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럭키가이-106화 (106/120)

<-- 106 회: 럭키 가이! -->

*이 글은 스트레스 해소용으로 전혀 생각 없이 쓰는 가벼운 글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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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우. 내 발로 직접 또 오게 될 줄은 몰랐네.”

살아 생전에 뱀이었으니 뱀은 뱀이 가장 잘 알지어다! 그런고로 청령을 만나러 가는 길은 참 기분이 오묘했다.

“아무 일도 없을 테니 걱정 마세요.”

“까악!”

아니, 기분만 오묘한 게 아니라 아리와 금조를 대동했기 때문에 상황 자체가 오묘한 감도 적잖았지만!

“뭐, 별 일이야 있을까. 있다 하더라도 전혀 문제 될 건 없으니까. 굳이 이렇게까지 안 해도 괜찮은데…….”

어제 아리의 지켜주겠다는 선언 이후로 또 한 차례 갈등이 있었다. 물론 나 말고 주미 원장과 아리 사이에서 말이다!

주제에 누굴 지키느냐는 주미 원장과 주미 원장에 굽하지 않고 어떻게든 이 일에서 나를 구해내겠다 따지는 아리! 아, 끝장 나는 미인들이 날 가지고 이렇게 가열차게 대립의 각을 올리니 기분이 좋아 어쩔 줄을 몰라 하다 결국은 주미 원장을 진정 시켰지! 어차피 나야 날 지키려는 인원이 많을수록 좋은 게 아니냐고 말이다.

물론 그런 내게 주미 원장이 한 마디를 더한 게 있긴 하다.

‘여우 일족이 모시고 있던 신령의 보물이었던 구슬을 가지고 달아났던 것처럼 불여우를 너무 깊게는 믿지 마세요.’

그런 말을 들은 터라 묘하게 신경이 쓰이긴 했지만…….

“왜 그래요? 갑자기.”

나를 지켜주겠다 나를 따라와선 지나가는 사람들 입을 강제로 오픈하고 있는 이 아가씰 누가 의심할 수 있겠는가?

“아, 아냐. 가서 뭐라 이야기 해야 할 지를 생각해 봤지.”

그 말에 아리가 내겐 미안한 것이 참 많단 듯 한 눈빛을 해보였다. 따지고 보면 구슬이 덕분에 죽을 위기도 처했고, 또 구렁이 청령과도 관계를 가지게 되었고. 음, 어쩜 내 평범한 일상이 한 순간에 사라지게 된 것도 원인은 아리에게 있는지 모르겠다.

“사나이 계범도, 한 번 사는 인생은 대차게 산다고 후회하거나 쫄리는 거 하나 없슴돠! 밍숭밍숭 하게 사는 것보단 이쪽이 더 버라이어티 해서 재미있기도 하고.”

그 말에 아리가 고맙다는 듯 미소 지어 보였다.

“정말인지 많은 신세를 졌네요. 범도 씨에겐.”

“언젠간 갚지 않겠어요?”

아, 전립선 떨려! 보면 볼수록 빠져든다는 기분이 이런 걸까? 단순한 미를 넘어서 홀리는 듯한 느낌을 애써 지워내곤 태연한 척 이야기를 꺼내니 아리가 환하게 웃는다. 그러자 출근 시간에 길거리를 거닐던 사람들이 모두 한결 같은 얼굴을 하고서 아리를 쳐다본다.

“역시 남잔 능력이네…….”

얌마, 왜 능력 때문이라고 생각하는 건데? 내 외모 때문일 수도 있잖아!

“갑자기 저 사람은 왜 쳐다 보는 거에요?”

“아, 아니야. 내 외모를 비하하는 줄…….”

“이렇게 멋있는데요?”

아, 지져스! 이런 얼굴로 그런 소릴! 립서비스라고 하더라도 이 정도면 7성급 호텔 서비스 되시겠다! 그 말에 감격한 나는 흐뭇한 얼굴로 고개를 끄덕였다.

