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랭킹 1위는 마을사람-97화 (97/171)

# 97

랭킹 1위는 마을사람

- 4권 23화

23. 마족 소녀 메이글린(2)

"안녕, 메이......라고 부르면 돼?"

"네, 네!"

"내 이름은 호야. 당분간 잘 부탁해."

"호?"

"아니, 호.야."

"아...... 이, 이름을 잘못 부, 불러서 죄송해요!"

"괜찮아. 편한 데로 불러."

모안은 호야에게 메이글린에게 사람들이 사는 곳을 안내해줄 것을 부탁했다,

오르도의 주민들 중에서 가장 움직이기 쉬운 것이 그였으니까.

모안이 말하기를 일단은 메이글린과 놀러 다닌다고 생각해주면 괜찮다고 한다.

호야는 일단 여행 가이드의 느낌으로 하면 될 것 같다고 받아들였다.

모안의 부탁과 함께 생성된 퀘스트에서도 그 이상을 요구하고 있지는 않았다.

[메이글린의 초행길]

마족들은 후대의 마족들이 인간들과 화합하기를 원합니다.

그 첫걸음으로써 메이글린이 후대를 대표하여 인간들의 세상을 보고 경험하게 되었습니다.

그녀의 안내인으로서 당신이 선택받았습니다.

마족 메이글린에게 인간들의 세상을 보여주세요.

완료 조건: 메이글린이 보고 싶어 하는 곳을 찾아 일주일간 안내(0/7)

성공 보상: 경험치, ???

실패 패널티: 없음.

퀘스트 자체가 간단한 만큼 보상도 간단했다.

물음표로 가려진 보상이 존재하기는 했지만 이전에 한 번 당한 경험이 있었기에 크게 기대가 되지는 않았다.

'저번처럼 또 경험치라거나...... 보상 목록에 따로 있으니 그건 아니겠지...?'

물론 호야는 보상이 좋지 않더라도 메이글린의 여행의 가이드를 하지 않을 생각은 없었다.

"호야, 모안의 부탁이기는 하지만 저와의 일이 먼저라는 거 알고 계시죠?"

하지만 컨서누와의 수련이 끝나지 않았었기에 여행 가이드를 바로 시작할 수는 없었다.

그 시간 동안 메이글린은 호야가 컨서누에게 무투술을 배울 때 옆에서 그의 수련을 구경하였다.

낯을 가리는 메이글린이 호야에게 적응하기 위한 시간이 필요했기에 내린 결정이었다.

"수...... 수, 수, 수고하셨어요!"

메이글린도 호야에게 익숙해지기 위해서 많은 노력을 하고 있었다.

수련이 끝난 그에게 사리반이 만든 음식을 직접 가져다주거나 중간 중간에 응원을 해주기도 하였다.

하지만 그녀의 노력에서 그리 큰 효과가 나오지는 못하고 있었다.

아직 어색함이 남아 있었다.

"컨서누와 수련하는 모습을 보여준 거는 역효과였네요."

호야가 레이나에게 그것에 관해서 상담을 하자 그녀가 내뱉은 말이었다.

"메이는 아직 어린아이에요. 15년이 넘게 살기는 했지만 사람들의 감각으로 따지자면 아직 약 9~10살을 막 넘긴 정도에 불과해요. 겉모습도 아직 어리잖아요? 그런 아이에게 그런 험악한 모습을 보여줬으니 당연하다면 당연한 결과겠죠. 컨서누와 수련을 하고 있을 때 자신의 분위기가 얼마나 흉흉한지 본인은 모르죠?"

호야는 레이나의 말에 머리를 긁적이며 과거를 되짚어보았다.

확실히 컨서누에게 무투술을 배울 때에는 그가 죽을 각오로 달려들라고 했었기에 진짜 죽을 각오로 달려들고 있었다.

컨서누의 말처럼 죽을 각오로 달려들기는 해도 유효타는 몇 번밖에 나오지 않고 있었지만 말이다.

한데 다른 이들에게 그 모습이 그렇게 보일 것이라고는 생각도 못 했었다.

메이글린은 자신에게서 어색함이 아니라 두려움을 느꼈을지도 몰랐다.

아무래도 첫 단추를 잘못 끼운 느낌이 강하게 들었다.

"......어떻게 해야 할까요?"

이 상태면 퀘스트도 제대로 진행이 되지 않을 것이라는 생각이 강했기에 호야는 레이나에게 조언을 구했다.

"글쎄요....... 또래의 친구라도 만들어주면 어떨까요?"

메이글린은 현재 어린 나이에 홀로 타지에 나와 있는 상황이었다.

마을 주민들 모두가 메이글린을 친절하게 대해주기는 했지만 출신에서 느끼는 소외감은 어쩔 수 없었을 것이다.

그렇기에 레이나는 친구를 만들어주라고 한 것이었다.

하지만 메이글린과 또래의 친구라고 할 만한 사람은 오르도에 없었다.

