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146화 (146/17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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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시 한 편안에 디엔의 활약을 다 넣을거라 생각하신분은 없겠죠?

어쨌든 12시가 지나지 않았으니 하루는 안된 겁니다! 일일 연재 성공! ...죄송해요...

...이렇게 늦은 이유는 제가 병원에 다녀와서입니다. 사람이 오라지게 많다보니 기다리는것도 일이더군요 -_-;

예? 어디 아프냐고요? 차라리 그랬으면 하루 쉬었죠 ㅋㅋㅋ

실은 제가 엄지 발가락쪽이 이상하게 되어버렸습니다. 한쪽은 정상인데, 다른 한쪽은 발톱이 발가락 안으로 쑥 들어간겁니다.

한마디로 말하자면 발톱 자체가 '함몰' 되어 딱 달라붙은 상태입니다.

의사 선생님 왈,

"내가 지금까지 의사 생활 해봤지만 이렇게 생긴건 처음 본다. 매우 희귀한 경우."

일단 아프지도 않기 때문에 좀 더 지켜보고 뽑아내든가 발톱이 자연스럽게 자라서 밀어내던가 둘중 하나를 선택하라고 했는데...발톱이 너무 깊게 함몰되어 있어서 뽑아내면 엄청 아플것 같아서 일단 좀 더 지켜보기로 했습니다.

거참...의사 선생님도 희귀하다고 얘기할 정도면 대체 어느정도인건지...와아아아--!

한편, 멀찍이서 인간과 다른 클랜원들이 전투를 치루는 소리에 패링 클로의 클랜원들은 자신들도 전투에 참여하고 싶어 몸을 달싹였다.

"족장님, 이런곳에서 시간을 죽이는건 무의미한 짓 같습니다."

웨어울프중에서 고참격으로 보이는 이가 총대를 매고 심기가 불편해보이는 리벨리오나에게 건의하였다.

그녀들이 위치해 있는 장소는 전장에서 멀리 떨어져 있는 샛길.

디엔은 샛길에서 적의 양동 병력이 매복해 있을지 모른다고 건의하였고, 개활지에서의 전투라면 클랜 하나 정도는 빠져도 상관없다 여긴 네이드는 눈에 띄는 전의가 없어 보이는 리벨리오나에게 샛길의 방어를 맡겼다.

어차피 이런 전쟁보다 디엔의 모가지를 따낼 방법만 궁리하던 리벨리오나는 아무래도 상관없다는 듯이 승낙하였으나, 그 밑에 있던 수하들은 인간의 피맛을 보지 못하는게 사뭇 불만인 모양이다.

제로 랜드의 몬스터들이 다른 지역의 몬스터들보다 똑똑하다지만, 이런 대규모 전쟁에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잘 모르는 웨어울프들은 눈 앞의 적만 처치하면 아무래도 좋았다.

"전장에서 떨어진 이 곳에 인간들이 매복을 할리가 없잖습니까? 지금이라도 당장……."

"입닥쳐. 지금 기분 지랄맞으니까."

"……."

자신의 눈 앞에서 그레이터 웨어울프의 긍지가 무참히 짓밟혔다.

종족의 긍지를 짓밟은 패배자 따위가 오히려 목소리를 높이며 자신을 동정한다.

드래곤같은 범접치 못할 힘을 가진 종족에게 복종한다면 몇십보 양보해서 이해할 수 있을수도 있다. 애초에 이 땅의 법칙이 강자가 모든것을 가져간다는 것이였으니까.

하지만! 고작 인간 따위에게! 특별한 능력도 없고 강자의 품격이라곤 조금도 없는 비천한 인간 따위의 노예가 된 주제에 꼬리를 살랑거리며 기뻐하다니!

"까드득--!"

어금니를 거칠게 갈면서 먼지만한 파편들이 튀어나갔지만, 어차피 어금니가 뽑혀 나가도 한달 내에 다시 재생하기에 신경쓰지 않고 분노를 삭히는데 정신이 팔려 있었다.

