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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드 아일랜드가 떴다아아아!!
'좀비는 때려야 제 맛' 이라는 개인적인 사상으로 인해 둔기류 무기를 사용하는 샘 B 라는 캐릭터로 좀비들 머리통을 후갈기며 레벨업을 하고 있습니다!
살짝 아쉬운 면도 있지만(식량을 반드시 먹어야 하는 공복감 시스템이 없는것과 갑작스런 좀비 웨이브에 저택에 들어가 방어한다던가 하는 돌발 상황의 부재)그래도 재밌는 좀비 게임임은 분명했습니다.
영어를 잘 몰라 스토리를 아는데 애로사항좀 꽃피지만 그래도 부분적으로나마 이해가 가기 때문에 즐겁게 플레이하고 있습니다.
게임 불감증에 걸려있던게 단번에 타파될 정도로 재밌더군요. 그런고로 잠시 잠수좀 타겠습니다 -_-;;
이렇게 재밌는 게임은 정말 간만이기 때문에 암울했었던 기분을 모조리 해치우고 산뜻한 기분으로 돌아오겠습니다. ㅇㅁㅇ/일반 거주지로 향하는 라이니 일행의 눈빛은 모험을 향한 갈망으로 가득차 있었다.
어떻게 보자면 그녀들이 음유시인의 사연을 도와주는 일을 도와주는 것도 '모험' 의 냄새를 맡았기 때문이었을지도 모른다.
모험가들은 남들이 보기엔 매우 위험천만하고 목숨이 오가는 위기속에서 살아가는 불쌍한 인생들이라 생각하겠지만, 본인들은 바로 그 위기를 극복하고 신경계가 짜릿해지는 쾌감을 즐기는 부류들이다.
굳이 예를 들자면 인기 가수가 자신이 나왔을때 팬들의 함성에서 느껴지는 카타르시스에 중독되는 것과 비슷하달까.
어쨌든, 카시라가 말한 위치는 인적이 드물고 약간 구석진 곳에 위치한데다 근처에 잡화점이 하나밖에 없었기 때문에 쉽게 찾을 수 있었던 라이니 일행은 'close' 라고 써져있는 간판을 확인하였지만, 혹시나 하는 마음으로 상점의 손잡이 열었다.
철컥-
끼이이--
"안 잠겨있는데?"
"그러…음?"
문을 살짝 연 순간, 모든 일행의 얼굴이 신중하게 돌변하였다. 너무나도 익숙하디 익숙한 냄새가 모두의 코를 찔렀기 때문이다.
"피 냄새……. 그것도 상당히 진해."
피 냄새가 진할때는 두 가지 경우가 있다. 많은 사람들이 한 장소에서 피를 흘리며 죽는다던가, 온 몸이 해부당해 온 몸의 혈액이 밖으로 배출된다던가.
인적이 드물고 입구에는 누군가가 반항한 흔적이 없었기에 모두의 예상대로 상황은 '후자' 였다.
"크음…이거…조금 심할걸."
잡화점 안으로 들어온 라이니 일행은 눈쌀을 찌푸렸다. 물건을 계산하는 카운터 너머에 어떤 여성이 뼈만 앙상하게 남아있던것도 있었지만, 그녀의 시체에 살점들이 덕지덕지 붙어있었기 때문이다.
즉, 그녀는 무언가에 의해 '뜯겨 먹힌' 상태였던 것이다.
핏자국은 2층으로 향한 상태였으나, 지금은 조심스럽게 상황을 파악하는게 우선이라고 생각한 그녀들은 어떤 정보를 얻을지 모르기에 시체의 상태부터 확인하기 시작하였다.
"이건 솔직히 예상외군요."
베네피오렌의 말대로 모두 기껏해야 인간과 인간간의 문제 정도로 생각하고 있었던 라이니 일행은 생각보다 상황이 심각하게 돌아가자 얼굴에 장난기를 지워갔다.
"남아있는 살점들의 상태로 보아 이건 무언가에 물어뜯기거나 거친 무언가에 의해 찢겨발겨진 흔적들이 남아있어. 최소한 인간은 아니군."
뒷쪽 세계에서 일하다보니 자연스럽게 시체의 상처를 확인하는데 능숙한 알레크시아가 운을 때자 에리카가 깜짝 놀랐다.
