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147화 (147/17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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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발가락 상황을 보고 내성발톱이 아니냐고 걱정해주시는 분들이 많더군요. 감사 감사~

그런데 내성발톱은 발가락 안쪽으로 발톱이 자라나 고통을 주는 건데, 제 발톱은 한가운대에 메테오 스트라이크 맞은것처럼 중앙을 중심으로 발톱 전체가 '구겨진' 상태입니다. 그림을 그릴 수 없으니 간략하게나마 표현하자면 u 형태로 변형됬다고 할 수 있겠네요.

내성발톱처럼 살 안으로 파고들어간것도 아니고, 그냥 발톱 중앙 부분이 구겨지면서 발가락 안쪽 살과 딱 붙어있는 상태랄까요?

걷거나 달리거나 점프해도 하나도 아프지 않으니까 일단 이대로 놔둘 생각입니다.

PS:진정한 디엔 무쌍은 혼자서 적병을 베어내는게 아니라, 혼자서 모든 전장을 마음대로 가지고 노는것. 거기에 제대로 걸려버린 리벨리오나는 안습이군요 ㅠㅠ

디엔의 계획대로 기간틱 레피드 파이어를 사용하는척 하면서 인간의 진형을 망가뜨리는데 성공한데다, 모렌카린의 힘으로 데드 스컬 클랜이 처리해야 할 인간 병사들이 전멸당하자 네이드와 대면한 인간들은 사기가 팍 줄어들어 눈에 띄게 쓰러져나가는게 보였다.

"제기랄! 셜리 경과 성녀님은 어째서 오지 않는거냐!"

성벽 위에서 그 모습을 눈 뜨고 구경밖에 할 일이 없는 오리아 백작은 허무하게 죽어나가는 아군의 모습에 양동조가 어째서 오지 않는지 영문을 몰라 분통을 터트렸다.

이는 말을 안 할뿐이지 다른 참모들도 마찬가지였는데, 여기서 이들의 문제점이 적나라하게 드러났다.

계략이라는것은 성공만 하면 여러가지로 큰 타격을 줄 수 있다.

문제는 큰 이득을 줄 수 있는 계략일수록 실패할때의 반동도 크다는게 문제다. 하이 리스크 하이 리턴이랄까.

하지만, 인간측의 지휘관과 참모들은 몬스터쪽에서 자신들의 계책을 역이용할거란 예상은 커녕 일말의 의심도 없이 계획대로 모든게 흘러갈것이라 생각하고 있었다.

아무리 똑똑해도 저들은 몬스터니까.

몬스터 따위가 만물의 영장인 인간의 머리를 따라오지 못할것이 분명하니까.

이러한 고정관념 때문에 오리아 백작은 셜리와 성녀가 늦는 이유가 타이밍을 제대로 못 잡고 있다고 생각할 뿐, 설마 그녀들이 예상외의 난적을 만나 혈투를 벌이고 있다곤 조금도 예상치 못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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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잠깐 시간을 되돌려, 디엔이 요새에서 빠져나온 인간 부대와 격돌하기 전.

"저, 정말 제대로 히, 힘 쓰려고 하는 거, 거야?"

쿠엘은 자신들이 이끈 모든 오크 전사들을 네이드쪽으로 몰아준 첼카루의 모습에 의심 반 섞인 목소리로 물어왔다.

"대족장이 나서면 모든게 끝나겠지. 하지만, 아무리 나라 해도 무능력하게 보이는건 싫거든. 한번쯤은 투콰앙~ 하고 실력좀 내보여줘야 나한테 개기는 새끼들이 없어질거 아냐?"

자신의 주변에 기이한 문자같은 마법진을 그린 첼카루는 진지하게 나서겠다는 의지를 보여주자, 쿠엘이 살짝 짜증섞인 표정으로 대답하였다.

"그, 그럼 난 뭐, 뭐하라고? 호, 혹시 다 해, 해 먹으려는건 아, 아니겠지?"

첼카루가 비협조적으로 나오는 바람에 혼자서 찬바람이나 씌어야 했던 쿠엘은 '내가 알아서 할테니 너는 푹 쉬고 있어라' 따위의 말을 들으면 한대 칠 분위기였다. 근육이 도드라져 핏줄이 툭툭 튀어나온 팔로.

