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13 회: 럭키 가이! -->
*이 글은 스트레스 해소용으로 전혀 생각 없이 쓰는 가벼운 글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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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욱!
종이 찢는 느낌이라는 게 이토록 불안한 적이 있던가?
아주 순간적으로 꼭 중고삐리 시절 성적표 인터셉트하고 챙겨놨다가 찢어버리면서 이러다 걸리면 어쩌나 싶은 불안감이 밀려왔다. 아, 갑자기 왜 이런 느낌이 드는 걸까? 계속해서 요란스럽게 울리는 성성자의 방울 소리와 ‘구슬이에게 확인이라도 해볼걸!’ 하는 생각이 뒤늦게 머리를 가득 채웠다.
하지만 이미 부적은 반 이상 찢어져 버린 상태였고 그 말인 즉…….
“이제 이걸 버리기만 하면 돼죠?”
이미 주사위는 던져진 셈이다! 완벽하게 반으로 나뉘어진 부적을 선보이며 뒤돌아서는 순간 신령님이 환하게 미소 지었다. 단언컨대 내가 본 그의 모습 가운데 이토록 적나라하게 감정이 드러난 적은 없었다.
희열! 환희! 그래, 바로 그 자체! 이제 집을 찾을 수 있다는 생각 때문인지 뭔지 모르겠지만 너무나도 환희에 차 있는 신령의 모습을 보니 이거 뭔가가 이상하네!
“버리면 되냐구요?”
“물론!”
그 말과 함께 나는 조심스럽게 뒤로 물러나 보였다. 어쩐지 이상하다. 뭔가가 이상해!
-두근두근두근두근!
이미 마음은 몇 번이나 먹었지만 막판에 왜 이러지? 꼭 토토 할 때 6게임 맞고 마지막 하나가 말썽일 때, 한폴낙으로 나의 영혼베팅이 무너져 내릴 때와 같은 불안감의 엄습에 나는 부적을 쉽게 버리지 못하고 그의 모습을 살폈다.
이내 예의 그 검은 기운이 스멀스멀 피어 오르기 시작했다. 어디? 어디인 즉!
“……신령님?”
설마 신령이 아니었던가?! 스멀스멀 피어 오른 검은 기운 넘실거리며 신령님의 형체가 순간 녹아내리는 듯 보였다. 그리고는 입과 귀, 눈에서 검은색 액체가 넘쳐 흐르더니 이내 그것은 얼굴이 없는 한 마리의 검은색 뱀 형체가 되어 본래의 모습을 드러내고 말았다.
“그건 이제 아무 짝에도 소용이 없을 테니 말이다!”
그리고 간악한 흉계가 먹혔다는 듯 모습을 드러낸 상류가 버럭 소리를 질렀다. 맙소사! 형태가 없으니 그걸 빌미로 위장을 하고 있었던 건가!
“이런 씨!”
순간 낭패란 생각이 들었지만 그렇게 하더라도 굴복할 수가 없지! 그래, 통수를 맞긴 했지만 여전히 상황은 우리에게 훨씬 더 유리하다고!
“어리석구나! 성성자의 소리가 사방을 진동하는데도 속고 말다니!”
아 놔! 마치 나를 조롱하는 듯 미소 띤 상류의 모습을 보니 속이 뒤집어 진다. 천불이 난다.
“이런 능력이 있는진 얘길 안 해줬잖아! 젠장!”
그래, 뭐 어쩌겠냐? 내가 뭐 아는 게 있어야지! 어떤 일이든 한 달도 채 안 되었으면 그건 초짜 중의 생초짜라고!
“이제 그 구슬을 내놓아라!”
순간 본색을 드러낸 상류가 형태는 없지만 마치 혀가 있는 마냥 검은 기운을 날름거리며 내게로 달려들었다.
“우왓!”
번개처럼 피해냈지만 순간적으로 뭔가가 내 발목을 붙잡는 듯 한 기분이 들었다. 뭔지는 몰라도 검은 안개가 더욱 더 자욱해진 것이, 이 근방에 몰려 있던 원혼들이 날뛰기 시작하는 모양이다. 살아있는 사람은 나밖에 없으니 마치 나의 죽음을 바라기라도 하는 마냥!
“이 새끼! 조금만 기다려 봐! 우리 편들이 다……!”
“사기의 장막이 이 모든 걸 가려줄 것이다! 쓸 데 없는 저항은 말고 그 구슬! 그걸 내놔!”
