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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들이 이번 연기의 역활은 단순한 잡일 수준이었다. 단지 디엔을 상급자처럼 대우해주며 그의 명령을 들어주면 끝이고 나머지는 그가 직접 모든 일을 처리한다.
미리 자결을 할 수 없도록 혀를 깨물 것을 대비하여 깨끗한 옷을 찢어 동그랗게 말아넣은 천쪼가리를 두 개 준비해둔 디엔은 자신을 공격하던 날렵한 여성에게 단검을 빌린 후, 그녀들과 함께 카일런이 붙잡힌 2층 침실로 향하였다.
안에는 피비린내가 진득하게 나있고 여기저기에 피가 흩뿌려진 환경과 어두운 방안의 풍경이 겹쳐져 전형적인 고문실로 변질된지 오래였다.
일단 미리 준비된 물을 카일런을 향해 끼얹자 정신을 잃었던 그는 차가운 액체의 감촉과 함께 일어나며 또다시 지긋지긋한 고문의 시간이 돌아왔다는 생각을 하며 체념을 하고 있었다.
하지만, 그는 이 이후에 차라리 가보의 위치를 말했다면 지옥을 겪지 않아도 될 것이라는 후회를 하게 될 것이지만 그것은 조금 후의 이야기.
"거칠게 깨워서 죄송합니다, 카일런씨."
"누…쿠헉! 쿨럭! 쿨럭!"
여기저기 가혹한 구타로 인해 피를 연달아 토해낸 카일런의 모습에 디엔은 친절하게 직접 그의 입가에 묻은 피를 손수건으로 닦아 주었다.
"이런이런, 꽤 고통스러우신가 보군요. 아, 제 소개가 늦었습니다. 저는 제 뒤에 있는 사람들의 '상급자' 인 디엔이라 합니다. 보다시피 이런 종류의 일에는 능숙해서 운좋게 높은 직위를 꿰차게 된 행운아랄까요?"
카일런은 고통으로 인해 정신을 차릴 수 없었으나 자신과 같은 남자가, 그것도 자신보다 어린 소년이 저들의 상급자라는데 놀랐지만, 어차피 그게 거짓이든 진실이든 그에겐 상관 없었다. 지금보다 더한 고통이 와도 자신은 사랑하는 아내를 위해서라도 가보의 위치를 절대 발설하지 않을테니까.
"이래뵈도 저는 정이 많은 성격이라서 저와 같은 남자가 고통을 받는게 마음 불편하네요. 제 명령으로 인해 더이상 당신에게 '손' 을 대지 않을 것을 맹세합니다. 그러니 우리 좋게 좋게 해결했으면 좋겠네요. 우리에게 가보만 넘기신다면 돈을 드릴테니 거래로……."
"퉤엣!"
철퍽!
역겹다는 듯이 그의 얼굴에 피가 진득하게 섞인 타액을 뱉은 카일런은 그런 행동만으로 자신의 의지를 나타냈다고 생각했는지 입을 굳게 다물며 굴복하지 않겠다는 눈빛을 보여왔고, 여전히 웃는 낯으로 얼굴에 붙은 피를 닦아낸 디엔은 안타깝다는 듯이 한 숨을 내쉬었다.
"에휴…어쩔 수 없군요. 무슨 일이든지 피를 보지 않고 해결하는 것이 가장 좋은데 말이죠. 지하실에 있는 아렌스라는 그 여성분을 대려와주세요."
미리 배역을 정해두었기에 아렌스를 끌고 오는 역활을 맡은 여성은 떨떠름한 표정을 지으며 지하실로 내려갔고, 그녀가 내려간 것을 확인하자 또다시 다른 여성에게 명령을 내렸다.
"당신은 따뜻…아니, 시간이 걸릴듯 하니 좀 뜨거운 물이랑 깨끗한 수건을 가져다 주세요."
