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114화 (114/17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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콰앙! 쾅!

천지가 개벽할 것 같은 소리가 울려퍼지면서 던전 자체가 울리기 시작하였고, 그때마다 봉인의 문의 균열도 커져갔다.

"칫! 전원 전투 준비! 상대가 악마라 해도 겁먹을것 없다!"

디엔은 모든 가용 병력을 모아 봉인의 문 앞에 대기시켰고 혹시나 몰라 케사르는 물론, 원의 본체들을 모조리 이동시켜 후방에서 여러가지 마법을 준비하기 시작하였다.

전쟁에 승리하여 사기가 높아진 몬스터들이였지만, 문을 향해 가해지는 충격에 주눅이 든 표정들이다.

쿠우웅!

"크욱……!"

봉인 너머에서 느껴지는 충격파가 가진 크기와 위력에 디엔도 신음성을 흘리며 어금니를 깨물었다.

저만한 충격파가 봉인의 영향으로 축소된 수준이라면 현실적으로 봤을때 승률은 제로로도 모자라 마이너스로 치닫을 지경이다.

하지만 여기서 죽을 수 없다! 자신이 염원하던 임신 공장을 가동시켰다! 자신에게 복종하는 노예들도 생겼다! 밑바닥에서 시작하여 여기까지 기어올라왔다! 그런데 이렇게 갑작스럽게, 아무런 전조없이 끝난다고? 멸망한다고?

콰지직!

"그딴걸 인정할까보냐!"

마지막 충격파를 마지막으로 거의 완파된 돌문은 쿠르르 소리를 내며 무너졌고, 자욱한 흙먼지를 뚫고 나타난 악마는 디엔의 예상대로 여성체의 모습을 하고 있었다.

"후후훗. 알아서 먹잇감들이 몰려와주다니……. 너희들은 처음부터 끝까지 아~~주 마음에 드는걸?"

자신의 마기에 반응하여 몰려든 몬스터들의 모습에 기분좋은 미소를 자아낸 모렌카린은 마치 선심을 썼다는 듯, 교태로우며 달콤한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

"걱정마렴. 너희들의 영혼은 고이 간직해서 마계의 마물들에게 이식해 나의 애완동물로 만들어줄테니까. 그럼…응?"

자신의 살기에 굳어버린 몬스터들을 돌아보던 중에 익숙하면서도 증오스런 뭔가가 보이자 오랜 봉인동안 눈이 돌아버린게 아닐까 싶어 눈가를 매만진 그녀는 다시 한번 확인하였다.

"호오? 인간이네? 봉인 후에 몇년이 흘렀는지 모르겠지만 좀 색다른걸? 몬스터들이랑 인간이 같이 있……."

"네 년이 모렌카린이냐!"

인간과 몬스터가 같이 있다는데 흥미로워하면서도 첫번째로 눈에 띄인 인간을 가장 처참하게 죽여주겠다고 봉인 내에서 스스로 약속을 했었던 그녀는 살기를 피어오르려던 찰나, 디엔의 호통에 말이 끊기고 말았다.

"…뭐……?"

"네 년이 모렌카린이냐고 묻잖나! 봉인이 되더니 귓구멍까지 봉인됐냐!"

"……."

모렌카린은 잠시 고개를 올려 과거를 회상하였다.

마계의 데몬들중 상위의 먹이사슬을 자랑하는 발록.

자신은 발록 로드인 폭광의 아리아의 오른팔이자 모든 발록의 존경심은 물론, 하위 데몬들은 자신을 향해 감히 눈을 마주치지 못할 정도의 힘과 위엄을 지니고 있었다.

단지 문제라면 보물를 향한 탐욕이 일반 악마들보다 정도가 넘어설 정도였고 지상계에 강림하면서 본신의 능력이 반이 깍여나간 패널티로 인해 인간들의 함정에 빠져 봉인당하고 말았다는 것이다.

봉인 당하기전에는 아무리 강한 인간 영웅들이라 하더라도 자신과 마주치면 긴장을 하며 죽음을 각오해야만 했다.

그런데 지금까지 만나본 수많은 인간들중에서 자신에게 도발을 가하던 존재가 있었던가? 아니, 봉인의 영향으로 뇌에 이상이 없는게 확실하다면 결단코 없다고 볼 수 있다.

"너…죽고 싶은거냐?"

