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115화 (115/17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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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여자 악마들의 꼬리, 날개, 뿔들의 모습에 악마들은 모두 후배위를 원하는게 아닐까 생각해었습니다

딱 후배위를 하기 좋게 손잡이들이 다닥다닥 붙어있다고 생각하는 제가 너무 막장인가효?

근데 아무리 좋게보려 해도 후배위 할때 딱 잡기 좋아보이는걸 어떻게 해...

이상이 제가 가진 악마에 대한 고정관념이었습니다.

갑자기 이런 명언이 떠오르네요.

'사람은 자신이 보고 싶은것만 본다'짜아악! 털썩!

골반 위쪽에 위치한 꼬리가 붙잡힌채 속수무책으로 엉덩이를 맞던 모렌카린의 몸이 거칠게 땅으로 내팽개쳐졌다.

"하아…하으윽……."

"키하하하!"

"크키킥!"

엉덩이가 위로 올라간 자세로 쓰러진 모렌카린은 쓰라리다 못해 금방이라도 피가 터져나올것처럼 아픈 엉덩이보다 자신의 꼴사나운 모습을 비웃는 몬스터들의 웃음소리가 너무나도 치욕적이였다.

'내가…내가 저런 하급 몬스터들 따위 앞에서 이런 치욕을……! 용서 못해……! 절대로 용서 못해!'

그렇게 부하들에게 '꼬리' 의 사용법을 알려주었으니 다음은 날개의 사용법을 알려주겠다고 말하려던 찰나, 치욕감에 치를 떠는 그녀의 모습을 기대하던 디엔은 아무것도 하지 않고 조용히 무언가를 중얼거리는 행동에 왠지모를 불길함을 예감하였다.

후우우웅!!

언제나 불길한 예상은 정확히 맞아떨어지는 법인듯, 그녀를 중심으로 엄청난 돌풍이 불더니 지금까지 느껴보지 못한 강렬한 기세가 소용돌이치기 시작하였다.

-설마 본체를 강림시키려는건가!? 주군! 지금 당장 그녀를 죽여야 합니다! 그녀는 지금 마계에 있는 자신의 본채를 중간계로 현신시킬 생각입니다!-

이 세계에는 한가지 법칙이 존재한다. 타 차원에서 넘어온 존재를 죽이려면 그 존재가 사는 차원에서 죽여야만 확실하게 죽일 수 있다는 것이다.

아무리 중간계에서 타 차원의 악마들을 죽여봤자 악마들의 영혼은 자신의 고향으로 돌아가 중간계에서 죽은 힘만큼은 제외하고 부활한다는 뜻이다.

하지만, 악마나 천사들중에서 강대한 힘을 가진 이들은 강제로 법칙을 바꿔 마계에 남아있는 영혼을 불러 중간계의 주민으로서 살아갈 수 있는 기회를 얻게 된다.

문제는 신(정확히는 신들의 창조주)이 타 차원의 주민들이 이리저리 마음대로 주소 이전을 하면 차원의 균형이 무너질것을 염려하여 타 차원으로 본체가 강림할때 가지고 있는 힘의 10분의 9를 댓가로 타 차원의 주민이 될 수 있는 기회를 얻게되는데 아무리 머리가 회까닥한 악마들이라 하더라도 자신들의 힘이 10분의 1밖에 남지 않는다는데 누가 본체 강림을 하겠는가?

게다가 화신 형태로 타 차원의 주민으로서 강림하면 힘은 50%로 고정된다.

힘의 90%를 희생하고 타 차원의 주민이 되어 새로 수련하여 힘을 회복할 수 있지만, 힘이 곧 법이라는 마인드를 가지고 있는 악마들로선 당연히 50%로 고정된 화신으로서 지상계에 강림되길 원하였다.

참고로 이러한 법칙을 알아낸것은 중간계에서 자신의 세계를 만들겠다는 야망으로 불타오르던 마왕이 지상계에 본체로 강림하고 나서야 느낄 수 있게 되었다고 한다.

원래의 힘중 50%만 되어도 혼자의 힘으로 중간계를 정복할 수 있다고 생각했던 마왕은 자신의 오판에 마계에 있던 자신의 부하들을 화신으로 강림시켜야만 하였고, 그것이 마왕과 중간계의 자웅을 건 대전의 시작이었다.

어쨌든, 마왕으로부터 본체로 강림할때의 얘기를 들었던 모렌카린은 중간계에서 화신으로 싸울때 본체를 강림시키면 능력이 10%로 하락하고 말지만, 화신의 마력이 없어도 10%의 마력을 얻을 수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고, 뒤늦게 그 기억이 떠오른 그녀는 자신에게 치욕을 준 디엔을 죽이고자 엄청난 패널티를 감수하고 10%의 마력을 얻기 위해 본체를 부르기 시작한 것이다.

