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리얼판타지아-71화 (71/169)

제  목: 리얼 판타지아 [71 회]현실도피여행(2) - 1

"오빠는 빨리 로그아웃해서 형민이 오빠가 자취하는 원룸으로 가봐"

어느정도 진정이 되었던 밀레나가 또다시 울듯한 얼굴로 탁자에 고개를 숙이곤 브랜에게 조용히 말했다. 밀레나에게 어떻게 된 일인가에 대한 상황을 다 듣고 너무 열이 받쳐 윗층방에 있을 질리언을 아작내기 위해 브랜은 성큼성큼 올라갔지만 이미 방에는 아무도 없었고 또한 방 자체도 체크아웃상태로 넘어가 있었다.

"그래... 너무 걱정마라. 내가 그 녀석 원룸으로 직접 찾아가서 모든 오해를 풀어줄게"

브랜은 차마 울음을 간신히 참고 있는 밀레나에게 더 이상 말을 하지 못하고 여관NPC에게 방을 하나 빌려 들어간 후 로그아웃을 했다.

브랜이 로그아웃을 위해 방을 빌려서 들어가자 이제야 상황파악이 된 '스틱스의검'회원들에게 밀레나는 수고스럽지만 빌로아의 사대성문 또 포탈게이트가 있는 곳으로 가서 사이토가 있으며 어떻게든 오해를 풀고 데려와 줄 것을 부탁한 뒤 잠시 후 휭하니 썰렁해진 주점안에서 밀레나는 참았던 울음을 터트렸다.

"흑... 사이토 오빠는... 정말...바보야.."

사이토는 지금 말고삐를 조심스레 잡고서 초보자존의 뻗어있는 대로를 가고있었다. 사이토는 원래 북문에서 출발할 때 말을 빠르게 몰아서 달려나왔지만 자꾸만 생각나는 가슴아픈 기억은 계속 비수가 되어 사이토의 가슴을 자극했고 에테르 스킬의 발동으로 인한 10여회의 낙마는 사이토에게 더 이상 감상에 빠질 시간을 주지 않았다.

“휴... 시간이 해결해 줄 때까지 기다려야 하는가... 어쩔 수 없지 그 때까지는 의식적으로라도 기억하는 걸 피.. 훅...!!”

초보자존 대로 한곡판에서 또다시 보기좋게 낙마한 사이토는 누운자세에서 실소를 흘린뒤 다시 말에 올라탔다.

“미치겠네.. 어디 다른 곳으로 집중할 곳을 찾아야 겠군”

사이토는 최대한 자신의 관심을 다른 곳으로 돌리기 위해 고개를 돌려 이리 저리 쳐다보다가 자신의 손목에 있는 갑옷과 셋트인 팔찌에 눈이 갔다. 자신이 공부한 바로는 지금까지 와이어가 내장된 갑옷은 처음이었기에 일단 와이어의 쓰임새에 대해서 알아보기로 했다. 사이토가 손목의 팔찌에 있는 와이어의 사출구쪽의 고리를 잡고 당기자 와이어는 소리없이 밖으로 스르르 뽑혀나왔고 아직 해가지지 않았음에도 그 와이어의 검은색은 변함이 없이 차가운 빛을 뿜어댔다. 일단 와이어이니 암습이나 살상에 쓰일 것 같았지만 몬스터뒤로 슬금슬금 다가가 와이어로 목을 졸라 죽이느니 단검으로 목을 그어버리는게 더 실용적이기 때문에 사이토는 혀를 차며 와이어를 놓자 와이어는 다시 슬금슬금 팔찌 쪽으로 들어갔다.

“쳇.. 쓸데없는 것만 부착한 아리송한 갑옷이구만.”

그 이후에도 사이토가 갑옷에서 찾아낸 것은 갑옷 옆구리쪽의 엄지손톱만한 자그마한 단추와 뱀브레스의 팔꿈치 안쪽의 살에 잘 닿지 않는 부분의 똑같이 생긴 단추뿐이었지만 눌러도 아무 반응이 없자 그것도 포기해버렸다.

