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레드 앤 매드 (253)화 (255/319)

이예주는 반응 하지 않으려고 했다. 

하지만 방금 말은 절대 반응 안 할 수 없는 소리였다. 

반대편 벽을 바라보던 고개를 남자 쪽으로 휙 돌리자 금방 현기증이 몰려 왔지만 그깟 현기증 따윈 문제가 아니었다. 

이 남자가, 방금 무슨 말을 지껄였더라?

“지, 지금 뭐라고 했어요?”

“널 안겠다고.”

막힘없이 튀어나오는 남자의 대답에 이예주는 어버버 거렸다. 

뭐? 뭐라? 뭘 안아? 날 안겠다고? 

그 안겠다는 소리가, 설마 지금 제가 생각하는 그런 의미는 아니겠지?

“그, 그러니까요. 에너지를 주입하는데 왜 저를 안는…….”

더듬더듬 남자에게 그 진의미를 되묻던 이예주는 갑자기 검은색 내의를 찢듯 벗어내 상체를 탈의 하는 그의 모습에 그대로 입을 떡 벌리고 굳었다. 

이, 이…! 이 미친놈이 지, 지금! 지금 뭘 하는 거야!

“자, 잠깐만요! 잠깐만요! 지금, 지금 뭐하는 거예요?!”

“칼로 귀를 벤 것 같진 않은데. 세 번씩이나 말 해줘야 하나?”

여전히 마르지 않은 핏물이 흐르는 탄탄한 상체를 허공에 드러낸 남자가 여유로운 얼굴로 이예주에게까지 그 마수를 뻗쳤다. 

이예주는 튀어나올 것 같은 눈을 하고 고개를 내저으며 남자를 피해 꿈틀꿈틀 움직였지만 금방 람의 손아귀에 멱살이 잡혔다. 

그리고는 서로의 코가 닿을 만큼 그녀의 얼굴을 제게 바짝 끌어당겨 속살거리기를.

“……널 안는다고 했다.”

성전에 나오는 신과 같은 금욕적인 얼굴을 하고, 남자는 묵묵히 이예주의 로브 단추를 풀어내리기 시작했다.

“잠깐! 잠깐만요! 왜, 왜 치료 얘기하다가 이야기가 그쪽으로…!”

당황하여 손목이 아픈줄도 모르고 이예주는 미친 듯이 몸을 퍼덕였다. 

중간즈 음까지 단추를 풀어 헤쳤던 남자가 그런 그녀의 반응에 멈칫 신들린 듯 내려가던 손을 멈췄다.

“…싫은가?”

고개를 약간 모로 기울이며 남자가 물었다. 

이 어처구니없는 상황에 눈깔이 삐어도 단단히 삐었는지, 그 모습이 시무룩해 보였다. 

싫다고 하면 그대로 울어버리기라도 할 것처럼 자신을 응시하는 시뻘건 눈이 촉촉하게 젖어 있었다. 

뭐? 촉촉? 미쳤지, 이예주. 미쳤어. 

그렇게 생각하면서도, 순간 이예주의 얼굴이 불붙은 듯 확 붉어졌다.

“그, 그게…… 시, 싫은 건 아니고요…… 그, 그니까 너무 당황스럽고, 또. 어…….”

이, 멍청아! 싫다고 했어야지! 

하지만 제 의지와는 달리 주절주절 쏟아져 나오는 속마음에 그녀는 말을 하면서도 더욱 더 패닉 상태에 빠져들었다. 

남자가 허공에 어정쩡하게 멈춰 있던 근처의 다친 손목을 조심스레 잡아 내렸다. 

그는 여전히 피가 흐르고 있는 이예주의 환부를 제게로 가져가더니. 춥- 입술을 가져다 대었다.

“피가 이렇게 많이 나는데, 예주야. 얼른 치료 해야지.”

“…….”

“…정말 싫은가?”

