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레드 앤 매드 (78)화 (79/3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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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 인간 계집이 얼이 빠진 얼굴로 멍청하게 자신을 바라볼 적까지만 해도, 람은 그녀가 그 대단하신 ‘능력’을 발휘할 것이라고는 생각조차 하지 않았다. 

그런데 간신히 그녀를 데려가려던 인간에게서 떨어뜨려 놓았더니, 인간 여자의 곁에 환한 빛 뭉치가 생겼다. 

정확히 인간 여자를 두 번째로 다시 만났을 때였다. 

람이 내리친 번개에 혼비백산하며 도망가던 여자가 불현듯 희미한 빛 덩이 속으로 쑥 들어가더니 기척도 없이 사라졌다. 

다시 인간 여자의 기척을 느낀 것은 무려 나흘이나 지난 후였다. 

다리족이라고 주장하는 인간 여자의 말을 믿지 않은 것은 당연한 일이었다. 

살아 있는 것들 중 그 어떤 것도 그의 눈을 피해 나흘간이나 기척 하나 내지 않고 숨을 수 없었다. 

미약한 풀 한 포기조차 생명의 기척을 내기 마련이건만, 그 이후로도 인간 여자는 며칠 간격으로 기척을 숨기는 것을 넘어 아예 이 세계에 존재조차 하지 않는 것처럼 사라질 때가 있었다. 

그의 권속에서 태어난 것이 아닌가, 의심도 해 보았지만 다시 나타날 때쯤엔 멀쩡히 살아 있다는 기척을 강하게 내뿜었기에 그 의심은 부질없어졌다. 

희미한 빛무리처럼 보이던, 인간 여자가 말한 ‘능력’이라는 것이 이번에는 전보다 더 생생하게 그 실체를 드러냈다. 

그녀의 옆에 지금껏 봐 왔던 그 어떤 것보다도 강하고 밝은 빛 덩이가 나타났다. 

인간 여자가 그 눈부신 빛을 바라보며 움찔거릴 때, 람은 확신할 수 있었다. 

저것은 그의 권능이 아니라고. 

인간 여자가 금방이라도 빛 속으로 뛰어들 것처럼 아슬아슬한 눈빛으로 람을 바라보던 순간이었다. 

단순히 빛을 발하던 그것의 위로 희미하게 무언가가 떠올랐다. 

꽤 먼 거리에 있었기에 람의 눈매가 자연스럽게 가늘어졌다. 

인간 여자가 그것을 바라보며 울상을 지었다가 안도했다가 다시 얼굴을 찌푸리는 괴상한 표정을 반복했다. 

람은 인간 여자의 얼굴에서 시선을 떼고 그녀가 바라보는 빛 덩이로 다시 고개를 돌렸다. 

곧바로 그의 붉은 눈이 날카로워지더니 형용할 수 없이 번뜩이는 이채를 쏟아 내었다. 

환한 빛 안에 간신히 알아볼 정도로 희미한 영상이 보였다. 

밝은 태양 아래 푸른 물살이 넘실거리는 바다였다. 

“이리 기어 와.”

마치 도망질을 치려다 걸린 도둑처럼 그의 말에 인간 여자가 눈에 띄게 움찔거렸다. 

람의 눈살이 한층 더 깊게 찌푸려졌다. 그녀가 험악한 그의 기세에 울상을 지으며 뒷걸음질 쳤다. 

람은 그런 인간의 행동거지에 어이가 없어 헛웃음이 다 나올 지경이었다. 

대체 심경에 무슨 변화가 있던 건지 그녀에게서 불안하고 혼란스러운 기척이 선명하게 느껴졌다. 

인간 여자는 무언가 고민하고 있었다. 그러나 람의 눈에는 그것이 금방이라도 빛 덩이 안으로 뛰어들기 전의 전초로밖에 보이질 않았다. 

“네 도망 길은 죽음뿐이라고 했을 텐데.”

