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57화 (57/17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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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라이니 일행과 헤어지고 본격적으로 능욕 타임에 들어가면 되겠습니다.

그런데 며칠후에 다시 본부로 복귀해야 함 -_-ㅋㅋㅋ"잠시만요!"

바깥의 소란을 아는지 모르는지 식당 건물에서 힘없는 걸음걸이를 하며 자신이 묶고 있던 여관으로 향하는 음유시인을 아슬아슬하게 잡을 수 있었던 라이니 일행은 정화를 하고 깨끗해진 보석을 그녀에게 보여주었다.

"이거…혹시 당신것이 아닌가요?"

라이니가 조심스럽게 입을 열자 표정이 일그러진 음유시인은 부들부들 떨리는 손으로 그것을 받아들었다.

"이것이…여러분께 있다는 것은…그녀가 죽었다는 뜻인가요……?"

처음으로 입을 연 그녀는 목소리로 먹고 사는 음유시인답게 아름다운 목소리였으나, 그 음색은 크게 진동하고 있었다.

"예. 어쩔 수 없었어요. 그녀의 영혼은 이 보석에 있던 악령에게 잡아 먹혔으니……."

"조금만…조금만 더 착실하게 돈을 모아 제대로 된 것을 샀어야 했는데……. 장물 따위에 손을 대면 안되는 거였는데……! 으아아아아!"

자신의 행동을 크게 후회하며 눈물을 흘려보인 그녀는 라이니 일행이 뭐라 할 기회를 주지 않고 여행을 위해 구입한 호신용 단검을 꺼내들어 자신의 목을 향해 강하게 찔러냈다.

"무…무슨 짓을……!"

갑작스런 그녀의 돌방 행동에 깜짝 놀란 라이니는 어떻게든 막아보려 하였으나, 단검은 무참하게 그녀의 목을 꿰뚫어버렸고, 음유시인은 꺽꺽 거리더니 이내 추욱 늘어졌다.

그녀가 음유시인의 상태를 확인해보려 하였지만, 알레크시아가 그런 그녀를 막아세우며 다급한 어조로 입을 열었다.

"틀렸어. 평범한 치료 주문으로 해결할 수 있는게 아니야. 경비병들이 오기전에 빨리 여기서 벗어나야 해."

누군가가 죽어있고 시체 주변에 무기를 든 이들이 있으면 바보라도 의심이 가는 상황.

현대였다면 무기와 상처의 크기, 혈흔조사와 관련된 과학수사를 통해 자살이라는 것을 밝혀낼 수 있겠지만 그딴거 없고 의심가면 무조건 집어넣은 후, 고문을 통해 자백을 받아내는 현 시대를 따지자면 여기선 도망가는게 최우선이였다.

결국, 도망자처럼 그 자리에서 벗어날 수 밖에 없었던 라이니 일행은 뒤이어 터져나오는 비명 소리에 더더욱 발걸음을 빨리 할 수 밖에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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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체 그 사람은 왜 자살한걸까요?"

안전한 장소까지 오게 되자 아직 사회경험이 적은 에리카가 이해를 못하겠다는 듯이 고개를 갸웃거리자, 알레크시아는 아무것도 아니라는 투로 지나가는 어투로 휙 내뱉었다.

"왜긴 왜야. 그 두 사람이 진실로 서로를 사랑했던 거지?"

"에?!"

"하?"

이미 뭔가를 알고 있다는 듯한 다른 일행들과 달리 에리카와 디엔은 황당함을 감추지 못하였다. 그렇다면 레즈비언이였다는 소리가 아닌가?

"놀랄것도 없어. 이런 커플들은 인구 전체의 30~40% 정도를 차지하고 있거든."

주체할 수 없는 성욕을 감당키 어렵다거나 강인한 이와 사랑을 나누는 것이 취향인 다양각색의 성적 취향을 적은 숫자와 심약한 남자들로부터 만족시킬 수 없기 때문에 생긴 현상이었다.

아예 남자의 페니스처럼 생긴것을 생성시키는 마법까지 나왔을 정도이니 이미 할말은 다 한셈이다.

알레크시아와 라이니는 다양한 경험을 겪다보니 알게 되었고, 다나와 베네피오렌은 남자가 없는 신전에서 거의 갇혀 지내는 성직자들이 성욕을 이겨내지 못한 나머지 레즈비언이라는 결과물을 수차례 봐왔기에 그 부분에 대해서는 이미 알고 있는듯한 눈치였다.

