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156화 (156/17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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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슬슬 조교씬으로 성녀, 영웅, 웨어울프를 냠냠쩝쩝시켜 굴복시키는 것만 남았군요.

특히, 성녀를 타락시키는 일은 상상만 해도 즐겁기 때문에 개인적으로도 매우매우매우매우매우 바라고 있는 시츄에이션입니다.

원래는 헬카인의 편이 남았지만, 성녀님을 향한 저의 마음은 한결같은 관계로 빠르게 스킵시키겠습니다."크…크아아윽!"

"키, 키이익! 촉수를 잘라내!"

셜리의 갑옷과 검에 달라붙은 촉수들과 신음성을 토해내며 고통스러워하는 디엔의 모습.

원래라면 타락율을 매우 지루한 얼굴로 기다리고 있는 그의 모습이 있어야 정상이지만, 상황은 완전히 달랐다.

성녀의 몸속에서 나온 성물을 통해 능력치를 상승한 디엔은 또다시 성물 타락 메세지음이 뜨자 아싸 좋쿠나 하면서 승낙하였지만, 촉수들이 갑옷과 검에 달라붙으면서 상황이 완전히 정반대가 되어버렸다.

그의 첫번째 오산은 갑옷과 검이 한 셋트인줄 알았다는 것이고, 두번째 오산은 그 두개의 무구가 아티팩트 급이라는 것을 몰랐다는 것이며, 마지막 오산은 루나틱 돈의 특이한 상성 관계를 몰랐다는 것이다.

처음엔 타락율이 5%까지 올라올땐 하나는 워배너로 하고 하나는 능력치로 먹어야겠다고 즐거운 상상을 하였지만, 6%가 되는 순간, 경고 메세지음이 들려옴과 동시에 상황은 완전히 반대가 되었다.

-아티팩트의 성력이 아트로팔의 척추의 힘을 능가합니다. 역으로 정화되기 시작합니다. 정화율 1%-

-아트로팔의 척추가 정화되면서 당신의 몸에도 충격을 받습니다. 정화율이 100%가 되면 당신의 척추가 완전히 소멸하면서 시스템적으로 사망합니다-

그 경고음을 목격한 디엔은 척추에서 느껴지는 고통에 비명을 질러댄 그는 부하 몬스터들에게 촉수를 잘라내라고 명령하였지만.

"잘려지지가 않아!"

"뭐야 이거!"

아무리 촉수를 잘라내려고 해도 전혀 끊기지가 않았다.

디엔은 셜리의 몸에서 멀어지려 하였지만, 이미 역으러 정화당하는 상태였기에 그의 의지로는 마음대로 촉수를 회수할 수 없었다.

-정화율 32%-

그렇게 시간은 흘러 정화율이 30%를 돌파하였고, 디엔은 고통을 참기 위해 어금니를 꽉 깨물며 어떻게든 살아남고자 머리를 굴려갔다.

'일단 진정하자. 이런 타임 어택같은 종류의 위기는 오히려 차분하게 생각해야만 빨리 풀 수 있어. 일단 정보부터 얻자.'

어떤 문제든 해결하기 위해선 정보가 필요한법. 천사들과 반목하기에 오히려 이 부분을 잘 알고 있을법한 모렌카린을 향해 입을 열었다.

"모렌카린. 저 갑옷과 검의 정체가 뭐지?"

"원판이 많이 손상되긴 했지만…아마도 여명의 여신이 천계의 금속, 오리하르콘으로 만들었다는 아티팩트, 여명의 물결과 창백한 정의일거예요. 갑옷과 검의 모양이 손상되지만 않았다면 더 빨리 주인님을 말렸을텐데……."

제카쿰의 일격에 전의를 잃어버렸지만, 검사로서의 본능이 적의 공격을 막아내기 위해 무의식적으로 팔을 휘두르면서 검과 갑옷은 원래의 형태를 알아보기 힘들정도로 파괴된 상태였다.

"아티팩트?"

"아티팩트는 지상계에 살고 있는 주민들, 드래곤 조차도 아무리 노력해도 만들 수 없는 신급의 물건이죠. 게다가 두 개의 아티팩트를 동시에 타락시키는건…자살 행위예요……."

그녀의 목소리에 힘이 사라지고 울먹거리는게 아무래도 이미 그의 죽음을 기정사실로 받아들이고 있는듯 하다.