꺼림칙한 일에 자신의 단검을 빌려준 작은 체구의 여성은 불만스러운 표정을 지어보이면서 고개를 끄덕이더니 뒤이어 내려가자 디엔은 미리 준비한 불이 붙은 양초에 단검 끝을 달구며 콧노래를 흥얼거리고 있었다.
분명 자신을 고문하려는 것이 분명한데 뭘 하려는 속셈인지 이해가 안된 그는 이내 의문을 접고 어떤 고문이 오든 꾹 참아내면 된다고 생각하며 마음을 진정시켰다. 고문을 계속해서 받고도 이정도로 정신력이 뛰어난 것으로 보아 그는 재능 비율 9:1로 고정된 현 세계에 1에 속하는 남자임을 알 수 있었다.
얼마 후, 디엔의 명령을 받고 아렌스를 조심스럽게 2층으로 끌고온 여성이 도착하고 뒤이어 곧바로 뜨거운 물과 수건을 담겨진 대야를 가져오면 모든 준비가 끝나자 디엔은 의미심장한 미소를 지어 보였다.
"카일런……."
"아…아렌스…커헉! 쿨럭! 쿨럭!"
아렌스는 몰락하긴 했지만 한 때는 귀족 가문이였기에 매우 아름다운 미모를 가지고 있었다.
매우 깔끔한 흑갈색 빛의 어깨 아래쪽까지 내려오는 가지런한 장발과 역시나 흑갈색의 영롱한 빛을 띄고 있는 눈동자, 격한 일이라곤 해본적이 없어보이는 가녀린 얼굴선과 얇은 팔다리, 날씬한 몸매는 소중한 생명을 잉태하고 있어 어머니로서의 숭고함과 고결함까지 같이 보일 정도였다.
"절대 지지 마! 아직 포기하면 안 돼!"
내상으로 입은 고인 피를 토해내며 격한 기침을 연발한 카일런은 아내의 격려에 조금은 흔들리지만 여전히 강인함이 엿보이는 눈빛으로 이를 악 물었다.
"우리 둘의 사이를 이용해서 협박을 할 생각이었나……? 헛수고다. 우린 모두 죽음을 각오하고 있으니까! 쿨럭! 쿨럭!"
아렌스도, 카일런도 6조를 향해 죽음을 불사한 눈빛을 보냈고, 이런 상태라면 자신들이 아무리 고문을 해봤자 아무런 소득이 없을 것이라는 것은 오랜 시간동안 피로 물든 세계에 있었던 그녀들은 본능적으로 깨닫게 되었다.
"죽음을 불사한 강인한 눈빛! 크으~ 정말이지 숭고함까지 보일 정도입니다. 저는 여러분같은 자신의 가치관이 뚜렷한 사람들이 좋아요. 마지막 기회입니다. 이쪽에서 한 발 물러서지요. 가보의 위치만 알면 저의 힘으로 여러분이 편안하게 살 수 있도록 해드리겠습니다."
"자존심과 영혼을 팔아 몸만 편안하면 무슨 소용인가!"
"우리들의 행복은 우리들의 힘으로 쟁취한다!"
아렌스와 카일런의 강한 반문에 어쩔 수 없다는 듯이 어깨를 으쓱여 보인 디엔은 고개를 내저으며 한 숨을 내쉬었다.
"하는 수 없군요. 그렇다면 여러분께 '고문' 을 시작하는 수 밖에. 자, 자결하지 못하도록 이걸 저 두 분들의 입에 물리도록 하세요."
상급자가 된 그의 연기를 위해 약간 불만스럽긴 하지만 둥글게 만 천쪼가리를 두 남녀의 입안에 쑤셔 넣었다.
혀의 힘으로는 한계가 있고 두 사람 모두 두 팔이 묶여 있는 상태였기 때문에 자력으로 입안에 가득 매워진 천을 빼내는 것은 힘들 것이다.
