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럭키가이-108화 (108/120)

<-- 108 회: 럭키 가이! -->

*이 글은 스트레스 해소용으로 전혀 생각 없이 쓰는 가벼운 글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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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긴 대체 왜 온 거야? 이 날 데리고.”

무서울 정도로 어색한 공기를 먼저 깨뜨린 건 청령이었다. 쓰클이를 몰고 진상영감이 실려간 병원에 당도하자 바로 눈을 부라리는 청령!

하긴 아리와 금조가 있으니, 서로 친하지 않은 요괴들 셋이 한 자리에 있는 것이니 당연히 심기가 불편할만도 하리라! 아리와의 원한관계야 거의 정점에 다다른 상태일 것이고, 금조 또한 주미 원장의 화신임을 알기에 그 불편함을 이뤄 말로 설명 하기 힘들 터! 뭐 이해 못 할 일은 아니다만…….

“일에는 우선 순위가 있는 법이니까. 먼저 이 일부터 끝내고 처리를 하도록 해야지.”

“이런 거라면 날 굳이 지금 데리고 올 필욘 없었잖아?”

“입은 삐뚤어져도 말은 바로 해야지. 지금 아니라 나중에 하자했는데 굳이 따라 나선 게 누군데?”

괜히 툴툴 거리는 모습을 보니 또 구박을 하고 싶은 기분이 한껏 밀려오는구나!

“그거야 저……!”

그 말에 이내 청령이 눈을 부라리자 소리쳤다. 저 뭐? 아닌 척, 쿨한 척 하면서 속으론 격한 반응 보이고 있는 통에 안절부절 못하는 모습이 무척이나 귀엽게 보여 저도 모르게 미소 짓자 아리가 옅은 미소와 함께 그녀를 돌아보았다.

그 모습 보자마자 청령의 얼굴이 잔뜩 일그러졌지만 지금은 힘의 균형이 아리에게로 기울어 든 상황인지라 청령이 할 수 있는 건 아무 것도 없었다. 그저 분하단 눈으로 아리를 노려보는 그 눈빛에 아리가 피하지 않고 도발적인 눈빛을 해보였다.

“지아비의 뜻을 따르는 것만큼 행복한 일이 없다고 하지.”

그리곤 할 테면 해보라는 듯 넌지시 청령을 놀리는 말을 던지는 아리!

“누가 지아비란 거지……!”

“내가!”

두 사람의 원한 관계야 아리가 청령의 염원을 붕괴시키고 나로 하여금 그녀의 힘 대부분을 잃게 해 복수에 성공했다 하지만 그렇게 쉽게 정리될 성질의 것이 아니었다. 그러다 보니 병원 오는 내내 상류에 대한 이야기를 제외하고는 엄청 어색하고 싸늘한 공기만 가득하더라고. 그런 터라 상당히 불편했기에 더 다툼이 커지기 전에 먼저 불씨를 차단을 할 필요가 있었다.

“인간 주제에 감히……!”

물론 일방적으로 화를 내고 흥분한 쪽은 청령인 터라 대부분 청령을 진압하는 일이었지만.

“어쨌거나 내리도록 하지. 이제 오늘은 하루가 꽤 길어질지도 모르니까.”

마음 놓고 출근 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고자 회사엔 미리 이야기를 했으니, 아 어쩜 이리도 모범적일 수 있단 말인가? 물론 김부장이 전에 말론 그리 해도 또 막상 일주일 쉬겠다니까 별로 내키지 않는 모습을 보이긴 한 것도 사실이다. 근데 뭐 어떻게 할 거야? 이미 나는 탈 직장인급인데!

“그런데 대체 여긴 왜 온 거지?”

아리와 청령의 사이야 뭐 당사자들 간의 문제니까! 원한이야 아리 쪽이 더 깊은 듯 하지만 어느 정도 해갈된 부분도 있고, 또 이 문제를 처리 하는 게 우선이라 생각한 것인지 감정적인 모습을 보이지 않고 있었다. 어른스럽다고 해야 할 까? 하긴 시은이도 나보다 나이가 많은데 아리는 당연하겠지. 아마 내 살아온 날의 열배는 더 살아오지 않았을까? 그렇게 생각하니 인간과 요괴가 이어진다는 건 어쩜 참 서글픈 일인지도 모르겠단 생각도 든다.

아니, 뭐 굳이 이런 생각까지 할 필요는 없겠지만… 당연히 지금 당장은 그런 생각이 오버겠지만 훗날 내가 먼저 죽음을 맞이 했을 때 남아 있을 아리는 얼마나 슬프겠냐 이거지. 아, 뭐래! 아직 그런 것도 아닌데!