좀 더 설명을 들어보니 자신이 알고 있는 게임내 최고 아이템 등급인 레전드보다 높은 등급임을 확인하면서 오히려 그녀의 설명 덕분에 무슨짓을 해서라도 살아남겠다는 오기가 생겨난 디엔은 카니아를 향해 입을 열었다.

-정화율 37%-

"크흠……! 카니아, 네 손톱으로 촉수를 잘라내는건 무리인건가?"

"아무리 잘라내려고 해도 흠집밖에 안나요! 그것도 곧바로 재생되요! 어떻게 하죠 주인님!?"

카니아는 신성력에 대해 잘 모르지만, 본능적으로 이대로 있다간 디엔이 죽는다는 사실을 깨닫았는지 눈물을 흘려가며 불안한듯 오히려 되물어왔다.

"이런 빌어먹…크흑!"

-정화율 41%-

"제기랄…답이 없다는건가……!"

가장 공격력이 강한 카니아조차 흠집밖에 안나는 강도에 촉수 주제에 뭐가 이리 단단하냐고 속으로 한탄한 그는 어떻게든 살아남기 위해 검과 갑옷에 붙어있는 촉수들을 직접 떼어내보기도 하고, 톱질하듯이 무기로 잘라내봐도 모두 무용지물이였다.

-정화율 47%-

"크으으윽! 이대로 죽을 순 없어……!"

정화율이 올라갈때마다 척추를 바늘로 찌르는것 같은 고통을 느낀 디엔은 촉수를 어떻게 벗어나야 하는지 방법을 찾지 못하고 그렇게 죽음의 카운트 다운을 맞이해야만 했다.

"키엑! 대장님이 죽으면 우린 어쩌라고요!"

디엔의 밑에서 활동하면서 자신이 클랜장보단, 클랜장의 밑에서 주어진 역활을 하는게 체질상 맞다는 것을 깨닫게 된 샤쿠는 서서히 죽음을 맞이하는 그의 모습에 기겁하며 소리쳤고, 다른 몬스터들도 불안감에 웅성거리기 시작했다.

이들중 가장 연장자이며, 첫번째 간부로서 은연중에 모든 간부들의 수장격 역활을 해오던 케사르도 이번만큼은 어떻게 할 말을 찾지 못하였다.

압도적인 적의 군세에 죽는것도 아니고, 강자에 의해 죽음을 맞이하는것도 아니고, 암살을 당한것도 아니다.

단지 기연을 얻었다고 얼씨구나 하는 사이에 이토록 허무하게 죽음의 위길르 맞이할 줄 모른 디엔은 현실감이 느껴지지 않으면서도 몸 속의 고통은 뚜렷하니 한마디로 미쳐버릴 지경이였다.

-정화율 55%-

"쿨럭!"

수컷이 암컷을 지배해야 한다는 디엔의 사상을 받아들인 몬스터들은 사상의 중심이라 할 수 있는 디엔이 죽는다면 중심을 찾지 못하고 뿔뿔히 흩어질 것이다.

거기까지 생각한 샤쿠는 암컷들을 지배하는 파라다이스가 무너져내린다는 분노와 상실감에 셜리의 얼굴을 신경질적으로 걷어찼다.

"씨발년! 네 년 떄문에 이게 뭔 꼴이야!"

퍽퍽퍽!

분이 풀리지 않은듯, 몇차례 더 얼굴을 걷어차자, 디엔의 머릿속으로 지금까지와 약간 다른 메세지음이 들려왔다.

-정화율 54%-

"어……?"

방금전까지 55%였던 정화율이 1% 하락한 것이다.

"설마……! 샤쿠! 그 년을 더 때려…아니, 내가 직접 한다!"

온 몸이 고통스럽지만, 직접 몸을 일으킨 그는 살아남을 수 있다는 희망을 가지고 기절한채 쓰러져 있는 셜리에게 날아가듯이 달려간 그는 그녀의 가슴을 힘껏 짓밟았다.

파각! 우드득!

-정화율 52%-

역시나 이번에도 정화율이 내려갔고, 그와 동시에 그녀의 몸에서 뼈가 퍼즐 조각처럼 억지로 틀어맞춰지는 듯한 소리가 들려왔다.

"혹시……?"

