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110화 (110/173)

------

이제와서 밝히자면 제가 구상한 주인공의 최종형태는...

분명 인간의 몸이긴 하지만 내부의 것은 인간이 아닌 것들로 가득차는 개조 인간입니다.

그 첫번째로 척추는 아트로팔이라는 에픽 몬스터의 것으로 갈아치웠지요. 이게 가능하냐고 진지하게 따지신다면 저는 당연히 버로우 탈 수 밖에 없습니다 ㅋㅋ;;

애초에 다른 주인공들처럼 '깨달음' '명상' '내공' '마나' 같은것 없이 오로지 몸으로 때우는 디엔이 괴물같은 스펙을 최대한 개연성있게 보이려면 차라리 괴물로 만드는게 낫다고 생각했습니다.

뭐, 너무 많이 개조하면 그것도 문제가 생기니 적당히 개조해야겠군요.

PS: 이번화는 새로얻은 스킬 설명, 전후처리, 중간 정산으로 보내야겠군요. 다음편에서 능욕이 시작됩니다 ㅇㅁㅇㅋ본거지로 돌아가는데 수레를 끌던 몇몇 포로들이 밧줄을 끊고 탈출 시도를 했지만, 수레 주변을 포위하는 형식으로 행군 진형을 짜두었기 때문에 손쉽게 제압이 가능하였다.

설령 몰래 밧줄을 끊고 한꺼번에 도주하자는 계획을 세워도 수시로 밧줄을 확인하기 때문에 실패 확률이 더욱 컸음에도 불구하고 호전적인 투르바라 종족의 성격상 고분고분히 말을 들을리가 만무.

결국 참다못한 디엔이 본보기로 집단 탈주를 계획한 장본인을 붙잡아 팔다리를 모두 잘라버리고 자살하지 못하도록 조치를 취하게 하였고, 똑같은 꼴을 당하고 싶지 않으면 조용히 있으라는 무언의 협박이 통용되었는지 그 후에서야 탈주 계획은 극감하기 시작하였다.

이동하는 도중, 카심은 디엔이 추구하는 이상을 듣게 되었고, 처음에는 자신을 상대로 농담을 하는 것으로 생각하였으나 그의 예상은 본거지에 들어서는 순간, 망상이 현실로 변하였다.

밧줄에 묶여 짐승같은 취급을 당하는 인간 여성들과 그녀들이 마침 딱 좋은 타이밍에 몬스터들의 새끼를 출산하는 모습으로 인해.

"다녀오셨습니까, 주군."

"하이스트 클라임 년들이 다른 클랜을 공격해서 생각보다 많은 암컷들을 얻지 못했어. 쯧."

"그래도 무사히 다녀오셔서 다행입니다. 그런데 바쁘신건 알고는 있으나 반드시 지금 당장 보셔야 할 것이……."

케사르가 자신을 향해 조용히 말하고 싶다는 체스쳐를 보이자 지금까지 자신에게 저런 행동을 보인적이 없었던 그의 모습에 디엔도 심각한 일이 생겼다는 것을 직감하였다.

"샤쿠! 진칼릭! 너희들은 자원들을 창고에 모아두고 암컷들을 모조리 감옥에 넣어라!"

"옛!"

"알겠습니다!"

샤쿠들에게 뒷일을 맡긴 디엔은 케사르의 뒤를 따라 갔고, 카심은 중요한 일이라는 것을 알면서도 우직한 성격 때문에 눈치 없게 부하들에게 다른 몬스터들을 거들게 하고 자신도 그 뒤를 따라갔다.

디엔은 케사르가 자신이 없는 동안 던전 확장을 하려 했는지 처음보는 공간 안으로 향하였다.

"이건?"

공간 안쪽에는 흙덩어리가 덕지덕지 묻어져 있는 괴상한 문양이 붉은색으로 반짝이는 거대한 돌문이 가장 먼저 눈에 들어왔고, 그 다음으로는 문 옆에 있는 큼지막한 비석과 거기에 적혀진 괴상한 문자였다.

-전승 지식 스킬 체크를 합니다-

-비석에 적힌 글이 고대 룬어라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비석의 글을 40% 해석하였습니다-

-전승 지식 스킬이 1 상승하였습니다-

전승 지식 스킬 덕분에 그의 눈에 비석에 적혀진 고대 룬어의 일부가 한글로 변하기 시작하였고, 그는 떠듬 떠듬 번역된 글자들을 읽어나가기 시작하였다.

"여긴…봉인…고대 악…아무…지어다……."

"주인님도 고대 룬어를 아십니까?"

"아주 일부분은."

"그런데 저 뒤에 있는 분은 누구인지 물어봐도 되겠습니까?"

"음?"

디엔은 설마설마 하는 심정으로 뒤를 돌아보았고, 카심이 자신의 뒤에 있자 이번일로 그의 성격을 단번에 알 수 있게 되었다.

'아오, 저 우직한 소새끼. 너무 우직해서 이 일을 다른 부하들에게 알리고 싶지 않아 조용히 나만 불렀다는 걸 눈치채지 못했구만.'

저러니 워 팩토리 클랜이 망할뻔했지 라고 속으로 악담을 퍼부은 그는 기왕 이렇게 된거 내쫓기도 뭐하기 때문에 입막음만이라도 확실하게 하자는 의도로 입을 열었다.

"어이, 카심. 지금부터 여기서 보고 들은거 확실하게 입단속 잘 해."

"음? 그건 왜 그런지 물어도 되겠소? 중요한 일이라면 부하들도 알아야 하는게……."

