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7화 (7/17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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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충 이런 식의 처절한 전투가 초반부에 계속 될 예정.

초반부를 벗어날때쯤 정상적인 전투를 치루려나? (...)

뭐, 전투야 그 때마다 상황에 따라 다르겠지만, 디엔의 암흑기는 이제부터가 시작임.어찌어찌 오크 한마리를 잡는데 성공하였지만, 그건 거의 기적이나 다름없었다.

머리싸움이라면 모를까, 육체적인 대결을 펼치기엔 현재 디엔이 가진 능력치와 오크의 능력치는 하늘과 땅 차이였는데 배후에서 공격한 두 번의 기습타와 지금까지 무쌍연희에서 갈고 닦은 전투 센스와 독기가 아니었다면 아마 게임 오버의 충격을 이기지 못하고 먼 산을 쳐다보고 있었으리라.

-강적과의 전투에서 승리하였습니다. 경험치 보너스 50% 추가-

-경험치 221을 얻으셨습니다-

-성공적으로 적의 배후를 공격하여 상대방이 인식하지 못하는 범위에서 공격 성공시 추가 데미지를 주는 기습 공격(견습)을 얻으셨습니다-

-적 몰래 움직이는 법을 알게 되어 발자국 죽이기(견습)을 얻으셨습니다-

-새로운 무기를 다루면서 헤비 슬래싱(견습)을 얻으셨습니다-

루나틱 돈에서는 스킬의 숫자가 매우 많기에 스킬을 쉽게 얻을 수 있고 그 제한 또한 없도록 설정되었지만, 그것들을 수련하는 것은 상당히 고된 노동이다.

초반에는 단순 반복으로도 스킬 레벨이 눈에 띌 정도로 쉽게 올라가고 스킬 또한 약간의 상상력만 있다면 쉽게 얻을 수 있기 때문에 사전지식 없는 초보 플레이어들은 여기서 루나틱 돈의 난이도가 그리 높지 않다고 생각하는 오류를 쉽게 범하고 만다.

디엔 또한 다른 플레이어들과 마찬가지로 얼마 안가 스킬 레벨을 올리는데 좌절감을 느끼겠지만, 그건 나중에 일어날 이야기.

"크윽…후욱…후욱……."

승리의 함성을 내지르면서 최후의 기력을 모조리 짜낸 디엔은 나무 기둥에 등을 기대며 털썩 주저 앉았고, 자신의 상태를 확인하기 위해 상태창을 열어보였다.

-디엔-

나이 : 16살

레벨 : 1 (221/1000)

성장 타입 : 식자

근력 : 50

지력 : 20

건강 : 40

민첩 : 40

기술 : 30

지혜 : 20

매력 : 30

정신 : 20

포만도 : 98.2%

갈증 : 90%

피로도 88%

HP : 7/80

MP : 0/0

STA : 31/120

돌맹이에 한 방, 무릎쪽을 향한 주먹 한 방, 얼굴에 한 방.

오크와의 전투로 공격당한 것은 위에 열거한 것이 전부였지만, 체력은 7밖에 남지 않은 상태.

가까스로 첫번째 전투를 승리로 마무리 지었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다른 오크들이 돌아올 것임을 예상한 그는 그래도 모든 힘을 짜내 싸웠으니 담담하게 죽음을 받아들이기로 하며 피곤하다는 듯이 눈을 감았다.

비굴하게 굴어서 살아날 수 있다면 얼마든지 비굴해질 수 있지만, 언어가 달라 말이 안통하는 오크들 중 아무라도 한 마리와 맞딱뜨리면 현 상황으로선 무슨 짓을 해도 살아남는 것은 불가능하니 불가능에 비굴하게 매달리기엔 체력, 정신력 소모일 뿐이라고 생각한 그였다.

…와아…아아……

고요함에 몸을 맡기니 멀리서 싸우는 소리 같은 것들이 들려오자 상황이 묘하게 변질되었음을 느낀 디엔은 조심스럽게 몸을 일으켜 소리가 나는 방향으로 발걸음을 옮기자 자신이 들은것이 헛것이 아님을 알게 되었다.

'살았다!'

자신들을 미끼로 내몬 기사가 오크들을 토벌하기 위해 우회하여 토벌에 나선 것이다!

"으으응……."

새롭게 희망을 얻어 도주하는 오크와 마주치지 않기 위해 근처에 있는 나무 위에 올라가려던 그는 뒤쪽에서 느껴지는 신음성에 반사적으로 고개를 돌렸다.

"아흑! 아…아파…아파아……."

오크에게 강간당한 노예가 고통어린 신음성을 흘리며 가까스로 정신을 차리자 자신의 계획을 위해 희생당한 그녀를 위해 보답이라도 해줄까 싶은 디엔은 그녀를 향해 다가갔다.

"괜찬……."

"너, 빨리 날 치료해! 아파 죽겠단 말야!"

"……?"

갑자기 명령조로 자신에게 신경질을 부리는 그녀의 행동에 잠시 멍한 표정이 되어 의문 부호를 띄운 디엔. 최악의 경우엔 자신을 향해 욕을 하는 것 까지 들어줄 요량이 있었던 그였으나, 자신에게 다짜고짜 명령을 한다는 결말은 예상치 못한 것이다.

"뭐하고 있어! 병신같이 있지 말고 움직이란 말야!"

"아니, 잠깐. 왜 내가 그래야 하는거지?"

