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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여러가지 설정들을 짬뽕시키긴 하지만 역시나 세계관 설정에 D&D 만한 놈은 없다고 생각합니다.
처음에는 어려워서 뭐가 뭔지 몰랐는데 조금씩 알아보니까 이보다 더 판타지스러운 설정은 찾아보기 힘들더군요. 처음에는 능력치나 스킬을 D&D 3.5 룰북의 형식으로 따를까 생각했는데 아무래도 이 부분에선 좀 더 친근한 쪽이 낫겠다 싶었습니다.
제가 가장 좋아하는 게임 설정은 총 3개로, D&D, 워해머40K, 나머지 하나는 차후에 이 소설에 등장하게 됩니다.갑옷들이 거치된 곳으로 쪼르르 달려나가 자신이 사용할 수 있는 엘리미네이터 계급 갑옷들을 두근거리는 마음으로 확인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앗싸아아아------!!!!'
주변에 사람이 많다보니 차마 대놓고 환호성을 지르진 못했다만 혼자 있었더라면 눈물을 흘리며 오도방정을 떨어댔을 것이다.
폰 계급에는 중갑이 없었지만, 엘리미네이터 계급에서는 당당하게 플레이트 아머가 존재하고 있었던 것이다! 색깔은 갈색 빛을 띄는게 좀 이상하지만 그게 어딘가!
'좋아! 바로 확인해볼까!'
그리고 아이템 정보를 확인한 디엔의 표정은 순식간에 싸늘하게 식어들어갔다.
-브론즈 플레이트 아머-
일반적인 플레이트 아머의 재료를 청동판으로 바꾼 것이다. 매직 아이템과 대등한 가격인 풀 플레이트 아머를 구하지 못한 가난한 기사들이 사용하는 중갑옷이지만, '보통' 플레이트 메일보다 좀 더 유연성이 뛰어나다.
아이템 가치 : 노멀
방어력 : 몸/38, 블런트/-8
종류 : 중갑
일반 플레이트 메일보다 한 단계 아래인 청동제였지만, 자신이 사용하던 보급용 체인 메일보단 2배 이상의 월등한 방어력을 자랑하고 있고 중갑 숙련화 그랜드 마스터의 효과로 45.6이 추가 상승되어 83.6의 방어력을 가지게 되는 것이다.
소수점은 어떻게 계산하려는진 잘 모르겠지만, 공격력과 방어력들이 모두 정수임을 봤을때 아마 반올림하거나 아예 없는 것 취급하지 않을까 싶다.
브론즈라는 부분에서 차갑게 식었던 얼굴은 이내 다시 원래대로 돌아왔다.
'좋게 생각하자고. 현재 내 능력으로는 무슨 개짓을 하더라도 이런 갑옷을 얻는것 자체가 임파서블이야. 성능이 낮으면 뭐 어때? 내겐 중갑 숙련화 그랜드가 있는데.'
오히려 지금 레벨과 능력으로 중갑을 사용할 수 있다는 것 자체가 행운이었기에 할버트와 브론즈 플레이트 아머를 선택한 디엔은 갑옷을 계속 들고 다니기 불편하자 주변을 둘러보니 다른 선배 조직원들은 상의만 구하는게 아니라 건틀렛, 부츠, 레깅스까지 모든 부위를 장착하고 있었다.
자신의 앞에 놓여있던 브론즈 플레이트 아머의 거치대 부근에는 손목에서 좀 더 올라가는 건틀렛과 허벅지를 방어하는 레깅스, 부츠가 인간의 형태로 놓여져 있긴 했지만 눈치가 보여 하나만 골라 집었던 디엔은 그제서야 브론즈 플레이트 셋트를 착용하기 시작하였다.
문제는 이런 종류의 갑옷은 어떻게 사용하는지 감이 안잡힌다는 것이었다.
체인 메일이야 셔츠를 입듯이 훌렁훌렁 입거나 벗어던질 수 있었고, 무쌍연희에서는 장착 명령어만 내리면 알아서 장착이 됐기 때문에 이러한 중장 갑옷을 자세하게 장착하는 방법은 일반인인 디엔이 알 수 있을리가 만무.
특히 다른건 다 그렇다 쳐도 플레이트 메일 자체가 혼자서 입을 수 없는 갑옷이다보니 어떻게 착용을 해야 할지 심히 막막해져왔다.
'혹시……."
