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54화 (54/17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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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D&D의 밸런스가 너무나도 마음에 듭니다.

아무리 실력이 뛰어나도 적절한 마법이나 마법 아이템을 사용하지 못하면 큰 피해를 입고, 강력한 특수 능력을 가진 보스급 몬스터도 특수 능력에 대항할 수 있는 아이템만 있다면 움직이는 경험치 덩어리에 불과하게 되죠.

제 소설 주인공에게 다른 소설 주인공들처럼 깨달음을 얻어 최상급 엑스퍼트, 소드 마스터가 되는거 기대하지마세요. 절대 안 일어납니다 ㅋㅋ

참고로, 디엔 일행과 싸우는 여럿이 모여 하나는 전설에 나오는 수 만의 여럿이 모여 하나와는 숫자부터 차이가 나기 때문에 트리플 9클래스는 고사하고 6클래스도 힘듭니다. 혹시나 '쟤네들 왜 저렇게 약해염?' 이라는 말이 나올 것 같아서 미리 말해둡니다 -_-/

PS:나중에 진짜 수 만의 여럿이 모여 하나랑 싸우게 하면 좆망테크 탈것 같다고 느껴지는 1人우르릉---

방 전체를 매운 먹구름은 천장 위로 올라가더니 작은 벼락을 몰아치기 시작하였고, 그것이 에리카가 원하던 대 반격의 서곡이었다.

"어…어어……!?"

무슨 마법일까 기대하며 기다리고 있던 디엔은 갑자기 자신의 몸이 어디론가 이끌리는 것 같은 익숙한 느낌을 받게되었다.

'이 느낌은 텔레포트……? 날 저녀석들 앞에다 떨굴 생각인건가!?'

하지만, 그것은 그만의 착각이었다. 여럿이 모여 하나가 기다리고 있던 공간안에 속한 모든 사람들도 디엔과 똑같은 상황이었기 때문이다.

=이런! 디스펠을……!=

"이미 늦었어!"

여럿이 모여 하나는 당황해하며 모든 브레인 마우스들이 디스펠 주문을 영창하기 위해 의식을 집중시켰지만, 이미 그녀의 마법은 본격적으로 시동되기 시작하였다.

슈웅--

순간, 디엔뿐만 아니라 라이니 일행 전체, 게다가 여럿이 모여 하나를 이루고 있던 브레인 마우스들에게도 푸른 빛이 감돌더니 텔레포트를 사용한 것처럼 모두 사라지고 말았지만, 1초도 지나지 않아 다시 모습을 드러냈을땐 놀라운 상태가 되어 있었다.

"우왁?! 왁! 뭐야 이거!"

텔레포트 된 디엔은 자신이 어디에 있는지 확인하는 것보다 자신의 머리, 어깨 위로 올라와 있는 브레인 마우스들의 모습에 기겁하고 말았다.

"디엔! 지금부터 이 공간 안을 한정해서 무작위로 텔레포트 될거야! 자신의 위치를 확인하려 하지 말고 눈 앞의 브레인 마우스들을 처치하는데 신경써!"

"예? 예에!?"

알레크시아는 자신의 발 밑에 있는 브레인 마우스들을 짓밟거나 쳐내면서 외쳤고, 당황한 나머지 멍청하게 되물어본 디엔은 또다시 자신의 몸이 이끌리는 느낌과 함께 어디론가 텔레포트 되어버렸다.

게다가 다른 이들까지 모두 다양한 장소로 텔레포트 되면서 혼잡한 난전이 시작되었다.

텔레포트는 거리, 공간을 무시하고 정확한 위치로 이동시켜주는 상당히 고서클 마법이지만, 4서클 마법인 텔레포트 필드는 그런 정확도 없이 단지 공간을 일그러뜨려 무작위로 아무 공간이나 이동하게끔 만든다.

