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5화 (5/17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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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하, 철장으로 이루어진 감옥 안.

알고보니 그녀들은 뒷골목에 전전하는 거지들이나 사회적 약자들을 납치해서 노예로 만드는 뒷세계 조직원들이었다.

무쌍연희의 진천이였다면 '이런 망할 년들이! 감히 누굴 노예로 잡겠다고!' 라며 주변에 아무거나 잡고 순식간에 때려 잡았겠지만, 지금의 그는 지나가는 깡패 A를 잡기에도 버거운 상태였다.

'하아. 처음부터 노예라니. 이거 참 암울하시구만.'

발목과 손목에 목재로 된 구속구로 묶여있는 디엔은 좁은 철장 안에 옹기종기 뭉쳐있는 노예들의 모습을 바라보며 어떻게든 탈출할 방안을 찾아봤지만, 현재의 능력치로 빠져나가 봤자 순살 당할 것임을 예상하였기에 일단 조용히 노예로 팔려나가기로 결정하였다.

'다 필요없고 S취향의 미친년에게만 팔리지 않는다면 뭐든지 하마.'

자신과 같은 S에게 팔려나간다면 차라리 자살하거나 죽음을 각오하고 저항할 생각인 그는 새로운 변화가 찾아올때까지 멍하니 주변을 바라볼 수 밖에 없었다.

끼이익--

그때, 유일하게 지상과 이어진 문에서 녹슨 경첩음이 들려오자 디엔을 포기한 몇몇 노예는 고개를 돌려 문으로 시선을 향하였고, 그 외의 노예들은 이미 의지를 잃은듯이 무릎을 안으며 얼굴을 파묻고 있었다.

문 안으로 들어온 이는 검은색 가죽으로 이루어진 타이트한 가죽 재킷과 바지를 입은 검은색과 보라색으로 반반씩 나뉘어진 특이한 형태의 모발을 가지고 있는 여성이었다.

"위에서 급히 사용할 노예들이 필요하다. 숫자는 대략 20~30명."

중간 관리직인 듯한 그녀는 지하 감옥을 지키고 있던 간수들에게 짧막하게 명령하자, 이미 익숙하다는 듯이 고개를 끄덕이며 디엔이 있던 철창의 문을 열었다.

"어이, 너희들 모두 나와라."

마침 그가 속한 감옥의 총 수용 인원이 24명으로 여성이 만족할 만한 숫자였다.

"눈가리개를 해둘까요?"

"아니, 어차피 본부나 지부에 가는것도 아니고 이 근처에서 사람이 필요한 일이 생겼다."

철창 밖으로 나오며 그녀들의 대화를 경청하던 디엔은 뭔가 특이한 키워드를 찾았는지 흥미있게 귀를 기울였다.

'본부? 지부?'

일반적인 암흑가 조직이라면 차라리 노예들을 팔아치운 자금을 원할터.

지하 감옥의 규모는 최대 4~500명을 수용할 수 있을정도로 넓었고, 그 공간을 모조리 노예들로 채워넣었기에 상당히 큰 규모의 배후가 있음을 짐작할 수 있었다.

그 이유는 대부분의 노예들의 몸에는 멍자국들이 있고, 낡은 옷들이긴 하지만 분명히 다른 종류의 옷들을 입고 있으니 원래 노예가 아니고 강제로 끌고 왔음을 알 수 있다.

게다가 이만한 숫자의 노예들을 팔기 위해 납치해 가는데 다른 암흑가 조직들이 자신들의 밥줄을 한꺼번에 낚아채는 것을 두고 볼리가 없잖은가?

게다가 아무리 빈민가의 거지라 해도 이만한 숫자를 강제로 노예로 만드는건 어느정도 뒷배경이 있다는 뜻.

'아무래도 이 녀석들은 평범한 깡패가 아닌것 같군.'

게다가 본부나 지부같이 상당히 큰 규모의 단체에서만 사용되는 단어들을 나열되자 왠지 일이 재밌게 흐르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물론, 살아남는다는 전체하에.

'무슨 일인지 몰라도 암흑가에서 거대한 권력을 자랑하는 조직이 갑작스래 '화살받이' 가 필요한 일이 생긴것 같아. 일단은 살아남은 후에 뒷일을 생각해야겠어.'

무슨 짓을 해야 할지 지금으로선 상상이 가지 않지만, 무쌍연희 시절부터 단련한 난전이라면 스페셜 리스트중에서 최고라 할 수 있는 디엔은 난전의 생태를 잘 파악하고 있었다.

'난전 중에서는 아무리 강한 능력치를 가지고 있어도 예상외의 일격에는 장사 없는 법이지.'

