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124화 (124/17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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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으로의 일정:

1. 전쟁전에 모렌카린과 셰라하디 조교 완료하고 인간들과의 전쟁에서 전력으로 사용할 예정.

2. 이번 전쟁에서 트와일라잇 엑스 클랜의 저력을 보여주면서 여러분과 디엔에게 '아놔 ㅅㅂ 저걸 어떻게 잡음?' 이라는 절망감 선사.

3. 전쟁 후, 수녀님들 헉헉퍽퍽 해주시고 완벽한 복종 선언 후에 자잘한 에피소드 몇개 남기시고 블러디 바이퍼 복귀.

일단 성직자들을 냠냠 해주시는건 기본 베이스로 까는데 수녀님들만 잡숴주시면 님들이 심심해 해주실테니 고귀한 여기사들을 능욕하는게 어떨까 싶었지만...

"크아아악! 그놈의 공주기사 뽕빨물 때문에 기사 능욕물은 땡기지가 않아아아악!"

분명 고귀함, 기품으로 무장된 기사들을 능욕하는건 나쁘지 않은 설정입니다.

그런데 일본 판타지쪽 야애니 만화에서는 툭하면 '공주기사 xxx' '엘프기사 xxx' 를 싸재끼니 메리트가 안 살아요!

능욕할 맛이 나는 판타지쪽 직업군을 리플로 소개(소수 취향이라도 필만 꽂힌다면 얼마든지 ok)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잠깐. 문제는 그가 인간이라는 것입니다. 인간을 공격하려는 지금, 인간이 등장한다는 것은 의심해봐야 할 일 아닙니까?"

리벨리오나는 호천적이던 카니아를 부하로 만든 디엔이 마음에 안든다는 듯이 태클을 걸었지만, 이정도 태클은 이미 예상한 수준이였기 때문에 디엔이 뭐라 대답하려는 순간, 베쿨락이 먼저 나서며 입을 열었다.

"그쪽의 말도 이해는 하지만 내가 인간이였다면 차라리 조용히 숨어있다가 인간들에게 우리들의 소식을 알렸겠지. 저 녀석이 첩자라고 가정한다면 세계 최고의 바보 스파이라는 셈이지. 쿠하하하!"

오우거답지 않게 논리정론하고 자신이 말하려던 대사를 그대로 읊어내리자 놀란 눈빛으로 변한 디엔의 모습에 그가 피식 웃으며 입을 열었다.

"왜? 오우거가 이렇게 말을 잘 하니 놀랍나? 인간들은 잘 모르지만 오우거들의 머리는 그다지 나쁜편이 아니야. 그냥 적과 싸우는데 입아프게 입을 놀릴 생각을 안하는 것 뿐이지. 당장 나같아도 적과 싸울땐 몸속에 내재된 야수성에 몸을 맡겨버리지. 오우거들이 '크워어어~ 나! 너 죽인다!' 하면서 공격하는건 별거 없어. 그냥 대화하기 귀찮으니 잠차고 죽으라는 야수성이 가진 귀찮음의 표현일 뿐이야."

베쿨락은 마지막으로 '크하!' 라며 거친 웃음소리를 끝으로 대화를 마무리 지었고, 생각보다 똑똑한 몬스터들이 많다는 것을 깨닫은 디엔은 최대한 말조심을 하기로 하면서 입을 열었다.

"제가 할 대사를 해주시니 고맙군요. 지금까지는 제가 인간이라는 것을 밝히지 않기 위해 최대한 조심스럽게 세력을 넓혔는데 이번 기회에 당당하게 하나의 클랜으로 인정받고자 합니다. 이번 족장 회의를 소집하신 제카쿰님께서 인정을 못하겠다면 이대로 돌아가겠습니다."

자신감 넘치는 목소리와 미소로 자신을 인정해달라는 듯이 쳐다보는 디엔의 모습에 제카쿰은 잠시 눈을 감으며 무언가를 생각하기 시작하였다.