모든 전투에는 진형과 대열이 중요한 법인데, 그것들을 모두 엉망으로 만들어 버리기에 주로 이기적인 마법사들이 사용하는 이 주문은 아군 적군할 것 없이 모조리 랜덤으로 이동시키기 때문에 그 혼란을 틈타 마법사 개인의 방어 주문을 걸 시간을 벌 수 있게 되지만, 의식을 연결하는 여럿이 모여 하나에겐 끔찍한 테러나 마찬가지였다.

강제로 텔레포트 당하는 순간, 일시적으로나마 현세에서 다른 차원으로 이동되어 의식 공유가 끊어지게 되어 새롭게 다시 의식을 연결시켜야 하는 불상사가 생기기 때문이었다.

어쩔때는 공중으로 텔레포트되기도 하고 홀로 구석에 나동그라지기도 했지만, 수 차례 텔레포트가 되고 나서 다른 동료들이 위치에 신경쓰지 않고 최대한 자기 주변에 있는 브레인 마우스들을 처치하는 모습을 보게 되자 슬슬 어떻게 해야 할지 감이 잡혀가는 디엔은 공중에서 떨어질때를 제외하곤 주변의 위치를 확인하지 않으며 마구잡이로 할버트를 크게 휘둘러 브레인 마우스들을 하나라도 더 많이 죽여나가기 시작하였다.

브레인 마우스들의 의식 공유 능력은 3초도 안되어 수백의 동족들과 연결할 수 있지만, 아슬아슬하게 연결을 완료해도 그 때는 이미 또다시 텔레포트가 시작되어 버린다.

"내가 말했지! 네놈들 모두 육포로 만들어주겠다고! 하하하핫!"

의식을 공유해야만 강력한 마법을 사용할 수 있기에 하나의 개체로선 너무나도 허약한 브레인 마우스들의 모습은 디엔에게 경험치 덩어리로 밖에 보이지 않았다.

지속 시간이 얼마나 걸릴진 모르지만, 최대한 많이 놈들을 죽여야 한다고 생각하며 분발한 디엔은 1분이 지났을때 수십마리를 베어낼 수 있었다.

다른 동료들도 나름의 방법으로 브레인 마우스들의 숫자를 줄여 나갔고, 근접 능력이 없는 에리카와 다나도 쥐를 밟았을때 느껴지는 물컹하면서도 끔찍한 감각을 애써 참아가며 일일이 발로 짓밟거나 쳐내는 노력하였다.

하지만, 브레인 마우스들도 시간이 지나자 나름대로 반항하게 되었다. 의식 공유를 포기하고 자신들과 가까이 있는 인간들을 향해 매직 미사일을 사용하기 시작한 것이다.

"찌익!"

퍼엉!

"꺄악?!"

"에리카!"

재수없게 에리카의 어깨위로 텔레포트된 브레인 마우스 한마리가 지근거리에서 매직 미사일을 발사하여 그녀의 얼굴을 가격하자 육체적 고통에 약한 그녀는 외마디 비명과 함께 쓰러지고 말았다.

그 밖에도 다른 일행들을 향해 매직 미사일이 지속적으로 날라들었으나 칼잡이들은 새로 얻은 방어구 덕분에 피해가 최소화되었고, 다나는 재빨리 스스로에게 보호 마법을 사용했기 때문에 문제는 없었으나 텔레포트 필드는 그야말로 양날의 검이였다. 동료가 당하는 것을 두 눈으로 보면서도 또다시 랜덤 텔레포트가 시작되어 상처를 돌보거나 구원해줄 수 없었기 때문이다.

주문 시전자인 에리카는 쓰러졌지만, 이미 한번 시전된 주문은 지속 시간이 지나야만 끝이 나기에 랜덤 텔레포트는 그대로 계속 되었다.

퍼억!

"큭!?"

텔레포트가 되자마자 할버트를 아무런 형식없이 크게 휘둘러가던 디엔은 옆구리를 향해 가격하는 충격에 잠시 얼굴이 일그러졌지만, 한층 더 업그레이드 된 방어력 덕분에 그다지 큰 받지 않을 수 있었다.

"이 쥐새끼들이!"

쿠르르…….

