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레드 앤 매드 (118)화 (119/319)

말로 뱉고 나니 인간 여자의 행동이 더욱더 이상하게만 다가왔다. 

팔족 땅에서 나오면서 그녀는 가끔 나사가 하나 빠진 것처럼 행동하곤 했는데, 그것은 동쪽 대륙에 와서 붉은 개를 만난 후부터 더욱 심해졌다.

붉은 개에게 적대감을 대놓고 보이는 것은 물론, 멀쩡하다가도 갑자기 괴성을 지르면서 제 머리를 잡아 뜯거나 혹은 욕설을 내뱉으며 화를 냈다. 

“붉은 개는 성격이 조금 날카롭긴 하지만 주인님을 모시는 신인류 중에서도 충성심이 매우 높은 신인류예여. 주인님이랑 붉은 개가 같이 있는다고 위험할 일도 없구.”

조롱이는 제정신이 아닌 듯 보이는 이예주를 향해 할 수 있는 한 친절하게 설명을 해 줬다. 

그러나 그의 말에도 그녀는 뭐가 그리 불안한지 이를 딱딱 부딪치며 심기가 불편함을 온 얼굴로 표현했다.

“그치만 그 요망한 것이 네 주인을 좋아하는 눈치란 말이야. 네 주인은 외간 여자가 그렇게 막 들이대는데도 선도 안 긋고! 당연히 문제지!”

“그게 누나랑 무슨 상관인데여?”

“……응?”

“붉은 개가 주인님께 어떻게 하고 주인님이 붉은 개를 어떻게 대하든, 누나랑은 상관없는 일이잖아여.”

이해가 가지 않는다는 듯 되묻는 조롱이 때문에 이예주는 순간 말문이 턱 막혔다. 

어…… 그러니까.

방금 전까지만 해도 머리가 화르르 타 버릴 것처럼 치오르던 천불이 찬물을 끼얹은 양 한순간에 확 꺼지는 것 같았다.

맞는 말이었다. 

그것은 자신과는 상관없는 일이었다.

조롱이의 말이 소름이 끼치도록 맞는데, 참 이상하게도 이예주는 자신과 람이 전혀 상관이 없다는 것을 자각하자마자 왠지 모르게 온몸에서 힘이 빠져나가는 것만 같았다.

“그, 그렇지. 나랑은 상관없는 일이긴 한데…….”

그녀가 조금 시무룩한 얼굴로 조롱이의 말에 수긍했다.

“이제 화 풀렸어여? 뜬금없이 왜 그렇게 악마처럼…… 아, 아니, 뜬금없이 왜 화는 내고 그래여?”

조롱이가 김이 팍 새 버린 이예주를 조심스럽게 바라보았다.

그의 질문에 그녀는 오히려 자신이 묻고 싶었다. 방금 전의 자신은 대체 뭐에 그렇게 화가 난 건지. 

가슴에 불길이 일었고, 둘을 빨리 떼어 내야겠다는 생각밖엔 안 들었다.

이유를 자문하자면, 그냥 싫었다. 

세세히 파고들자면, 이예주 자신도 왜 싫은지는 잘 몰랐다. 

붉은 개가 자신을 싸가지 없게 대해서? 아니면 자기를 죽이려 들어서?

하지만 이전의 현대에서의 자신을 떠올리자니 그것은 마냥 싫은 이유의 근거가 되지 못했다. 

현대에서 그녀는 자신을 적대하고 싫어하는 사람들을 무시로 일관해 왔기 때문이다.

과거의 저를 떠올리니 이예주는 불현듯 혼란스러워졌다. 

왜 붉은 개는 무시할 수가 없지? 

신경 쓰여. 그러니까 왜?

“그래도…… 완전히 상관없는 건 아니야.”

거리 한가운데에 우두커니 서서 한참 무언가를 되뇌던 이예주는 끝끝내 삐죽거리며 한마디를 툭 내뱉었다. 

난감한 얼굴로 그녀의 고뇌가 끝나기를 기다리던 조롱이가 뭔 해괴한 소리냐는 듯 ‘에에?’ 하고 고개를 갸웃거렸다.

이예주는 영문 모를 답답함에 가슴을 한번 쾅쾅 내리치고 괜스레 큰 소리로 소리쳤다.

“네 주인이랑 말이야! 나도 계약인지 뭔지 했으니까 아무 상관없는 건 아니지!”

“그 상관이 그 상관은 아니었는데여?”

자신이 말한 것은 붉은 개와 주인님과의 관계에 이예주는 제삼자라는 것이었으나, 그녀는 도통 알아들지를 못했다.

“어쨌든! 그리고 우린…… 키, 키, 키…… 그것도 했단 말이야.”

“뭐라구여?”

이예주답지 않게 쥐꼬리만큼 작은 소리로 속삭였기 때문에 미처 듣지 못한 조롱이가 귀에 손을 갖다 대며 물었다. 