"그렇다면 도시 내에 몬스터가 존재한다는 뜻인가요?"
"하지만, 이 도시의 치안은 지금까지 봐왔던 도시들 중에서도 최고 수준이였어. 이런 짓을 할 수 있는 몬스터가 슬럼가 쪽이라면 모를까 일반 거주지 구역까지 오리라곤 생각하기 어려운데……."
두터운 성벽과 그것을 지키는 경비병들이 존재하여도 다양한 능력을 가진 몬스터들은 각자의 능력을 이용하여 풍부한 먹잇감이 존재하는 도시로 침입을 시도한다. 하지만, 스칼리아는 그런 몬스터들의 침입을 막기 위해 다양한 마법적 트랩과 경보 장치를 사용하기 때문에 아무에게도 들키지 않고 이렇게까지 깊숙하게 침입을 허용한다는 것은 뭔가 상식적으로 말이 안된다.
"결국 직접 확인하는 수 밖에 없겠군요."
디엔은 마법 주머니에서 할버트를 빼내려다가 여기저기에 물건이 비치되어있는 진열장과 좁은 공간으로 인해 다시 손을 집어넣고 말았다. 지하수로에서는 생각보다 넓었기에 문제는 없었으나 여기에서는 오히려 아군을 방해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후우. 다른 무기도 구해야 하는데……."
"그럼 내거라도 써."
한 숨을 내쉰 자신을 향해 자신의 예비용 단검을 건내준 알레크시아의 모습에 전과 달리 어느정도 신뢰가 담겨져 있는 눈빛을 읽은 디엔은 감사의 인사를 하며 단검을 챙겨들었다.
그가 여태껏 사용한적이 없는 무기이긴 하지만 최소한 맨손보다 나으리라.
"그럼 가볼까요."
아직 전열을 맡기기엔 불안한 디엔을 제외하고 가장 방어력이 뛰어난 베네피오렌이 핏자국을 따라 2층으로 올라가는 문을 열었고, 그녀의 뒤를 칼잡이들이 따라붙었다.
2층은 잡화점의 가족들이 사용하듯이 집이 갖춰야 할 최소한의 모든것들이 갖춰져 있었다. 집과 가게를 따로 둘 능력이 없는 상인들이 1층은 가게, 2층은 거주지로 사용하는 전형적인 형식이었다.
핏자국은 문이 닫혀진 문으로 이어졌고, 2층 여기저기에는 무언가가 싸운듯이 기둥, 벽들이 모두 훼손되어 있었다.
"쉿."
핏자국을 따라가던 중, 알레크시아가 짧게 혓소리를 내고 자신의 귓등에 손을 활짝 펴 올리는 체스쳐를 보이며 일행을 정지시켰다.
그것이 청각에 집중하라는 뜻임을 직감한 라이니 일행은 조용히 귀에 신경을 집중시켰고, 아주 작지만 뚜렷하게 무언가를 들을 수 있었다.
찌익- 쩝쩝- 까드득!
듣기 싫은 소리가 울려퍼지자 알레크시아는 발소리가 들리지 않게 조심스럽게 이동하여 핏자국이 이어진 방문을 살며시 열어 소음을 최소화시키고 능숙하게 끝까지 열어재꼈다.
안은 좁은 침실로, 침대와 장롱만으로 3분의 1이 차지되는 좁은 공간이였다.
그리고, 거기에는 어떤 여성이 피범벅이 된 시체 앞에서 주저앉아 쉴새없이 손을 움직이고 있었으나 뒤쪽에서 기척을 느꼈는지 손을 멈추고 서서히 몸을 일으켰다.
"이 기운은……. 모두들 조심하세요. 저 사람은 이미 인간이 아니……!"
순간, 갑자기 몸을 돌린 여성의 얼굴은 매우 처참하였다. 눈동자는 망막과 더불어 새빨갛고 입가에는 살점 조각과 붉은 피가 덕지덕지 칠해진 그로테스크한 모습이었다.
누가보더라도 '인간' 의 범주를 훨씬 지나친 여성의 모습에 모두들 공격 자세를 취하였으나, 여성은 입을 쩍 벌리더니 가장 선두에 위치하고 있던 베네피오렌의 얼굴에 살점, 뼛조각, 내장 조직들이 섞인 진득한 피를 토해냈다.