'행동은 과격하지만 그것 또한 지금의 상황을 만들기 위한 계산이 분명하다. 두드러진 폭력성과 그 안에 내재된 인간의 약삭빠른 계산이 혼합된 타입이군. 원래라면 내가 가장 싫어하는 부류이긴 하지만…….'

제카쿰이 가장 싫어하는 부류는 두 종류다. 하나는 무조건 폭력으로 해결하는 야만인. 두번째는 속이 깊으나 자신의 이득만을 생각하는 이기주의자.

디엔은 그것을 반반씩 섞은듯한 인물이다. 하지만, 그 뿐만 아니라 다른 클랜장들도 비슷한 성향이 많았고, 그를 인정하지 못한다는 것은 그와 비슷한 성격의 클랜장들까지 인정하지 못한다는 과격한 발언이 될 수 있다.

게다가 자신의 후계자는 양자이긴 하지만 태생이 인간인 네이드로 점찍어 두었기 때문에 이번 기회에 최초의 인간 클랜장을 알리면서 인간도 클랜장이 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 후, 네이드에게 족장 자리를 넘겨주면 거기에 대한 반발이 덜 할 것이 분명하다는 계산도 들어가 있었다.

'굳이 여기서 분란을 만들 필요는 없겠지.'

"그러고보니 클랜의 이름을 듣지 못했군."

"데드 스컬입니다."

"데드 스컬의 디엔. 종족은 다르지만 한 명의 클랜장으로서 인정하겠네. 하지만, 인간이라는 패널티로 인해 여러가지 불이익이 가해질 수 있다는 것을 알아두시게."

"그걸 극복하기 위해 이번 전쟁에 참여하고자 하는 것입니다. 클랜의 이름 그대로, 인간들의 머리들을 여러분께 선물해드리지요."

마치 인간들을 이종족처럼 말하는 자신의 모습과 전쟁에서 확실하게 적들을 죽이는 모습을 보여주면 하나의 클랜장으로서 인정받을 수 있게 되고, 그렇게 된다면 공개적으로 세력 확장을 할 수 있는 하나의 세력이 된다.

상식적으로 생각해봤을때 지금 가지고 있는 암컷들만으로도 충분히 클랜원의 숫자를 늘일 수 있고, 압도적인 군세로 세력을 확장할 수 있다.

하지만, 만에 하나라도 자신이 인간이라는게 들통난다면 당연히 인간을 향한 적개심이 강한 몬스터들은 합심을 하여 디엔을 공격할 것이 분명하기에 지금의 기회를 이용하여 인간이면서도 인간들을 죽이는, 자신들과 같은 하나의 클랜이라는 인식을 박아주기 위해 지금까지 연극을 행한 것이다.

"끄…끄으응……."

"카니아, 기절시켜."

"옛."

콰앙!

"쿠엑!"

마침 자신이 기절시킨 오우거 클랜장이 일어나려 하자 카니아가 양 손을 모아 오우거의 뒤통수를 후려쳤고, 그 충격에 의해 또다시 기절하고 말았다.

"간신히 진정시켰는데 여기서 난리를 치면 난장판이 될거 아닙니까? 양해 부탁합니다. 하하핫~"

"키캬캬캬~!"

"푸하하하~!"

굳이 오우거를 다시 한번 기절시킨 이유는 그가 일어나면 1:1로 대결을 벌여야 하기 때문이다.

아무리 힘이 강하더라도 갑자기 뒤에서 가해오는 힘에는 제대로 힘을 쓰지 못해 어? 하는 사이에 몸이 밀리고 만다. 못믿겠다면 길가다 떡대 좋은 운동선수, 보디빌더의 몸을 뒤에서 힘껏 밀어봐라. 그냥 쭈욱 밀려나간다. 물론, 변명거리는 알아서 제각각 만들어둔 다음 실행하자. 그렇지 않으면 뒷일은 책임 못진다.

디엔은 그 방심을 이용한 기습 공격이었지만, 단 두방에 오우거를 기절시켰다는 타이틀을 얻게 되었다.

그런데 정신을 차리고 자신이 공격당했다는 분노가 더해진 오우거와 1:1로 싸운다면?