아, 놔! 이거 한 머리 쓰는 구나! 이 검은 안개가 뭔가 했더니 놈이 내뿜는 사기였다. 사기로 여길 가리고, 최대한 빠르게 속전속결을 준비했던가본데! 적이지만 참 대단한 녀석이라고 칭찬을 해줘야 할지, 아니면 나의 경솔함을 탓해야 할 지!
“내가 그렇게 쉽게 당할 거 같냐!”
“물론 만만치는 않지. 보통 인간은 가질 수 없는 상당한 영력이 느껴지니 말이야. 하지만 그걸 아직까진 잘 다를 수 없겠지.”
검은 뱀 형체의 상류는 내 본질을 꿰뚫어 본 듯 했다. 와, 이거 길바닥에 돗자리 깔아도 되겠네! 핵심적인 말에 순간 가슴이 덜컥 내려 앉았지만 거기에 쫄리면 안 된다, 범도! 운칠기삼! 운이 더러워도 기운만 좋으면, 기세만 있으면 충분히 이겨낼 수 있어!
“까고 있네! 닥쳐!”
쫄지 말자! 버럭 소리를 지른 나는 그 자리에서 벗어나기 위해서 주술을 외웠다.
“우사인보투……!”
유일하게 내가 구사 할 수 있는 축지법의 주문! 좀 후르꾸 같긴 하지만 그 효과는 톡톡히 보아왔던 터라 주문을 외우자 마자 그 자리를 벗어나려 했지만……!
-터억!
“어?!”
순간 발이 움직이질 않았다. 뭔가 내 발목을 붙잡고 있단 생각에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자 상류가 낄낄 거리며 조롱하듯 말했다.
“아무리 대지를 줄여도 네 발이 움직이지 않으면 아무런 소용도 없지!”
이미 그걸 간파하고 있었던지 그 말에 나는 순간 벙찌고 말았다. 지금 내 발목을 붙잡고 있는 것! 그건 처음엔 보이지 않았지만 지금에 와서는 더욱 더 또렷하게 느껴지는 수십, 수백여개의 창백한 손들이었다.
이 자리에 몰려 있는 원혼들 전부가 내 발을 붙잡고 있는……! 와! 나! 진짜! 그 오싹한 기분에 순간 소름이 쫘르륵 돋고 말았다.
“두려운가?”
인간의 몸에 기생했기 때문일까? 상류가 또 다시 한 번 나를 꿰뚫는 듯 한 언사를 펼쳐 보았다. 그 말에 점차 심리적으로 쫄리는 기분이 들었지만 결코 밀릴 수는 없는 노릇이었다.
“웃기지 마! 조금만 있으면 다들 날 구하러 올 거라고!”
“무슨 수로 말인가? 내가 그 구슬을 가지고 나서지!”
아, 나 진짜! 한 방 세게 먹었네! 이걸 정말 어떻게 하면 좋아? 난감하기 짝이 없는 상황 속에서 점차 상류가 내게로 다가오기 시작했다.
“저, 저리 안 가!”
소리를 질러 보았지만 지금 이렇게 발목이 잡혀 있는 상황에서 내가 할 수 있는 건 아무 것도 없었다. 뭐라도 있으면 던질 텐 데 내 손에 들려 있는 것은 아까 찢어 놓은 부적 조각 뿐!
“네가 구슬을 먹는다고 해도 뱀이니 주미 원장을 이길 순 없을 걸!”
“멍청한 소리를 하는군. 내가 구슬을 얻는다 해서 내 본질이 사라질 것 같나? 네 놈의 몸을 얻게 된다면 그 금시조도 수하로 부릴 수 있으니 그보다 좋은 게 어디 있을까?”
낄낄 거리며 어느 샌가 지척으로 다가온 놈이 형태 없는 검은색 뱀 혀를 날름거리며 내 앞에 마주섰다. 시커머죽죽한 게 얼굴도 없었지만 왠지 모르게 눈이 마주쳐 있는 기분이 들어 심장이 덜컥 내려 앉고 말았다.
이런 씨! 설마 이게 구슬 뿐 아니라 내 몸도 노리고 있다고?
“너 따위한테 이런 프리티 페이스를 넘겨줄 순 없지!”
“네놈의 몸을 얻거든 그 얼굴부터 먼저 고쳐야 겠군.”
“아, 왜!”