그러나 그녀는 그저 울상을 지을 뿐 내가 네 주인과 키스를 했노라, 당당히 밝히지 못했다.

그녀가 조용히 속삭인 말이 무엇이었는지 밝힐 생각을 않자, 조롱이는 금방 듣기를 포기했다. 

“암튼 돌아가는 길은 반대편이에여. 시간도 늦었으니 그럼 우리 이만 돌아가여, 누나.”

조롱이는 앞장서서 걷기 시작했다. 

기껏 사람 마음을 잔뜩 들쑤셔 놓고 나는 모르오, 하는 태도로 먼저 휭 걸어가는 조롱이의 뒤에서 그녀는 한층 더 찌푸린 얼굴로 고민했다.

상관없다. 람과 자신은 상관없다라…….

왜 이렇게 그 말이 짜증이 나고 매몰차게만 느껴지는 것일까. 

그리고 자신은 또 왜 그렇게 느끼는 것일까. 혹시 내가…….

“그래도 난 첫 키스인데…….”

어린아이가 길을 잃어버린 것처럼 흐려진 얼굴로 이예주가 속삭이듯 질문했다.

“정말 상관없는 거야? 응?”

그러나 조롱이에게 들릴 턱이 없는 그 질문은 허공에서 흩어져 사라질 뿐, 그녀에게 명쾌하게 답을 돌려주지 못했다.

“조롱아. 진짜 여기가 돌아가는 길 맞아? 대체 토끼네 집은 언제 나오는 거야…….”

벌써 세 번째로 그레이의 주점 건물과는 전혀 다른 건물에서 돌아서며 이예주가 결국 참아 왔던 불만을 터뜨렸다. 

돌아다닐 때는 주점에서 별로 멀리 오지 않은 것 같았는데, 막상 되돌아가려고 하니 생각보다 길이 멀었다.

사실 길이 먼 것은 되돌아가는 것과 무관했다. 문제는 저만 믿으라며 앞장섰던 조롱이 자식이 영 길을 못 찾고 헛다리만 짚어 댄다는 것이다.

“힝, 분명 여기가 맞는데.”

그녀의 재촉에 조롱이가 울상을 지었다. 분명 토끼 특유의 풋내와 그레이 주점에서만 파는 인간들이 먹는 알코올 냄새가 나서 쪼르르 달려가 보면, 그레이는커녕 웬 모르는 인간들이 잔뜩 들어찬 채 비척거리고 있었다.

어느 틈에 마을의 깊숙한 중심지로 더욱 들어오게 됐는지, 신인류가 운영하는 가게는 좀처럼 보기 힘들었다. 

시간은 점점 가고, 여전히 둘은 어딘지 모를 마을 거리를 빙빙 돌고 있었다.

가도 가도 자꾸만 처음 보는 길이 나오자, 아까부터 조금씩 쌓이던 이예주의 불안은 이제 한계까지 치솟았다. 

정말 너무 늦은 것 같은데. 이젠 얼른 되돌아가서 절대 침대에서 벗어난 적이 없다는 듯, 시치미를 뗄 타이밍 같은데.

그런데 그레이의 주점은 코빼기도 보이지 않았다.

“너 진짜 길 아는 거 맞아? 이럴 줄 알았으면 안 나왔지!”

“씨잉, 누나가 나오자고 했잖아여!”

“네가 길 안다며! 어떡해. 우리 이렇게 뭉그적거릴 때가 아니야. 진짜 네 주인이 나 또 도망친 줄 알면 나 죽어! 아니, 나만 죽는 줄 알아? 여기 동쪽 대륙 다 때려 부순다고 했단 말이야, 으으!”

이예주는 방금 전 조롱이가 쪼르르 다가가서 보고 온 건물과 그 옆 건물들을 손으로 마구 가리키며 끔찍하다는 듯 몸을 한번 부르르 떨었다. 

그녀의 움직임에 따라 조롱이와 이어진 사슬이 짤캉짤캉 공중에서 시끄럽게 울어 댔고, 지나가는 사람 몇몇이 그들을 돌아보았다.

“저는 가장 잔인한 소멸이에여…….”

두려움 가득한 이예주의 외침에 조롱이는 힘없이 대꾸했다. 

그녀는 입을 다물었다. 

아침에 조롱이가 말해 주었던 가장 잔인한 형벌이 떠올랐기 때문이다. 

어쨌거나 둘은 모두 남자가 알면 죽는다는 빌어먹을 상황에 처해 있었다.

“우리…… 우리, 그럼 길 잃은 거야?”

심각한 조롱이의 얼굴에 이예주가 덩달아 울먹이며 말했다. 

나, 난 아직 죽기 싫단 말이야. 그 미친놈이 이번엔 정말 어떻게 나올지 몰라. ‘문’을 타고 다시 도망이라도 가야 하나?

