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랭킹 1위는 마을사람-50화 (50/171)

# 50

랭킹 1위는 마을사람

- 2권 25화

25. 이즈바론트의 수호(2)

[이즈바론트의 수호 1]

수많은 몬스터의 무리가 이즈바론트를 향해 다가오고 있다는 소식이 왕실에 전달되었습니다.

루제로스의 현 국왕 제프리노 루제로스는 모험가들의 힘을 빌려 몬스터 웨이브에서 이즈바론트를 지키고자 합니다.

이즈바론트를 위해 한 몸을 불살라 줄 모험가들의 지원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퀘스트를 완료할 시 퀘스트 '이즈바론트의 수호 2'의 대상이 되는 모든 몬스터가 사냥되거나 사망을 맞이하기 전까지는 로그아웃이나 워프 스크롤, 장거리 워프 스킬의 사용이 제한됩니다.

완료 조건: 이즈바론트의 병사들에게 지원 의사를 피력한다.

성공 보상: 퀘스트 '이즈바론트의 수호 2', 경험치

실패 패널티: 이즈바론트 주민들의 호감도 소폭 하락

"가, 갑자기 뭐야!"

"야, 야! 연계 퀘스트야, 이거!"

갑작스럽게 발생한 퀘스트로 인해서 플레이어들이 웅성거리기 시작했다.

그 웅성거림은 도시 전체에서 일어나고 있었다.

이즈바론트에 있던 플레이어 모두에게 퀘스트가 발생한 것이다.

퀘스트의 내용을 보고서 그 즉시 병사에게 달려가는 이들도 있었지만 잠시 고민하는 이들도 있었다.

퀘스트의 보상으로 인해서 다음 퀘스트로 이어지는 연계 퀘스트.

연계 퀘스트는 확실히 자주 발생하지 않는 퀘스트였고 그 보상 또한 퀘스트가 진행되면 진행될수록 눈에 띄게 좋아지는 매력적인 먹이다.

두 번째까지만 이어진다고 해도 그 보상은 평범한 퀘스트 이상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바로 병사들에게 달려가지 않는 이들은 퀘스트에 적혀 있는 한 가지 문구가 마음에 걸렸던 것이다.

퀘스트의 대상이 되는 모든 몬스터가 사냥되거나 캐릭터가 사망하기 전까지는 로그아웃이 불가능하다.

워프 스크롤과 장거리 워프 스킬의 사용도 제한된다.

퀘스트 내용에 이러한 문구가 적혀 있다는 것은 퀘스트를 수락하면 도망칠 수 없다는 뜻이었다.

그리고 도망치고 싶은 생각이 들게 될 것이라는 예고이기도 했다.

"......그래도 이런 기회가 흔한 것은 아니니까."

"보아하니 이즈바론트에 있던 모든 플레이어들에게 다 발생한 것 같은데 안 받으면 우리만 손해야!"

"하자!"

하지만 이런 기회는 정말 흔치 않았기에, 고민하던 이들도 결국은 퀘스트의 완료를 위해 병사들에게 다가갔다.

호야도 퀘스트를 위해서 병사에게 다가갔다.

연계 퀘스트 자체가 처음이었기에 흥미가 있었다.

그리고 이러한 대규모적인 퀘스트의 동시 발생은 이니티움 오픈 이래로 처음 있는 일이었다.

"이즈바론트를 수호해 주기 위해 그 한 몸 바치겠다는 결정을 내려 준 것, 정말 고맙네."

도반도 호야를 따라서 퀘스트를 완료했다.

퀘스트를 완료하자 곧이어 '이즈바론트의 수호 2'가 발생되었다.

[이즈바론트의 수호 2]

제프리노가 처음 몬스터 웨이브 발생의 소식을 전달받고 곧바로 정보의 확인을 위해 파견시켰던 병사가 몬스터들의 정보를 알아 왔습니다.

이즈바론트로 향해 오고 있는 몬스터들은 무언가에 의하여 오염되어 매우 흉포해지고 강해진 상태입니다.

오염된 몬스터들은 현재 모든 사방에서 다가오고 있는 중입니다.

이즈바론트의 평화를 위협하는 오염된 몬스터들을 사냥하세요.

퀘스트 수행 도중 사망할 시 자동으로 실패 처리가 됩니다.

완료 조건: 오염된 몬스터의 전멸 (0/???)

성공 보상: 기여도에 따라 보상이 달라집니다.

실패 패널티: 이즈바론트 주민들의 호감도 소폭 하락

'오염된......?'

호야는 퀘스트가 몬스터들이 '오염되었다'라고 표현하는 것이 마음에 걸렸다.

혹시....... 에이, 아니겠지.

"도반 씨는 어떻게 하실 건가요? 저는 일단 남문으로 갈 거예요."

"나도 남문으로 간다."

[플레이어 '도반'의 파티 신청을 수락하시겠습니까?]

호야는 도반의 파티 신청을 자연스럽게 수락했다.

