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129화 (129/17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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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스토리 진행 파트에 돌입하였습니다.

그건 그렇고 제가 죽으면 천사들과 악마들이 서로 저를 잡아가려고 할 것 같습니다. 왜냐고요?

천사 : 이 새끼는 우리가 족칠거임. 상위입찰 ㄴㄴ

악마 : 우리는 이 새끼 전용 고문관으로 이호성, 빌리 영입해둠. 깝 ㄴㄴ

예? 아직 천사들에게 그다지 원한살 일은 없지 않냐고요? 전쟁 후에 '신의 종' 자매님들 전용 조교가 기다리고 있습니다

남들은 그냥 죽기 싫어 영생을 추구하지만 저는 천사랑 악마들이 저를 집중적으로 족칠게 무서워 영생을 추구하고 싶습니다

소설 쓰기전만해도 '죽으면 그냥 죽는거지 뭐' 라는 마인드였는데 말이죠;;

그렇기에 제가 갈굼을 피할 수 있는 유일한 회피책을 만들어보겠습니다

경고문 : 본 소설의 지명, 이름, 명칭등은 모두 픽션이며 여기에 일어나는 사건들은 모두 허구입니다.

픽션! 허구! 좋아! 변명거리용 마법의 단어를 얻었다!슬슬 사태를 관망하던 클랜들은 함정에 걸려든 몬스터들이 어느정도 큰 피해를 입고 길을 막고 있던 땅의 정령들을 상당수 파괴하자 하나둘씩 나서기 시작하였다.

"쯧. 머리는 어떤지 몰라도 실전으로 단련된 경험치는 풍부한 모양이군. 우리도 출격한다!"

"카아아앗!"

디엔 또한 지금이 나서기 적당한 시점임을 파악하고 돌격 명령을 내리면서 추신을 덧붙이는 것을 잊지 않았다.

"우리들의 주목표는 적의 말살이 아니다! 암컷들과 요새 안쪽에 있을 물자들의 확보다! 쉽게 죽지 마라! 아직 이 땅에는 우리가 지배해야 할 암컷들이 널리고 널렸으니까!"

"예!"

재능이나 실력은 2~3세대 이후가 나을지 몰라도, 확고한 충성심만큼은 1세대가 최고이기 때문에 자신의 명령을 잘 따라주는 충실한 수하가 있다는 것만으로도 장군이나 지도자로선 매우 큰 도움이 되어준다.

"카니아, 네가 선봉을 선다. 케사르는 후방에서, 나와 샤쿠, 진칼리는 중앙에서 이동한……."

콰아아앙!

돌격전에 진형을 짜려 한 순간, 어디선가 또다시 폭발음이 들리는가 싶더니 다양각색의 바위조각들이 하늘을 향해 날아오르자 혹시 두번째 함정이 아닐까 싶었지만, 카니아는 무언가를 목격하고 조용히 입을 열었다.

"주인님…우리가 나설 필요는 없을것 같아요."

"응?"

콰앙! 콰드드득!

"…저게…뭐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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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벅 저벅-

진도 9.0의 강진이 흔들어야 가능할 정도로 엉망이 된 대지에서 마치 산책이라도 하듯이 가벼우면서도 일정한 발걸음. 한쪽 어깨에 큼지막한 배틀 액스의 자루를 기댄 오크의 주변은 사방에서 들려오는 소음과 완전히 동떨어진 것처럼 고요하였지만, 한 땅의 정령이 그를 발견하며 달려들었다.

"오오오--!"

"미안하네, 자연의 존재여. 이만 분노를 잠재우고 대지가 되어 수많은 생명들의 집이 되어주게."

콰드득!

오크는 자신에게 달려드는 땅의 정령을 향해 가볍게 주먹을 들어 내리찍자 땅의 정령의 몸은 마치 수십배의 중력이라도 받은듯이 뭉개져버렸고, 문자 그대로 흙이 되어 사라지고 말았다.

그렇게 또다시 여유로운 발걸음을 옮기던 그는 충격의 여파로 울퉁불퉁하다 못해 어떤곳은 자신의 키보다 더 큰 작은 절벽이 생겨나고 어떤곳은 아래쪽으로 패여들어가 허리까지 들어갈 수 있는 구덩이들이 뒤죽박죽으로 생겨난 대지를 목격하고 한탄어린 한 숨을 내쉬었다.

"우리의 모든것을 받아주시는 어머니 대지시여, 부디 인간들의 잘못을 그대의 넓은 품안에서 용서해주길 바랍니다."

대지는 자신들같은 생명체들뿐만 아니라 벌레나 땅속에서 살아가는 동물들의 터전이다. 게다가 열매나 곡식을 맺어 그 위에서 살아가는 무수한 생명체들을 위해 모든것을 받쳐가며 헌신하는데, 오크의 입장으로 보자면 보이지도 않는 신의 존재를 맹신하고 자신들이 살아가는 자연을 우습게 여기는 인간들이 너무나도 이해가 되지 않았다.