“병원에 왜 오겠어?”

“……뭐 나약해 빠진 인간이니까!”

어쨌거나 뭘 발랐는지는 몰라도 햇빛을 극도로 싫어하는 청령 태양 아래에서 살짝 인상을 찌푸리기만 했을 뿐 비교적 멀쩡한 모습을 보였다. 아리와 함께 있어 그렇게 부각되지 않았었지만 이렇게 보니 청령도 역시 예쁘다. 흡사 전설에 나오는 미녀 서시를 연상케 하는 찌푸린 미간을 하고서 은연중 걱정을 내비치는 눈빛을 보니 음, 맘이 풍족하구나.

“지금 날 걱정 하는 거야?”

“누, 누가 너 따윌!”

발끈하는 그 모습이 어쩜 이리 귀여운지 후후 웃음 짓는 내 모습에 금조가 불만스럽게 깍깍 소리를 내며 어깨에 안착했다.

“난 먼저 흔적을 찾아보도록 할 게요. 같이 움직이는 것도 좋겠지만 관악산에서부터 흔적을 찾아 가는 것도 나쁘진 않을 것 같아요. 오능의 몸을 뒤집어 쓰고 있으니 그 몸의 냄새는 내가 기억하고 있잖아요.”

“아…….”

그 모습을 지켜보던 아리가 이야기를 꺼내자 저도 모르게 서운한 맘이 조금 고개를 치켜 들었다. 지켜준다더니 왜 지금은 또 그냥 가려고 하는 거야? 그 생각에 조금 원망을 담아 그녀를 바라보자 아리가 어색하게 웃으며 시선을 피해 보였다.

“인간에겐 인간의 삶이란 게 있으니까.”

그리고 아리가 그걸 침해하고 싶진 않다는 듯 속 깊은 말을 꺼냈다.

“하지만 아직 회복이 되지 않았잖아?”

“청령이 말이 맞다면 해가 지고 나서 움직일 테고, 낮엔 움직임을 피하도록 할 거에요. 본질은 음기일테니 태양이 있는 한은 무서워 할 필요가 없을 거에요.”

역시 아리도 머리가 좋구나! 일리 있는 말에 토를 달 수가 없었던 나는 그저 아쉬운 기분으로 고개를 끄덕일 뿐이었다. 그런 나를 보며 아리가 살며시 미소 짓자 청령이 성큼 걸음을 옮겨 내 옆에 서선 날 째려본다.

“왜?”

“흥!”

질투하는 그 모습에 아리가 지속적으로 청령을 괴롭힐 건덕지를 찾았다는 듯 악동 같은 미소를 지어 보였다. 그 모습조차도 이렇게 사랑스럽고 귀엽게 느껴지다니!

“까악!”

아야, 인마! 그 사이 금조가 정신 다른 데다 빼먹지 말라 항의하는 부리를 날리자 아리가 후후 웃으며 뒤돌아섰다.

“그럼 해가 지면 다시 찾아올게요.”

“알겠어! 조심하도록 해!”

그리곤 순식간에 모습을 감춰버린 그녀! 전이라면 그저 홀린 사람처럼 허공을 보았겠지만 이젠 다르다. 아리가 어디로 향한 것인지 알 수 있고, 느낄 수 있으니- 그리고 해가 지면 다시 찾아오겠다고 하니 왠지 모를 기대감을 가지고 병원을 향해 걸음을 내딛었다.

“아주 입이 찢어지시네.”

그런 나를 뒤따르며 청령이 잔뜩 심통이 난 목소리를 내보였다. 아, 요 질투쟁이 좀 보소! 이렇게 귀엽습니다!

“내가 뭘?”

하지만 아리에 대한 부분 만큼은 그렇게 쉽게 인정을 하거나 들키고 싶지 않았다. 그런 탓에 나도 모르게 조금은 퉁명스럽게 대답을 하자 청령이 ‘흥!’ 하고 팔짱을 꼈다.

“감히……!”

질투심 여과 없이 드러낸 모습이 이거 지나치게 솔직하단 생각이 들자 나도 모르게 또 웃음이 나왔다. 정말인지 가장 극적인 변화를 거친 건 어쩜 내가 아니라 청령인지도 모르겠다.

“인간 주제에 여우와 놀아나……?!”

“그런 거 아니거든요?”

“까악!”

“웃기지 마!”

“아니, 금조 너까지!”