솔직한 말로 이 일을 통해서 아리가 내 옆에 있다니 그 사실이 도리어 더 고무적이었다. 그런데 그냥 느낌만 동동 떠서 그런 게 아니라 아리와 나 사이에는 뭔가 인연이 닿아 있는 것 같다. 뭐라고 해야 할까? 운명적인 것 같은 그런 거……?

“생각이 너무 길어요.”

그런 나를 향해 아리가 호박색 눈동자가 보일 듯 말 듯 가느다란 눈매를 하고서 미소 지었다.

“아, 이제 들어 갈 거야! 가서 그냥 찾는데 협조하라고 해야겠지! 음!”

그 말에 아리가 후후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어쨌거나 청령에겐 낭군이 되셨으니 말이에요.”

“……그런 셈이지.”

의미심장한 한 마디에 나도 모르게 가슴이 덜컥 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아, 놔! 결혼도 안 했는데 요괴의 서방이 되어야 하는 건가? 물론 청령이 조선시대 정절녀라는 반전 매력이 있긴 했다만 그래도 난 아직까지 온 세상을 누비는 한줄기 바람이고 싶은 것을……!

“아무튼 중요한 건 빨리 그 상류라는 놈을 찾아서 없애버리는 일이니까. 다른 건 둘 째 치고 선량한 피해자는 안 나오게 해야지.”

개인적으로 진상 영감이 그런 일을 당한 건 참 벌 받은 거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그게 진상 영감 뿐 아니라 다른 선량한 사람까지도 그리 되도록 만든다면 상당히 곤란한 일일테지!

어쨌거나 진상 영감도 그 문제 때문에 용구 발목을 붙잡지 않도록 해야 하는데 말이다. 뭐 그것도 진상 영감 상태 보면 알 일일거다. 개차반이 개과천선한다 한들 지나온 세월동안 사람들 괴롭힌 게 모두 용서될까? 개인적으로는 그럴 일도 없고, 그렇다 하더라도 용서까지는 아주 오랜 시간이 걸릴 것 같다.

뭐 정신 못 차리거든 어디 시설 같은데다 쳐 넣던지 해야지! 어쩜 그게 제일 큰 배려인지도 모르겠어!

“그런데 이거 뭐야? 웬 복지 재단이야?”

“아이러니한 일이네요. 청령의 거처가 여기에 있단 것 자체가.”

내 말에 아리 또한 동감을 표했다. 그것도 그런 것이 이 사악한 구렁이뇬이 냉동 컨프레셔를 만드는 중견 기업 뿐 아니라 복지 재단 까지 가지고 있단 것이 바로 포인트였거든. 정말 아이러니 하지 않은가?

“세금 떼먹긴 복지 단체가 제일 좋긴 하겠지. 그런 용도 아닐까?”

“음……. 인간 세계의 상세한 법 같은 건 아직 잘 모르겠어요.”

고개를 흔드는 아리의 모습에 나는 피식 웃음 지어 보였다. 이렇게 또 백치미가 살짝 흐르는 듯한 느낌도 있는 것이…….

“까악!”

그런 내게 정신 차리라는 듯 금조가 일갈을 가했다.

“아무튼! 일단은 둘 다 여기서 기다리고 있어. 단체로 쳐들어갔다간 또 청령이 어떻게 나올지 모르니 나만 들어가서 만나 보는 걸로 하자고.”

그 소리에 퍼뜩 정신이 든 나는 이러고 있을 시간이 없단 생각이 들어 바로 행동을 결정했다. 어차피 이후엔 용구도 다시 데리러 가야 하니 말이다. 청령의 거취야 고아라는 목사슬을 통해서 주미 원장이 체크하고 있으니 더 걱정 할 필요가 없는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그래도 아리는 여전히 걱정스러운 모양이다. 그 모습을 보니 아 또 감동이 밀려오는 구나. 내가 다른 복은 없어도 여복은 있는 것 같아! 능력도, 성격도 일단은 외모가 뒷받침되어야만 볼 수 있는 부분이라고……. 후후후!

“위험하진 않을 거야. 지금이야 내가 훨씬 더 셀 테니까. 무슨 일 있으면 바로 도망 치면 되니까 걱정 하지마.”