다친 상처 위에서 솜사탕처럼 보드랍고 몰캉한 입술이 오물조물 움직이는 것이 느껴졌다. 

자상의 아픔이 느껴질 만도 한데, 아픔보다 간지러움이 더 크게 느껴졌다. 

남자가 시무룩 중얼거리며 시뻘건 눈을 위로 치켜떴다. 

쿵. 이예주의 가슴이 내려앉았다. 

문득 코가 시리다는 생각이 들었다. 

정말이지 미치겠다. 

아직 ‘예주야’ 공격에 면역 같은 거 안 생겼단 말이야! 

이예주는 울상을 짓고 우물거렸다.

“시, 싫다기 보단, 지금 우리가 이런 얘기 할 상황이…….”

“싫은 것이 아니면 됐다.”

남자가 단정적으로 말을 끊고 손목에 대고 있던 입을 뗐다. 

그새 그의 입술에 피가 옮겨 묻어 안 그래도 붉은 입술이 정말로 시뻘겋게 변해버렸다. 

이예주의 피라도 쪽쪽 빨아먹은 뱀파이어처럼.

남자가 다시 손을 뻗어 단추를 푸는 것을 재개했다. 

어, 어! 이예주는 이 황당한 상황에 그저 어영부영 폭풍처럼 휩쓸릴 뿐이었다.

“이, 이렇게 갑자기요?”

멍청하게 눈을 한 번 꿈뻑 깜빡였을 땐 이미 로브의 수많은 단추들이 하나도 빠짐없이 모조리 풀린 후였다. 

남자가 상냥한 손길로 그녀의 몸에서 로브를 벗겨 주었다. 

갑작스레 얇은 내의 하나 걸친 몸이 시린 공기에 노출되는 바람에 스산한 한기가 들었다. 

부르르 어깨를 덜자 람이 어깨선을 따라 스윽 쓰다듬어 주었다. 

왠지 모르게 그 손길이 끈적끈적하게 느껴져 목을 움츠렸지만, 그 불손한 생각은 이예주 혼자만의 것이었는지 람은 그저 평소와 다름없는 여상한 투로 흘려 말했다.

“내가 없는 틈을 타, 네가 오늘과 같이 발칙하게 도망칠 경우를 대비해 나도 보루하나쯤은 남겨둬야 하지 않나?”

“아, 아무데도 안 간다고 했잖아요!”

“괜찮다. 넌 아직 어린 것이어서 잘 모르겠지만 인간 남녀 사이에서는 흔히 하는 행위라더군.”

허. 무슨 이런 동문서답이 다 있어! 

이예주는 정신 좀 차려보라며 눈앞에 어른거리는 람의 머리를 한 대 후려치고 싶었지만 때마침 마주한 그의 얼굴에 문득 딱딱하게 몸이 굳었다. 

자신의 옷을 벗어던지고, 제 옷을 벗기기 시작할 때조차 무감각했던 남자의 얼굴이…… 남자의 눈이. 무섭게 변해있었다. 

금방이라도 자신을 통째로 으그적, 으그적 씹어 먹을 것처럼 형형히 빛나는 눈빛. 

음습하게 가라앉은 검붉은 눈. 순간 뒷골까지 오소소 소름이 돋았다. 

이예주는 불현듯 기시감이 들었다. 저 눈을 본 적이 있었다. 

꿈인지 잊혀 진 기억인지 모를 그 생생한 장면 한 조각에서, 끊임없이 이예주를 질척하게 핥고 탐하던 그 눈이었다.

“만세.”

“…예?”

그녀가 람의 들끓는 눈에 시선을 뺏기고 주춤할 무렵, 명치 속까지 불쑥 밀고 들어온 그의 손이 눈 깜짝 할 새 이예주의 머리위로 훌러덩 벗겨졌다. 

“으허억!”

얇은 내의로도 모자라 이제 인간 여자의 뽀얀 살이 람의 시선 아래 고스란히 노출되었다. 

