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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아. 어찌어찌 살아남았다…….'
노예가 도주하지 못하도록 땅에 나무를 박아 감옥처럼 만들어진 안에 들어간 디엔은 일어설 기력조차 없는지 벌러덩 누워 편하게 체력을 회복하기 시작했다.
루나틱 돈에서는 HP를 회복하기 위해선 숙면을 취하거나 오랜시간 동안 편하게 휴식을 취해야 하는데, 가장 빨리 회복되는 것은 10분마다 1포인트씩 회복되는 숙면이니 현 HP의 정황상 당장 숙면을 취해야 하겠지만, 자신이 처리한 노예 덕분에 편하게 누워 잠에 빠지면 자신을 좋게 보지 않아 어떤 해코지를 할 지 모르는 관계로 30분에 1HP를 회복시키는 휴식만 취하는 것으로 만족하였다.
참고로 얘기하자면 피로도는 소모한 스테미너가 회복할때마다 소모되는 형식으로, HP와 마찬가지로 숙면과 휴식으로 회복이 가능하다. 30%쯤 내려가면 피로 패널티를 받게 되니 마나를 사용하지 못하는 만큼 몸을 격렬하게 움직여야 하는 그로선 조금이라도 많이 피로도를 확보해야 한다.
하지만, 그런 그의 의도도 예상외의 훼방꾼에 의해 길게 이어지지 못했다.
"네가 노예들 중 유일한 생존자인가?"
눈이 번떡 뜨일만한 미녀가 감옥 너머에서 물어오자 루나틱 돈을 하면서 처음으로 S급 미녀를 발견한 디엔은 속으론 온갖 감탄사를 날렸지만, 겉으로는 무표정한 포커 페이스를 유지하였다.
"그런데요."
"생각보다 어리군. 나보다 열살은 더 어려 보이는데, 성인식은 치뤘나?"
푸른 장발의 여성은 의외라는 듯이 자신의 턱을 쓰다듬어 보였다.
"16살 입니다."
나이에 따라 체형과 함께 목소리도 달라진 디엔은 약간 앳된 목소리로 냉정해 보이지만, 자신이 아는 한도 내에서 대꾸해 보였다.
저만한 미녀가 자신에게 관심을 보인다면 그녀를 공략할 루트를 생각보다 쉽게 얻을 수 있다고 생각한 것이다.
"흐음……."
잠시 무언가를 생각하던 그녀는 어린 나이에 미끼가 되어 살아남은 힘을 지닌 디엔이 착실하게 성장해 나가면 자신의 계획에 큰 도움이 될 수 있으리라 예상할 수 있었다.
'생각보다 괜찮은 녀석이군.'
지금까지 만나봤던 남자들은 모두 유약한 성격에 자신의 기세를 1초도 버티지 못하고 눈을 내리 깔거나 겁을 먹은듯이 호흡이 거칠어 졌지만, 눈 앞의 소년은 오히려 당연하다는 듯이 여성들보다 담담하게 받아들이고 있었다.
재능의 여부는 둘째치고 자신의 눈을 정면으로 바라본다는 것에 마음이 든 루이네는 자신의 지부에 그를 영입하기로 결정하였다.
'얼굴은 예쁜데 분위기가 존내 딱딱하네.'
한편, 가녀린듯한 외모에 비해 무쌍연희에서 S급 무장들이 내뿜는 기세와 동등, 혹은 좀 더 높은 수준임을 몸으로 체감 비교한 디엔은 무슨 조직인지 몰라도 그녀는 절대 낮지 않은 위치에 있음을 확신하며 그녀를 공략하기도 하고 홀로 자립할 수 있는 능력을 지니기 전까지 순순하게 그녀의 명령을 따라줄 생각이었다.
물론, 눈 앞의 S급 미녀를 공략도 해야 하고. 그녀는 마치 군인처럼 딱딱한 분위기를 가지고 있기에 부드러운 방식으로는 공략이 불가능하다는 것을 직감하고 다른 방식의 순애물로 진행을 해 나갈 계획을 꾸미기 시작했다.
