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29화 (29/17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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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지?"

"예. 생각해보니 개인적으로 일지가 필요해서요."

밖으로 나온 디엔은 이리스에게 목적지로 가는 길을 조금 우회하여 일지를 구하고 싶다며 갑작스럽게 입을 열었다.

"어차피 10분에서 길어야 20분 정돈데 일지 하나 정돈 구할 시간이 없을 정도로 촉박하진 않잖아요?"

"그거야 그렇지만……."

"아, 그리고 죄송한데 제가 돈이 없어서 그런데 나중에 꼭 갚을테니 일지를 살 돈만 빌려주세요."

"……."

아주 마이페이스 적으로 나가는 그의 모습에 어디서부터 딴지를 걸어야 할까 감이 잡히지 않은 그녀는 어차피 자신들 대신 죽을 운명이기에 저승길 선물 정도로 구해다 주기로 하였다.

본래 이리스의 성격은 겉으론 약간 유순해 보이지만, 겉으로 포장된 얇은 막이 찢겨진다면 흉폭한 본성이 튀어나오는 성격인데 원래대로라면 어디 하나를 부러뜨렸겠지만 자신이 굳이 손을 쓰지 않아도 알아서 죽을 목숨 정도로 판단하고 있었다.

시체가 눈 앞에서 아른거리며 저승가기 전에 뭐좀 사고 싶다고 하니 분노보단 오히려 측은함이 나올 정도였다.

자신들의 임무를 실패할 시 받을 패널티는 말단 조직원이 감당하기 어려운 정도니까 말이다. 아마 이 일의 실패로 인해 본부로 돌아가자마자 루이네의 검에 의해 목이 날라가리라.

결국 주변에 있던 작은 모험가 상점으로 발을 들여 손바닥만한 일지를 이리스에게 돈을 빌려 구입하게 된 디엔은 일지의 첫 장을 넘기자 직사각형의 네모가 여러개 그려져 있고 그 안에 글자들이 적혀져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그리고 맨 위에는 어떤 설명이 적혀져 있었는데 그 내용들은.

-일지에 기록할 때 사용할 성향을 선택해주십시오-

'1인칭, 질서적 - 선' '1인칭, 질서적 - 중립' ' 1인칭, 질서적 - 악' ....

'3인칭, 질서적 - 선'

기록할 때의 성향은 질서적 선, 중립, 악. 중립적 선, 악, 진정한 중립. 혼돈적 선, 중립, 악으로 총 9개였다.

일지에 퀘스트를 기록하는 것은 퀘스트를 받으면 자동으로 되는것이며 앞으로 일지를 사용할동안 여기서 선택한 성향에 따라 일지의 내용도 다를 것이라 예상한 디엔은 나름 신중하게 검지 손가락으로 자신이 사용할 말투를 눌러보였다.

'1인칭, 혼돈적 - 중립'

-혼돈적 중립은 사회적인 규범을 무시하고 오로지 자신의 기분이 내키는대로 행동하는 개인주의자지만, 자신의 자유만을 신경 쓸 뿐, 타인의 자유따윈 신경을 쓰지 않는다. 혼돈적 중립은 언제나 전통에 도전하며, 새로운 기법을 도전하는 유명한 미술가(원근법을 무시한 피카소, 자신만의 작풍을 확립한 반 고흐 등등)들이나 창의적인 직업에 종사하는 이들이 대부분이다. 그들은 선이든 악이든 언제나 자신의 양심이 따르는 쪽을 선택하지만, 자신에게 위험이 닥쳐진다면 언제든지 발을 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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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오 졸려 -_-

1일 1연재를 위해 날밤을 새면서 가까스로 한 편 완성했습니다.

뭔가 이상한 문맥이라던가 오타들이 많겠지만 일단은 좀 자야겠습니다. 일어나면 오후 2~3시 사이쯤이겠군요.

저는 그럼 이만 쓰러지겠습니다. 꿱...일지에 쓸 성향을 결정하자 다시 한번 메세지음이 떠올랐다.

-성향을 결정하셨습니다. 앞으로 혼돈적 - 중립의 성향으로 일지에 퀘스트가 기록됩니다-

-일지를 구입함으로서 퀘스트가 기록되었습니다. 내용을 확인해주시기 바랍니다-

퀘스트의 자세한 내용과 보상은 일지에 적혀진다고 하니 곧바로 내용을 확인한 그는 마음에 드는 말투로 적혀진 퀘스트 내용에 만족스런 미소를 띄어 보였다.

