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레드 앤 매드 (73)화 (74/3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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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가 저물 무렵에야 바퀴벌레는 사막 한가운데에 사뿐히 착지했다. 

그나마 커다란 바위가 양옆에 위치해 있어 거친 모래바람을 막아 주는 지형이었다. 

푸르르 진동하던 날개가 거대 바퀴벌레의 양옆에 착 달라붙기도 전에, 이예주는 좋지 않은 얼굴로 서둘러 그 위에서 뛰어내리다가 하마터면 크게 자빠질 뻔했다. 

그 정도로 질색 팔색을 하는 그녀를 보고 대왕 바퀴벌레가 심술을 내며 커다란 털이 수북이 난 다리를 위협스럽게 휘둘렀다. 

“거참, 인간 여자. 내 인간 모습을 보면 틀림없이 반할 거라니까? 한번 보여 줘? 어? 여기서 변신해 볼까? 응?”

“아악, 다, 다가오지 마!”

이예주가 뒷걸음치다가 서둘러 조롱이의 뒤에 숨어 버렸다. 

그 모습을 바라보던 남자가 설핏 미간을 찌푸리며 대왕 바퀴벌레에게 명령했다.

“지하로 들어가라.”

“그치만 주인! 저 인간 여자가 나를 아주 더러운 취급하잖수! 이럴 때일수록 내 인간 모습의 페로몬으로 홀려야지 정신을…….”

“그만.”

남자가 가볍게 바퀴벌레의 말을 끊고 그녀를 두려움의 수렁에서 구출해 주었다.

“그리고 황조롱이, 날이 저물기 전에 불을 피우도록.”

“에? 옙, 주인님!”

“체엣!”

대왕 바퀴가 아쉽다는 듯 이예주를 향해 동공 없는 시꺼먼 홑눈을 한 번 굴리고는 휙 몸을 돌려 앞다리로 모래를 파헤쳤다. 

마치 굴삭기로 땅을 파는 것처럼 순식간에 구덩이가 생기더니 그 속으로 바퀴벌레가 쏘옥 들어갔다. 

이예주는 자연스레 ‘싸늘한 사막의 밤 기온으로부터 체온을 유지하기 위해서구나.’ 하고 이해하는 자신이 싫었다. 

황조롱이가 품에서 장작으로 쓰일 종이 뭉치와 부싯돌이 달려 있는 목걸이를 꺼냈다. 

그가 주저앉아 불을 피우는 것을 흘끗 확인한 람이 커다란 바위를 돌아 조롱이와 이예주에게서 멀어졌다. 

그의 뒷모습이 완전히 사라지는 것을 확인한 그녀가 순간 온몸에 힘이 쫙 풀려 휘청거리며 풀썩 주저앉았다. 

그와 있는 내내 진이 다 빠지는 기분이었다. 

물론 진이 안 빠진 적이야 손에 꼽을 정도로 없었지만, 이토록 불편하고 긴장된 적은 처음인 것 같았다. 

아니, 한 번 있었던 것도 같다. 

사막 여우를 만나고 그가 이예주에게 얼음장같이 차갑게 화를 내뿜었을 때. 그때는 지옥 불보다도 더 뜨거운 모래 위를 걷느라 금세 잊어버렸지만, 지금은 그때와 상황이 달랐다. 

그와 같이 있는 것이 고역이다. 이예주는 아직도 제가 무슨 말실수를 한 건지 파악하지 못해 억울했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자신으로 인해 관계가 망쳐졌다는 사실에 줄곧 기분이 울적했다.

타닥타닥, 그사이 조롱이가 마술처럼 모래 한가운데에 불을 피워 냈다. 

시야가 환해졌지만 망연자실 주저앉은 이예주의 얼굴은 여전히 어둡기만 했다. 

아롱아롱 춤을 추는 불꽃을 멍하니 바라보는 그녀의 곁으로 조롱이가 다가와 털썩 주저앉았다. 

