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14 회: 럭키 가이! -->
*이 글은 스트레스 해소용으로 전혀 생각 없이 쓰는 가벼운 글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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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콰앙!
구천 폭포의 물을 매개체로 삼아서 그런지 몰라도 상류가 만든 거대한 흑룡은 부딪치는 것만으로도 바위를 박살 낼 수 있을 지경이었다. 와, 살 떨려! 저런 광경을 내 눈으로 직접 보게 되니 또 다시 당혹감이 밀려오는 가운데!
“느려!”
갑자기 나타나 나를 도와주고 있는 하모는 거기에 대해서 전혀 개의치 않았다. 너무나도 태연하게 상류의 공격을 피해내고 그가 들고 있던 화극으로 상류의 몸뚱이를 베어낼 뿐!
-퍼엉!
하지만 물을 내리친다 해서 뭐가 달라지던가? 칼로 물 베기라는 말이 있는 것처럼 그의 화극은 그저 허공을 갈랐을 뿐이었다.
“음?”
그건 그 또한 예상치 못했던 일인지 공격이 빗겨나간 걸 알자 그의 눈썹이 꿈틀했다.
“신이 되었다 한들 어차피 반쪽일 뿐이다! 게다가 지금 그건 제대로 된 몸도 아닐 테지!”
“이 정도라고 해도 너 하나 보내버리는 데엔 충분하다!”
아무래도 신령님이 써준 부적으로 소환해낸 몸이라서 그런지 완벽하지 않은 거 아닐까? 하모를 향해서 상류가 소리치자 어쩐지 분위기가 밀리는 듯 싶었다.
“뭐 달리 공격 할 방법이 없는 거요?”
“뭐, 지금으로써는 그런 것 같은데!”
나의 다급한 물음에 크게 개의치 않는다는 듯 어깨를 으쓱하며 대답한 하모는 그리 하고 나서도 다시 한 번 더 상류를 향해 달려들었다.
“하앗!”
그리고 우렁찬 기합을 내뱉으며 크게 화극을 휘둘렀다. 그게 어찌나 빠르던지 저건 영력을 얻고 나서도 반응 하기가 힘들 정도겠다 싶은 속도였다!
-퍼엉!
“소용 없다!”
그러거나 말거나 상류의 몸은 물로 이뤄져 있어 아무런 위해를 가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
“조심해!”
도리어 상류의 역습이 그를 향했다. 흑룡이 몸을 틀어 순간 하모를 향해 날아들자 하모가 화극을 휘둘러 흑룡의 머리를 내리쳤다. 다시 한 번 더 퍼엉 하는 소리와 함께 흑룡의 머리가 터져 나간 듯 사방으로 물방울이 튀었지만 그러면 뭐 하나? 그 아래에서 솟아오르는 또 다른 흑룡의 머리가 아래에서부터 위로 하모를 향해 날아들었다.
“후우!”
그 모습에 하모가 다시 한 번 화극을 휘둘렀다. 퍼엉 하는 소리와 함께 이번에도 흑룡의 머리가 물방울로 변해 사방으로 튀었지만 그것이 전부였다. 아니, 신이라면서 이래도 되는 거야? 그 생각이 들 찰나……!
“하아!”
이 하모란 친구가 정말 터프하게도 화극을 무차별로 휘두르기 시작했다.
“와……!”
절로 입이 떡 벌어질 정도로 멋지게 화극으로 상류의 몸을 난자하기 시작하는데 물이든 뭐든 죽을 때 까지 베어주겠단 기개가 느껴지는 모습이었다.
-퍼엉!
사정 없는 난도질 끝에 강력한 내리치기가 흑룡의 몸을 두 줄기로 갈라 버렸지만……!
“부질 없는 짓이다!”
상류에게 충격을 주기는커녕 자신의 몸만 적신 꼴이 되고 말았다. 아니, 대체 이게 무슨!
“실체가 물이니 나와는 상성이 맞질 않는단 말이로군. 골치 아프게 됐어!”
“아니, 신이라면서 막 없애고 못 해요?”
“어쩔 수 없어. 지금은 나도 본신이 아니라 일부 소환을 당한 상태라서 제대로 된 힘을 발휘할 수가 없다구.”
와, 이거 기대 했던 거랑은 그림이 너무 다른데?
“뭔가 다른 방도가 있겠지. 그렇지 않나?”
하지만 어쨌거나 그가 분명히 도움이 된 것은 틀림 없었다. 최소한 그 덕에 통수를 맞진 않았고, 이렇게 시간이 생겼으니!
“주미 원장을 데리고 와야죠! 지금 이래선 그쪽 밖에 방법이 없는 게 사실인 거 같네요! 우왓!”
그 와중에 상류의 흑룡이 다시 한 번 거대한 몸뚱이로 우리를 짓이기기 위해 날아들었다. 번개처럼 나를 낚아채 달려 나간 그가 씩 웃으며 소리쳤다.
“그게 뭔지는 몰라도 방법은 있는 모양이지? 아까 놈을 속였다 말했잖아? 난 원래 머리로 승부하는 타입은 아니라서 말이야!”