그렇게 말을 타고 타박타박 걷기를 3시간 정도 지나자 조금씩 어둑어둑해 지기 시작했고 이제 조금은 익숙해진 사이토는 밤이 되기 전 지도상에 표기된 다음 마을인 시엘란으로 가기 위해서 말의 박차를 가했다.

노인정길드 길드타워의 3층 대형룸에 앉아 다른 노인네와 사이좋게 장기를 두고 있던 제이드는 갑자기 길드마스터늙은이가 들어와서 자신이 다 이겨가는 바둑판을 엎어버리자 발끈해서 한마디 하려 했으나, 곧 길드마스터의 전해준 소식에 곧 길드마스터와 함게 다른 노인네 장기판을 엎는데 동참했다.

“아니!! 이게 무슨 짓인가!!”

“악!! 안돼!! 나의 내기바둑이!!! ”

“꺅!! 이 늙다리가 노망이 들었나!! 내 빙고판을!!”

제이드와 길드마스터의 만행에 비명과 한탄을 지르며 격렬히 항의하려던 노인들과 할머니들은 길드마스터와 제이드가 이구동성으로 크게 외치자 잠시 멍해있다가 곧 허둥지둥 자신의 무기들을 챙기러 각자 개인룸으로 달려갔다.

“사이토영감의 손자가 킬트길드놈들한테 쫓기구 있다! 얼른 장비챙겨서 길드중앙 회의실로 집합해!!”

30분이 지나서 중앙 회의실에 대략 50명정도의 노인들이 중앙 회의실에 모여 우글우글대기 시작했다. 노인길드의 구성연령의 특성상 격렬한 몸동작을 요하는 접근전클래스보다는 마법클래스 월등히 많은 수를 차지했기에 중앙회의실은 금새 검고 붉고 힌색의 마법사모자들로 북새통이 되었고 길드마스터는 대충 다 모였다고 생각되자 연단에 서서 외쳤다.

“모두 조용!!! 다들 우리의 친구이자 또한 우리길드의 대들보였던 사이토영감이 지난달 타계한 것을 알고 있을 것이다. 또한 사이토영감이 자신의 모든 계정을 자신의 손자에게 넘긴 것 또한 그가 예전에 모두에게 말했었기에 거의 다 알고 있을 것이다. 아무튼 오늘 2시경 북문에서 장사를 하고 있던 맥스 와 칼리지가 사이토영감의 손자가 PK길드인 킬트녀석들에게 쫓기고 있다는 것을 알아내어 나에게 전달했고 또 4시경 약 70여명의 킬트길드가 사이토영감의 손자가 말을 타고 향한 북쪽 시엘렌쪽으로 급히 달려가는 것이 목격됐다.”

“어이!! 델린!! 우리도 대충 다 아니까! 어떻게 할지만 빨리 말해!!”

길드마스터는 한 노인이 자신을 향해 소리치자 고개를 끄덕이고는 다시 말을 하기 시작했다.

“맥스영감 말에 의하면 사이토영감의 손자녀석은 시엘렌으로 간다고 했다. 우리는 그 중간에서 사이토영감의 손자녀석을 쫓는 킬트놈들을 박멸한다!! 그리고 그에 따라 시엘렌으로 가는 길 부근에 있는 곳의 게이트스톤을 가진 사람은 대충 협의하여 놈들과 조우할만한 곳의 30분 거리에 있는 부근에 게이트를 뚫고 나머지는 오랬만의 대규모PK길드 사냥이니 만큼 다른 노인네들과 포지션을 정하길 바란다!!”

“호호호.. 그럼 간만에 대량살상주문좀 쓰겠구만.”

한 할머니가 손바닥을 쓸며 말하자 길드마스터는 잠시 미소를 띠우고선 다시 표정을 굳이고 연단옆에 세워둔 지팡이를 들고 크게 외쳤다.

“이것은 우리 노인정길드에 정면으로 대항하는 짓이다. 감히 우리의 지기인 사이토영감의 손자를 건드린 것을 땅을 치고 후회하게 만들어 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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