그 순간 그의 검붉은 눈에서 번쩍 안광이 쏟아져 나왔다. 

그러나 이예주는 그것을 눈치 챌 정신머리가 없었다.

“잠깐, 잠까안―! 알았어요! 그러면! 그러면 일단 당신 몸부터 치료 좀 하구요!”

“괜찮아. 이정도론 소멸되지 않으니까.”

“그런 무서운 소리 하지 말고, 이 미친…… 흐으!”

남자의 억센 손아귀가 맨 어깨와 오목한 등골을 스윽 쓸고 내려가 바지춤까지 닿았다. 

그에게서 탈출하길 위해 마지막으로 거세게 몸을 뒤틀던 이예주는 그 오싹한 감각과 더불어 시야를 아찔하게 잠식하는 두통에 금방 흐느적거리며 몸을 늘어뜨렸다.

“아으, 아야…… 아이고, 머리야…… 으으, 어지러워…….”

피를 확실히 많이 흘리긴 많이 흘렸던 것 같다. 

아니면 정말로 핑계처럼 대던 혈액공포증이 실체화 돼 발현했던가. 

남자의 어깨에선 여전히 마르지 않은 뜨끈한 피가 뚝뚝 흘러 내려 이예주의 드러난 맨살에도 진득하게 묻어났다. 

크게 다친 것 같은데, 환부가 어깨 뒤쪽에 있는 건지 그녀의 시선에서 보이는 것은 그저 건장하고 우락부락한 남성의 어깨 근육뿐이었다. 

그리고 그와 동시에 하체마저 훵한 느낌이 들었다. 

남자가, 마지막 남은 바지마저 벗긴 것이다. 

미친, 미친! 대체 이게 무슨 일이야!

람은 어지럼증에 좀체 몸을 가누지 못하는 이예주의 얼굴을 가만히 쓰다듬었다.

“쉬…… 넌 그냥 가만있어. 내가 다 알아서 할 테니.”

“무슨 오빠만 믿으라는 소리도 아니고! 장난하…… 우웁!”

이예주는 마지막까지 변명할 수 없었다. 

언제나 여유로운 태도로 그녀를 안달 나게 만들었던 남자가, 전에 없던 속도로 달라 들어 이예주의 입술을 덮쳤기 때문이다. 

벌어진 입새로 물기를 머금은 타인의 혀가 성급하게 들어왔다. 

치열을 따라 입 속을 폭풍처럼 휘젓던 그것은 얼마 안 가 얌전히 아래턱에 놓여 있던 이예주의 혀에 덩굴처럼 감싸 얽혔다. 

언제나 남자와의 입맞춤은 벅차고 힘겨웠으나 이번만큼 격렬하게 간신히 내뱉는 숨마다 남자의 입속으로 쪽쪽 삼켜졌다.

남자의 혀에서는 비릿하고 찝찔한 피맛이 났다. 

그리고 그것을 느낄 새도 없을 만큼 호흡이 턱턱 막혀왔다. 

남자가 다쳤다는 사실도 잊고 그의 가슴과 어깨를 퍽퍽 쳤지만, 요지부동이었다. 

츄웁- 하고 누구의 타액인지 모를 것이 축 늘어지며 남자의 입술이 떨어졌을 때는 숨이 꼴까닥 넘어가기 직전이었다.

“푸헉! 허윽…….”

“예주야.”

예주야. 예주야. 혼이 나간 채 정신없이 숨을 들이키는 이예주의 입술, 얼굴, 목덜미 할 것 없이 남자가 쪽쪽 끊임없이 입을 맞췄다. 

산소가 차단되어 혼몽하기 그지없는 이예주의 뇌리에는 알 듯 모를 듯한 흐리멍덩한 의문점 하나가 떠올랐다. 

이 남자가 왜 이렇게 애가 타는 목소리로 자신을 부를까. 

