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03 회: 럭키 가이! -->
*이 글은 스트레스 해소용으로 전혀 생각 없이 쓰는 가벼운 글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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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셈이죠. 성성자는 주인을 지켜주는 유용한 물건이니까요.”
아리의 대답에 나는 천천히 다시 방울을 바라보았다. 이거 처음부터 뭔가 심상찮은 물건은 아닌가 싶었다만 설마 이게 이런 기능이 있을 줄이야! 오전에는 너무 경황이 없어서 미처 듣지 못했던 모양이다. 그러다 성성자가 아리를 느끼고는 계속해서 울었던 것이고.
“그렇구나. 그래서 아리 널 보고……?”
확신의 확신을 가지기 위해서 던진 질문. 그 물음에 아리가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 날 뚫어져라 바라보는 호박색 눈동자에 무척이나 기분이 좋은 듯 한 따스함을 머금은 채 말이다.
“흠, 흠!”
그 눈빛에 괜스레 또 맘이 설레는 나는 어색하게 헛기침을 하고 말았다. 아, 정말인지 비주얼만으로 보았을 때 아리를 능가 할 존재는 세상 어디에도 없을 것 같다! 주미 원장이나 청령, 시은이나 지현이, 그리고 오늘 보았던 부영이도 어디가서 빠지는 인물이 아니지만 그들 모두를 순식간에 꼴뚜기화 시킬 수 있는 용모의 소유자이니까!
“아무튼 그러면 그래, 이건 그런 이유가 있었구나.”
그러다 보니 자꾸 의식이 된다. 이 여우 같은 계집애, 정말! 사람을 눈빛만으로도 홀릴 수 있단 게 이런 게 아닐까? 아, 떨려!
“그럼 이제 제가 물어볼 차례군요.”
괜스레 떨리는 맘을 진정시키며 어색하게 입을 열자 아리가 기다렸다는 듯 말을 꺼냈다. 날 바라보는 눈빛과 그녀의 목소리에 다시 힐끔 아리를 쳐다보니 아리가 성성자를 바라보며 제법 날카로운 눈빛으로 물음을 던졌다.
“대체 그걸 어디에서 얻은 거죠?”
“이거? 그러니까 어떤 도사님한테 받은 건데.”
“도사……?”
나의 말에 아리가 순간 고개를 갸웃해 보였다. 아니, 이게 대체 어떤 물건이기에 그런 반응을 보이는 거야? 그러고 보니 주미 원장도 육도가 엄청난 보물이라고 하지 않았던가?
“왜 할아버진데 웃는 게 인자한…… 뭐 스폰서 같은 그런 건 아니고!”
아리가 혹시라도 이상한 생각을 하지 않을까 두려운 맘에 이야길 꺼내니 그녀가 옅은 웃음을 지어 보였다.
“아무런 대가도 없이 성성자를 그냥 넘겨준 건 가요?”
그리고 아리가 웃음 속에서 어쩐지 날카로운 질문을 던졌다. 육도 이야기는 굳이 하지 않아도 되겠지?
“날 더러 도와달라고 이야기를 하던데. 무슨 내용인지는 모르겠지만 그건 때가 되면 이야기를 해주겠다던가, 알게 된다던가. 아마 그랬을 거야.”
불과 하루 전의 기억을 떠올리며 이야기를 하자 아리가 흐음 하고 소리를 내며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
“그 사람은 보통 사람이 아닌 모양이에요. 사람의 냄새는 아닌 것 같아요.”
“응?”
“우리 일족은 후각에 민감하니까. 남아 있는 체취를 모두 알 수 있어요. 이 성성자에는 사람의 흔적이라곤 범도씨의 것 밖엔 나지 않아요. 이전 소유자의 체취가 남아 있을 법도 한 데 말이에요.”
뭐라고? 의외의 말에 나는 고개를 갸웃해 보였다.
“그러면 그 도사님이 사람이 아니란 말이야?”
오 마이 갓! 설마 도사님도 요괴는 아니겠지? 이게 도대체 무슨 일이람? 대관절 알 수 없는 일에 휘말렸단 생각에 머리가 다시 지끈 거리기 시작해왔다. 아 놔, 뭘 가도 쉽게 가는 일이 없구만!
“우화등선(羽化登仙)의 경지를 이룩한 정도의 인간이라면 그게 당연한 거에요. 성성자가 사라진지도 200년이 넘었는데 그런 물건을, 그것도 아주 수준 높은 성성자를 줄 정도라면 보통 선인은 아닐 거에요.”
“아……!”
