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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만에 제대로 필 탔네요. 좀 빨리 쓴거라서 오타, 문맥 오류가 눈에 보이시면 바로 지적 부탁드려요
그런데 제가 글을 다시 연재하니까 저한테 협박하던 그 놈이 다시 지랄할줄 알았는데 생각보다 잠잠하네요? 요렇게 잠잠하면 왠지 살짝 불안해지는데...
예상외의 사건 때문에 시간이 소모 됐지만, 인간들은 방금전과 같은 전법을 쓸 생각인지 이쪽의 소란을 무시하고 오로지 방어로만 전념하고 있었기에 디엔은 느긋하게 적의 방어선을 뚫을 수 있는 방안을 찾기 시작했다.
"진칼리. 리액터 클레이모어를 한 번만이라도 좋으니 사용할 수 없나?"
예전 족장회의때, 오우거 족장을 뒤치기로 기절시키고 호위병의 공격을 반격하기 위해 진칼리가 사용한 리액터 클레이모어는 단순한 스킬이 아니다.
일정 이상의 데미지를 받으면 폭발반응장갑 처럼 폭발을 일으켜 데미지를 상쇄하고, 공격당한 무기를 폭발로 지근거리에서 파괴된 무수한 파편이 클레이모어처럼 공격자에게 되돌려주는 현대적 기술이 섞인 기술이다.
블레이드 트루퍼가 가진 기술중 아직 공개된 것은 팔에서 무수한 칼날이 튀어나와 드릴처럼 상대방을 분쇄하는 스파이럴 익스커터와, 방금 설명한 리액터 클레이모어 뿐이기에 아직 무궁무진한 기술들이 있으나 지금 당장 필요한 것은 발리스타의 화살을 막아낼 단 한번의 반격기였다.
진칼리는 투구 부분만 변신하여 재빨리 잔류 마나량을 확인하였고, 변신을 해체하며 침통한 표정으로 고개를 내저었다.
"죄송합니다. 갑옷을 유지하는 것만으로도 5분 정도밖에……."
"그런가……. 이번 전쟁에서 인간들의 마나 수련법을 빼앗아야 할 이유가 늘었군."
솔직히 까놓고 말해서 이번 전쟁에 참가한 가장 큰 이유중 하나가 약탈이라 대답할 수 있겠지만, 다른 클랜들과는 약탈의 범위가 많이 다르다.
프리미엄 유저로서의 권능을 가지고 있는 디엔에 의해 자급 자족이 가능한 던전의 현 상황에서 유일하게 부족한 자원은 금속이지만, 이 부분은 다른 클랜들도 마찬가지일테니 모두들 시선이 그쪽으로 쏠려있을때 인간들이 가진 마나 수련법을 빼앗는 것이다.
몬스터들중 마나를 사용하는 몬스터들도 간간히 있지만, 체계적인 수련과 발전을 거듭해온게 아니라 우연찮게 마나를 사용하는 방법을 알게 되는것이나 원래 마나를 품고 태어났기에 사용하는 것이 대부분이다.
일단, 몬스터들이 마나 수련법을 배우지 못하는 이유는 인간의 언어를 모른다는 것과 인간식의 수련법을 종족이 다른 몬스터들이 사용하기엔 무리가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어떻게든 마나 수련법을 빼앗아 잘 연구하고 몬스터들의 체질에 맞게 개발하여 100%의 효과는 무리더라도 20%의 효율만이라도 얻을 수 있다면 그것만해도 큰 이득이었다.
아무리 판타지 게임이고 능력치에 따라 개개인의 전투력 차이가 확 난다지만, 군단의 힘은 숫적 우위에 있다는 것은 불변의 진리.
빈약한 훈련만 간신히 거친 징집병이라면 모를까, 신체적 조건이 인간보다 월등하고 체계적인 훈련을 받아온 몬스터 군단이라면 왠만한 영웅급 모험가라 해도 상대하기 벅차기 마련.