의도했던 것은 아니었지만 지금까지 호야는 도반과 함께 치빈이 알려 주었던 사냥터에서 몇 번 같이 사냥한 적이 이었다.

치빈이 알려 주었던 사냥터는 호야의 능력치에 맞추어 경험치 감소 패널티를 받지 않을 정도로만 높은 레벨의 몬스터가 있는 곳이었다.

그것이 도반의 레벨에는 아슬아슬하게 적정 레벨의 커트라인에 들었었기에 호야는 그를 그냥 보내기가 조금 그래서 같이 사냥을 하고는 했다.

도반의 사냥 속도도 꽤나 빨랐다.

그래서 도반과의 파티로 인해서 나뉘는 경험치의 양보다 그와 파티를 해서 들어오는 경험치의 양이 아슬아슬하게 많았기에 딱히 피해를 보는 것도 아니었다.

그렇기에 호야는 사냥터에 있을 때 도반이 올 때면 항상 그와 같이 사냥을 했다.

그래서 도반과의 파티는 꽤나 익숙해진 상태였다.

호야는 도반과 함께 남문으로 향했다.

남문으로 향하는 길에 퀘스트의 발생 소식을 듣고서 뒤늦게 워프 스크롤을 사용해 가며 이즈바론트에 온 이들이 여럿 보였다.

하지만 가는 길에 그들의 이야기를 살짝 들어 보니 뒤늦게 찾아온 플레이어들에게는 퀘스트가 발생하지 않은 모양이다.

호야는 물약의 보충을 하러 왔다가, 도반은 그를 따라왔다가 얻어걸린 셈이었다.

그들을 지나쳐 가며 남문에 도착하니 플레이어들이 꽤 많이 모여 있었다.

그들 사이로 뒤늦게나마 급하게 파티를 짜는 이들도 여럿 보였다.

그들의 웅성거림 사이로 급하게 만들어진 단상에 딱 보아도 고급스러워 보이는 갑옷을 입은 기사 한 명이 올라와 연설을 시작했다.

"이즈바론트를 수호하기 위해, 루제로스 왕국을 지키기 위해 모여 준 모험가들이여. 우선 자네들의 선택에 감사를......."

플레이어들은 기사의 말에 관심을 두지 않았다.

그들의 관심이 가 있는 것은 지금쯤 이즈바론트를 향해 다가오고 있을 경험치와 기여도, 몬스터들이었다.

하지만 지금 보이는 태도가 나중에 어떻게 반영될지 모르는 일이니 겉으로는 경청하는 자세를 취했다.

기사의 연설이 끝나자 그 너머에 있는 지평선에서 무언가가 가까이 다가오는 것이 보였다.

슬쩍 보기에도 꽤나 많은 몬스터들이 몰려오고 있었다.

예상보다도 엄청난 몬스터들의 수에 많이 놀라기는 했지만 플레이어들은 움츠러들지 않고 몬스터들에게 달려갔다.

몬스터들의 수는 많았지만 그만큼 상대적으로 레벨이 낮은 몬스터들도 여럿 보였기에 위협적으로 느껴지지는 않았다.

"이쪽도 숫자로는 안 진다고!"

제일 앞서 달려 나간 플레이어가 노린 것도 상대적으로 약한 몬스터들이었다.

레벨 120이었던 그가 처음으로 노린 것은 이전에 사냥한 경험이 있던 레벨 94의 퍼플 오크.

레벨이 낮았을 때에는 파티 사냥을 해서 잡았던 녀석이지만 지금의 레벨 차이로는 1 대 1로 상대할 자신이 있었다.

후웅- 퍽!

그의 둔기가 퍼플 오크에게 내리쳐졌다.

퍼플 오크의 팔 하나는 부러졌어야 할 일격이었다.

하지만 내리쳐지는 둔기를 막은 퍼플 오크의 팔은 멀쩡하게 그의 둔기를 방어해 내고 있었다.

"어어......?"

전투 판정으로 인해서 떠오른 몬스터의 정보에 그는 놀라움과 함께 말을 흘렸다.

[오염된 퍼플 오크]

레벨: 126

'뭐야! 레벨이 왜 이래!'

자신의 레벨보다도 높았다.

그가 그 사실에 당황하는 사이 침을 질질 흘리던 퍼플 오크가 남은 팔의 주먹을 강하게 쥐고서 그를 향해 휘둘렀다.

퍼플 오크의 강력한 주먹에 그의 몸이 크게 포물선을 그리며 뒤로 날아갔다.

그와 비슷한 일이 이곳저곳에서 발생하고 있었다.

퀘스트 자체에서 이미 '매우 흉포해지고 강해진 상태'라고 언급은 되어 있었으나 이 정도일 줄은 예상하지 못했다.

오염된 몬스터들의 힘은 예상보다도 강력했다.

본래의 강함보다 최소 수십 레벨은 높은 힘을 보이고 있던 것이다.