'순애라는데 미연시 같은 유쾌발랄 사랑 속삭임만 있는게 아니지. 저런 타입은 부드럽게 나가면 징그럽다고 하거나 유약해 보인다고 혐오할테고 너무 경박해 보이면 진지하지 못한다며 싫어할테니 충직하고 강인한 모습을 보이며 임무를 핑계로 조금씩 가까워지는게 정석이다.'
여성 한 명을 공략하기 위해 처음에는 하급 조직원에서 시작하여 우수한 기량을 선보여 그녀의 눈에 든다음, 착실하게 진급하여 그녀의 측근이 되어야 한다.
문제는 측근이 되는 부분이 진정한 스타트 라인이라는 것이지만.
"내 이름은 루이네다. 네 상관이기도 하지."
"네."
"흠…저 페더론이란 기사가 너희 노예들에게 살아남는다면 노예에서 벗어나게 해주겠다고 약속하지 않았던가? 생각보다 담담하게 받아들이는군?"
예상대로라면 그게 무슨 소리냐며 기겁을 할 디엔을 기세로 찍어눌러 자신이 상관임을 몸으로 깨우치게 해주려던 루이네는 너무나도 담담하게, 망설임 없이 받아들이는 그의 모습에 처음으로 포커 페이스에 금이 가게 되었다.
"그런 실현 가능성 없는 약속 따윈 있으나 마나겠죠. 그리고 정말로 노예에서 벗어나게 해줘도 먹고 살 기술이나 능력이 없으니 뒷골목에서 노예 상인들에게 붙잡히거나 자진해서 노예가 되어야 할 겁니다. 변태 노부인의 성욕 처리 도구나 태양 한 줌 보지 못하는 광산에서 평생 곡캥이질을 하느니 차라리 누군가의 부하가 되는게 낫지 않을까요?"
디엔의 논리정연한 대사에 그가 눈앞의 이익에만 급급한 무식한 이들과 질적으로 다르다는 것을 깨닫게 된 루이네는 입만큼의 능력이 되면 중용해주기로 하고 무능력하고 입만 산 꼬맹이에 불과하다면 능력에 어울리는 미천한 일이나 맡길 생각이었다.
하지만, 그런 그녀의 생각을 다른 이들이 알게 된다면 기겁을 할 것이다.
노예를, 그것도 남자 노예를 능력만 된다면 중용하겠다는 소리는 여성우월주의로 설정된 이 세계에서 매우 이레귤러적인 마인드 였기 때문이다.
"그 정신, 꼭 유지되길 빌어주겠다."
그렇게 디엔의 얼굴과 이름을 확인한 루이네는 자신이 이곳까지 온 목적을 상기하고 본래의 목적을 위해 발걸음을 옮기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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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 값을 지불받고 다시 팔려나간 디엔은 자신을 이곳에 팔아 넘긴 로스라는 여성과 함께 루이네와 동행을 하여 네이카로 되돌아가기 위해 발걸음을 옮겼다.
남자 노예 따위와 말을 섞기 싫은 로스와 쓰잘대기 없이 길기만 하고 내용 없는 잡담을 싫어하는 루이네, 그리고 주위 환경에 쉽게 적응하는 디엔은 아무 대화 없이 네이카에 돌아오게 되었다.
"지부로 안내하도록."
"예. 이쪽입니다."
로스는 최대한 빠르게 지름길을 이용하며 평범한 골목길 야채 가게로 위장하고 있는 블러디 바이퍼 네이카 지부까지 안내하였다.
겉은 작은 야채 가게에 불과하지만, 뒤쪽은 양 옆의 저택 건물을 매수하여 담벽으로 주변 시선을 가리고 길게 이어 붙인 개조 건물로 인해 넓직한 방이 나오도록 하는 형식이었다.
"어서 옵…뭐야, 로스잖아. 그런데 못 보던 얼굴들이 있네?"
괄괄하게 생긴 아줌마가 친근하게 인사말을 내밀려다가 로스의 얼굴을 보자마자 허리를 곧게 피더니 그녀의 뒤에 있는 디엔과 루이네를 가리켰다.
로스는 온갖 신호들을 보여왔지만, 야채 가게를 지키던 그녀는 그 신호를 눈치채지 못하고 계속해서 머릿속의 기억을 떠올리기 시작했다.
"근데…어디서 본 것 같은…어…어…어…루…루이네님……?!"