"조금 뜬금없는 얘기긴 하지만, 사채업의 기본은 부모가 빚을 모두 갚지 못하였을때, 그 자식에게도 갚도록 한다는 것입니다. 저는 그 사상이 매우 마음에 들어서 저의 기본 행동 방침중 하나로 삼고 있죠."
갑자기 이해하기 어려운 그의 대사에 아렌스와 카일런 뿐만이 아니라 6조의 전원도 어리둥절한 표정들이었다. 그녀들은 어떤식으로 행동할 지에 대해서만 들었고 자세한 세부적인 대사들은 없었기 때문이다.
"이해가 안 되시는 것 같으니 알기 쉽게 얘기하겠습니다. 여러분을 고문해도 방법을 알아낼 수 없으니 이제부터 여러분의 '아기' 를 고문하겠다는 뜻입니다."
"우으으읍! 우웁!"
"하우우우욱!"
순간, 얼굴이 창백하게 변한 두 남녀는 발버둥을 치며 뭔가를 얘기하려 하였으나, 입안의 천으로 읍읍 거리는 것이 전부였다.
"만삭이라 하더라도 바로 애가 태어나는건 아니죠. 만삭인 상태에서 1개월 정도 더 기다려야 하는걸로 알고 있습니다. 그런데 저에게 주어진 시간이 별로 없는 관계로 지금 당장 아기를 꺼내야겠네요."
그리고선 촛불로 뜨겁게 달군 단검을 임산부용의 펑퍼짐한 옷을 입고 있는 아렌스의 윗배에 지그시 가져가 대자 뜨겁게 달궈진 쇠로 인해 살이 타들어가면서 아렌스의 입에서 비명이 터져나왔다.
"크우우웁!"
"자, 여기서 중간 소감을 들어야겠죠? 카일런씨의 입을 뚫어주세요."
디엔의 요구대로 카일런의 입 안에 틀어막혀져 있던 천쪼가리가 사라지자 그의 입에선 지금까지 듣지 못한 거친 음성이 터져나왔다.
"이 개자식! 그만해! 그만 하라고!"
"그럼 가보의 위치를 불어주세요."
"닥쳐! 너같은 새끼를 위해 가보의 위치는 절대 불 수 없다!"
"아아~ 그러셔?"
푸욱. 쫘아악---
반말과 함께 안색이 굳어진 디엔은 단검의 날끝을 밀어넣더니 그대로 손가락 두 마리 정도 아래로 내려갔고, 너무나도 갑작스런 행동에 모두의 표정이 순식간에 창백해졌다.
"끄으으읍! 크웁! 크우웁!"
"으아아아아! 하지마! 하지마아아아!"
절망어린 카일런의 목소리가 울려퍼지자 그 모습을 바라보고 있던 6조의 조원들은 수많은 악행을 저질러왔음에도 불구하고 처음으로 자신들의 행동에 죄책감이 들 정도로 너무나도 애절하면서도 절망적인 목소리에 눈에 띄게 안색이 어두워져갔다.
"아무리 착한 나라 해도 인내심에 한계란 존재하는 법이야. 나는 무조건 고문을 하는 이들과 달리 좋게 해결하려고 했는데 왜 내 말을 듣지 않아서 이런 일을 자초하는건지 도통 이해가 안 된단 말이지. 자, 다시 한번 묻겠다. 불, 어."
"죽여버린다! 네 놈 만큼은……! 무슨 짓을 해서라도 반드시 죽여버릴거야!"
"어이구~ 무셔버라~"
찌이익---!
"카하아아아! 아아아아!
"그만해! 이 개새끼야! 그만 하라고오---!"
무섭다는 표정과 함께 단숨에 배 중앙까지 절개한 디엔의 모습에 카일런은 더더욱 절망어린 목소리로 피가 터져라 외치기 시작하였고, 자신이 듣던 연기는 태아에게 영향을 최소화 하기 위해 최초의 손가락 두 마디까지 배 윗부분을 잘라낸 후, 포션으로 치료해준다는 스토리였기에 갑작스런 돌발 행위에 6조까지 만류하기 시작했다.
