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170화 (170/17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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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디라고는 말 안하겠는데 언젠가 이런 내용의 쪽지를 받아봤습니다. 전쟁부분을 쓰기 전이였으니까 한 몇 달 된듯 하네요.

'야설주제에 전투씬이 뭐 이리 길어요?'

저도 솔직히 말해서 전투씬쓸때 '쿵쾅퍽퍽우득' 요런 효과음만 내고 '으악!' '모두 조금만 더 힘내!' '괴물이다!' 저건 못 이겨!' 식의 대사만 넣어주면 참 간단합니다.

실제로 저런 전투씬으로 책이 10권이상 나온 판타지 소설이 있음 ㅋㅋㅋㅋ

어쨋든간에 이 소설은 야설이긴 하지만, 스스로 '극한의 대리만족물 소설을 지향' 이라고 생각하는 제 작품에서 전투를 통해 적을 쓰러뜨리는 통쾌함도 일종의 대리만족의 한 부류로 들어갑니다.

지금까지 쥔공이 빌빌대면서 독자분들을 안달나게 만들고 먼치킨이 된 지금, 호쾌하게 적을 학살, 혹은 압도적인 무위로 농락하여 더더욱 큰 통쾌함이라는 이름의 대리만족도 제 소설의 일부라 생각합니다.

뭐, 많은 분들께서 '너님은 그런데 힘쓰지말고 야한 부분이나 강하게 쓰세요' 라고 말씀하신다면 어쩔 수 없지만요.

PS:일일연재를 바라는 분들은 제가 사우론의 눈 ver.mother 에게 감시당하고 있다는 점만 기억해주세요. 아직도 의심을 다 안푸셔서 몰래 몰래 쓰는거임...

PS2:지금 시골로 올라갑니다. 이번엔 시골로 올라가는 이유가 명확한 이유가 있어서 귀찮다는 생각이 들지 않네요. 댓글 달아야 할 일은 스맛폰으로 달겠지만 오타 투성이일테니 양해바람 ㅋㅋ;;성녀를 조교하는 도중에 원의 경고 발령으로 후다닥 뛰쳐나갔다 돌아온 디엔은 그녀가 도망치지 못하도록 감시역으로 배정받은 모렌카린의 물음을 받게 되었다.

"무슨 일이 있었나요, 주인님?"

만약의 사태엔 자신도 달려나가겠다는 의사를 보인 그녀였지만, 디엔은 고개를 내저으며 조교를 속행할 것을 명하였다.

"아니, 아무것도. 생각보다 간단히 해결했으니 신경쓸 필욘 없다."

"흐응~ 어라? 지금 뭐하고 있는거지? 빨리 허리를 움직여!"

그 때, 모렌카린의 눈에 좀비의 몸 위에 올라타 가쁜 숨을 몰아쉬고 있는 성녀의 모습에 불꽃이 튀며 채찍을 휘둘렀다.

짜악!

"캬흑!"

"너처럼 음란한 몸을 가진 주제에 성녀라는 호칭은 진짜 성녀들을 향한 모독이야! 너같은 치녀는 좀비 따위를 위해 봉사하는게 어울린다고! 오호호호홋!"

챠악!

다시 한번 채찍질을 하며 블랙 하우저의 몸 위에서 허리를 움직이도록 채찍을 날렸지만, 성녀는 이를 악물며 악에 바친 목소리로 울부짖었다.

"반드시…반드시 셜리 경이 너희들을 정의의 검으로 처단할거야! 지금은 당신들 마음대로 되겠지만, 셜리경이 당신들을 찾기만 하면 모두 끝날거라고!"

"헤에, 누군지 몰라도 꽤 예쁜 이름인데? 하지만, 그 셜리라는 년이 여길 어떻게 찾아온다는 거지? 설령, 찾아온다 해도 우리쪽의 숫자는 수백이란 말씀이야."

자신이 포로로 잡은 여기사의 이름을 모르는 디엔은 셜리가 누구인지 알아내기 위해 조금이라도 정보를 얻고자 일부러 비웃음을 띄며 유도 심문을 행하였고, 이러한 유도 심문을 받아본적이 없는 프로렌스는 분노에 사로잡혀 자신이 아는 진실을 마구잡이로 발설하고 말았다.

"당신은 전쟁에서 패배했다고 거짓말을 했지만, 나는 믿지 않아! 혼신의 힘으로 리모라 여신님의 아티팩트로 무장한데다, 셜리 경은 영웅 바크오의 후계자라고! 셜리 경은 반드시 날 되찾으러 올거야!"

순간, 디엔과 모렌카린의 머릿속에 한 인물이 떠올랐다.

자신들을 습격한 순백의 기사, 그리고 제카쿰에 의해 패배하여 아티팩트가 반파된 상태로 자신들 주변에 추락해버린 이름모를 금발의 여기사.

"바크오? 어이, 그 놈이 누군지 알아?"

