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136화 (136/17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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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르바 대장님! 1단계 방책이 뚫렸습니다!"

"2단계 방책 무너져 갑니다!"

애초에 몬스터들을 끌어모을 생각이였지만, 나름대로 두텁게 방책을 설치했는데도 순식간에 부숴뜨리는 몬스터들의 파괴력에 정면 승부는 멍청한 짓이라는 것을 세삼 다시한번 느낀 마르바는 잡념을 버리고 입을 벌려 소리를 내질렀다.

"지금이다! 위장 천을 제거해라!"

"위장 천 제거!"

펄럭!

뒤쪽에서 덮어씌운 천을 제거하기 위해 배치된 발리스타 운용병들은 천을 재빨리 회수하였다.

"뭐…뭐야 저건……!?"

너무나 거대한 발리스타, 그리고 아름드리 나무같은 기둥이 자신들을 향해 조준되어 있자 깜짝 놀란 선두의 몬스터들은 본능적으로 뭔가 잘못 되었다는 것을 느꼈지만, 그것을 알리 없는 뒤쪽의 몬스터들은 계속해서 꾸역 꾸역 밀어나갔다.

"앞에 뭐해! 지금 놀고 있냐!"

"빨리 좀 움직이라고!"

"자…잠깐! 멈춰! 멈추라고!"

기간틱 레피드 파이어의 모습을 발견한 몬스터들은 우왕좌왕하고 뒤쪽의 몬스터들은 무조건 앞으로 나가려는 카오스한 상황에 미소를 지은 마르바는 손을 펼치며 사격 명령을 내렸다.

"인간의 힘을 보여주마! 미개한 몬스터 놈들! 기간틱 레피드 파이어! 발사하라!"

"발사하라!"

"발사!"

투카아앙!

거대한 시위가 튕겨져 나가는 소리와 폭발음이 귀가 울리도록 강렬하게 터져나오며 장전된 아름드리 나무 기둥이 잔상만을 남기며 사라졌다.

꽈치지직! 파가각!

그와 동시에 엄청난 파육음이 터져나왔다.

휘이잉--

뒤이어 자그마한 후폭풍이 피바람을 몰며 휘몰아쳤고, 방금전까지 앞으로 나가려거나 뒤로 도망치려던 몬스터들은 모두 상반신이 소멸되어 있었다.

풋- 푸슈웃--!

이윽고 윗몸을 잃어버린 하반신에서 피가 분수처럼 솟구쳐 오르거나 엄청난 양의 피를 아래쪽으로 토해내기 시작하였고, 뒤쪽에서 기다리고 있거나 사정거리 밖에 있던 몬스터들은 대체 무슨 일이 일어난건지 이해하지 못하고 눈만 껌뻑 거렸다.

"이…이게…기간틱 레피드 파이어의 힘……."

마르바는 시범 현장에 있긴 있었지만, 준비된 준비물을 상대로 한 결과물과 살아있는 생명체를 상대로 한 결과물의 느낌은 다를 수 밖에 없었다.

앞에서 옹기종기 모여있는 몬스터들은 대부분 '소멸' 되어버렸고, 뒤쪽에 있던 몬스터들중 궤도에 있던 이들 모두 똑같은 꼴이 되어 버렸다.

그야말로 고 서클 마법사가 아니라면 만들 수 없는 인위적인 장면에 그녀는 놀람과 웃음이 혼합된 표정으로 웃음을 터트렸다.

"하…하하하! 하하하하하핫! 보았냐! 미개한 몬스터 놈들! 네 놈들이 문화와 이성을 거부하고 본능에 충실할때 우리들 인간은 여기까지 발전해 왔다! 만물의 영장인 인간의 힘 앞에 무릎을 꿇어라!"

마르바의 웃음소리에 이성이 현실로 돌아온 몬스터들은 거대한 발리스타에 의해 순식간에 수십명이 죽어나가게 되자 공포에 질려 주춤거리기 시작하였고, 몬스터들의 동요를 확인한 그녀는 곧바로 다음 명령을 내렸다.

"기사대 후방으로 이동! 궁병대는 위치로 간 후에 자유 사격 개시! 나머지는 장전을 서둘러라!"

척척척!

후방에서 대기하고 있던 궁병대는 기사들이 빠져나가면서 그 자리를 채워나가 사정거리 내에서 어물쩡거리는 몬스터들을 사격하기 시작하였고, 뒤쪽에서는 기사들과 병사들이 힘을 합쳐 또다시 거대한 화살을 장전하면서 마법사들은 몬스터들에게 이 병기의 약점을 알려주기 싫었기에 몰래 마법진에 마나를 충전하였다.