'아놔, 이 무식한 새끼는 못 싸워서 환장을 하셨구만. 원래 나 혼자 싹 쓸어버릴 생각이였는데……. 하는 수 없지.'

"크크큭, 설마 이 몸이 그것도 생각 못했겠냐? 여기서 좀 떨어진 곳에 인간 정령사들이 매복중인데, 네가 그 놈들을 모두 해치우고 내가 여길 뚫으면 반띵 맞지?"

"저, 정령사? 저, 정령은 내 공격이 아, 안맞아서 싫은데……."

"잠깐만 기다려봐. 네 무기에 주술을 걸어줄테니 그걸 사용하면 정령에게도 타격을 입힐 수 있어."

아무리 힘이 쎄다 해도, 정령은 일반적인 생명체가 아닌지라 일반적인 무기론 타격을 입히기 힘들기에 첼카루는 잠시 하던 일을 멈추고 쇠기둥이라 해도 믿을 정도로 크고 거대한 쿠엘의 무기에 주머니에서 빛나는 가루를 뿌리더니 무언가 영창하기 시작했다.

"ξφΠ."

파칭!

알아듣기 힘든 언어로 무언가를 중얼거리자, 쿠엘의 무기를 중심으로 새하얀 빛이 폭발하는듯한 이펙트가 생겨났고 갑작스런 빛에 눈을 감은 쿠엘이 다시 눈을 떴을때, 자신의 무기는 겉으로 보면 아무런 이상도 없으나 뭐라 형용키 어려운 기운이 감돌고 있음을 직감하였다.

"옛다. 관심."

"으헤헤헤헤, 고, 고마워."

"오늘 하루동안만 지속되는거니까 그렇게 알고 있어."

"응. 응."

말 잘듣는 강아지처럼 무기를 받아든 쿠엘은 첼카루가 가리켰던 방향으로 쿵쿵거리며 뛰어갔고, 자신의 집중을 방해하는 존재가 사라지자 크게 심호흡을 하고 선조때부터 계승되어온 주술사의 의식을 시행하였다.

"고한다. 선조의 영으로 묶인 계약이여."

키이이잉--

순간, 그가 밟고 있는 문자같은 마법진에서 밝은 빛을 발하기 시작하였고, 거기에 맞춰 첼카루의 온 몸에 그려진 타투에도 빛이 드러나기 시작하였다.

"고대의 맹세에 따라 차원의 저편에 있는 영겁과 낙원의 지배자들에게 명하노니!"

태풍이 분다해도 믿을 정도로 강렬한 바람이 그를 중심으로 휘몰아쳤고, 마법진을 그리기 전에 자신들을 강제로 내쫓았던 그가 무슨 짓을 하려는건지 호기심이 왕성한 몬스터들은 갑작스런 바람과 더불어 심상치 않은 기운이 느껴지자 마른침을 꿀꺽 삼키며 평소답지 않게 조용히 눈알만 뒤룩뒤룩 굴려갔다.

"이곳에 그 모습을 현신하라! 영겁과 낙원의 지배자들이여!"

쿠오오오---

순간, 그의 양 어깨위로 어떤 존재가 솟구쳐 올라왔다. 거대한 불의 거인과 돌로 이루어진 골렘같이 생긴 인간 형태의 '무언가' 였다.

"뭐…뭐지 저거……."

그 모습을 본 몬스터들은 압도적인 강함이 느껴지는 두 인형人形의 모습에 자신도 모르게 입을 벌리고 말았다.

그동안 첼카루가 가진 명성은 말하기 애매한 것들 뿐이었다.

그가 나선 곳은 모든게 초토화된 흔적밖에 남지 않기에 그의 진정한 힘을 아는 다른 클랜의 몬스터들은 거의 없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하지만, 조금이라도 정령에 관심이 있는 인간이 이 광경을 목격하였다면 자신의 두 눈을 믿지 못할 것이다.

온 몸이 영원히 꺼지지 않는 불과 마그마로 이루어진 거인의 형상을 가진 불의 정령왕, 카크넬.

바위와 구하기 힘들다는 말로 표현이 불가능한 희귀 광석이 골렘처럼 이루어진 땅의 정령왕, 우스파푸.

엘프조차 평생을 살면서 한번도 구경하기 힘든 정령왕이 두명씩이나 한 오크 주술사의 부름에 응하였기 때문이다.