도발적이고 다른 악마들과 달리 음울하지 않고 쾌활한 성격의 모렌카린은 평상시와 달리 목소리가 내리깔리면 진심으로 분노하고 있다는 뜻으로, 그 때만큼은 발록 로드인 아리아도 그녀를 터치 못 할 정도로 광포해진다.

"하! 지금까지 내게 죽고 싶냐고 물었던 놈들은 하나같이 결말이 똑같았지. 네 눈앞에 있는 내가 바로 그 결과다!"

디엔은 필사적으로 상대방을 도발시키며 자기 자신과 주변 몬스터들을 고양시켰다.

이미 모든 부하들이 모렌카린의 위용에 기가 꺽인 상태, 이러한 상황에서 클랜의 수장인 자신까지 겁먹고 있다면 100% 확률로 패배하고 말기에 스스로를 세뇌하듯 고양시키고자 그녀를 도발시킨 것이다.

"그래, 알겠어. 아무래도 요즘 인간들은 자살하고 싶다는 말을 그런식으로 하나 보구나? 몇백년이 흘렀는지 몰라도 내가 봉인된동안 참 재밌는 자살 문화가 생겼나 보네? 하지만, 자살도 상대를 봐가면서 구걸하렴."

그녀가 채찍을 내리치고자 팔을 들어올리자 디엔은 재빨리 새로 얻은 능력을 개방하였다.

"리프트 혼! 본 크리쳐!"

촤라라라락!

아트로팔의 척추를 얻으면서 생겨난 3개의 뿔 중 가운대 뿔의 능력인 본 크리쳐를 사용하자 척추에서 뼈가 튀어나오더니 빠르게 펴져 몸 전체를 가렸고, 본 크리쳐를 사용했을때 얼마큼의 추가 방어력과 공격력을 얻을 수 있는 확인하기도 전에 자신의 어깨를 내리치기 위해 잔상만 남기며 빠르게 내려치는 채찍을 피해야만 하였다.

쩌어억!

벽돌을 반으로 갈라내는 엄청난 위력이었지만, 디엔은 굳어만 있으면 아무것도 되지 않는다고 생각하며 채찍이 회수되기 전에 몸을 낮추며 빠르게 달려나갔다.

고위 악마인 모렌카린에게 일격을 먹인 후, 부하들에게 돌격 명령을 내려 숫적으로 압도해 찍어누른다.

그것이 달려나가는 디엔의 머릿속에 존재하는 유일한 계책이었다.

"흥."

자신의 공격을 피하며 달려드는 디엔의 모습에 피식 웃음을 지어보인 모렌카린은 채찍을 회수하기 위해 팔을 들어보인 순간, 온 몸이 지끈거리는 충격에 움찔거렸다.

"큭!?"

'아차! 마력을 모두 소모시킨 부작용이……! 여유를 부리지 말고 정기를 흡수했어야 했는데!'

느슨해졌다고 생각한 봉인이 생각보다 단단하여 과도하게 마나를 쏟아부은 그녀는 마나 고갈로 인해 빨리 정기를 흡수하여 마나로 변환시키던가 해야만 하였는데 증오하던 인간에게 눈이 팔려, 그것도 상대방의 도발에 어이가 없어 시간을 준게 화근이었다.

인간이라면 마나 고갈은 잠시 기절한다던가 심하면 사망에 이를 수 있지만, 마족은 힘의 근원이 사라진 영향으로 회복되기 전까진 인간보다 못한 패널티를 가지게 되고 만다.

'일단 이 녀석이라도……!'

일단 자신을 향해 달려오는 디엔의 정기를 흡수하고자 손을 뻗어 최후의 힘을 짜냈지만, 아쉽게도 드레인 계열 공격에 면역인 그에겐 주먹질보다 못한 공격이었다.

"어…어째서 흡수가……!"

퍼억!

"커흑!"

"어…맞았…다……?"

자신을 향해 손을 뻗길래 뭔가 있겠다 싶어 몸을 낮추고 몸으로 밀어붙여 주문을 방해하겠다는 심보로 달려들던 디엔은 자신의 숄더 어택에 얻어맞은 모렌카린이 신음성을 흘리며 나동그라지자 이게 뭔 일인가 싶어 오히려 당황하게 되었다.

"우와앗! 주군께서 악마를 한방에 처리하셨다!"

"만세!"

사정을 모르는 몬스터들은 디엔의 능력으로 벌어진 일이라고 생각하며 쓰러진 악마와 어리둥절해하는 디엔을 향해 환호하였고, 설마 발록이 이렇게나 허무하게 당하리라 예상치 못했던 원도 어이없다는 웃음을 지어보일 뿐이었다.