"으…으아아아! 저…저런걸 어떻게 뚫어!"

"저…저런건 무리야!"

기간틱 레피드 파이어의 단점을 모르는 몬스터들은 인간들이 또다시 화살을 장전하려 하자, 전의를 상실하고 도망치기 위해 등을 돌렸고, 그 뒤로 궁병들의 사격이 이어지면서 몇몇이 쓰러졌으나 인간의 신병기에 겁먹은 그들은 뒤도 돌아보지 않고 오합지졸마냥 흩어져 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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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슬 글을 쓰는 감이 조금씩 잡히네요.

아마 일일연재는 힘들겠지만 일주일에 2~4번 정도는 연재할 수 있도록 노력해보겠습니다.

그런데 아마 좀 쓰는 속도를 늘리려 했기 때문에 설정 오류라던가 문맥 오류등이 간간히 눈에 띄일 겁니다.

그 점은 발견하시면 지적 부탁드려요.

오타는...의미가 변질되거나 그정도 수준의 위험성이 없다면 지적하지 말아주세요. 절대로 귀찮아서 그런거 아님!

투카아앙--!

전장에서 엄청난 소음이 울려퍼지며 좁은 협곡 사이에서 무언가가 날라오는 모습을 목격한 디엔은 본능적으로 위험하다는 것을 깨닫고 부하들을 소리치며 포복자세처럼 몸을 엎드렸다.

"엎드려!"

데드 스컬 클랜의 워배너 효과중, 그레이 케이브 클랜의 수장, 원이 가진 워배너의 효과로 명령 전달 속도가 빨라진 덕분에 디엔의 부하들은 그의 명령이 떨어지자마자 어떻게 된 상황인지도 모르면서 너나할것 없이 몸을 엎드렸다.

"피해라!"

네이드도 거의 동시에 회피 명령을 내렸고, 디엔쪽과 달리 오크 전사들은 그의 명령에 벽쪽으로 다닥다닥 붙었다.

"흥! 이딴건!"

하지만, 리벨리오나는 그레이터 웨어울프의 위엄을 보여주기 위해 빠르게 날라오는 물체를 향해 달려들어 양손으로 껴안듯 힘껏 팔을 내둘렀다.

콰드득!

그녀는 날라오는 물체를 발톱으로 잡아채는데 성공했지만, 

드드드드드득-----!

"크으읏……!"

오우거와 힘겨루기를 해도 이길 수 있는 그레이터 웨어울프의 악력에도 불구하고 날라가는 힘의 속도를 조금도 줄이지 못하여 땅을 향해 강하게 디딛고 있던 다리가 주르륵 밀려나갔다. 그것도 엄청난 속도로.

'이…이게 대체……!'

지금까지 자신이 힘으로 밀린 상대는 카니아밖에 존재하지 않았기에 자신의 것을 무시하는 압도적인 규격의 힘에 그녀의 두 눈동자는 경악으로 물들어갔다.

파각!

그 때, 왼팔쪽에서 이변이 일어났다. 날카로운 웨어울프의 발톱에 의해 잡고 있던 부분이 잘려나가 벌어지자 아슬아슬하게 균형을 잡고 있던 힘의 축이 어긋나며 기간틱 레피드 파이어의 화살의 끝이 위로 올라가 리벨리오나의 왼쪽 어깨를 가격한 것이다.

우드득!

뼈가 으스러지는 소리와 함께 어깨에서 받은 충격으로 몸이 공중에서 크게 한 바퀴 돌아 바닥에 쓰러진 그녀는 왼쪽 어깨가 완전히 박살났는지 팔이 힘없이 추욱 늘어져 있었다.

"꺄아아악!"

처음으로 뼈가 가루처럼 으스러지는 고통을 겪은 리벨리오나는 비명을 질렀지만, 제로 랜드에서 가장 강력한 클랜의 수장이라는 자존심에 의해 고통에 몸부림치고 싶은 욕망을 참아내며 이를 악물고 쓰러진 몸을 일으켰다.

일반적인 몬스터나 인간이였다면 쇼크사로 죽을만한 고통이었고 -그전에 몸이 꿰뚫렸겠지만- 살아있다 하더라도 현대 의학 의술로도 치료가 힘들정도로 뼈가 산산조각났으나, 그레이터 웨어울프가 가진 재생력이라면 하루, 혹은 이틀 내에 완치될만한 부상에 불과하였다.

하지만, 그레이터 웨어울프가 힘으로 감당할 수 없을 정도로 강력한 무기가 인간쪽 진영에서 발사되었다는 사실을 확인한 디엔과 네이드는 자신들이 느꼈던 위기감의 정체를 알게 되었다.