크로스 보우를 들고 있는 조직원들의 엄중한 경계 아래 지상으로 올라가 미리 준비된 이동식 감옥형 마차에 올라탄 디엔은 역시나 좁은 공간으로 인해 무릎을 끌어 안고 자신이 살아남을 수 있는 방법을 최대한 모색하기 시작하였다.

하지만, 그가 미처 예상하지 못한 것이 있었는데 크로스 보우는 군용 무기로 일반인이 가지기 매우 어려우며, 가지고 있다손 쳐도 걸린다면 반역 행위로 간주 받아도 무방한 살상 무기라는 것이다.

이 게임에 들어온지 얼마 안된 디엔으로선 정보 부재로 알 도리가 없는 상황이였으나, 인원이 4~500명인 거대 조직 내에서도 10개 이상 가지기 어려운 무기였다는 것을 알게 된다면 노예들이나 지키는 말단 조직원에게도 크로스 보우를 장비시켜준 그녀들의 조직이 얼마나 위험한 곳인지 알 수 있었으리라.

'에이~ 아무리 어렵다지만 언더 드림사의 게임이라면 뭐든지 정통한 이 몸이라면 하드코어 따윈 간단하게 극복할 수 있겠지.'

고아로 시작할때 돈을 벌기 매우 힘들다면 노예로 들어가는 것도 미리 예상해두었기에 노예가 된 그는 '아직은 내 예상 범위' 라며 마음을 느긋하게 먹었지만, 그는 자신이 선택한 '리얼리티' 로 인해 어떤 일을 겪게 될지 꿈에도 상상하지 못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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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억...허억...필링에 불타오르면서 다급히 쓴 3편.

개인적으로 최대한 리얼리티한 스토리를 위해서 나름 열심히 스토리를 짜고 있습니다.

기대해주시면 감사...하겠지만 또 언제 쓸지 모르니 -_-;;노예들을 가둔 감옥 형식의 마차 안에서 3등석 자리에서 유람하는 것 같은 기분으로 자신이 시작한 지역의 마을을 구경한 디엔은 이 세계가 여러가지 잡탕으로 이루어져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8세기부터 시작된 로마네스크 건축 양식과 13세기부터 시작된 고딕 건축 양식의 건축물들이 한대 어울러져 있기 때문이다.

물론, 그 쪽 방면에 전문 지식이나 흥미 자체를 가지지 않고 있었기에 건축 양식에 대해선 잘 모르겠다만 일단 분위기의 종류가 틀렸기에 어림짐작으로 평가할 뿐이었다.

간단히 성문을 지나 도시의 외곽 지역으로 이동해 가는 감옥 마차는 서서히 깊은 숲 쪽으로 들어갔다.

다행히도 길이 잘 닦여 있기에 엉덩이는 괜찮았지만, 계속 이렇게 안쪽으로 들어가니 마이 페이스인 디엔으로서도 약간 당황하기 시작했다.

'뭐야 이거? 대체 어디까지 끌고 가려는거야? 혹시 화살받이 라던가 그런게 아니고 무슨 산제물 그런건가?'

판타지 소설에서 왕왕 나오는 흑마법사들의 사악항 행위를 충족시키기 위한 산제물 1의 역활을 맡는게 아닐까 싶어 슬슬 마음이 조급해져가는 가운대, 그런 그의 마음을 깔끔하게 해결해주는 풍경이 드러났다.

숲 한쪽을 베어 평지로 만든 일단의 군대가 그곳에 주둔해 있었기 때문이다.

'아니 잠깐, 저게 정찰병이야, 아니면 부대야?'

무쌍연희 에서는 항상 툭하면 1만, 10만 대군이 튀어나왔기 때문에 겨우 200여명…아니, 150여명에 가까운 병력의 숫자에 디엔의 머릿속에는 저들이 정찰병인지 부대인지 파악이 잘 안되는 듯한 표정이었다.

"다 왔군. 모두 마차에서 내려라."

"예!"

한번 들키면 입막음하기 어려운 크로스 보우 대신 검이나 각자의 무기들을 든 용병 차림의 10명의 조직원들은 감옥 마차의 문을 열어 노예들을 향해 강압적으로 소리쳤다.

"빨리 빨리 나와라!"

원래 노예가 아니었기에 강압적인 명령에 어찌 할 줄 몰라하자, 보다 못한 한 조직원이 무기를 접고 감옷 마차의 입구와 가까운 여성 한 명의 멱살을 붙잡아 잡아 끌었다.

"나오라는 소리가 안들려! 앙?!"