"입 닥쳐라. 지부는 주변 환경과 자연스럽게 어우러지도록 위장해야 한다는 방침을 어기려는 거냐?"
"큼…큼큼. 아유~ 반가운 얼굴이다 보니 나도 모르게 깜짝 놀랐네. 자자, 일단 안으로 들어오세요."
루이네의 작지만 또렷한 목소리에 골목길이긴 하지만, 대낮이기 때문에 평민들도 상당수 존재하였고 그 평민들이 자신의 목소리에 깜짝 놀라 눈이 모아진 상태이자 반가워서 깜짝 놀랐다는 듯이 연극을 하며 그녀를 야채 가게 안으로 안내하였다.
혼신의 연극이 먹혔는지 평민들은 이내 관심을 주지 않고 제 갈길로 흩어졌고, 그녀는 루이네를 안쪽 방으로 빠르게 안내 하였다.
"파이스크 지부장은?"
"예. 지부장은 지금 지부에서 조직원들이 모아온 정보를 정리중입니다. 당장 지부장에게 연락을 하겠습니다."
"오기 전에 이 도시의 특징, 애로사항, 신빙성이 높은 소문, 정보들을 정리하여 가져오도록."
"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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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량 조절을 위해 약간 어중간하게 끝을 맺지만, 다음편과 이어 본다면 자연스럽게 이어질겁니다. 아마도.
진행을 하면서 국가 이름들을 넣을까 싶었는데 왠지 중간 문맥에 넣기에 좀 거시기 해서 미리 여기에 각 국가명을 알려드리겠습니다.
유럽 국가는 전편에 소개한대로 로카스트.
인도, 아랍은 림무란.
아프리카, 동남 아시아쪽은 호에로아.
가장 골머리를 썩힌 한,중,일 세 문명 연합 아시아는 고심끝에 삼태극이라 지었습니다. 삼태극을 제외한 다른 국가명의 뜻이 뭐냐고 묻는다면 버로우 할테니까 묻지 말아주세요.
삼태극은 우주는 하나이나, 그 쓰임은 셋이고 그 셋은 한 우주를 이룬다. 그 셋중 하나라도 없으면 우주는 존재할 수 없다 라는 뜻인데 이게 최초의 태극이었다 합니다. (참고로 저기에 나온 셋은 천, 지, 인)
삼태극을 아는 사람들은 '지금 알려진 태극은 거짓이다!' 라고 하는데 국가 이름 하나 만들려다 의외의 상식을 하나 배우게 되었습니다 -_-ㅋㅋ;;블러디 바이퍼의 조직원들은 두 종류로 나뉜다.
본부에서 훈련을 받고 내려온 조직원과 현장에서 영입하여 조직의 비밀을 숨긴채 독립적인 세력인 것처럼 꾸미는 용도로 사용되는 소모품.
물론, 지부의 위치는 오로지 본부측 요원들이기 때문에 루이네의 얼굴을 모르는 자들은 존재하지 않았다.
원형 탁자를 앞에 두고 있는 의자에 한 쪽 다리를 우아하게 겹쳐 앉은 그녀는 두 손을 깍지를 끼며 탁자 위에 올려두며 조용히 지부장이 도착하길 기다렸다.
상식적으로 생각하면 곧바로 지부장이 있는 곳까지 향해야 정상이지만, 지부장의 정보 처리 솜씨를 보고 싶기에 일부러 기회를 준 것이다.
숨막히는 고요와 함께 다른 조직원들이 얼음이 된 것처럼 굳어 있자, 그 모습이 못 마땅한지 아미를 찌푸려 보인 루이네는 굳어있는 조직원들을 향해 입을 열었다.
"네이카 지부는 별로 할 일이 없나보군. 다음 휴가는 이 곳이 좋겠어."
우당탕탕!
그녀의 목소리에 동시 다발적으로 자신의 업무를 위해 움직이기 시작한 조직원들의 일사분란한 모습에 그제서야 인상이 펴진 그녀는 시끄럽게 움직인다는 것은 그만큼 바쁘게 일한다는 뜻으로 받아들이고 소음에 관해서는 별로 신경쓰지 않았다.
'여기서 이 여자의 성격을 최대한 알아내야 한다. 상사의 기호를 알아내 입맛에 맞춰주는 것이야 말로 승진 전략의 기본이지.'
