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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전쟁은 제카쿰의 실력이 어느정도 보여주기 위한 전쟁이다보니 디엔의 활약은 쩌리급입니다. 안습 ㅠㅠ
참고로 제 소설의 베이스가 D&D이다 보니 성직자들의 무기는 특정한 몇몇 교단을 제외하면 모두 둔기류고 갑옷은 힘이 '된다면' 풀플레이트까지 입을 수 있습니다.
그런데 이번에 나온 리모라의 신도들은 어째서 다 수녀복이냐구요?
전투와 직접적으로 관계된 신을 모시지 않는 이상 전투 훈련을 받을 성직자들이 몇이나 되겠습니까. 기껏해야 교단의 대외적 무력이라 할 수 있는 성기사들 정도뿐이지...
예? 성직자가 굳이 수녀복을 입을 이유가 있냐구요?
실은 이게 가장 큰 이유인데 예전에도 말했다시피 전 수녀복이 이 세상에서 가장 아름답게 보이기 때문입니다! 평범한 외모여도 수녀복만 입으면 미스코리아 수준으로 예뻐보여요! 물론 게임같은 성직자 옷이 아니라 현실의 것으로!
왜! 뭐! 어째서 그런 눈으로 날 보는건데! 왜 예전부터 그런 인간 말종을 노려보는 눈빛으로 보지 말라고! 취존 -취향입니다 존중해주세요- 이란 말도 모릅니까!(자폭중)족장 회의가 끝난지 한달이 되어갈 무렵, 회의에 참여한 모든 클랜들을 향해 한 통의 서신이 날라왔다. 내용은 인간을 토벌하기 위해 모이자는 것.
제카쿰은 필사적으로 인간들과 평화적인 협정, 얼굴을 마주보고 서로를 이해할 수 있는 장소를 마련하기 위해 노력하였으나, 지금까지 야만적인 몬스터들만 상대해왔던 인간들은 제로 랜드의 몬스터들의 성격이 더 난폭하면 난폭했지 평화를 제안하리라곤 조금도 생각치 못하였기 때문에 제카쿰의 목소리를 들을 생각도 하지 않고 사절단으로 파견된 오크들을 무차별 공격을 가해왔다.
작정을 하고 왔다는 듯이 한달만에 목조 요새를 완성시킨 인간들은 그곳을 주 거점으로 삼고 소수의 정예병으로만 이루어진 타격대들로 주변 클랜들을 하나둘씩 무너뜨리기 시작하였고, 결국 제카쿰의 이상은 인간들의 편협적인 시선에 의해 한발자국도 내밀지 못하고 격침되고 말았다.
"참담한 심정이구나……. 대화를 하다 가치관의 차이로 인해 실패했다면 이토록 처참하진 않았을텐데……."
인간들의 요새에서 몇 키로미터 떨어진 드넓은 평야.
제카쿰은 속속들이 모여오는 여러 클랜들의 모습과 저 너머에 있는 인간들의 요새를 번갈아보며 복잡한 심경이 담긴 한 숨을 내쉬었다.
"어쩔 수 없었던 문제였습니다. 인간들의 오만함이 이정도일거라곤 아무도 예상하지 못하였을 겁니다."
네이드는 마음 고생으로 인해 10년은 더 늙어보이는 제카쿰을 위로하려 하였으나, 그는 천천히 고개를 내저었다.
"아니다. 인간들의 가치관에 대해 제대로 파악하지 못했었던 나의 완벽한 실수다. 다른 방안을 강구할 수 밖에……."
그리고선 힘없이 자신의 천막으로 돌아간 제카쿰의 뒷모습을 물끄러미 바라보던 네이드는 인간들의 요새를 향해 분노어린 눈빛으로 노려보았다.
'인간 놈들……. 너희들의 오만한 시선…내가 반드시 깔아뭉개주마……!'
비록, 인간의 몸으로 태어났지만 자신의 영혼과 피는 오크라고 믿으며 자신의 종족을 부정하는 네이드는 자신이 가장 존경하는 양아버지에게 마음 고생을 시킨 인간들을 곱게 보내주지 않기로 마음먹었다.