-주군은 정말로 이 세계의 법칙을 바꿀 운명의 소유자란 말인가?-

다음에는 드래곤을 때려잡아도 놀라지 않을 자신이 있노라고 원이 속으로 다짐하고 있을 무렵, 어째서인지 몰라도 능력이 약해진 모렌카린의 모습에 용기백배해진 디엔은 그녀의 복부를 걷어차며 웃어보였다.

"카하하하하핫! 우리 악마님께서 벌레처럼 이게 무슨 일이신가~?"

"이…개같은…크헉! 쿨럭! 쿨럭!"

몸을 세워 두 팔로 힘겹게 일어서려던 찰나, 디엔의 발이 그녀의 옆구리를 강하게 짓밟았고, 그 충격으로 모렌카린은 고통어린 헛기침을 뱉어야 했다.

"우와아아아!"

자신들의 주군이 한번 발길질할때마다 무력하게 고통스러워하는 악마의 모습에 그녀의 존재감에 억눌리면서도 그 존재감을 짓밟는 자신을 향해 더더욱 환호한 부하 몬스터들의 모습에 마침 좋은 생각이 났는지 '디센트 혼' 을 나지막히 중얼거리자 뼈 갑옷도 사라지면서 원래의 모습으로 돌아오게 되었다.

그러더니 그녀의 뒤를 점해 있으나마나한 치마 아래의 팬티를 거칠게 뜯어낸 디엔은 자신의 바지춤을 풀어내렸다.

"무…무슨 짓을 하려는거야!"

"무슨 짓이긴? 남자가 암컷으로부터 승리를 쟁취했다면 당연히 그 증거를 받아야 하지 않겠어?"

"시…싫어엇!"

대부분의 마족들이 고개를 숙이며 자신의 존재감에 두려움과 찬양을 보낼 정도로 강대한 발록인 자신이 겨우 한낯 인간에게 강간당한다는 위기감에 그녀는 이성을 잃으며 비명을 지르며 발버둥 쳤지만, 디엔은 아랑곳하지 않고 그녀의 허리를 등으로 찍어 누르며 부하들을 향해 입을 열었다.

"내가 젠탈락인들이 남자의 노예가 되기 위해 태어난 종족이라 했다! 그 이유는!"

"다루기 쉽게 '손잡이' 가 나 있기 때문입니다!"

자신의 사상에 물든 부하들의 이구동성에 씨익 미소를 지어보인 디엔은 다시 입을 열었다.

"하지만, 나는 젠탈락인보다 더더욱 노예가 되기 위해 태어난 종족들은 마족들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봐라! 머리의 손잡이! 등의 손잡이! 엉덩이에 달린 손잡이! 세상에 이토록 다루기 쉽도록 손잡이들이 달고 태어난 종족들이 어디에 있단 말인가!"

"이건 마족들의 긍지다! 어디서 그딴 헛소리를 지껄이는거…카학!"

마족 전체를 모욕하는 그의 주장에 반발하려던 순간, 양쪽으로 나 있던 뿔을 크게 잡아당기자 목이 심하게 뒤쪽으로 꺽여져 나갔고, 목뼈가 부러지진 않았지만 그에 준하는 충격으로 비명을 지르고 말았다.

"입닥치시지, 노예 종족! 모두 집중해라! 예상치 못한 일이긴 하지만 지금부터 내가 올바른 마족 사용법을 보여주겠다!"

"주…죽여버리겠어……. 죽여버리겠어……!"

이성을 잃을 정도의 수치심에 이를 악문 모렌카린이 욕설을 퍼부었지만, 디엔은 오히려 즐겁다는듯이 그녀의 꼬리를 잡아 들더니 엉덩이를 손바닥으로 후려치기 시작하였다.

짜아악! 철썩!

"일단 꼬리! 반항하는 마족들의 꼬리를 들어 이런식으로 벌을 줄 수 있는 용도로 사용된다!"

"힘만 되살아나면…반드시 네 놈들 모두 죽여버릴거…크힛!"

촤아악! 짝! 짜악! 짝짝!

또다시 욕설을 퍼부으려던 찰나에 엉덩이를 손바닥으로 강하게 때리자 안그래도 붉은 피부였기에 엉덩이에는 마치 피가 나오는 것처럼 새빨갛게 변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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