좀 더 편해진 몸으로 할버트를 살짝 휘둘러 그녀의 옆구리에 긴 상처를 만들자, 또다시 정화율이 49%가 되면서 옆구리에 난 자상이 순식간에 회복되었다.

"샤쿠! 이 개새끼야! 존나 사랑한다 씨발놈아! 크하하하핫!"

자신이 살아남을 수 있는 기회를 안겨다준 샤쿠를 향해 욕설인지, 칭찬인지 모를 격정어린 기쁨을 토해내며 샤쿠의 머리를 탁탁 내리쳤다.

탕탕!

"악! 대장! 건틀렛! 크킥! 아팍! 켁!"

아다만티움 건틀렛으로 힘있게 쾅쾅 내리치니 샤쿠는 뇌가 울리는 충격을 받으며 고통스러워하였지만, 허무하게 죽지 않는 대신에 레전드보다 윗등급인 아티팩트를 두 개나 빼앗을 수 있다는 희열감에 가득차 있었다.

아티팩트에 내장된, 소유자를 위해 끊임없이 상처를 치료해주는 마법이 걸려있어 셜리의 부상을 치료하기 위해 아티팩트의 신성력의 일부가 돌아가면, 그 틈을 이용한 아트로팔의 척추가 반격을 노리는 상황임을 파악한 그는 아깝지만 셜리를 죽일까 생각하였지만, 모렌카린이 그의 의도를 읽고 대경질색 하였다.

"그 여자를 죽이면 안 되요! 만약 소유자가 죽게 되면 아티팩트의 신성력이 주인님을 파멸시키기 위해 한꺼번에 몰려올거예요!"

"으음……."

그녀의 조언에 고개를 끄덕인 디엔은 발길질로 몸을 구타하거나, 할버트의 도끼날로 팔다리를 반쯤 갈라놓는다던가 하는 식으로 계속해서 부상을 입혔고, 그럴수록 눈에 띌 정도로 뚝뚝 떨어져가는 정화율을 볼때마다 그의 미소도 짙어져 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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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새에 남아있는 생존자는 겨우 수십에 지나지 않았기에 오리아 백작은 제카쿰이 땅의 정령들을 묶어둔 대지를 단 세 번의 발구르기로 박살내는 모습을 목격하고 순식간에 병사들을 정리하고 허겁지겁 도망쳤다.

'이 땅은 상식이 통하지 않는 마굴이야! 이 사실을 왕국에 알려야만 해!'

제로 랜드가 일반적인 몬스터들보다 강하다는 것 정돈 알고 있었지만, 한낱 오크 따위가 그런 말도 안되는 무위를 가질줄은 꿈에도 몰랐던 오리아를 포함한 살아남은 생존자들은 영원히 제로 랜드를 향한 두려움과 공포를 안고 살아야 할 것이다.

"조금만 더 힘내라! 중간 거점지에 곧 도착한다!"

제로 랜드에 요새를 만들긴 했지만, 200여명의 병사들이 관리하는 작은 요새 크기의 중간 거점지를 만들어 아군의 수송대가 안전하게 체류하거나 후퇴할때 적의 추격을 물리치기 위한 일종의 보험같은것을 마련한 것이다.

그렇게 달리고 달려, 요새가 눈 앞에 보이자 더더욱 힘을 내서 속도를 낸 생존자들은 어째서 중간 거점지 역활을 하던 요새가 문을 활짝 열고 있는지, 성벽 위에 단 한 명의 병사도 배치되어 있는지 생각치 못하고 무조건 안으로 향하였다.

"요새의 지휘관은 어디 있는…아…아아……."

"우…우욱!"

"웨엑!"

습관적으로 요새의 지휘관을 찾기 위해 목소리를 높이던 오리아 백작은 성벽에 가려져 있기에 자신들이 보지 못한 어마어마한 참사를 가까이서 목격하고 말았다.

아마, 이 광경을 멀리서나마 봤다면 무슨 짓을 해서라도 중간 거점지를 경유하겠다는 어리석은 짓은 하지 않았으리라.

그녀와 생존자들이 목격한 것은 시체들의 산이였다.

평범한 시체가 아니라 온 몸이 토막나거나 뱃속에 있어야 할 내장이 텅 빈채 껍데기만 남아있는 시체들, 그와 반대로 썩어버린 검붉은 내장이 널부러져 있는 시체들과 얼굴의 절반이 처참하게 뜯겨져 나가버린 시신들이 대부분이였다.