이 모든 것이 자신의 탓인것처럼 느껴진(이 아니라 탓이 맞다) 디엔은 자신이 구원(?)해야 할 여자들이 이토록 많을줄은 상상도 못한 표정이었다.

거짓된 쾌락 따위보단 굵고 강인한 육봉에 꿰뚫릴때 느낄 수 있는 진실한 쾌락을 대륙 전체에 전파해주고픈 디엔은 사도(...)에 빠진 이들이 이토록 많을줄은 몰랐기에 안타깝다는 듯이 고개를 설레설레 내저었다.

어쨌든 음유시인의 자살로 인해 상황이 어찌된 것인지 알 수 있게 되었다. 음유시인과 라이니들이 처리한 여성은 서로를 사랑하였고, 음유시인은 자신의 사랑을 전하기 위해 노래로 돈을 벌어가던 중에 장물로 나온 보석이 생각보다 값싸기에 사랑에 눈이 멀어 그것을 구입하여 선물을 한 것이다.

문제는 그 보석 안에 있던 악령으로 인해 잡화점의 주인인지, 종업원인지 모를 여성은 괴물이 되어버렸고, 그녀가 입은 상처는 괴물로 변한 사랑하는 이를 어떻게든 말릴려다가 얻은 상처였다.

결국, 더이상 인간이 아니게 된 그녀를 두고 슬픔에 잠겨진 음유시인은 라이니 일행이 보여진 보석이 기폭제가 되어 가까스로 참아왔던 죄책감, 슬픔이 한꺼번에 터지면서 자결을 택한 것이리라.

'쯧. 아깝네. 내게 한번 안기면 그딴 슬픔 따윈 금방 잊게 해줄텐데.'

아쉽게도 자살한 음유시인이 살짝 아까워졌지만, 어차피 던전에는 포획한 웨어울프를 길들일 차례이기 때문에 처음으로 인간외의 여자를 먹어보게 된 디엔은 안타까움을 쉽게 내칠 수 있었다.

"벌써 주변이 어두워졌군요. 우리도 이제 쉬도록 해요."

음유시인의 사정이 안타까웠지만 이미 그녀는 죽어버렸고, 자신들의 힘으로는 여기까지라고 생각한 베네피오렌은 이 문제를 내려놓기로 하였다.

그녀들은 예상외의 사건에도 불구하고 필사적으로 노력하였고, 자칫했으면 엄청난 수로 증식할 뻔한 랫 맨들을 처단하였다. 비록, 이미 영혼이 잠식당해 타락해버린 잡화점의 여성은 구하지 못하였고 거기에 탄식한 음유시인이 자살하긴 했어도 근시안적인 눈을 버리자면 라이니 일행은 큰 위험을 방지한 모험가로서 조만간 이름이 알려지게 될 것이다.

어차피 그녀들의 모험에 항상 성공만 있던것은 아니였기에 절반의 실패와 성공에 어느정도 흡족한 모습이였다.

한 사람의 비극적인 운명은 분명 안타까웠지만 감상적인 슬픔에 잠겨있기엔 그녀들이 거쳐온 모험은 상당히 거칠었다.

베네피오렌이 말문을 트자 기다렸다는 듯이 입을 연 디엔은 그녀들과 조금 떨어지듯이 빨리 걸어나갔다.

"저도 이만 돌아가보겠습니다. 예상외의 사건을 겪은지라 상당히 피곤하네요."

"저기…디엔, 정말 우리랑 함께 하지 않을거야?"

본의 아니게 두 번이나 함께 모험을 하게 된 라이니는 겨우 두 번이긴 해도 결정적인 역활과 함께 자신들의 취약한 부분을 보완해주면서도 빠른 상황 판단 능력을 가진 디엔의 능력을 이대로 썩히는 것은 너무나도 안타까운 일이라 여기며 다시 한번 영입 제의를 해왔으나, 아직 블러디 바이퍼의 그림자를 벗어날 준비가 전혀 되어 있지 않은 그로선 당연히 답이 정해져 있었다.

"여러분과 함께 이런 모험을 즐기는 것은 분명 즐거운 일입니다. 하지만…전 아직 이 도시 밖에 있는 세상이라는 곳으로 나설 용기가 나질 않아요."