"예. 과거, 마왕에게 대항하던 인간 영웅들중 하나였습니다. 처음에는 단순히 재능있는 기사였는데, 어느 순간부터 갑자기 강해져서 영웅의 칭호를 받게 되었더군요. 저도 그와 몇번 싸워봤습니다."

"강했어?"

"인간 중에서는 다섯 손가락 안이였습니다. 제 어깨의 흉터를 만든 장본인이기도 하고요."

"호오?"

그러고보니 모렌카린의 어깨에는 길고 얇은 자상이 남아있었다. 지금까지 문신 비스무리한 건줄 알았는데 바크오라는 작자가 만든 흉터인가 보다.

바크오는 삼태극에서 도착한 영웅들과의 교류로 자신만의 검술을 창시하면서부터 본격적으로 영웅의 칭호를 얻게 되었다.

하지만, 그러한 사이드 스토리 따윈 알바 없는 디엔은 모렌카린의 입에서 인간 영웅들중 다섯 손가락 안에 든다는 말에 셜리로부터 비전만 빼내고 임신 공장에 보내겠다는 계획을 철회하였다.

'아놔! 영웅의 후계자였으면 말을 해야지! 하마터면 다이아몬드를 시궁창에 버릴뻔 했잖아!'

셜리의 이름, 인적사항을 모르는 디엔으로선 정신이 붕괴되기 일보직전인 의지박약아 따위를 콜렉션에 넣는데 자신의 기품(?)에 손상이 갈 것이라 생각했으나, 이러면 얘기는 달라진다.

영웅의 후계자라는 타이틀이 존재하는한, 어느정도의 위험성이 잠재하더라도 그녀의 정신을 되살리며 조교해야 할 필요성이 생긴 것이다.

셜리의 평가를 재조정한 그는 셜리의 무너진 자존심, 의지를 어떻게 다시 세워줘야 하나 고민하려 했지만, 아직 성녀를 완벽하게 타락시키지 못하였으니 나중으로 미루어 두었다.

'보아하니 성녀의 최후의 보루는 바로 그 셜리라는 기사년이군. 여기서 우리가 그 년을 잡았다고 하면 최후의 보루가 무너졌으니 좀 더 쉽게 타락하겠지만, 좀 더 임팩트를 줘볼까?'

공포 영화에서는 관중의 긴장을 느슨하게 만들다가 갑자기 괴물, 살인마가 튀어나와 희생자를 죽이면서 깜짝 놀라게 만들지만, 천천히 무서운 음악의 템포를 올려 긴장감을 최고조로 만들어서 놀래키는 방법도 있다.

여기서 디엔이 사용할 방법은…….

모렌카린에게 가까이 다가간 그는 그녀의 귓가에 무언가를 속삭였고, 고개를 끄덕인 악마는 미소를 지으며 조교실 밖으로 총총히 걸어나갔다.

"큭큭큭! 드디어 기억났군. 내 부하들을 토막낸 그 빌어먹을 년이 셜리란 말이지? 확실히 강하다는건 인정하지. 나도 그 년 때문에 도망쳤거든."

"셜리 경은 반드시 나를 찾으러 올거야! 그때가 되면 당신의 목을 짐승 먹이로 내주겠어!"

한 때, 우아한 성품과 자태로 성녀라는 정통적인 이미지를 가지고 있던 여성의 대사라고는 생각키 어려운 과격한 발언이였지만, 이것도 성녀를 타락시키는 일부분이였기에 그녀의 말투를 굳이 지적하지 않았다.

오히려 자신이 도망쳤다는 사실에 작은 희열감을 느끼며 미래에 찾아올 복수를 원하고 있었다.

"그래, 그 년이 우리를 찾아오면 아무리 이 몸이라해도 위험해지지. 하지만, 우리가 어디에 있는줄 알고? 네가 누구에게 잡혔는지도 모르는데?"

"교단에는 당신같은 자들을 추적하기 위해 존재하는 분들이 있어! 셜리 경의 무력과 교단의 추적자들이 당신을 찾아올거라고!"

모든 교단에는 배신자나 자신들의 적대 교단을 추적하기 위해 전문적으로 추적술을 훈련받은 이들이 존재한다.

흔히들 이단심문관, 인퀴지터라 불리우는 사냥꾼들.

전투를 피하고 성녀의 수색에만 주력을 기한다면 성녀를 찾을 수 있을지도 모른다. 셜리가 되돌아갔다는 가정하에서.

"크흠……."

디엔은 일부러 긴장된 기색으로 표정을 굳혔고, 그 모습에 통쾌함과 지금의 굴욕을 참아낼 수 있는 원동력을 얻게 된 프로렌스 성녀는 꼴좋다는 듯한 미소를 지어 보였지만,

끼이익-

다시 되돌아온 모렌카린의 모습에 그 표정 그대로 굳어버리고 말았다.

"주인님, 가져왔어요."

"에이, 너무 빨리 가져왔잖아. 좀만 더 늦장부리지 그랬어."