아니, 뭐 그건……. 꼭 내 생각은 아니지만……. 그래도 내가 알고 연기를 했다면 들킬 수도 있었을 테니까…… 그래, 꼭 필요했더 부분이라고 생각하지! 아, 너무 미심쩍긴 했는데 그래도 사람이란 게 참 그렇다! 어쩔 수 없이 막 자연스럽게 혹시나 하면서도 에이 설마 하고 하게 된다니까!
“물론이죠!”
어쨌거나 신령님의 계획도, 내 계획도 핵심은 역시 주미 원장뿐이다! 상성상 지금은 누굴 데려 와도 맞질 않을 것 같은데 주미 원장이 태워 버리는 수밖에……!
-콰앙!
“으읏!”
그 찰나 다시 한 번 더 흑룡이 우리를 향해 머리를 들이댔다. 물길이라고 하지만 그게 어찌나 위협적인지! 아, 도대체 이걸 어떻게 하면 잡을 수 있나? 주미 원장 말곤 답이 없는데 어떻게 부르러 가? 지금 이래선 아무 것도 되는 게 없을 것 같은 상황 속에서 나를 낚아챈 상태로 흑룡의 공격들을 피하던 그가 나를 바닥에 내려놓고는 순간 몸을 뒤로 돌며 화극을 휘둘렀다.
-퍼엉!
“소용없대두!”
여지없이 또 다른 곳에서 솟아오른 흑룡의 머리가 사납게 포효하며 소리쳤지만 하모란 남자는 정말인지 포기를 모르는 사람 같았다.
“그럼 어서 데려 와! 시간은 내가 벌 테니!”
도리어 패기가 넘치는 그의 외침에 나는 조금 주춤한 얼굴로 그를 바라보았다. 공격이 씨알도 먹히지 않는데 도대체 저 자신감은 어디서 나오는 거지?
“사람마다 모두 역할은 따로 있지! 나는 이렇게 하는 편이 옳은 거고, 당신은 당신 나름대로의 방법과 길이 있으니 자신을 가지라고. 확실히 마무리 짓는 거야!”
왠지 모르게 마음에 와닿는 그의 한 마디에 나는 세차게 고개를 끄덕이며 소리쳤다.
“그럼 어서 데려 오도록 할게요!”
예상치 못했던 검은 사기 덕분에 금조나 주미 원장 모두 날 발견하지 못하고 난항을 겪고 있을 게 틀림 없었다. 그래, 까짓 거! 내가 뭔가를 해야 하겠단 생각은 하지 말자! 내가 나서지 않아도 누군가가 내 대신 시간을 벌어주고, 또 누군가가 이 문제를 처리해줄 수 있을 테니!
그저 나는 그 운세에 편승해서 쫄지 않고 기세 있게 밀어 붙이는 수밖에 없어!
“어딜 가느냐!”
나는 주미 원장을 부르기 위해서 사기 너머로 날려 나가기 시작했다. 하지만 역시나 상류가 가장 위협이 되는 주미 원장의 개입을 두려워 한 것인지 나를 향해 다시 그 살벌한 흑룡 대가리를 밀어 붙이기 시작했다.
-퍼엉!
“어서 가! 이런 부분이 길어지면 사람들이 상당히 싫어하거든!”
하지만 내 뒤엔 정체는 모르겠지만 굉장히 정감 있고, 또 든든한 하모가 있었다.
“서두를게요!”
왠지 모르게 낯익은 듯 한 그를 위로 한 채 나는 사기를 해치며 앞으로 달려 나가기 시작했다.
“방해 하지 마라!”
사납게 날 뛰는 상류의 목소리가 귓가를 울렸지만 이내 ‘아서라! 넌 여기서 못 벗어난다!’ 하고 소리치는 하모의 음성이 들려왔다. 그렇게 하모가 나를 대신해 발목을 붙잡고 있는 동안……!
-스으윽……!
그간 상류가 끌어 모은 원혼들이 이젠 거의 죽기 직전의 끔찍한 비주얼을 내비치며 내 앞을 막아서기 시작했다. 아, 나 진짜……. 생긴 거만 봐도 온 몸이 바짝 굳는데 저것들이 이제 아주 그냥 날 잡아 먹으려고 난리니…….
“못 들었냐?! 이런 거 길어지면 싫어한다고!”
하지만! 내가 귀신을 무서워 하긴 하지만 지금 이 마당에 그럴 거 같냐? 조금 쫄리는 건 사실이지만! 어쨌든 귀신들이 있긴 하다만 나도 영력이란 게 있지! 뭔지는 몰라도 여길 벗어나서 이 소식을 알려야만 이 모든 일이 끝이 날 수 있다는 생각이 머리를 가득 채웠다.
“이런 씨…….”