"중요한 일을 아무에게나 알리는 것은 보안상 위기가 찾아오는 법이야. 정말 중요한 일은 고위 간부들만이 알고 있어야 최고의 효율로 써먹을 수 있다고. 이것도 클랜을 통솔하는 방법중 하나니까 그렇게 알고 있어."

"알겠소. 그렇다면 그렇겠지."

카심의 단점은 너무 우직하여 거짓말을 잘 못한다는 것과 그로인해 유동적인 자세가 부족하지만, 정직하기 때문에 한번 약속한 것은 끝까지 지킨다는 것과 주어진 명령은 제대로 수행할 수 있다는 것이다.

복귀 도중 그의 성격을 손쉽게 파악할 정도로 단순하기 때문에 그의 입에서 알겠다는 말이 나오자 디엔은 다시 비석을 향해 집중하였다.

"이런게 왜 여기에 있는거지?"

"던전을 확장하면서 봉인 지역과 이쪽의 간격이 서서히 좁혀져 나가게 되었고, 그 와중에 미약하게 흘러나온 마기를 원이 탐지해낸겁니다. 남은 수하들을 이용해 발굴을 완료해뒀습니다."

잘했다는 고개를 끄덕인 디엔은 이런게 자신의 본거지에 묻혀있다는 사실에 놀라워했지만, 지금은 이것이 무엇을 위한 봉인인지 알아내는게 최우선이였다."

"이 비석의 말이 뭔지 알겠나?"

"예. 하지만 꽤 긴 문장이기 때문에 최대한 간추려 말해도 되겠습니까?"

"좋아. 쓸대없는 곳에서 줄 잡아먹는건 독자들이 가장 싫어하는 작가의 분량 채우기 수법이지."

"예?"

"아니, '이쪽' 의 얘기야. 계속해."

디엔은 자신이 보던 소설책에서 별로 쓸모없는 곳에서 설명으로 2~3페이지를 잡아먹는 작가들을 가장 싫어하기에 자신도 그런 일을 할 수 없다는 생각에 간추려 말하도록 하였다.

"이 비석의 내용에 의하면 '모렌카린' 이라는 고대의 악마가 이 안에 봉인되어 있고, 룬을 이루는 부분이 파괴되면 악마가 해방된다고 합니다. 해방된 악마는 마나가 거의 사라진 상태이긴 해도 매우 위험하다는 경고 메세지와 그 외에는 자신이 이 악마를 어떻게 잡았는지 구구절절히 설명되어 있는걸 보니 꽤나 자기 이름을 알려지길 원했나 봅니다."

"모렌카린? 그게 뭐지?"

"죄송합니다. 저도 그 부분은……"

"그거라면 내가 알고 있소."

그 때, 뒤쪽에서 카심이 입을 열었다.

설마 케사르도 몰랐던 것을 카심이 알고 있으리라곤 예상치 못했기에 카운터 펀치를 맞은듯한 표정으로 그를 올려 보았고, 카심은 그 표정이 왠지모르게 기분이 나빠졌지만, 지금은 자신이 아는 '모렌카린' 을 설명하는게 우선이였다.

"예전 마왕강림때 마왕의 사천왕중 한명……."

"푸하하하하핫!"

순간, 카심의 말이 끝나지 않았는데 웃음보가 터진 디엔은 너무나도 웃긴지 배를 움켜쥐며 웃음을 토해내었다.

"푸크큭! 사천왕……! 사천왕이래! 크키키킥! 아놔, 손발이 오글거린다. 대체 언제적 센스야?"

고전적이다 못해 촌스럽기까지 한 '사천왕' 이라는 단어에 웃음보가 터진 디엔은 어떻게든 웃음을 참아내려 하였고, 그 노력은 결실을 거두었는지 그의 호흡이 서서히 진정되어갔다.

"크흡! 사천왕이라니…어떤 새끼든 나한테 사천왕중 하나에 들어오라고 하면 하이킥부터 날려버렸을거야."

"크흠……. 계속 말해도 되겠소?"

"어? 아, 미안. 네 말을 듣고 웃은게 아냐. 진짜니까 오해 말라고."

"…어쨌든 다시 말을 하지. 마왕의 사천왕중 한 명인 폭광의 아리아의 오른팔격인 상위 데몬이요."

"뭐가 그리 족보가 길어?"

"그냥 마왕의 직속 부하의 직속 부하요."

"아, 간단해서 좋군. 어쨌든 고위급 악마다 이거지? 그런데 넌 이걸 어떻게 아는거지?"

케사르도 모르는 사실을 카심이 알고 있다고 생각치 못한 디엔은 되물어갔다.

"우리 클랜은 마왕강림때 마왕의 명령에 반발하였다고 하오. 그 와중에 적의 정보를 알아내기 위해 마왕군의 강자들과 그 특징을 적어놓은 두루마리가 존재했소. 아쉽게도 투르바라들의 공격에 찢겨져 나가고 말았지. 그래서 이름만 아는 수준이오."

"쯧. 아깝군. 어쨌든 봉인은 나중에 풀어봐야겠어. 지금은 정리할 암컷들이 한 가득이라고."

봉인은 나중에 풀기로 결정한 디엔은 케사르와 카심에게 입막음을 확실히 해 둔 다음, 셰라하디를 능욕하기 위해 등을 돌렸다.

그긍…….

그때, 아주 살짝 봉인된 문이 열렸으나 그것을 눈치챈 이는 아무도 없었다.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