"끄어억--!"
투두두둑!
"꺄앗!?"
냄새만으로도 토할것 같은 썩은 피와 고기냄새는 둘째치고서라도 눈에 피가 들어갔는지 토사물을 맞은 그녀는 당황감을 빠르게 수습하고 그대로 몸을 쪼그려 앉아 라이니와 알레크시아가 움직일 수 있는 공간을 확보하였다.
눈도 보이지 않는체 어설프게 움직이느니 동료들의 힘을 믿겠다는 오랜 모험가 생활로 얻은 경험과 신뢰가 바탕이 된 행동이었다.
"키하아아아!"
"어딜!"
무방비가 된 베네피오렌을 향해 날카로운 손톱을 치켜들던 여성의 모습에 라이니가 빠르게 장검을 찔러 인간이 아니게 된 여성의 어깨죽지를 찔러들어갔고, 그 사이에 알레크시아가 투척한 단도가 여성의 목덜미를 정확하게 파고 들어갔다.
"끄끼이이!"
목덜미를 꿰뚫은 단도에 의해 괴상한 괴성을 내지른 여성은 몸을 돌려 단도를 뽑아내고는 옆방과 가로막고 있는 벽돌을 향해 몸을 돌진시켜 벽을 꿰뚫고 옆방으로 도망치기 시작하였다.
타다다닥--!
그리고 1층으로 후다닥 내려가는 소리가 들려오자 그제서야 안심이 된 라이니 일행은 베네피오렌의 상태를 확인하였다.
"베네피오렌님! 괜찮으십니까?"
"전 상관말고 빨리 그 여자를 잡으세요! 바깥으로 도망치면 더 많은 희생자가 나옵니다!"
그녀의 말대로 인간이 아니게 된 여성이 밖으로 도주한다면 일반 시민을 무차별적으로 공격할 확률이 매우 높았기에 자신의 안부보다 퇴치를 우선으로 잡도록 권하였다.
"여긴 내가……."
다나가 베네피오렌의 상태를 확인하며 눈짓을 하자 고개를 끄덕인 나머지 일행은 여성의 뒤를 쫓아갔다.
하지만, 그녀들의 발은 1층 카운터에서 멈출 수 밖에 없었다. 밖으로 도망쳤을거라 생각한 여성은 악마의 광소처럼 킥킥거리며 그녀들을 기다리고 있었기 때문이다.
"끼키키키!"
웃음과 함께 온 몸을 부들부들 떨어가던 여성은 갑자기 바닥을 향해 손을 내리찍었고, 그와 동시에 마루 바닥이 부서지더니 거대한 통로가 라이니 일행을 집어 삼키고 말았다.
"와아앗!?"
"키히이이!"
구멍은 생각보다 넓었는지 여성까지 집어삼키고 말았고, 라이니 일행과 몬스터가 된 여성은 그대로 땅속으로 추락하고 말았다.
"우와아악!"
"꺄아아!"
쿵! 쿠웅!
직선으로 떨어지는 것이 아니라 미끄럼틀같은 구조로 되어 있어 땅속으로 미끄러졌으나, 생각보다 통로는 짧았는지 몇초 걸리지 않아 땅 위로 쓰러지고 말았다.
"크으…이게 무슨……."
갑작스런 돌발 상황에 당황한 디엔은 머리를 흔들며 제정신을 차리다가 자신이 누군가를 깔고 있는것을 느낄 수 있었다.
혹시 미연시처럼 라이니 일행중 누군가와 몸이 겹쳐진게 아닐까 싶었으나, 아쉽게도 그가 깔고 있는 여성은…….
"캬아아아! 카오!"
"이런 망할!"
디엔은 기분나쁜 여자의 몸 위에서 벗어날까 싶었지만, 주변이 어두워 이대로 놔뒀다간 큰 피해를 입을거라 예상하고 오히려 몸위를 깔고 있는것을 이점으로 삼아 그대로 목을 내리 누르고 무릎으로 요동치는 팔을 하나씩 찍어내렸다.
"에리카님! 빨리 마법을!"