왜 이렇게 자신이 어여뻐 죽겠다는 듯 뽀뽀를 하는 걸까. 

아니잖아. 분명 이 남자한테 자신은 그런 존재가 아닌데. 

그런데…….

“아!”

문득 목덜미 아래에서 느껴지는 압박감에 이예주가 화들짝 놀라 아래를 내려다보았다. 

남자가 부드러운 입술로 쇄골을 지분거리고 있었다.

“예주야.”

채 경악하기도 전에 다시 볼, 턱, 쇄골 가릴 것 없이 뽀뽀 세례가 쏟아졌다.

그것을 피하려고 고개를 돌리던 이예주는 가까스로 외쳤다.

“저기요. 우, 우리 정말 이래도 되는 거예요?”

남녀가 충분히 준비 된 상태에서 이를 치러야 한 댔단 말이야! 이렇게 갑작스럽고, 뜬금없고, 무대뽀 식이 아니라! 

그러나 몸을 매만지느 타인의 손길에 그녀는 도통 정신을 차릴 수 없었다.

검은 파편은 신중하게 여체를 어루만졌다.

깨지기 쉬운 유리 조각처럼 섬세하고 살뜰하게.

제 작은 연인의 어여쁜 모습에 갈증이 일 듯 목이 타고 속에서 분노와 닮은 덩어리가 부글부글 들끓었다.

그러나 그는 최대한 인내했다. 

시간족 놈들을 잡아 죽이기 위해 미끼를 던져 놓았을 때도 이토록 인내 한 적이 없는 것 같았다.

어린 것을 난폭하게 다뤘다간 크게 다칠 수 있다는 말을 들은 후라 마음 가는 대로 섣불리 손을 놀릴 수가 없었다.

그리고 마침내 검은 파편의 인내심 또한 끝이 났다.

그는 푹신한 늑대 가죽위에 이예주를 반듯이 눕혔다.

힘이 들어가지 않아 하느작거리는 인간 여자는 이전과 같이 반항하지 않았다. 

못했다는 말이 더 정확했지만 어쨌든. 

그런 그녀의 다리 사이에 자리를 잡고 앉는 것은 매우 쉬운 일이었다.

“예주야.”

복사 빛으로 발갛게 물든 목덜미가 군침이 돌만큼 어여쁘기 그지없었다. 

그녀가 제 앞에 무방비한 상태로 있음에도 자꾸만 조급증이 일었다. 

다리족으로 보낸 후 다시 제게로 되돌아왔을 땐 분명 완전히 가졌다고 생각했다. 

이젠 제 곁에서 아무데도 보내지 않겠다고. 

계집이 그토록 찾아 헤매던 과거도, 믿는 구석처럼 버티던 그 망할 ‘능력’도, 어디로든 도망갈 수 없도록 움켜쥘 수 있게 되었던가. 

그러나 동쪽 대륙의 절반을 파괴 시키면서 까지 잡아 둔 인간 계집은 또 다시 제 손아귀에서 포르르 벗어나려 들었다. 

이번엔 동쪽 대륙과 정 반대에 위치해 있는 서쪽 대륙까지.

어떻게 하면 이것을 완전히 가질 수 있을까. 

정말로 여린 살결 하나, 하나. 뼛 조각 하나 남기지 않고 와그작, 와그작 씹어 먹으면. 이것을 온전하게 자신의 것으로 만들 수 있을 것인가. 

“저, 저기요. 우리 정말 이래도 되는 거냐고요!”

이예주는 애원하며 버둥댔다.

“일단 정신 좀 차려 봐요. 지금 눈이 너무…….”

너무 미친 것 같다고요. 좀 냉정하게 흥분을 가라앉히고…….

“아!”

하지만 칼에 베인 왼쪽 손목의 상처가 불 꼬챙이로 지지듯 미친 듯이 쓰라려 마지막 일격도 얼마 가지 못했다.

