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1화 (1/173)

"으끄까가가가각!"

우드득! 우득!

크게 기지게를 하면서 비명에 가까운 신음성을 흘린 진우는 갑자기 띵해져 오면서 눈 앞이 깜깜해지더니 온 몸에 힘이 사라지는 현상을 느끼고 비틀거리는 것을 옆에 있던 벽을 잡고 가까스로 버텨낼 수 있었다.

"후아…후아…참…기차게도 오래 했구나."

한번 흥미를 잡고 집중을 하면 시간 가는줄을 모르도록 줄창 잡아대니 온 몸이 찌뿌드한 것은 당연지사.

"어이구야……. 머리가 살짝 어지럽네."

누워있던 몸을 일으켜 갑자기 혈액이 돌기 시작하면서 어지러움증을 느낀 진우는 머리를 도리도리 흔들며 정신을 차리기 위해 안간힘을 썼다.

"쯧. 오늘은 무쌍연희는 패스할까."

고등학생때는 게임을 위해 잠을 희생시켰지만, 군대를 다녀오면서 숙면의 중요함을 깨닫게 된 그는 피곤하면 게임을 한다기 보단 휴식을 취하는데 주력하게 되었다.

휴식을 위해 무쌍연희를 잠시 접은 진우는 언더 드림 사이트에 한번만 들어가고 일찍 자기로 다짐하며 컴퓨터의 전원을 켰다.

혹시 모를 패치의 내용과 신작 내용이 나올지 모르니 언더 드림의 사이트를 확인하는 건 매일마다 한번씩 확인하는, 일종의 버릇과도 같은 행동이다.

"흐음……. 무쌍 연희쪽은 자잘한 버그 픽스나 밸런스 패치들이고…루나틱돈은…어? 프리미엄 패키지?"

예전에 암거래 사이트에서 루나틱돈의 프리미엄 패키지를 파는 게시물을 봤기에 흥미가 생긴 그는 프리미엄 패키지라는 공지 글을 클릭해 보였다.

-루나틱돈 - 어둠의 장 프리미엄 패키지-

1: 능력치에 투자할 수 있는 스탯 포인트 200포인트나, 어떤 스킬이든 최고 등급까지 배울 수 있는 2개의 스킬 선택지가 주어진다.

2: 하나의 공방과 공방이 생활할 수 있는 기본 가구들이 갖춰진 던전이나 저택을 얻을 수 있다. 게임 시간으로 3일 후에 관련 아이템들을 자동 습득후, 본거지를 선택할 수 있다.(단, 던전일 경우엔 다른 모험가들에 의해 공격당할 수 있으며, 저택의 경우에 도시 근처에 지을시 세금을 내야 한다)

3: 패키지를 구입한다면 얼마든지 새로 시작해도 적용된다.

4: 정가 10만원.

보아하니 일종의 캐쉬템이나 마찬가지인듯 싶다.

문제는, 이런 종류의 캐쉬템이 나온다면 돈을 벌 수작이다, 뭐다 하면서 악플들이 달려야 하건만, 리플들의 내용을 보아하니 그런 악플러는 소수에 불과하고 대부분이 이제라도 나와서 다행이다, 이제야 겨우 쉽게 진행할 수 있게 되었다, 그래도 어려운 것 같다 등등의 내용으로 가득 차 있었다.

아마 사람들마다 취향이란게 있기에 아주 쉬운 난이도를 즐기는 사람들도 있을텐데 난이도에 관련되어 많은 유저들이 한 목소리로 이렇게까지 말하자 흥미가 동한 진우는 동생에게서 들었었던 정보와 루나틱돈의 정보를 자세하게 설명해 놓은 설명서를 통해 게임의 시스템에 대해 어느정도 이해할 수 있었다.

'슬슬 이놈도 해볼까? 대부분 재밌다고 하는데…….'

어렵지만 중독성이 있는 게임 방식에 잠시 곰곰히 무언가를 생각하던 그는 이내 고개를 끄덕이며 구입 결정을 내렸다.

"너무 한가지 게임만 즐기면 쉽게 질리는 법이지. 이놈도 해보자."

게임 구매를 결정한 진우는 가장 먼저 시작한 일은 프리미엄 패키지를 구입하는 일이었다.

루나틱돈에서 스킬을 올리는 방법은 5레벨마다 1씩 주어지는 스킬 포인트를 사용하거나, 반복 행동으로 스킬 경험치를 올려 레벨을 올리는 것이다.

즐기면서 올리는거라면 문제는 없다만, 너무 질리도록 반복해야 하는 노가다성 스킬과 갑옷 종류의 스킬때문에 프리미엄 패키지를 구입하였다.

특히, 진우가 걱정하는 것은 바로 갑옷 스킬이다.

천, 경갑, 평갑, 중갑. 네 종류로 나뉘어져 있는 갑옷 특성화 스킬은 방어력을 상승시켜주고 갑옷의 패널티를 줄여주는 역활을 한다.

갑옷계 스킬을 올리기 위해서는 스킬 포인트를 사용하거나, 아니면 적에게 맞아야 하는데, 진성 S 속성인 그에게 있어 갑옷 특성화 스킬 노가다는 최악중의 최악이다.

게다가 스킬이 높아질수록 맞아야 하는 데미지도, 횟수도 커져만 가니 차라리 10만원 더 내고 그딴 생고생은 안하는게 더 나았다. 어차피 세이브 파일을 팔아서 돈도 어느정도 쌓인것도 있고, 그만한 가치도 충분했다.

그렇게 게임 구매를 마치고 프리미엄 패키지까지 지르려던 찰나, 그의 뇌리속을 스치고 지나가는 무언가가 그의 지름질을 방해하였다.

'잠깐. 그러고보니 암거래 사이트쪽의 그 프리미엄 패키지도 한번 확인해볼까?'

만의 하나라는게 있지만, 암거래 사이트쪽은 대부분이 '보통' 물건들은 없기에 한번 확인해보고자 무쌍연희3의 발매와 함께 자신을 벼락 부자로 만들어준 고마운 암거래 사이트로 마우스를 향하였다.

딸깍. 딸깍.

검은색 바탕의 하얀색 글씨로 이루어진 간단한 사이트 배경. 왠지 모르게 진짜로 암거래 시장에 온 것 같은 기분이 들기에 이때만큼은 조용해지는 그였다.

'아직 있네?'

정식 프리미엄 패키지보다 먼저 등록되었으나, 그것이 발매한지 상당한 시간이 흘렀음에도 불구하고 당당하게 버젓히 올려져 꿋꿋하게 자리를 지켜가고 있는 암거래 사이트의 물건은 아무런 설명도 없이 15만원 이라는 가격으로 올려져 있었다.

사이트의 신뢰도를 위해 사기 거래를 방지하기 위한 운영진들은 반드시 내용물을 확인하기 때문에, 이것이 지금까지 올라와 있다는 것은 언더 드림에서 공식적으로 판매하는 패키지와는 다르다는 것이 분명하다.

신용도 만큼은 최고 수준인 이곳에서 자리를 지키고 있다는 것은 그만한 내용물을 가지고 있으리라 판단한 그는 암거래 사이트쪽 프리미엄 패키지를 구입하기로 결정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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