그리고선 땅바닥에 패대기 치고 마구잡이로 짓밟기 시작하자, 재수없게 시범타로 걸린 여성 노예는 비명을 지르며 몸을 움츠렸다.

"꺅! 죄송해요! 때리지 말아주세요!"

하지만, 그런 그녀의 애원에도 불구하고 망신창이가 될때까지 짓밟은 조직원은 씩씩거리며 감옥 마차 안을 노려봤다.

"또 맞고 싶은 새끼는 계속 어물쩡 거려라! 빨리 튀어나와!"

자신들의 명령에 불이행하면 어떤 일이 생기는지 몸으로 깨우치게 해준 조직원의 명령에 그제서야 빠르게 감옥 마차 밖으로 나온 노예들과 자연스럽게 합류한 디엔은 슬슬 자신들의 용도가 무엇인지 알 것도 같았다.

그 사이에 자신들을 이곳에 이끈 리더격인 여성은 약간 호화스러운 문양이 새겨진 거친 은색 갑옷을 착용한 여기사와 함께 나타났다.

"이들인가?"

갈색 장발 머리의 여성은 턱짓으로 노예들을 가리키자, 검은색과 보라색으로 나뉘어진 특이한 머리칼을 자랑하는 여성은 비굴함이 보이지 않는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예. 이정도 숫자면 괜찮겠습니까?"

"음. 적당하군. 대금은 여기 있네."

가죽으로 만들어진 주머니를 넘겨받은 조직원 여성은 부피를 확인하며 의외라는 표정을 지어보였다.

"생각보다 많군요?"

"입막음 값도 포함이지. 영주님 귀에 이 소식이 절대로 들어가선 안되니까."

"후후후. 페더론님은 역시 말이 통하시는 우량 고객님이십니다."

페더론이라 불린 40대 중반의 여기사는 영주의 명령으로 도시로 향하는 길목을 차지한 몬스터 무리를 퇴치하라는 명령을 받고 일단의 군대와 함께 공격에 나섰지만, 생각외로 적의 반항이 거칠어 예상외의 피해를 입게 되었다.

여기서 더이상의 피해를 입게 된다면 지휘관으로서의 가치가 폭락할 것이기 때문에 그녀는 최대한 머리를 짜내 몬스터들을 처리할 계책을 꾸미기 시작했다.

그렇게 해서 나온 것이 소수의 아군을 미끼로 적의 시선을 붙잡은 사이 부대를 우회하여 기습 타격하는 방안인데, 여기서 병사들의 피해가 더 커졌다간 승리를 해도 좋은 눈초리가 나올 확률이 거의 없기에 노예들을 구입하여 서류상 기록이 되어있지 않은 '비공식적' 병력으로서 미끼 부대로 만드는 계책을 꾸민 것이다.

이미 비슷한 사례로 여러차례 얼굴을 맞댄적이 있는지 둘의 분위기는 꽤 친근해 보였다.

"아, 괜찮다면 방해를 하진 않을테니 개인적으로 잠시 이곳에 남아 살아남은 노예를 확인하고 싶습니다. 그 전투에서 살아남은 노예가 있을시 구매가의 2배로 해당 노예를 재구매 하겠습니다만 괜찮으시겠습니까? 물론 입막음은 확실하게 해드리겠습니다."

"나야 상관은 없다만…어째서인가?"

"그건…음…죄송합니다. 딱히 중요한 비밀은 아니지만, 그 분의 귀에 들어가면 제 목이 날라가서……."

자신의 눈 앞의 여성이 음지에 속할 뿐이지, 기사인 자신의 앞에서도 당당함을 잃지 않는 강단을 가지고 있었기에 그런 그녀가 불안하다는 듯이 말끝을 흐리는 모습을 보자 그녀가 말한 '그 분' 의 정체가 궁금해졌지만, 괜히 목숨을 단축하고 싶을 생각은 없었기에 질문은 그쯤에서 멈추기로 하였다.

"뭐, 그렇다면 굳이 캐묻진 않겠네. 병사들과 기사들에게 말해둘테니 자네가 움직이고 싶은대로 움직이게나."

"협조에 감사합니다."

"그럼 나는 당장 작전을 실행하러 가겠네."

그렇게 두 여성이 자신들끼리 무언가를 쑥덕 거리는 모습을 처음부터 끝까지 목격한 디엔은 그녀들이 무슨 대화를 나눴는지 무척 궁금해졌지만, 지금은 살아남는게 우선이었기에 최대한 생존을 위한 정보를 끌어모으기 위해 눈알을 또르르 굴려가며 주변 상황을 살펴보기 시작하였다.

'사기가 낮아 보인다. 아무래도 패배를 한 후인가.'