하지만, 첼카루의 주문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크윽! 빌어먹을 정령왕놈들! 지랄맞게 마나를 쳐드시는군! 빨리 주문을 완성해야 해!'

"16대의 맹약에 따라 소환된 영겁과 낙원의 지배자들이여! 지금…에이 씨발! 그전에 죽겠다! 합신合神하라!"

잘 가다가 갑작스래 쌍욕을 퍼부으며 자신의 두 주먹을 강하게 부딪히자, 두 정령왕이 첼카루의 몸 안으로 흡수하면서 섬광탄과 수류탄을 동시에 터트린것 같은 섬광과 충격이 몬스터들의 눈을 뒤덮었다.

콰아앙!

"으악!?"

"왁!"

인간에 비해 시력이 좋은 몬스터들은 갑작스런 섬광으로 인해 인간의 배에 달하는 고통으로 눈물을 흘리면서 대체 자신들의 눈앞에서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의문을 참지 못하고 어떻게든 눈을 뜨려고 하였다.

쿠그그그그그---

이윽고, 시력을 하나둘씩 회복해나간 몬스터들이 목격한 것은 첼카루라고 생각되는 이형 생물이였다.

아니, 갑옷으로 완전 중무장한 오크 전사의 모습인데…그 갑옷의 형태가 이상하다는게 정확한 표현일 것이다.

건틀렛과 어깨, 투구, 다리 부위에서는 불이 피어오르고 있는 갑옷이 착용되어 있고, 몸통과 부츠, 그 외에 사소한 부위는 바위로 이루어져 있었다.

'후후후. 간만이구나, 꼬마.'

합신에 성공한 첼카루의 머리속에서 호탕한 남성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그와 동시에,

'흥, 계약만 아니였다면 너같이 건방진 놈의 부름에 응할 필요가 없거늘.'

중성적인 여성의 목소리도 들려왔다.

'하지만 마음대로 주문을 바꾸다니, 아무리 네 놈이라 해도 무모했다.'

호탕한 남성의 목소리는 첼카루가 마음대로 주문을 바꾼데 대해 깊은 우려를 표하였다.

원래는 약 3분간의 주문을 더 외워야했지만, 첼카루가 귀찮다고 자기 마음대로 주문을 약식으로 짧게 바꿨기 때문에 그만큼 시전자의 부담이 커져버린 상태인 것이다.

'아아아, 다들 입닥치시지. 댁들이 한번 말할때마다 나의 힘이 쏙쏙 빠져나가는게 느껴지거든?'

'1대부터 15대의 네 선조들은 우리들에게 존중을 표했다! 우리들은 그 예의 덕분에 우리들을 부를 수 있는 마법진을 대를 이어가며 새길 수 있도록 해주었고! 고얀놈 같으니!'

중성적인 여성의 목소리는 목소리 연령에 안 맞게 노인같은 말투로 분개해하였지만, 호탕한 남성의 목소리는 그런 여성의 목소리를 말렸다.

'그 마음을 이해 못하는건 아니지만, 간만에 중간계에 왔으니 바깥 공기좀 오래 씌어야 할거 아닌가? 일단은 조용히 있자고.'

'맞아 맞아. 좀 조용히 있어, 이 할망구야.'

'하, 하, 하, 하, 할망구우우우!?'

그렇게 중성적인 여성의 목소리에서 비명같은 분노가 터져나오려는 순간, 나무 위에서 수십발의 화살이 쏟아져 나왔다.

갑자기 나타난 엄청난 기운에 레인저들이 수색에 나섰고, 그 힘의 근원이 몬스터쪽에서 나타났으니 일단 화살부터 날린 것이다.

"흥."

쿵.

하지만, 발을 살짝 띄어 힘있게 밟자, 그를 중심으로 돌맹이들이 솟구치더니 그의 주변을 맹렬하게 회전하면서 날라오는 화살들을 분쇄하였다.

태태탱!

화살들은 부유하는 돌맹이들에 의해 막혀 그대로 나동그라졌고, 레인저들은 재차 화살에 마나를 실어 공격하려 하였으나 첼카루는 자신이 나선 이상, 인간들에게 더이상의 공격 기회를 줄 마음이 없었다.

"크하아앗!"