"인간 녀석들, 제대로 준비를 해 놨는데?"

디엔이 먼저 입을 열 무렵에는 전방에 있던 몬스터들도 엄청난 위력에 겁을 집어먹고 도망치고 있었다.

"정석적인 방법으로는 피해만 가중시키겠군."

"문제는 정면 공격 외에 공격 수단이 없다는거지. 지도를 보니까 정상적인 우회로는 요새를 거쳐야만 하는 루트밖에 없더라고."

"루트가 없다면 만들면 되지."

그렇게 디엔의 우려를 무시한 네이드는 다시 질서정돈하게 모인 오크 전사들 쪽을 향해 입을 열었다.

"벨켄."

"……."

자신과 함께 협곡 루트를 돌파하기 위해 파견된 대전사, 벨켄의 이름을 호명하자 머리에 붕대를 빙 둘러 두 눈을 완벽하게 가리고 있는 호리호리한 몸매와 거대한 활을 등에 매고 있는 오크가 걸어나왔다.

"확인해라."

끄덕.

말이 없는건지, 아니면 극도록 말을 아끼는건지 몰라도 아무 말 없이 무언가에 집중하듯 고개를 살짝 숙이던 그는 그렇게 몇 분동안 무언가에 집중하기 시작하였고, 그렇게 시간이 흐르자 도망치던 몬스터들은 더이상 싸울 의지가 없는지, 그들을 지나치며 도주하였다.

어차피 그들은 전력 외로 여기고 있던 네이드는 그들을 무시하였고, 트와일라잇 엑스 클랜쪽에서 뭔가를 꾸미려는듯 해보이자 주변을 둘러볼 짬이 나온 디엔은 부상을 입어 팔을 추욱 늘어뜨린 리벨리오나가 시선에 밟혔다.

"어이, 괜찮아?"

"신경 꺼."

분명 그레이터 웨어울프의 재생력은 트롤보다 강하다. 하지만, 부상을 입었던 고통은 그대로 남아있기에 뼈가 완전히 으스러지는 고통은 재생이 완료될때까지 계속해서 그녀의 신경을 갉아먹으리라.

다른 몬스터들은 더이상 싸울 의지가 보이지 않으니 한 명이라도 강한 아군의 힘이 중요하다 여긴 그는 자신의 주머니에서 힐링 포션 하나를 꺼내들었다.

"날 동정할 셈이냐?"

그의 행동을 읽은 그녀가 분노어린 목소리로 으르릉 거리자 코웃음을 친 디엔은 살짝 비웃는듯한 태도로 일관하였다.

"그러면 그 팔로 싸울 생각이였나? 나같으면 잠깐의 굴욕을 받고 몸을 완치하는게 나아 보이는데."

"너 따위에게 굴욕을 받느니 차라리 이대로 싸우고 만다!"

"입닥쳐! 감히 누구에게 그딴 소리를 지껄이는거야!"

리벨리오나가 계속해서 디엔을 모욕한다고 느낀 카니아가 결국 참다못해 어금니를 드러내며 분노를 터트렸다.

하지만, 참고 있던것은 그녀만이 아니었다.

"너야말로 정신 차려! 한 때는 스위퍼라는 별칭으로 나를 위시한 다른 4대 클랜장들도 우습게 보지 못했던 옛날의 네 모습과 지금의 모습을 비교해 봐! 인간 따위에게 애완견 취급 받는데도 네가 정상이라는게 말이 될리가 없잖아!"

카니아와의 대결은 그야말로 하루하루가 피 말리는 나날이었다.

그레이터 웨어울프 중에서도 누구보다 강렬한 본능적인 공격성과 저돌성을 가진 그녀가 한번 돌격할때마다 그야말로 숨이 턱턱 막히는것 같았고, 한번이라도 실수를 저질렀다면 자신이 아닌 그녀가 4대 클랜장중 하나로서 이름을 올릴 수 있다는데 아무런 의심이 들지 않을 정도였다.

자신이 인정한 호적수이자 같은 그레이터 웨어울프였기에 그녀의 몰락에 그 누구보다 분노하는 것이다.

"카르르릉!"

챠킹!

인간들이 앞에 있긴 하지만, 자신의 주인님을 모욕한 리벨리오나를 향해 날카로운 발톱을 꺼내들며 공격적인 울음소리를 토해낸 카니아의 모습은 그야말로 '충견' 의 모습이였기에 리벨리오나는 결국 아무리 말로 해도 설득이 불가능하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그래……. 결국 늦든 빠르든 이랬어야만 했어. 아무리 말로해도 네 귀까지 들어가지 않는다면, 힘으로라도 너의 본성을 깨울 수 밖에!"