주섬주섬 부싯돌을 소중히도 품에 갈무리하는 그를 확인한 이예주가 전혀 관심 없는 어투로 무덤덤하게 물었다.

“라이터 없어?”

“에? 라이터여?”

“응. 라이터나 성냥, 뭐 그런 거. 매번 이렇게 불 피우기 힘들잖아.”

“인간들이 만든 물건은 안 써여.”

조롱이의 말에 이예주가 무릎을 모아 두 손으로 끌어안으며 몸을 움츠렸다. 

어쩐지 그 말에 기분이 한층 더 우울해지는 것 같았다.

“인간, 인간, 인간. 그래…… 인간인 내가 다 잘못했고, 인간인 내가 죽을죄를 지었다.”

“…….”

“인간으로 태어난 내가 죽일 년이야, 내가.”

한탄하듯 중얼거리자, 조롱이가 휘둥그레진 황금색 눈동자로 그녀를 돌아보았다. 

조롱이의 시선이 느껴졌지만 이예주는 흔들리는 불꽃만 고집스레 바라보았다.

어느덧 날이 완전히 저물었다. 

끔찍했지만 바퀴벌레를 타고 왔기에 옷 속으로 모래가 들어오지도, 땀에 흠뻑 젖어 끈적끈적함에 몸서리를 치지 않아도 되었다. 

하지만 오히려 걸어서 사막을 건널 때보다 더욱 몸이 고단한 날이었다. 

유난히 엄마가 보고 싶은 날이기도 했다. 

이예주가 드디어 시야를 몽롱하게 만드는 불꽃에서 눈을 떼어 어두운 사막 하늘을 올려다보았다. 

보통 사막의 밤하늘은 장관이라고들 하는데, 어찌 된 일인지 이곳은 정말로 별 하나 없었다. 

반짝임 하나 없는 검은색 도화지 구석에 달이랍시고 병뚜껑만 한 하얀색 동그라미 하나 그린 듯한 하늘. 

이 칙칙한 하늘 때문에 이예주의 기분도 덩달아 칙칙해지는 것 같았다.

그때였다. 옆에서 조롱이의 목소리가 들려온 건.

“……아주 어렸을 때부터 몇십 년간 왼쪽 발목에 인간들의 사슬을 달고 살았었어여.”

그녀가 문득 들려오는 소리에 ‘뭐?’ 하며 고개를 돌렸다. 

그곳엔 그녀처럼 아무것도 없는 거무튀튀한 밤하늘을 올려다보고 있는 갈색 머리 소년이 앉아 있었다.

“인간들에게 조달할 물고기를 잡으러 바다에 나갈 때만 풀어 주곤 했는데여. 그때도 완전히 풀어 준 건 아니고 사슬보다 더욱 무거운 쇠고리를 발목에 차고 날아야 했어여. 발이 무거우면 도망을 치더라도 멀리 못 가 잡힐 테니까여.”

“…….”

“사슬에 왼쪽 발목이 꽉 묶이니까 잘 자라지 않더라구여. 너무 오랫동안 성장이 강제로 멈춰 버려서 그런지, 인간들의 감옥에서 풀려난 후에도 사슬에 묶인 자국이 그대로 남게 되었어여. 전 그래도 양호한 편이에여. 잘못 묶여서 피가 제대로 통하지 않은 비둘기는 발목이 썩어서 절단까지 했는걸여.”

조롱이의 뜬금없는 말에 이예주의 얼굴이 휴지 구겨지듯 와락 구겨졌다. 

그것을 아는지 모르는지 조롱이는 여전히 하늘 위로 고개를 바짝 쳐든 채 마저 말을 이었다.

“계약할 때 주인님께서 검은 파편의 조각으로 다리를 고쳐 주시겠다 하셨는데 그냥 거절했어여. 이미 익숙해져서 비행할 때도 별문제 없구. 또 이 정도는 제가 지은 죄에 비해 가벼운 벌이었으니까…….”

