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89화 (89/17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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헉헉...100화 특집으로 2연참을 하니 조금 힘들군요.

이제 1년이라는 시간을 얻게 되었으니 다음편에서 마법 아이템 몇개 픽업하고 던전 확장편이 시작됩니다.

디엔은 다른 소설의 주인공들과 달리 자신의 실력보단 마법 아이템의 힘을 빌리는 전투를 선호하기 때문에 마법 아이템 = 디엔의 전투력 이라는 공식이 성립됩니다.

마법 아이템이 없으면? 디엔은 상급 기사에게 간단히 발리고 말겠죠. 아니, 하급 기사라 해도 마나를 사용할 수 있다면 무기의 이점을 잡는 상태입니다.

디엔의 능력치가 아무리 강해도 마법 아이템이 뒷받침하지 못하면 제대로 싸울 수 없도록 설정해둬서 마법 아이템을 향한 디엔의 욕심은 끝이 없습니다.

PS:리벨하스트의 이성이 너무 착한데 어떻게 흑마법사가 되었냐구요? 지금까지 루나틱 돈에서 나온 캐릭들 중에서 정상인이 몇 명이나 있을까요~?리벨하스트를 따라 그녀가 종이와 펜을 찾기 위해 난장판으로 돌변하여 어떤 용도로 사용되는지 이제는 알 수 없게된 방 건너편의 문을 열고 마법등이 일정 간격으로 띄어져 있는 지하 통로를 향해 내려갔다.

나선형으로 이어지도록 만들어진 계단을 내려가던 중, 뭔가 이상함을 느낀 디엔은 그녀에게 방금 느낀 의문을 물어왔다.

"잠깐만요. 이정도로 넓이면 연구실 몇 개는 지을 수 있지 않을까요? 다른 흑마법사들이 뭐라 안해요?"

그렇다. 디엔이 내려가는 계단의 넓이와 내려가는 길이를 수학적으로 계산해보면 방금전까지 있었던 연구실 하나는 간단히 만들 수 있는 공간이 만들어지는데다 아래층에도 흑마법사들의 공간이 있다면 이 계단때문에 다른 흑마법사들의 공간이 그만큼 좁아질 수 밖에 없다.

성질 고약한 흑마법사들이 과연 그녀의 이런 행동에 가만히 있으리라곤 절대 생각이 안된다만…….

"후훗. 따질테면 따지라지요. 감히 내게 그딴 소리를 지껄인다면……."

그의 질문에 코웃음을 치며 음산한 목소리로 대답한 리벨하스트는 개미만한 목소리로 듣지 못하도록 무언가 중얼거렸지만, 가까이 있던 디엔은 '내장을……' '뇌수를 약에…….' 같은 말을 어렴풋이 들을 수 있었다.

'아아, 그럼 그렇지. 내 주변에 정상인이 있을리가 없잖아. 내 주제에 무슨…….'

디엔은 그제서야 눈치채게 되었다.

그녀의 광기가 분노, 증오처럼 과격한 성격을 가지고 있다면, 이성은 음흉, 음산, 음모같은 성격을 가지고 있던 것이다.

흑마법의 부작용으로 성격이 두개로 나뉘어진 이중인격자가 되었다? 아니, 그건 부작용이 아니라 행운이었을 것이다.

그렇지 않았다면 모든 감정이 혼합되어 광기 정도가 아니라 그냥 미쳐버렸을테니까.

"이제 도착했군요. 여기예요."

방금전까지 음산하게 웃으며 피바다를 만들 수 있는 가장 획기적인 방법 130가지를 필찬하려던 리벨하스트는 계단이 끊기는 곳에 세워져 있는 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갔고, 디엔은 차라리 아까전의 광기가 자신하고 궁합이 잘맞는다고 속으로 중얼거리다가 안의 풍경에 입이 떡하니 벌어졌다.

"이…이게 전부 만든거라구요?"

"젊었을때는 저도 하급 마법사였으니까요. 연구비를 충당하려면 이것저것 다 했어야 했어요. 나중에 마법 아이템을 만드는데 재미가 들려서 그런걸 안해도 되는 지금도 계속해서 만들고 있는 중이죠."

종류별로 갑옷, 무기, 악세사리, 스크롤, 포션 등등 종류별로 깔끔하게 정리된 것이 작은 소형 강당 크기에서 주르륵 나열되어 있는 장관에 디엔의 팔릴뻔 하였지만, 방금 들었던 어떤 대사 때문에 넋이 나가지는 않았다.

"젊었을때요? 그럼 지금 나이가……?"

