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감금-3화 (30/46)

“우음, 쭙, 쭈웁. 쪽… 하아, 좋아요?”

“으, 으응….”

놈이 끊임없이 부끄러운 소리를 내며 물었다. 마지못해 고개를 끄덕이자 배시시 웃으며 느긋하게 문지르던 것을 입안 가득 밀어 넣었다. 뜨거운 혀가 성기를 감싸자 절로 어깨가 움츠러들었다.

잠에서 깬 지 5분도 채 되지 않았지만 이젠 딱히 놀랄 일도 아니었다. 벌써 며칠째 똑같은 일을 당하고 있었으니까. 해 달라고 부탁하지도, 놈이 하고 싶다고 매달리지도 않았다. 그저 놈은 매일 아침 날 깨우는 대신 내 것을 쭉쭉 빨아 댔다. 활짝 열린 문밖으로 보이는 시계는 12시를 향해 움직이고 있었다.

내게 다행인지 불행인지 모르겠지만, 놈은 해고 대신 된통 싫은 소리를 듣는 것으로 워크숍의 대가를 치렀다. 이번 프로젝트에서 가장 고생했던 게 놈이라고 하고, 승진 이야기까지 나왔으니 저 정도로 마무리를 했겠지. 게다가 놈이 상사와 통화하며 변명이라고 한소리가

“죄송합니다. 임신한 와이프가 갑자기 배가 아프다 해서…. 놀라서 말씀도 못 드리고 서울로 올라왔습니다.”

평소에 회사에서 무슨 소릴 하고 다니는지는 몰라도 상대방이 굉장히 탄식하며 놈을 다독이는 걸 듣고 어이가 없었다. 그 와중에 내 배를 힐끔거리는 놈 때문에 욱해서 쥐고 있던 베개를 던져 버렸다. 누가 임신한 와이프라는 거야, 시발.

있지도 않은 애를 잃은 대가로 놈은 일주일의 휴일이 생겼다며 기뻐했다. 선유 씨랑 일주일이나 같이 있을 수 있어서 너무 좋아요. 놈은 몇 번이나 같은 말을 반복하며 웃었다.

“딴생각하지 마요.”

“우읏!”

지 욕하는 건 어떻게 알았는지, 놈이 구멍 안에 있는 손가락을 세게 굽혔다. 갑작스런 움직임에 허리를 튕기자 놈이 엉덩이를 꽉 끌어안으며 고개를 더 깊숙이 숙였다.

“젖꼭지 만져 줘요.”

이불 속에 파묻혀 음모에 코를 비비던 놈이 돌연 가슴을 만지라 요구했다. 물론 놈의 가슴이 아닌 내 가슴을 스스로 만져 보라는 소리다. 여전히 거부감이 있었지만, 빤히 바라보는 놈의 재촉을 이기지 못하고 머뭇거리며 가슴 위로 손을 얹었다.

작은 돌기가 손끝에 걸렸다. 주저하다 마른 살집을 주물거리자 놈의 입안이 강하게 조였다. 흐읏! 허리를 숙이자 놈이 내 상체를 밀며 계속 만져 보라 채근했다.

싫다는 소리도 못하고 조금씩 땀이 배어 나오는 손으로 젖꼭지를 꼬집었다. 놈의 눈이 내 몸을 위아래로 훑었다. 그 노골적인 시선이 약간 부끄러워져 반사적으로 다리를 살짝 오므리자 놈은 가차 없이 무릎을 잡아 벌렸다. 아까보다 더 적나라하게 벌어진 사타구니에 결국 참지 못하고 고개를 돌려 버렸다.

“헤헷.”

놈이 웃었다. 베에-. 입안에 있던 성기를 뱉어 내고 침으로 범벅이 된 것을 제 얼굴에 문지르며 행복한 듯 말했다.

“더 맛있어졌어, 선유 씨 자지….”

뭐가 더 맛있다는 건지 이해할 수 없었다. 매번 먹는 놈의 정액은 비리고 역겨웠고, 그건 가끔 놈의 것을 물 때도 같았다. 하지만 굳이 공감할 필요는 없지. 지금 내가 해야 할 일은 입 다물고 앉아서 놈이 만족할 때까지 다리를 벌리고 있는 것뿐이었으니까.

구멍 안에서 꿈틀거리던 손가락이 3개로 늘어났다. 놈이 괜찮냐고 물어 조금 고개를 끄덕이자 놈의 손가락이 뿌리까지 깊게 박혔다. 전립선을 꾹꾹 누르는 놈 때문에 나도 모르게 놈의 머리카락을 부여잡자 놈이 츄릅거리는 소릴 내며 입술을 오므렸다.

“흐읍….”

“춥, 하아, 우움… 쪽, 쪽, 츕.”

“흐윽, 나, 이제… 아앗.”

뜨겁고 강한 조임에 당장이라도 사정할 것만 같았다. 신호를 보내자 빈틈없이 조이던 입안에서 혀가 꿈틀거리며 움직였다. 쉼 없이 움직이며 귀두 끝은 문지르는 통에 허리를 벌벌 떨며 이불을 세게 당겨 안았다.

그리고… 딩동-. 놈의 입속에 정액을 내보냄과 동시에 갑자기 도어 벨이 울렸다. 내보내는 중이었음에도 반사적으로 몸에 힘을 줘 버렸다. 누구지? 올 사람이 없을 텐데….

이 집에서 벨이 울리는 건 희귀한 경우였다. 대부분이 이웃 주민이나 신문 권유 같은 경우였고, 딱 한 번 손님으로 정신병원 교수가 왔던 게 전부였다. 방문 쪽에 시선을 고정하고 있자 놈은 뭐가 못마땅한지 내 허벅지를 세게 붙잡았다.

“아야….”

계획에 있는 손님이 아닌 건 분명했다. 놈이 혀를 움직이며 계속하자 재촉했으니까. 하지만 곧 다시 딩동- 하고 울리는 벨에 이 짓을 이어 가는 건 쉬운 일이 아니었다. 계속 벨을 무시하는 놈의 머리카락을 살짝 잡아당겼다.

“나가 봐야 하는 거 아니야?”

놈의 눈매가 불만스럽게 구겨졌다. 시발, 그렇게 봐도… 이 상황에 어떻게 계속하란 말이야. 봐. 또 울리잖아.

다리 사이에 얼굴을 처박고 버티던 놈이 결국 마지못해 몸을 일으켰다. 쪽-, 흐르는 정액을 입안 가득 머금은 놈이 나를 마주 보고 앉았다. 그리고 꿀꺽. 놈의 목울대가 크게 움직이며 안에 있던 것들을 한번에 삼켜버렸다.

“올 사람 없어요.”

놈이 입을 열자 정액 비린내가 훅 끼쳐졌다.

“보통 볼일 있는 사람 아니면 몇 번이나 벨을 누르진 않잖아.”

“신문이나 우유 권유겠죠.”

“그래도….”

“신경 쓰지 마요. 우린 하던 거나 계속….”

딩동-. 벌써 4번째. 내 다리를 어루만지던 놈의 움직임이 굳었다. 말이 끝나기도 전 보란 듯이 또 울리는 도어 벨에 놈의 미간이 처참하게 구겨졌다. 잔뜩 날이 선 얼굴로 놈이 벌떡 일어나 방을 나섰다. 입가가 침으로 번들거리고 있었지만, 딱히 닦을 생각은 없는 것 같았다.

쿵! 쾅! 쿵! 쾅! 하던 일을 방해받아 기분이 안 좋은지 놈의 발소리가 신경질적이었다. 문이 열리는 소리가 들리고 안녕하세요- 라는 낯선 목소리가 들려왔다.

“누구시죠.”

“아름다운 교회에서 좋은 말씀 나누러 왔습니다. 시간 좀 내 주시겠어요?”

“됐어요.”

놈의 단호한 목소리. 그리고 현관이 다시 닫히는 도중 탕! 하고 무언가가 문을 붙잡는 소리가 들렸다.

“에이, 그러지 마시고. 예수 믿고 구원받으시면….”

“아 시발, 됐다니까.”

지금 놈이 대답한 거 맞지? 평소와 확연히 다른 말투에 조금 낯선 느낌이 들었다.

사실 저런 식으로 욕을 하거나 짜증을 낸 게 요 근래 들어 처음은 아니었다. 최근 잡상인이 오거나 전화 통화를 하는 중에 놈이 화를 내는 경우가 잦았다. 이유는… 대충 짐작이 갔다.

“시발? 지, 지금 시발이라고 했어요? 허, 아니 내가 뭐 나쁜 짓을 한 것도 아니고, 시간만 조금 내 달라는데 너무하시네.”

“필요 없으니까 꺼져.”

“꺼져어? 사과해요. 사과하시라고!”

“신고해야 꺼질래?”