문득 메뉴얼 북의 내용이 떠오른 그는 머릿속으로 착용 명령어를 내보내고 브론즈 플레이트 상의를 터치하자 순식간에 한 줌의 하얀 빛으로 변한 그것은 디엔의 몸으로 향하여 가슴과 닿자마자 빛은 몸 전체를 감싸면서 이내 자신이 만진 브론즈 플레이트 아머의 모습으로 변환되었다.
예상대로 이제는 그림이나 박물관에서밖에 구경할 수 없는 중장 갑옷을 입는데 전문적인 지식이 없는 일반인들이 많다보니 이런식으로 시스템을 만들어 둔것이 분명하다. 그 증거로 눈에 확 뛰는 장면에도 불구하고 누구하나 고개를 돌리지 않잖은가.
아주 편리한 시스템임은 분명하다. 하지만…….
'그렇다면 애초에 설명을 해줬어야지!'
디엔이 분노하는 것은 루나틱 돈을 만든 제작사의 무성의함이였다. 분명 메뉴얼 북에 적혀있긴 하다. 하지만, 대부분의 게임에서는 메뉴얼에 떡하니 적혀 있어도 게임에 들어가 처음으로 관련 시스템을 접하게 되면 어떤 시스템인지 설명한다. 최소한 일시 정지를 시키고 창을 띄어 자막을 늘어놓는 형식이라도.
아마 갑옷을 입는 방법에 막히게 된 유저들은 반드시 두 가지 반응으로 대처할 것이다. 무쌍연희의 시절을 떠올려 어림짐작으로 장착해보던가 당장 게임을 종료시키고 메뉴얼 북을 뒤적이던가.
속으로 거친 호흡을 정돈시킨 디엔은 모든 방어구를 착용시키고 마무리로 T자 형으로 눈과 코가 드러나 있는 플레이트 헬멧은 직접 머리에 쓰고 나자 이제야 좀 뭔가 제대로 해볼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가질 수 있게 되었다.
거기다가 원시인의 악력으로 인해 무게가 70% 감소, 중갑 숙련화로 갑옷들의 무게가 95% 감소하면서 무기와 방어구 모두 가벼운 수준이었기에 지금이라도 당장 눈 앞에 적이 나온다면 당장에라도 싸워볼 수 있을 정도다!
짝짝!
"자, 모두 장비를 바꿨다면 자신들의 숙소로 돌아간다."
"예!"
대충 봐도 대부분이 자신이 사용할 무구들을 고른것 같아 보였기에 공동 내부가 크게 울리지 않도록 짧고 강하게 대답한 조직원들은 질서있게 문 밖으로 나가게 되었고, 일부러 마지막에 남은 디엔은 로로나를 향해 입을 열었다.
"로로나님. 저…물어 볼게 있습니다만."
"아? 뭐야."
"……."
눈치가 없는 사람도 '귀찮다' 라는 것이 느껴질 정도로 표정과 행동, 목소리가 삐딱해진 로로나의 모습에 잠시 말문이 막힌 디엔은 어째서인지 몰라도 자신을 싫어하는 그녀의 심기가 최대한 불편하지 않도록 조심스럽게 물어갔다.
"저는 다른 선배님들과 달리 숙소가 정해져 있지 않은데 어떻게 해야 하나요?"
"대충 남은 방에서 쳐 자면 되지 그런 눈치도 없나? 무기고의 문을 닫아야 하니까 빨리 꺼져."
"……."
분명히 로로나는 다른 부하들을 대할때도 상당히 고압적인 깐깐한 자세를 고수하고 있었다. 이런 종류의 상관은 대하기 매우 어렵지만, 그나마 다행이라는 점은 깐깐하기 때문에 공과 사를 어느정도 구분할 줄 안다는 것이다.
하지만, 깐깐한 상관이 누군가를 싫어하게 된다면? 특히 거기가 군대나 회사라면 그 사람은 제대로 꼬이고 꼬이게 되는 것이다.
그리고 그 꼬인 인생의 당첨자는 바로 자신이 되었음을 직감한 디엔은 어째서 그녀가 자신을 싫어하는지 고심해 봤지만 기이하게도 그녀는 자신과의 첫 만남에서부터 뭔가 심기가 불편한 분위기였었다.
"예, 알겠습니다."
일단 대답을 하고 밖으로 튀어나가듯이 후다닥 달려나간 그의 뒷모습을 바라보는 로로나의 눈매가 조금 심상치 않았다.