"흐우우아아아아아---!"

휘이이잉--!

"크윽!"

뭐가 뭔지 몰라도 원이 다급하게 죽이라고 소리친것도 있지만, 이대로 내버려두면 위험한 일이 벌어질거라고 생각한 디엔은 할버트로 베어내려 하였으나 몸이 밀어낼정도로 강렬한 강풍으로 인해 발이 끌리며 밀려나가기 시작하였다.

우당탕!

"키엑!"

"캭!"

디엔보다 힘이 약한 몬스터들은 강풍을 이기지 못하고 쓰러지는 경우도 허다할 정도로 강렬한 태풍!

그 때, 태풍 위쪽에 공간이 갈라지면서 붉은색의 원타형 빛무리가 모렌카린의 몸을 감쌓기 시작하였고, 빛의 기둥이 길게 이어질때마다 안에 있는 모렌카린의 존재감 또한 커져만 갔다.

"칫!"

퉁!

볼터를 꺼내 붉은색 빛 기둥안에 있는 모렌카린을 공격하였지만, 볼터의 화살은 빛기둥에 막혀 허무하게 나동그라졌다.

퍼엉!

그래도 조금이나마 공격하려던 찰나, 빛기둥이 사라지면서 마지막으로 강한 돌풍을 일으켰고, 본능적으로 고개를 돌리고 눈을 감은 디엔은 바람이 잠잠해지면서 조심스래 눈을 떠올리자 강렬한 기세를 퍼트리며 자신을 향해 죽일듯한 눈빛으로 노려보는 모렌카린의 모습을 발견할 수 있게 되었다.

"마계에서의 지위, 권한, 힘. 이 모든것을 네 놈을 죽이기 위해 포기했어. 너 하나를 죽이기 위해서!"

또깍- 또깍-

쿠웅! 콰득!

각선미를 살려주는 하이힐 끝부분이 돌바닥을 내리찍을때마다 구멍이 파이거나 균열이 퍼져나갔고, 동굴 전체가 흔들릴 정도의 충격을 가하였다.

"걱정마렴. 너는…지금까지 내가 알던 모든 고문 기술을 죽을때까지 맛보고 죽을 수 있게 할테니까. 네가 죽으면 너의 영혼을 잡아 한가닥, 한가닥씩 얇게 찢어줄께."

목소리는 사근사근하고 어린 아이를 다루는듯이 부드러웠지만, 그 안에 내재된 살기는 간접적으로 심약한 인간을 죽일 수 있는 정도로 강렬했다.

상대방의 기세를 읽는대 능숙한 디엔의 경험상 현재 그녀의 능력은 아트로팔의 척추보다 월등한 능력에 아트로팔의 척추는 머리가 멍청하고 생각이 거의 없는 반면, 모렌카린은 고위급 악마로서 온갖 전술에 능할 것이 분명하니 최소한 몇 배는 더 강력할 것이다.

하지만, 불행중 다행히도 그때와 달리 지금은 상황이 다르다.

-아이스 스피어! 헤이스트!-

-헤이스트 주문을 받았습니다-

-10분간 모든 행동이 2배로 빨라집니다-

쉬이익!

후방에서 더블 캐스팅을 시전한 원이 디엔에게 보조 마법을 걸면서 상대방에게 조금이나마 틈을 벌리도록 하기 위해 아이스 스피어 마법으로 모렌카린을 공격하였다.

꽈드드득!

허공에서 얼음이 창 형태로 구성되며 빠른 속도로 날라갔지만, 불길이 타오르는 채찍을 휘두르자 아이스 스피어는 간단하게 부숴지고 말았다.

하지만, 그 모습에 원은 그녀의 힘이 10%로 낮춰졌다는데 확신하였다.

-이런 공격에도 반격할 정도라면 엄청나게 약해져 있는 상태라는 뜻입니다! 후방에서 계속해서 지원하겠습니다!-

"전원! 후방에서 원을 보호해라! 진칼리! 샤쿠! 너희들은 나를 지원해!"

아주 약간의 틈 사이로 재빨리 명령을 하달한 디엔은 모든 부하 몬스터들이 원을 보호하기 위해 우르르 몰려가고 샤쿠와 진칼리만 앞으로 나섰다.

"크이익……. 젠장 젠장 젠장……!"

샤쿠는 자신이 눈을 마주칠 수 없는 강대한 존재인 발록의 눈빛에 겁먹은듯 다리를 후들거렸지만, 진칼리는 자신이 사용하는 시미터를 허공에 가르며 전의를 다졌다.