바스락-

"!!"

그 때, 리벨리오나의 예민한 청각에 부자연스러운 숲풀의 움직임을 감지해냈고, 본능적으로 발동된 감각이 숲풀 너머에 기척을 감춘 습격자들의 존재를 발견하였다.

"모두 공격 준비! 인간놈들의 매복이다!"

리벨리오나가 발톱을 치켜세우며 외치자, 거칠게 요동치기 시작한 숲풀 너머에서 예사롭지 않은 기세를 가진 인간들이 튀어나왔다.

자칫하다간 적에게 퇴로가 차단당할 수 있기에, 그리고 성녀를 보호하기 위해 최정예 기사들로만 이루어진 양동조였던 것이다.

'당했다……!'

그녀가 생각한 당했다는 의미는 인간의 매복이 아니라 디엔의 계략이였다.

'녀석은 알고 있었어! 인간들이 양동을 위해 이 장소에 매복하고 있었던것을!'

인간의 양동조를 물리침과 동시에 자신의 적의 병력까지 깍아내는 이이제이以夷制夷 계략을 뒤늦게 깨닫은 리벨리오나였지만, 눈 앞에 있는 기사들의 기세가 심상치 않고, 특히나 선두에 있는 금발의 기사는 방심하다간 죽을 수 있다는 위기감이 느껴질 정도의 강자였다.

"쯧, 몬스터들 주제에 머리는 좋군. 설마 이 길을 방어할 거라곤 예상치 못했다."

"큿……."

처음엔 예민한 몬스터 특유의 감각 때문에 발각된게 아닐까 싶었지만 자신들을 탐색하려는 행동을 보이지 않고 길목만 지키고 있자, 자신들의 계책을 내다본 것이라 생각하게 되었다.

전투를 알리는 함성소리가 울려퍼지자 혹시나 몰라 좀 더 기다려봤지만, 길목을 차단한 웨어울프들은 움직일 생각을 하지 않았다.

결국, 이대로 시간을 지체하다간 계획 자체가 실패하기에 셜리와 프로렌스 성녀는 몬스터를 처리하고 늦게나마 협공을 취하기 위해 모습을 드러낸 것이다.

"아군이 당하기 전에 놈들을 처단해야 한다! 돌격하라!"

이쪽의 사정을 모르는 인간들이 기합성을 지르며 달려들자, 리벨리오나도 돌격 명령을 내리면서 자신을 함정에 몰아넣은 디엔을 향해 원망섞인 목소리로 울부짖었다.

"젠장……! 젠자아앙! 디에에에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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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컥!

"음?"

병사 하나를 베어내며 다음 목표를 찾던 디엔은 왠지 귀가 간지러워지자, 전장임에도 불구하고 무기를 땅에 박아놓고 귀를 후비기 시작했다.

"으음~ 이 기분좋은 간지러움은…리벨리오나가 내 욕을 하나 보군. 크크큭. 이제와서 눈치채봤자지."

타인의 분노, 절규어린 저주를 들으면 들을수록 오히려 기분이 좋아지는 가학적인 성향을 가진 그는 귀가 간지러움에도 불구하고 기분 좋은 표정을 짓고 있었다.

물론, 그래봤자 투구 때문에 보이지 않지만.

"으아아앗!"

그 때, 디엔이 할버트를 땅에 박아두고 딴청을 피자, 이때다 싶은 병사 하나가 옆에서 달려들었다.

빠각!

하지만, 이미 병사의 존재를 눈치챈 그는 검날을 잡아당기고, 끌려오는 병사의 얼굴을 팔꿈치로 가격하였다.

우득!

"끄걱……!"

그 충격으로 목이 돌아가지 말아야 할 형태로 비틀리면서 쓰러져버렸고, 귀의 간지러움을 처리한 그는 다시 할버트들을 뽑아들면서 주변을 두리번거렸다.