"더이상 하면 여자는 죽어!"
"이건 얘기가 다르잖아!"
"아무리 해도 이건 너무 하다고!"
남편이 보는 앞에서 아내의 배를 조금씩 잘라내다니? 온갖 악행을 저지른 6조의 조원들도 더이상의 잔인한 그의 행동을 두고 볼 수 가 없을 정도였다.
"닥쳐. 그렇다면 그렇다면 너희들은 이 자들을 위해 조직을 배신하겠다는 거냐? 더이상 못 있겠다면 밖으로 꺼져 있어."
원래대로라면 최하급 말단 요원인 디엔의 반말과 명령에 당장이라도 상하질서를 위한 철퇴를 꺼내들어야 겠지만, 아렌스의 뱃속에서 터져나온 피가 얼굴에 잔뜩 묻은채 자신들을 압도하는 살인마의 눈빛을 한 그의 모습은 너무나도 섬뜩하였기에 하극상에 대해 따지지도 못하고 기세에 짓눌려 입을 다물고 말았다.
"자, 다시 한번 말한다. 불, 어."
"죽어서도…악마에게 영혼을 팔아서라도…네 녀석의 눈 앞에서 심장을 뜯어 먹고 말테다!"
아내의 고통과 자신의 아이에게 가해지는 위협에 이성을 잃고 더더욱 살기를 불타오르는 그의 모습에 여러가지 의미가 섞인 깊은 한숨을 내쉰 디엔은 어깨를 으쓱이며 안타깝다는 듯이 고개를 내저었다.
"하아. 정말이지 말이 안통하는군. 일단 대화할 수 있도록 진정시키는게 좋겠…지!"
쫘아아악-- 푸하악!
"……! ……!"
고개를 뒤로 치켜져 올라가 눈동자에 빛을 잃어버리고 경기를 일으키듯 몸을 꿈틀거리고 있던 아렌스의 나머지 배를 갈라낸 디엔은 피와 섞인 양수가 터져나오는 것을 살짝 피해주고 탯줄이 배꼽에 달려있는 피로 물든 태아를 꺼내들어 보였다.
"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
그리고, 그 모습을 처음부터 끝까지 목격한 카일런은 짐승같은 비명소리를 질러댔다. 어디서부터 설명을 해야 할지 모를 고통과 슬픔, 절망이 그의 이성을 마비시킨 것이다.
원래 제왕절개는 배꼽 아래로 세로로 자르는 형식과 아랫배를 가로로 자르는 형식이 있는데, 그런 모든 형식을 무시하고 위쪽 끝부터 아래쪽 끝까지 잘라내자 그녀의 몸은 피가 솟구쳐 태아를 완전히 피로 적셔진 상태였기에 아기인지, 단순히 큰 핏덩어리인지 구분이 안 갈 정도였다.
"아, 그러고보니 이 대사를 들을때마다 내가 꼭 해보고 싶었는데. 이런 상황에 성취할 수 있다니 역시 세상은 오래 살고 봐야 한다니까."
탯줄을 잘라낸 디엔은 이제는 따뜻해진 물로 몸을 행구자 뚜렷한 태아의 모습이 나타났고, 그 아이를 소중하게 안아든 그는 태아의 아래쪽을 바라보더니 싱글벙글 웃는 낯으로 카일런을 향해 다가가 입을 열었다.
"축하합니다. 건강한 공주님이시네요. '아빠' 가 되신것을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크…크크…크흐하하하하하!"
"아…으어…크으으윽……."
아내를 지키지 못하고 처음부터 끝까지 배가 갈라지고 죽어가는 모습을 두 망막에 새겨진 카일런의 모습에 드디어 결정타를 먹일때가 되었음을 직감한 디엔은 악마가 속삭이듯이 부드러운 목소리로 다시 협박을 시작하였다.
