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135화 (135/17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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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제가 구상한 차후 스토리는 큰 틀로만 설명하자면

전쟁후에 포로 능욕 -> 떡밥 회수 -> 블러디 바이퍼 복귀 -> 무투대회 -> 전쟁 발발 -> 디엔 전용 무기 획득 -> 루이네 능욕!!

이라 할 수 있겠습니다.

루이네 능욕씬은 절대 2~3편으로 안 끝낼겁니다! 하앍하앍!!

PS:여러분은 늦게 연재하는 제가 답답하시겠지만 일하고 와서 글을 쓰려니 피곤해 손이 안 잡히는 저도 답답합니다 ㅠㅠ"흐으음……. 예상대로의 전술이로군."

협곡에 도착하여 인간들이 부산스럽게 입구쪽에 방책을 설치하는 모습에 디엔은 나지막히 중얼거렸다.

'그런데 뭐지, 이 불길한 예감은?'

게임속에서지만 수많은 전쟁터에서 인간같은 AI들과 머리 싸움을 해왔던 그는 참을 수 없는 불길함을 느꼈다.

곰곰히 생각해본 그는 얼마 안가 그 예감의 정체를 눈치챌 수 있었다.

'너무 뻔해. 좁은 협곡을 이용한, 클리셰하다 못해 3살짜리 애들도 생각할 수 있는 전술이야. '그만한' 준비를 해온 인간 토벌대의 준비성치곤 너무나 읽기 쉬워.'

요새 정면에 수많은 땅의 정령들을 가둬두고 이때를 위해 개발되었다고 해도 믿을 수 있는 초장거리 활까지 철저하게 준비한 토벌대의 방어라고 보기엔 너무나도 전형적이다 못해 빈약하기 그지 없었던 것이다.

분명, 좁은 입구를 이용하여 대군을 막는 전술은 대부분 거기서 거기지만, 지금 그가 즐기는 이 세계는 판타지 세계다. 마법이라던가, 마법이라던가, 마법이라던가가 난무하는 세계였기에 일반적인 전술론만을 생각했다간 큰 코 다칠게 분명했다.

'끄응. 그러고보니 이쪽 루트에는 마법사가 없네.'

저쪽에서 마법과 관련된 무언가가 준비하고 있을거라 예상하여 아군쪽을 살펴보니 마법을 사용할법한 몬스터들은 보이지 않았다.

확실히 좁은 곳에서 잘못 사용했다간 아군도 피격당하고 마니 괜한 분쟁을 만들기 싫다면 넓은 숲 방향으로 가득게 상식적으로 생각했을때 당연한 결과다.

하지만, 디엔이 이 모든 몬스터들의 지휘관이였다면 반대로 생각했을때 인간 수비군 또한 몰려있으니 수많은 마법사들을 이곳에 투입시켜 원거리전으로 끝장내 손쉽게 점령할 수 있었을 것이다.

'쯧. 연합군은 이게 문제군.'

아무리 강력하고 카리스마 있는 누군가가 연합의 중심이 된다 해도 연합에 참가한 수장들을 무시하거나 노골적으로 명령할 수 없으니 디엔에게 있어선 연합군이란, 답답하고 복창터지는 좋은 짜증 공급원에 불과하였다.

수근 수근- 술렁 술렁-

하지만, 그에게 당면한 문제는 눈앞의 인간이 아니라 주변에서 자신을…아니, 정확히는 마족인 모렌카린을 쳐다보는 몬스터들의 시선이였다.

"뭐지, 저거? 진짜 마족인가?"

"마족치곤 뭔가 느낌이 좀 어정쩡한데?"

"하지만 생긴게 마족인잖아?"

"다른 종족이 마족처럼 꾸민거 아냐?"

마족이라는 존재는 그 자체만으로도 강력한 느낌을 주기 때문에, 몬스터들은 종종 마족처럼 치장하거나 꾸미는 경우가 은근히 많다.

문제는 제로 랜드 내에선 단순한 코스튬 플레이의 의미가 아니라는 것이다.

마족처럼 치장하면 강한 자와 싸우고픈 호승심이 강한 몬스터들이 달라붙기에 '난 강하니까 자신 있는놈만 덤벼라' 의미나 마찬가지.

즉, 자신의 힘에 자신감이 있다 못해 흘러 넘치는 강자가 아니라면 절대 할 수 없기에 몬스터들이 모렌카린을 바라보는 눈이 의미심장한 이유가 그것이다.