콰드득!

레인저들이 숨어있는 나무 방향으로 힘껏 발을 내리찍자, 그를 중심으로 그레이트 웜이라는 거대 지렁이같이 생긴 몬스터가 움직이는 것처럼 바닥이 거칠게 솟구치며 땅속을 해집어갔다.

"으아악!?"

"뭐, 뭐야아아!"

갑자기 땅이 솟구치면서 나무 뿌리가 적나라하게 보일정도로 튀어오르자, 갑작스런 충격을 이기지 못한 레인저들은 그대로 땅바닥을 향해 나동그라졌다.

"귀찮은 벌레 놈들…벌레들은 태워죽여야 제 맛이지. 사라져라!"

그리고 주먹을 휘두르자, 드래곤 브레스라 해도 믿을 정도로 거대한 불의 기둥이 소용돌이치며 땅에 널부러진 레인저들을 휘감았다.

"으아아아악!"

"아아아!"

모기처럼 이리저리 피해다니고 콕콕 찔러대는 레인저들의 모습은 구경하는 첼카루가 봐도 짜증이 일어날 정도였기에 -물론, 그것에 고통스러워 하는 몬스터들의 꼬라지를 감상하기 위해 감수하였지만- 자신의 눈앞에서 고통스러워 하는 모습을 감상하면서 뿌듯한 미소를 지어보인 그의 모습에 중성적인 여성의 목소리가 짜증을 냈다.

'적을 죽이는건 좋지만, 일부러 화력을 조절해 고통스러워하도록 하다니…네 놈 같은 잔인한 녀석이 어째서 16대를 계승한건지…….'

'거참, 지랄맞게 시끄럽네 할망구가. 적을 죽이는 방법은 내 마음이지, 게다가 댁이 힘 쓴것도 아니잖아?'

'이 놈이……! 카크넬! 너는 어째서 이런 무도한 놈을 옹호하는게냐!'

'뭐, 하나밖에 없는 '묵시자'의 후계자인것도 있지만, 지금까지 쓸대없이 진중하고 재미없는 묵시자들 중에선 가장 재밌는 성격이 아닌가? 게다가 현 세계에서 실버리문 여왕을 제외하고 유일하게 정령왕을 둘이나 소환할 수 있는 재능과 마나 소모량을 줄이기 위해 정령왕의 정수만을 자신의 육체를 매게체 삼아 받아들여 합체하는 이런 방식을 생각해낼 정도로 머리도 비상하고 말야. 지금까지 나와 계약한 정령사들은 은근히 많았지만, 이런 성격을 가진 놈은 처음이거든. 게다가 다른 정령왕과 몸이 뒤섞이는 이런 재미있는 체험을 언제 겪어 보겠나?'

불의 정령왕, 카크넬은 자신에게 따져묻는 우스파푸에게 반 설득, 반 설명조로 말하였지만, 우스파푸는 그래도 분노를 풀지 않았다.

'흥! 정말이지 마음에 안 들어!'

'예예, 나도 안 드니까 조용히좀 하고 계십쇼, 할망구.'

'할망구 아냐!'

땅의 정령왕, 우스파푸의 욕설을 귓등으로 흘리며 인간의 요새쪽으로 움직인 첼카루는 두 정령왕에게 소비될 마력을 정수를 자신의 몸에 갑옷을 두르듯 사용하면서 최소화 시켰지만, 그것만으로도 엄청난 양의 마나가 소비됨을 느꼈다.

'젠장. 우스파푸 할망구 때문에 시간이 너무 오래 지체 돼었어.'

두 정령왕의 정수를 받아들이면서 유지할 수 있는 시간은 약 4분.

우스파푸가 짜증을 내면서 쓰잘대기없는 시간이 지체되자 더이상 그녀가 뭐라 말하든 신경끄기로 한 첼카루는 손가락을 가볍게 튕기자, 땅에서 용의 머리를 한 흙덩어리가 그의 발 밑에서 솟구쳐 올랐고, 다시 한번 손을 튕기니 흙으로 이루어진 용의 머리는 땅을 가르며 빠르게 앞으로 나아갔다.

쿠르르르르--!!

"……."

"……."

그 모습을 지켜보던 몬스터들은 자신들의 이해의 범주를 간단히 넘어선 광경에 할 말을 잃어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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