거기다가 마나를 통해 조금이나마 전투력을 강화할 수 있다면 그 힘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난다.
하나의 뛰어난 전사는 전국에 영향을 주지 못하지만, 뛰어난 전사보다 약간 덜 미치는 기량을 가진 하나의 군단은 전장에서 살아 움직이는 시한폭탄인 셈이다.
게다가 진칼리가 블레이드 트루퍼를 제대로 활용하게 된다면 카니아와 비등, 혹은 그 이상가는 전투력을 발휘할 것이다.
'쯧. 약탈이고 뭐고 일단 저걸 뚫어야 뭘 하든 말든 하지. 이럴줄 알았으면 차라리 숲 쪽으로 갈걸 그랬나?'
답답하게 꾸물거리느니 차라리 시원하게 뚫을 수 있는 숲쪽으로 지원할걸 라고 후회한 디엔은 지금쯤 몬스터들의 파괴적인 돌파력이 벌써 요새에 도달한게 아닐까 살짝 걱정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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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이다!"
후우욱!
엘프들처럼 나무가지 위를 올라타 이동하던 일단의 레인저가 신호를 보내자 함정이 발동되어 땅밑에 숨겨져 있던 거마창이 솟구쳐 올라와 무식하게 앞으로 돌격하던 오우거의 배를 꿰뚫었다.
"꺼어억……!"
"쏴라!"
최전방에서 날뛰던 오우거의 배가 꿰뚫리면서 고깃덩어리가 되자 뒤따라 오던 몬스터들의 진로가 막혀버렸고, 그 때를 노리던 레인저들이 화살을 한차례 퍼부으며 미련없이 그 자리에서 달아났다.
"크아악!"
하지만, 그 대부분은 죽음의 단발마 같은게 아니라 고통어린 비명이였는데, 기본적으로 인간보다 두터운 살가죽과 피부를 가지고 있는 몬스터들은 급소만 안 맞으면 화살 한두대 정도는 무시할 수 있기에 화살에 맞아 죽은 몬스터들은 머리가 꿰뚫려져 즉사한 몇몇을 제외하곤 모두 화살을 대롱대롱 단채로 앞으로 돌격해 나갔다.
"크오오오!"
그 때, 온 몸에 화살을 대롱대롱 달고 있는 오우거가 깔짝 깔짝 거리는 레인저들의 공격에 짜증이 폭발하였는지 가지고 있던 곤봉을 힘껏 내던지자 강타당한 나무가 우지끈 소리를 내며 부서져나갔다.
"꺄악!?"
그 위에서 이동을 준비하고 있던 레인저는 설마 한 번의 공격으로 나무가 파괴되리라곤 생각치 못하였는지 회피 동작이 한박자 늦어버려 땅에 떨어졌고, 오우거는 냅따 달려나가 땅에 떨어진 충격으로 정신을 차리지 못한 그녀의 머리를 낚아챘다.
"죽어어어억!"
"아아아악!"
쾅! 쾅!
자신을 짜쯩나게 만들었던 인간을 하나 붙잡은 오우거는 그대로 옆에 나무 기둥을 향해 손을 휘둘렀고, 머리가 붙잡힌 레인저는 나무 기둥에 등허리가 가격당하면서 뼈와 척추가 으스러지는 듣기 싫은 소리가 울려퍼트리더니 힘없이 추욱 늘어졌다.
콰직!
아직 분이 풀리지 않았는지 그대로 땅바닥에 내팽개치고 발로 짓밟자 압력을 이기지 못한 몸은 터져나갔고, 팔다리는 사방으로 발사하듯 튀어나왔다.
"크아아아아!"
짜증나는 날벌래 하나를 붙잡은 오우거는 그대로 돌격해 들어갔지만, 그 순간 트랩을 밟으면서 나뭇잎에 가려져 있던 끝이 날카로운 나무 기둥에 꿰뚫리면서 쓰러졌고, 그 뒤에 있던 코볼트 몇마리는 미쳐 피하지 못해 육중한 오우거 시체에 깔려버리고 말았다.