개뿔. 밖으로 블러디 바이퍼의 영향력만 벗어나면 얼씨구나 하면서 뛰어나갈 위인이 가증을 떨어대는 모습은 심히 보기엔 좋지 않지만, 이런 종류의 가식은 자주 떨어본지라 라이니 일행은 이번에도 아쉬움을 담을 수 밖에 없었다.

짧지만 굵은 사건들을 겪으며 전우애를 다지게 되었지만, 그녀들과 그의 인연은 여기서 끝이였기 때문이다.

"그래도 언젠가는 여러분과 다시 만날 수 있을것 같습니다."

같습니다가 아니라 꼭 그래야만 한다!

이 보물단지들에게 공을 쌓느라 고생한 디엔은 이대로 헤어져 못 만난다면 억울해서 잠도 제대로 못 잘 것이다.

'아, 마지막으로 상태창이나 확인해볼까?'

한 명 정도는 호감도의 상승으로 락이 풀리지 않았을까 싶은 디엔은 라이니 일행을 모두 확인하기 시작하였고, 알레크시아와 에리카는 50대 중후반, 베네피오렌은 40대 후반이였고, 라이니는 64, 다나는 81의 높은 호감도를 보여왔다.

-라이니 할레시온-

나이 : 25

레벨 : 36

직업 : 검사(35)

호감 : 64

성격 : 낙관적

근력 : 141

지력 : 99

건강 : 126

민첩 : 188

기술 : 106

지혜 : 78

매력 : 202

정신 : 111

-다나-

나이 : 26

레벨 : 29

직업 : 베스의 성직자(28)

호감 : 81

성격 : 소심, 냉정

근력 : 65

지력 : 137

건강 : 78

민첩 : 51

기술 : 39

지혜 : 198

매력 : 132

정신 : 174

아마 다들 기억 못할 것 같으니 다시 말해두지만, 호감도 상승으로 알 수 있는 상대방의 정보는 스킬, 재능, 성장 타입을 제외한 모든 것이다.

위의 세 가지 정보를 알아내려면 특별한 마법이나 마법 아이템을 사용해야만 하기 때문에 디엔이 알아낼 수 있는 것은 위의 정보가 한계였다.

라이니는 예상대로 속도형 전사였고 생각보다 높은 매력을 가지고 있었으나, 그렇기에 그녀를 중심으로 파티가 구성될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기에 지금 당장 의심이 가는 성장 타입을 나중에 확인해보기로 하였다.

'어라? 다나의 호감도가 생각보다 높다?'

민첩과 기술같이 날렵한 모습과는 상관이 없는 전형적인 성직자의 스탯을 가지고 있는 다나는 어째서인지 몰라도 혼자 81이라는 높은 호감도를 가지고 있었다.

아무래도 생선이 알을 낳듯이 무수한 플래그를 만들어 놓았는데 거기서 자신도 모르게 몇 개의 플래그가 완성되지 않은걸까 하는 예상을 하였지만, 정작 퍼트린게 워낙 많다보니 어느게 터진 것인지는 전혀 갈피를 못 잡고 있었다.

워낙 많은 플래그를 만들어내다보니 자신이 어떤 플래그를 만든지조차 기억해내지 못하는 그의 모습은 플래그 양산의 전형적인 폐해를 보여주고 있었다.

"하아…어쩔 수 없네. 네 뜻이 정 그렇다면 어쩔 수 없지 뭐. 그럼 우린 우리가 묶는 여관으로 돌아갈께."

"예. 짧은 기간이였지만 여러분과 함께 할 수 있어서 즐거웠습니다. 다시 만나게 될 그날을 기대하지요."

디엔은 일단 식당에 가서 배를 채우고 충분한 식량을 구입한다음, 모든 외부 생활을 금하고 철저하게 복종심을 기르게 하는 길들이기 태세로 전환하려 했기에 그녀들과는 더이상 만날 짬이 없었다.

그렇게 또다시 헤어지게 된 라이니 일행과 디엔이였지만, 그 들은 지금은 헤어져도 언젠가는 다시 만날 수 있으리라 생각하고 있었다.

그는 라이니 일행과 헤어진 후, 곧바로 인근 식당으로 향하여 공복도를 충분히 채우며 최대 일주일을 버틸 수 있는 식량을 구입하며 이미 자신의 것이 되어버린 티아의 저택으로 향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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