샤악!

리벨리오나도 발톱을 꺼내들며 어금니를 드러내자, 양 클랜의 전사들은 본능적으로 서로를 공격하기 위해 무기를 겨누기 시작하였다.

그렇게 분위기가 일촉즉발로 악화될 무렵,

"카니아, 그만!"

"깨깽!?"

디엔이 카니아를 향해 호통을 치며 제지하였다.

"공동의 적이 눈 앞에 있는데 이게 무슨 모습이냐! 그리고 너희들! 누구 마음대로 무기를 겨누라 했어!"

자신의 명령없이 무기를 치켜든 부하들에게까지 신경질적으로 호통을 친 그는 카니아를 뒤로 밀쳐내고 당당하게 리벨리오나를 향해 약간 다가섰다.

"그쪽이 내게 무슨 불만을 가지고 있는지 알겠지만, 지금은 공동의 적을 상대하기 위해 연합을 하고 있지 않나? 그렇게 내 목을 치고 싶다면 언제든지 선전포고를 들어주지. 하지만, 그 전까진 싫든 좋든 우리들은 아군이다. 너도 한 클랜의 수장이라면 여기서 감정따라 행동할 때가 아니란걸 알텐데?"

그리고선 뒤쪽을 힐끗 쳐다보자, 자신들을 향해 뭔가 불만인듯한 눈초리로 노려보는 네이드의 모습을 발견할 수 있었다.

아군이 모두 돌격하였는데 정보를 얻기 위해 뒤에 남아있던 이들이 서로 싸우면 인간의 비밀병기로 피해를 입은 클랜들이 분노를 표출하기 위해 노골적으로 불만을 표시할 것이다.

정치적인 입장으로 생각하면 지금 당장 싸웠다간 욕은 욕대로 먹고 아무런 이득도 없기에 생각이 있는 클랜장이라면 여기선 꾹 참아야만 한다.

샤아악--

결국 날카로운 발톱을 손 안으로 숨기면서 공격 의사를 거둔 리벨리오나의 모습에 두 클랜간의 분위기가 조금 누그러졌다.

휙-

그리고 자신에게 날라오는 힐링 포션을 낚아챈 그녀는 뒤이어 들려오는 그의 목소리를 경청하였다.

"이건 호의를 얻기 위한 공작도 아니고, 뭔가 보답을 바라고 빚을 지게 만들려는 수작도 아니야. 단지 한명이라도 뛰어난 전사가 전선에 참가해야만 승리할 수 있는 확률이 높으니까 객관적인 입장에서 너의 전투력을 복구시키려는 의도일 뿐이다."

그렇게 말하고선 등을 휙 돌린 디엔은 자신의 명령 없이 무기를 겨누었던 부하들에게 다시 한번 호통을 하였고, 잠시 물끄러미 힐링 포션을 내려보던 그녀는 이걸 먹어야 하나, 말아야 하나 복잡한 심정이었지만, 오늘 안에 이 협로를 점령하려면 자신의 부서진 어깨뼈를 복구시켜야만 하였다.

뽕-

결국 포션의 마개를 열고 꿀꺽 삼킨 리벨리오나는 온 몸에서 느껴지는 청량감과 함께 그레이터 웨어울프가 가진 재생력과 힐링 포션의 회복력에 의해 급속도로 부숴진 어깨뼈가 맞춰져나가는 느낌을 받을 수 있었다.

이 정도로는 제대로 힘을 낼 순 없지만, 아직 협로를 뚫을 수 있는 작전을 구상하는 시간이였기에 작전이 구상될때동안 회복을 하면 인간 기사 한 둘쯤은 가볍게 찢어 발길 수 있으리라.

'흑마법같은걸로 카니아의 정신을 빼앗은거라 생각했는데…생각보다 당당하잖아……?'

자신이 생각한 디엔의 성격은 비열하고 야비하며 마법이나 도구의 힘으로 카니아를 복종시키고 그 힘 뒤에 숨어있는거라 생각했었기에 자신만만하고 위엄있는 목소리로 자신과 정면에서 마주한 그의 모습은 예상했던것과 완전히 다른 것이였다.

특히, 호통을 치고 양쪽의 싸움을 말리던 그의 모습은 너무나 자연스러워 자신도 모르게 그의 말에 수긍해 버렸다.

'앗…….'

문득, 자신이 상대방의 기세에 조금 눌렸다는 사실을 뒤늦게 깨닫은 그녀는 고개를 도리도리 저으며 잡념을 지웠지만, 왠지 모르게 눈에 거슬리는 것은 어쩔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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