"빌어먹을! 아주 트랩으로 도배를 하셨구만!"
베쿨락은 다양각색한 트랩에 의해 죽어나가는 부하들과 그 주변 클랜원들의 모습에 어금니를 드러내며 으르릉 거렸다.
그는 분명 마법사치곤 상당한 고위급이긴 하지만, 공격 마법으로만 치중한 탓에 함정 마법을 해체 할 수 있는 주문 따윈 존재치 않았다.
"더이상은 못 참는다아아악!"
다른 오우거들에 비해 이지적이고 머리를 사용할 줄 안다지만, 기본적인 바탕은 오우거인 그는 짜증을 드러내며 눈을 감아 집중하더니 순식간에 보통 크기의 2~3배에 달하는 파이어볼을 만들어내 힘껏 내던졌다.
퍼엉! 화르륵!
파이어볼이 폭발하면서 불이 사방으로 옮겨 붙으려는 찰나, 나뭇잎 위쪽에서 빛이 반짝이더니 푸른색 원타형이 바닥에 닿자마자 분수처럼 솟구치면서 일시적인 소나기를 만들어 불을 완전히 말소시켰다.
"호오…제대로 해보자 이거…읏!?"
자신의 공격을 사전에 차단하는 인간들의 모습에 진지하게 열이 올른 베쿨락은 다음 주문을 준비하려 하였으나, 살기를 느낀 그는 재빨리 주변에서 알짱거리던 놀의 몸을 들어 올려 얼굴을 막아냈다.
쉬익--! 푸푸푹!
"크라락!?"
정확히 그의 눈, 미간, 인중, 목젖을 향해 날라오는 여러발의 화살들은 애꿏은 놀의 몸에 틀어박혔고, 단백질 덩어리가 된 놀을 내팽개친 베쿨락은 얼굴에 실핏줄이 징그럽게 돋아난채로 짐승같은 울부짖음을 드러냈다.
"크르르르……."
"히익!?"
"베쿨락이 미쳤다! 모두 피해!"
그에 대해 잘 알고 있는 클랜장들은 지금 저 모습이 무엇을 뜻하는지 잘 알고 있었기에 최대한 멀어지기 시작하였다.
"시퀀스 스펠 트리거 (Sequence Spell Trigger) 제로-쓰리……."
순간, 그의 두 팔과 가슴에 새겨진 룬 문자들이 빛을 드러내며 반짝여갔고, 그 모습을 본 인간 레인저들이 집중 사격을 가하였지만, 그 전에 그의 온 몸에 빛이 발하더니 화살이 튕겨져 나가며 그의 모습이 순식간에 변하기 시작하였다.
정확히는 생김새가 변하는것이 아니라 그의 주변이라고 하는게 더 정확한 표현이리라.
그의 온 몸은 나무 껍질로 뒤덮히더니 그 다음은 돌 껍질로 2중으로 뒤덮히게 되었고, 몸이 흐릿하게 변한데다 그를 중심으로 원형으로 불이 피어오르는 마법진이 형성되었으며 희색빛 구체에 둘러쌓이게 되었다.
마법적인 해설로 설명하자면 하드 레더급의 방어력을 가지고 있지만 아무런 불편함이 느껴지지 않는 우든 스킨과 적의 타격을 일정량 무효화 시키는 스톤 스킨, 몸을 흐릿하게 하여 적의 명중률을 낮추는 블러(Blur, 깜빡임)마법, 근접 공격을 받으면 공격자에게 일정량의 화염 데미지를 주는 파이어 실드, 일반적인 원거리 공격을 막아내는 프로텍트 프롬 노멀 미사일, 짧은 시간동안 6서클 이하의 주문을 완전 무시하는 스펠 이뮨을 한번에 시전한 것이다.
게다가 보이지 않지만, 방어력에 보너스를 주는 실드 마법까지 쳐져 있으니 그야말로 보호마법으로 '떡칠' 을 한 셈이다.