이쪽의 전사들은 마법 무구들로 인해 피해를 거의 받지 않고, 일방적인 학살을 펼치고 있다.

네이드를 위시한 오크 전사들도 오크 특유의 조직력을 발휘하며 네이드의 적절한 지시에 따라 아군이 밀릴것 같은 곳은 받쳐주고, 밀 수 있을것 같은 포인트를 전쟁의 혼돈속에서도 정확하게 집어내 몸소 나서며 인간들을 단백질 덩어리로 만들어나갔다.

아무리 봐도 퇴각후에 재정비를 하여 대책을 세우는게 상책인 상황.

"와아아아!"

그 때, 요새의 문이 열리더니 만약을 위한 예비병들이 인간측의 원군으로 참전하였다.

돌격밖에 모르는 머저리가 지휘관이 아닌 이상, 협공을 위해 어떻게든 전선을 고착시킬 생각이 분명하다.

'크흐흐흐. 미안하지만 그 쪽의 양동조는 리벨리오나에게 막혀있는 상태거든? 아쉽게도 병력을 날리는 개지랄에 불과해. 어쨌든 슬슬 때가 됐군. 단번에 끝내볼까.'

"진칼리! 중앙이다!"

"예!"

멀찍이서 디엔의 명령만을 기다리고 있던 진칼리는 미리 기간틱 레피드 파이어 근처에서 대기하고 있던 힘좋은 오크 전사들과 함께 발리스타의 조준 경로를 잡기 시작했다.

"아…안 돼! 좌우로 퍼져! 좌우로 퍼져라!"

"중앙에서 피해!"

기간틱 레피드 파이어의 위력을 직,간접적으로 알고 있는 부사관들은 자신들을 향해 조준하는 발리스타의 모습에 필사적으로 병사들을 좌우로 이동시켰으나, 신무기의 위력에만 신경쓰느라 간신히 몬스터들과 대치해놓은 진열을 망가뜨린데다, 자신들을 향해 저격하고 있는 랫맨 석궁, 궁병들의 모습을 신경쓰지 못하였다.

"쏴라!"

진칼리 대신 지휘권을 잡은 랫맨 고참병이 훤히 드러난 병사들을 향해 사격 명령을 내렸고, 미리 조준하고 있던 화살들이 쏘아지면서 방어책은 커녕, 진열도 만들지 못한 인간들의 몸에 푹푹 박혀 들어갔다.

"죽어라!"

그 후에 몬스터 부대가 돌격하면서 강타하였고, 진형이 망가진 인간 병사들은 그야말로 추풍낙엽이라는 말대로 쓸려져 나갔다.

"히햐하하! 다 뒈져버려라!"

온 몸을 피로 칠한것처럼 붉어진 샤쿠가 워그 라이더들을 이끌며 살아움직이는 표적지에 불과한 인간들을 창으로 찌르거나 워그의 아가리에 집어넣었다.

"뭉쳐라! 뭉쳐!"

진형조차 제대로 만들지 못한 상황에서의 공격. 대열은 일그러진 상태에서 워그 라이더가 압박해오자 부사관들이 본능적으로 현 상황에서 살아남고, 반격하기 위해 병사들에게 뭉치라고 명령하였지만, 그것은 그들이 저지른 최악의 실수였다.

"깔깔깔! 잘 했어, 샤쿠!"

샤쿠의 돌격으로 인간들이 뭉치는것을 확인하고 날개를 펼쳐 하늘 위로 날아오른 모렌카린은 좌우로 갈라진 인간 병사들의 모습에, 자신들이 상대하고 있는 왼쪽을 향해 손을 뻗었다.

"내가 어째서 마왕보다 인간들에게 두려움을 받았는지 똑똑히 가르켜주마!"