살기 어린 말을 씹듯이 내뱉자 여자의 얼굴이 단박에 하얗게 질렸다. 

람은 지금이라도 그녀가 말없이 온다면, 잠시간의 갈등을 관대하게 용서해 줄 용의가 있었다. 

이미 능력을 남발하지 말라 엄포를 놓은 상태였기 때문에 그는 곧바로 그녀가 쪼르르 달려와 제게 다친 곳을 보여 주며 징징거릴 것을 믿어 의심치 않았다. 

그러나 그가 계약으로써 소유한 유일한 인간은 그의 인내심이 시험에 들게 하는 이 세계의 단 하나뿐인 인간이라는 것을 미처 망각하고 있었다. 

이전에 사막과 시간이 멈춘 땅에서 인간 여자가 행했던 요망하기 짝이 없는 짓 때문이다. 

“인간.”

초조해지는 마음에 제 발로 걸어오기 전 먼저 움직인 탓이었나. 

그것이 불쑥 괴성을 지르며 그의 반대편으로 뽀르르 달려갈 줄 대체 누가 예측이나 했을까. 

“으헉! 난 몰라!”

람이 채 그 발칙한 머리통을 잡아채기도 전에, 인간 여자가 빛 덩이로 뛰어들었다. 

희미한 바다 영상을 배경으로 인간 여자가 환한 빛에 감싸여 무섭도록 빠르게 사라져 버렸다. 

그가 그녀의 뒤에 달려 있는 후드를 잡아채려 했지만 소용없었다. 

잡았다고 생각했을 때 그의 손은 텅 비어 있었다. 

“하.”

람이 빈손을 내려다보며 짧게 혀를 찼다. 기가 막히다 못해 헛웃음이 나왔다. 

너무 어이가 없는 나머지 분노도 일지 않았다. 

손도 못 쓰고 한순간에 인간 여자를 놓쳐 버렸다. 잠깐 방심한 사이, 순식간에 이뤄진 일이었다. 

도망, 인간 계집이 도망을 쳤다. 감히 제 손아귀에서. 

까드득, 입꼬리가 올라간 그의 입에서 어느덧 이 가는 소리가 섬뜩하게 들려왔다. 

“숨바꼭질인가. 재미있겠군그래.”

그러나 말과는 다르게 눈에선 붉은 눈동자가 광채를 쏟으며 시뻘겋게 타올랐다. 

그때였다.

“주인님! 주인님!”

멀찍이서 조롱이가 꾀죄죄한 모습으로 람을 부르며 뛰어왔다. 

바퀴벌레와 함께 인간 무리를 다 해치운 건지 그의 두 손과 옷자락은 비린내를 풀풀 풍기는 핏물로 가득 물들어 있었다. 

한참을 뛰어온 조롱이가 이윽고 람의 앞에 도달하여 잠시 헉헉 숨을 골랐다. 

가까이서 본 조롱이는 한층 더 기괴한 모습이었다. 

열네댓 살의 미소년답지 않게 그의 새하얀 얼굴에 군데군데 핏방울이 튀어 있었다. 

어느새 인간의 신체로 변신한 손에선 피가 물처럼 뚝뚝 흘렀다. 이예주가 봤다면 기절하기 딱 좋은 몰골이었다.

“헉, 헉. 주인님.”

“인간들은.”

“대충 거의 다 끝냈어여. 나머지 뒤처리는 바퀴벌레가 하고 있는데엽…… 어? 근데 예주 누나는여?” 

‘주인님께서 데리고 있지 않으셨나요?’ 하고 되물으려던 조롱이는 제 눈치 없는 말에 순식간에 흉악스러워지는 분위기를 감지하고 재빨리 입을 다물었다. 

주인은 조롱이의 물음에 침묵했다. 그러나 그의 얼굴에 전에 없던 감정이 눈에 띠게 드러났다. 