던전 내부를 비추는 마법명을 모르는 디엔은 그녀가 알아듣길 원하며 마법을 요구하였고, 그녀도 이런 어둠 속에선 위험하다고 생각하고 있었는지 곧바로 주문을 외워보였다.
"라이트 볼!"
주문이 완성되자 그녀의 손 위로 사람 얼굴만한 빛의 구체가 생겨나 주변을 환하게 비추게 되었다.
덕분에 정신을 차릴 수 있게 된 라이니 일행은 여성을 완벽하게 제압하고 있는 디엔의 모습에 안도의 한 숨을 내쉴 수 있었다.
"잘했어, 디엔!"
갑자기 어둠속으로 빠져들게 된다면 빛에 적응된 눈이 어둠에 다시 적응하려면 상당히 오랜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여성이 마구잡이식으로 공격을 해 왔다면 상당히 위험한 사태가 벌어졌을 것이다.
라이니는 그대로 검을 빼들어 목이 졸리고 있으나 신경쓰지 않고 온 몸을 흔들며 벗어나려는 여성의 머리를 찍어냈고, 몇 번 검을 이리저리 뇌를 휘젓자 그제서야 난동을 부리지 않고 조용해지게 되었다.
사후경직으로 인해 몸을 부들부들 떠는 것을 제외하고 아무런 움직임이 없자 그제서야 몸을 일으킨 디엔은 그녀의 강력한 힘을 무게빨로 가까스로 찍어 눌렀기 때문에 그대로 옆으로 주저앉아 거친 숨을 몰아쉬었다.
"후아…죽는 줄 알았네……."
"정말 잘했어. 네가 시간을 벌어주지 않았다면 위험했을거야."
왠만하면 칭찬을 하지 않는 알레크시아가 직접 등을 토닥여주고 손을 건내주자 그녀의 손을 잡고 몸을 일으킨 디엔은 주변을 두리번 거렸다.
"그건 그렇고 도시 밑에 이런 동굴이 있다니……. 원래 다른 곳에도 이런데가 있습니까?"
스칼리아를 제외하곤 오랫동안 체류한 도시가 없었기에 오랜 모험 생활을 해온 루이네 일행의 경험을 빌리려 하였으나, 그녀들로서도 이런 동굴은 처음 보는 곳이었다.
"당연히 도시 밑에 이런 동굴은 없지. 몬스터가 들어올 수 있는 공간을 막아두지 않을리가 없잖아."
"그보다 이 동굴은 자연적인 동굴이 아니예요."
자연 동굴을 단 한번이라도 봤다면 전문 채광꾼이 아니더라도 벽면이 매끄러우며 잘 정리된 인공적인 분위기가 팍팍 나는 동굴을 보는순간 누군가가 어떤 목적을 가지고 도시 밑에 땅을 팠다는 것을 추측할 수 있으리라.
거기에다가 에리카는 마법사로서의 견해를 덧붙였다.
"게다가 스칼리에는 땅속으로 침범하는 곤충형 몬스터들을 막아내기 위해 마법으로 충분히 방어되고 있어요. 하지만, 이 부근에 설치된 모든 방어 마법들이 무효화 된데다가 아무런 흔적조차 남지 않았다는 것은…최소한 저보다 훨씬 상위에 속한 마법사의 짓임이 틀림없어요. 이만한 동굴을 팔 수 있는 인력을 가지고 있으며 교묘하게 모든 마법들을 무효화시킨 마법사가……."
심각하게 말을 이어가려던 에리카는 알레크시아가 갑자기 입을 틀어막자 깜짝 놀란 표정을 지었으나, 그녀가 입술 위로 검지 손가락을 붙이고 있자 고개를 끄덕이며 입을 다물었다.
"뭔가가 오고 있어. 모두 조심해."
나지막히 중얼거린 그녀의 대사를 알아들은 일행은 각자 무기를 꺼내며 경계 태세를 취하였다.
에리카는 라이트 볼을 몇 개 더 만들어 주변에 깔아두었고, 넓은 공간으로 오게 된 디엔은 단검을 허리춤에 매고 자신의 할버트를 꺼내들었다.
저벅- 저벅-
발걸음은 한 두명이 아니었다. 최소 4~5명의 수준이었으며, 소리는 정확하게 라이니 일행을 향해 가까워지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