이예주가 진지하게 도망칠 궁리를 하는 사이, 주변을 한번 쭉 둘러본 조롱이가 애써 환한 얼굴로 그녀를 달랬다.

“아니에여! 길을 잃다니여! 우리가 너무 멀리 와서 그런 거예여. 이제 거의 다 왔어여. 저쪽에서 술 냄새가 나는걸여!”

“방금 전에도 그 말 했잖아…….”

그렇다. 방금 전에도 이쪽에서 톡 쏘는 알코올 특유의 냄새가 난다면서, 이번엔 확실하다고 이예주를 끌고 온 장본인이 바로 황조롱이었다.

찔리는 것이 있는지 조롱이는 잠시 침묵했다. 

황금안을 도르르 굴리며 할 말을 고르던 조롱이가 이내 다시 입을 열어 긍정적으로 말했다.

“이, 이번엔 맞을 거에여! 저쪽으로 가 봐여, 누나! 예?”

이예주가 통 움직일 생각을 않자, 그가 조막만 한 손으로 그녀의 사슬을 쭉 잡아당기며 움직였다. 

마지못해 조롱이를 따라 움직이며 이예주가 한탄하듯 중얼거렸다.

“이러다가 설마 마을 안에 있는 주점이란 주점은 다 돌아다니는 거 아닐까?”

“에이, 설마여. 아니에여. 이제 거의 다 왔다니까여.”

하. 그래, 이번엔 진짜겠지. 

그녀는 갑자기 체력이 극심하게 고갈되는 것을 느끼며 제발 그레이든 화이트든 블랙이든, 어느 곳이든 나왔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설마는 언제나 그렇듯 사람을 잡았다. 

마을 안쪽에는 눈을 씻고 찾아 봐도 신인류가 드물었다. 

간신히 후미진 골목 구석에 있는 가게의 뱀 신인류에게 그레이의 주점으로 가는 길을 묻고 나오니 하늘이 붉었다.

“누나, 우린 계속 마을 남쪽으로 잘못 왔던 거 같아여. 뱀 말이 북쪽으로 가야지 나온대여.”

“……우린 죽은 목숨이야.”

길거리 한복판에 우뚝 서서 노을이 지기 시작하는 하늘을 바라보며 이예주가 중얼거렸다. 

이젠 숙소로 되돌아가는 것 따윈 아무런 의미도 없었다. 

되돌아가든, 가지 않든 자신은 죽는다. 

그 눈깔 시뻘건 미친놈에게.

죽은 목숨이라는 이예주의 말에 조롱이는 대답하지 않았다. 

하긴, 양심이라는 게 있다면 대답할 수 없겠지……. 

조롱이의 말만 믿고 하루 종일 걸어 다녔던 지난 시간을 생각하니 눈물이 앞을 가렸다.

“그래두 이제 가는 길을 알았으니 좀만 더 걸어여. 예?”

쩔커덩하고 다시 사슬을 잡아당기는 조롱이 때문에 환장할 심정을 느끼며 이예주는 그냥 자리에 주저앉아 버렸다.

“진짜 더 이상은 못 가. 덥고 힘들고 배고파……. 움직일 힘이 하나도 없단 말이야아…….”

“에, 아까 설탕 국물 사느라 금화는 다 써 버렸는데여…….”

칭얼거리는 그녀에게 난처한 얼굴을 하고선 조롱이가 무일푼이라는 사실을 불었다.

정말이지 아무 답도 없는 인생이구나, 너와 난. 

흐흑, 이예주가 괴상한 신음을 흘려 대자 조롱이가 다시 한 번 사슬을 짤캉짤캉 흔들어 대었다.

“좀만 힘내여! 이제 거의 다 왔다니까여!”

지금쯤이면 제아무리 날고 기는 들쥐라도 람의 손에 도륙이 되었을 것이다. 

그리고 막상 돌아온 숙소에 사슬로 꽁꽁 묶어 둔 자신이 흔적도 보이질 않는다면…….

그 남자는 시뻘건 눈을 빛내며 벼락을 번쩍번쩍 내리칠지도 모른다. 

아니다, 여긴 바다 앞이니 그녀 몸통의 세 배쯤 된다는 심해 문어의 아가리에 자신을 집어 처넣을지도 모르지. 

그래서 문어의 산에 서서히 녹아 가는 자신을 보며 또 심해 생물을 좋아하느냐는 되먹지도 않는 질문을 해 댈지도.

“아악! 끔찍해!”

이예주는 상상만 해도 구역질이 치미는 끔찍한 장면들에 진저리를 쳤다.

“히잉, 너무 그렇게 안 좋게만 생각하지 마여! 나, 나쁜 인간들을 만나서 늦었다고 주인님께 잘 설명하면 용서해 주실 지도 몰라여. 주인님은 관대한 분이시니까여.”

