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70화 (70/173)

------

"자, 이제 우리들의 세력도 전과 다르게 변하였지만, 아직 우리에겐 산재한 많은 문제점들이 있지. 비록, 이 곳의 주인은 나지만 인간 세상쪽에 일이 해결되지 않으면 자유의 몸이라 할 수 없으니 실질적으로 운용하는 것은 너희들이다. 그런고로 너희들의 의견을 적극 반영토록 하겠다. 지금 당장 시급한 문제가 있다면 서슴없이 말하도록."

"저기…저희들의 기병대를……."

샤쿠가 손을 들며 조심스럽게 자신들의 기병대 설립을 최우선 의제로 하자고 하였지만, 그가 가진 반골적 기상을 잘 알고 있는 디엔이 으르릉 거리며 얼굴을 험상궃게 만들었다.

"죽을래? 어디서 초장부터 장난질이냐? 내가 빙다리병신핫바지로 보여? 칵!"

"끼긱……."

자신들의 주특기인 기병의 특성을 활용하려면 동물들을 길들여야 하는 샤쿠의 입장으로선 미치고 팔짝 뛸 노릇이지만, 샤쿠의 충성심을 일정이상 올린다음 기병대 설립을 허가해줄 디엔은 당연히 그의 주장을 기각했다.

-내 개인적인 생각으로 보자면 이번 일로 우리들의 존재가 나타났다는 것이다.-

원이 '개인적인' 생각을 했다는 것부터 딴지를 걸고 싶었지만, 지금 이 자리는 꽁트쇼를 하러 온것이 아니기 때문에 조용히 그의 주장을 더 들어주었다.

-블랙 스컬의 놀 몇몇을 놓쳤다고 하더군. 아마 녀석들에 의해 우리들이 이 곳에 있다는 것을 알게 되겠지. 특히, 카니아의 적대 세력이었던 웨어울프들이 이 사실을 알게 된다면 일이 귀찮아질 요량이 크다.-

원의 말대로 실제로 기습 작전중 놀 몇마리가 겁을 먹고 도망친 보고가 있었다. 블랙 하우저가 자신의 이상에 공감하는 놀들을 끌어들이면서 만든 세력이긴 했지만, 일단 숫자를 불려놓을 요량으로 떠돌이 놀들을 강제로 잡아놓아 싸우게 했기 때문에 유대성을 느끼지 못하고 오히려 기습의 혼란을 틈타 도주하고 만 것이다.

물론, 카니아와 맞붙었던 놀들은 모조리 처리해두었지만, 세상 사는게 언제나 마음대로 되지 않는 법인지라 만약의 사태를 대비해야만 했다.

다른 세력들은 어떻게 반응할지 몰라도 카니아가 있다는 사실이 알게 된다면 최소한 하나의 클랜은 적이 되기 때문이다.

블랙 하우저의 세력은 떠돌이 형식인지라 터를 잡은 세력과의 싸움은 과정 자체도 다를 수 밖에 없다.

"일단 그 문제는 시간이 알려주겠지. 그리고?"

"역시나 가장 큰 문제는 식량과 암컷입니다. 채집으로 얻을 수 있는 식량은 한계가 있고, 암컷을 안지 못해 욕구불만에 걸리면 왠만해선 쉽게 달랠 수 있는 성질의 것이 아닙니다."

인간보다 더욱 왕성한 성욕을 가진 몬스터들은 오랫동안 암컷들을 안지 못하면 자연스래 충성도가 떨어져 내리게 되고, 심하면 반란이 일어나기도 한다.

케사르의 블랙 스웜프 공방의 경우엔 처음부터 충성도가 높게 설정되어 있고 현재로서도 100이상의 충성도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왠만해선 괜찮겠지만, 그레이 케이브 클랜과 트리 풋 크랜은 그 경우가 다르다.

"확실히 그렇군. 그렇다면 어떻게 해결할 방안은 있나?"

원래라면 이 타이밍에서 티아를 복종시켜 인간들의 가축을 구입, 가축 농장을 만들겠다는 계획을 말해야겠지만 혹시 자신이 생각한 방법외의 다른 방안이 있는지 확인코자 되물어보았다.

"듣자하니 몇몇 세력은 인간들처럼 밭을 일구거나 가축을 길러 식량을 얻는다 합니다. 이 늪지에선 밭을 일구는게 힘드니 늪지 밖에 위성 세력을 만들어 그곳에서부터 식량을 얻을 수 있는 체제를 확립했으면 좋겠습니다."