솔직히 말해서 그에게 있어선 이상의 내용은 그다지 중요하지 않다. 단지 그 이상을 제카쿰이 펼치려고 하기에 곁에서 존경심을 가지며 도와줄 뿐이다.
하지만, 그 존경심이 이번에는 인간 토벌대를 향한 비수로 향하였다.
'대화로 안되면 힘으로 알려주겠다! 우리가 힘이 없어서 참아온게 아니라는 것을!'
그리고선 대전사들의 천막들이 있는 곳으로 발걸음을 옮기더니 자신의 전용 천막과 가까이 붙어있는 천막의 입구를 펄럭였다.
"크겍!?"
헬카인은 입에 고기조각을 물고 있었는데, 갑자기 쳐들어온 네이드의 모습에 기겁하며 그것을 뱉어내 등 뒤쪽으로 숨겼다.
"자, 잠깐! 이건 오해다! 그냥 남은 찌꺼기들……."
"일이다."
"……."
단 한마디. 하지만, 그 한마디로 지금까지 장난스런 표정과 분위기, 행동으로 일관하던 헬카인의 기세가 순식간에 돌변하였다.
지금 당장 누군가가 죽어도 전혀 이상할게 없는 진한 농도의 살기가 천막 안을 감돌았지만, 그 살기에 익숙한지 네이드는 별로 개의치 않는 모습이었다.
"이 전쟁을 끝내면 살아남은 인간들은 요새 뒤쪽으로 도주할것이 분명해. 자신의 생명을 구하기 위해서라면 타인을 짓밟을 수 있는 비겁한 놈들이니 분명 퇴로를 확보해두거나 시간을 벌만한 어떤 수단으로 우리들의 추격을 막아낼거다. 아마 어림잡아도 최소 천명 이상은 후퇴하겠지."
"빨리 용건만 말해. 참는거…힘드니까……."
눈의 흰자와 눈동자들이 동공에서 시작된 붉은 점이 사방으로 퍼져 나갔고, 눈동자, 흰자까지 모두 피로 물든것처럼 돌변한 헬카인은 무언가를 참듯이 이를 꽉 물었지만, 이빨 사이로 진득한 침이 흘러내려왔다.
"요새의 후방으로 가라. 거기서 보이는 모든 인간들을 처리해. 포로는 필요없다. 모조리 '먹어도' 좋아. 이번 기회에 스트레스를 모두 풀어버려. 제카쿰님께서 도주하는 인간들의 뒤를 쫓을리는 만무하니 마음껏 놀도록 해라."
씨익-
날카로운 송곳니를 드러내며 씨익 웃은 그는 벌떡 일어서며 천막 밖으로 나가더니 성큼거리는 발걸음으로 어디론가 향하였고, 뒤따라 나온 네이드는 인간들이 겪을 공포에 처음으로 그들을 향한 동정심을 가졌다.
"키키킥. 너도 꽤 잔인하군. 설마 헬카인 녀석에게 퇴로를 막으라고 명령하다니."
그 때, 걸걸하면서도 약간의 장난끼가 있는 음침한 목소리가 들려오자 뒤를 돌아본 네이드는 다른 오크들보다 호리호리하고 입가를 하얀 천으로 가린 음침한 눈매를 가지고 한 손에는 어떤 동물의 뼈와 해골로 만든듯한 지팡이를 들고 있는 오크의 모습을 발견할 수 있었다.
"첼카루……. 족장님에겐 비밀로 해다오."
대전사중 한 명이자 부족내의 주술사들의 대장인 첼카루임을 확인한 네이드는 그에게 비밀을 보장해주길 원하였다.
첼카루는 보는바와 같이 성격이 음침하고 상대방의 불행을 즐거워하는 족속이기에 제카쿰으로부터 자주 주의를 받는 요주의 인물이었지만, 그가 가진 주술적 능력은 매우 뛰어나기 때문에 스스로의 능력으로 그러한 패널티를 무시하고 대전사의 자리에 오른 입지적 인물이기도 했다.
대전사들은 모두 동일한 직위이지만 그가 다른 대전사에게 이렇게 사정을 하는 이유는 기묘한 인간 관계 때문인데, 일단 헬카인은 어렸을때부터 자신과 함께 자라온 네이드의 말을 제외하곤 그 누구의 명령을 거부한다. 네이드는 자신이 가장 존경하는 제카쿰의 명령에 절대 반발할 수 없다.