그녀는 조롱이의 말에 허탈하게 웃었다. 아직도 제 주인이 얼마나 미친놈인지 모르는 조롱이가 불쌍했다.

자, 이제 어떡하니, 예주야. 

뜻대로 바득바득 우겨 밖으로 기어 나온 결과 이젠 목 닦아 놓고 참수만 기다리는 처지가 되었다.

이예주가 울상을 한 채 일어날 생각을 않자 조롱이가 답답했는지 다시 한 번 사슬을 쩔컹쩔컹 흔들어 대었다. 

녀석은 제 주인이 무섭지도 않은지 머릿속에 빨리 돌아가야 된다는 생각밖에 존재하지 않는 것 같았다.

무섭지도 않겠지. 저야 예쁨받는 애완동물이고, 나는 도망치면 찢어 죽인다는 들쥐와도 같은 처지니까.

“이렇게 꾸물거려서 늦을 바엔 차라리 빨리 돌아가서 용서를 구하는 게 나아여! 그러니까 일어나여, 누나.”

“흑…… 나 무서워.”

“아, 늦게 맞는 매보다 빨리 맞는 매가 더 낫다고 그랬어여!”

어디서 주워들은 말은 있어 가지고. 결국 조롱이의 채근에 못 이기는 척 일어나며 이예주는 마지막으로 희망을 걸었다.

“네 주인이 설마 길 좀 잃어버렸다고 죽이고 막 그러진 않겠지? 네 주인은 관대한 거 맞지? 응? 그렇지, 조롱아?”

조롱이는 절박한 질문에도 사슬을 끌고 걸음을 옮길 뿐, 말이 없었다. 

그리고 한참 후에야 느릿하게 대꾸해 주었다.

“……일단 가 봐여.”

하지만 슬프게도 그 대꾸마저 이예주의 불안을 잠재워 줄 만한 것은 아니었다.

날이 저무니 한산하던 길거리도 사람들이 쏟아져 나와 복작복작했다. 

아니면 이예주와 조롱이가 사람이 많이 다니는 거리로 온 것인지, 문을 여는 식당도 꽤 되어 보였다.

반나절은 족장을 추모한답시고 다들 잠잠했었지만, 역시 산 사람은 살아야 하는 것일까. 

아니면 그저 낮엔 너무 더워 사람들이 건물 밖으로 나오지 않은 것일지도 모르겠다.

이예주는 터덜터덜 걸으면서도 황혼에 잠긴 마을 정경을 놓치지 않고 관찰했다. 

길을 통 못 찾는 조롱이에게 신경질을 냈지만, 자신이 생각하기에도 마을은 초행인 사람이 길을 잃기 딱 좋게 이리저리 꼬여 있었다.

길치와 길치, 두 명이 만나자 더 커다란 미궁이 탄생했다. 

걸을수록 낯설고 낯설기만 한 새로운 골목들이 이예주와 조롱이를 반겼다.

그냥 마을이라며. 

인간들이 모여 사는 마을이라더니, 대체 이 미친놈의 마을은 ‘해리 포터의 비밀의 방’이라도 되는 건지 도무지 끝을 볼 수 없었다.

그것도 모자라 건물이라고는 하나같이 제각기 생겨 먹었고, 구불구불 나 있는 길을 따라 양옆으로 틈 하나 없이 작은 건물들이 빽빽하게 끼여 있었다. 

오히려 한눈에 봐도 빈곤해 보였던 마을 외곽이 숨 쉬기 용이하다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마을의 안쪽으로 들어설수록 신인류들은 찾아보기 힘들었다. 

반면 고급스런 옷을 입은 인간들은 늘어났다. 

하지만 손가락 하나 들어갈 틈 없이 오밀조밀 붙어 있는 건물들은 서울의 판자촌보다도 더욱 답답해 보였다.

한정된 공간에서 살아남은 많은 인간들이 어떻게든 마을의 더 깊고 안전한 공간에서 끼어 살려고 하다 보니 마을이 이 꼴이 된 것 같았다.

조롱이에게 슬쩍 물어보니, 그가 살 적엔 이런 건물은 한두 채도 되지 않았고 거의 허허벌판 수준이었단다. 

이예주는 그 말을 듣고 조금 착잡해졌다.

별다른 특징이 없는, 복잡한 길을 따라 걷다 보면 제아무리 후각에 민감하다고 자신하는 조롱이라도 길을 잃어버릴 수밖에 없을 것이다. 

길눈까지 어두운, 답 없는 이예주 자신은 더더욱.

멍하니 생각에 잠겨 사람들을 지나치던 이예주는 문득 볼을 따끔하게 찌르는 감각이 느껴져 걸음을 멈추고 주위를 휙 둘러보았다.

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