-멍청이 같은 년들이 해결하지 못한 일에 나를 동원하려 하였지만, 나의 능력이라면 이딴 문제 따위는 충분히 해결이 가능하다. 이 기회에 나와 저 년들의 차이점을 확실히 깨우쳐 주도록 해주지. 일단 내가 들은 정보는 상대방은 아렌스라는 이름의 몰락 귀족이고 카일런이라는 자와 결혼을 하여 만삭의 상태다. 경제적인 문제는 없으며 가보가 숨겨진 위치는 아직 찾지 못한 상태다-

보상 : EXP 3000, 공적치 650, 실패시 공적치 -700

공적치 650이 얼마나 큰 놈인지는 아직 잘 모르겠지만, 일단 임무에 성공하면 자세하게 알 수 있을지 모른다.

일지의 퀘스트 내용을 확인하고 덮으려는 순간, 일지에 총 3개의 라벨이 붙어있음을 뒤늦게 확인할 수 있었다. 첫 번째 라벨은 퀘스트고 두 번째 라벨은 키워드, 세 번째 라벨은 플레이어가 마음대로 쓰고 지울 수 있는 개인 메모장이었다.

두 번째 라벨을 잡아 종이를 한꺼번에 넘기고 나니 현재 나와있는 키워드는 '블러디 바이퍼' 와 '블랙 스웜프' 뿐이였다. 아마 모인 키워드들은 어딘가에 써먹을 수 있으리라.

마지막으로 개인 메모장으로 종이를 넘긴 디엔은 어떻게 글을 써야 할까 고민을 하다가 검지 손가락으로 글을 쓰듯이 메모장에 자신의 이름을 써내자 손가락 굵기의 검은색 잉크로 써진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아마 메모장에 물건을 가까이 대면 그대로 써지는 형식인듯 하다.

'글을 쓰기 위해선 얇은 막대기가 필요할 것 같군. 그래도 잉크가 필요 없다는 걸 알게 되었으니 귀찮은 일은 사라진 기분인걸.'

다른 정보창은 다 있지만, 퀘스트의 내용과 보상은 오로지 일지로만 알아낼 수 있으니 잃어버리면 안될 귀중품으로서 머릿속에 각인시킨 디엔은 이제 슬슬 목적지로 향하기로 하고 자신이 행할 연극을 이리스에게 알려주기 시작하였다.

그리고 자신의 대본을 모두 알게 된 그녀는 얼굴이 크게 일그러졌다.

"잠깐. 우리가 아무리 악당이라 해도 그건……."

"루이네님 앞에서 협조를 하겠다고 약속하셨잖아요? 빠르고 효율적인데 뭐가 문제라는 겁니까?"

"……."

이리스는 본인 스스로가 좋은 사람은 아니며 오히려 악에 가깝다는 것을 스스로 인지하고 있었다. 하지만, 디엔이 말하는 연기는 자신으로서도 감당할 수 없는 '악' 이였기에 눈앞의 소년이 혹시 마계에서 기어나온 악마가 아닐까 라는 의심이 들 정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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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창문이 거대한 가죽으로 막혀져서 환한 대낮임에도 불구하고 어두운 방 안.

퍽! 퍼억!

거칠게 자라왔는지 턱선이 굵고 덩치가 보디빌더 처럼 단련되어있는 여성이 짧은 금발의 강인한 눈빛을 한 남성을 의자에 묶어놓고 무차별적으로 주먹을 휘두르고 있었다.

남자는 이빨 몇 개가 나갔는지 이빨 사이사이가 부러지고 입안이 터져 피가 입 밖으로 쉴새없이 흘러나왔으나, 남성은 끝까지 포기하지 않는 불굴의 눈빛으로 폭행을 견뎌내었다.

"쿨럭! 쿨럭! 카악!"

잠시 여성의 주먹질이 멈춰지자 부러진 이빨과 함께 핏덩어리를 토해낸 그는 거친 숨을 몰아쉬었으나, 때리던 여성도 상당히 지쳤는지 땀이 온 몸을 적시고 있었다.

차라리 죽이는 거라면 간단하지만, 죽이지 않도록 힘조절을 하다보니 오히려 그것이 그녀의 체력을 더욱 깍아 먹은 것이다.

"씨발! 빨리 불어! 그깟 가보만 내주면 너희들도 더이상 우리랑 엮일 필요도 없이 끝이라고!"

"크흐으……. 그건…그녀가…테너 가문이라는…마지막…증표…절대로…빼앗길 수……."