“뭐라고요?! 사람을 이상하게 만드네! 내가 이상한 사람도 아니고 교회에서 온 건데…!”

놈과 낯선 사람의 목소리가 점점 커지고 있었다. 문을 열어 놓고 저렇게 고래고래 소리를 지르니 복도를 지나던 몇몇 이웃들이 서성거리며 몰리는 것까지 들리고 있었다. 혹시 모를 상황에 조금 긴장이 돼서 널브러져 있던 이불로 살짝 몸을 덮었다.

“씨발, 꺼지라고!! 내 집에서 꺼져!! 중요할 때 방해한 게 누군데, 씨발!!”

쾅!! 현관이 세게 닫혔지만, 밖에서 계속 지옥이 어쩌고, 사탄이 어쩌고 하며 소리치는 목소리가 작게 들려왔다. 그리고 씩씩거리는 놈의 숨소리가 잠시 들리다 사그라졌다.

분노조절 장애, 충동조절 장애. 그리고 그 외에 다른 정신적 증상들…. 식탁 위에 있던 놈의 약병이 완전히 비어 버린 지 꽤 오랜 날이 지났다.

“교회에서 온 사람이었어요. 종교 같은 거 도움도 안 되는데 자꾸 귀찮게…. 난 선유 씨만 있음 돼요.”

방으로 돌아온 놈은 감정이 격해진 적 없다는 듯 해맑은 얼굴을 하고 있었다.

“이제 하던 거 계속해도 되죠?”

덮고 있던 이불을 들치며 놈이 내 다리 사이를 파고들었다. 아까와 다르게 부드러운 손길이 허벅지를 어루만졌다.

내가 뭐라고 물어야 할까. 너 정신병은 괜찮아? 약은 왜 안 먹어? 그런데 내가 물었을 때 놈이 화를 내지 않는다고 장담할 수 있을까? 그나마 놈의 증상이 나를 향하지 않고 있다는 걸 다행이라 여겨야지.

난 놈의 충동적인 ‘장애’을 경험한 적 있었다. 물론 나를 이렇게 납치한 것 자체가 문제지만, 지금보다 훨씬 더 거칠고 강제적이고 강압적인…. 그리고 알고 있었다. 내가 놈에게 순종하는 한은 그 이상행동이 나를 향하지 않는다는 것을. 그러니까 굳이 긁어 부스럼 만들 필요는 없지. 이대로 입 다물고 놈이 원하는 대로만 있어 준다면 나와 놈 사이에 큰 문제는 일어나지 않을 거니까.

다시 성기를 빨아 대던 놈이 자연스레 뒤를 지분거렸다. 쪽 쪽, 음낭을 주무르던 입술이 은근슬쩍 벌어진 구멍 위로 향했다. 잔뜩 주름진 입구를 놈의 혀가 비집으며 벌어진 살들을 쪽- 하고 빨아 당겼다. 뒤를 핥는 느낌은 여전히 익숙하지가 않았다. 몸을 베베 꼬며 슬쩍 놈의 입술을 피하려 했다.

놈은 내 자세를 바로잡는 것 대신 골반을 잡아당기며 허리를 세웠다. 놈이 속옷을 벗는 걸 보니 바로 삽입할 모양이었다. 눈치채지 못한 척 가만히 있으니 놈이 엉덩이를 찰싹 때리며 구멍을 내밀라 했다. 마지못해 몸을 뒤집고 엎드려 양손으로 엉덩이를 잡아 벌렸다.

“예뻐요. 선유 씨 구멍. 촉촉하고 빨갛고… 너무 예뻐.”

침으로 번들거리는 구멍 입구에 놈의 성기가 문질러졌다. 꾹, 꾸욱-. 안쪽을 누르며 천천히 들어차는 느낌에 요도에 남아 있던 정액이 주르륵- 흘러나왔다.

“하아, 예쁜 게 쫄깃하기까지 하네….”

놈이 내 등에 몸을 완전히 붙이고 엎드려 정액이 흘러나온 성기 끝을 매만졌다. 손끝으로 액을 긁어 모은 놈이 그 손을 그대로 내 입에 가져왔다.

“입 벌려요. 이거 선유 씨가 마시려고 나 안 주고 남겨 둔 거잖아.”

“그…! 그런 거 아니….”

“벌려요.”

“…….”

결국은 다 놈이 원하는 대로 될 일이었다. 구역질 나는 비린내에 숨을 멈추고 입을 벌리자 끈적거리는 놈의 손가락이 입안을 잔뜩 헤집었다. 혀를 누르고, 간질이고, 볼을 누르고…. 멈추지 않고 움직이던 손가락이 곧 목구멍 앞까지 깊게 들어왔다. 우욱- 작게 구역질을 했다.

그제야 놈이 입안에서 손가락을 뽑아냈다. 헉헉거리며 입안에 남아 있는 것들을 이불 위로 뱉어 냈다. 동시에 뒤에선 쪽- 쪽-거리며 여러 가지로 지저분해진 손가락을 빠는 소리가 들렸다.

“양치를 안 해서 그런가, 오늘따라 냄새가 더 지독해요. 그래도 선유 씨 냄새라서 좋아.”

수치심에 귓불이 달아올랐다. 놈도 그게 보였는지 눅눅한 손가락으로 내 귀 끝을 가볍게 문질렀다. 그리고 반쯤 박혀 있던 성기를 완전히 끝까지 밀어 넣었다.

“회사를 안 가니까…하아, 느긋하게 선유 씨랑 있을 수 있어서 좋네요.”

“크, 흣.”

“앞으로 3일 남았으니까, 우리 3일 동안 알콩달콩하게 꼭 붙어서 지내요.”

“흐앗, 깊어…!”

“사랑해요. 선유 씨.”

놈은 내 목덜미에 연신 입을 맞추며 연신 사랑한다는 말을 속삭였다.

밥을 먹는 내내 놈의 무릎 위에 앉아 놈의 안쪽에 성기를 품고 있었다. 그리고 내가 너무 싫어한 나머지 한동안 장식만 해 뒀던 백금의 링도 채워졌다. 어쩔 땐 턱이 아플 때까지 놈의 것을 핥기도 했다.

2일 정도는 전신에 정액이 끼얹어진 상태로 씻지도 못한 채 생활했다. 겨우 씻으러 화장실에 들어왔을 땐, 뭐에 흥분했는지 갑자기 뒤에서 덮쳐온 놈 때문에 축축한 바닥에 엎드려 개처럼 박혔다. 아플 정도로 뒷목을 물어 대는 놈 때문에 막판엔 정말 개랑 하고 있다는 착각까지 들 정도였다.

놈은 휴가를 즐긴다는 명목으로 하루가 멀다 하며 평소보다 격한 행위를 요구했다. 약이 떨어지고 내면의 충동이 나온 건지, 그냥 놈의 성향 탓인지는 알 수 없었다. 그저 전부터 변태 새끼라고 생각은 했으니까.

“제대로 잡아요,”

“하지만… 으읏.”

착하다, 선유 씨. 놈은 나를 어르고 달래며 아기 주먹만 한 구슬들을 내 뒤로 밀어 넣는 데 여념이 없었다. 하나도 아니고 3개나 주르륵 달린 구슬 딜도. 격심한 크기 변화에 겁을 먹고 자세를 풀려고 하자, 놈은 묶어 두기 전에 무릎을 제대로 잡아 벌리라며 경고했다.

2개의 구슬을 밀어 넣은 뒤, 놈은 완전히 발기돼 배에 붙은 성기를 가볍게 문질렀다.

“조금만 더…. 됐다! 다 들어갔어요!”

딜도가 완전히 삼켜지자 구멍 입구에 부드러운 것이 느껴졌다. 놈은 내가 적응할 시간도 주지 않고 나를 일으켜 세웠다. 반항 없이 놈에게 이끌려 무릎을 세우자 다리 사이로 털 뭉치가 흘러내렸다.

“역시, 피부가 하야니까 까만 털이 잘 어울리네요.”

무릎 아래까지 늘어질 정도로 긴 꼬리. 잉크를 부은 것처럼 새까만 털은 뭐로 만들었는지, 이상할 정도로 부드럽고 윤기가 흘렀다. 구멍에서부터 시작된 꼬리는 내가 움직이는 대로 흔들렸다. 처음부터 이 몸에서 자란 것만 같이….

뒤를 잔뜩 풀고 넣었음에도 구멍 안에 있는 이물감은 지독할 정도로 크게 느껴졌다. 때문에 제대로 몸을 펴지도 못하고 있는데, 놈이 내 머리 위로 까만 고양이 귀가 달린 머리띠를 씌웠다.