조롱이가 끝말은 들리지 않을 정도로 작게 얼버무렸기에 이예주는 그 말을 정확히 들을 수 없었다. 

들었다고 해도 별로 달라질 건 없었으나, 제가 정말 생각 없는 질문을 했음을 깨닫게 되었다. 

그녀의 얼굴이 울상으로 시시각각 변했다.

“미안해, 조롱아. 난 그런 줄도 모르고…….”

이예주가 진심을 다해서 사과했다. 그러자 오히려 황금색 눈동자가 화들짝 놀라며 하늘에서 시선을 떼고 그녀를 돌아보았다.

“에? 지금 뭐라고…….”

“미안해. 내가 진짜 네 주인 말마따나 생각이 모자라긴 한가 보다.” 

“아, 아니에여! 새, 생각이 모자랄 것까지야…….”

그와 비등비등하긴 하지만. 

뒷말을 꾹 눌러 삼키며 조롱이가 글썽글썽한 눈을 하고 있는 이예주에게 서둘러 덧붙였다.

“괜찮아여. 이미 한참 지난 일이고. 아프지도 않은걸여.”

“그래도…….”

“주인님도여. 너무 섭섭해하지 마여, 누나. 누나가 인간이니까, 나름 누나 입장도 제 입장도 고려해서 그러신 걸 거예여. 아직도 신인류를 일반 동물 취급해서 잡아 길들이려는 이상한 인간들이 많거든여.”

이상한 인간들이 많다는 조롱이의 말에 안 그래도 울상인 이예주의 눈초리가 더욱 축 처졌다. 

조롱이에게는 정말 미안한 소리였으나, 그녀가 살던 2000년대에서는 새를 길들이는 거야 비일비재한 일이었다. 

그래서 이상한 인간들이란 소리가 크게 공감되지는 않았다. 

비록 무식하게 사슬로 묶어 두진 않았지만 한국만 해도 삼국시대부터 보라매를 이용한 매사냥이 성행하였고, 길들인 새에게는 주인의 이름이 달린 시치미를 발목에 걸어 두었다. 

인간인 그녀에게는 익숙한 일이지만, 당하는 입장에서 들어 보니 정말로 잔인하기 짝이 없었다. 

하지만 그뿐이었다. 당해 본 적이 없으니 이예주는 조롱이가 겪은 일의 천만 분의 일도 이해할 수 없을 것이다. 

그녀 또한 그것을 잘 알았기에 더더욱 조롱이에게 미안해졌다. 

그녀는 조롱이와 람의 이러한 반응에 억울함을 서서히 버려 가고 있는 자신을 느꼈다. 

제가 아무리 억울할지라도 람과 조롱이에게 자신은 똑같은 인간들 중 하나였다. 

당장 찢어 죽이지 않는 것을 감사해야 하는 인간.

계약 관계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란 람의 말이 또 한 번 떠올랐다. 몸에서 힘이 쭈욱 빠지는 것 같았다.

“그럼…… 계약의 대가로 받은 건 뭐야?”

이예주가 물었다. 

미처 생각지 못한 물음이었는지 조롱이의 눈이 댕그랗게 변했다.

“에?”

“네 주인과 계약하려면 뭔가를 주고받아야 한다며? 네가 받은 건…… 아, 이런 것도 물어보면 안 되는 범위인가.”

조롱이가 받은 대가에 대해 궁금함을 드러내던 이예주가 문득 떠오른 ‘허용 범위’에 서둘러 고개를 휙휙 저어 댔다. 

그녀는 다시 우울한 얼굴로 목을 움츠리며 작은 소리로 내뱉었다.

“미안.”

이예주의 의기소침한 사과에 조롱이가 황금색 눈동자를 한 바퀴 되록되록 굴렸다. 