"주인님. 얘네들이 날 보는 눈이 마음에 안 드는데 다 죽이면 안되요?"

자신의 힘이 약해졌다지만, 몬스터 따위에게 구경거리가 되는게 기분 나쁜 모렌카린은 자신의 채찍을 신경질적으로 잡아 당겼지만, 아직 대놓고 깽판쳤다간 수습이 불가능하기에 고개를 내저었다.

"일단은 참도록. 수 년 내에 너에게 저딴 눈빛을 날리는 것들은 모조리 쓸어버려도 좋으니 그 때까지만 참아."

"주인님이 말씀하신다면야……."

디엔의 얼굴에 긴 상흔을 남겼기에 특히나 강하게 -주로 성수 관장- 조교당한 모렌카린은 옛날의 포악한 성질은 그대로였지만, 그의 앞에서는 꼬리말린 새끼 강아지나 마찬가지였다.

그렇게 주변의 시선을 무시한 디엔은 인간들과 실질적으로 전투를 시작하게 되자 자신의 부하들을 힐끗 바라보며 머릿속으로 아군의 전투력을 계산하였다.

부관급으론 모렌카린, 카니아, 진칼리, 샤쿠, 셰라하디. 이들 모두 모렌카린의 감옥에서 얻은 마법 아이템으로 무장시켜두었으니 어디가서 꿇리진 않는 전투력을 가지고 있다.

군사로는 케사르가 있지만 케사르는 전략, 전술에 대해 잘 모르는 관계로 뛰어난 관찰력을 통해 있는 그대로의 정보를 내게 주는 것만으로도 디엔에겐 충분한 군사역이었다. 전쟁에서 승리하기 위해선 그게 불편하든 감당키 어렵든간에 정보의 입수는 중요하니 말이다.

이번 전쟁에 참가한 정예 전사 100명의 구성도 최대한 전쟁에 맞게 부대를 조직해왔다.

20명은 샤쿠가 담당하는 워그 라이더, 10명은 케사르가 지휘하는 리자드맨 주술사, 30명은 진칼리가 담당하는 랫 맨 석궁병과 궁병, 나머지 40명은 디엔이 직접 통솔하는 리자드맨 전사로, 전쟁에 필요한 기동, 원거리, 지원, 근거리의 조합을 100이라는 숫자 내에서 자신의 취향에 맞게 조율해왔다.

남은 부관들은 근접전을 담당하는 리자드맨 전사들과 별도로 돌격조의 역활을 맡게 된다.

전쟁에선 숫자가 하나라도 많은 쪽이 유리하지만, 디엔이 일부러 100명만 대려온 이유는 자신들의 힘이 너무 약해보여도 안되고 강해보여도 안되기 때문이다.

약해보이면 이번 기회에 존재감을 알린 데드 스컬 클랜을 침략하려는 놈들이 생겨날테고, 필요 이상의 병력을 동원하여 이쪽이 대형 클랜에 버금가는 동원 능력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알게된 주변의 클랜들이 연합하여 대항할지도 모른다.

디엔이 원하는 것은 적당히 강해보이는 것.

전사들의 강함을 보여주되, 이쪽의 숫자가 너무하다 싶을 정도로 많지 않다는 것을 알려주면 연합까지 하면서 막아야 할 강적의 모습으론 보이지 않게 하는 것이다.

현재 근접전에 동원될 리자드맨 전사들은 모두 하나같이 모렌카린의 감옥에서 얻은 방어구들로 무장하고 있는데, 그것들 모두 그녀의 탐욕을 충족시키기 위해 최소 유니크급 뿐인데다 모두 포션을 하나씩 지급 받아 생존력만큼은 여기에 있는 클랜들중 최강임이 분명하다.

단지 방어구 종류가 제각각이라서 통일성없는 복장이 약간 오합지졸처럼 보이긴 하지만 말이다.

참고로 말하자면 지금까지 설명할 짬이 없었는데, 디엔도 모렌카린에 의해 방어구가 모두 걸레처럼 되어버렸기에 방어력 옵션만 들어가있는 하급 유니크급 풀 플레이트 아머를 착용하고 있다.

어차피 중갑 숙련화가 그랜드 마스터다 보니 방어력 옵션이 들어간 갑옷이 그의 생존력을 극한까지 올려주고, 자신의 부하가 그만큼 더 좋은 갑옷을 입을 수 있으니 쓸만한 부하를 하나라도 잃고 싶지 않다는 지휘관으로서의 결정이었다.