"자, 아직 늦지 않았습니다. 지금이라도 당장 신관을 불러 치료를 하면 아내도 살릴 수 있고, 아이도 이래도 태어나자마자 엄마와 아빠 얼굴도 보지 못한채 죽지도 않을 겁니다. 가보의 위치를 불어주세요. 그러면 지금 당장 신관을 불러드리지요."
절망, 고통, 그 밖에 말로 표현이 불가능한 온갖 마이너스 감정으로 눈빛의 힘을 잃어버린 카일런은 아내와 아이를 살릴 수 있다는 그의 제안에 결국 항복을 하고 말았다.
"가보…의 위치는…지하수로에……."
"지하수로? 왜 그런데다 숨긴겁니까?"
"그녀의…가보는…중요해서…언제 누군가가 빼앗으러 올지 몰라…지하수로 깊숙한 곳에…숨겨 뒀다……."
"위치는?"
"물이 밖으로 빠져나가는 출구쪽 근처에 뒀다…자세한건 그 근처에 가봐야 알아. 제발…아내와 아이를 살려줘……. 원한다면 내가 직접 가서 찾아 올테니까……."
"거짓말은 아니겠죠? 아니, 부디 거짓말이길 빌께요. 이보다 더한 짓도 해보고 싶거든요. 거짓말이죠? 그쵸?"
마치 거짓말이길 진심으로 원하는 디엔의 모습에 카일런은 고개를 크게 도리질을 치며 필사적인 목소리로 자신의 진실성을 확인시켜주었다.
"정말이야! 무거운 상자에다가 그 근처 물 안에 숨겨 둬서 우리들이 필요할 때가 오면 쉽게 찾을 수 있도록 해놨어! 그러니까 제발 아내와 아이를 살려줘!"
필사적인 그의 목소리에서 진실을 느낀 디엔은 이제 됐다고 여겼는지 웃는 낯으로 그를 향해 '구원' 을 전해주기로 하였다.
"아 맞다. 그거 아세요? 아이는 원래 태어나면 우렁차게 운다네요. 그렇지 않은 경우엔 숨이 막혀있는 상태거나 죽은 상태랄까? 봐요, 이 상처."
제왕절개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은 태아에게 상처가 나지 않도록 세심하게 배를 가르는 것이다. 하지만, 그렇게 거칠게 배를 갈라낸 덕분에 태아에게도 그 피해가 전달되었다.
태아의 머리쪽에 나있는 뚜렷한 상처를 카일런에게 각인시켜준 디엔은 갈라진 그녀의 뱃속 자궁으로 거칠게 던진 후, 피로 물든 단도를 빠르게 던져 몸을 부들부들 떨고 있는 아렌스의 목젖을 꿰뚫었다.
"이제 당신만 저승으로 가면 아내와 아이를 볼 수 있을거예요. 그 감격적인 재회를 제 눈으로 볼 수 없다는게 너무나도 안타깝네요. 당신이라면 저세상에서 좋은 가장이 될 수 있으거라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 안녕히 가세요~"
뇌가 마비될 것 같은 정신적 충격으로 인해 무슨 일이 생겨나고 있는건지 이해하지 못한 카일런은 할버트를 높이 치켜든 디엔의 모습에 서서히 어떤 일이 생겨났는지 깨닫게 되면서 얼굴이 악귀처럼 일그러졌지만, 그 전에 할버트의 도끼날이 그의 머리통을 반으로 쪼개고 말았다.
"하아-- 정말이지, 어째서 사람들은 평화적으로 일을 해결하려들지 않을까? 무슨 일이든지 평화적으로 해결하는게 제일이건만. 평화적이였다면 이런 비극적인 일은 벌어나지 않았을텐데……."
그의 목소리와 표정은 너무나도 안타깝다는 듯한 탄식이 깃들어져 있었으나, 귀에 걸릴정도로 광기어린 미소의 입꼬리가 길게 올라가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