그로 인해서 상대적으로 레벨이 낮은 플레이어들은 제대로 손도 써 보지 못하고 강제 로그아웃을 당하고 있었다.

"힐! 힐! 빨리! 탱커 잘린다!"

"어그로 넘기고 뒤로 빠져!"

"스턴 걸겠습니다!"

남문의 상황은 꽤나 급박하게 돌아가고 있었다.

다른 문들의 상황도 별반 다르지 않을 것이다.

솔직히 남문의 상황이 제일 나은 편이었다.

예상보다 강한 몬스터들의 힘에 플레이어들이 당황하고 있을 때 그 사이를 거리낌 없이 활보하는 이들이 있었다.

호야와 도반이었다.

"신의 가호."

도반이 그리 말하자 그에게서 성스러운 빛이 흘러나왔다.

도반은 그 상태로 눈앞에 있는 몬스터를 향해 망치를 휘둘렀다.

그의 망치가 몬스터에게 명중할 때마다 몬스터의 몸에 새하얀 빛의 상처가 생기고 있었다.

성흔이 새겨진 것이다.

그리고 추가 대미지 또한 일반 몬스터들을 상대할 떼가 아닌 언데드나 어둠 속성의 몬스터를 상대할 때에 들어가는 추가 대미지가 들어가고 있었다.

'왜지?'

어째서인지 모든 몬스터가 어둠 속성으로 판정되고 있는 듯했다.

그 원인으로서 짐작되는 것은 단 하나밖에 없었다.

몬스터들의 앞에 모두 붙어 있는 '오염된'이라는 수식어.

몬스터들이 변한 점은 그것밖에 없으니 그것이 원인일 것이라 도반은 생각했다.

이유가 무엇이든 간에 어둠 속성으로 판정이 들어가면 도반에게는 좋은 일이었다.

* * *

이즈바론트의 플레이어들이 퀘스트를 위해 도시의 밖으로 나아가고 있을 때, 그들과는 다르게 움직이지 않고 골목에 모습을 감춘 이가 있었다.

블랙헤븐의 전 길드 마스터인 디노.

그가 이즈바론트에 들어와 있었다.

그는 자신이 왼손으로 쥐고 있는 검은색 구슬을 바라보았다.

[마기의 정수]

마족의 마기를 인공적으로 뭉쳐서 만든 구슬입니다.

몬스터를 향해 구슬 안에 있는 마기를 흘려 보낼 시 몬스터를 마기에 오염시킵니다.

오염된 몬스터는 힘이 강화되며 더욱 강한 힘을 가지기 위하여 마기의 정수를 추적합니다.

정체 모를 목소리가 건네주었던 검은 구슬의 정체였다.

마족의 마기가 뭉쳐진 것이건 말건, 몬스터를 오염시켜서 강화시키건 말건 디노는 딱히 상관없었다.

그가 주목한 것은 오염된 몬스터들이 이 구슬을 쫓아서 움직인다는 것이었다.

잘만 이용하면 수많은 몬스터들이 이즈바론트를 공격하도록 할 수가 있다!

그렇게 되면 지하 왕묘를 지키는 병사들도 몬스터들을 막기 위해 그쪽으로 인력이 차출될 확률이 매우 높았다.

디노는 그렇게 생각했고 결국 성공했다.

하지만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디노가 직접 사냥터를 돌아다니며 몬스터들을 우선 오염시킬 필요가 있었다.

그 과정에서 사망으로 인해서 수십 개 내려간 레벨과 함께 떨어진 능력치 덕분에 몇 번의 위기는 있었지만 결국 대량의 몬스터를 오염시킨 후에 이곳에 올 수 있었다.

이 일로 인해서 퀘스트가 발생할 줄은 몰랐지만 딱히 상관없었다.

어차피 자신은 아도라의 유해만 구하면 되니까.

퀘스트로 인해서 플레이어들까지 사라져 준다면 오히려 감사할 일이다.

-내가 말한 것은 기억하고 있겠지?

"당연하지."

목소리가 디노에게 마기의 정수를 넘겨주고서 요구한 것이 하나 있었다.

모든 일이 끝난 후에는 반드시 마기의 정수를 파괴할 것.

바닥에 내던지기만 해도 산산조각이 날 것이라고 한다.

목소리가 디노에게 그러한 것을 요구한 데에는 이유가 있었다.

그것이 헤이든의 명령이었으니까.

헤이든이 가곤에게 내린 명령은 아주 간단했다.

마기의 정수의 힘을 실험하고 그것을 기록한 뒤 마기의 정수를 없애 증거를 남기지 말 것.

헤이든은 특히 증거를 남겨서는 안 된다고 그에게 당부했다.

증거를 남겼다가 그 마녀의 귀에 들어가기라도 하면 위험하다.

기본적으로 세계의 일에는 간섭하지 않는 녀석들이지만 우리가 관계되었다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잊지 말고 행해라.

디노는 목소리의 말에 고개를 끄덕이고서 경비가 사라질 때까지 차분히 기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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