여러가지 각도로 봐도 보이지도 않는 먼 곳에서 자기 마음대로 회수가 가능한 신성력 딸랑 하나 내주고 자신을 섬기라는 신보단 자신들을 위해 모든것을 품어주는 어머니 대지쪽을 섬기고 이해하는 것이 현실적, 물질적인 입장으로 봐도 이득이였기 때문이다.

산책같은 행보를 이어가는 오크, 제카쿰은 이토록 자신들과 이해 관계가 다른 인간들의 모습에 거부감이 느껴졌지만, 이 또한 인간들의 문화라면 존중하고 이해하도록 노력하기로 하였다.

자신들의 입장에선 이해가 안되고 경악할만한 문화라 할지언정, 이쪽의 입장만으로 다른 종족의 문화를 하찮게 여기거나 파괴하는 것은 강간, 살인보다 질이 나쁜, 지성체가 저지를 수 있는 최악의 폭력 행위였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해는 이해, 전쟁은 전쟁이다. 아무리 나라 해도 이쪽의 얘기를 듣지 않고 무조건 칼을 휘두르는 상대에겐 조금 화가 나는군."

자신의 소중한 수하들이 허무하게 죽어나가도 꿋꿋하게 참아왔던 제카쿰이였지만, 서로를 이해하고자 하는 자신의 노력을 짓뭉개고 끝까지 칼을 손에서 때지 않는 인간들의 모습에 처음으로 분노한 표정을 지은 그는 조금 속도를 올리다가 마침 다른 지역보다 땅의 정령들이 득세하는 영역으로 들어서게 되자 수많은 땅의 정령들이 자신들의 몸을 이루는 바윗덩어리를 휘두르며 제카쿰을 공격해왔다.

후웅!

하급 정령들이 대다수지만, 바위로 이루어진 주먹을 정통으로 얻어맞는다면 인간의 두개골은 간단히 파괴될만큼 강력한 물리력이었지만, 제카쿰이 어깨에 짊어진 단조롭게 생긴 배틀액스를 아래에서 위로 가볍게 휘두르자 그곳을 중심으로 끝없이 소용돌이치는 유형화된 거대한 일자형 충격파가 폭풍처럼 주변의 모든것을 파괴하며 쏘아져 나갔다.

콰드드드득!

충격파에 휩쓸린 땅의 정령들은 순식간에 먼지 단위로 분해되어 사라졌고, 땅은 마치 공룡 크기의 동물들이 싸웠다 해도 믿겨질 정도로 날카롭게 할퀸것같은 날카로운 상흔들이 난무하였다.

단 한번의 휘두름으로 수많은 땅의 정령들뿐만 아니라 뒤죽박죽으로 높낮이가 다르던 땅의 크기까지 하향 평준화시킨 그는 실망스럽다는 듯이 고개를 내저으며 도끼를 내던졌다.

"후우……. 역시 힘을 억제해도 이 정도가 한계인가. 번거로워도 맨손으로 싸워야겠군."

마음만 먹는다면 지금의 것보다 최소 몇배 이상의 범위와 파괴력을 가진 충격파를 날릴 수 있지만, 그랬다간 자연이 너무나도 많이 훼손되기 때문에 지금까지 힘을 억제해오던 제카쿰은 지금처럼 다수가 공격해와도 힘을 억제하여 하나씩 처리하기로 마음 먹었다.

가로로 충격파를 만들면 범위가 너무 넓어 아군이 휩쓸리거나 숲을 파괴할 우려가 있기에 그것도 문제가 있었다.

모든 생명체는 각자의 방식으로 자연의 일부분을 훼손하며 살아가지만, 각자 다른 방식으로 자연의 회복을 돕거나 스스로 억제하기 때문에 어느정도의 자연 훼손은 어쩔 수 없는 순리라 생각해왔으나 싸움으로 인해 벌어지는 자연의 훼손은 어떠한 이득도 없다는 가치관을 지닌 그로선 맨손으로 하나씩 땅의 정령들을 파괴하는게 최선의 방법이였던 것이다.

한편, 다른쪽에도 상위급 실력을 지닌 클랜들이 본격적으로 활약을 하면서 땅의 정령들이 빠르게 정리되어 갔지만, 요새 위에 있던 인간들은 별로 당황스러워하는 기색은 보이지 않았다.

"과연. 이 땅의 몬스터 놈들은 다른 곳의 몬스터들보다 실력이 뛰어나군. 하지만 우리들의 계책이 겨우 그거 하나라고 생각하지 마라! 시작은 지금부터니까!"

요새의 사령관격인 중년의 여기사는 옆에 있던 병사들에게 턱짓으로 어딘가를 가리키자 병사들은 일사분란하게 성벽 위의 타종을 다섯번씩 치는 것을 반복하였다.

"우리들의 차례가 온것 같군요. 자매님들."

그러자 타종의 신호에 발맞춰 모이는 이들이 있었다.

일반적인 수녀복을 활동하기 쉽게 치마 길이를 짧게 하고 차이나 드레스처럼 옆트임하여 개량한 전투 수녀복으로 통일된 성직자들이 일사분란하게 움직였고, 원형으로 다양각색의 성물들을 내려놓기 시작하였다.