'루이네님은 대체 저딴 남자, 그것도 이제 막 성인식을 치룬 꼬마 녀석한테 뭘 바라시는거지? 단순히 운이 조금 좋은것 뿐이잖아?'
하지만, 속으론 그렇게 자기 위안을 하면서도 왠지 모를 불안감과 위화감에 인상이 살짝 일그러졌다.
'그러고보니 다른 남자들은 오래 들지 못하는 플레이트 아머를 입고서 저렇게 날렵하게 움직이다니……. 루이네님의 말씀대로 정말로 재능이 있는걸까? 그럼 나중엔…아냐, 다른 녀석들도 안되지만 저 녀석한테만큼은 더더욱 안 돼! 루이네님의 곁에 있을 수 있는 존재는 오직 나 하나여야만 해!'
루이네님의 옆을 지키는 것은 바로 자신이며 자신 외의 인간이 그 분의 곁을 지킨다는 것은 생각만해도 끔찍하다.
그녀에겐 루이네는 자신의 삶을 구원해준 은인이자 희망의 빛이었다.
이내 남자 따위가 높이 올라간다칠땐 아주 후하게 생각해도 엘리미네이터나 바이퍼 팽 정도가 끝이라고 결론을 지어내린 그녀는 자신이 너무 신경과민이라고 생각하며 생각하였다.
그도 그럴것이 자신이 아는 수준 내에서 남자따위가 높은 자리에 올라갔다는 말을 들어본 적이 없었기 때문이었다.
만약, 그런 이가 있었다면 진즉에 조직의 정보망에 걸렸으리라.
그런 일은 절대 일어나지 않을거라고 잠정 결론을 내린 그녀는 자신의 결정이 얼마나 멍청한 짓이였는지 나중에 알게 되었지만, 그것은 상당히 먼 미래의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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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빌어먹을 씹년같으니라고. 나중에 걸리기만 해 봐라, 공장에다 바로 내다버릴테다.'
결국 소등 시간이 지나 비어있는 아무 숙소에 들어가 냅따 드러누운 디엔은 자신에게 감정이 실린 로로나를 향해 욕설을 내뱉으며 투덜거리기 시작하였다.
대체 자신이 뭘 했길래 그딴식으로 나오는지 이해가 안된 그는 곰곰히 그녀와의 만남부터 머릿속의 기억을 재생하였고, 얼마 안가 확실친 않지만 뭔가 살짝 의심이 가는 부분이 생각났다.
'그러고보니 어째서인지 몰라도 첫 만남부터 날 껄끄러워하는 듯한 분위기가 풍겨나왔지. 아니, 그 전에 나와 루이네가 함께 있는 모습을 보고 눈매가 묘하게 일그러졌었어.'
좀 더 생각하고 나니 이유는 더더욱 명확해졌다.
자신이 모시는 루이네의 곁에 누군가가 존재하고 있다는 사실을 싫어하는 것이다.
처음에는 상당히 허탈한 이유였지만, 이내 곰곰히 생각해보니 자신도 안좋은 감정이 든 로로나에게 한 방을 먹이고 싶어졌다. 그것도 아주 거대한 한 방을.
'고압적인 그년의 얼굴이 일그러질때의 모습은 생각만 해도 짜릿하구만. 최대한 빨리 성장하여 고속 승진을 노려야겠어.'
원래의 계획은 루이네의 보좌따윈 관계 없고 자기 마음대로 할 수 있는 고위 계급까지만 올라가서 적당히 공장 가동 인원을 보충하고 어딘가에서 죽은척하여 모험가로서의 삶을 만끽하려 하였다.
하지만, 자신의 신경을 건드리는 로로나의 모습에 그녀가 절망하는 모습이 미치도록 보고 싶어진 그는 계획을 잠깐 바꿔 루이네의 부관으로 그 방향을 바꾸게 되었다.
여기서 가장 중요한 점은 첫번째 작전과 두번째 작전의 핵심은 '얼굴' 이다.
여러 지방을 떠도는 모험가 생활을 하다가 어둠을 암중에서 지배하는 블러디 바이퍼와는 어쩔 수 없이 마주치게 될테니 그 때까지 투구로 얼굴을 가리는 생활을 해야만 하는 것이다.
얼굴이 알려지지 않는 하급 조직원으로서 죽는다면 그만큼 얼굴이 알려지지 않는다는 장점이 있지만, 능력치를 키울 수 있는 최적의 환경을 버리게 되고 고위 조직원이 되면 높은 능력치를 얻게 되지만 얼굴이 알려지기 때문에 투구의 사용은 어쩔 수 없는 선택 사항이였다.