그렇게 디엔이 클랜의 전투력을 계산하고 인간들의 꿍꿍이가 무엇인지 고민하고 있을때, 최전방에서 인솔자 역활을 맡은 네이드는 조금 침울한 표정을 짓고 있었다.

-네가 어째서 그런 짓을 하였는지 모르겠다. 이 전쟁이 끝나고 여유가 생길때쯤 이유를 물어보긴 하겠지만…이번 일은 실망이 크구나.-

출전하기 전, 아버지로서 이유를 들어보기로 결정한 제카쿰으로부터 실망했다는 말을 들은 그는 그런 말이 나올것을 예상하였으나, 실제로 듣고나니 마음이 쓰라려왔다.

'후우…진정하자. 아버님에게 그런 말을 들을 각오를 하고 결정한 일이잖아. 지금은 눈 앞의 적에게만 집중하자.'

어차피 야단 맞을것을 각오한 일이였으니 마음을 진정시킨 네이드는 크게 심호흡을 하며 거대한 북을 든 오크에게 손짓을 하자, 오크는 정지 신호를 알리는 북소리를 두들겼다.

둥! 둥! 둥!

북소리와 함께 움직임을 멈춘 몬스터들은 자신의 클랜을 이끌며 각자 한 구석에 자리를 잡기 시작했다.

"크크큭. 저딴 방패 쪼가리로 우릴 막겠다니, 겨우 머저리들을 상대로 승리좀 하셨더니 눈에 보이는게 없나 보구만?"

기름층이 두꺼운 툭 튀어나온 배와 달리, 그 외의 부분은 보디빌더 수준으로 근육이 발달되어 있고 갈색 가죽빛이 햇빛에 번들거리는 버그베어 종족의 클랜장이 가볍게 비웃어주었다.

일반적인 버그베어들은 대부분 지능이 높은편이 아니지만, 그는 잔꾀가 많았기에 상황을 보고 움직이려다 운좋게 살아남은 케이스였다.

그러한 운을 자신의 지력이라 믿어 의심치 않은 그는 피해를 입은 몬스터들을 머저리로 치부하며 자신의 클랜을 움직여 나갔다.

"흐으으……. 인간 고기 냄새……."

이들은 운좋게 인간 고기를 먹어본 부류인지, 인간의 냄새가 느껴지자 점성높은 침을 흘렸다.

"크하하핫! 별식을 얻으러 가볼까! 돌격!"

"쿠와아아아아!"

나약한 인간 따위는 정면으로 붙으면 아무것도 아니라고 판단한 버그베어들은 클랜장의 돌격 명령에 괴성을 질러가며 돌격하였다.

"키캬캭! 우리도 간다! 인간놈들의 갑옷을 빼앗아야 해!"

방어구를 만들 줄 아는지 잘 무장된 갑옷과 무기를 가진 놀 무리도 철을 얻기 위해 그 뒤를 따라 나섰고, 그밖에 수많은 몬스터들도 우르르 몰려 나가기 시작했다.

그렇게 모두 달려나가고 나자, 남아있는 이들은 데드 스컬 클랜, 패링 클로 클랜, 트와일라잇 엑스 클랜 뿐이였다.

다른 클랜들은 직접 인간들과 싸우면 자신들이 승리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가지고 있었지만, 이들 세 클랜만큼은 아직 뭔가가 있다는 것을 직감적으로 눈치챈 것이다.

'그나마 생각이 있는 클랜들은 이 정도인가. 오히려 생각보다 많군.'

인간측에서 초장거리 활을 사용하지 않는다는 점에서 뭔가 있다는 것을 눈치챈 네이드는 그나마 생각있는 클랜장들의 얼굴을 확인하기 위해 눈알을 돌리다가 이내 눈동자가 크게 놀란 눈빛을 띄게 되었다.

"인간?"

"인간?"

디엔을 본 네이드는 자신도 모르게 중얼거렸고, 네이드를 목격한 디엔도 뻥찐 표정을 지을 수 밖에 없었다.

"……."

"……."

설마 '여기서' 인간을 볼줄은 몰랐던 두 사람은 잠시 어이없다는 듯한 표정을 지었고, 뭔가 생각해낸 네이드가 먼저 입을 열었다.

"아, 그렇군. 족장님께서 말하신 그 인간 클랜장이 바로 넌가."

"아? 날 알아?"

"내 이름은 네이드. 트와일라잇 엑스 클랜의 대전사중 하나다. 족장님으로부터 인간 클랜장이 있다고 들었을땐 설마 했는데 정말로 있을줄은 몰랐군."