제일 어린 것이 자신이었지만 자신은 이미 물 건너갔다.

그 다음이 컨서누였지만 이쪽도 마찬가지, 나머지는 다 메이글린의 할아버지, 할머니처럼 조상쯤 되는 나이였다.

아무리 생각해도 또래가 없었다.

"나이로 또래인 사람은 없어도 겉모습으로 또래인 정령은 있잖아요?"

레이나의 말에 호야는 히에로스를 떠올려냈다.

"오케이, 알았어! 친화력하면 나지!"

호야에게 불려나온 히에로스는 그의 설명을 듣더니 고개를 끄덕였다.

그 후로는 일사천리였다.

자신의 또래 친구가 생긴 메이글린은 말을 더듬는 것도 많이 줄어들었고 호야를 향한 어색함도 많이 사라졌다.

히에로스가 호야를 친하고 살갑게 대하는 모습이 큰 도움이 되었다.

그리고 컨서누의 무투술의 수련 또한 끝을 맞이했다.

[전설의 힘의 계승자]

전설의 무투가 컨서누에게 가르침을 받은 자.

당신의 주먹과 발은 그 누구보다도 강하며 빠를 것이다.

칭호 효과: 공격력이 5%, 공격 속도가 10%상승합니다.(스킬 '컨서누파 무투술'의 숙련도가 올라갈수록 칭호 효과가 강화됩니다.)

[초급 컨서누파 무투술]

숙련도: 0%

전설의 무투가 컨서누가 독자적으로 발전시킨 권가문의 무투술입니다.

그의 주먹은 누구보다 신속 정확하고 강력했습니다.

중급을 달성할 시 제4격과 5격을 습득합니다.

[제1격-약점 간파]

날카로운 눈빛으로 적의 약점을 꿰뚫어 봅니다.

스킬을 사용할 시 붉은 점과 푸른 점이 상대방의 몸에 표시됩니다.

붉은 점을 정확하게 타격할 시 치명타를 발생시킬 수 있으며 푸른 점을 정확하게 타격할 시 50%의 확률로 대상에게 상태이상 '기절'을 발생시킵니다.

사용 MP: 1초 지속에 10MP 사용, 지속 시간에 제한 없음.

재사용 대기 시간: 30분

[제2격-지진]

땅을 강하게 내리쳐 대지를 뒤흔듭니다.

사용한 MP의 양에 따라서 피해 범위가 달라집니다.

사용 MP: 200~

재사용 대기시간: 120분

[제3격-난격]

한 번의 공격으로 공격력 55%의 타격을 3~6번 랜덤으로 가합니다.

사용 MP: 450

재사용 대기 시간: 150분

컨서누에게 감사를 표한 호야는 메이글린을 찾기 위해서 훈련장을 나왔다.

레이나에게 상담했던 뒤로는 호야가 컨서누에게 기술을 배울 때 메이글린은 밖에서 히에로스와 바두하고 같이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히에로스와 메이글린이 의외로 죽이 잘 맞은 것인지 둘은 단기간에 매우 가까워져 있었다.

훈련장을 나오자마자 훈련장의 벽 모퉁이에서 익숙한 검은색 꼬리가 튀어나와 있는 것이 보였다.

그곳으로 조용히 다가가자 바두가 배를 깔고 누워서 잠들어 있었고, 히에로스 또한 바두에게 기대어 잠이 들어 있었다.

메이글린은 둘의 옆에서 벽에 등을 기대앉아서 눈을 반짝이며 하늘을 올려다보고 있었다.

"뭘 그렇게 보고 있어?"

"아, 호야 오빠, 오늘 수련은 다 끝난 거예요?"

"응, 완전히 끝났어. 이제 메이랑 같이 밖에 나갈 수 있을 거야."

호야는 메이글린의 시선을 따라서 하늘을 올려다보았지만 하늘에는 구름만이 존재하고 있을 뿐이었다.

어디를 보고 있는 것일까, 그렇게 의문을 가지면서도 하늘을 계속 바라보고 있자 메이글린이 호야를 보고 웃었다.

"호야 오빠도 하늘이 좋아요?"

"응? 으음....... 굳이 말하자면 그렇지?"

"저도 하늘이 좋아요! 마계에는 칙칙한 하늘밖에 안 보였었거든요. 그래서 여기처럼 파란 하늘만 올려다보고 있어도 엄청 재밌어요!"

메이글린의 환한 미소에 호야는 저절로 미소가 지어졌다.

호야는 이 아이가 계속 미소를 지을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메이, 이제 바깥에 나갈 수 있는데 어디 가보고 싶은 곳이나 보고 싶은 거 있어?"

"제가 정해도 돼요?"

"당연하지."

"그럼 사람이 많은 곳에 가고 싶어요!"

헤이든은 메이글린을 홀로 대륙으로 올려 보내면서 몇 가지 주의 사항을 말해주었었다.