어차피 무쌍연희 시절부터 원킬을 방지하기 위해 투구를 오랫동안 사용해왔으니 큰 불편함은 없으니 미래를 위해서 현재를 희생한 그였다.
다음날부터 정식 입단을 한 조직원으로서 열심히 노력 -물론 자기개발- 을 하자는 결의를 다지며 티아의 침대보다 좀 더 딱딱하고 불편하지만 자는게 큰 불편함이 없는 2층 침대에 몸을 눕히더니 이내 규칙적인 숨소리가 어둠을 지배하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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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다음편부터 정식 조직원으로서의 활동 개시.
그런데 여러분들께 안좋은 소식을 하나 알려드리겠습니다.
제가 이번에 여신전생3 녹턴 매니악스를 구하게 되어서 해봤는데...요거 물건이데요?
일단 소설과 함께 어떻게든 병행하도록 노력은 해보겠습니다만 어찌 될지는 저도 잘 모르겠습니당 ㅇㅁㅇ/블러디 바이퍼는 군대와 비슷하지만, 군대와는 다른 규율을 가지고 있었다.
소등 시간과 기상 시간은 있되, 점호는 각 조의 최고 상급자가 자신의 조원들의 상태, 인원을 점검하고 짤막하게 보고하는 것으로 끝을 맺는다.
또한, 임무는 군대처럼 정해져 있으며 특별한 사항이 생길때만 작업자를 뽑아 골라내는 것이 아니라 입구에서 조금 떨어져 있는 임무 게시판에 로로나가 임무가 생길때마다 임무의 내용과 루이네가 판단한 난이도가 적혀져 있는 종이를 게시한다.
각 조들은 자신의 능력에 알맞는 임무가 적힌 종이를 가지고 루이네에게 직접 가서 보고를 하고 임무를 수행하러 떠나는 형식으로 상당히 용병같은 부분이 많지만, 다른점은 기간제가 있는 임무를 아무도 선택하지 않고 기간이 초과해버린다면 모두가 똑같은 패널티를 받게 된다는 것이다.
조직원들은 각자의 판단으로 훈련이 필요할 시기라고 생각하면 상관에게 보고하여 훈련을 하거나 남는 개인 시간때 할 수 있지만, 그것은 옛날처럼 인원이 많아 여유가 있을때나 가능한 일이리라.
한 지부를 관리하는 계급인 리스너(듣는자)들이 계속해서 죽어나가면서 임무를 받고 하달할 상관이 없었기에 게시판의 임무는 모두 상당히 옛날것들로 모든 기간제 임무들은 없어진지 기간을 초과한지 오래였다.
루이네는 기간제가 있는 모든 임무들을 모조리 초기화시키고 -화를 내는 의뢰인들은 그녀와 1:1 면담 후에 다들 물러서고 말았다- 기간제가 없는 의뢰들을 수행하도록 종용하였다.
지금까지 미뤄진 임무들만 해도 상당한 숫자였지만, 블러디 바이퍼 스칼리아 지부는 거의 마비되었었기 때문에 새로운 임무들도 받지 못한 상태였으니 이번일을 계기로 다시 자신들이 부활하였음을 알려야만 한다.
자신들을 공격한 자들의 동료들이나 배후가 이 도시에 잠입했을 확률은 70%이상. 그렇기에 루이네는 임무를 받고 나가는 조들에게 임무를 방해하는 요소가 자신들을 습격한 자라는 확실한 증거가 나왔을시 임무를 포기해도 패널티가 없다며 무사 복귀를 종용하였다.
다른 조들이 모두 임무를 위해 나가면서 홀로 남게 된 디엔은 조금 쓸쓸한 기분도 들었지만, 그래도 새로 얻은 할버트를 최대한 빠른 시일내에 능숙하게 사용하기 위해 인간형 목각 인형들이 있거나 대련을 위한 빈 공터가 있는 훈련장으로 향하였다.
길이가 최소 2m이상 하는 할버트였기에 무쌍연희에서 창같은 장병 무기는 별로 사용해보지 않은 디엔은 일단 거리 감각부터 확인해보기로 하였다.
'어디보자…할버트는 찌르기, 베기, 때리기 모두 가능하니 모든 종류의 공격 방식을 알아봐야겠지?'