인간의 모습을 하고도 새의 습성이 남아 있는 탓인지 조롱이는 가끔 고개를 갸웃거리며 상대방의 말을 되새겨 보는 귀여운 짓을 곧잘 하곤 했다. 

잠시 말이 없던 조롱이가 꽤 오랜 시간이 지난 후에 이예주에게 대답해 주었다.

“아직 못 받았어여.”

“……응?”

“주인님이 당장 주실 수 없는 거라고 하셔서…… 대신 신체 일부분만 간편하게 변화시킬 수 있는 특별한 힘을 받긴 했지만여.” 

“당장 줄 수 없는 거?”

이번에는 이예주가 이해가 가지 않는 말에 고개를 갸웃거렸다. 

계약을 하면 계약서를 쓰는 동시에 서로 계약 조건을 교환하는 게 아닌가? 

그녀가 해 본 계약이라고는 원룸 계약이 전부였기에 자동적으로 집 계약 당시가 떠올랐다. 

집을 둘러본 후에 계약서에 사인하고 바로 스페어 키를 받았더랬다. 

계약은 부동산 아저씨와 둘이 진행했고 전세 비용은 계좌로 이체했다. 

절차가 복잡한 현대에서도 그렇게 속전속결로 이뤄졌던 계약인데, 그 철저한 남자가 당장 줄 수 없어 대가를 미룬다? 

구구절절 옳은 말만 하는 얄미운 남자의 얼굴을 떠올리며 이예주가 입을 삐쭉거렸다. 

대가도 지불하지 않은 상태에서 조롱이를 애완동물 다루듯 마구 부려 먹었겠다, 이거 완전 양아치구만? 

잠재워 뒀던 남자를 향한 불신이 튀어나옴과 동시에 이예주가 동정 가득한 눈으로 조롱이를 돌아봤다. 

“특별한 힘? 그게 받은 거야?”

“에?”

조롱이가 자신을 안쓰럽게 바라보는 그녀를 보고는 두 눈에 쌍심지를 켰다.

“씨이, 제가 뭐 어때서여!”

“누가 뭐래? 나 아무 말도 안 했다?”

“누난 이런 거 안 되잖아여!”

약이 바짝 오른 조롱이가 그녀의 눈앞에 제 손을 한 번 휙 휘둘러 보였다. 

이예주의 눈이 튀어나올 것처럼 둥그렇게 치켜떠진 건 순간이었다. 

휘두름과 동시에 조롱이의 손이 노오란 색 매의 발로 바뀌어 버린 것이다. 

황조롱이의 모습일 때는 작고 귀여웠는데 인간의 신체 크기에 맞게 바뀐 커다란 발은 약간 징그럽기까지 했다. 

“헉. 이, 이게 뭐야?”

“또 봐여.”

조롱이가 엣헴, 헛기침을 하더니 손을 다시 한 번 휘둘렀다. 그의 손이 이번에는 뿅 하고 사람 손으로 바뀌었다. 

그 후로 조롱이가 몇 번 더 손을 휘두를 때마다 그의 손은 새의 발과 사람 손으로 뿅뿅뿅 바뀌었다. 

마술 같은 변화에 이예주는 어린아이처럼 좋아했다. 

한참이나 계속되던 조롱이의 재롱은 그녀의 질문에 의해 불쑥 끝이 났다.

“근데, 그렇게 바뀌어 봤자 좋은 게 뭐 있는데?”

“네, 네?”

“그렇잖아. 뭔가를 줍기에는 긴 발톱 달린 발가락 네 개보다는 손가락 다섯 개 달린 인간 손이 더 나을 것 같고.”

이예주가 제 손가락을 쫙 펴 보이며 말했다. 

방금 전까지 물개 박수를 치며 좋아한 사람치곤 냉정하기 그지없는 평에 조롱이는 단번에 꿀 먹은 벙어리가 되었다.