이게 끝이 아니었다. 놈은 거슬리는 구속구까지 풀어내고, 가죽과 털로 만들어진 두툼한 장갑을 양손에 씌웠다. 꼭 고양이 앞발처럼 생긴 장갑은 안에선 주먹을 쥔 채로 손을 펼 수도 움직일 수도 없이 불편했다. 심지어 손바닥 쪽엔 말랑거리는 분홍색의 젤리가… 붙어 있었다.

놈이 이 매니악한 장갑의 끝을 벨트로 조여 잠갔다. 이제 혼자선 벗을 수도 없게 돼 버렸다. 사슬이 달린 구속구는 풀었지만, 모양만 변했지 여전히 묶인 것과 다름없었다.

“이거 안이 너무….”

“쓰읍!”

놈이 갑자기 애완동물을 혼내는 것 같은 소리를 내며 입술 위로 손가락을 가져다 댔다.

“야옹이는 사람 말 못 해요.”

“뭐?”

“쓰읍! 사람 말 모른다니까. 알겠어요?”

무슨 소리를 하는 건지 알 것 같았다. 몇 번이고 지나가는 말투로 선유 씨가 고양이 꼬리를 달면 잘 어울릴 텐데~ 하고 말했던 놈이니까. 그저 그걸 정말로 실행에 옮길 줄은, 게다가 이렇게 본격적으로 물건을 준비할 줄도 몰랐던 지라 조금 당황했을 뿐이다.

새롭게 구속된 손이 영 불편해 버둥거리자 놈이 소리 없이 입모양으로 ‘야- 옹-’이라 말했다.

“야옹?”

아무 생각 없이 놈을 따라 했을 뿐인데 놈이 박수까지 치며 기뻐했다. 그리고 내 머리를 가볍게 쓰다듬으며 웃었다.

“착하다, 우리 야옹이. 한 번 더 울어 볼래요?”

“야… 야옹.”

고양이 울음소리와 비슷하기는커녕 색기 없이 건조하기만 한 말투였지만, 놈은 그래도 좋다고 계속해서 울음소리를 부추겼다.

억양 없이 야와 옹이라는 단음을 반복하는 일은 그다지 어려운 일도 아니었다. 다만 하기 싫을 뿐이었지. 언제까지- 라는 짜증이 일 때쯤 놈은 만족스러운 듯 머리를 쓰다듬던 손을 거뒀다.

“예쁜 소리 냈으니까, 상으로 이걸 줄게요.”

“무슨?!”

“어라, 고양이 소리를 내가 잘못 들었나? 꼭 사람 말처럼 들리잖아.”

“컥!”

딸랑. 작은 방울이 달린 붉은 개 목줄이 내 목에 감겼다. 거부감에 입을 열자 놈이 가차 없이 목줄과 연결된 긴 가죽끈을 세게 잡아당겼다. 순간적으로 목이 세게 조이며 부은 자국을 남겼다. 아파, 아프잖아! 소리를 지르려다 또 잡아당길까, 목을 부여잡고 놈에게 눈을 치켜떴다. 그 반항적인 시선에 놈은 기쁜 듯 웃었다.

“역시, 고양이에요. 선유 씨는.”

놈은 다정하게 머리를 쓰다듬으면서도 한 손에 쥔 끈을 놓지 않았다. 놈은 목줄을 살살 잡아당기며 날 완전히 침대 아래로 일으켜 세웠다.

“흐읏!”

“자, 그럼. 엉덩이 흔들어 봐요.”

목에 붙은 방울이 작은 소리로 딸랑거렸다. 부끄러움은 둘째 치고, 뱃속 가득한 이물감에 제대로 서지도 못할 지경이었다. 조금만 움직여도 묵직한 딜도가 잔뜩 달아오른 전립선을 꾹 누르며 전신을 움츠리게 만들고 있었다. 어쩌지도 못하고 침대 모서리를 짚은 채 엉거주춤 엎드렸다. 흘러내린 꼬리가 무릎을 간질였다.

“커억!”

“흔들어 보라니까.”

이젠 참을성마저 없어진 건지, 놈은 다시 조급하게 목줄을 당겼다. 조였던 목이 쓰라려 문지르고 싶었지만, 이 솜뭉치 같은 장갑을 끼고선 무리였다. 허우적거리며 장갑째로 목줄을 붙잡고 이를 꽉 깨물었다. 젠장. 마음 같아선 욕을 한바탕 쏟아 주고 싶은데…!

어쩔 수 없었다. 내겐 애초에 선택권이 없었으니까. 붙잡고 있는 시트를 엉망으로 구기며 마지못해 엉덩이를 아주 조금 움직였다.

“더 세게요.”

“아흑!”

보다 못한 놈이 내 골반을 잡고 “이 정도는 흔들어야죠.”라며 좌우로 움직였다. 딜도가 안쪽을 강하게 누르며 움직였다. 금방이라도 사정할 것 같은 느낌과 동시에 다리에 힘이 풀려 자세가 무너지자 놈이 다시 목줄을 붙잡고 일으켜 세웠다.

“제대로 해 봐요.”

발가락에 있는 힘껏 힘을 줬다. 그렇지 않으면 다시 바닥에 주저앉아서… 쪽팔리게 앞을 만지지도 않고 싸 버릴 것만 같았다. 그것까지 해 버린다면 놈에게 어떤 수모를 당할지…. 자꾸만 흔들리는 목줄에 방울이 쉼 없이 딸랑거리며 울었다.

딜도의 존재가 더 강하게 느껴졌기에 숨도 크게 쉴 수가 없었다. 흡…. 호흡을 짧게 끊으며 눈을 질끈 감은 채 엉덩이를 흔들었다.

“더 세게.”

“크흡!”

“얼른요.”

놈은 목줄을 붙들고 내 몸을 돌려세웠다. 붙잡을 것이 없어지니 꼭 뭐 마려운 사람마냥 요상한 자세로 서 있을 수밖에 없었다. 계속 흔들어 봐요. 놈은 웃으며 말했다. 배를 감싸 안으며 추하게 엉덩이를 쭉 내민 채 인상을 쓰고 꼬리를 흔들었다. 부드러운 꼬리가 허벅지를 한 바퀴 감으며 미끄러졌다.

“푸핫!”

놈이 돌연 입을 틀어막고 웃었다. 시키는 대로 했을 뿐인데…. 웃는 이유를 몰라 어리둥절하게 놈을 바라보자, 놈이 연신 큭큭거리며 한 번 더 흔들어 보라 말했다. 왠지 놀림 받는 기분이라 하고 싶지 않았지만, 또 목줄을 움켜쥐는 통에 어쩔 수 없이 몸을 움직였다.

“하하! 엉덩이만 흔들랬더니, 누가 자지까지 흔들래요?”

그 말에 화들짝 놀라 다리 사이를 내려다봤다. 놈의 말대로 성기가 꼬리와 반대 방향으로 흔들리며 쿠퍼액을 찔끔거리고 있었다. 꽉 찬 뱃속을 신경 쓰느라 앞이 천박하게 흔들리고 있다는 것도 인지를 못 하고 있었다.

놈이 그걸 지적하며 웃음을 터트리자 참을 수 없이 전신이 달아올랐다. 심지어 한껏 발기된 상태라 그게 날 더 수치스럽게 만들었다. 뒤늦게 뭉툭한 장갑으로 성기를 가리자 놈이 아쉬운 듯 탄식했다.

“이것도 핸드폰으로 찍어 뒀어야 했는데…. 그래도 감시 카메라엔 남아서 다행이에요.”

놈이 벽에 달린 카메라들을 힐끔거렸다. 그놈의 영상. 내가 죽기 전에 놈의 핸드폰은 꼭 없애 버려야 할 텐데.

여전히 수치스러운 기분에 앞을 가리고 시선을 떨어뜨리고 있는데, 갑자기 목줄이 앞쪽으로 확 당겨졌다. 순식간에 가까워진 놈의 혀가 내 콧등을 핥는다.

“정말… 365일 내내 발정기라 큰일이야. 우리 야옹이는…. 내가 달아 준 꼬리는 하난데 욕심이 많아서 2개나 흔드네?”

“흐으윽!”

“그럼 좀 진정할 겸 산책이나 할까요?”

놈이 목줄을 짧게 고쳐 잡으며 끈을 아래로 잡아끌었다. 힘을 이기지 못하고 넘어지듯 바닥을 짚자 구슬들이 구멍 안에서 요동쳤다. ‘산책’이라는 단어를 듣자마자 순간 그 상태로 굳어 버렸다. 산책? 설마 이 상태로 밖에 나간다는 건 아니겠지. 밖에 나가는 건 좋긴 하지만, 그래도 이 상태는….

“산책이라니? 밖으로…?”

“쓰읍!”

“큭!!”

“왜 자꾸 사람 말을 할까. 진짜 혼나고 싶어?”

“야, 야옹….”