이기긴 이겨도 방금전과 같은 임팩트를 내기는 절대 무리이리라.

솔직히 운이 어느정도 작용한 면도 있다. 턱을 쳐도 기절하지 않는 구조였다면 아마 지금쯤 난장판이 되었을 것이 분명하다.

쿠웅-

마치 하나의 꽁트같은 장면에 다른 클랜장들도 웃어보였고, 제카쿰은 한 숨을 내쉬며 발을 살짝 구르며 웃음을 진정시켰다.

"예상치 못한 일이 생겼지만 회의를 시작하겠소.."

모두들 웃음을 멈추고 자신에게 집중하자 이번 족장 회의를 소집한 이유에 대해서 대답하였다.

"이번에 족장 회의를 소집한 이유는, 이번 기회를 이용해 인간들과 교류하고자 하기 위함이오."

"!?"

"인간과 교류를?"

웅성 웅성--

예상치 못한 충격 발언에 디엔도 뻥찐 얼굴이 되어버렸다.

'뭐? 지금 몬스터들이 인간들이랑 대화로 지금의 문제를 해결하겠다 이거야? 저거 진짜 오크 맞어?'

평화주의자라는 것은 알고 있었지만 선제 공격해온 인간들에게 먼저 손을 내밀며 대화를 하겠다는 제카쿰의 선언에 가장 반발한 것은 호천적인 클랜장들이었다.

"무슨 말도 안되는 소릴! 저 놈들은 우릴 몬스터라 부르며 보는 족족 칼부터 꺼내는 놈들이라고!"

"맞아! 놈들은 우리를 괴물로 보고 있다!"

"인간 놈들과 대화라니! 우리가 이딴 헛소리를 들으려고 온줄 아는거냐!"

격식따윈 없는 말투로 제카쿰을 비난하는 분위기가 터져나왔으나, 그가 눈을 감자 천막 내부에 무형의 기운이 강하게 내리누르는게 느껴졌다.

과거, 루이네가 자신을 짓눌렀던 기세가 단순하고 강압적으로 찍어누르는 것이였다면, 그는 놀랍게도 의지로 마나를 조종해 억누르는것이 아니라 부드럽게 감돌도록 하면서 흥분을 진정시켰다.

만약 디엔이 마나를 사용할 수 있었다면 그의 경지에 눈이 희둥그래졌을 것이다.

상대방을 마나의 기세를 이용해 짓누르는건 아무나 할 수 있지만, 흥분을 진정시킬 수 있도록 유연하게 사용할 수 있는 것은 마이스터들 중에서도 최고라 손꼽히는 이들도 간신히 성공시킬 수 있는 고난이도의 기술이였기 때문이다.

아니, 사용할 수 있다 하더라도 물리적인 형태의 무력으로만 사용해야 한다는 고정관념을 가지고 있기에 제카쿰처럼 사용할 수 있는 이들은 인간들 중에선 전무할 것이다.

폭력적이며 야만스럽고 추잡한 몬스터라고 비웃는 오크가 마이스터조차 고개를 들어야 하는 까마득한 경지에 오른것도 모자라 평화적인 방법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깨우쳤다는 것을 인간들이 알게 된다면 어떤 표정을 지을지 궁금해질 정도였다.

"이대로 가면 아무런 이유없이 서로를 죽이는게 당연시 될 정도로 사태가 악화되고 말테지……. 나는 이 자리를 빌어 인간들과 교류를 통해 평화적인 방법으로 이 사태를 해결하고자 노력할 것을 밝히기 위해 족장 회의를 소집한 것이오."

"……."

"……."

설마 제카쿰이 모이라고 한 이유가 이런 것이라곤 예상치 못한 대다수의 클랜장들은 충격을 받은 표정이었고, 거기에는 디엔도 섞여 있었다.

문득, 이 상황을 이용해 자신을 향한 우호적인 시선을 만들기 위해야 한다고 생각한 디엔이 손을 들며 박차듯이 일어섰다.

"정말로 그게 되리라 생각하십니까?"

"자네도 인간이지만 우리와 함께 있지 않은가."