자신의 문신에 주문을 저장하여 신호에 따라 저장된 주문을 한꺼번에 발동시키는 주술과 마법의 절묘한 조합.
참고로 그의 문신은 배, 등, 두 다리, 뒤통수로 총 5개가 더 남아있다. 몬스터들이 도망간 이유는 남은 문신중 어떤것이 주변을 광역 폭발시키는 주문이 들어가 있는데, 그것에 대한 정보까진 얻지 못하여 무조건 도망친것이 바로 그 이유다.
쉬이익--!
또다시 화살 공격이 가해졌으나, 보이지 않는 무형의 기운에 막혀버린 화살은 힘없이 나동그라졌고, 거대한 곤봉을 한 차례 휘두른 베쿨락은 짐승같은 울부짖음과 함께 단신으로 돌격해들어갔다.
"쿠아아아아아아!"
자신이 평소 말하던 '더이상 말하기 귀찮으니 잠자코 죽으라는 야수성의 표출' 을 드러낸 그는 그야말로 진정한 몬스터가 되어 단독으로 돌격해 들어갔고, 그의 주변으로 온갖 마법적 함정과 물리적 함정들이 발동되었으나 떡칠된 보호 마법에 의해 무효화되거나 나가떨어졌다.
"크크큭. 드디어 발동이 걸렸구만."
그 모습을 뒤에서 지켜보던 첼카루는 큭큭거리며 음침하게 미소를 지어보였지만, 쿠엘은 영 못마땅한 표정이었다.
"구, 굳이 이렇게 해, 해야 돼? 비, 비겁하잖아."
"성질 사나운 바보 하나가 가시는길 편안히 가라고 길을 뚫어주는걸 기다리는게 뭐 어때? 히야~ 편하다~ 조타~"
"그, 그 표현 이, 이상해."
오우거 주제에 머리좀 쓰긴 하지만, 결국 오우거 대가리는 오우거 대가리일 뿐이라고 예상한 첼카루는 자신이 마음만 먹으면 이딴 숲은 간단히 돌파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다른 몬스터들이 죽을똥을 싸재끼며 안간힘을 쓰는 꼬라지를 즐거운 마음으로 감상하기 위해 일부러 전투에 소극적으로 참가하고 있었다.
"흐음……. 그건 그렇고 아무래도 인원 배치는 잘못한 기분인데. 니가 산맥쪽으로 가고 벨켄이 이 쪽으로 왔다면 이 곳은 그 녀석의 독무대였을텐데 말이야."
"그, 그건 그래."
트와일라잇 엑스 클랜의 대전사들은 하나같이 개성이 뚜렷하여 특정 상황에서는 200%의 능력을 발휘할 수 있는데, 지금처럼 적이 은폐해 있고 온갖 함정이 둘러쌓여있는 이 곳엔 벨켄의 능력이 발휘하기 최적의 조건이었다.
"지, 지금이라도 바, 바꿀까?"
"됐다 임마. 니 힘 쓰고 싶어서 근질거리는거 내가 모를까봐? 게다가 저쪽엔 네이드도 가 있잖아. 그 녀석이라면 지금쯤 벌써 반쯤 뚫어 놨겠지."
"으우웅……."
다른 대전사들이 모두 하나같이 개성이 강하지만, 유일하게 네이드 만큼은 특별한 능력이 존재하지 않았다.
물론, 20대의 나이로 마이스터의 힘을 얻은것도 대단하긴 하지만, 전체적인 전투력으로 따지자면 모든 대전사들중 최하위.
그럼에도 불구하고 모든 대전사들중 수장으로 존재할 수 있는 것은 어떤 상황에서든 주어진 조건으로 임무를 완수시키는 수행 능력만큼은 최고 수준이기 때문이다.
최악의 상황에서도 주어진 힘으로 최고의 효율을 낼 수 있는 뛰어난 전략가이자 지도자인 네이드라면 인간들이 어떤 수작을 부리든간에 충분히 격파할 수 있으리라 믿고 의심치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