끝까지 가보의 위치를 불지 않는 모습에 덩치큰 여성은 성질 같아서는 단번에 쳐 죽이고 싶었지만 그랬다간 가보의 위치를 알 수 없게 되니 미칠 노릇이었다.

물론, 지하실에 감금되어 있는 아렌스 쪽에서도 계속해서 협박, 고문이 자행되고 있지만 만삭 상태인 임산부인지라 너무 과도한 충격을 가하면 죽을지도 모르기 때문에 그 쪽은 거의 포기 상태였다.

"젠장! 또 기절했잖아!"

그녀는 고통을 육체가 이겨내지 못하고 기절을 하자 미리 바가지에 떠온 물을 퍼부으려 하였으나, 그녀가 있던 방문을 열고 들어온 동료에 의해 제지되고 말았다.

"어이, 잠깐 나와봐."

"왜? 그 년이 가보의 위치를 밝혔어?"

"아니, 그건 아니고 조장님이 돌아오셨는데…아아~ 모르겠다. 일단 내려와서 설명을 들어."

그녀도 뭔가 좀 혼란스러운지 직접 와서 들으라는 말과 함께 나가자 남자를 고문하던 여성도 결국 그 뒤를 따라 나섰다.

2층에 있던 침실을 고문실로 썼기 때문에 1층의 거실로 내려온 그녀들이 본 것은 브론즈 플레이트 메일을 입은채 유유자적한 미소를 띄고 있는 한 소년이였다.

"이걸로 모든 주연들은 다 모이게 되었군요. 제 소개를 하지요. 이번일의 책임자로 임시 발령된 디엔이라 합니다."

"하?"

"허?"

"뭐?"

디엔의 소개는 그렇다쳐도 마지막에 '책임자' 라는 말에 이리스를 제외한 6조의 조원, 4명은 모이자마자 이게 뭔 헛소린가 싶어 어이가 없다는 듯한 헛웃음을 지어 보였다.

"조장. 이게 대채 뭔 소리유?"

남자를 고문하던 여성은 자신의 조장인 이리스에게 해명을 요구하였고, 이리스는 심기 불편한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이 꼬마가 자신이 금방 해결할 수 있다고 호언장담을 하자 루이네님이 이 일의 책임자로서 파견을 보냈다."

"그게 뭔 헛소립니까! 그동안 우리가 고생한 것은 뭐가 되고요!"

날렵해 보이는 작은 체구지만 눈꼬리가 위로 올라가 난폭한 인상을 주는 여성이 말도 안된다며 거칠게 반항하였지만, 무심한듯 시크한 목소리가 그녀의 귓가에 박혀들어갔다.

"개고생이죠 뭐."

"이 새끼가!"

"잠깐! 멈……!"

비천한 남자 따위가 일일히 신경을 거슬리게 하자 작은 체구의 여성은 난폭한 분위기처럼 얇은 인내심이 바닥나면서 허리춤에 달려있던 단도를 꺼내들더니 이리스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디엔의 목젖을 향해 빠르게 찔러 올렸다.

카드득!

하지만, 이미 그런 공격은 예상했는지 건틀렛으로 강하게 단검을 움켜쥔 디엔은 더더욱 강하게 쥐며 그녀가 다시 공격할 기회를 주지 않았다.

"이 새끼가!"

그녀가 몸을 흔들며 단검을 빼내려하자 조금 힘겹긴 하지만 그래도 대등하게 힘겨루기를 하면서 분위기를 정리하게 된 디엔은 분위기가 더욱 험학하게 변하기 전에 단검을 잡은 손을 놓아주며 자신은 공격할 의도가 없다는 듯이 양 손을 머리 위로 흔들어 보였다.

"자자, 진정들 하세요. 제가 책임자가 온건 맞지만, 그 책임 때문에 이 임무를 실패하면 모든 책임은 제가 물게 됩니다. 저도 지금 솔직히 목 바로 위에 길로틴이 떨어지기 직전의 심정이라구요."

칼날을 높은곳에 매달아 떨어뜨리는 사형 도구 길로틴은 여기서도 통용되었는지 자신도 목숨을 걸고 있다는 말에 그녀들을 어느정도 진정시킬 수 있게 된 디엔은 분위기의 흐름을 잡은 지금이야말로 자신이 말할 타이밍임을 직감하였다.