놈은 한 번 더 내게 경고하며 손에 쥔 끈을 길게 늘어트리고 방문을 활짝 열었다.

“우리 야옹이는 집고양이라 바깥 산책은 못 하잖아요. 거실도 충분히 넓으니까 산책할 수 있을 거예요.”

친절하게도 분홍 발바닥은 미끄럼 방지 기능까지 있었다. 하지만 그 세심함에 감탄하기도 전, 놈이 목줄을 잡아끄는 통에 반쯤 끌려가듯 하며 방문 앞에 엎드렸다. 쓰라린 목덜미를 어쩌지도 못하고 무릎으로 기며 놈의 속도에 맞추려 애를 썼다. 자존심은 상했지만 딜도 때문에 어쩔 방도가 없었다.

“빨리 와요.”

시발, 그럼 네가 해 보든가! 조금만 움직여도 안쪽이 꽉꽉 눌리는데 나더러 어쩌란 말이야! 속으로는 천불이 터지는데 끌려가는 몸뚱이가 너무 힘겨워, 불평 대신 낑낑거리는 신음만 흘러나왔다. 한참이 걸려 겨우 놈의 발등을 꾹 누르니 그제야 팽팽하던 목줄이 느슨해졌다.

“자, 일단… 주방까지 가 볼까요?”

헉헉거리며 불시에 마주친 두 눈이 초승달처럼 접혔다. 한 발 앞선 놈이 가볍게 목줄을 흔들었다. 버텨 보려 했지만, 놈의 손등에 힘줄이 올라오는 걸 보고 움직일 수밖에 없었다.

한 발, 한 발…. 허벅지가 앞을 향해 스칠 때마다 구멍이 비틀리며 구슬을 강하게 조였다. 그와 상반되게 부드러운 꼬리는 계속해서 허벅지 뒤를 쓸어내리며 내 기분을 달래듯 흔들렸다. 최대한 천천히, 안쪽에 있는 것을 의식하지 않으려 했지만, 기다리다 지친 놈이 가끔 목줄을 잡아당길 때면 노력이 무색하게 몸을 떨 수밖에 없었다.

그렇게 한참을 기어 이 집에 온 지 처음으로 주방에 들어왔다. 비록 싱크대 앞에서 도착하자마자 몸을 돌려 나오게 됐지만 말이다. 식탁에서 보는 것보다 넓네. 다시 방문 앞으로 돌아왔을 땐, 왠지 모르게 조금 땀이 나고 있었다.

“이제 거실을 한 바퀴 돌아봐요.”

끝났다고 생각했는데, 거실을 돌자는 놈의 말에 순간 짜증이 확 솟구쳤다.

“산책하기 싫어요? 아참, 우리 야옹이는 산책보다는 자지랑 노는 걸 더 좋아하지?”

“그런, 윽!!”

“뭐라고?”

말이 끝나기도 전에 먼저 목줄이 위로 당겨지며 목을 졸랐다. 딸랑! 목구멍이 뭉개지는 느낌에 허둥거리며 바닥을 짚던 손을 들어 올렸지만, 놈의 바짓가랑이를 문지르는 것 말고는 할 수 있는 게 없었다.

“이상하네. 왜 자꾸 사람 말이 들리지. 내 귀가 잘못됐나?”

“컥, 커윽!”

“분명 또 그러면 혼난다 그런 거 같은데….”

“켁! 자, 잠까, 컥!”

“아, 혹시 혼나고 싶어서 일부러 그러는 거예요?”

“크흣!”

이번엔 줄이 아래로 당겨졌다. 순식간에 바닥과 가까워진 시야에 팔에 힘을 주고 버텼지만, 아예 고리를 붙잡고 내리누르는 놈을 이길 수 없었다. 숨통은 트여도 바닥에 닿은 얼굴과 목덜미가 쓰렸다.

“엉덩이 하나는 기가 막히게 잘 흔들어. 야해 빠져서….”

놈의 힘에 반발하며 발버둥 치니 솟아 있는 엉덩이 사이로 꼬리가 흔들릴 수밖에 없었다. 놈은 내가 일부러 흔든다 비꼬며 우악스레 꼬리를 휘어잡았다.

“이렇게 혼나고 싶었어요?”

“흐아아아!”

놈이 꼬리를 반쯤 잡아당겼다. 입구에 걸려 있던 구슬의 굴곡이 뱃속을 꿀렁거리며 빠져나갔다. 허리가 꼿꼿하게 서며 아직 안쪽에 남은 구슬을 꽉 조였다.

“그리고 이렇게?”

“크으읏!”

놈이 꼬리의 연결부를 붙잡고 구슬을 다시 안쪽으로 밀어 넣었다. 얼마나 힘껏 밀었는지 놈의 엄지와 꼬리 털의 일부까지 구멍 안으로 들어온 게 느껴졌다. 전립선이 아플 정도로 비벼지는 감각에 버티지 못하고 몸을 웅크리며 까만 장갑 위로 얼굴을 비볐다. 사타구니가 욱신거리며 저려 오고 있었다.

“근데 이건 혼나는 게 아니잖아요. 혼나는데 좋아 죽겠다고 물을 질질 싸는 고양이가 어디 있어.”

놈의 손이 다리 사이를 파고들어 어느새 축축해진 성기를 꽉 틀어쥐었다. 보지 않아도 이미 반쯤 흘러나온 정액 때문에 다리 사이는 물론 바닥까지 젖었단 걸 느낄 수 있었다.

놈의 손이 부드럽게 귀두를 문질렀다. 그리고 엄지와 검지로 작은 고리를 만들어 성기의 뿌리부터 귀두 아래까지 살덩이를 조이듯 훑었다. 흐으읍! 금방이라도 사정할 것 같은 감각에 장갑을 힘껏 깨물며 신음을 참았다. 하, 쌀 것 같아….

하지만 순식간에 아플 정도로 성기를 움켜쥔 놈 때문에 사정은커녕 그 기분을 유지하는 것조차 불가능했다.

“아아악!”

“아파요?”

“아프, 아악! 놔! 놔!!”

“이제 좀 혼나는 것 같네요.”

“제발!! 내, 내가 잘못했어!”

성기가 떨어져 나갈 것처럼 아팠다. 너무 아파서 나도 모르게 잘못했다는 말이 튀어나왔다. 하지만 놈은 뭐가 마음에 안 드는지 뿌리와 음낭을 동시에 조인상태로 내 성기를 배려 없이 잡아 흔들었다.

“아아악! 제바아알!!”

“반성하는 것 같지가 않은데….”

식은땀이 주르륵 흘렀다. 시발, 너도 남자면서 이건 너무하잖아! 내가 뭘 어떻게 해야 하는…! 아.

“크, 흑! 야옹!”

비명을 지르듯 야옹! 이라고 하자 흔들거리던 손이 멈췄다. 그래도 여전히 아래가 떨어져 나갈 것 같은 건 변화가 없었기에 다급하게 몇 번이고 이 빌어먹을 고양이 소리를 반복했다.

“야옹! 야옹! 야옹!”

“그래요. 그렇게 하는 거예요. 잘하네, 우리 야옹이.”

“흐으윽!”

손아귀의 힘이 풀리자마자 피가 도는 느낌에 아래가 찌릿거렸다. 울상을 하고 장갑으로 아래를 문지르자 놈이 내 머리를 쓰다듬으며 웃었다.

“이번이 마지막이에요. 다음에 또 이러면 피가 안 통할 때까지 고무줄로 묶어 둘 거야. 어차피 이제 제대로 된 꼬리도 생겼는데, 이건 필요 없잖아요?”

“싫….”

“응?”

“야, 야옹….”

놈은 내 성기를 가리키며 쓸모없는 물건이라 말했다. 우리 야옹이는 이제 뒤에 달린 꼬리나 잘 흔들면 돼요. 순간 또 싫다고 소리를 치려다 놈과 눈이 마주치는 바람에 시선을 돌리며 소심하게 야옹, 하고 중얼거렸다. 다시 놈이 머리를 쓰다듬으며 착하다, 착해. 하고 웃었다.

“쓰지도 못할 자지지만, 계속 달고 있고 싶으면 움직여요. 아직 산책 중이잖아요.”

놈이 다시 목줄을 잡고 흔들자 방울이 흔들리며 딸랑, 딸랑, 서럽게도 울어 댔다.

다시 한 걸음, 또 한 걸음. 다리 사이는 축축했고, 구멍은 찌릿거리고, 성기는 아플 정도로 저렸다. 잠시 멈추려면 놈이 끈을 잡아당기는 통에 목덜미도 점점 더 심하게 따끔거리고 있었다. 반대로 재촉에 어쩔 수 없이 무릎으로 기면, 꼬리가 다리 뒤쪽을 간질이며 구슬들이 구멍 안쪽을 여기저기 찔러 댔다.