그렇기에 제카쿰의 명령을 거부하는 헬카인을 움직이기 위해선 네이드가 필요하며, 지금같은 독단적인 결정에 제카쿰이 분노하면 네이드로선 어쩔 수 없이 헬카인의 움직임을 통제할 수 밖에 없었다.
즉, 제카쿰이 이 사실을 알고 네이드에게 작전 철회를 명령하면 어쩔 수 없이 헬카인을 불러와야 한다는 뜻이다.
쉽게 이해가 가능하도록 말하자면 가위바위보 같은 입장이라 할 수 있겠다.
"여부가 있겠나. 방금 고삐풀린 미친 괴물에게 목줄을 걸면 목줄의 주인인 너는 안전할지 몰라도 괴물이 목줄을 걸자고 한 놈을 가만히 둘리 없잖아? 아무리 나라도 그런 개죽음은 사양이라고."
"글쎄, 너라면 실컷 도발해놓고 도망칠 확률이 가장 높아 보이는데."
"큭큭. 그것도 상대 나름이여야 재미가 있는 법이지. 그건 그렇고 괜히 인간들을 몰살시켜 그들에게 우리들을 향한 공포심과 적개심을 만들면 족장님의 의도에 반하는게 아닐까 싶군? 모두 전멸시키면 모를까 아무리 헬카인이라 하더라도 천명 이상의 인간들을 모두 처리할 순 없을텐데?"
헬카인의 어금니 아래에 살아남을 극소수의 인간들은 자신들이 목격한 '괴물' 의 정보와 공포를 전할 것이다.
아마 그의 살기에 노출되면 제정신을 유지하기 글러먹을테니 살아남을 생존자들은 모두 미쳐버릴게 분명하고, 그만큼 인간들이 겪을 충격은 더더욱 커질것이 분명하리라.
"어차피 족장님은 이번 일로 인간들의 편협함을 깨닫으셨겠지만 거기에 굴복하지 않고 다른 방안을 찾으실거다. 하지만 족장님의 정성과 성의를 무시한 인간 놈들에겐 그만한 '처벌' 을 받아야 마땅해."
"말은 똑바로 해야지. 처벌이 아니라 사형이라고. 뭐, 이번만큼은 인간들이 진심으로 불쌍해지는군. 키키킥!"
말로는 불쌍하다면서 첼카루의 천 너머의 입가는 인간들이 겪을 불행에 즐거운 미소를 짓고 있었다.
"그건 그렇고 네가 이 자리에 있는건 결코 우연이 아닌것처럼 보이는군."
첼카루는 홀로 주술을 연구하고 개발하는 것을 즐겨한다. 대전사로서의 의무가 등을 떠밀지만 않았다면 여기에 있지도 않았을 그가 갑자기 몸을 드러냈다는 것은 그만한 이유가 있다는 뜻이기에 네이드는 그에게 어째서 자신의 눈앞에 모습을 드러냈는지 물어왔다.
"맞아. 여기에 도착하자마자 이상한 위화감이 들어서 말이지. 나름대로 연구해보니 재밌는 결과가 나와서 말이야. 나중에 일부러 밝히지 않았다고 된소리 맞는건 취향에 안 맞거든."
"위화감?"
"큭큭큭. 이번 인간들의 군대는 지금까지와 달리 제대로 준비했다는 말이지. 지금 이 땅에는……."
누가 들을새라 목소리를 낮추고 네이드를 향해 자신이 밝혀낸 위화감의 정체를 설명하자 네이드의 입가에는 미소가 지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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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아~ 저그를 보는 테란의 시선이란게 이런거였구만. 저글링이랑 히드라리스크, 울트라리스크들이 사이좋게 뭉쳐있는 모습을 보니 호러 수준인데?"
트와일라잇 엑스 클랜의 서신을 받고 각 종족에서 뽑은 정예 병사 100명과 케사르, 진칼리, 카니아, 샤쿠와 함께 목적지에 도착한 디엔은 종족마다 다른 덩치들이 옹기종기 모여있는 모습을 저그로 비교하며 혼자 질린 표정을 지어보였다
지금까지 내정으로 일관해왔던 케사르를 이끌고 온 이유는 이런 대규모 전쟁에는 필수적으로 자신을 보조할 군사가 필요하다는 것을 무쌍연희 시절때 배워뒀기 때문이다.