첫 번째, 오르도의 마을 주민들을 제외하고는 절대 마족이라는 것을 알려서는 안 된다.

두 번째, 최대한 많은 것을 보고 접하고 하루 동안의 일이 끝나면 일기를 써 기록을 남길 것.

세 번째, 사람들을 두려워해 위축되지 말 것.

네 번째, 너무 어렵게 생각하지 말고 즐겨라.

메이는 사람들이 많은 곳이라면 다른 곳보다 많은 것들이 존재할 것이라 생각하고 있었다.

호야는 메이글린의 자신의 머릿속을 뒤적였다.

사람이 많은 곳이라....... 그러한 곳이라면 어디든지 존재한다.

그냥 간단히 생각해보아도 이즈바론트에 가면 거리에 플레이어와 NPC를 가릴 것 없이 사람이 바글거린다.

개척이 진행 중인 어둠의 숲도....... 여기는 위험하니 제외해야겠지.

메이글린이 제시한 조건은 범위가 너무 넓어 한 번에 이렇다 할 결정이 나지 않았다.

'어디를 가야 할까.'

일단 메이글린은 사람과 만나고 싶어 하는 것 같았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아무나 막 만나게 할 수는 없었다.

좋지 않은 만남은 메이글린에게 나쁜 기억으로만 자리 잡게 될 것이다.

호야가 그렇게 고민하고 있자 그에게 귓속말 하나가 도착했다.

* * *

"다녀오셨나요, 도련님."

"다녀왔어! 아니, 다녀왔어요! 캡슐에 들어가 있을 거니까 이따가 호출로 불러줘요!"

"도련님, 숙제는 안 하시나요? 사장님께서 다 하신 다음에 캡슐을 사용토록 하라고 하셨습니다."

"숙제 정도야 수업 끝나고 쉬는 시간이면 충분히 다할 수 있어요! 그러니까 이따가 시간 되면 불러주세요!"

학교에서 돌아온 백호민은 교복을 편한 옷으로 갈아입은 뒤 곧장 캡슐에 몸을 눕혔다.

시야가 암전되고 그가 눈을 뜬 곳은 이니티움의 세상이었다.

그의 캐릭터가 모습을 드러내자 주변 사람들이 소곤거리는 것이 들려왔다.

학생 랭커, 백성 그룹의 손자 등, 그를 알아보고 소곤거리는 이들이 많았다. 그리고 그 관심에서 가장 큰 지분을 차지하고 있는 것은 그의 외모였다.

연예인들 뺨을 후려치다 못해 주먹을 날리는 그의 외모가 여성 플레이어들의 시선을 끌어당기고 있는 것이었다.

하얀 머리로 인해서 언뜻 신비롭게까지 보이는 외모였다.

킹은 머리 염색약이 업데이트 된 후에 백설의 협박 아닌 협박으로 인해 그녀를 따라 머리카락을 하얀색으로 바꾸었다.

머리 염색약이 업데이트 된 후에 꽤나 많은 길드에서 소속감과 결속을 단단히 하기 위해 머리카락의 색을 통일시키고 있었고 백설도 그것을 채용했다.

머리 염색이 간부가 아닌 일반 길드원에게 강제되는 것은 아니었지만 백설은 나중을 생각해 그의 머리를 미리 염색시켰다.

'아르코 님이 갈색 머리를 마음에 들어 했는데 말이지.......'

킹은 뮤란과 피온이 접속을 했는지 알아보기 위해서 곧장 친구 목록을 확인했다.

둘 다 이름에 빛이 들어와 있지 않은 것을 보아하니 자신이 제일 처음으로 들어온 것 같았다.

그것을 확인한 킹의 시선은 빛이 들어와 있는 이름으로 향했다.

게임에 접속한 뒤에 그가 반드시 하는 일이 한 가지 있었다.

[킹: 안녕하세요, 형님! 좋은 낮입니다!]

그것은 바로 호야에게 인사의 귓속말을 보내는 것이었다.

누가 보면 인사맥(인사만 하는 친구)이라고 할 만큼 접속할 때마다 한 번도 빠지지 않고 인사를 보내고 있었다.

이제는 꽤 옛날 일이 되어버린 리포른 이후로는 잘 만나지 못하고 있었지만 킹은 인사의 답신만으로도 만족하고 있었다.

호야를 이전처럼 만나고 싶었지만 그에게 방해가 될 것 같아서 권유를 하지는 못하고 있었다.

얼마 전에도 하루 만에 레벨을 11개를 올린 것을 보면 무언가 중요한 것을 진행하고 있는 것이 틀림없었다.

킹의 인사에 답하는 호야의 귓속말은 항상 비슷했다.

안녕 하고 인사를 한 후에 안부를 묻는 것, 대부분이 그랬다.

하지만 오늘의 답신은 평소와 달랐다.

[호야: 안녕, 혹시 아이들이 놀만한 사람이 많은 곳 알고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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