끙끙거리며 놈을 따라 소파 근처까지 가자 금방 지치고 말았다. 장갑 안은 물론이고 이마에도 송골송골 맺힌 땀이 느껴졌다. 방에 있을 때보다 한참 높아진 체온에 입으로 나오는 숨이 덥기만 했다.

“하….”

“왜 그래요?”

“…야옹.”

끈적거리는 몸이 불쾌하기도 하고, 슬슬 무릎도 아프고, 손목도 아프고…. 여기저기 안 아픈 곳이 없네. 더 이상 못 움직이겠다고 고개를 흔들며 힘없이 야옹, 야옹 울어 대자 놈이 소파에 걸터앉으며 목줄을 고쳐 잡았다.

“힘들어요?”

“야옹.”

“그럼 조금 쉴까요.”

놈의 허락에 소파에 몸을 기대 엎드리며 한숨을 몰아쉬었다. 꼬리 때문에 제대로 앉을 수는 없었지만, 그래도 계속 움직이지 않는다는 것에 안도를 느꼈다. 살짝 맺힌 땀을 장갑으로 문지르는데 놈이 소파 위를 두어 번 팡팡 두드린다.

“올라와요.”

아냐, 나는 그냥 바닥에 있어도….

“위로. 올라와요.”

일부러 힘을 주며 끊어 말했다. 웃으며 목줄을 꽉 쥐는 걸 보니 금방이라도 잡아당길 것만 같았다. 오, 올라가면 되잖아…. 마지못해 무릎을 세우고 일어났다. 그런데… 이 소파가 이렇게 높았었나? 양발로 일어서면 놈한테 또 아래를 붙잡혀 혼날 것 같았고, 그렇다고 기어 올라가자니 딜도가….

“얼른.”

놈의 아귀힘이 점점 강해지는 게 눈으로 보일 정도였다. 주저하다간 또 어디까지 질질 끌려갈지 모른다는 생각에 장갑으로 소파를 딛고 한쪽 다리를 들어 올렸다.

“흐윽!”

다리를 아직 다 올리지도 않았는데 딜도가 한쪽 내벽을 짓눌렀다. 뱃속이 밀리는 섬뜩함에 덜덜 떨며 움직임을 멈추니 놈이 돌돌 틀어쥔 목줄로 내 볼을 쿡쿡 찔렀다.

“쉬고 싶다면서. 얼른 올라가요.”

불을 켜지 않아 어두운 상황에서도 활짝 웃는 놈의 얼굴은 섬뜩할 정도로 선명하게 보였다. 반쯤 올라간 다리가 벌벌 떨려 왔다. 계속해서 볼을 찌르는 놈의 시선을 피하며 흐트러지는 숨을 꾹 참았다. 으읏! 상체를 완전히 엎드리고 소파 위로 기어 올라갔다. 하지만 반도 올라오지 못하고, 지끈거리는 사타구니 때문에 다시 주르륵 흘러 바닥에 주저앉고 말았다. 이제 전립선이 눌리고 있는지 방광이 눌리고 있는지 모를 지경으로 뱃속이 아려 오고 있었다.

“고개 들어요.”

“흐으….”

“응? 야옹아. 고개 들어 봐요.”

“흡… 야옹….”

엎드린 상태로 벌벌 떠는 내 옆으로 놈이 내려와 앉는다. 고개 들어 봐요. 다정하게 속삭이며 놈의 손이 꼬리를 가볍게 어루만졌다.

“야옹… 야옹, 야옹.”

못 하겠어. 진짜 못 하겠어. 힘들단 말이야. 평소보다 지독하게 구는 놈 때문에 조금 짜증이 나기도 하고, 그리고 몸이 안 아픈 곳이 없어서 의도하지 않게 투정 부리는 소리가 흘러나왔다. 마침 앞에 놈의 옷자락이 보이기에 땀도 닦을 겸, 그리고 놈에게 제발 그만해 달라 애원하는 겸 이마를 비볐다.

“야오옹.”

“하, 귀엽게 굴기는…. 그 정도로 힘들어요?”

“야옹.”

“나빠요, 야옹이. 가뜩이나 나 맘 약한 거 알면서…. 이럴 거예요?”

“야옹.”

입이 헤벌쭉 벌어진 놈이 진짜 고양이를 쓰다듬듯 내 턱을 살살 긁었다. 뭔가 간지러운 느낌에 슬쩍 고개를 피하자 놈도 집요하게 굴 생각은 없었는지 손을 거두며 말했다.

“어쩔 수 없네, 정말…. 알겠어요, 내가 도와줘야지 뭐.”

“야옹, 야옹!! 하으윽!!”

도와주겠다던 놈은 갑자기 나를 번쩍 안아 올렸다. 갑자기 접힌 몸에 딜도가 예상도 못 한 곳을 찌르며 움직였고, 그 순간을 못 이기고 놈의 옷에 성대하게 정액을 뿌리고 말았다. 놈은 약간 어이없는 얼굴로 나를 내려다봤다.

“허? 이게 뭐라고 질질 싸고 그래요.”

어쩌다 안이 눌리는 바람에 내 의지와 상관없이 생리적으로 정액이 흘러나왔을 뿐이다. 그런데도 놈은 계속 내가 질질 싼다 비꼬기만 했다. 사람이 사람 말 한다고 아프게 하질 않나, 이렇게 무식한 걸 쑤셔 넣어 놓고 제대로 못 움직인다고 목을 조르질 않나…. 내 몸인데 내 맘대로 되는 게 하나도 없다는 생각에 조금 서러워졌다.

놈이 훌쩍거리는 나를 품에 안고 소파에 엉덩이를 붙였다. 한 방울의 눈물이 속눈썹에 대롱대롱 매달려 놈의 손으로 떨어졌다. 놈이 그 눈물을 혀로 핥은 뒤, 내 다리 사이로 삐져나온 꼬리를 확 잡아당겼다.

“흐아앗! 야옹!”

구슬이 빠지진 않았지만, 강하게 안쪽을 치는 움직임에 요도에 남아 있던 정액들이 꿀렁거리며 성기를 타고 흘렀다.

“아무리 발정기여도 그렇지… 잘도 싸 대네요. 여길 좀 막아 버리면 덜 새려나….”

놈은 그렇게 말하며 젖은 손끝으로 요도구를 문질렀다. 혼잣말을 하듯 작은 목소리였지만 선명하게 들렸다. 막아 버린다고…. 이 새끼는 하고자 하면 정말 할 새끼였다. 시발, 아까는 고자로 만든다 하질 않나, 이번엔 막아 버린다고. 내 다리 사이에 달린 게 마음에 안 들면, 그냥 아무것도 안 달린 다른 사람을 찾아보란 말이야! 자꾸 무서운 소리 하지 말고!

“흐읍…. 야, 야옹… 야옹, 야오옹… 흐윽, 야옹….”

“… 농담이에요. 설마 내가 정말 할까 봐 그래요?”

놈이 배시시 웃으며 엄지로 내 눈물을 닦아 냈다. 덤으로 정액까지 싹 닦아 낸 놈이 그걸 또 제 입으로 가져가 쪽쪽 빨아 먹는다.

“걱정 마요. 나 요도플 안 좋아해요. 하고 나면 너무 아프기도 하고…. 여기는 다치면 어쩔 수 없이 병원 가야 하는데, 우리 야옹이는 병원도 못 가잖아요.”

하고 나면 아파? 마치 해 본 적 있는 것같이 말하네. 하긴, 이 정도로 변태면 한번쯤은 해 봤을지도 모르지.

놈은 그 상태로 아주 잠깐 동안 쉬게 해 준 뒤, 거실을 완전히 돌 때까지 목줄을 붙잡고 함께 걸었다. 몇 번이나 헉헉거리며 기는 걸 멈췄지만 그때마다 무섭게 흔들리는 줄 때문에 조급하게 몸을 움직일 수밖에 없었다.

방으로 돌아 올 즈음엔 장갑 안이 이미 땀이 가득 차 그 불쾌함을 말로 표현하기 어려울 정도였다. 정액 탓도 있겠지만 뒤에 발라둔 젤이 센 건지 허벅지도 과하게 축축했고, 때문에 꼬리도 점점 눅눅해져 갔다. 나중엔 그 부드럽던 털 뭉치가 철썩, 하고 피부에 붙었으니 말다했지.

바짝 돌려 잡은 목줄은 침대 앞에 와서야 여유를 보였다. 여전히 꼬리가 박힌 아래를 어쩌지 못해 엉성한 자세로 침대에 얼굴을 부비고 있는데, 뒤에서 부산스러운 소리가 들려왔다. 얼굴을 잔뜩 일그러트린 상태로 힐끔 고개를 들자 놈이 나를 빤히 바라보며 추리닝 바지를 벗어 내리고 있었다.