조롱이는 살기 어린 주인의 눈동자에 속으로 벌벌 떨며 이예주를 추모했다. 

이 사고뭉치 인간이 또 대단한 사고를 친 것이 분명했다. 

하루도 조용히 넘어갈 날이 없는 괴팍하고 성가신 인간. 조롱이는 나직이 이예주를 욕을 했다. 

일을 칠 거면 좀 들키지 않게 치든가, 왜 매일같이 가만히 있는 저에게까지 피해를 입히는지 조롱이로선 도무지 알 수가 없는 인간이었다. 

조롱이가 시무룩하게 고개를 숙일 때였다.

두두두두두― 고막을 진동시키는 시끄러운 소리가 창공을 갈랐다. 

멀리서 인간들의 기계가 하늘 높이 떠올랐다. 

잠시 히카톤이 있는 쪽으로 다가오던 헬기가 사막 위의 참담한 현장을 발견하곤 급히 방향을 틀어 꽁지 빠지게 멀어지기 시작했다. 

“어? 주인님! 저것 보세여! 저 인간 도망가여, 주인님!”

용케도 두더지 잡기에서 살아남은 두더지 몇이 헬기를 따라 엄청난 속도로 멀어지기 시작했다. 

인간이 달리는 것이라고 볼 수 없을 정도로 그 빠르기가 굉장했다. 

그러나 조롱이가 손가락으로 가리킨 인간은 무지막지한 히카톤 망치에서 살아남은 인간 무리가 아닌, 방금 전까지 그들 근처에서 숨죽이고 있던 뿔각 대장이었다. 

그를 묶고 있던 모래 밧줄이 풀리자마자 그는 전광석화 같은 몸짓으로 벌떡 일어나 람과 조롱이로부터 빠르게 멀어졌다. 

“전군 퇴각한다. 다시 한 번 말한다. 전군 퇴각한다.”

명령을 읊조리며 달리는 그 또한 인간이라고 보기엔 다소 무리가 많은 빠르기였다. 

눈 한 번 감았다 뜨니 능선을 하나 넘었고, 다시 한 번 감았다 뜨니 그는 이미 그다음 능선 너머로 점이 되어 사라지고 있었다. 

순간 이동이라고 해도 믿을 수 있을 만한 움직임이었다. 

그가 완전히 사라질 때쯤, 람과 조롱이의 옆으로 쿵 하고 육중한 소리와 함께 거대한 검은색 덩어리가 떨어졌다.

“헉헉, 뭐야. 인간들 벌써 다 죽여 버렸소, 주인?”

대왕 바퀴벌레였다. 

조롱이가 앞서 말한 ‘뒤처리’를 다 하고 온 건지 활기 가득했던 목소리가 잔뜩 지쳐 있었다.

“그 인간 여자는?”

대왕 바퀴벌레도 조롱이와 마찬가지로 눈치 없이 이예주를 찾다가 이내 람의 타오르는 시선을 받고 조용히 입을 다물었다. 

“주인님, 안 잡아여?”

인간들이 헬기보다 훨씬 더 빠르게 몸을 감췄다. 

두두두두, 희미해진 소리를 내며 헬기마저 까만 점이 되어 사라지자, 조롱이가 아쉽다는 듯 입을 다시며 주인에게 물었다. 

대답 없이 누구 하나 잡아 죽일 듯 흉흉한 기색으로 사막 위에 우뚝 서 있던 람은 한참 뒤에야 뜬금없는 소리로 대답을 대신했다.

“바퀴벌레, 여기서 동쪽 대륙까지 얼마나 걸리지?”

“에? 동쪽? 동쪽은 갑자기 왜 찾는 거요, 주인? 이제 북쪽 대륙과의 경계까지 거의 다 왔는데…….”

“쓸데없는 말 집어치우고. 대답.”

“동쪽이라면…….”