남자가 어린아이의 장난을 제압하듯 손쉽게 그녀의 손을 잡아채고는 혀를 찼다.

“쯧. 고통을 즐기고 싶으면 더 움직이도록 해.”

“흐엉, 피, 피! 피 또 나요.”

그의 손에 묻어나는 핏자국에 이예주가 울상을 지었다. 

손목이 화끈화끈 아렸다. 

이렇게 아플줄 알았다면 그런 미친 짓은 하지 않는 건데. 

것도 모자라 여전히 피비린내와 빈혈로 인한 어지럼증, 그리고 흥분의 잔재로 몸이 정상적이지 못했다. 

뭘 하든, 좀. 좀 몸이 괜찮을 때 하면 안 되려나. 

이제 발악할 힘도 없다, 정말. 

이예주가 다양한 의미를 담고 간절히 람을 바라보았으나 그는 단호하게 고개를 저었다. 

“점막을 통한 에너지의 흡수보다 빠른 치유는 없다. 그러니 아프기 싫으면 가만있어. 어서 네 안으로 들어가야 하…….”

“닥쳐!”

문득 달아오른 눈꺼풀 위에 남자의 부드러운 입술이 스치고 지나갔다.

“나… 솔직히 무서워요.”

이예주는 조심스럽게 속마음을 내뱉었다.

뚝, 뚝. 남자의 날카로운 콧등을 타고 땀방울들이 볼 위로 떨어졌다. 

검붉은 눈에, 오롯이 자신만이 담겨 있었다. 

남자가 핏줄이 바짝 선 목을 하고 자신을 금방이라고 잡아 죽일 듯 바라보았다. 

아니, 아니었다. 

다시 본 남자는 붉은 아랫입술을 슬쩍 핥으며 나른하게 이예주를 내려다 보고 있었다. 

이예주는 처음 보는 것 같은 남자의 모습에 기분이 참 이상해졌다. 

아. 이 남자와 맨정신으로 이런 짓을 하는 날이 다 오는구나. 갈 데까지 다 간 거야. 발랑 까졌어, 이예주.

“무엇이.”

남자가 물었다.

이예주는 선뜻 대답할 수 없었다.

이예주가 말하는 무서움은 신체적인 고통보다는 정신적인 두려움이었다. 

다시는 예전으로 되돌아 갈 수 없을지 모른다는, 미지의 두려움과 걱정, 기대, 설렘. 

그러나 이미 늦었다는 것을 이 요망한 것은 왜 모르는 것일까. 

람은 이예주에게 까지 들리지 않도록 쯧, 혀를 찼다.

“나도 무섭군.”

“흐, 뭐가, 요?”

“이런 것은 처음이라.”

“헉!”

“중간에 너를, 씹어 먹을까 봐.”

“그. 그게……!”

“금방 익숙해 질 것이다.”

이예주가 느끼는 것만큼 생경한 감각들이 람의 전신에서 피어오르기 시작했다.

수 억 년을 살아오는 동안 이러한 감각은 처음 겪는 것들이었다.

눈앞이 혼미하고 머릿속이 짜릿하다. 

새로운 감정의 조각들이 검은 파편에게 쏟아졌다.

“예주야. 예주야.”

남자가 소름 끼칠 만큼 낮은 목소리로 끊임없이 이예주를 불렀다. 

통증과 쾌감의 상반된 감정에 진저리를 치면서도 이예주는 람을 꼭 끌어안았다. 

“인간들은 모성애가 강하더군.”

그 순간 람이 속삭였다.

“네가 도망가지 못하도록 만들면.”

“자, 잠깐……!”

“그러면 아무데도 갈 수 없겠지.”

쾌락의 파도에 끄잡혀 들어가느라 이예주는 미처 눈치채지 못했다. 

남자의 다짐과도 같은 그 음험한 속삭임이 무얼 말하는 것인지를. 

검은 파편은 그렇게 인간들이 쓰는 방법으로 이예주를 가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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