“산책하느라 힘들었죠?”

놈이 상냥하게 웃으며 앞부분이 살짝 젖은 속옷을 문질렀다. 밴드를 잡아 내리자 단단하게 발기된 성기가 징그러운 몰골로 튀어나왔다. 히익. 평소보다 심하게 돋은 핏줄에 나도 모르게 뒷걸음질을 쳤다. 발목에 걸린 속옷을 벗어 던진 놈이 제 물건을 문지르며 천천히 내게 다가왔다.

“고생했으니까, 목 좀 축여요.”

순식간에 코앞으로 내밀어진 놈의 성기에서 사내의 냄새가 훅 끼쳐 왔다. 놈의 성기와 닿고 싶지 않아 고개를 젖히려다 실수로 꼬리를 건드리는 바람에 몸이 크게 움찔거렸다. 덕분에 코끝과 성기의 끝이 닿으며 투명한 액이 끈적하게 늘어났다.

“으악!”

“그렇게 좋아요? 밝히긴.”

“흐으읍!”

“야옹이가 제일 좋아하는 우유잖아. 아~ 해 봐요.”

곧 세게 당겨진 목줄에 입을 벌릴 수밖에 없었다. 그 꼴을 차마 보기 싫어 눈을 감았지만, 시각이 차단된 탓인지 이상하게 오늘따라 놈의 체취가 지독하게 느껴졌다. 게다가 너무 비리고…. 으윽.

“이 세우지 마요.”

“으욱.”

“으응, 좋아… 끝에, 혀로 문질러 줘요. 그래야 우유가 빨리 나올걸?”

어차피 하게 될 일이라면 빨리 끝내는 게 더 낫겠지. 미간을 좁히고 혀를 세워 놈의 것을 할짝이니 놈의 숨소리가 거칠어지는 게 들렸다. 고양이 꼬리를 들고 방에 들어올 때부터 이미 놈의 바지 위로 텐트가 쳐져 있던 상태였다. 얼마 가지 않아 사정하겠지.

예상대로 몇 번 핥지도 않았는데 흥분한 놈이 내 뒤통수를 붙잡고 허리를 흔들기 시작했다.

“헉, 헉! 뜨거워, 내 야옹이 입 속… 하악!”

“큽, 컥!”

목젖을 콱콱 찌르는 놈의 성기는 금방이라도 목구멍을 뚫고 들어올 것만 같았다. 고통으로 인한 생리적인 눈물이 눈꼬리를 타고 주르륵 흘렀다. 이건 몇 번을 해도 아프고 역겨운 짓이야.

“입, 입 벌려요, 쌀 테니까, 지금 야옹이 입안에 싸 줄 테니까, 하, 후우윽!”

“커억!”

“삼키지 마요, 그대로 물고 있어, 하으…!”

한 손은 제 성기를 잡아 흔들고, 한 손은 내 입안에 집어넣어 입을 다물지 못하게 활짝 벌렸다. 꺾인 얼굴 위로 순식간의 뜨거운 정액이 흩뿌려진다. 냄새나고 뜨겁고 축축한…. 눈두덩이 위까지 튀긴 정액에 놀라 몸을 파르르 떨었다.

사정을 끝낸 놈이 귀두 끝으로 얼굴에 튄 정액을 긁어 입안으로 흘려 넣었다. 우욱. 반사적으로 나온 구역질에 입안에 있는 것을 다 뱉으려 했지만, 놈이 턱을 붙잡는 통에 그대로 물고 있어야 했다.

“안 삼켰죠?”

사정의 여운으로 성기를 주물럭거리던 손이 정액을 확인하겠다며 입을 잡아 벌린다. 놈이 삼키라고 해도 쉽게 삼킬 수가 없어 입에 머금고 있을 뿐이지만, 놈은 착하다며 젖은 손으로 내 머리를 쓰다듬었다.

“어렵게 받은 우유인데 음미하면서 마셔야죠.”

또 무슨 이상한 짓을 하려고….

“혀로 저어 봐요. 이렇게.”

이렇게- 라고 말하며 놈은 제 손가락으로 내 입안을 휘저었다. 키스를 할 때처럼 내 혀를 뱅글뱅글 돌리던 손가락은 곧 입천장와 혀바닥 위를 가볍게 긁었다. 역겨워 미치겠지만 놈의 손가락이 혀를 긁을 땐, 간지러운 느낌이 들어서 나도 모르게 혀를 흔들었다. 옳지! 잘한다! 그걸 본 놈이 좋다며 칭찬했다. 이딴 칭찬 들어서 기쁘지도 않거든?

점점 크게 움직이는 손가락에 입안에서 끈적거리는 점액질의 소리가 커져갔다. 휘적휘적, 쉬지 않는 손가락 때문에 침과 정액이 섞여 더 끈적이고 불쾌한 느낌의 액체가 입안 가득 고였다. 숨기지도 못하고 점점 구겨지는 미간에 놈이 킥킥거리며 즐거워했다.

“좋아요. 이제 삼켜도 돼요.”

차마 입이 안 다물어져…. 비위 상해. 어떡하지….

“편식하지 말고.”

“크흡!”

방심하고 있던 찰나에 놈이 목줄을 잡아당겼다. 움찔! 하며 역겨운 액들이 반쯤 목으로 넘어갔다.

“으, 우웩!!”

나도 모르게 헛구역질을 하며 입안에 남아 있던 걸 바닥에 뱉어 내 버렸다. 주르륵 흘러나와 허벅지와 바닥을 적시는 액체에 놈이 아… 하고 탄식했다. 참으려고 했는데, 그랬는데… 너무… 역겹… 우욱.

놈의 얼굴이 굳어 있었다. 눈을 마주치지도 못하고 급하게 고개를 숙이자 바닥을 더럽히고 있는 탁한 액체가 심장을 쪼그라들게 만들었다. 고양이 발 속에 숨어 있는 꽉 쥔 손이 덜덜 떨렸다.

어쩌지. 뱉었다고 화를 내면 어쩌지. 다시 먹으라고 하면… 삼킬 때까지 핥으라고 하면… 어쩌지. 이번엔 정말 토할지도 몰라. 못 해. 무서워. 나 어떡하지….

“하아….”

낮은 한숨에 등골이 서늘해졌다. 뭐라도 해야 해. 뭐라도. 놈이 화내기 전에 뭐라도….

“야, 야오옹.”

숨기려 해도 이미 비굴하게 우는 목소리가 떨리고 있었다. 야옹, 야옹. 몇 번이나 색기 없는 소리를 중얼거리며 놈의 발치로 기어갔다. 어느새 눅눅해진 장갑으로 놈의 허벅지를 꾹 눌렀다.

“야옹.”

액을 흘리며 빳빳하게 서 있는 놈의 성기에 입을 맞췄다. 꿈틀. 입술이 포개짐과 동시에 놈의 물건이 움찔거렸다. 쪽, 쪽, 쪽. 입술을 가볍게 문지르며 뿌리 쪽으로 내려왔다. 그리고 그 아래… 징그러울 정도로 검붉게 늘어진 놈의 음낭을 가볍게 혀로 핥아 올렸다. 다시 움찔. 놈의 허벅지가 조여지는 게 느껴졌다.

“야옹, 야옹….”

덜덜 떨리는 입술을 열고 혀를 길게 내밀어 놈의 음낭을 감싸듯 물었다. 흣…! 놈의 성기 끝에서 방울진 정액이 이마 위로 떨어졌다. 쪽. 입술을 모아 한쪽 음낭을 살짝 당겼다 놓자 늘어진 살들이 흔들리며 덩달아 성기까지 위아래로 움직였다.

“하,”

“야…옹?”

놈이 웃었다. 물론 어이없다는 듯 한쪽 입꼬리만 당긴 비웃음이었지만. 놈은 계속해 보라는 듯 제 성기로 내 얼굴을 툭툭 치며 삐뚜름한 표정으로 나를 내려다봤다. 끈적하게 늘어진 액이 볼과 살기둥 사이에 얇은 실을 만들었다 사라졌다.

여기서 뭘 더… 라고 고민해 봤자 이제는 남은 방법이 없었다. 어차피 놈의 목적은 내 엉덩이를 붙잡고 허리를 흔드는 거니까, 더 이상한 짓을 시키기 전에 빨리 놈의 목적을 이뤄 주는 게 내게는 더 유리할 터였다.

딸랑. 놈의 눈치를 살피며 반대로 몸을 돌렸다. 그리고 무릎을 세운 상태로 상체를 납작 숙여 놈에게 잘 보이도록 엉덩이를 내밀었다.

“야오옹, 야옹.”