"들으면 뒷일은 책임 못 질텐데……. 아무리 광기가 좋아한다 해도…해서…하고…하도록 만들텐데 괜찮겠어요?"

중간에 어떤 단어들은 아주 작은 목소리로 중얼거렸으나, 이미 '이성' 의 성격을 파악하고 있는 디엔은 마치 이등병 시절로 돌아간 것처럼 차렷 자세를 취하며 격렬하게 거부하였다.

"아닙니다! 더이상 묻지 않겠습니다!"

"후후. 좋아요. 어쨌든 여기서 마음에 드는걸 가져가세요. 당연히 너무 욕심을 부리면 안되니 그렇게 아시고요."

-보물 창고 내에서 자유롭게 가져갈 수 있는 보상을 얻게 되었습니다. 단, 과욕을 부리면 상대방이 분노하여 보상은 물론, 상대방과의 사이도 나빠집니다-

-자유롭게 아이템을 선택할 수 있는 보상을 받을 경우, 아이템의 성능과 소유자의 평가에 따라 포인트가 정해지며 상대방의 호감도 + 고정 보상 포인트가 합산된 한도 내에서 아이템을 가져가면 됩니다-

-현재 포인트 : 187-

'흐음…한마디로 강한 아이템 한 두개만 가져가거나 전체적인 밸런스를 위해 고만고만한 놈 여러개 집어라 이 소린가? 뭐, 일단은 포인트가 몇인지부터 하나하나 확인해봐야겠지?'

리벨하스트는 가까이 있는 벽에서 몸을 기대며 자신의 행동을 바라보고 있다는 것을 확인한 디엔은 곧바로 갑옷들이 진열되어 있는 곳으로 향하였다.

그가 바이퍼 팽이 되고 나서도 지금은 자신의 부하가 된 '원' 과 싸웠던 던전에서 사용했었던 실버 플레이트 아머를 사용했던 것은 능력이 보급품보다 좋았기 때문이다.

'저래뵈도 8서클 마법사다. 8서클 마법사가 만든 아이템이니까 성능은 확실하겠지.'

이번 기회에 본전을 뽑아버리겠다는 결의와 함께 갑옷들은 하나씩 확인하던 디엔은 아이템의 성능을 확인하다가 그럼 그렇지 라는 체념과 좋은 아이템을 발견하면서 누릴 수 있는 기쁨이 섞인 한 숨을 토해냈다.

-명공이 제작한 부정의 언홀리 하프 플레이트-

뛰어난 명공이 손수 제작한 명작. 갑옷 자체만으로도 상당한 가치를 인정받을 수 있다.

아이템 가치 : 레어

방어력 : 몸/128 블런트/-2

특수 효과 : 피격시 5% 확률로 독구름 생성, 피격시 13% 확률로 적에게 중독 현상을 일으키는 부정한 빛을 발사, 갑옷의 무게가 20% 줄여진다.

종류 : 중갑

재질 : 미스릴

제작자 : 리벨하스트 제라시카, 하푼켈

보상 포인트 35 소모

흑마법사답게 방어 장비들은 공격 받으면 일정 확률로 공격자에게도 데미지나 디버프를 주는 접두, 접미사가 붙어 있는 마법 아이템들이었다.

일반적으로 이름이 있는 아이템들은 고대에서부터 존재하는 마법 아이템이고, 접두 접미가 붙어있는 아이템은 근래에 존재한 마법사가 만든 인챈트 아이템이다.

접두 -> 접미 -> 재질 순으로 특수 효과란에 효과가 써져 있기 때문에 방어구에는 방어적인 인챈트가 붙어있는 것을 원하던 디엔은 상대방을 괴롭히는 악취미적인 인챈트에 한 숨을 쉬다가 제작자 명에 붙어있는 들어보지 못한 이름, '하푼켈' 에 눈이 멈췄다.

그러고보니 아무리 뛰어난 마법사라 할지라도 자신이 인챈트할 갑옷이나 무기를 직접 만들 정도의 대장장이 실력을 갖출리 만무하니 '하푼켈' 이라고 불리우는 대장장이에게 방어구를 만든 것이 분명하다.

아이템명에 '명공이 제작한' 이라는 이름이 붙는걸 보니 하푼켈이라는 대장장이의 실력이 매우 뛰어나다는 반증이지만, 어차피 그 사람이 누군지도 모르는 디엔에겐 자신에게 있어 아무런 가치 없는 인물이기에 바보처럼 그가 누구냐고 물어보지 않고 조용히 다른 아이템을 찾기 시작하였다.