그렇게 다른 일행들과 달리 매직 미사일들을 몸으로 받아내며 무차별적으로 공격하던 디엔은 마지막 텔레포트와 함께 천장을 가득 매우던 먹구름이 사라지고 시간이 지나 텔레포트또한 더이상 이뤄지지 않자 어디론가 도망가려는 브레인 마우스를 짓밟아 죽이고선 주변을 확인하기 시작하였다.

땅 여기저기에는 베이거나, 찔리거나, 혹은 짓밟혀 죽은 온갖 브레인 마우스들의 시체가 널려있었고 반으로 토막난 시체가 공중에서 텔레포트되어 내장과 피를 흩뿌리면서 바닥은 물론, 라이니 일행 몸 전체가 피투성이로 이루어져 있었다.

디엔은 자신이 베어낸 숫자만 해도 50이상으로 추정하고 있었고, 자신보다 숙련된 모험가인 라이니 일행또한 많은 숫자를 처리했는지 살아남아 뭉친 브레인 마우스의 숫자는 겨우 6~70 마리 뿐이였다.

그정도 숫자라면 대략 3서클 정도의 마법을 사용할 수 있으리라 예상한 라이니들은 기절한 에리카가 운좋게도 마지막 텔레포트때 자신들이 들어온 문 근처로 텔레포트되어 기절해있는 모습을 확인하고 안심해하며 살아남은 브레인 마우스들을 향해 눈을 부라리기 시작하였다.

남아있는 숫자도 아직 무시못할 수준은 아니지만, 수백에서 수십마리로 남았다는 것 자체만으로도 큰 고양감을 주기엔 충분하였다.

=자…잠깐! 혀…협상하자! 아무런 조건 없이 너희들을 밖으로 보내주겠…크헉!=

살아남은 브레인 마우스들이 약해진 여럿이 모여 하나를 이루며 다시 협상을 시작하려 하였으나, 그 사이에 크로스 보우를 재장전한 디엔이 여럿이 모여 하나를 향해 발사하였다.

"씹지랄의 제왕이 여기있었구만. 지금이랑 그 때랑 같냐? 너희들을 모조리 쳐죽여주고 네놈들을 식량 삼아 알아서 굴을 파내고 빠져나갈테니 걱정마시지!"

승기를 잡게 된 디엔은 에픽 몬스터를 잡으면서 얻을 수 있는 경험치에 눈이 멀어진 상태였다. 차라리 에픽 몬스터를 죽이고 브레인 마우스들을 불로 구워 먹어가며 밖으로 빠져나가는 방법이 훨씬 미래지향적이었기 때문이다.

'여차하면 굶어서 힘이 없어진 라이니 일행을 내 던전의 인부로 집어넣으면 되겠지.'

그렇게 된다면 블러디 바이퍼와 척을 지게 되겠지만, 에픽 몬스터를 처리한 경험치만 얻는다면 그런 패널티 따윈 쉽게 상쇄시킬 수 있을것 같았기에 내린 판단이었다.

'크으……! 지금은 참아야만 한다……!'

마음같아선 지금의 굴욕을 모조리 갚아주고 싶은 여럿이 모여 하나였지만, 지금의 소란을 듣게 된다면 남아있는 랫 맨들이 구원하러 올 것이라 생각하였다.

그러나, 그레이터 웨어울프가 침공해 왔을때 괜한 피해를 줄이기 위해 자신들이 처리할테니 큰 소란이 들려도 무시하라는 마지막 명령을 내린것과 수시로 올라오던 보고가 끊기면서 행적이 묘연해진 인간 모험가들이 몰래 이곳까지 침입하였다는 사실을 깨닫고 여럿이 모여 하나를 구성하고 있던 브레인 마우스들은 얼굴이 사색이 되어버렸다.

물론 그 얼굴을 인간들이 알아볼리 없겠지만.

"협사앙? 그래, 또 지껄여 봐! 암컷 세마리 운운해 보라니까!"