조선족들한테 납치당했을 때와는 천지차이란 말이렸다! 물론 그때도 보통 사람들보단 훨씬 나은 상태인 듯 했다만!

“알겠어요.”

어쨌거나 중요한 건 빠르게 일을 처리하는 것! 워낙에 원수지간이다 보니 아리로써도 자신이 동행한다면 트러블을 만들 것이라 생각했던지 순순히 고개를 끄덕여 보였다. 단지 불만이 있는 건 아리가 아니라 금조 쪽이었던 모양인지 금조가 불평 가득한 얼굴로 날 보며 깍깍 소리를 냈다.

“너도 우선은 밖에서 같이 기다리고 있어.”

“까악!”

하지만 주미 원장과 아리의 사이가 좋지 않아서 그런지 몰라도 금조도 탐탁찮은 눈으로 아리를 쳐다보곤 청령의 건물 입구 위로 가볍게 날개 짓을 해 올라설 뿐이었다.

“그럼…….”

“조심해서 다녀와요!”

그 말에 나는 천천히 고개를 끄덕이곤 안으로 걸음을 내딛었다. 참, 정장 입고 이 시간에 강남 와 있으니 출근하는 것 같은 기분인데? 그러니 또 강남 온 김에 지현이 만나고 갈까 싶은 생각도 든다. 허나 지금은 그런 걸 생각 할 때가 아니지!

“어디에 있으려나. 안내 데스크에서 가르쳐 주진 않을 텐 데.”

연락처가 있는 것도 아니고 그저 불쑥 찾아온 터라 행보가 상당히 난감할 수밖에 없었다.

“이를 어쩐다?”

느낌상 가장 꼭대기에 청령이 있을 것 같다만 그리로 바로 찾아가기도 뭣하고……. 일단은 청령의 명의로 되어 있는 복지 재단이 건물의 가장 꼭대기 아래층에 있어 엘리베이터로 걸음을 옮겼다.

이쯤 왔으면 충분히 알 법도 한 데 말이야! 책임지라던 청령의 귀여운 얼굴을 떠올리니 왠지 기분이 이상하다.

“으음. 부인?”

아, 놔 결혼도 안 하고 이런 걸 하다니! 이건 오글토글 10대 시절이나 하는 애칭들인데 말이다. 그래도 뭐 아리만큼은 아니더라도 어마어마한 미모에 재력까지 갖춘 구렁이 요괴와의 연이…….

요괴긴 하지만 나쁘진 않겠지?

-띵동!

그 순간 엘리베이터가 로비에 도착했는지 소리를 내며 문을 열었다. 엘리베이터에 오르기 위해 고개를 든 바로 그 순간 낯익은 얼굴이 눈 앞에 모습을 드러냈다.

“따라오시죠.”

엉망진창이 된 얼굴이었지만 옷만은 말끔한 것이…….

“너 싸가지…….”

그 재수 없는 운전 기사 놈! 뭔 일인지는 몰라도 청령을 수족처럼 따르던 녀석이었으니 몸이 이렇게 되고도 계속 옆에서 청령을 보필한 모양이다. 하긴 그럴 만도 할 테지!

“회장님께서 기다리십니다.”

“뭐, 그래. 가보자고.”

이미 청령도 내가 여기까지 왔단 걸 알고 있는 모양이다. 그 말에 나는 고개를 끄덕이고는 조심스럽게 엘리베이터 안으로 걸음을 내딛었다.

“혹시라도 허튼 생각하면 죽여버릴 줄 알아. 이 형아가 상당히 무자비한 사람이다.”

여자들에겐 침대 위에서만 무자비하지 후후!

“그때 조선족들 처리 하시는 것 직접 봐서 잘 알고 있습니다.”

전과 달리 상당히 고분고분해진 모습을 보니 뭔가 심경의 변화라도 있었나? 아, 이상하네! 그렇지만 뭐 좋은 게 좋은거라고 계속 지속적인 허세 떨지 않아도 되게끔 받아주니 나도 입을 다물고 말았다.