"혼자 죽기는 외로운가 보구나? 뭐, 어차피 내 치부를 본 너희들을 살려둘 의향따윈 없었으니까. 그럼 죽어."

쉬이익!

말이 끝나자마자 엄청난 속도로 휘둘려진 채찍이 샤쿠의 목을 향해 날라갔다.

"흐익!"

자신을 향해 날라오는 채찍의 모습에 자존심을 버리고 바닥을 뒹군 샤쿠였지만, 자존심을 버린 행동 덕분에 채찍은 그가 있었던 차리를 후려치며 돌아가자 그 사이에 진칼리와 디엔이 양쪽에서 달려나갔다.

"리프트 혼! 명계로부터의 전언!"

쩌적--

아트로팔의 척추를 사용하여 조금이라도 싸울 수 있는 전력을 늘리고자 명계로부터의 전언 스킬을 사용하자 모렌카린이 본체를 강림시킬때처럼 디엔의 주변에 허공에서 공간이 갈라지더니 십 수구의 좀비, 스켈레톤들이 튀어나왔다.

"저년을 공격해라!"

달가락- 달가락-

우우우--

디엔의 명령에 스켈레톤들은 턱뼈가 위아래로 움직이고 좀비들은 음울한 목소리로 모렌카린을 향해 달려들었다. 물론 좀비는 천천히 걸어가는 수준에 불과하지만.

현재 아쉬운대로 사용하는 투르바라 전사의 해골이 가진 매력은 73. 더 높은 매력을 가지면 어떤 언데드 몬스터들이 나올지 기대가 되었지만, 지금은 지금의 전력을 조금이라도 보강하는게 우선이었다.

"망자들의 찬송가!"

오오--오오오---

그가 스킬을 사용하자 오른쪽 해골이 입을 벌리며 귀신같은 낮고 소름끼치는 목소리로 성악가처럼 노래하기 시작하였고, 디엔의 눈에 아군 몬스터들의 주변에 작은 오오라가 생긴 것을 목격할 수 있었다.

"어리석네. 뭔가 수를 쓸거라곤 생각했지만 겨우 이정도였어? 겨우 이정도밖에 안 되는 인간이…감히…감히 나를……!"

있으나마나한 디엔의 수작에 겨우 이정도 인간에게 그런 치욕을 겪었다는게 너무나도 수치스러운 그녀는 분노를 터트리면서 디엔을 향해 발을 살짝 들어올려 힘있게 내리찍자 땅이 세로로 갈라지더니 화염이 터져나왔다. 

펑펑펑!

"우왓!?"

'젠장! 발구르기 한방에 이런 현상이……!'

깜짝놀라 재빨리 옆으로 몸을 구른 디엔은 화염에 휩쓸려 단번에 전멸한 언데드들의 모습에 그녀가 정말로 최상위 마족이라는 발록임이 분명하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샤앗!"

그 때, 디엔의 반대편에서 그녀를 향해 달려든 진칼리는 시미터를 휘두르며 모렌카린의 어깨를 베어내려 하였지만, 귀찮다는 듯이 팔꿈치로 시미터를 후려치자 엄청난 충격파가 진칼리의 몸을 휩쓸었다.

"키야악!"

팔꿈치를 휘두른 방향으로 나동그라진 진칼리는 단 한방에 그녀가 봉인되었던 석문 안으로 날라갔고, 어차피 자신이 챙기려 했던 보물들을 다시 회수할때 그를 죽이면 된다고 생각한 그녀는 진칼리의 공격으로 잠깐의 틈이 난 자신을 공격하고자 달려오는 디엔의 모습에 눈동자에서 불길이 토해졌다.

강렬한 살기나 적의를 묘사하는게 아니라 정말로 불이 화르륵 타고 있다!

"다시 한번 내게 무릎 꿇게 해주마!"

"편안히 죽을 생각을 버리게 해주지!"

카앙!

자신의 목을 향해 날라오는 할버트를 바스타드 소드로 가볍게 후려치자 설마 헤이스트로 두배로 빨라진 자신의 공격을 간단히 받아내리라곤 예상치 못했던 디엔의 몸이 그 충격을 이겨내지 못하며 크게 비틀리고 말았고, 그 사이에 하이힐로 복부를 걷어차자 그대로 몸이 날려져 동굴 벽에 부딪히고 말았다.

콰아아앙!

"커헉!"

몸이 반쯤 박혀들어갈 정도로 엄청난 충격을 받은 디엔은 각혈을 하였으나, 자신을 향해 오만하게 걸어오는 그녀의 모습에 힘을 주며 벽에 박힌 몸을 빼냈다.