이 상황에서도 내 얼굴에 대해서 지적질이냐! 아, 열 받네! 아니, 그것과는 별개로 지금 이걸 대체 어떻게 해야 하나 막막하단 생각만 들 뿐이었다.
이게 다 신령님 때문 아니냐! 그게 뭐 하는 부적인지 가르쳐 주질 않았으니까 속아 넘어간거지! 아, 진짜! 억울하고 화가 난다. 그 생각에 짜증이 피어 오른 나는 손에 쥐고 있던 부적들을 집어 던지며 소리쳤다.
“꺼져! 꺼지라고!”
하지만 그래봐야 노란 종이는 얼마 날아가지도 못하고 팔랑팔랑 바닥으로 내려 앉을 뿐이었다.
“크흐흐! 네 녀석처럼 어설픈 놈은 처음이로구나.”
그 모습에 승리를 확신한 상류가 검은 혀를 낼름거리며 내 얼굴을 햟았다.
“으, 으으!”
형태가 없지만 기분이 더럽다. 마치 피부가 썩는 듯 한 그 더러운 이질감에 온 몸의 신경이 곤두서왔다. 그리고 놈이 스르륵 하고 묘한 소리와 자국을 남기며 바로 내 앞에 서보였다.
“네놈의 몸부터 먼저 가져주마……!”
“아, 안돼!”
“돼.”
그리고 놈이 아가리를 쳐벌렸다. 여전히 형태는 보이지 않았지만 나를 한 입에 집어 삼킬 듯 한 모습이 머리로 자동으로 그려지는 순간이었다.
“이렇게 허무하게……!”
준비도 많이 했는데 이렇게 허무하게 털리나?! 말도 안 돼, 이건! 당혹스러움과 분노, 그리고 좌절감이 동시에 밀려 왔다. 아니 도대체 이게 무슨! 이런 유리한 상황에서 이렇게 원혼들에게 발목이 붙잡혀서 내 두 눈 시퍼렇게 뜨고 놈에게 먹히다니!
“큭……!”
그 애가 타는 순간에 만감이 교차하며 머리 속으로 파노라마가 흘러갔다. 이렇게 내가 놈에게 몸을 빼앗긴다면 주미 원장이나 청령은 그렇고 시은이나 아리, 지현이는 모두 또 어떻게 되는 거지? 이렇게 당할 수는 없는데! 제발 뭐라도 좀……!
“네놈의 몸은 내가 잘 이용해주도록 하마!”
그리고 상류가 점차 내게로 가까워졌다. 그 벌린 아가리가 나를 모두 집어 삼키려 한다는 생각이 드는 순간 다시 한 번 더 머리 속을 채운 것은 이 황당하고, 당혹스러운 일들이 시작된 그날 밤.
어쩜 난 산에 올라가서 잠이 들어 아주 긴긴 꿈을 꾸고 있는지도 몰라. 그러면 좋겠단 생각 속에서 달을 등지고 있던 아리의 모습이 다시 스쳐 지나갔다. 아, 이 모든 게 이대로 끝이라니. 이렇게 끝이라니!
너무나도 허망한 결말이 아니던가?
-서걱!
바로 그 순간이었다.
“커억!”
뭔가가 무엇인가를 베는 듯 한 소리와 함께 순간 내 시야를 온통 가렸던 상류의 몸이 사방으로 흩어지기 시작했다.
“웬 놈이냐!”
그리고 그 자리에서 멀리 떨어진 곳에 다시 모습을 드러낸 상류가 내 정면에서 모습을 나타낸 그를 향해 소리쳤다. 붉은 도포와 황금빛 갑옷, 가지런히 올린 관이 마치 고대의 장군을 연상케 하는 복장이었다. 한 손에 들린 길고 날카로운 창은 양쪽으로 초승달 같은 날이 붙어 있었는데…… 이거 방천화극이라는 거 아니야?
그 순간 나는 갑자기 모습을 드러낸 남자를 향해 얼떨떨한 시선을 두고 말았다.
“수 천년이 지났음에도 네 놈은 변한 게 없구나.”
그리고 모습을 드러낸 남자는 거만해 보일 정도로 자신만만한 얼굴을 하고서 내가 아닌 상류에게 이야기를 건넸다.
“네, 네놈! 네놈이 어떻게 여기에!”
“죽고 나서 신 반열에 올랐지. 뭐 별 거 있냐?”
