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럭키가이-111화 (111/120)

<-- 111 회: 럭키 가이! -->

*이 글은 스트레스 해소용으로 전혀 생각 없이 쓰는 가벼운 글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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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그렇네. 그게 자네에게 내가 부탁하고 싶은 것이라네.”

지금 이 순간! 여유로 찾아와! BYC 광고도 아니고 이게 무슨 일이란 말인가?

“그런 걸 어째서 저 한테……? 아니, 전 그게 잘 이해가 되지 않네요! 왜 하필이면 제게!”

아, 놔! 대관절 이게 무슨 고개를 갸우뚱하게 만드는 이야기인지는 몰라도 도사님이 내게 전달해준 이야기는 그야말로 충격적이었다.

“자네가 그런 운을 타고 났기 때문이지. 그리고 생각해 보게.”

“뭘 말입니까……? 제 운을요?”

“자네 나이가 올해 몇인가?”

“서른 셋입니다.”

“삼삼은?”

“구.”

“아홉수!”

이 영감이 지금 나랑 장난치나! 순간 울컥한 나는 황당하기 짝이 없는 얼굴로 그를 바라보았다. 그 모습에 도사님은 그저 껄껄 웃음을 지을 따름이었다. 아니, 정말인지 이게 말이 되는 거야?

그런 의문이 들면서도 나도 한 편으로는 이 모든 게 운명적인 것이라고 밖에 할 수 없을 것 같단 생각이 들었다. 아니, 그렇잖아? 내가 아리와 청령을 만나게 된 것도- 그리고 여우 구슬을 얻게 되고 주미 원장이나 도사님을 만나게 된 것도!

모든 것에는 이유가 있다고 하더니 이게 운명이라면 감히 내가 받아들여야만 할 일이란 말인가?

“어쨌거나 우선은 먼저 놈을 없애주게.”

“상류라는 놈 말입니까?”

“그렇네.”

내게 청했던 ‘요청’과 별개의 문제였던 모양이다. 나는 이 영감님이 성성자랑 육도를 내게 주길래 그게 뭔가 싶었더니 그거랑은 전혀 별개의 문제였어! 아, 정말인지……!

“그놈이 이 구슬을 노리고 있긴 하지만 굳이 따지고 보면 제가 그 놈과 싸울 필요는 없는 거 아닙니까? 구슬 주고 말면 되잖아요?”

“자네의 마음속에는 이미 아리가 있지 않은가?”

너무나도 갑작스러운 말들에 놀라 퉁명스러운 내게 도사님은 후후 웃으며 이야기 했다. 그 말에 순간 나는 내가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모르겠다는 혼란감에 살짝 굳어 버리고 말았다. 쏴아아 하고 흐르는 구천 폭포 소리만 귓가를 울리는 가운데 또 다시 바람이 살며시 불어왔다.

그리고 그와 동시에 스치는 것은 달을 등지고 있던 아리의 모습. 여러 가지로 많은 것들을 경험하고, 만나왔지만 그때마다 내 뇌리에서 지워지지 않는 그녀의 모습이었다.

“아리를 위해서 구슬을 지키게 될 거란 말인가요?”

“그래, 그리고 겸사겸사 내 집 좀 찾아주게.”

후후 웃음 짓는 도사님! 그래, 그의 정체는 다름 아닌 이 북한산 구천 폭포에 터를 잡고 있던 신령! 보통은 아니라고 생각했더니 사람이 아니었던 것이다. 여전히 믿기지는 않았지만 요괴도 눈 앞에서 몇 마리나 본 판국에 이게 뭐 신기할 일이라고!

“뭐, 일타이득이란 거죠. 그거야 어쩔 수 없이 처리 해야만 하는 일이겠네요. 아무튼…… 그 놈이 여기에 숨어 있는 건 확실하다 이거네요.”

도사가 아닌 신령님의 힘 때문인지 유난히 적막한 구천 폭포 근방은 꽤 을씨년스러웠다. 그게 단순히 그의 힘만이라고 하긴 어려울 것이다. 왜냐하면 마음 한 구석이 왠지 모르게 싸해지는 것이 아주 기분이 나쁜 뭔가가 있단 느낌이 스멀스멀 온 몸을 기어오르기 시작했으니까.

그건 뭐라고 해야 할까? 굉장한 적의가 나를 향하고 있다는 느낌과도 같은 것이었다.

“이곳에 터를 잡고 있지. 내가 자리를 비운 동안 위령탑을 파손시켜 원혼들을 화나게 만들고, 그 원혼들을 데리고 와 자기 힘을 키웠다네. 오랜 시간 대립해왔지만 보통 간악한 놈이 아닐세.”

“대체 집을 왜 비우신거에요? 그리고 신령님이 그런 놈 하나 못 이겨요?”

“그건 그렇게 쉽게 볼 녀석이 아니네. 특히나 요즘 세상 같아선 상류가 힘을 증폭시키는 건 아주 우스운 일이야. 이 주변 역시 터가 너무 많이 상해버렸지. 내 힘이 약해진 건 어쩔 수 없는 일이라네.”