"흐음……. 괜찮은 구상이긴 하지만 우리의 세력이 그만큼 강해야 한다는 전체 조건이 있군?"

"아쉽게도…그렇습니다."

케사르도 자신이 말은 했지만 현재 자신들의 세력으론 상당히 무리가 있음을 인정하였다.

"하지만 아주 좋은 계획이야. 일단 지금은 보류해두지만 나중에 써먹도록 하지."

짧게 두어번 박수를 쳐주며 케사르의 계획에 칭찬한 디엔은 이 참에 자신이 어떤 방식으로 식량을 확보할지에 대해 설명하기 시작하였다.

------

단도직입적으로 말씀드리겠습니다.

현재 저의 필링은 괜찮습니다. 몸 상태도 괜찮습니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저의 연재 주기가 긴 이유는 '성욕' 이 일지 않아서입니다!

...잠깐 잠깐, 뭡니까? 그 동정어린 시선은! '으아니! 내가 고자라니! 고자라니!' 같은 시츄가 아니라고요!

예? 글을 쓰는데 성욕이 왜 필요하냐고요? 저는 야한 부분을 쓸때는 저의 상태가 '발정' 이 아니면 여러분이 좋아할만한 시츄가 안나옵니다. 물론 저도 그렇구요.

머릿속이 야한 생각으로 가득차야만 여러분이 감탄할만한 다양한 아이디어가 물밀듯이 밀려오는 못되쳐먹은 몸뚱아리라서 그러니 양해 부탁합니다 -_-;;

어쨌든, 제가 꼴릿해진 상태에서 글을 써야만 야한 부분이 잘 써지는데 기이하게도 요즘 '발정' 상태에 빠지지 않는겁니다!

마치 암컷을 찾지 못하는 발정난 개새끼같은 상태가 되어 야한 부분을 써야 하는데 발정이 찾아오지 않으니 무쌍연희, 루나틱 돈 모두 야한 부분을 쓰는데 애로사항이 꽃핍니다 ㅠㅠ

젠장! 옛날엔 하루에 자위를 3번 하지 않으면 잠을 못 잘 정도로 쌓였는데 요즘에는 그러질 않다니! 내 전성기가 이렇게 무너져 가는건가...으흑흑...

어라? 쓰면서 생각난건데 오히려 제가 원하는 시츄를 제 스스로가 만족시키면서 해결되는게 아닐까 싶습니다만?

으헉! 시간이 지나면 지날수록 평범한 작가가 되어간다니! 이건 저주야!!!!티아와 자신이 가진 능력을 이용해 식량을 구비해오겠다는 계획을 설명하고 간부들을 다독여 반년 안에 식량 문제를 해결할테니 그때동안만 수고하라는 격려를 한 디엔은 원에게 하나의 층을 만들도록 하여 가축들을 키울 공간을 짓도록 하였다.

작은 산이긴 해도 다른 산과 비교했을때 전체적으로 작다는 것이지 결코 협소한 공간을 가지진 않았기에 나중에 거대한 세력을 일궈내 넓은 영토를 얻게 되어도 본거지의 쓰임새는 매우 무궁무진한만큼 조금의 소홀함 없이 발전시켜 나갈 계획이었다.

일단 새로 영입된 샤쿠가 가진 목걸이 형식의 워배너를 거의 강탈하다시피 빼앗아간 디엔은 생각보다 장식품으로서의 가치도 있어 보이는 샤쿠의 워배너에 의아해 했지만, 트리 풋 클랜이 가진 워배너의 능력을 확인하면서 그 의문이 풀리게 되었다.

-라이딩 하모니 이블-

과거, 동물들과의 교류를 중요시 여기던 엘프들이 감각이 덜 여문 어린 엘프들을 위해 만든 도구였으나, 마왕강림때 마족의 손에 빼앗겨 그 힘을 타락당해 길들이기 힘든 마계의 짐승들을 길들여 인간들이 운용하던 기병 병과를 만들게 하여 한 때 전쟁의 흐름을 마족에게 넘겨주게 한 장본인.