그에게 있어서 인간이란 죽여야 하는 적대 종족에 불과하였지만, 설마 자신외의 인간이 스스로 인간임을 부정하고 제로 랜드에서 세력을 키울줄은 꿈에도 생각 못하고 있었다.

"그래? 그럼 알고는 있겠지만 예의상 소개는 하지. 내 이름은 디엔, 데드 스컬의 클랜장이다."

"일단 만나서 반갑다고 담소를 나누기엔 조금 상황이 그렇군."

전장이 아닌 곳에서 만났다면 서로 신기해하며 여러가지 담소를 나누었겠지만, 두 사람이 있는 곳은 조금 떨어져 있다 해도 전장이었다. 느긋이 대화하기엔 그야말로 최악의 분위기나 마찬가지.

"그럼 단도직입적으로 전략적인 입장에서 질문을 해보지. 너도 뭔가 느낀거냐?"

디엔은 처음 만난 인간 남성 -농담이 아니고 이렇게 대화까지 해본 인간 남성은 처음이다- 의 능력을 알아보고자 넌지시 질문을 건냈다.

"그래. 인간들의 준비가 너무 정석적이야. 게다가 완벽한것도 아니고."

"분명 뭔가 따로 준비한 비밀 병기가 있다는 뜻."

"문제는 정보가 부족하다는 점이지."

디엔의 예상보다 네이드의 지식 수준은 상당히 높은 편이었다. 자신과의 대화를 끊이지 않게 이어 받는다는 것이 바로 그 증거였고, 그의 진중한 말투에서 말실수 하다간 여러모로 곤란해질것 같다는 예감을 얻을 수 있었다.

"그래서 그 정보를 얻으려고 여기서 기다리고 있는거 아냐?"

"그건 저쪽도 마찬가지겠지."

네이드가 턱으로 가리킨 곳은 정면을 묵묵히 바라보고 있는 리벨리오나의 뒷모습이었다.

'호오……. 뒷태가 괜찮은데?'

척봐도 부드러운 -카니아의 털도 부드러웠으니까- 보라빛 갈기털과 매끈하게 빠진 각선미와 훈련으로 단련되어 쳐지지 않고 봉긋하게 자리를 잡은 엉덩이와 잘록한 허리 라인의 모습에 음심이 동한 디엔은 두 마리의 그레이터 웨어울프가 꼬리를 살랑거리며 개처럼 자신의 자지를 핥아대는 모습을 상상하였다.

'크큭. 하지만 지금 당장은 참아주지. 뭐든지 한꺼번에 일을 치루려 하면 될일도 안되는 법이니까. 일단 하나씩 정리해 나가, 언젠가 꿀꺽 삼켜주마.'

누구에게도 지지 않는 색욕을 가지고 있으나, 그 색욕을 최고의 쾌락과 함께 분출하기 위해선 참을 줄 아는 인내심 -물론 색욕에 한해서만- 을 가진 디엔은 색욕을 삼켜냈다.

"흥, 제로 랜드도 완전히 망가져가네. 인간들이 한 클랜의 대전사가 되고 클랜장이 되는 세상이라니."

"……."

명확한 도발이였지만, 네이드는 모른척하며 무시하였다.

'흐음. 신중한 성격인건가? 저런 도발에 아무런 반응이 없잖아?'

워낙 자신의 능욕 상대로부터 모욕을 많이 받다보니 왠만한 도발로는 꿈쩍도 안하게 된 디엔은 차분하게 대응하는 네이드의 모습에 왠지 모를 흥미를 느낄 수 있었다.

'이 세상에 나외의 남자 따윈 필요 없어!' 라는 마인드로 세계를 창조한 주제에 어째서인지 몰라도 왠지 모르게 자신과 동류같다는 느낌을 받은 것이다.

일반적으로 동족혐오다 뭐다 하면서 자신과 똑같은 얼굴을 하거나 성격이 똑같은 사람을 불쾌하게 여기는게 일반인들의 견해지만, 이미 일반인의 상식과 마인드에서 벗어난지 백만광년은 된 그는 오히려 친숙함을 느끼게 되었다.

우와아아아!

쾅쾅!

하지만, 그 사이에 돌격하던 몬스터들이 인간들이 설치해둔 방책을 부수는 소리가 들려오자, 과연 인간들이 무슨 비밀 병기를 가지고 있는건지 정보를 모으기 위해 두 눈을 집중해가며 전장을 샅샅히 확인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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