꿈틀-

그 때, 시체의 산 한 쪽에서 무언가가 들썩였다.

워낙 큰 움직임인지라 오리아를 포함한 모든 생존자들의 눈이 그쪽으로 향하였고, 그곳에서 몸을 웅크린채 시체의 뱃속에서 창자를 꺼내 씹어먹고 있는 피로 물든 오크의 모습을 발견할 수 있었다.

그들의 눈빛을 느꼈는지, 창자를 뽑아먹던 오크는 고개를 들며 생존자들과 눈이 마주쳤고, 그와 동시의 오크의 입에서 지성이 있는 생물체의 것이라 믿기 어려운 괴성음이 터져나왔다.

"크께에에엑! 까크까가가가각!!"

이빨 전체에 붉게 물들여진 피. 잇몸 사이로 낀 내장 조각을 드러내며 괴성을 울부짖은 오크는 자신이 먹던 시체를 내팽개치고 오리아 백작 일행을 향해 다가갔다.

피로 물든 오크와 눈이 마주친 오리아 백작은 심장이 멈춰버릴것 같은 압박감을 느끼면서 자신이 느꼈던 의문이 한가지 해소할 수 있었다.

이만한 시체가 있는데 파리 한마리가 꼬이지 않았던 이유가 바로 저 오크의 살기를 미약한 벌레들이 감당하는게 불가능했기 때문이다.

후웅- 

그와 동시에 바람이 갈라지는 소리와 함께 눈을 깜빡인 오리아 백작은 갑자기 눈 앞이 캄캄해지더니 토할것 같은 썩은내를 맡을 수 있었다.

"이건 뭐……."

파삭!

"꺄…꺄아아아아악!"

물이 가득 차오른 과일이 터지는 소리와 병사들의 비명소리가 그녀가 들은 마지막 소리였다.

갑자기 사라지더니 순식간에 나타나자마자 인간의 머리보다 높게 입을 쩌억 벌리면서 오리아의 머리통 절반을 씹어먹어버린 괴물 오크의 모습에 생존자들은 비명을 지르며 사방으로 도망쳤다.

우적 우적 우적! 푸직!

"브게게게게겍~"

괴물 오크는 그런 인간들의 모습을 물끄러미 바라보며 뇌수의 매끄러운 감촉과 안구가 터지는 맛을 음미하더니 등을 돌려 도망치는 병사를 향해 시선을 돌리며 입을 오무렸다.

"풋!"

푸슉-!

털썩-

오크의 입에서 튀어나온 하얀 물체는 총알같은 스피드로 날라가 병사의 뇌를 관통하며 벽에 박혀들어갔고, 작고 하얀 무언가에 의해 뇌가 관통당한 병사는 비명도 지르지 못하며 쓰러지고 말았다.

까그닥- 까그닥-

입안에서 딱딱한 무언가를 굴리는 소리를 내던 오크는 자신이 먹어치운 오리아의 얼굴에서 가장 딱딱한 부위, 이빨 몇개를 혀 위에 올리더니 또다시 입을 오무렸다.

"풋! 푸풋!"

푸슉! 피융!

털썩- 철푸덕-

그의 입에서 오리아의 치아가 날라갈때마다 어김없이 한 명의 병사가 쓰러졌고, 생존자들이 도주를 시작한지 몇초도 되지 않아 대여섯명으로 숫자가 줄어들었다.

"퉷."

투두두둑

충분히 죽일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오리아의 이빨들을 뱉어낸 오크는 도망간 생존자들의 뒤를 바라보며 씨익 웃더니 바람을 가르는 소리와 함께 몸이 사라졌다.

"꺄아아아악!"

"으아아악!"

"싫어! 제발 오지 마!"

뒤이어 도망친 생존자들의 비명소리가 울려퍼졌지만, 그것도 얼마 지나지 않아 잠잠해지고 말았다.

"카르르르르---"

요새로 돌아온 오크는 도망간 생존자들의 시체를 다리를 끌면서 다시 요새로 돌아왔고, 뭔가 불만인듯이 울부짖으면서도 방금잡은 싱싱한 시체의 배에 손을 찔러넣어 강제로 좌우로 벌리며, 그 안의 선홍빛 내장을 꺼내 우적 우적 씹어먹기 시작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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