땡그랑!

"아앗!"

그 때, 그 와중에 이질적인 목소리가 비명을 지르며 성물을 떨어뜨리는 소리가 울려퍼졌다.

"죄…죄송합니다!"

이제 막 소년티를 벗은 유약한 인상의 청년이 발을 헛디뎠는지 넘어져버린 것이다.

"로한 견습 사제! 한시가 급합니다! 사죄는 자신의 일을 모두 마친 후에 하세요!"

"아, 예! 죄송합니다!"

로한이라 불린 청년은 후다닥 성물을 짊어지고 자신의 위치로 움직였지만, 약간 여성스러움이 느껴지는 펑퍼짐한 사제복 너머로도 보이는 가녀린 팔다리의 소유자였기에 끙끙대면서 다른 성직자들보다 늦게 제자리로 갈 수 있었다.

"정말이지 남자가 무슨 성직자를 하겠다고……."

"보살피는것도 하루 이틀이여야지……."

로한의 어리버리한 행동에 다른 사제들은 모두 한숨을 내쉬며 못마땅한 표정을 지어보였다.

이들은 광명의 신이자 어둠을 불태우는 신, 리모라의 신도들로, 사악한 몬스터들을 몰아내기 위하여 -당연히 로카스트 왕실과 거래가 있었다- 신력이 뛰어난 신도들과 그녀들을 도울 견습 사제, 혹은 일꾼들을 파견하였다.

문제는 디엔이 설정한 재능 비율 9:1의 영향으로 남자들은 절대 신성력을 사용할 수 없도록 되어 있는데, 이 부분의 대한 설명은 나중에 하고 본내용에만 집중하자면 로한은 성직자가 될 수 없음에도 불구하고 견습 사제로 들어왔다는 것이다.

일부 몇몇의 남성들은 성직자는 최소한 기본적인 인권뿐만 아니라 사회적 위치에 오를 수 있다는 점을 생각해 견습 사제로 들어오는 경우가 있었는데, 그렇게 되면 게임내 남성 NPC들의 대다수가 성직자로 가버리는 경우가 있기에 시스템적으로 여성들만 신성력을 사용하게 만들었다.

그렇기에 로한뿐만 아니라 남성 견습 사제는 일꾼이나 마찬가지인 대우를 받을 수 밖에 없었고, 남성의 인권이 낮다보니 자연스래 도태되어 따돌림을 받을 수 밖에 없게 되었다.

"모두 정숙하세요."

그 때, 다른 수녀들과 달리 티끌하나 묻어있지 않는 순백의 수녀복과 베일 아래로 치렁치렁 내려오는 백금발과 인형처럼 하얀 피부에 자연스럽게 날이 서있는 이목구비를 가진 젊은 미인이 기품있는 목소리와 함께 등장하였다.

"신앙을 구하는데 성별의 차이는 필요없는 법입니다. 중요한것은 신을 믿고 봉사하고자 하는 마음이지요. 자매님들께서는 좀 더 너그러운 마음을 기르시기 바랍니다."

금빛 눈동자로 부드럽게 추궁하듯 노려보자 로한을 험담하던 성직자들은 입을 다물었다.

'아아…샤리엔 시스터…….'

로한은 리모라 교단의 차기 교주 후보이자 추기경이기도 한 샤리엔의 모습을 선망어린 눈빛으로 올려보았다.

자신과 같은 평민의 몸으로 뛰어난 신앙심을 바탕으로 한 강력한 신성력과 적을 만들지 않고 오히려 자신을 적대하는 이들조차 감화시키는 온화한 성품의 소유자인 샤리엔은 그야말로 선망의 대상으로만 여기고 대화를 커녕 눈조차 마주치지 못할 정도로 아름다우며 기품있는 성직자였기에 로한은 그런 그녀가 자신을 위해 옹호해줬다는게 믿기기 어려울 정도로 기뻤다.

'이익! 지…진정해!'

샤리엔의 아름다운 모습을 보고 있자니 갑자기 아랫도리에 힘이 들어가려 하자 재빨리 진정시키려 하였지만, 그녀의 목소리와 모습을 가까이서 보고들었다는 것만으로도 갓 성인식을 마친 혈기넘치는 청년에겐 참는것만으로도 고역이었다.

로한은 자신을 옹호해준 샤리엔에게 음심을 품은것을 참회하며 속으로 기도문을 읊어 가까스로 진정할 수 있었다.

"자, 우리들이 이러고 있는 사이 사악한 몬스터들이 다가오고 있습니다. 모두들 집중하고 기도문을 외우세요."

샤리엔은 생각보다 시간이 지체되자 기도문을 외우도록 지시하였고, 그녀의 신호에 모든 사제들은 자신의 앞에 성물의 능력과 함께 기도문을 외우기 시작하자 그녀들의 위쪽을 지나고 있던 거대한 구름의 중앙이 원형으로 뚫려지더니 빛의 기둥이 하나둘씩 내려와 기도를 하고 있는 사제들의 몸을 감쌓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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