일단 대다수의 갑옷들은 위와 같이 공격한 사람이 괴로워지는 악취미 가득한 인챈트가 걸려있었기에 리벨하스트가 저래보여도 흑마법사는 흑마법사라는 사실을 몸소 깨닫던 중, 거의 반 포기하는 심정으로 마지막 갑옷까지 확인한 디엔은 공격자에게 디버프, 데미지를 주는 인챈트가 있기에 대충 아무거나 입자는 생각으로 눈을 돌리던 순간, 자신이 미쳐 발견하지 못한 것을 발견할 수 있었다.

아니, 발견하지 못할 수 밖에 없었던 이유는 다른 갑옷들은 모두 인간형 거치대에 걸려있어 쉽게 눈에 띄지만, 그 건틀렛은 허리 아래쪽 높이에 걸려 있어 쉽게 눈에 띄이지 않았던 것이다.

'이건 뭐지? 왜 이것만 혼자 떨어져 있는겨?'

팔꿈치까지 올라오는 크기의 어두운 흑녹색 건틀렛을 확인해본 그는 눈이 희둥그지며 눈 앞에 떠오른 메시지를 빠르게 읽어갔다.

-아다만틴 건틀렛-

지상에 떨어지는 운석에서 극소량의 채취만이 가능한 아다만티움으로 만든 건틀렛. 공성 망치로 두들겨도 흠집조차 안나는 강인한 강도와 마나를 거부하기 때문에 인챈트가 불가능하지만, 모든 마법을 무력화 시킬 수 있는 특성을 지니고 있다. 역사책에 나올법한 영웅이 평생동안 모험을 해도 화살촉 하나 만들 수 있을 정도이기 때문에 이 건틀렛의 진가를 알아본 드워프는 전재산을 털어서라도 거래를 하려고 하거나 성향이 선이라 할지라도 성향을 무시하고 힘으로라도 빼앗으려 할 것이다.

아이템 가치 : 히어로

특수 효과: 착용한 부위에 한하여 모든 마법적 공격을 무효화 시킨다. 단, 마법으로 불러낸 물리적인 힘(예를 들어 파이어볼의 폭발에 화상을 입진 않지만, 폭발에 의한 충격까지는 무효화하지 못함) 다른 부위를 통한 마법 공격은 무효화 불가능, 무게 200% 증가.

방어력 : 손/500

종류 : 중갑

보상 포인트 160 소모

'헐…….'

지금까지 가벼워보인다는 이유로 드라마에서 '헐' 소리 내는걸 싫어하던 그는 이번만큼은 그 소리를 낼 수 밖에 없었다.

방어력이 500! 방어력이 500에 마법 무효화!

거기에다가 중갑 숙련화의 효과로 120% 추가 방어력까지 더하면 1100이 된다! 그야말로 디엔이 가질 수 있는 아이템중 단연 독보적인 존재! 

단지, 문제는 이 아이템을 선택한다면 보상 포인트는 27밖에 남지 않아 갑옷까진 불가능하게 된다는 것이다.

처음에는 단번에 눈이 뒤집힐뻔 하였지만, 일단은 누가 잡아먹는것도 아니니 좀 더 차분하게 생각을…….

'하긴 뭘 해!? 다른 갑옷들은 옵션이 별로고 이 아이템은 여기서밖에 못 구할텐데! 지금 못 구하면 세이 굿바이라고!'

어차피 다른 부위를 방어하는 방어구는 다른 곳에서 구하면 된다는 생각으로 아다만틴 건틀렛을 선택하자 메세지음이 뜨면서 남은 포인트가 몇인지 알려주었다.

-현재 남은 포인트는 27 포인트입니다-

방어구쪽은 아다만틴 건틀렛으로 선택한 디엔은 혹시나 아슬아슬하게 포인트로 다른 방어구를 선택할 수 있지 않을까 싶었으나, 최소가 30포인트였기에 포기할 수 밖에 없었다.

주력 무기는 이미 좋은걸 가지고 있으니 간단히 패스한 그는 시중에서 파는 평범한 라이트 크로스보우로는 강력한 화력을 기대하기 어렵다고 판단하여 다른 가벼운 원거리 무기를 선택하기로 하면서 원거리 무기들이 진열된 곳으로 향하였다.

일단 눈으로 둘러보던 그는 가장 눈에 띄는 기계 부품이 다닥 붙어있는 소형 크로스보우의 모습에 곧바로 확인 작업에 나섰다.