모렌카린이 마왕강림 당시에 활약하면서 얻은 악명은 마왕보다 좀 더 높았다. 그녀의 힘이 강한게 아니라, 그녀가 사용하는 수법이 워낙 악랄하기 때문이다.

딱!

손가락을 튕기자, 뭉쳐있는 병사들을 둘러쌓듯이 거대한 불의 장벽이 피어올랐다.

"뭐…뭐야!?"

갑자기 자신들을 가두듯이 불의 장벽이 생겨나자 깜짝 놀란 인간들의 얼굴을 공중에서 날개를 펄럭거리며 구경한 모렌카린은 광기어린 미소를 지으며 채찍을 원형으로 빙글 휘둘렀다.

후우웅~

그녀의 채찍과 함께 소용돌이처럼 회전하기 시작한 불의 장벽은 시간이 지날수록 고열을 만들어냈고, 얼마되지 않아 피부가 붉게 익을 정도에 불과하던 열기가 살점을 녹여버릴것처럼 불타오르기 시작했다.

"아아악! 살려줘어어어!"

치지지직--

살점에서 고기가 구워지는듯한 소리가 울려퍼질 정도로 뜨거워진 불의 장벽 안에 갇혀진 인간들은 괴로워하며 절규어린 비명을 내질렀지만, 그것도 얼마 안가 멈춰버렸다.

"끄억…꺽…꺽……."

"수…숨이…뜨…거워…살려……!"

뜨거운 열기가 공기를 위쪽으로 분출하고, 공기가 없는 반 진공 상태까지 겹쳐지면서 숨이 막히는 고통과 인간에게 가장 고통스럽고 괴로운 죽음인, 불에 타 죽는 괴로움보다 한 단계 위, 마그마같은 열기로 온 몸이 익어가며 고통이 겹쳐진 모렌카린의 특기, 헬 프리즌이였다.

숨이막혀 죽을것 같으면 열기와 회전 속도를 조금 내리고 바람 관련 마법을 사용해 간신히 살아남을 수 있는 공기를 주입시키면서 쉽게 죽을 수 없게 만드는 그녀의 헬 프리즌은 그야말로 공포의 대상이였다.

아무리 뛰어난 실력을 가진 인간이라 해도 공기가 없으면 살아갈 수 없는 법이기에, 인간이 가진 신체적 약점을 이용한 악랄한 마법 덕분에 그녀가 한번 나타났다 싶으면 모든 인간들은 마왕이라고 도달한 것마냥 호들갑을 떨어댔다.

"꺄하하하하핫!"

간만에 그리운 그 광경을 연출해낸 모렌카린은 인간들이 내뱉는 절망어린 신음성과 마지막 단발마를 듣고 광기어린 웃음을 토해냈고, 그녀의 힘을 느낀 데드 스컬 클랜의 몬스터들은 그녀가 자신들과 한 편이라는게 이토록 든든할 수 없었다.

참고로 말하자면 그녀가 디엔에게 헬 프리즌을 시전하지 않은 이유는 그를 자신의 손으로 직접 해부하지 않으면 분이 풀리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 후에 진칼리와 근접전을 펼치면서 어느정도의 준비가 필요한 헬 프리즌을 시전할 틈이 없었기에 진칼리가 획득한 블레이드 트루퍼의 힘에 당해버린 것이다.

한순간에 200에 가까운 인간 병사들을 몰살시킨 모렌카린은 날개를 펄럭거리며 디엔의 옆에 착지하면서 뭔가 갈구하는 표정을 지어 보였다.

"좋아. 아주 잘했어, 모렌카린. 내가 너의 주인이라는게 자랑스럽다."

"아흥~"

그녀의 허리를 끌어안아주며 거칠게 키스를 해오자, 얼굴에 홍조를 붉히며 받아들인 모렌카린은 인간의 살이 익어가는 냄새와 함께 주인님의 혀가 자신의 혀를 희롱하는 것을 즐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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