바퀴벌레가 은근슬쩍 곁에 서 있는 조롱이의 눈치를 힐끗 보며 꺼림칙한 얼굴로 말꼬리를 흐리다가 힘들게 대꾸했다. 

동쪽 대륙이 언급됨과 동시에 조롱이의 안색이 눈에 띄게 굳었기 때문이다.

“나, 나흘은 잡아야 하오, 주인.”

“이틀 주마.”

“에?”

“나흘 후면 보름이니 이틀 안에 도착하도록.”

“이, 이틀? 이틀은 무리요, 무리!”

남자의 무지막지한 말에 대왕 바퀴가 대경실색하여 소리쳤다. 

그러나 남자는 대답 없이 대왕 바퀴의 등에 올랐다. 그는 미간을 설핏 찌푸리며 아까 보았던 영상의 잔해를 기억했다. 

화창한 태양 빛 아래 푸른 바다. 한가로운 풍경이었지만 파도가 집채만큼 높이 치고 물살이 거셌다는 것은 마냥 한가롭게 넘길 만한 사안이 아니었다. 

바다가 온통 뒤집어질 정도로 유속이 빨랐으니 대조기에 근접했다는 소리다. 

적어도 이틀 안에 도착해야 한다.

“황조롱이, 타라.”

어느덧 검은색으로 변한 람의 눈이 바퀴벌레 아래에 있는 조롱이에게 향했다. 

마치 못 들을 것을 들은 것처럼 조롱이의 얼굴이 딱딱하게 굳어 있었다. 

조롱이는 바퀴벌레 위에 타지 않고 다시 한 번 작은 목소리로 주인에게 질문했다. 

그 말투가 거의 애원하는 어조에 가까웠다.

“……도망간 인간은…… 안 잡아도 돼여, 주인님?”

빠드득. 

람이 다시 한 번 이를 갈았다. 

광포한 그의 기운에 조롱이도, 그의 밑에 깔린 대왕 바퀴도 모두 흠칫 몸을 떨었다. 

“동쪽으로.”

말에 살기를 담는다면 이런 느낌인 걸까. 

조롱이는 제가 말한 도망간 인간과 주인의 말이 뜻하는 도망친 인간이 과연 동일 인물이 맞는지 확신할 수 없었다.

“지금 잡으러 간다.”

*       *       *

“그런데 주인님, 여기서 그냥 기다리기만 하면 정말 예주 누나가 와여?”

조롱이가 지친 얼굴로 제 옆에 야차같이 서 있는 남자를 올려다보며 물었다. 

그러나 제 주인은 대체 무슨 생각에 잠긴 건지 입을 한일자로 굳게 다문 채 먼 바다의 수평선만을 노려보고 있었다. 

좋지 않은 기세에 조롱이가 또다시 앞으로 고개를 돌리며 입을 다물었다.

그들은 정말로 밤낮을 쉴 새 없이 달려, 이틀을 넘기지 않고 동쪽 대륙에 막 도착했다. 이틀이 다 뭐냐. 

따지고 보면 하루 반나절 만에 그 먼 거리를 섬광 같은 속도로 먹지도 자지도 않고 날아왔다. 

그러고는 해안 근처에 망부석처럼 우뚝 서서 하룻밤을 하얗게 꼼짝 없이 지새워야 했다. 

도망간 인간을 기다리는 것이었다. 

북쪽 대륙 경계선 근처에서 다시 동쪽 대륙까지. 

그 어마어마한 강행군도 모자라, 차가운 바닷바람을 맞으며 밤을 꼬박 새웠더니 조롱이는 당장 쓰러져도 놀랍지 않은 기분이었다. 

이 정도의 강도 높은 움직임은 처음이었기에 제 주인도 분명히 지쳤을 거라고 생각했지만, 막상 올려다본 주인의 얼굴은 아무 일도 없던 것처럼 멀쩡하기만 해서 더 기절할 것만 같았다. 