아무리 재수가 황이더라도 거기에 굴복하지 않고, 의지를 가지고 나아가는 게 사람이 가야 할 가장 올바른 방향일 테니 말이다. 그리고 거기에 꺾이지 않으려면 가장 먼저 자신을 믿어야만 한다. 아까 하모가 이야기 했던 것처럼 솔직한 말로 난 그리 뛰어난 사람도, 잘난 사람도 아니지만 여지껏 살아오면서 나만이 가진 나만의 재주가 있지 않느냐!
“안 비키면 아플 거다!”
물론 지금 이건 내가 익힌 재주라기 보다는 청령에게서 받은 것이지만!
“우사인보……!”
다리가 아니라 전신 활력이 필요한 셈이다……! 전신에 영력을 고루 배분하고 축지의 주문을 외우는 순간……! 진짜 막으면 뭐든 때려 버릴 줄 알아!
내 발목을 또 다시 붙잡고서 이 자리를 못 떠나도록 원혼들이 들러 붙었지만 난 더 이상 거기에 굴하지 않는다. 그래, 그 기분 나쁜 느낌이 온 몸을 타고 흐르지만!
“오빠 쉬운 남자 아니거든?”
어디서 못 생긴 것들이 자꾸 사람을 잡아? 구질구질하게! 자신감 충전하자! 패기 있게!
“투……!”
검은 사기든, 원혼이든 거칠 거 없이 떨쳐내며 걸음을 내딛은 바로 그 순간! 상류의 공간이라 여겨지던 그 자리가 휘리릭 스쳐 지나가기 시작했다. 그리고 순식간에 그 자리를 벗어난 나는 밤의 야산임에도 불구하고 앞이 환해졌다는 느낌을 받을 수 있었다.
“후우, 후우……!”
지친 숨을 달래며 고개를 드는 바로 그 순간.
“주인님!”
어느 샌가 나를 부르는 주미 원장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아무래도 내가 너무 오랫동안 나오지 않은데다 보이는 게 없다보니 걱정을 했던 모양이다.
“어떻게 된 거야?”
거기다 청령도 내가 걱정 되었는지 그렇게 두려워 하는 주미 원장과 걸음을 나란히 한 상태였다.
“범도 씨!”
“아저씨!”
아리, 시은이도 어느 샌가 함께 자리 하고 있는 걸 보니 돼지 몸은 찾지 못한 모양인가? 어쨌거나 지금 그게 중요한 게 아니지!
“놈이 나타났어! 어서 끝장을 내버리자!”
============================ 작품 후기 ============================
오로지 빨리 끝내고 싶다는 일념 뿐입니다. 그래야 뭐든 제대로 준비 된 걸 쓸 수 있을 것 같아서 이건 최대한 빠르게 끝을 내는 방향으로만 생각하고 있습니다.
원래 생각 없이 막 쓰는 건 텀 생기지 말고 쭉쭉 최대한 스트레이트하게 나가줘야 하는데 이사, 기기고장, 여행, 건강 문제 등등으로 너무 많이 끊어져 버려서 그 필이 이 필도 아니고 이도저도 아닌 상탭니다.
ㅄ 같다고 하지만 저게 제일 리얼한 반응일걸요? 이거 쓸 때 딱 주안점을 뒀던 부분은 딱 그겁니다. 진짜 있을 법한 주인공. 현실성. 그러다 보니 초반에도 자꾸 못 믿는거죠.
그런 탓에 흐름 끊어져도 주안점 두었던 그 부분만 의식적으로 살아 있고, 그래서 원래도 느리지만 흐름 끊어질 때 마다 템포가 루즈해지고 질리는 부분들, 그리고 산만함이 자꾸 생겨나기 시작한거지요.
설정이 잡혀 있고, 디테일인 부분에서 준비 된 글은 이런 텀이 생겨도 괜찮지만 노설정으로 진행되는 이런 킬링타임류의 글은 그럼 치명적입니다. 여러분들이 보고 있는 그들 가운데 완결 안 되고 나가리 된 많은 작품들이 그거 때문에 그래요. 쓰다가 힘들어서 잠깐 쉬는데 그 타이밍에 느낌이 끊어져 버리니까 다시 시작해도 이건 아니다 해서 글 자체가 안 살게 되는 거지요.
그런 걸 많이 느껴서 정직하게 살자 부터는 준비를 많이 갖추고 싶었는데 상황이 좋지 않았습니다. 뭐 사연이야 길지만 어쨌든 제반 조건이 안 좋은 상태인지라 부담 적고 수익에 유리한 이런 작품을 꺼내놓게 된 거죠. 그렇다보니 당연히 대중적 반응에 비해서 작품 자체에 대한 애정은 감소 하는 겁니다.
그런고로 최대한 빠르게 마무리 짓는데만 집중.
똥 싸고 닦은 자리 찝찝하다 해서 안 닦을 수는 없는 노릇이니까요. 나머지는 마무리 짓고 이야기를 더 하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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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s 그는 이미 빠져 있는 상태였습니다. 단지 전 접었던 롤을 오랜만에 함께 하고, 기본기만 알려줬을 뿐... 그리고 다시 연재에 힘 쓰기 위해서 오늘 아침에 롤을 삭제 했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