대답할 말을 떠올리느라 눈만 굴리던 조롱이가 자신 없는 목소리로 간신히 제 힘의 장점에 대해 피력했다.

“그…… 그…… 그, 배고플 때 생쥐를 빨리 잡기엔 편한데여…….”

점점 쪼그라드는 조롱이의 목소리에 이예주는 다시 불쌍함을 가득 담은 얼굴이 되었다.

“어휴…… 바보는 내가 아니라 너야, 너. 조롱이 너, 진짜 그렇게 순진하게 인생 살다간 큰코다친다?”

“예? 순진하게여?”

“그래! 네 주인이 무슨 꿍꿍이를 가지고 있는지도 모르는데 그렇게 덥석 계약을 맺어? 게다가 줘야 하는 대가도 안 주고! 안 봐도 뻔하다, 야. 너 노예 계약 맺었지?”

“노, 노예여?”

“응, 노예!”

이예주가 강하게 고개를 끄덕였다.

“네가 네 주인한테 줄 수 있는 건 노동력밖에 없잖아? 시키는 건 토 달지 말고 무상으로 뭐든 다 해야 하는 노동 말이야. 응? 맞아, 안 맞아?”

“노동…… 그…… 주인님 심부름이나 시키시는 일 하는 건 맞는데…….”

“그게 바로 노예야, 등신아! 어휴!”

이예주는 순진해 터진 황금색 눈동자를 보며 답답하다는 듯 제 가슴을 쾅쾅 내리친 후, 다시 조롱이에게 음해의 말을 늘어놓기 시작했다.

“네 주인 놈이 얼마나 이중인격자인지 몰라서 그래.”

“이중인격자여? 주인님이여?”

“그래! 이중인격자! 아까 네 주인이 나한테 하는 거 못 봤어? 참나!”

일장연설을 하다 보니 불현듯 아까의 서러움이 봇물 터지듯 터져 나오는 그녀였다. 

사실 이예주는 아직도 제가 뭘 잘못해서 그런 폭언을 들어야 하는지 알 수 없었다. 

뭘 잘못했기에 사람을 뭐? 생각이 모자르고, 또 뭐? 지능이 모자라? 내가 어디가 어때서 저능아 취급을 당해야 하는데! 

아까 전엔 너무나도 갑작스럽게 변한 남자의 태도에 적응하지 못해 미처 대꾸할 수 없었던 울분들이 막막 치솟아 올랐다. 

이예주가 희번덕거리는 눈으로 조롱이를 홱 돌아보았다. 

혼자 중얼거리다 또 저 혼자 성질이 차 오른 종잡을 수 없는 인간 여자를 조심스럽게 바라보던 조롱이가 몸을 움찔거렸다.

“그 자식이 어제 나한테 무슨 짓을 했는데! 나한테 그런 짓을 막, 막 해 놓고! 사람이 하루아침에 점 하나 안 찍고 그렇게 변하면 안 되는 거 아냐?” 

“…….”

“맞아, 안 맞아?!” 

전혀 알지도 못하는 일인데, 황조롱이에게 뜬금없는 양자택일이 주어졌다. 

눈앞이 핑핑 돌 정도로 정신없는 인간 여자 때문에 어버버 거리던 조롱이가 눈알을 굴리며 할 수 있는 대답을 떠올려 보았다. 

안 되는 거 아냐? 마지막은 의문문이었으니 아니냐고 묻는 건데. 

안 되는 거 아니니까 부정에 부정이 더해진 거니 긍정이 될 것이다. 그러면 맞다고 대답을 해야 하는 것인가. 

그런데 왠지 분위기상 인간 여자가 그러한 대답을 원하는 것 같진 않다. 

부정의 부정에 의문이니 그러면 부정으로……. 

아아, 인간의 언어는 너무 어렵다. 

눈앞이 핑핑 도는 황조롱이의 고통을 모르고 이예주가 다시 득달같이 소리 질렀다.

“맞냐고, 안 맞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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