"그리고 제가 임무에 성공하면 당연히 여러분에게도 보상의 일부가 돌아갈 겁니다. 어때요? 그냥 여러분은 저를 잠깐만 도와주면 일부나마 손쉽게 보상을 받을 수 있게 되고, 설령 실패한다손 쳐도 그 책임은 제가 묻기 때문에 여러분에겐 아무런 피해가 가지 않습니다. 루이네님께서 직접 말씀하신 일인데 설마 제가 그 분의 이름을 팔아 먹겠습니까?"

"……."

"……."

일단 자신의 말이 먹혔는지 분기를 감추지 못하던 6조의 조원들은 서서히 얼굴이 가라앉기 시작하였고, 그와 동시에 그의 머릿속에서 메세지음이 떠올랐다.

-당신은 분노한 상대방을 말로서 진정하게 하면서 상대방에게 자신의 주장을 인식시키는 방법을 알게 되었습니다. 설득(견습)을 얻으셨습니다-

-평화적으로 사태를 진정시키면서 100 경험치를 얻으셨습니다-

앞으로 상대방을 말로 농락하는 부분이 많기에 설득 스킬은 앞으로 주력 스킬로서 요긴하게 쓰일 것이 분명하기 때문에 처음으로 좋은 스킬을 얻었다고 진심으로 기뻐하는 그였다.

"디엔은 어떤 연극을 통해 저들을 협박할 생각이다. 우리들은 그 배우로서 디엔의 연기를 돕는 역활을 맡게 될 것이다."

자신의 부하들을 단숨에 진정시켜 보인 그의 모습에 잠시 말을 잃었던 이리스는 자신들이 행해야 할 일을 설명하기 시작했고, 아니나 다를까 다들 대놓고 귀찮다는 듯한 표정을 지어 보였다.

"좋게 좋게들 생각하세요. 언제까지 이런 곳에 틀어박혀 고문이나 하고 계실겁니까? 단 한번만 연기하고 나면 쫑이니까 지금만큼은 제가 생각한 연기의 내용대로 따라주세요."

"크흠……."

"쳇."

일단 불만 어린 표정이긴 했지만, 답답하게 좁은 집구석에서 며칠을 더 보내느니 밑져야 본전이라는 심정으로 어쩔 수 없이 그의 연기를 위한 조연들이 되어주기로 하였다.

"자, 그럼 연기의 내용을 설명하겠습니다."

그리고 자신이 짜놓은 스토리와 각본을 자세하게 풀어놓기 시작하자 그녀들의 얼굴은 이리스와 같이 경악으로 일그러지기 시작했다.

그리고 평범한 체구지만 탄탄한 몸매를 가진 여성이 참다참다 못해 그의 멱살을 잡아챘다.

"이 자식! 그런 짓을 우리보고 하라는 거냐! 아무리 우리가 악당이라지만 정도가 있는 법이야!"

"차라리 깔끔하게 죽이고 말지 그딴 짓은 못 해!"

너무나도 경악스러운 스토리였기에 6조의 조원들은 모두 크게 반발 하였다. 온갖 악행을 저지른 그녀들로서도 충격을 받을만한 내용이었던 것이다.

"저는 이 일의 책임자로서 실패시 벌을 받게 되지만 여러분이 협조적으로 도와주고 나서 실패해야 한다는 전제 조건이 붙어요. 저에게 실패를 전가하고 싶으시다면 도와주셔야 할 겁니다?"

여유롭게 씨익 웃어보이는 그의 미소에 처음으로 남자를 향해 오싹함을 느낀 6조의 조원들은 차라리 임무의 실패를 인정하고 벌을 받는게 더 낫지 않을까 하는 공통적인 생각을 하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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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쌍연희를 원하시는분이 많지만 좀 더 참아주세요. 요즘따라 필링이 이쪽으로 치우쳐져 있기 때문에 필링을 무시하고 글을 쓰면 아무래도 집중도가 떨어져서 작품의 퀄리티가 떨어져서요;;글을 쓰기에 앞서...

지금부터 일어날 일은 상당히 '고어' 합니다.

제가 고어를 싫어한다고는 했지만 고어한 좀비물을 매우매우 좋아합니다.

즉, 성적 취향을 만족시키기 위한 고어물은 매우 싫어하고 말초신경을 자극하는 고어한 공포 영화를 즐기는 것과는 다르다고 보고 있습니다.

이번에 나올 고어는 후자쪽에 가깝습니다만...보는 사람에 따라 매우 역겹거나 잔인하다고 느껴질 수 있으니 그쪽에 내성이 없는 분은 그냥 협박을 통해 가보의 위치를 알아냈다는 식으로만 알아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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