아이템 가치 : 유니크

부가 효과 : 악 성향 동물들의 테이밍 확률을 25% 상승. 테이밍한 동물을 기승할때 라이더 스킬이 없어도 자동으로 견습레벨의 스킬이 일시적으로 생성되어 불이익 없음. 라이더 스킬이 있다면 한 등급 상승된다. (예 : 견습 -> 노멀)

'호오? 이거 엄청 좋잖아? 이런걸 가지고 있으면서 여기까지 쫓겨왔다고? 샤쿠가 제대로 운용을 못한걸까? 아니면 밖의 클랜들이 강한걸까?'

샤쿠는 자신의 세력을 불리기 위해 다른 세력을 공격하다가 패배하여 그 틈을 노린 블랙 스컬 클랜에게 쫓기게 되었다고 했다.

자세한 상황은 직접 들어야알겠지만, 기병으로서의 기량을 높일 수 있는 워배너를 가지고서도 격퇴당했다는 것이 이해가 가지 않았다. 게다가 샤쿠가 가진 비겁한 습성을 생각해보자면 자신보다 확실히 아래에 있다고 판단되는 클랜을 공격한 것은 자명한 일.

십중팔구로 예상하건데, 분명 상대방을 깔본 그의 실수로 격퇴당했을 확률이 매우 높다.

잔꾀 대결이라면 모를까, 기병의 특성을 이용한 전략, 전술를 배운 전문가만큼은 운용을 하지 못한 것이 분명하리라.

'하지만 내게 기병이라는 무기가 생긴 이상 그렇게 쉽게는 안되지.'

장수제를 도입한 무쌍연희3가 나오기 전까진 군주이자 총지휘관으로서 여러 병과를 다뤄봤기 때문에 말을 타지 못해도 어떻게 기병을 운용해야 할지는 빠삭하게 알고 있기에 샤쿠의 충성도가 일정 이상 상승되었을때를 대비하여 어떻게 기병을 다룰 것인지 미리 조금씩 계획해두기로 하였다.

서서히 디엔의 던전을 위해 뼈가있는 조언을 해주는 원의 모습을 보아 조금만 더 충성도를 높인다면 그레이 케이브 클랜도 손에 들어올듯 싶다.

임신 공장을 만들기 위해서 그것을 지킬 수 있는 무력도 필요한 법. 그는 자신들이 강하다는 확신이 들때, 인간이 아닌 여성형 몬스터들을 침략해 지배하며 인간으로선 맛볼 수 없는 쾌락을 기대하며 새롭게 얻은 워배너가 얼마만큼 체류 기간을 늘릴 수 있는지 확인하기 위해 케사르를 찾아갔다.

------

"……."

딱. 딱. 딱.

루이네는 턱을 괴며 자신의 책상을 규칙적으로 두드리며 자신의 심기가 불편하다는 것을 보여주었다.

"루이네님, 차라리 녀석이 돌아오면 당장에 목을 베는게 어떻겠습니까?"

로로나는 자신이 모시는 주군이 겨우 남자 하나 때문에 이렇게 불편한 심기를 드러내자 더이상 참을 수 없다는 듯이 분개한 목소리로 디엔의 처분을 주장하였다.

루이네가 말단 조직원에서 시작했을때부터 그녀를 따라왔던 로로나는 고된 임무와 특출난 능력으로 시기심을 부려 목숨을 위협하는 내부의 적까지 상대해가며 최단기간으로 블러디 바이퍼의 핵심 간부로서 자리를 잡을 뿐만 아니라 블러디 바이퍼의 배후에 있는 마스쿼레이드에서도 큰 관심을 받으면서 '천재' 라는 것이 무엇인지 직접 보여준 완전무결의 그녀가 이렇게까지 '짜증' 을 부리는 모습은 참기 힘든 것이었다.

디엔은 어떤 저택에 들어가면서부터 행방불명이 되기 때문에 지금까지는 그 집 주변을 확실하게 경계하였지만, 이번엔 좀 더 과격하게 집 내부를 샅샅히 수색했음에도 그의 모습을 찾아낼 수 없었다는 보고를 받게 되었다.

마법으로 감춰진 마법진이나 숨겨진 비밀문 따위가 있지 않을까 싶어 이런 일에 익숙한 로로나까지 움직였음에도 불구하고 '평범한 가정집' 이라는 결론만 가져올 수 있었다.

지금은 도시 내부에 행방이 묘연해진 디엔을 찾고자 수소문 중이지만, 그다지 큰 성과는 없었다.

"간만이군. 이렇게까지 내게 물을 먹인 녀석이 존재하리라곤 말이야."