아웅다웅하며 청령과 갑자기 끼어든 금조와 다투고 있는 사이!

“아저씨!”

이쯤하면 올 시간이 됐다 싶어서 마중을 나왔던지, 아니면 의식을 회복한 진상 영감과는 같이 있고 싶지가 않았던지 일찌감치 나와 있는 용구가 보였다.

“오, 용구야!”

이 상황의 해방구인 용구를 만나자 절로 마음이 춤을 추는구나! 솔직히 청령이 아리에 대해 언급 했을 때 나도 모르게 심장이 덜컥 한 게 사실이다. 뭐라고 해야 하나? 처음 보았던 그 강렬한 아름다움이 사라지지 않고 더 커지는 기분이다.

“아…….”

그 사이에 용구가 나와 청령을 돌아보고는 조금 당황한 얼굴을 해보였다.

“또 여자가…….”

“흥, 저 꼬마는 누구지? 설마 인간, 저런 취향이었어?”

이제는 나타나는 여자들 모두가 적이라고 생각하는 모양인지 잔뜩 가시 돋힌 청령이 내게 의심의 눈초리를 보냈다. 아, 이 사람 좀 봐! 나 그런 사람 아니거든?

“그저 선의와 호의로 돕는 이웃집 아이거든? 왜 자꾸 질투를 하는지 모르겠네.”

“누, 누가 너 따윌!”

청령을 다루는 방법은 생각보다도 훨씬 더 쉽다. 그냥 이렇게 자존심만 건드려 주면 자긴 절대로 아니라고 우기며 입을 싹 다물거든! 그런데 표정은 또 그게 아니라서 보는 것만으로도 재미가 있다만, 뭐 어쨌거나!

“아무튼 영감님…… 상태는 좀 어때?”

용구 일부터 처리를 해야 했기에 각설하고 물음을 던졌다. 그 말에 나와 청령을 번갈아 보던 용구가 청령의 키와 분위기에 조금 눌린 듯 어색한 표정을 띤 채 대답했다.

“다행히 의식은 회복하고…… 뭐 그냥 똑같아요……. 그런 일 있다고 사람이 달라지는 건 아니니까요…….”

“그래? 생명엔 지장이 없는 모양이구나?”

그 말에 고개를 끄덕이는 용구의 표정은 만감이 교차하는 듯 했다. 나 같으면 그런 인간 죽거나 말거나 신경도 안 쓸 텐 데! 정말인지 사람 불편하게 만드는구만. 죽으면 그 나름대로 또 그렇고, 살아 있어도 나아지는 게 없으니 여간 답답하지 않을 수가 없잖아.

“앞으로 계속 입원해 있어야 한 대?”

“네……. 그런데 금방 또 뛰쳐 나올 거 같아요. 지금도 술 가져오라고 난리라서 차마 볼 엄두가 안 나와서 밖으로 나온 거에요.”

깊은 한숨을 내쉬는 용구를 보니 정말인지 저 진상 인간을……. 진짜 이런 종류의 사람은 유전적으로 결함이 있는 거 아닌가 모르겠다.

“진짜 어디다 가둬둘 수도 없고.”

돈만 주는 게 다는 아니라고 큰 도움을 주지 못해서 미안한 맘이 든다. 아, 나 진짜. 내 일도 아닌데 이렇게 내가 또 맘이 불편한 건 오랜만의 일이라만 이런 느낌이 아직까지 내가 세상에 물들어도 순수함은 잃지 않았단 증거 같은 느낌이 들기도 한다.

“그러게 말이에요……. 정말인지…….‘

답답하기 짝이 없는 현실에 무거운 한숨 내쉬는 용구의 머리를 쓰다듬곤, 안타까운 맘에 용구를 안아 어깨를 다독이자 용구도 밤새 한숨도 못잔 모양인지 내 품에 얼굴을 기대어 왔다.

그 상황 속에서 금조도 용구와는 하루 같이 있어 친해진 모양인지 내 어깨에서 용구의 어깨로 폴짝 뛰어 내려 깍 하고 소리를 내며 볼을 부볐다. 금조의 위로에 용구도 기분이 풀린 모양인지 옅은 미소 짓고 있는 동안…….

“알콜 중독자야?”

햇빛과는 거리가 멀어 창백해보일 정도로 새하얀 피부를 자랑하는 청령이 도도한 목소리로 물음을 던졌다. 음? 청령이 왜 관심을 보이는 거지?

“아, 네…….”

쭈뼛거리며 고개를 끄덕이는 용구. 그 모습에 나 또한 호기심을 담아서 청령을 바라보자 청령이 거만한 웃음과 함께 이야기를 꺼냈다.