병사들의 표정, 휴식을 취하는 자세등을 파악하여 사기가 낮다는 것을 파악하고 좀 더 정보를 모으려 할때 쯤, 일단의 병사들이 노예들을 인수 받아 어디론가 끌고 갔다.

이름모를 여성을 따라온 조직원들은 그대로 마차 감옥을 이끌고 자신들이 왔던 도시로 되돌아갔으나, 그녀들의 대장으로 보이는 여성은 계속 남아 자신과 대화를 나눈 여기사와 함께 어디론가 향하였다.

'이상하군. 저 여자는 우리를 여기에 팔아넘겼으니 더이상 볼 일이 남았을리가 없을텐데?'

그녀의 미심쩍은 행동이 영 못 미더웠지만, 지금은 눈 앞의 일에 집중하기로 하고 병사들이 이끄는대로 향한 디엔은 쇠 냄새와 여러가지 텁텁한 향이 가득찬 보급 막사 안으로 들어가 다른 노예들과 동일한 보급품을 지급 받았다.

노예들이 지급 받은 무구들은 병사들것 보다 품질이 나빠 보이는 저급의 검, 그리고 검과 달리 상당히 방어력이 좋아보이는 가죽 갑옷 한 벌이었다.

'어디보자. 아이템 확인부터 해볼까.'

-최하급 숏소드-

최하의 광물을 양산형으로 만든 보급품. 토끼라도 찔러 죽일 수 있을지 의문이 든다.

아이템 가치 : 노멀

강도 : 1

공격력 : 슬래싱/11, 피어싱/6

종류 : 검

-레더 아머-

동물의 가죽을 벗기고 기름칠하여 말려 딱딱하게 만든 가죽 갑옷.

아이템 가치 : 노멀

방어력 : 몸통/7

종류 : 경갑

처음으로 아이템 확인을 한 디엔은 보기만 해도 안구에 습기가 차오르려는 설명에 한 숨을 내쉬었다.

루나틱 돈의 무기는 슬래싱(베기), 피어싱(찌르기), 블런트(때리기) 처럼 세 가지의 공격 타입이 존재한다. 몬스터의 종류마다 강한 데미지 타입과 약한 타입이 존재하는데, 간단하게 예를 들자면 스켈레톤을 공격할때 블런트 무기로 공격하면 추가 데미지를 입힐 수 있지만, 슬래싱, 피어싱 무기로 공격하면 데미지 감쇄 현상이 일어나 평소보다 낮은 데미지를 입히게 된다.

그리고, 무기가 어느정도 강하게 부딪히냐에 무기마다 가진 강도의 수치에 따라 내구도 소모율이 변화한다. 1 수준이라면…디엔이 모든 힘을 실어 적을 공격하면 금방 부러질 정도?

한마디로 말하자면

'쓰레기네.'

어차피 죽을 화살받이들에게 좋은 무기를 줄리 만무하니 그렇다쳐도 방어구가 생각보다 정상적이여서 조금 의외였지만, 잘 생각해보니 마냥 기뻐할 일이 아니었다.

무쌍연희에서 경험을 쌓아둔 디엔은 지금같은 상황에서 자신이 맡을 화살받이의 종류를 탐색하기 시작했고, 얼마 뒤에 자신이 엄청난 위기에 봉착했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이런 씨벌래미! 그냥 단순한 화살받이가 아니라 미끼잖아! 이 방어구들은 최대한 적의 공격에 오랫동안 살아남아 시간을 벌 수 있도록 하기 위함이고!'

난전에 강한 자신의 경험을 이용해 살아남을 궁리를 한 그였지만, 아예 미끼로서 내보내진다면 난전이고 자시고 간에 적의 부대가 한번 스치듯이 휩쓴다면 추풍낙엽으로 쓸려나가 게임 오버가 될 판이다.

게다가 어찌어찌 살아남아 적과 뭉쳐 난전이 된다 쳐도, 함께 싸워야 할 전우들이라곤 전투 경험이 전무한 노예들이 전부다.

'돌아가시겠네……. 시작하자마자 게임 오버 되는거 아냐?'

게임 오버의 스멜이 물씬 풍겨져 오자 자신의 시작한지 하루…가 아니라 반나절도 안 되어 사망한다고 생각하니 자신을 보며 낄낄대고 있을 얄미울 동생놈의 목소리가 여기까지 들리는것만 같았다.

'안 돼! 이렇게 죽을 순 없어! 무슨 짓을 해서라도 살아남는다!'

디엔은 다른 노예들의 보급이 끝나자 또다시 어디론가 이끄는 병사들로 인해 섞여 나가면서 살아남겠다는 욕구를 활활 불태워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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