어깨를 으쓱하며 대수롭지 않게 대답하는 남자! 순간 상류의 목소리에 엄청난 분노가 스친 것이……! 과거에 서로 알고 지낸 사이였던 건가? 혹시 저 남자가 그 신령님이 말했던 그 사람인가? 누가 상류를 과거에 막은 적이 있다고 하지 않았던가!
그래, 바로 그 사람이었구나!
“대, 대체 이게……?”
나도 당혹스러운 가운데 남자가 말끔한 관이 불편한 듯 살짝 인상을 찌푸리고는 하하핫 하고 호탕한 웃음 소리를 내며 대답했다.
“나는 과거에 하 모라 하던 인간이었는데, 죽고 나서 살아생전의 공적을 인정 받아 신 반열에 올랐소. 이름은 그냥 한 번 보고 말 사이니 모르는 걸로 합시다! 어쨌거나 이 녀석은 내가 여기로 데리고 왔던 녀석이니 토지신이 도움을 청하길래 돕게 되었수다! 원래 안면이 있던 사이이기도 하고, 또 내가 빚지고 사는 건 성미가 안 맞아서 내 손으로 만든 문제니 처리도 내가 해야지 않겠수?”
보는 것만으로도 사람을 유쾌하게 만드는 그런 강력한 힘이 느껴지는 남자였다.
“그리고 오랜만에 이 땅을 밟아 보고 싶기도 했고.”
무슨 말을 하는진 모르겠지만 일단은 이거 우리 편이라 이거지? 역시 럭키! 어쩜 신령님은 내가 놈에게 속을 것이라는 것조차 계산했던 모양이다. 아, 나 이거 좀 쪽팔린데!
“어떠냐! 상류! 속은 건 네놈이라고!”
최대한 쪽팔린 티를 내지 않기 위해서 나는 이 모든 상황을 알고 있었던 마냥 소리를 질렀다. 아 놔, 진짜 개 쫄렸는데……. 어색하진 않았지?
“어떻게……! 어떻게……!”
너무나도 리얼하기 짝이 없었던 나의 연기에 속아 넘어간……. 그래, 연기라고 믿자. 나도 연기였던 거야 메소드 연기!
아무튼 나의 연기력에 넘어간 상류가 멘붕이 온 듯 했다. 남 등쳐먹고 사는 기생형 요괴라고 하더라도 이런 상황은 처음이지?
“어떻게 네놈이 신의 자리에……!”
하지만 상류는 그 사실보다도 여기 모습을 드러낸 하 모라는 장군? 아무튼 그 양반에게 더 큰 분노를 느끼고 있는 듯 했다. 그러거나 말거나 남자는 여전히 한결 같은 모습이었다. 단지 이제 더 이상 떠들 시간은 없다는 듯 손에 들고 있던 화극을 상류에게 겨누어 보이고는 순간 돌변한 눈빛을 하고 대답 할 뿐이었다.
“그건 좌자 영감에게 물어 보도록 해라. 저승에 가서 말이다!”
와, 저거 좀 멋있는데?! 왠지 모르게 같은 주인공이 입장이지만 빈부격차가 느껴진다. 휴, 뭐 어쩌겠냐!
“그래! 저승이나 가라! 훼이크다! 병신아! 몰랐지?!”
난 원래 이런 캐릭터인 것을!
“감히! 또 다시 네놈이! 감히!”
그리고 상류가 나와 구슬이를 삼키기 직전 좌절 당한 것이 크게 분노해 순간 버럭 소리를 질렀다. 나, 나한테 그런거 아니지? 휴, 이래서 적은 만들지 말라고 하는 건데!
아무튼 그와 함께 구천 폭포가 요동치기 시작했다. 검게 물든 물줄기가 솟구쳐 올라서 검은색 수룡을 만들자 수룡이 사납게 아가리를 벌리고 사방으로 요동을 쳤다.
“와……!”
얼핏 봐도 너무나도 위압적이건만 하 모라는 남자는 끄떡도 없었다. 저거 무슨 겁 신경을 제거 하기라도 한 거야? 도리어 화극을 고쳐 잡고……!
“이번엔 확실히 끝을 내주마……!”
상류를 향해 돌격할 뿐이었다! 마치 비호처럼 날렵하게!
아, 나! 주인공은 나인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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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령 "너의 얼빵함도 계산에 포함되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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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이미 롤 삭제했습니다. 그건 잠깐 월운 작가에게 기초를 가르쳐 주기 위해서... 후후
재미있어 하더라구요... 많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