요괴가 있으면 선인도 있지 않겠는가? 어쩐지 수긍되는 아리의 말에, 그리고 아무리 봐도 나쁜 사람으로는 보이지 않는 도사님의 기억에 나는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 뭐 처음엔 도를 아십니까인줄 알긴 했지만!
“어쨌든 알고 있는 물건은 아니란 말이로군요.”
“음, 그런 셈이야. 나도 이게 뭔지 몰라서 주미 원장에게 물어보려다가 일이 자꾸 꼬이는 바람에 깜빡 했었지.”
그 말에 아리가 후후 웃음 짓는다. 더 물어봐도 내가 도사님에 대해서 알고 있는 게 없으니 더 나올 건덕지가 없다 싶었던지 날카롭고 예리한 모습을 지운 그녀는 정말인지……. 사람의 용모를 하고 있지만 사람이 아니라니 절로 수긍이 될 정도로 아름다웠다.
와 그런데 아리를 이렇게 또렷하게 계속 보고 있던 적이 있던가? 아마 없었던 것 같다. 그녀와의 만남은 항상 스치듯 안녕, 잠시만의 만남이었기 때문에 말이다.
“왜 그래요? 갑자기?”
그런 나를 보며 아리가 고개를 갸웃해 보였다.
“아, 아니! 아무튼!”
진짜 첫사랑 소년도 아니고 왜 이러냐! 정신차려, 계범도!
“아무튼……. 어쩌다 그렇게 다치게 된 거야?”
이 방울, 성성자가 요괴를 비롯해서 안 좋은 것들을 알려 주는 아주 좋은 녀석이라는 걸 알아냈으니 이제 그 다음 순서는 아리의 부상을 밝혀내는 것이렸다!
“혹시 청령이 다시 일을?”
그 말에 아리가 작은 한숨을 내쉬며 고개를 설레설레 흔들었다.
“아니에요. 이제 더 이상 청령은 위협이 될 수 없어요.”
그럼 대체 무슨 일이란 말인가?
“도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거야?”
걱정과 의문을 동시에 담은 나는 진상 영감이 토해낸 검은 액체를 떠올리며 재차 물음을 던졌다. 왠지는 모르겠지만 이것과 아리는 분명히 관련이 있지 않을까? 생각이 자꾸만 그 방향으로 향하는 것을 느끼는 동안 아리가 살며시 고개를 들었다.
“전혀 예상하지 못했던 일이었어요.”
“음?”
“우리 일족이 터전으로 삼고 있는 저 산에는 우리들 뿐 아니라 300년을 넘게 산 멧돼지 요괴가 있어요.”
“흠.”
혹시 그 멧돼지 요괴가 아리를 공격한 것인가? 이런 쳐죽일 돼지를 봤나! 순간 울컥하는 마음을 느낀 나는 인상을 굳히고 최대한 진지한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그 돼지가 공격을 가한거야?”
“음……. 갑자기 당한 건 맞아요.”
“젠장, 구슬을 빼앗으려고?”
“아니, 아니. 그런 게 아닌 것 같아요. 그들과는 아주 호의적인 관계를 가지고 있는 상황이었어요. 수백년간에 걸쳐서 일족과 다투고 있는 청령과는 다르게 말이에요.”
나의 화 난 얼굴에 아리가 후후 웃음 지어 보였다. 그런 것들 하나, 하나가 몹시 기특하다 생각하는 모양인지 눈을 마주치고 미소 짓는 그녀의 모습이란! 아, 맙소사! 왜 이제야 나타난 거야? 정말 몸이 흐물흐물 해지는 듯 한 기분이 들 정도였다.
“으, 으음. 그런데 왜 갑자기 돌변한 거지? 우호적이었다면…… 그럴 이유가 없을 텐 데. 갑자기 욕심이라도 생긴 건가?”
“전혀 다른 존재 같았어요.”
“다른 존재?”
“겉은 우락부락 했지만 오능은 아주 다정한 존재였어요. 그가 갑자기 그렇게 돌변하리라곤 정말 생각도 하지 못했어요.”
내 말에 아리가 씁쓸함을 감추지 못한 얼굴로 대신 대답을 해보였다. 그 말에 나는 왠지 모르게 아리가 조금 더 주변의 사람들을 잃은 것 같다는 애달픈 맘을 느끼며 그녀를 바라보았다.
“혹시 그럼 뭔가가 변신을 해서 그런 거 아닐까?”
청령을 비롯한 다른 요괴들의 노림을 받아왔던 일족이었던 만큼 친구도 그리 많지는 않았을 것이다. 아, 정말인지 어떻게 이렇게 예쁜 애들이 인생이 대차게 힘들구나! 참!