노예는 디엔의 반문에 어이가 없다는 듯한 표정으로 일그러뜨렸다.

"왜라니? 너…머리가 어디 다친거 아냐? 지금은 일단 용서해줄테니까 일단 날 치료해!"

그녀의 대사를 '내가 선심 써서 용서 해줄테니까 닥치고 내 명령대로 해' 라고 필터링되어 들어온 디엔은 군신관계가 아님에도 불구하고 자신을 부려먹으려는 그녀를 향해 다시 한번 반문하였다.

"너랑 나랑 똑같은 노예인데 너무 고압적이군?"

"똑같아? 너 정말 미쳤구나? 너같은 쓰잘대기 없는 남자들은 닥치고 우리들의 명령에 복종해야 한다고!"

그제서야 자신이 재능 비율을 9:1로 여성에게 치우치게 만든 결과가 어떤 것인지 깨닫게 된 그는 머릿속에서 무언가가 끊어진 것처럼 표정이 삭막하게 변하더니 그녀를 향해 천천히 다가갔다.

"좋아. 빨리 날 치료해주거나 부축해. 그렇게만 해주면 이 일은 없던 일로…꺼억!"

이제서야 디엔이 정신을 차렸다고 생각했는지 목소리가 한결 편해진 노예였지만, 목에서 갑작스래 느껴진 고통에 비명 소리를 내질렀다.

부축하는 척 하던 그가 갑작스럽게 발을 들어 올려 그녀의 목줄기를 강하게 짓밟은 것이다.

"너…너 이게 무슨…꺄아아아아아!"

콰직!

뒤이어 오크에 의해 찢어진 질벽, 즉 보지를 향해 강하게 걷어차자 간신히 가라앉은 파과의 고통과 질벽이 찢어진 고통이 요동치며 크게 날뛰기 시작하였다.

"이 개같은 년이 감히 누구에게 명령해! 죽어! 죽어! 죽어!"

"아아악! 

수 차례 그녀의 보지를 걷어차던 디엔은 거친 숨을 몰아쉬었지만, 분이 별로 풀리지 않았는지 여전히 씩씩거렸다.

와아아아---

그 때, 비명소리를 들은 것인지 다른 오크들을 토벌하기 위해 다가오는 것인지 병사들의 함성 소리가 가까워지자 자신이 버린 배틀 액스를 줏어 보였다.

'쳇. 이 빌어먹을 년을 최대한 괴롭히다 죽이고 싶었는데…하는 수 없군.'

"아…아아…무…무슨 짓을…사…살려줘……."

"맘 같아선 고통스럽 죽이고 싶었지만, 네 년 덕분에 이 세계가 어떤 식으로 흘러가는지 대략 감을 잡게 되었어. 그 보답으로 단숨에 처리해주지."

써컥!

데구르르르---

고통을 이기지 못하고 쓰러진채로 팔만 간신히 들어 올리던 그녀의 애원어린 표정을 무시하고 도끼를 내리 찍자, 단숨에 목과 떨어져 나간 머리통은 한 쪽으로 데굴데굴 굴러갔다.

-저항하지 못하는 일반 시민을 죽였습니다-

-경험치 10을 얻으셨습니다-

-악 성향 점수 1을 얻으셨습니다.-

루나틱 돈에는 선, 중립, 악 세 개의 성향이 존재하는데, 어떤 성향이냐에 따라 얻을 수 있는 직업이 존재한다. 참고로 모든 플레이어들은 처음 시작 할 때, 중립 성향을 지니고 게임을 시작하게 된다.

성향 수치를 조절할 때 가장 주의 해야 하는 점은 성향마다 다른 직업들의 조율이다.

예를 들어 악 성향 직업군을 가진 후, 선 성향으로 변질된다면 악 성향 직업에 패널티를 얻게 되어 직업 스킬을 사용하지 못하거나 레벨업이 불가능하게 되는 것이다.

참고로 성향 수치는 스탯창에 드러나지 않는데, 이는 수치를 직접 눈으로 확인하면 본능적으로 자제하거나 조율하려는 플레이어들로 하여금 마음가는대로 행동하도록 계산한 언더드림의 계산이 들어가 있었다.

보이지 않는다면 모를까, 일단 수치가 보인다면 왠지 모르게 계산적으로 플레이하게 되는 플레이어들의 마인드를 예상한 것이리라.

일이 어찌됐든간에 무저항의 일반인을 죽임으로서 악 성향을 얻게 된 디엔이였지만, 그 수치가 매우 적었기에 성향에 큰 문제는 없었다.

자신의 신경을 거슬리게 한 여자를 죽였으니 이대로 가면 살인자라는 굴레를 씌게 생긴 그는 재빨리 머리를 굴려 오크의 주변에 배틀 액스를 적당하게 내동댕이 치고 돌맹이에 맞으면서 한 쪽 구석에 버려뒀던 보급용 숏소드를 있는 힘껏 오크의 뒤통수를 향해 내리 찍었다.

푸직- 파각!

뒤통수 살을 꿰뚫던 숏소드는 어느정도 깊이에 들어가더니 이내 검신이 반으로 조각나버렸고, 덕분에 부러진 검날이 오크의 뒤통수에 박히면서 더더욱 처절한 전투의 현장이 완성되었다.

그리고 한 쪽 나무 기둥에 기절하며 기댄 그의 귓가에 오크들의 발걸음과 달리 둔중하지 못한 발소리가 들리면서 자신이 살아남았다는 것을 직감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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