강직하든, 속물이든 심기에 거슬리는 일들을 최대한 피해야 앞으로의 플레이에 큰 도움이 되리라 믿어 의심치 않은 디엔은 여기서 최대한 그녀의 성격과 선호하는 점을 알아내기 위해 모든 신경을 그녀에게 집중하였다.
얼마 안가, 약간 살이 포동하게 찐 여성이 서류들을 옆구리에 낀채 후다닥 달려 나왔고, 그녀는 루이네가 기다리고 있는 탁자까지 냅따 달려나가 고개를 크게 숙이며 인사하였다.
"아…안녕하십니까! 제 이름은 파…파이……."
"자기 소개는 됐다, 파이스크 지부장. 내가 온 목적은 이 지부에 대해 이해가 가지 않은 것이 있어서니 내가 요청한 것부터 내놓도록."
"예, 예!"
디엔은 이상하게 루이네의 일거수 일투족에 공포심을 가지고 있는 다른 이들의 행동을 이해하지 못하였다.
단순히 고위 간부라서 긴장이나 겁에 질린것이라 보기엔 그 정도가 너무 심한 것이다.
보아하니 최소한 기분이 안 좋다고 심심풀이로 사람 목숨을 장난처럼 베어버리는 살인귀는 아닌것 같은데 일단 무조건 두려워하기만 하니 그녀에게 심각한 성격적 결험이 있는지 진지하게 고찰하게 되었다.
파이스크로부터 종이를 넘겨받아 차례차례 넘겨가던 루이네의 인상이 전보다 더욱 험학하게 일그러진 것은 그 때부터였다.
종이를 넘길때마다 계속해서 험학하게 변하던 그녀의 얼굴이 절정에 달한 것은 마지막 장을 확인하고 서였다.
"이게 뭐지? 네이카 동문 방면에 원인모를 전투 흔적이 발견. 다수의 나무꾼들과 사냥꾼들이 증언함? 지금 나와 장난 하는건가?"
콰앙!
신경질적으로 탁자를 내리치자 깜짝 놀란 파이스크는 뭐라 변명하려 입을 열었지만, 진동 수준으로 떨리는 아랫턱에 의해 제대로 변호하지 못하였다.
"어…저…저저…왜…왜그…왜그러시는……."
"보고서들이 모두 추상적이고 대충대충 적혀 있어! 그리고 이 보고서는 네 년의 무능력을 단도직입적으로 보여주고 있는 가장 확실한 증거다!"
원인 모를 전투에 대한 보고서를 지부장의 얼굴을 향해 내던진 루이네는 어째서 자신이 분노하였는지 그 이유를 설명하기 시작했다.
"마지막 스칼리아 지부장이 사망을 한 지역이 바로 그 곳이다! 유일하게 자상이 남아있는 유일한 시체일 정도로 격렬한 전투가 일어났다는 뜻이지! 우리는 그 지역을 바로 사흘 전에서야 알게 되었다! 어째서 이 곳 지부에서 거기에 대한 보고가 오지 않았나 싶었더니만 한심의 극치를 달하는군! 이 보고서는 본부의 조사 시작일에서 10일이나 빨리 보고되었단 말이다!"
"에…에에?"
"게다가 우리가 갔을땐 전투의 흔적 대부분이 인위적으로 지워지거나 파훼된 흔적이 있었다! 보고를 받자마자 상부에 연락하거나 바로 조사 인원을 보냈다면 우리의 적이 누구인지 흔적이라도 잡을 수 있었을텐데 네 년은 단지 주변 시민들의 공통된 증언이 유일한 증거라고 내놓고 있다니!"
처음엔 얼굴이 창백해지던 파이스크의 얼굴은 현재 푸르딩딩하다 못해 썩어가는 것만 같았다.
그런 그녀의 표정에 더이상 생각할 것도 없다는 듯이 의자를 박차고 일어선 루이네는 검집에 손을 얹으려 하자 모든 조직원들의 시선이 그녀의 검에 집중되었다.
슈칵!