그래서인지 그 부담을 덜어주려 노력하는 나의 말에 아리의 눈이 다시 한 번 날카롭게 빛이 났다.
“그건 변신술 같은 게 아니었어요. 전혀 알아차리지 못했는데…….”
무거운 한숨을 내쉬는 그녀. 그래, 변신술에 있어서는 구미호를 능가할 존재가 세상에 어디 있겠는가? 어설픈 변신술의 소유자 시은이가 했던 말을 떠올리다 보니 순간적으로 진상 영감의 모습이 머리를 스쳤다.
“변신술이나 다른 존재는 아니었는데 분명히 마치 다른 요괴가 된 것 같은……?”
나의 물음에 씁쓸한 얼굴로 천천히 고개를 끄덕이는 아리. 그 순간 조금 더 확신이 들었다. 필시 이건 뭔가 관련이 있는 게 틀림없다고……!
“혹시 그 오능이라는 녀석이 검은 영기 같은 걸 풀풀 뿜고 있지 않아? 입 같은 곳이라던지…….”
정확히 검은색이라고 말하긴 뭣하지만 왠지 그런 느낌이 있었단 말이지! 그게 진상 영감이 보인 증상과 같은 것이라면 충분히 설득력이 있단 생각에 질문을 던지자 아리가 뭔가 알고 있는 게 있나 싶었던 모양인지 움찔하며 나를 바라보았다.
그리고 잠깐 생각을 하다 천천히 고개를 끄덕이는 그녀.
“확신은 할 수 없지만…… 다투던 와중에 분명히…….”
점차 확신이 들었던 모양인지 고개를 끄덕이던 아리가 그걸 어떻게 알았느냔 눈빛으로 나를 바라보았다. 그러다 자신의 실수를 깨달은 듯 보석처럼 빛나는 호박색 눈동자를 토끼눈마냥 동그랗게 떠보였다.
“설마 날 쫒아서 여기까지?”
아무래도 돼지도 코가 크니 냄새를 잘 맡지 않을까? 하긴! 의식을 잃을 정도로 부상을 입었는데 그럴 정신이 어디에 있었을까? 아리에 대한 안타까운 맘을 담아서 천천히 고개를 끄덕이니 아리가 진지한 얼굴로 나를 쳐다 보았다.
“하지만 그 돼지는 분명히 아니었어. 우리 동네……. 저기 자고 있는 쟤 양아버지의 모습을 하고 있었지.”
그 순간 아리의 눈에 의문이 가득찼다. 그런 건 이해가 되지 않는다는 듯 한 모습을 보니 아는 것 많은 구미호 아리도 이것에 대해서는 전혀 아는 바가 없는 듯 했다.
하지만 분명한 게 있다면 우리는 지금 모습은 다르지만 똑같은 대상을 만났고, 그것이 구슬을 노리고 있다는 것일 것이다. 또 다시 같은 일에 휘말렸다 생각하니 그저 허탈한 웃음이 새어 나왔다.
“미안해요…….”
자신의 실수 덕에 오능이라는 돼지……, 아니 그 몸을 빌린 존재가 날 찾았단 생각에 미안함을 감추지 못하는 아리. 그 모습을 보며 나는 천천히 고개를 흔들었다. 아니, 그런 걸 떠나서 이러거나 저러거나 현실 세계의 풍요로움을 손에 넣었으니 마땅히 이건 내가 해야 할 운명의 한 조각이 아니겠는가?
그러니 말이다!
“그럼 슬슬 우리의 헬퍼를 소환해봐야 할 것 같지?”
============================ 작품 후기 ============================
오늘 영화 원작 소설에 대해서 찾아보니 귀여니가 보여서 찾아보니 '그놈은 멋있었다'가 한국에서 50만부 이상, 중국에서 60만부 이상 팔렸군요. 고료를 10%로만 계산해도 권당 700원씩 잡아도 한국 3억 5천, 중국 4억 2천.
증판에 따른 고료 인상이 있거나, 기초 고료를 더 높게 책정했다고 하면, 그리고 영화 판권까지 포함을 시키면 저 한권으로 10억원의 수익을 올린 거네요. 와... 근데 그런 게 한 두개가 아니라 몇 작품 되니... 그 정도는 아니라 쳐도 그에 준하는 작품들도 몇 있고...
거기다 성균관대학교 특례로 패쓰하고 지금은 서울종합예술대에서 겸임교수직 하고 있으니...
다른 걸 떠나서 진짜 책 하나만 저 정도 하나 팔면 평생 놀고 먹어도 될... 솔직히 참 부럽네요!
역시 인생은 타이밍, 운칠기삼 인생한방- 낙장불입! 왠지 씁쓸하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