수치심에 귀가 불타는 것처럼 뜨거워졌다. 하지만 놈이 아무 반응을 보이지 않자 조급한 마음이 앞서 슬쩍 엉덩이를 흔들었다. 축축한 꼬리가 허벅지를 쓸어내리며 불쾌한 느낌을 남겼다.

“야옹… 야아옹… 흐읏!”

장갑에 얼굴을 묻은 상태로 아랫배에 힘을 줬다. 여태 뒤를 메우고 있던 딜도를 내보낼 요령이었다. 몇 번이나 구멍 안에 넣은 물건을 내 힘으로 밀어내는 걸 즐겨 시키던 놈이었다. 그러니 이번에도 분명 좋아할… 흣, 근데 너무 커서….

“흡, 흐아… 야아… 옹…!”

아무리 힘을 줘도 꼬리가 들썩거릴 뿐, 안을 꽉 채우고 있는 큼지막한 구슬은 나갈 기미조차 보이질 않았다. 덜컥 겁이 났다. 이런 짓을 너무 해서 뒤가 망가진 건 아닐까. 다시 힘을 줬지만 구멍의 입구가 볼록거리며 움직이는 게 전부였다. 아무래도 괄약근의 근육이 너무 늘어져 힘을 못 쓰는 것 같았다.

당황한 나머지 장갑을 꼈단 것도 잊고 급하게 양손을 다리 사이로 내밀어 꼬리를 붙잡았다. 둔해진 손으로 몇 번의 시도 끝의 꼬리의 끝을 붙잡고 분홍빛의 말캉거리는 발바닥으로 눌러 쥔 것을 잡아당겼다.

“흐으응!”

허리가 절로 둥글게 휘었다. 아래로 당겨진 꼬리에 안쪽에 있는 딜도가 내벽을 세게 누르며 굴렀다. 심지어 축축한 털 뭉치는 몇 번 당기지도 못하고 허무하게 손바닥 사이를 빠져나갔다.

다시 다리 사이로 손을 휘저었다. 길게 늘어진 꼬리를 잡으려 검은 앞발을 휘두르는 꼴에 정말 고양이가 된 것만 같아 기분이 이상했다. 그보다 빠지지 않는 이 망할 딜도가 더 문제였지만.

“흐으읏, 야옹- 야아옹…! 흑, 야옹!”

몇 번이나 다시 시도했지만 단 하나의 구슬도 자력으로 빼낼 수가 없었다. 이러다 계속 못 빼면 어쩌지. 겁을 먹고 커진 목소리에 보다 못한 놈이 우악스럽게 꼬리와 딜도가 맞닿는 부분을 움켜쥐었다.

“하, 뭐 하는 거야, 지금.”

“야옹, 야오옹, 야옹…!”

빼 줘, 빼 줘, 제발. 이제 됐잖아. 혼자는 못 해. 무서워, 이제 그만 빼 줘.

“혼자 쫄아서 쪽쪽거리더니… 누가 허락도 없이 꼬리 빼라고 했어요?”

“야오옹, 흐앗! 냐아앙!!”

놈은 꼬리까지 밀어 넣을 기세로 붙잡고 있던 끝부분을 콱! 밀어 눌렀다. 갑작스런 압박에 의지와 상관없는 천박한 목소리가 터져 나왔다. “방금 목소리 좀 꼴렸어요….” 놈이 제 사타구니를 흔들며 중얼거렸다.

“야옹아.”

“야오오옹….”

“뭘 잘못한 건진 아는 거죠?”

“야옹…, 야옹. 흡….”

“기껏 준 우유를 반이나 토하고….”

“흐아앗!!”

이번엔 반대로 꼬리를 잡아 빼내듯 세게 당겼다. 순식간에 반쯤 뽑힌 구슬이 제일 굵은 부분을 구멍 입구에 살짝 걸쳤다가 다시 안쪽으로 미끄러져 삼켜졌다. 반사적으로 꽉 조여진 입구를 놈이 손가락을 세워 문질렀다.

“하여튼 음란해서…, 아랫입으로 먹고 싶어서 그랬죠?”

“야, 옹…?”

“윗입보다는 아랫입에 야옹이가 좋아하는 밀크를 꽉꽉 채워 주길 원해서 이러는 거잖아요. 응? 맞지?”

의도와는 전혀 달랐지만…. 어쨌든 놈은 내가 입에 물고 있던 것을 뱉었다고 화를 내는 것보다는 나를 변태라 매도하는 쪽을 택한 듯했다. 금방 대답이 나오질 않자 다시 굳은 목소리로 “아냐? 내 착각인가. 그냥 혼나고 싶어?”라고 말하는 통에 미친 듯이 고개를 끄덕이며 야옹! 야옹! 하고 울었다.

“참 손이 많이 가는 야옹이야.”

놈이 목줄을 잡듯 꼬리를 손에 감아쥐고 가볍게 힘을 줬다.

“그렇게 격하게 원한다니까, 도와줄게요. 내가 살짝 당겨 줄 테니까 야옹이는 계속 힘주는 거예요. 알겠죠?”

“야옹….”

놈은 꼬리를 당기긴 했지만 쉽게 빠질 만큼 큰 힘은 주질 않았다. 정말 딱 도와주는 만큼의 힘. 결국은 스스로 안쪽에 있는 걸 밀어내야 한다는 소리였다.

“크흑… 끄으으, 야옹, 하으… 끄응…!”

너무 힘을 준 나머지 정말 화장실에서 힘을 주는 것처럼 끄응- 하는 쪽팔린 소리까지 내버렸다. 수치심에 순간 힘을 빼자 놈의 손이 엉덩이를 찰싹! 하고 내려치며 “빨리 안 빼면 이대로 박아 버릴 거예요.” 하고 음산하게 말했다. 시발, 또 무슨 개 같은 소리를.

“야아아옹…! 흐으… 아흑! 하아…!”

필사적인 노력에 구슬의 가장 두꺼운 부분이 내벽의 민감한 곳을 긁으며 드디어 처음으로 빠져나왔다. 몇 번이나 힘을 주고 심호흡을 하는 동안 내벽이 꿀렁이며 전립선을 자극했기에 중간부터 나도 모르게 장갑 낀 손으로 성기를 꾹꾹 누르고 있었다. 이렇게 힘을 주다 다른 게 흘러나올 것만 같아서….

그렇게 하나를 더 밀어내고 지쳐서 헐떡이고 있으니 결국은 참다못한 놈이 예고도 없이 쑥! 하고 남은 구슬을 잡아 빼냈다.

“하으으응!!”

“와, 우리 야옹이. 뒷구멍이 완전 맛있게 벌어져 있네. 빨갛게 달아오른 게… 박음직해요.”

“아앗!”

입술을 할짝이던 놈이 내 허리를 번쩍 들어 침대 위로 내려놓았다. 상체만 걸치고 엎드린 자세에 놈이 엉덩이를 꽉 쥐어 잡고, 오랜시간 구슬을 물고 있느라 벌어진 구멍을 낼름 거렸다. 엉덩이 골 사이로 파묻힌 얼굴에 놈이 후욱, 후욱하고 숨을 쉬는 뜨거운 콧김이 적나라하게 느껴졌다.

쪼옥, 쪽, 쪽. 내가 놈의 음낭에 그랬듯, 놈은 내 구멍을 입술로 빨고 혀로 찌르고, 문질렀다. 잔뜩 벌어져 부어오른 입구를 할짝이는 놈의 혀가 너무 징그럽고 생소하게 느껴졌다. 소름이 돋아 도망치듯 침대 위로 기어가니 놈이 늘어져 있던 목줄을 붙잡고 콱! 당겼다.

“조이는 게, 움, 쪽, 확실히 예전만 못하네요.”

“커억!”

그리고 고개를 든 놈은 구멍 위로 퉤! 하고 침을 뱉으며 목줄을 쥐지 않은 손으로 구멍 입구를 거칠게 문질렀다. 젖은 손가락이 구멍 안을 찌르고 들어오며 마치 허릿짓을 하듯 콱, 콱, 계속해서 안쪽을 깊게 파고들었다.

“지금 손가락 몇 개 들어간 줄 알아요?”

“흐아앗, 흐읏!!”

알 리가 없잖아, 너무 열려서 감각이 둔해졌는데! 흐윽…!

“모르겠어요?”

“아으윽…!”

손가락 개수 따위가 중요한 게 아니었다. 잔뜩 자극받은 곳을 연신 문질러 대니 금방 또 아랫배가 조이며 사정할 것 같은 감각이 발끝까지 퍼져 나갔다. 놈에게 대답은 해야겠고, 본능대로 움직이고도 싶고…. 결국 미친 듯이 고개를 도리질 치며 허리를 흔들어 시트 위로 귀두 끝을 문질렀다.

“지금 4개에요.”

“흡?!”