사실 따지고 보면, 그 먼 거리를 날아오는 동안 쉴 새 없이 얇은 날개를 퍼덕인 조롱이와 그의 주인을 태워 나른 대왕 바퀴벌레가 가장 고되었을 것이다. 

실제로 바퀴벌레는 얼마나 힘들었는지 해안에 도착하자마자 급히 암석 뒤로 달려가 똥을 지렸다. 

한참 후 언제나 하늘 위로 꼿꼿이 쳐들고 있던 한 쌍의 더듬이를 땅에 끌리도록 힘없이 늘어뜨리고 터덜터덜 기어 나온 대왕 바퀴벌레는, 보기 안쓰러울 만큼 시꺼먼 껍데기가 허옇게 질려 있었다. 

대왕 바퀴벌레는 잠시 쉬었다가 다시 제 동료들이 있는 서쪽 대륙으로 돌아가겠다며 창백한 빛으로 해안가의 고운 모래를 파헤쳤다. 

당장이라도 배를 까뒤집고 죽어도 이상하지 않을 만큼 힘없는 몸짓이었지만 람도, 조롱이도 딱히 그를 불쌍히 여기는 기색은 내지 않았다. 

아니, 조롱이는 그를 불쌍히 여겼다. 그들 일족이 서쪽 대륙에서 서식하는 데에 그 어떤 인간들도 그들을 위협할 수 없게 해 달라는 계약 조건을 내세운 그의 어리석음을. 

고작 인간들의 위협에서나 피하게 해 달라니. 저 같으면 차라리 서쪽 대륙 안의 모든 인간들을 깡그리 죽여 달라는 계약 조건을 내세울 것이다. 

과정이 어찌 됐건 대왕 바퀴벌레는 더 이상 팔족 인간들의 눈을 피해 더러운 하수구 밑이나 뒷골목을 전전하지 않아도 되었다. 

대신 주인이 부르면 언제든 그를 태우고 하늘을 날아야 했다. 

꼬르르륵. 

피곤하고 지친 조롱이의 배 속에서 맛있는 쥐를 넣어 달라고 아우성치는 소리가 들렸다. 

배도 고프고 씻고 싶고 잠도 자고 싶다. 

조롱이가 나름 애원하는 눈길로 람을 올려다보았다. 

분명 그 소리를 들었음에도 불구하고, 저의 주인은 듣는 시늉조차 하지 않은 채 굳은 얼굴로 거센 바닷바람을 맞으며 우뚝 서 있기만을 고수했다. 

“주인님. 자꾸 여쭤 봐서 죄송한데여…… 진짜 예주 누나 오는 거 맞아여? 온다면 언제쯤 올까여? 히잉, 이 인간, 대체 어딜 간 거야…….”

이 사고뭉치 인간. 정말 상종하기 힘든 인간이 분명하렷다. 

조롱이가 거칠게 입을 씨근덕대며 이예주에 대한 욕을 마저 쫑알대었다. 그런 조롱이의 절절한 애원 덕분인지 그렇게 답을 갈구했던 주인님께서 드디어 묵직한 입을 떼었다.

“확실히 파도가 거칠어졌군.”

“에? 파도여?”

“그래. 내일이면 보름이다. 대조기지. 파도가 높고 유속이 가장 빠를 테니 오늘이나 내일쯤 나타나겠지.”

“대조기랑 예주 누나랑 무슨 상관인데여, 주인님?”

조롱이의 마지막 질문에 주인은 대답 않고 차갑게 웃었다. 

하지만 눈은 전혀 웃지 않고 형형하게 빛나고 있어 조롱이는 소름이 돋았다. 조롱이는 잠시 주인을 피해 사흘 동안이나 도망갈 생각을 한, 멍청한 인간 여자를 애도했다.

“황조롱이, 너 그 인간 계집이 제 능력을 쓰는 순간을 본 적 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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