-볼터-

언더다크의 듀에르가들이 제작한 기계식 연사 소형 석궁. 마왕 강림 전에 천재적인 듀에르가들이 모여 만든 합작품으로, 공격력을 중시한 중석궁인 헤비 볼터와 간편함을 중시한 경석궁인 볼터, 두 종류의 설계도를 개발하고 양산형을 제작하려 하였다. 마왕이 강림하면서 언더다크의 종족들에게 강제 복속을 명하였으나 언더다크의 주민들은 매우 공격적이며 자존심이 강하기에 마왕의 강제 복속 명령에 반발하였고, 거기에 분노한 마왕이 언더다크까지 공격하면서 듀에르가들이 만든 기계식 연사 소형 석궁의 설계도가 분실되고 말았다. 이 무기는 시험용으로 만들어진 프로토타입이다.

아이템 가치 : 레어

강도 : 22

특수 효과 : 8시간마다 하나의 10발이 들어간 전용 탄약집이 생성된다. 단, 50개 이상을 넘지 못하며 전용 탄약 외에는 사용할 수 없다.

공격력 : 피어싱/97

재질 : 덴스우드

보상 포인트 : 25

'오? 이거……?!'

볼터의 모습은 기본적으로 석궁과 똑같지만, 세세한 부분은 석궁의 그것과 완전히 다르다. 특히 석궁 손잡이 앞쪽에 직사각형으로 뭔가 꽂을 수 있는 구조로 되어 있었는데, 군인이라면…아니, FPS 게임을 10분만이라도 즐겨봤다면 그게 무엇을 뜻하는지 누구나 알리라.

'거의 권총인데? 게다가 휴대하기도 쉽고.'

권총보다 반정도 더 큰 크기지만, 한 손으로 사격이 가능하고 한발 쏘고 한발 장전하는 번거로운 시스템에서 탈피한데다 왠만한 명품 대형 석궁만한 공격력을 가지고 있으니 원거리 적을 상대할때 이보다 더 뛰어난 무기는 찾아보기 힘들 정도다.

하나하나가 디엔에게 있어 최고의 보물이였기에 볼터와 아다만틴 건틀렛을 챙긴 디엔은 더이상 필요없다는 듯이 흡족한 미소를 지으며 리벨하스트를 향해 다가갔다.

"다 고르셨나요?"

-선택을 완료하셨습니까? 지금 가진 아이템을 받길 결정하면 더이상 되돌릴 수 없습니다-

"예. 이거라면 충분합니다."

충분하다 마다. 보물중 보물을 발견한 기분이다.

"그런데 이걸 깜빡하셨더군요."

리벨하스트는 특색이 거의 없는 평범한 은빛 아뮬렛을 디엔에게 던져주었고, 그것을 낚아챈 그는 고개를 갸웃거리다가 가장 중요한 아이템중 하나를 놓쳐버렸음을 뒤늦게 기억하였다.

-정신 보호의 부동심 아뮬렛-

고위 인챈터가 마법을 부여한 평범한 아뮬렛. 아뮬렛 자체만으론 큰 가치가 없다.

아이템 가치 : 매직

특수 효과 : 지배, 매혹에 면역이 된다. 혼란에 면역이 된다

"신경쓰게 해서 죄송하군요. 이 놈들이 워낙 좋아 보여서 말이죠."

"그런데 그 건틀렛…가져가도 되겠나요? 분명 단단하고 희귀한 광물로 만들어졌지만, 모든 마나를 부정하기 때문에 마법을 발사하는 것도 불가능하고 아케인 소드를 분출하는 것도 불가능한데?"

마법사들은 마법의 발현을 대부분 손을 통해 시전하고, 기사들의 아케인 소드는 체내의 마나를 검에 덧씌우기 때문에 모든 마나의 유통을 부정하는 아다만틴 건틀렛은 그야말로 기사와 마법사들에게 있어선 '자살' 과도 같았기에 최고의 방어구로서의 가치는 인정하면서도 마나를 사용해야만 일류로 인정받는 로카스트의 현상황을 따지자면 최악의 방어구이기도 하다.

"그거야 그치들 사정이지요. 저와는 관계 없어요."

애초에 마나 부적응자인 디엔에게 있어선 이보다 더 좋은 건틀렛을 찾는건 불가능하기에 일부러 애매하게 대답한 디엔은 그대로 창고 밖으로 나섰다.

'나에 대한 호감도가 100 이상이 아니면 나의 약점을 알려줘서 좋을게 없지.'

세상 일이란건 언제 어떻게 무슨 일이 일어날지 모르는 법이다. 게다가 지금은 이렇게 하하호호 웃고 있지만, 후에 블러디 바이퍼와 서클이 충돌한다면 그녀는 분명히 자신의 약점을 이용할테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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