“보호자 동의만 있다면 우리 시설에 가져다 놓을 수 있어. 저런 인간 말종 개조 시키는 건 일도 아니야. 평생 가둬 놓고 싶거든 그래도 상관 없고.”

어……? 그 말에 고개를 갸웃하던 나는 청령이 복지 재단 까지 들고 있단 사실을 그제야 떠올릴 수 있었다. 다소 의외란 나의 눈빛에 청령이 오랜만에 섬뜩한 그 웃음을 지어 보였다.

“세상에서 영원히 사라지게 만들 수도 있고.”

그 시설이 보통 시설은 아니로구나! 그 말에 당황한 용구가 ‘아, 저…….’ 하고 쭈뼛거리며 청령을 바라보았다.

“죽이겠다거나 그런 건 아니야. 원한다면 한 달에 한 번 정도는 면회를 할 수도 있고, 정식 시설과 시스템 모두 갖추고 있으니 행동 개선 되면 밖으로 꺼낼 수도 있어. 걱정 하지마.”

자비라기보다는 내가 이 정도 능력을 갖추고 있다 자랑을 하는 듯 한 그녀의 말에 나와 용구 모두 귀가 솔깃해졌다. 아니, 뭐 그 양반 그렇게 주변에 피해 주는 것보다는 어떻게든 행동이 바뀌는 게 좋잖아?

그러는 동안 청령이 지갑에서 명함을 꺼냈다. 아, 이 인간 사회에 녹아든 요괴 좀 봐! 그 명함을 당당하게 용구에게 내밀자 용구가 쭈뼛거리다 날 힐끔 쳐다보았다. 대체 내 주변에 어떻게 이런 여자가 있는지, 그리고 지금 이 상황을 어떻게 해야 할지 고민하는 눈치였다.

“시설은 정말 믿을만 해?”

“교정률 100%. 들어왔다 나가면 전혀 다른 사람이 돼.”

분명히 그 진상 영감이 저기 들어가게 되면 꽤…… 고생을 할 것 같은데. 하지만 의외로 청령이 이런데 탈출구를 가지고 있단 사실에 저도 모르게 미소를 짓고 말았다. 그리고 그 웃음과 함께 힐끔 용구를 쳐다보곤 고개를 끄덕이자 용구도 귀가 솔깃한 눈치다.

“저기…… 엄마랑 상의해보고 이야기 드려도 될까요……? 비용도…….”

“비용은 걱정 하지마. 저 인간이 다 낼 테니까. 흥, 그게 아니라도 간이고 쓸개고 다 내어줄 것 같은 모습을 하고 있잖아.”

용구에게도 질투심을 내보이는 모습을 보니 그저 웃음 밖에 나오지 않는다.

“간이고 쓸개라니! 나도 내 여력 되니까 그러는 거야!”

웃음과 함께 대답하자 청령이 더 듣기 싫다는 듯 도도한 얼굴을 하고서 손을 흔들었다.

“듣기 싫어. 어쨌든 생각 있으면 연락해. 바로 옮길 테니까.”

그 말에 용구가 생각지 못한 제의에 빛을 얻은 듯 ‘아, 네!’ 하고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곤 명함을 진지하게 바라보는 것이 아무래도 그 생각이 꽤 많이 있는 모양이다.

“그럼 저 엄마한테 전화 좀!”

다른 걸 떠나서 행동을 교정한다는 부분에 큰 매력을 느끼고 있는 모양이다. 그렇게 용구가 공중전화를 향해 걸음을 옮긴 동안 나는 피식 웃음을 터뜨리며 여전히 도도한 자태의 청령을 돌아 보았다.

“생각도 못 했어. 날 도와줄 줄은.”

그 말에 청령이 흥 하고 인상을 구기며 날 다시 노려보았다. 여전히 뱀 같은 눈이긴 했지만 감정이 전혀 느껴지지 않던 흉악한 눈과는 달랐다.

“그저 나서기 좋아하는 인간이 무기력감을 느끼길 바랬을 뿐이야! 너 따위 도와준 거 아니야!”

============================ 작품 후기 ============================

은근히 순종적인 그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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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컨디션이 진짜 오락가락하네요 저 (병약미소년-미소) 됐다능! 하루에 코피도 두번이나 터지고 또 감기도 득했네요. 먹는 양도 확 줄었는데 계속 살이 찌고... 하루 2-3회 설사는 필수 옵션이고... 이거 검사 좀 받아 봐야 하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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