겨우 병사 100명을 가지고 군사를 임명할 가치가 있겠냐고 물을수도 있겠지만 다른 소속의 병사들끼리 뭉쳐진, 그것도 지휘 체제가 제각각인 군대에서는 지휘 통제를 확실하게 해놓기 위해서라도 군사(혹은 부장)이 필요하다.
만약, 이 전쟁이 인간 대 인간의 싸움이였다면 디엔은 무슨 핑계를 대서라도 이 전쟁에 참여하지 않았을것이다.
명령 체계가 잡히지 않는 군대는 아무리 일당백의 용사들로 이루어져 있다 하더라도 허무하게 무너지는 법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몬스터들에겐 기본적으로 인간들보다 월등한 신체적 능력을 가지고 있다. 당장이라도 오우거가 나무로 이루어진 인간들의 요새를 향해 몸통박치기를 가하기만 해도 승기는 이쪽으로 넘어온다던가, 그 밖에도 몬스터들의 신체적 능력을 이용한 다양한 전술을 사용할 수 있다.
'물론 나의 지휘하에서나 가능한 일이지만.'
차후에는 이 모든 몬스터들을 자신의 휘하에 넣어 사용하겠다는 포부를 감춘 디엔은 이번 전쟁을 통해 각 클랜의 전투력을 평가하고 재빠르게 요새 안으로 침투하여 전리품을 노획할 계획을 세우기 시작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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셰라하디와 모렌카린의 출전 추가, 스토리의 자연스런 흐름을 위한 전쟁의 장기화가 이번 리메이크 내용입니다 -_-/얼마 지나지 않아 모든 클랜장을 호출하는 나팔 소리가 들려왔고, 거기에 참석한 디엔은 5분도 안되 다시 나오게 되었다.
인간 클랜장이라서 따돌림을 받는다던가 그런 스토리가 아니라 단지 회의 시간이 엄청 빨랐던 것이 문제였다. 솔직히 말하자면 모이는 시간이 4분, 회의 시간이 1분으로, 모이는 시간이 더 길었다.
'아무리 목재 요새라지만 모두 모여서 한다는 말이 '돌격으로 통일' 로 끝이라니…….'
애초에 제대로 된 전략이나 전술같은건 기대도 하지 않았다.
그래도 누구는 어느 방향, 어떤식으로 공격하라는 지시도 하지 않고 무조건 닥돌하자는 말과 동시에 회의가 끝나니 잠시동안 뻥찐 표정을 지은 디엔은 한동안 제정신으로 돌아오지 못했다.
'제정신인가? 나라도 저딴 나무 쪼가리로 니들을 막을거라곤 생각 안한다고. 분명 저렇게 터를 잡았다는 것은 그만한 이유가 있을게 분명해.'
무쌍연희였다면 '저딴걸로 날 막아보시겠다고?' 라면서 코웃음과 함께 가뿐히 공략해주었겠지만, 지금 플레이 하는 게임은 판타지 세계다.
분명 마법이라던가 특수한 마법 아이템 같은걸로 만반의 준비를 갖춰둔게 분명하다.
물론, 몬스터 쪽의 능력도 만만치 않다. 기본적으로 인간 이상의 전투 능력을 가지고 있고 몇몇 종족은 일격 하나하나가 공성 병기와 맞먹는 힘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그런 몬스터들의 능력을 알면서도 나무 요새를 이용한 방어전을 치룬다는 것은 인간쪽에서도 어떤 계략이 존재하고 있다는 뜻.
'일단 이 전쟁에서 명성을 얻기 위해 나서는건 위험하다. 전력을 보존하면서 후방에 머무는게 좋겠어.'
처음엔 이름을 날려볼까 싶었지만, 이런 상태에서 싸우는건 그야말로 지휘관으로 미친짓이였기에 적당히 싸우면서 요새 안에 있을 인간들의 물자를 약탈하는 쪽으로 무게를 두었다.