"아…죄송해요. 저도 모르게 발걸음이 빨라져서……."

디엔이 그녀에게 내린 명령은 자신이 타락시킨 아티팩트 갑옷을 가져오라는 것이였다.

그의 명령에 성녀에게 절망감을 안겨다주기 위함을 눈치챈 모렌카린은 의기양양하게 소리치고 있을 성녀의 표정이 일그러지는 모습을 보기 위해 빠르게 달려왔다.

"그…그건……."

"크…크크크…크흐흐흐! 그래! 그 셜리라는 년이 사용하던 아티팩트지! 창백한 정의라고 했던가? 아쉽게도 그 아티팩트는 이 몸에 의해 타락하여 이 꼬라지가 되어버렸단 말씀이야! 크카카카캇!"

"아…아아……."

완벽한 갑옷 형태가 아니라 갑옷의 철판 부분이였지만, 거기에 그려진 문양, 외양을 누구보다 잘 기억하고 있는 프로렌스는 기분이 상쾌해질것 같은 깨끗한 신성력을 분출하고 있어야 할 여신의 아티팩트가 타락한 신성력을 은은하게 풍기고 있는 모습에 방금전까지의 표정이 울상으로 일그러졌다.

하지만, 디엔은 거기다가 쐐기를 박아넣었다.

"게다가 그 셜리라는 년도 감옥에 갇혀서 너와 같은 운명을 기다리고 있지! 원한다면 그 셜리라는 기사를 지금 네 앞에 대령해주마. 좀비 따위와 섹스하고 있는 그 모습을 보여주고 싶으면 말야! 크하하하하하!"

"말도…안…돼……. 그럴리가 없어……. 여신님의 힘이…셜리 경의 힘이…이런 악당에게……."

자신이 모시는 여신의 힘조차 굴복시키고, 그 힘을 사용한 영웅의 후계자까지 눈 앞의 악인에게 패배하여 포로가 되었다는 사실이 믿기지가 않았다.

빛은 어둠을 몰아낸다. 정의는 악을 퇴치한다.

악을 행하는 자는 반드시 그만한 댓가를 치뤄야 한다.

그런 대표적인 권선징악이야말로 성녀가 평생동안 살아오며 배워온 진리요, 사명이였다.

그런데, 그녀의 진리이자 사명이 눈 앞의 남자에게 깨지고 말았다.

자신이 틀렸던 건가? 빛은 악을 이기지 못하는 건가? 어째서 정의의 힘을 가진 자신들이 이토록 허망하게 악에게 패하여 이런 굴욕을 당해야만 하는건가? 이대로 자신은 평생동안 좀비 따위에게 능욕이나 당하며 살아가야 하는건가?

"아냐…아냐아아아!"

자신의 신념이 깨지고, 신의 힘을 사용한다는 자부심이 망가지고, 셜리가 교단의 이단 심문관들과 함께 자신을 구해줄 것이라는 희망이 사라져버린 성녀는 자신이 살아온 세계가 파괴되는 것 같은 충격에 비명을 내질렀다.

'크흐으으~~! 그래! 더 울부짖어! 너의 신앙심을 의심하고 고뇌하라고!'

자신의 신앙심에 의심을 품도록 유도한 디엔은 비명소리를 내지르는 성녀의 모습에 마치 사정하는 것 같은 절정감을 맛보게 되었다.

"흐흐흑…살려주세요…여신님…제발 절 구해주세요…더이상은 싫어…싫어어어어!"

두 팔로 자신의 몸을 안으며 신념이 깨져버린 나약한 암컷의 울음을 터트리고 만 성녀는 누군가가 곁에서 추스려주지 않으면 폐인이 될 정도로 정신이 붕괴되기 일보직전이였지만, 이 때를 노린 모렌카린의 채찍이 그녀의 어깨를 날카롭게 훑고 지나갔다.

찰싹!

"꺄아악!"

전에는 고통을 참으려고 입술을 깨물며 참아냈지만, 지금은 자신에게 가해지는 고통을 버티지 못하고 비명을 내지른 성녀의 모습에 드디어 채찍을 치는 맛이 생긴 악마는 그녀를 계속해서 괴롭혔다.

"오호호호홋! 자! 이 고통을 겪고 싶지 않으면 스스로 허리를 흔들어! 좀비의 몸 위에서 춤추라고!"

짜악! 촤악!

"아악! 하…할께요……! 할테니까 제발…때리지 말아주세요……!"

드디어 성녀의 저항이 사라졌다. 지금 남아있는 것은 성녀라는 탈을 쓴 가녀린 암컷에 지나지 않는다.

찌컥! 찌푹!

"아흑! 크흣!"

스스로 좀비의 몸 위에서 몸을 들었다 내리며 언데드의 몸 위에서 음란한 춤을 추기 시작한 성녀는 여러가지가 섞인 눈물을 흘려내렸다.

악의 힘에 굴복해버린 그녀는 얼마 지나지 않아 완벽하게 디엔의 손에 떨어지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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