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복
등을 툭툭 건드리는 손길에 눈을 떴다.
“밥 먹어.”
아저씨였다. 고소한 냄새…. 뭔지 몰라도 빵인 것 같았다.
나갈 수 있었다. 하지만 나가지 않았다. 병은 원래부터 없던 것처럼 멀찍이 굴려 놨다.
모르겠다. 이게 마지막 기회일 수도 있었지만… 그냥 나가고 싶지 않았다. 일단 가장 큰 이유는 돈. 여기 있으면 돈도 벌지 않아도 되고 하고 싶은 것도 다 시켜 준다고 했다. 언젠가 신뢰가 쌓이면 바깥 활동도 시켜주겠지. 아저씨 재산이 얼만지는 몰라도 내가 평생 버는 것보다는 많을 것 같았다.
그리고… 분주하게 빵을 덜고 있는 저 사람 때문에. 이상하게 아저씨를 두고 떠날 엄두가 안 났다. 물론 따라올 거 같아서 무서운 것도 있지만, 나 아니면 누가 가위에 눌린 아저씨를 깨워 줄까.
내가 아는 사랑의 정의는 이런 게 아니지만, 아저씨가 사랑이라고 했으니 진짜 그럴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저씨.”
내 부름에 아저씨가 뒤를 돌았다. 그리고 그 시선이 자연스레 아래로 떨어졌다.
“나… 밥보다 아저씨가 먹고 싶은데….”
음낭부터 쓸어올리는 모습에 아저씨가 피식거리며 빵 봉투를 내려 뒀다.
“자다가 몽정이라도 했냐?”
“그럴지도 몰라요.”
이 나이엔 언제 발기해도 이상하지 않다고 배웠거든요. 다가온 아저씨에 배에 머리를 기대며 자연스레 바지를 벗겨 냈다. 빵을 옮기던 따스한 손이 고소한 냄새를 품고 있었다. 아저씨의 손이 내 귓불을 만지작거렸다. 그래서 나도 아저씨의 엉덩이를 만지작거렸다.
아저씨가 내 무릎 위로 올라탔다. 마주 보고 안은 체위에 윗옷 안으로 머리를 넣어 아저씨의 가슴을 입에 물었다. 살짝 이를 세우자 바르르 떨며, 아저씨가 내 성기 위로 구멍을 맞춰 눌렀다.
“으으응!”
위아래로 움직이는 아저씨의 몸에 자연히 입술이 계속 가슴을 스쳤다.
“읏, 씨발…!”
퍽! 몸을 반쯤 일으키자 아저씨가 자지러지며 내 어깨를 할퀴었다. 어딜 찔렀는지는 몰라도 엄청난 쾌감을 느낀 모양이었다. 헐떡이는 아저씨의 쇄골을 지분거리며 허리를 세게 끌어안았다.
“헉, 허억!”
“하, 으읏! 자지, 더 깊… 흐앗! 깊게…!”
깊게 박아 달라는 말에 몸을 겹친 그대로 침대에 함께 쓰러졌다. 꾹! 무게가 배로 실린 삽입에 입을 크게 벌린 아저씨가 바르르 떨었다.
“사랑해요.”
무미건조한 어조였다. 감정도, 어감도 없는 그냥 말. 하지만 그럼에도 아저씨는 세상에서 가장 감미로운 말을 들었다는 표정으로 절정 했다.
그때, 갑자기 쾅! 하고 큰소리와 함께 창고의 문이 열렸다. 둘 다 화들짝 놀라 몸을 일으켰다. 쏟아지듯 들어오는 수명의 사람들. 하나 같이 우리에게 총을 내밀고 있었다.
“꼼짝 마! 이선유!”
경찰이었다. 아저씨를 이선유라고 불렀다. 처음으로 이름을 알게 됐지만, 겁에 질린 나머지 심장이 금방이라도 터질 것 같았다. 헉, 헉… 아직 가다듬지 못한 숨이 더 가빠지며 두려움에 몸을 떨었다. 결국에 나도 공범으로 잡히는 걸까. 옆에 있던 아저씨의 손을 꽉 붙잡았다.
“당신을 감금 및 성폭행 혐의로 체포합니다! 당장 인질한테서 떨어지세요!”
그 말에 아저씨가 나를 돌아보며 말했다.
“김상호.”
모든 상황이 두려워 눈을 감을 수조차 없었다. 아저씨가 내 얼굴을 붙잡았다. 그리고 고개를 숙여 입을 맞췄다. 그 순간 경찰들이 우리에게 달려들었다. 애부터 보호해!
“절대 잊지 마. 우리가 사랑한다는 걸.”
“아, 아저씨…! 윽!”
목줄에 전기가 흐름과 동시에 무언가 빠르게 발사되는 소리가 났다. 갑자기 아저씨가 바닥으로 쓰러지며 발작하듯 몸을 떨었다. 다리에 경찰의 테이저건 끝이 붙어 있었다. 경찰들이 아저씨의 손에 수갑을 채웠다. 그리고 내 어깨엔 이불이 덮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