일단 목각 인형으로부터 거리를 벌리고 한 발 앞으로 나가며 목각인형의 복부를 강하게 찔러넣은 디엔은 쑤욱하며 막힘없이 들어가는 창날의 감촉을 느끼고 다시 거리를 벌린 후, 몸을 크게 틀어 목각 인형의 어깨를 대각선으로 내리 베자 할버트의 도끼날은 어깨의 밑으로 3cm 정도 파고 들어가게 되었다.
'흐음…이건 뭔가 느낌이 안 좋은데. 불편하다고 해야 할까, 제대로 힘이 들어가지지가 않은것 같아.'
무쌍연희 시절을 떠올린 그는 그 곳에서 자신의 주력 무기인 대검, 초천검의 감각을 떠올리며 자신이 그 거대한 대검을 어떻게 사용해왔는지 곰곰히 기억을 떠올려 보였다.
'아, 상체만 비트니까 당연히 그럴 수 밖에. 허리와 하반신도 함께 사용해야지.'
이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무술들은 하반신, 특히 발목이 튼튼해야만 모든 위력을 발휘할 수 있다. 너무나도 기초적인 사실이기에 잠시 깜빡하고 있었던 그는 다시 몸을 크게 꺽되, 허리와 하반신을 함께 힘의 방향으로 휘두르자 할버트의 도끼날은 방금보다 두 배 이상 깊숙히 들어가게 되었다.
'대충 어떤 식으로 싸우는지 감이 잡히는군. 초천검의 끝 부분으로만 싸운다고 생각하면 쉽겠어.'
만약, 그가 사용한 무기가 평범한 검이였다면 할버트를 다루는데 무게 중심을 이동하는 일에서 상당히 애를 먹었을 것이다. 하지만, 초천검이라는 묵직한 대검을 사용해온 덕분에 거리 파악, 무게 중심의 이동을 손쉽게 파악해 나가기 시작했다.
찌르기와 베기 연습을 했으니 할버트의 다음 능력인 걸기를 연습해 보기로 한 그는 할버트의 도끼날 반대편에 약간 크게 휘어진 돌기가 걸기와 때리기 용도임을 직감하고 걸기부터 연습해보기로 하였다.
갑옷을 끌어당길 수 있는 돌기는 상대방을 무력화 시키는데 상당한 도움이 될 것이라 여기며 일단은 무기를 휘두르는 식이 아니고 길게 늘어뜨려 갈고리로 자신이 베어낸 어깨 부분을 잡아 끌어내자 밑에 있는 고정대 때문에 끌어당길 순 없었지만 확실히 상대방을 잡아 끈다라는 것이 느껴졌었다.
'응용을 하자면…….'
일부러 강한 찌르기 공격을 목각 인형의 얼굴 옆 부분을 공격하더니 이내 무기를 회수하며 갈고리로 어깨부분을 사정없이 후벼파 걸어버리고 안쪽으로 강하게 끌어당기자 역시나 이번에도 상대방을 당긴다는 손맛이 느껴졌다.
상대방이 자신의 공격을 피해냈을때 무기를 회수하며 적의 어깨를 걸어 넘어뜨리는 것이다.
'이런 식인가. 이 무기의 중요 포인트는 반복 숙달이로군.'
그 밖에도 응용 기술은 역시나 전과 마찬가지로 적이 찌르기 공격을 피해냈을때 갈고리로 귀같은 곳을 때려 달팽이관에 충격을 준다던가, 도끼날로 어깨를 베듯이 회수를 한다던가 여러가지 공격 패턴이 존재하였다.
찌르기, 때리기, 베기, 걸기라는 네 가지나 되는 다양한 공격 덕분에 패턴 또한 자유자재로 조합이 가능하다. 몇 번 사용하고나니 어째서 중세 시대 보병의 정식 체택 무기로서 그 수명이 오래 되었는지 알게 되었으나, 이런 좋은 무기가 어째서 많이 사용하지 않냐는 것이다.
물론, 장병 무기인 만큼 좁은 공간에서 사용하기 힘들고 난전중에 아군을 실수로 공격할 수 도 있다는 단점은 부정할 수 없다. 하지만, 몇 몇 조직원들은 창을 사용한 것으로 보아 장병 무기 종류 자체가 인기가 없는 것은 아니다.
'묘하군. 사용하기 좀 어려운 놈임은 분명하지만 무기로서의 가치는 최고 수준인데.'
하지만, 그의 이러한 의문이 해결되는 것은 상당히 시간이 흐른 뒤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