하지만, 검집에 손을 올림과 동시에 무언가가 갈라지는 소리가 울리더니 화려한 금색 자수로 호화로운 문양이 새겨진 검 손잡이로 향하던 그녀의 손은 어느새 검을 뽑아 파이스크의 목을 지나간 후였다.
스르륵--
서서히 어긋나기 시작한 파이스크의 목은 천천히 미끄러져 내려갔고, 깨끗한 살과 뼈의 절단면이 그 모습을 드러냈다.
부들 부들
이윽고 그녀의 몸이 서서히 떨리기 시작하더니 몇 초가 지나고 나서야 목에서 피가 분수처럼 솟구쳐 올라갔다.
'엄청난 쾌검이다……!'
가장 가까이서 그 모습을 지켜보던 디엔은 무쌍연희에서 단련된 동체 시력으로도 간신히 따라 잡을 정도의 쾌검을 구사한 그녀는 핏방울 하나 묻지 않은 검을 가볍게 검집 안으로 회수하였다.
"파이스크를 제외한 이 중에서 가장 계급이 높은 자는 누구인가."
"저…접니다."
뒤에서 지부장이 죽는 모습에 심하게 굳어있던 로스가 재빨리 손을 들며 대답하였다.
혹시 참지 못한 분노를 자신에게도 풀려는 것이 아닐까 싶어 가슴이 터질듯이 두근거렸기에 얼굴이 약간 붉어졌으나, 루이네의 목소리는 평상시와 같이 근엄하였다.
"이제부터 네가 이 곳의 지부장이다. 위에는 내가 현 지부장을 처리했다고 보고하도록. 그러면 본부에서 인수 인계 방법, 지부장의 권한을 설명하기 위해 내려올 것이다.
블러디 바이퍼는 어둠속에서만 존재하는 조직이기에 내부 분열 만큼은 절대로 용납을 하지 않고 있었다. 만약 의심쩍은 지부장의 죽음을 보고 받는다면 철저하게 원인을 파해쳐서 반란일 시에는 본부로 이송하여 공개 고문을 시작한다.
무언가를 알아내면 멈춰주는 일반적인 고문과는 다르게 죽을때까지 살을 헤집고 조금씩 생명력을 갉아먹게 만드는 것으로 모자라 계속해서 힐링 마법을 시전하여 생명력이 모조리 재가 되어 사라져 힐링으로 치료가 불가능할때까지 비가 오나 눈이 오나 무조건 공개적으로 고문을 실시하는 블러디 바이퍼만의 내부 반역자 척결 방식이었다.
그렇기에 말안하고 휭하며 사라진다면 다음 지부장인 로스는 어떻게 보고를 해야 할지 몰라 반역 혐의를 받게 되기에 어떻게 인수를 받아야 하는지 알려준 루이네는 전 지부장과 같은 실수를 저지르지 말라는 말과 함께 출구로 향하였다.
"차를 가져왔습…꺄악?!"
쨍그랑!
그 때, 전 지부장이 죽기전에 차를 끓여 대접하라는 명령을 내렸는지 고급스러운 식기와 받침대를 가져오던 한 말단 조직원이 문을 열고 빠르게 안으로 들어가려다가 출구쪽으로 향하던 루이네와 부딪혀 뜨거운 차를 그녀의 옷에 뿌려버렸고, 그녀가 떠나면서 안도의 한 숨을 내쉬던 네이카 지부의 조직원들의 안색이 다시금 창백하게 변해져갔다.
"아…아아…주…죽을 죄를 지었습니다……."
루이네 뒤쪽에서 목과 몸이 이등분되어 바닥을 피웅덩이로 만든 파이스크의 선혈적인 모습을 발견한 말단 조직원은 죽음의 기운이 자신을 엄습해옴을 느끼고 몸이 바들바들 떨리기 시작했다.
툭툭.
하지만, 여전히 무표정 포커 페이스를 유지한 루이네는 가죽으로 만들어진 여행자 복을 툭툭 털어 보일 뿐이었다.
"여행자 옷으로 갈아입길 잘했군. 다음부터는 문을 열기 전에 주의하도록. 3개월 감봉이다."
그리고선 디엔과 함께 출구 밖으로 성큼성큼 나가자 또다시 피바람이 불 줄 알았던 다른 조직원들은 그제서야 긴장을 풀고 안도의 한 숨을 내쉴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