“…….”

“…….”

아 겁내 어색하네, 진짜!

“이거 좀 생각보다 더 높네…….”

“27층…….”

“아…….”

아……. 단답…….

“청령은 상태가 어때?”

“……요양 중이십니다.”

“뭐, 안 좋고 그런 건……?”

“그건 직접 확인 하시죠.”

아, 이 새끼가 정말! 하긴 뭐 사이 좋게 인사 하고 대화 나눌 사이는 아닌지라 나도 입을 다물어 버리고 말았다. 그렇게 엘리베이터가 제일 끝층 27층에 도착 했을 때 운전기사 놈이 열림 버튼을 누른 채 말했다.

“안에서 기다리고 계십니다. 정면으로 쭉 가시면 됩니다.”

“음. 혹시라도 허튼 수는 부릴 생각 추호도 하지 마.”

“걱정하지 마십시오.”

말끔하게 인사 하는 놈을 보니 존심은 좀 상해 보이는 눈치다. 하지만 이 녀석도 보통 사람이면서 요괴의 존재를 알고 있는 녀석이다 보니 감히 대항할 생각을 못 하고 있는 거겠지? 다른 함정은 없을 것이라 생각하고 밖으로 걸음을 내딛으니 복도부터 뭔가 서늘한 느낌이 밀려왔다.

“역시 서늘한데를 좋아하는구만.”

그러면서 안은 불 같이 뜨거운 것이 참 아이러니한 신체다 싶긴 하다만. 아무튼 그런 게 중요한 게 아니지!

빠른 일처리를 위해서 걸음을 내딛자마자 거대한 문이 보였다. 이 큰 건물의 한 층을 홀로 쓰고 있는 모양인지 호텔 스위트룸을 연상케 하는 단단한 문 앞에 멈춰선 나는 새삼스러운 청령의 재력에 다시 한 번 혀를 내두르고 말았다.

“아……. 튕기지 말고 하나 정도만 가질 걸 그랬나.”

하지만 이제와 후회하면 뭘 하나! 이미 끝난 것을! 피식 웃음과 함께 문을 두드리려는 찰나!

“열려 있으니 들어와!”

여전히 싸늘한 청령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그 목소리에 나는 천천히 문을 밀어 보였다. 그와 함께 열린 문. 그리고 복도보다도 더 싸늘한 기운이 가득한 거대한 청령의 거처가 눈에 들어왔다. 햇빛이 완벽하게 차단되어 있고, 빛도 거의 들어오지 않아 어슴프레한 곳!

실루엣이 비칠 정도로 은은한 빛만 자리한 가운데 미끈한 각선미 드러낸 채 다리를 꼬고 앉아 있는 청령은 팜므파탈의 기운이 가득했다. 남자라면 누구든 같이 하룻밤 보내고 싶은 그런 섹시미와 밤에 나를 농락할 듯 리드 할 것 같은 선정적 카리스마가 가득한 아찔한 모습이라니!

“무슨 일로 찾아온 거지?”

아, 돌아오던지 말던지는 네 자유라고 멋지게 이야기 했는데 지금 내가 먼저 아쉬워 찾아와 또 이러는 거야? 그땐 서방님이라더니 이제 또 이러기야? 요물, 정말!

도도한 청령의 모습에 쪼끔 서운한 마음도 들긴 했다만 뭐 나이 먹을만큼 먹은 나이에 궁상 맞게 그거 가지고 그러진 말자!

“도움을 청하려고 왔지.”

어쨌든 요물이라도 지금은 상류를 찾기 위해서는 청령의 도움이 가장 간절하니 말이다. 그 말이 나오자 마자 청령이 비웃음 같은 웃음을 띤 채 나를 찌릿하고 노려보았다. 그리고는 상당히 화가 난 듯 한 목소리로 내게 말했다.

“감히 내게 도움을 청하겠다고?”

============================ 작품 후기 ============================

새침데기뇬

Q 청령이 화가 난 이유는 뭘까요?

(정답이 나오면 연참 하는 걸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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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 잘 보내세요! 여러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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