승기를 잡으면서 가벼운 몸놀림으로 석궁집과 한 셋트로 엮여있는 소형 볼트통에서 볼트를 꺼내 재장전하며 다시 조준한 디엔은 분을 삭히지 못한 표정으로 방아쇠를 당기려 하였으나, 라이니가 그런 그를 잡아 말렸다.

"자자, 진정해. 이미 우리가 이긴 싸움이니까."

남아있는 브레인 마우스들의 숫자도 충분히 위협적이긴 했지만, 피해를 어느정도 감수하며 공격을 하면 충분히 승리할 수 있는 숫자였기에 라이니는 디엔을 말린후, 여럿이 모여 하나에게 입을 열었다.

"계속해서 우리와 싸우고 싶다면 우리들도 확실하게 상대해주겠어. 디엔의 말대로 뭣하면 너희들 고기를 먹어가며 밖으로 이동해도 되니까. 아니면 일행중 몇명이 우리가 왔던 통로로 되돌아가 병사들을 불러도 되겠지."

=크……. 원하는게 뭐냐?=

결국 여럿이 모여 하나는 패배를 인정하고 패자로서 승자의 주장을 들을 수 밖에 없는 현실에 침울하게 대답하였다.

"우리의 요구 조건은 두 가지. 우리가 여기서 나갈 수 있도록 성심성의껏 도와줄 것과 너희들이 포로로 잡은 인간들을 모두 풀어줄 것."

=…알겠다. 패자는 모든것을 잃는 법이지…….=

처음에는 전투에 의한 흥분으로 인해 이성이 살짝 마비되었지만, 풀이 죽은 목소리로 '패자' 를 운운하자 던전을 운영하고 있는 디엔은 여럿이 모여 하나가 말할것이 자신에게도 통용됨을 느낄 수 있었다.

아무리 암컷들을 모아 임신 공장을 완성해도 다른 힘있는 클랜과 싸우게 되어 패배한다면 모든 노력과 결실들이 저들처럼 빼앗기게 될것이니 말이다.

'안되겠어. 블랙 스웜프 공방이 있다지만 녀석들은 전투계가 아니야. 나도 이런 상황에 처해지기 전에 전투력을 늘릴 수 있는 방안을 알아내야만 해.'

한편, 다나의 회복 마법으로 의식이 깨워진 에리카는 그녀로부터 자신들이 승리하였고, 여럿이 모여 하나에게 자신들의 요구 조건을 설명해주었다.

"아야야……. 잘했어요 언니. 그래도 혹시 모르니 여기서 빠져나가는 방법은 우리가 떨어졌던 통로로 해요. 우리들을 버틸 수 있는 튼튼한 밧줄이 있으면 좋겠네요."

지금은 얌전하게 승자인 라이니 일행의 요구 조건을 승낙하는 분위기였으나, 몬스터의 말을 믿을 수 없다고 여긴 그녀는 차라리 자신들이 떨어졌던 통로에 몸이 가벼운 알레크시아가 먼저 위로 올라가 밧줄을 어딘가에 묶고 그것을 타고 올라가는게 안전하다고 생각한 것이었다.

어차피 숫자가 괴멸적으로 줄여져나가 텔레포트는 고사하고 3서클 마법도 겨우겨우 쓸 수 있게 된 현재의 여럿이 모여 하나로선 그녀들을 지상으로 돌려보낼 수 있는 선택지는 많지 않았기에 튼튼한 밧줄을 주기로 약속하였다.

게다가 라이니 일행에 의해 랫 맨들의 숫자도 절반 수준으로 떨어졌기 때문에 더이상의 피해를 받게 된다면 클랜을 보존시키는 것이 힘들어진다.

겉으론 내비치진 않았지만, 몇 번이나 자신들의 속을 철렁하게 만든 그레이터 웨어울프는 자신을 따르는 무리들과 함께 유랑 생활을 하다가 밖에서 식량을 구하던 랫 맨들을 발견하고 동족들이 돌아올때 사용하던 땅굴을 통해 침입해왔기 때문에 앞으로도 이런 경우가 더 있을지도 몰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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