'빌어먹을……. 힘의 차이가 명확하긴 하지만 이렇게까지 격차가 넓은줄은……!'

디엔의 특기는 강력한 힘으로 필살타를 날리는것이 아니라 계속해서 상대방을 공격해 자세, 방어를 무너뜨려 빈틈을 노리는 것이다.

물론, 무력의 차이가 월등한 장수들은 간단히 일격으로 처리하였는데 지금 이 상황은 자신이 적 무장을 일격에 무너뜨리는 상황이었다. 한가지 중요한 문제는 그 상황의 주인공이 바뀌었다는 점이다.

털썩!

"쿨럭! 쿨럭!"

몸을 빼내자마자 충격을 이기지 못하고 무릎을 꿇으며 피를 토하는 고통스러운 표정에 드디어 미소가 생긴 모렌카린은 그의 머리카락을 잡아들며 그의 턱에 묻어있는 피를 살짝 핥았다.

"하아아~ 지금까지 인간의 피를 마셨지만 이보다 더 감미로운 적은 없었어. 자, 이제부터 어떻게 요리해줄까? 마왕님에게 저항하던 인간 영웅들도 주지 못한 수치심을 안겨다준 너를 고문할 생각을 하니 너무 즐거워 미쳐버릴것만 같아~"

"크…크큭…아직…엉덩이를 맞은게…덜 아팠나…보군……. 다음…에는…좀 더…강하게 쳐주…지……."

"빠드득!"

자신의 살기에 조금도 두려워하지 않고 오히려 자신의 수치심을 자극하는 그의 모습에 이를 간 모렌카린이 손을 들어올리려는 순간, 수십개의 소형 아이스 미사일이 날라들어왔고, 그 것들을 모조리 채찍으로 후려쳐 떨어뜨린 모렌카린은 흥미로움과 살기가 섞인 눈빛으로 원을 노려보았다.

-주군에게서 떨어져라, 악마! 모두 돌진해라! 주군을 구해!-

"와아아앗!"

"어째서 너같은 존재가 인간을 주군으로 부르는지 몰라도 잘 됐네. 감히 마왕님의 행보를 방해한 너희들도 반드시 처단해야 했거든. 하지만."

그녀가 손을 휘두르자 반투명한 막이 나타났고 원의 명령에 달려들던 몬스터들은 그 막에 가로막혀 버렸다.

쾅! 쾅! 끄직 끄직-

"키엑! 뭐야?! 부셔지지가 않아!"

때리기도 하고 긁어보기도 하며 몬스터들은 자신들의 앞을 가로막는 막을 부수려 하였지만, 그 어떤 공격으로도 흠집하나 나지 않을정도로 견고하였다.

"너희들은 나중이야. 지금은 이 인간을 괴롭히지 않으면 속이 폭발해버릴것 같거든. 자아, 일단 멋진 흉터부터 내줄까?"

찌직--! 치이이익!

"크하아악!"

디엔의 머리카락을 잡아올려 화염이 일렁거리는 손톱을 세운 그녀는 관자놀이에서 턱 아래까지 대각선으로 길게 이어지도록 긁어내렸고, 네 줄기로 이어진 긴 상처에 불길이 치솟아 오르며 피가 솟구치기도 전에 상처가 지져졌다.

"흉터가 생기니까 조금 멋진데? 다음에는 어떤 곳을 멋지게 만들어줄까나아~?"

이처럼 10%의 힘으로도 간단히 처리할 수 있는 인간 따위에게 엄청난 수치를 받았다는 생각에 분노를 감추지 못한 그녀는 검지 손가락을 세우더니 디엔의 쇄골 사이에 박아넣었다.

푸욱! 치이이익---

"크헉! 크으으으!!"

쇄골 사이로 들어간 손가락을 중심으로 살이 타들어가는 고통에 고통어린 비명을 내질렀으나, 모렌카린은 그의 비명소리에 황홀감을 느끼는 표정으로 부르르 떨었다.

"아흐응~ 그 비명소리……. 나의 분노를 사그라지게 해줘……."

디엔이 고통스러워하는 비명을 지를때마다 분노대신 희열감이 가득차는 기분을 느낀 그녀는 그에게 최악의 절망감을 주기 위해 쇄골에서 빼낸 손가락을 그대로 그의 오른쪽 눈알을 향해 가져갔다.

"제기랄……!"

단번에 눈알을 찌르려는 것이 아니라 천천히 날카로운 손톱이 확대되어가는 공포를 맛보여주기 위해 천천히 움직인 모렌카린의 의도를 눈치챈 디엔은 어떻게든 벗어나려 하였지만, 지금의 그가 할 수 있는 것은 기적이 일어나길 기원하는 것 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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