환경의 영향을 받는다면…… 딱히 할 말은 없다. 개발이랍시고 어디 가만히 두는 꼴을 본 적이 없으니까 말이다. 북한산만 하더라도 그렇다. 특히나 여기는 폭포도 있고 계곡도 있다보니 주변에 음식점이나 그런 것들이 많이 들어서서 경관을 해쳤고, 그로 인해서 오염을 막기 위해서 현장을 철거해둔 장소잖냐.

뭐, 도사…… 아니, 신령님의 힘이 떨어지고 상류의 힘이 더 강해진 것도 요즘 세태에선 당연한 일인지도 모르겠다.

“어쨌든 그 후로 놈은 만족하지 않았네. 정수라 할 수 있는 내 터를 독으로 오염 시키고, 원혼들을 불러와 접근을 막았지. 그리고는 오능이라는 돼지 요괴의 몸을 빼앗아서, 보다 완벽하게 힘을 회복 할 수 있도록 구슬을 노리고 있는 것이라네.”

“여튼 그러면 지금은 돼지 요괴의 몸 안에 들어 있다 이 말이군요. 그 몸은 이 일대 어딘가에 숨어 있을 것이고?”

그래도 다행이라면 점차 상대의 위치가 드러난다는 것이다. 이거, 뭐 내가 사냥 같은 건 해본 적이 없지만 그래도 이 정도면 몰이 사냥은 가능하겠어! 왜냐하면 우리는 수가 많으니까 말이야!

“어쨌든 자네가 나를 도와서 먼저 내 집을 찾아 준다면 나도 그에 상응하는 보답을 하겠네. 그 부탁과는 별개로 말일세!”

흠. 어차피 해야 하는 일인데 신령님이 보상을 준다니! 이거 뭐 나쁜 일은 아니잖아? 일에 휘말리는 거야 솔직히 말해서 언제가 됐든 터질 일이고. 그러니 미리, 미리 끝을 내버리자! 그래!

“보답이라뇨?”

기왕이면 좋은 거 주면 좋겠다만 지금 여기서 더 바라기도 사실 뭣한 일이다. 아니, 뭐 내가 받은 부탁에 비하면 그렇게 안 바랄 일도 아니겠지만!

“자네에게 가장 필요한 걸 주겠네. 자네가 가장 간절히 원하는 것 말이야.”

“그런 애매모호한 대답이 어디 있습니까? 뭐면 뭐다 딱딱 떨어져야죠.”

어디가서 밑지지 않으려면 그래도 이렇게 딱 확답은 가져 가야 한다니까! 그 말에 신령님이 생각에 잠긴 듯 흐음 하고 턱을 괴더니 날 쳐다보며 말했다.

“이미 자네는 부도 누리게 되었고, 아름다운 여인들도 누리게 되질 않았나? 그러니 내가 물질적으로 해줄 수 있는 건 더 이상 없는 것 같네.”

하긴 그것도 맞는 말이긴 하지. 일단은 내 10년은 안 먹고, 안 쓰고 모아야 할 돈을 모으기도 했고, 주미 원장이나 청령 모두 굉장히 부유하니까 말이다. 뭣보다 구슬이가 함께 있는 한은 세상 살이가 두려울 게 없어! 운은 내 편이니까!

“그러니 내가 무얼 주겠다고 확답을 할 수 없는 것이네.”

“하긴 뭐 달라는 것도 우스운 일이겠네요. 그냥 저 앞길 잘 되라고 행복이나 빌어주십쇼! 신령님 기도면 다른 사람들 기도보다 훨씬 효과 있겠죠!”

그래, 돌이켜 보면 받은 게 많은데 거기에서 애매하게 욕심은 부리지 않는거라고! 그렇게 결단을 내린 내 모습에 신령님이 후후 웃음 지어 보였다.

“어쨌든 이제 지금 남아 있는 미션은 이 요상한 괴물 놈을 처리하는 일이네요.”

겸연쩍은 맘에 어물쩡 화제를 돌리니 신령님도 천천히 고개를 끄덕여 보였다. 그리고는 구천폭포가 떨어져 물이 고여 있는 자리를 향해 시선을 고정해 보였는데, 그 순간 나도 모르게 오싹한 느낌이 등골을 스쳤다.

“갑자기 웬 오한이…….”

“아직은 자네도 영력에 눈을 뜬 지 얼마 되지 않아 확연히 볼 수는 없을 것이네.”

“예?”

“이 자리엔 원혼들이 가득해. 이 땅에 근 100년간 서린 원한이 지난 수천년 세월보다 진하다니 참으로 슬픈 일이지.”

4.19 위령탑 덕분인가? 한을 품을 수밖에 없는 혼들이 이곳에 몰려 있다고 생각하니 그놈 참 괘씸하기 짝이 없다.

“어떻게 하면 그 괴물 놈을 처리 할 수 있을까요?”