“선유 씨 뒷구멍에, 내 손가락이 4개나 들어가 있다구요. 엄지만 넣으면 손이 다 들어갈 것 같은데.”

“흐읍! 야, 야옹! 야옹! 야옹!!”

이젠 허리를 흔드는 거 보다 도리질을 하는 게 더 급해졌다. 싫어, 싫어 그것만은 제발!! 그것 까지 하면 정말 물러날 곳이 없어지잖아…!

“왜요? 피스트퍽은 싫어요?”

“야옹, 야옹! 야옹! 야아옹!!”

“큭, 알았어요. 진심으로 질색하니까 귀엽잖아요.”

“야옹! 야오… 크앗!”

놈이 낄낄대며 안쪽을 쑤시던 손가락을 한번에 뽑아냈다. 내벽이 뽑혀 나가는 섬뜩한 감각에 장갑으로 시트를 긁으며 몸을 파르르 떨었다.

“하아… 엄청 뜨겁네.”

놈의 성기가 구멍에 와 닿았다. 그렇게 문질러 댔으니 뜨거울 수밖에. 쓰러진 내 위로 몸을 바짝 붙이며 놈은 한번에 뿌리까지 성기를 박아 넣었다. 소리도 못 내고 바들바들 떨고 있으니 놈이 목줄을 움켜쥐며 참았던 쾌감을 쫓기 시작했다.

“하악! 하악!”

“크악! 하으윽!!”

“야옹아, 하아, 울어 봐, 야옹야옹 해 봐. 크흑!”

“야, 야오…! 으윽! 앗! 앗! 야, 야옹!”

“하앗, 큽! 헐렁거려, 더 조여 줘요! 뜨거운 밀크 잔뜩 줄 테니까, 더 조여!”

“흐앙! 앗, 켁! 커억!!”

놈이 목줄을 세게 당기며 소리를 질렀다. 얼마나 세게 당겼으면 순간 내 목이 뒤로 휘어질 정도였다. 숨통이 조이며 얼굴이 터질 것처럼 피가 몰렸다.

“커흑! 꺽! 컥!”

“아아, 조여, 뜨거워! 당신 구멍이 내 자지를 조이고 있어요!”

“커헉!!”

“너무 좋아, 흐윽, 선유 씨, 나 쌀 것 같아요! 흑! 쌀 것 같…! 밀크, 밀크 줄게요, 야옹이 뱃속에, 뜨거운 밀크를…!”

소리를 지르며 놈은 내 어깨를 움켜쥐고 있는 힘껏 허리를 쳐올렸다. 그리고 겨우 숨통이 트여 괴로워하는 몸을 그대로 뒤집으며 내 다리로 제 허리를 감싸 안게 만들었다.

“또, 또 쌀 것 같아. 흑! 선유 씨!”

“흑, 아악! 그마, 그마안, 아파, 흐어엉, 목 아프단, 하아앗!”

결국 참다 참다 울음이 터져 버렸다. 엉엉 울며 아프다고 놈을 밀어냈지만, 놈은 미친놈처럼 내 팔을 붙잡고 허리를 흔들 뿐이었다.

“허어엉, 야옹! 시발! 야옹! 이제 그… 앗! 아앗!”

“학, 학, 허억! 흑, 선유 씨, 하아, 울지마요. 응? 야옹아, 울지 마. 하으윽.”

얼굴을 적신 눈물을 핥으며 목으로 내려간 놈의 혀가 쓰라릴 정도로 부어오른 목을 달래듯 할짝거렸다. 따끔거리는 고통에 놈의 머리를 밀어내니 그러지 말라는 듯 놈이 이를 세워 목을 가볍게 물었다.

“아윽! 아파, 아프다니까! 야옹, 흑, 야옹… 시발새끼야. 흐엉….”

서러운 울음에야 다시 미안하다는 듯 혀로 상처 위를 핥아 왔다.

머리띠가 벗겨진 것도 모를 정도로 놈은 나를 붙잡고 한참이나 침대를 흔들었다. 야옹야옹. 하도 많이 해서 그런지 나중에는 목에서 듣기 싫을 정도로 쉰 소리가 나더라. 잠시 숨을 돌리던 놈이 다시 흥분해서 밀크를 먹여 준다며 이상한 체위로 박아 대고, 또 숨 좀 돌리다 다시 박고…. 그렇게 시간도 모르고 계속된 섹스에 결국은 놈도 지쳐서 쓰러지고 말았다.

“하아, 하아….”

놈이 숨을 헐떡이며 옆에 누워 나를 끌어안았다. 난 너무 지쳐서 손끝을 까딱할 힘조차 없는데….

“선유 씨, 오늘 너무 좋았어요….”

놈은 그렇게 웃으며 우느라 부어오른 내 눈가와 하도 쑤셔서 부어올라 정액을 흘리고 있는 내 구멍을 동시에 문질렀다. 지쳤다면서도 놈의 손가락 하나가 정액으로 축축한 구멍 안을 몇 번이고 헤집으며 찔꺽거리는 소리를 만들었다.

“너무 힘드니까. 그냥 오늘만 이러고 자요. 내일 씻으면 되니까…. 미안해요. 너무 힘들어서.”

놈은 정액 비린내가 가득한 가슴으로 나를 세게 끌어안았다. 발치에 있던 이불까지 당겨서 사이좋게 덮은 놈이 팔베개로 내 머리를 받친 채 조근조근 일방적인 대화를 이어 갔다. 그것도 잠시, 확실히 지치긴 했는지 점점 말수가 줄어가던 놈은 어느새 도롱도롱, 코를 골며 잠에 빠졌다.

이렇게 찝찝한 상태로 잘 수 있을까…. 온몸이 끈적거리고 이상한 냄새가 방안을 가득 메우고 있었다. 혼자라도 씻을까 싶어 슬쩍 몸을 일으키자 갑자기 일어난 놈이 “그냥 자자니까.” 하며 힘껏 허리를 끌어안았다. 반항할 힘도 없어 결국 놈의 품 안에 다시 몸을 뉘었다. 절대로 못 잘 거라 생각했는데, 어느새 놈의 숨소리를 듣다보니 나도 모르게 까무룩 잠이 들었다.

아, 그러고 보니 내가 구속구를 하고 있던가….

“어….”

소리를 지른 것도 그렇다고 큰 소리를 낸 것도 아니었지만, 놈의 작은 목소리에 잠이 확 깨 버렸다. 얼마나 피곤했으면 놈이 일어나는 것도 모르고 푹 잤네. 눈을 비비고 천근만근 무거운 몸을 놈 쪽으로 뒤집자 화장실과 침대 사이에 멍청하게 서 있는 놈이 보였다.

“왜… 콜록.”

속부터 쩍쩍 갈라지며 목구멍을 간질이는 느낌에 기침이 절로 나왔다. 반사적으로 목을 문질렀다가 쓰라린 피부에 더 얼굴을 구기며 욕을 중얼거렸다. 씨발….

심지어 아직 고양이 앞발인지 뒷발인지 모를 장갑도 끼고 있었잖아. 밤새 땀이 흥건한 주먹을 꽉 쥐고 자서 그런지 손바닥 안이 근질거리는 것 같았다. 한번 깨닫고 나니 잠시 잊고 있던 불쾌감이 전신을 자극했다. 끈적거리고 눅눅하고 냄새나는….

“목 아파…. 나도 씻을….”

놈의 손에는 손목 구속구가 들려 있었다. 아… 자기 전에 언뜻 생각하긴 했지만 정말 안 묶여 있었네. 것보다 몸이 더러워서 찝찝하다는 짜증 섞인 재촉에, 놈은 잠시 멍하게 내려다보던 물건을 거실에 던져놓고 일어서지 못하는 나를 안아 들었다.

안쪽을 씻어 내고 머리를 말리고 밥을 먹고…. 그리고 놈의 휴가가 끝난 뒤까지. 그렇게 며칠이나 지났지만, 놈이 치워 버린 손목 구속구가 다시 이 손목에 채워지는 일은 없었다.

분명 그걸 발견했을 땐 놈도 당황한 듯했었다. 하지만 딱히 도망갈 생각도 없고… 도망갈 수 있을 것 같지도 않고. 마냥 순종적으로 구는 내 태도에 이제 손목까지 묶어 둘 필요는 없다고 판단한 것 같았다. 물론 손목 대신 발목은 자물쇠까지 달려서 더 꽁꽁 묶였지만.

하지만 변화에 적응하지 못하는 건 오히려 나였다. 손이… 너무 가벼워! 묵직한 가죽 수갑을 벗어 내긴 했지만, 딱히 손으로 밥을 떠먹는 것 외엔 할 일도 없고…. 오히려 묶여 있던 것에 적응이 돼서 허전할 뿐이었다. 온전하지 않게 반쯤 주어진 자유는 생각만큼 반갑지 않았다.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