처음에는 단순한 호기심이였다. 처음에는 남자주제에 상황 파악 능력이 뛰어나길래 키워볼 맛이 있겠다 싶었고, 갑작스런 실종후에 아무것도 모른다는 듯이 나타날때는 자신이나 조직의 정보를 캐고자 하는 스파이로 생각하였다.

지금까지 성격, 버릇등을 추리해내 상대방의 행동 반경을 자신의 손바닥 보듯이 잡아냈던 그녀로선 선행 조건이 완료되었음에도 이렇게까지 놓치는 경우는 처음이였다.

가끔씩 목표의 예상치못한 개인 사정이나 주변의 돌발 사건 때문에 일이 틀어지는 경우는 있어도 이렇게까지 헛다리만 짚은 것은 그녀에게 있어 최초의 일인 것이다.

"로로나, 녀석의 미행, 경계를 모조리 해체하도록."

"예?"

"한번 녀석이 하고 싶을대로 놔두면 어떤일이 생길까 기대되는군. 내 목을 노릴 비수가 될지, 아니면 내가 너무 크게 생각한건지는 몇 년이 지나면 저절로 알게 되겠지."

루이네는 엄격하고 철저한 평소의 모습과는 달리 속은 상당히 나태한 성격이다. 말단에서 핵심 간부까지 올라올 수 있었던 것은 자신의 성장을 두려워한 상위 간부의 노골적인 적대심과 임무 도중에 자신과 척을 진 조직의 복수어린 살기에 일시적으로 자극을 받아 향상심이 극대화되면서 생긴 현상이였다.

그렇게 상위 간부의 자리를 짓밟고 자신의 적을 철저하게 분쇄하며 그 누구도 함부로 올려볼 수 없는 자리에 올라오게 되었고, 노골적으로 자신을 적대하던 조직들도 자신에게 입은 피해를 회복하기 위해 잠잠해지면서 또다시 그녀의 나태함이 고개를 들게 되었다.

그나마 자신들을 공격하려는 정체모를 조직이 아니었다면 집무실에서 서류 작성하는 일도 귀찮아 로로나에게 일임했을 것이 분명하다.

'지금 생각해보면 내가 생각해왔던 나태함은 지루하기에 생긴 감정일지도. 나란 여자에게 가장 어울리는 곳은 결국 피가 난무하는 전장인듯 싶군. 후훗.'

다가오는 위기가 강해질수록 부지런해지는 성격이다보니 첫번째 습격 이후로 큰 행동을 보이지 않는 수수께끼의 적대 조직보단 언제 자신의 목을 칠지 모를 위기 의식을 느끼는 것이 자신의 나태함을 지울 수 있는 시발제라고 생각하기에 디엔의 행동을 일부러 못본채 넘어가주기로 하였다.

"녀석의 문제는 천천히 처리하지. 그보다 로로나, 로카스트와 림무란의 전쟁이 끝난지 얼마나 됐지?"

"올해로 약 30년입니다."

"그래? 30년이라……. 꽤 오래 되었군."

자신의 감정에 솔직해지기로 한 루이네는 씨익 웃으며 머리를 쓸어 넘겼다.

"지금부터 림무란 제국의 상단만을 공격하는 로카스트인으로 이뤄진 도적단을 구성한다. 일반 단원은 산적들을 회유, 고용해서 이루고 도적단 간부는 이쪽의 멤버중 통솔력이 뛰어난 이가 있는 조로 구상하도록. 급하게 조직해서 쉽게 토벌당하면 안되니 몇 년이 걸리든 조금씩, 확실하게 처리하도록."

"예!"

로카스트인으로 이루어진 도적단이 림무란 제국의 상단만을 공격한다면 림무란 제국과 로카스트의 사이는 자연스래 악화될 수 밖에 없게 될 것이다.

도적단을 이용하여 잠재워진 불씨를 다시 살리고 다시 한번 전쟁을 일으킬 계획을 일으킨 계기는 시체를 이용한 악마 강림도, 전쟁으로 인해 높아진 시세를 이용한 상업적인 이득도 아닌, 자신의 삶의 활력을 되찾고 나태함을 지우기 위해서라는 개인의 소망 때문이였다.

전쟁의 계기라고 보기엔 너무나도 허무맹랑한 이유였으나 루이네는 직접 전쟁에 참가하여 '전장의 살기' 를 맛볼 수 있다는 상상에 빠져들고 있었다.