여러 가지 이유를 담아서 놈을 처리해야 한다 마음 먹은 내 물음에 신령님이 천천히 나를 돌아 보았다.

“금시조의 태양처럼 환한 불꽃이라면 놈을 충분히 처리할 수 있을 것이네.”

“그렇군요.”

요는 주미 원장이렸다. 만약에 신령님이 이 자릴 잃은 지 꽤 되었다면 그것도 염두에 두었을 지도 모르겠단 생각이 든다. 이거 참 인생이라는 게 아주 우연의 연속이라고 생각하고 믿어왔더니 실제론 우리가 모르는 누군가가 이것들을 조율하고 있는 게 아닌가 싶기도 하다.

참 그럼 세상 돌아가는 꼬락서니가 어떻게 되는 거람? 하긴 사람들도 정상적인 드라마 보다는 막장 드라마를 좋아하니 신령스러운 존재라고 한들 뭐 다를 게 있겠어? 가끔은 내가 어떤 소설이나 영화 속의 인물은 아닌가 싶은 생각도 든다.

후후, 이런 감수성 충만한 생각이라니.

“그렇다면 놈이 움직임을 보일 때를 노려야겠군요. 여기가 터전이라고 해도 전혀 감이 잡히질 않는데…….”

어쨌거나 다시 본론이다. 왠지 이 산만 넘고 나면 앞으로 내 인생은 그렇게 복잡하거나, 그렇게 힘들지만은 않을 것 같아.

물론 신령님의 부탁이 남아 있긴 하지만…….

“해가 떨어지면 모습을 보이게 될 것이네. 그때가 되거든 이걸 사용하도록 하게.”

“또 이건 무슨……?”

“놈을 상대하는데 도움이 되라 주는 물건이네.”

그래도 이렇게 물심양면으로 도와주는데 그걸 나몰라라 할 수는 없잖아? 그의 부탁에 힘입어 나는 신령이 내민 부적을 받아 들었다.

“이게 뭐에 쓰는 겁니까?”

“놈이 모습을 드러내거든 그때 사용 하도록 하게. 충분히 도움이 될 것이네.”

안알랴쥼? 아 가르쳐 주려면 잘 가르쳐줘야지, 대체 이게 뭐 하는 건지!

뭐, 그래도 필시 도움은 되리란 생각에 나는 천천히 고개를 끄덕이며 부적을 품 안으로 집어 넣었다. 큼직한 닥지에 빨간색 글자로 한자가 휘갈겨 져 있는 것이……. 이게 무슨 글씨인지는 모르겠네. 이걸로 막 봉인 하고 그런 건가? 붙이면 안 움직이는?

에이, 모르겠다. 뭐가 뭔지 몰라도 이걸 가르쳐 주진 않을 거 같다. 뭐가 이렇게 서프라이즈 하길 좋아하는지! 이게 신령들의 전통인가보다. 가르쳐주면 좀 어디 덧나나.

“그러면 신령님은 어떻게 하실 생각입니까?”

계속 물어도 안 가르쳐 줄 것 같아 다른 물음을 던지니 그가 후후 웃으며 대답했다.

“나도 자네를 도와야 하지 않겠나. 내 집을 찾는 일이니 말일세.”

“그렇군요. 그러면 우리가 인원은 꽤 충만한 셈이네요.”

나, 주미 원장, 청령, 아리, 신령님, 거기다 시은이까지 있다 하면 벌써 여섯이구나! 이 정도면 상류가 얼마나 대단한 놈이던지 못 잡을 수가 없겠는 걸?

자신감을 찾은 나는 빨리 이 일을 마무리 짓고 내 삶 속으로 다시 돌아가길 다짐하며 결연한 목소리로 말했다.

“오늘 밤 돼지 한 번 잡아 봅시다!”

============================ 작품 후기 ============================

내일이면 종합검진 결과가 나오네요. 우선 궤양 진단 받고 나니까 화장실을 더 자주 가는 것 같은... 역시 사람 맘이란 게 참 오묘합니다.

어쨌든 결과야 어찌되던지 이제 심기일전해서 달리고자 럭가는 마무리 수순을 밟으려고 합니다. 생각 없이 쓰는 게 계속 길어지면 더 쓰기 싫어질 것 같아 빠르게 마무리를 지으려구요.

거의 석달? 한동안 아예 노블레스 페이지를 눌러보지도 않았는데 오랜만에 둘러보니 꽤 많은 분들이 떠나간 거 같더라구요. 오랜만에 보는데 무척 페이지가 할랑해 보이니 뭔가 좀 기분이 오묘했습니다.

저라도 다시 의지 가지고 돌아와야 하지 않을까 싶은 맘도 들구요. 어쨌든 초심으로 돌아가서 다시 한 번 더 성실함을 보여야 할 때가 왔네요. 물론 내일 건강 검진 결과에 따라서 그 당락도 좀 결정이 될 것 같은데...

결과는 내일 알려드리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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