"인간들은 남자를 천하게 여기고 노예나 다름없는 생활을 강요하고 있기에 남자로서 태어나 온갖 고난에 분노한 저는 스스로 인간임을 버리고 그들을 응징하고자 세력을 키운겁니다! 나뿐만이 아니라 여기 있는 모든 이들도 빌어먹을 인간놈들을 죽여버리고자 모인게 아닙니까!"

대부분의 몬스터들도 인간 사회에서 남자들의 사회적 지위가 낮다는 것을 알고 있었기에 분노어린 디엔의 음성에 어째서 인간이 인간을 버리고 클랜을 이루었는지 의문이 해결된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원래는 나중에 써먹어야 할 거짓 설정이었지만, 분노하듯 항의하며 자연스래 자신의 과거사를 털어놓으면서 어째서 자신이 인간을 증오하는지 모든 이들에게 이해시켜준 디엔은 자신을 향한 적의어린 시선이 많이 희석되었지만, 인간이라는 것은 절대 변하지 않기에 이들의 눈을 완벽하게 바꾸는 것은 애당초 포기한 상황이었기에 그 점에 대해선 그다지 신경쓰지 않았다.

몬스터인 오크가 인간들과의 화합을 위하고, 인간이 공격해온 인간들을 모조리 죽여버려야 한다는 언밸런스한 상황.

하지만, 제카쿰의 표정은 매우 진중하며 자신의 주장을 번복하지 않았다.

"어째서 우리가 인간들과 싸워야 하는지 알고 있나? 그것은 서로를 이해하지 못하였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우리들과 인간들은 이해하기 위해 서로 노력하지 않았고, 그 결과가 이거다. 서로를 죽이기 위해 모이고, 슬픔을 만들고 또다시 증오를 불러세우지. 나는 이 악순환을 끊고자 하는 것이네."

확고함이 느껴지는 눈동자.

한 치의 흔들림도 없는 목소리.

제카쿰은 정말로 인간들과의 교류를 원하고 있는 것이다.

더이상 그와 말다툼을 해봤자 괜히 밉보일 수 있다고 생각한 디엔은 아직 큰목소리를 외칠 시기가 아니기에 마지막 한마디를 말한 후 조용히 앉았다.

"제가 인간이라는 이유로 교류 사절로 이용해먹히는건 사양입니다. 저는 인간들을 죽이고자 온것이지, 그 년들과 대화하기 위해 온 것이 아니니까요."

괜히 전면으로 나섰다가 얼굴이라도 밝혀져 블러디 바이퍼의 정보통에 들어가면 엄청나게 일이 복잡해질 것이 분명하기에 사전에 외교 사절직을 거부하고자 하였다.

일단 중소규모의 클랜들은 제대로 목소리를 내지 못하였으나, 제카쿰보다 세력이 작지만 나름 대형 클랜장들은 큰 목소리를 내고 있었다.

대부분은 인간들과 대화를 할 가치가 없다, 잔꾀가 많은 인간들이 우리를 속일 것이라고 반박하였으나, 제카쿰은 다른 이들의 목소리에 휩쓸리지 않고 꿋꿋하게 자신의 이상을 관철하였다.

힘으로 찍어누른다면 이야기는 더욱 쉬워지겠지만, 자신의 이상, 주장을 다른 가치관을 가진 상대방에게 강압적으로 받아들이길 요구하는 것은 폭력 중에서도 가장 혐오스런 악惡이라고 믿는 그는 설득을 우선시하며 조금도 강압적인 태도를 가지지 않았다.

결국, 오랜 시간동안 토론을 한 결과, 트와일라잇 엑스 클랜이 책임지고 인간 토벌대와 교류의 창을 열기로 하였고, 그때까지는 다른 클랜들은 군사적 행동을 자제한다는 약속을 받아내었다.

단, 교섭 도중에 인간들이 선제 공격을 한다면 이 약속은 무효화가 되며 곧바로 전쟁을 개시하겠다는 말과 함께 적의 공격 소식이 들리면 어디로 모일지 정한 후에야 해산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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