"아, 그리고 만약 우리를 공격한 적의 세력이 어떤 놈들인지 밝혀진다면 우리가 전쟁을 은밀하게 계획하고 있다는 것을 그들에게만 알리도록. 전장의 기운을 느끼는 것도 중요하지만 도달하는데 방해가 되는 장애물이 있을수록 끝에 다다랐을때 느낄 수 있는 열매의 달콤함도 더더욱 강해지겠지."

-------

루이네가 가진 성격적 결함을 설명함과 동시에 차후에 있을 전쟁이라는 거대 이벤트의 전조를 알리는 한 편이었슴다.

물론, 디엔도 전쟁에 참여하지만 지휘관으로서가 아니라 서전트(부사관)나 일반병, 고참병 정도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일단 전쟁을 이용한 성장도 생각하고 있지만, 디엔의 전용 무기 이벤트도 구상하고 있기 때문에 짧지도, 길지도 않도록 최대한 개연성있게 써나갈 생각입니다.

무쌍연희 같은 대규모 전쟁은 현재 로카스트, 림무란 인구로는 불가능합니다. 아마 양쪽 모두 합해야 10~15만 사이?

5만 병사만 나타나면 "엄청난 대군이다! ㅎㄷㄷ..." 라며 기겁할 정도?아무리 최상위 간부의 지휘아래 들어갔다곤 하지만, 일개 독립 조직이 마음대로 전쟁을 기획하는 것은 큰 월권행위였다.

그렇기에 루이네는 자신이 직접 '본부' 에 자신이 계획한 일을 보고하였고 마스쿼레이드는 그 문제로 인해 내부적인 토론이 벌어졌으나, 결국 허락을 하는 대신 처음부터 끝까지 모든 일을 스스로 처리하라는 조건을 내렸다.

다른 악의 조직들은 각자 자신들이 추구하는 이득이 다르기 때문에 루이네가 일을 벌리다가 들키게 되면 그 일을 알게 된 다른 조직들은 당연히 마스쿼레이드에게 항의를 하며 최악의 경우엔 공동 전선을 펼칠수도 있는 노릇이다.

하지만, '독립 조직' 의 지부장, 루이네라면 얘기는 달라진다. 루이네는 다른 조직들에서도 군침을 삼키며 영입을 원하는 인물이라는 유명세가 있고, 그런 그녀가 상부의 명령을 무시하고 마음대로 전쟁을 일으켰으니 우리와는 상관이 없다는 변명거리론 최고였다.

물론, 그렇다고 루이네를 내치진 않고 조직내에서 생긴 일이니 조직이 처벌을 내리겠다는 식으로 마스쿼레이드의 심장부로 루이네를 이송한다면 외부의 그 누구도 그녀를 해하고자하는 마음도 품을 수 없으리라.

지원은 내주지 않는 대신, 실패할때의 피해 또한 최소화 시키기 위함을 확인한 루이네는 어떤식으로 병력을 충당할지 고민하기 시작했다.

'자금은 충분하다. 하지만, 급하게 끌어모은 외부의 인력은 쉽게 와해가 되지. 일단 정예병 수준으로 도적단의 힘을 키운다음, 외부의 어중이떠중이들을 긁어모아 방패막이로 삼는게 좋겠지. 큰 힘을 뒤에 업는다고 생각하면 비굴하고 치사한 인간일수록 더더욱 어깨에 힘을 주는 법이니까.'

어차피 도적단을 키워 자신의 세력으로 넣을 생각따윈 추호도 없는 그녀는 적당히 힘을 키우게 하고 전쟁이 생길때까지만 써먹으려 하였으나 문제는 그 '적당히' 가 어느 수준이냐는 것이다. 너무 강력하면 배후에 누군가가 있다고 의심을 할테니 림무란 제국에 한명이라도 제대로 된 머리가 있다면 자신들의 행보에 조심스러울 수 밖에 없고, 너무 약하면 토벌대에 토벌당해 전쟁으로까지 이끌어나갈 수 없다.

'이 부분은 뒤로 미루자. 일단은 도적단을 결성하고 너무 강하다 싶으면 강행을 하게 하여 스스로 힘이 깍여나가게 유도하면 될테니까.'

자신의 손으로 전쟁을 만들어내고, 그곳에서 자신이 느낄 짙은 혈향과 살기어린 전장의 공기를 기대한 루이네는 자신이 가진 풍부한 자금력을 이용하여 어떤식으로 도적단의 멤버를 충당할지 구상하기 시작하였다.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