'하지만 다른 놈들도 나와 똑같이 약탈할 생각부터 하겠지. 그리고 약탈을 위해선 최전방에 서는게 더 유리하고. 끄응…이거참 상황이 지랄맞은걸.'
안전하게 후방에 있되, 요새 안에 있는 인간들의 물자를 약탈해야 한다.
결국 현실적으로 이 희망사항을 충족시키려면 요새 안에 짱박혀 있는 인간들이 사용할 '어떤 계책' 이 제대로 된 놈임을 기대하는 수 밖에 없게 된 디엔은 기회를 노리는 하이에나같은 눈빛으로 현재 상황을 관망하기로 결정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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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몬스터들이 이동하기 시작합니다!"
성벽위에서 몬스터들의 준동을 알리는 종소리가 울려퍼지자 움직이기 쉽도록 갑옷이 얇고 관절이 부드럽게 돌아가는 필드 플레이트를 입은 기사 한명이 지휘관 전용 천막에 들어와 그 소식을 지휘부에게 알렸다.
"후후. 드디어 멍청한 몬스터들이 움직이기 시작했군요."
"이걸로 승리는 우리의 것이 확정되었습니다."
천막 안에는 후드가 달린 로브를 입어 전체적인 외모를 알아보기 힘들지만, 갸름한 턱선을 가진 마법사와 갈색 장발을 웨이브로 내리고 서클릿으로 머리를 고정시킨 지휘관으로 보이는 중년의 기사, 연초록빛 단발과 자신만만한 눈빛과 눈매를 지닌 가벼운 복장의 여성, 그 외에 부관들이 드디어 기달렸다는 듯이 승리의 미소를 지어 보이고 있었다.
"솔직히 몬스터들의 감이 꽤 예민해서 들키지 않을까 싶었는데 괜한 걱정이었군."
중년의 기사는 상당한 수련을 쌓아왔기에 나이에 비해 매우 젊은 외모를 지니고 있었지만, 언동에는 언륜이 느껴지며 힘이 느껴져왔다. 왕국 내에서도 상당한 실력가로 손꼽히리라.
"후후훗. 아무리 감각이 예민해봤자 몬스터는 몬스터일 뿐이지요. 한낯 몬스터 따위가 인간의 머리에서 나온 계책을 알아채는건 사실상 불가능하지 않겠어요?"
연초록빛 단발의 여성은 왕국 내에서 토벌하던 몬스터들의 무식함을 잘 알고 있었기 때문에 자신만만하게 말하였으나, 로브를 입은 마법사는 고개를 천천히 내저었다.
"그렇다 해도 이 땅의 몬스터들은 상식을 달리합니다. 성공적으로 계책을 성사시킨다 해도 자칫하다간 큰 피해를 입을 겁니다."
제로 랜드의 토벌대를 몇번 따라왔었던 그녀는 이 땅에서 자란 몬스터는 다른 지역의 몬스터들보다 몇 배는 강하다는 것을 몸으로 체험하였기에 신중론을 펼쳤으나, 그녀 본인도 자신들의 계책이 성공하리라 믿고 있었다.
단지 좀 더 조심하자는 뜻임을 다들 알고 있었기에 몬스터들이 이동을 시작한 지금, 더이상 입을 놀리지 않고 행동을 보이기 시작했다.
"모든 정령사들과 마법사들은 신호와 함께 마법진을 발동한다! 서둘러라!"
천막 밖으로 나온 중년의 기사는 큰 목소리로 요새 안쪽에 미리 준비한 마법진을 향해 마법사들과 정령사들을 움직였고, 정령사는 마법진 안에, 마법사들은 거대한 공터에 마련된 마법진 끝자락에 나열하며 마력과 정령력을 집중하였다.
쿠르르르----!
다양한 크기, 수천의 몬스터들이 한꺼번에 몰려오면서 마법사들은 요새 밖을 보지 못하였지만, 땅의 진동만으로도 그 위세가 어떤지 간접적으로 느껴질 정도였다.
땡땡땡땡!
얼마 지나지 않아 성벽 위에서 정확히 네 번의 타종이 울려지자 모든 마법사들과 정령사들은 너나할것 없이 집중을 하기 시작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