일부러 기습을 하지 않은 채 전면전의 형태를 취해야 했다는 것을 들었기에 할아버지의 지기라는 제이드라는 노인에게 공손히 대답했다.
“죄송합니다. 어르신 그럴 만한 사정이 있었습니다.
말을 돌려 대답을 피하는 사이토를 바라보며 제이드는 고개를 끄덕이곤 다시 길드의 중앙 회의실로 향하였다. 현재 자신의 메시지창에 수 많은 늙은이들의 사이토에 대한 궁금증에 대해 문의가 폭주하고 있었기에 자신도 굳이 꼬치 꼬치 캐 묻고 싶은 마음이 들지 않았고, 현재로써는 이 사이토라는 녀석의 빌로아내에서의 PK길드들의 관심을 어떻게 돌릴까 하는 고민이 가장 큰 과제였기에 특별히 알고싶은 생각이 들지 않았다.
제이드의 뒤를 따르던 사이토는 앞서 걸으면서 고개를 흔들거리는 제이드라는 노인을 쫓으며 바로 30분 전까지 있었던 일들을 떠올렸다. 자신이 제이드에게 이름을 밝히는 순간 노인장길드쪽에서는 수 많은 빛들이 터져나왔고 그 마법들은 춤추듯이 킬트길드 쪽으로 날아가 순식간에 아수라장으로 만들었다. 물론 킬트 쪽에서도 궁수와 마법사로 보이는 인물이 손을 쓰려 했으나 그들은 곧 노인장 길드쪽의 궁수들과 마법의 제물이 되어 로그아웃되어버렸고 그나마 남은 킬트길드원들은 후퇴하려고 안간힘을 썼으나 노인정길드쪽에서는 좌우앞뒤를 모두 마법으로 봉쇄해 버린뒤 그야 말로 순식간에 학살을 저질러 버렸다. 가장 빠르게 가장 적절하게 가장 신속하게 라는 말이 딱 어울릴 만한 길드라고 느끼며 살육의 현장을 지켜보던 사이토는 이 내 노인들에게 끌려서 지금 노인정길드의 길드타워를 제이드와 함께 걷고 있는 것이었다.
“저.. 근데 어르신 지금 어디가시는지?”
“일단 따라와봐!!”
밀레나와 브렌 그리고 미카엔과 스티브는 지금 데이모스로 가는 길의 가장 처음에 들려야할 마을인 시엘란으로 가기 위한 준비로 대륙지도와 그 외 식료품, 말등을 구입하기 위해 바삐 돌아다니고 있었다.
“자네 그 얘기 들었나?”
“뭐?”
“저번 킬트길드에 도둑이 들었던거.. 그게 사실은 킬트길드놈들이 초보자들에 대해서 너무 가혹하게 PK를 행해서 그녀석들을 처단하려고 노인장 길드의 어르신들께서 꾸미셨던 일이라고 하더군.”
케러밴을 임대하기 위하여 임대소에 잠시 들렸던 스티브는 케러밴을 임대하러 온듯한 평범한 여행자들이 요즘 빌로아의 화제로 떠오르는 킬트길드를 털어버린 도둑에 대한 얘기를 꺼내자 평소에 상당히 흥미를 가졌던 일이니 만큼 두 여행자들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였다.
“그건 그렇고 그 킬트길드에 잠입했던 그 간큰 도둑은 누구라던가?”
“쉿... 말조심하게 간큰 도둑이라니 자네는 길드건물내부까지 침투할 수 있는 도둑클레스가 흔한 줄 아는가!! 그 만큼 고급계급의 분이겠지. 뭐 나도 거기에 대해서 들은 걸로는 노인정길드에 꽤 오래전부터 활동해온 도둑클레스어르신이라고 하더군.”
“그렇군.. 휴. 이번일로 빌로아에 설치는 PK길드들도 좀 조용해졌으면 좋겠는데..”
“뭐.. 노인정길드어르신들께서 이번에 나서셨으니 좀 잠잠해지겠지..”
한참을 주의깊게 이야기를 듣던 스티브는 그들이 다른 사사로운 화제쪽으로 이야기를 돌리자 더 이상 흥미를 느끼지 못한 채 일행이 모여있는 북쪽성문입구로 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