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럭키가이-95화 (95/120)

<-- 95 회: 럭키 가이! -->

*이 글은 스트레스 해소용으로 전혀 생각 없이 쓰는 가벼운 글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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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는 어떻게 할 생각이야? 혹시 짐 챙겨온 그거에 학교 갈 것들도 다 들어 있었어?”

“네? 아뇨……. 그렇진 않은데요.”

생각이 너무 많으면 그 인생 고달프단 아귀 선생님의 가르침처럼 나는 생각을 가볍게 하기로 마음을 먹었다. 그런고로 진상 영감이 정신 번쩍 들도록 주변 세팅 되기 전까지는 용구를 우리 집에서 보살필 계획인 터라 용구가 생활에 필요한 최소한을 마련할 필요가 있었다.

“그럼? 학교는 빠이빠이 할 작정으로 나왔던 거야?”

그런 연유로 교복이나 학교 가는데 필요한 물건을 챙겨 왔느냐 물음을 던지니 이내 고개를 설레설레 흔들어 보인다.

“그냥 아무 생각도 없이…….”

어허, 이러면 안 되는데! 이 아가씨 좀 봐!

“예끼, 그러면 안 돼지. 다른 건 몰라도 남들 하는 거는 다 해야 돼. 남들 학원 다닌다고 따라 다니란 건 아니지만 최소한 졸업장은 들고 있어야 한다고. 학교가 별 거 아닌 것 같아도 은근히 큰 거니까. 무슨 말인 줄 알지?”

“네…….”

대한민국처럼 더러운 학벌 사회도 세상 천지 찾아보기 힘들 것이다. 그러다 보니 자연스럽게 남들 가지고 있는 고등학교 졸업장, 대학 졸업장은 가지고 있어야 하는 게 우리네 현실이지! 이게 좋은 건 아니고 무척이나 잘못된 상황이란 걸 알고 있지만 뭐 이걸 내가 대체 어떻게 하겠냐? 교육부 장관 및 관련자들을 대오각성 시킬 수도 없는 노릇이고!

차라리 돈 있고 능력 있으면 내가 제대로 된 교육 단체를 만들고 싶다만 학벌과 스펙의 노예인 이 나라에서는 그조차도 힘이 드는 게 사실일 테지! 뭐 나야 이제 더 이상 공부를 할 필요야 없고 다 지나왔으니 그러려니 하고 넘어가겠지만 갑갑한 건 마찬가지다. 이런 시스템으로 운영되는 나라에 대관절 어떤 미래가 기다리고 있겠어?

“아저씨……?”

“아, 아냐. 잠깐 이 나라의 미래에 대해서 걱정을 하느라.”

“아……. 여러 가지로 걱정과 근심이 많으시네요…….”

“뭐, 특히나 바닥을 친 이미지를 어떻게 살릴 수 있을까 하는 걱정?”

하지만 지금 당장 그런 생각한다 한들 뭐가 달라지겠냐! 그냥 지금은 내가 할 수 있는 일을 하는 것뿐이다. 그리고 지금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전적으로 용구와 관련이 있는 일들이겠지.

“어쨌거나 교복이나 그런 필요한 물건이 있으면 잘 챙겨. 학교는 절대로 등한시 하지 말 것. 아저씨의 가르침이니 명심해둬.”

“네, 아저씨……!”

용구가 집에서 어떻게 교복이나 물건들을 챙겨올까 하는 건 좀 의문이 생긴다만 따지고 보면 그리 어려운 일도 아닐 것 같다. 아니, 뭐 진상 영감이 술 마시고 화단에 뻗어 있는데 당연히 용구가 그 사이에 잠깐 집에 갔다온다 해도 알 리도 없을 것이다.

“그러면 저 지금 집에 좀 갔다 올게요…….”

용구도 자기 집보다는 내 집이 더 마음에 드는 모양이다. 아직까지 모든 것을 쉽게 믿을 수 있는 건 아니겠지만 상황이 여의치 않다보니 이런 나라도 믿어야지! 뭐, 그 믿음에 보답하고자 최선을 다해서, 진심 어린 얼굴로 고개를 끄덕인 나는 걱정스런 목소리로 물음을 건넸다.

“혹시 진…… 아니, 아빠랑 만나면 어떻게 하려구?”

“지금은 집에 없을 거에요……. 밖에 돌아다니면서 계속 술 마시고 그럴 거에요…….”

걱정 할 것 없단 서글픈 용구의 음성에 그저 씁쓸한 맛이 입가를 가득 채웠다. 참 애비란 인간이 어째 이렇게 사는지 원!

“그러면 혹시 모르니까 금조랑 같이 갔다 와.”

“네?”

금조가 대단히 사납긴 하다만 그래도 용구에겐 생각보다 친절한 모양을 갖추고 있었다.

“까악!”

“꺅!”

물론 용구가 겁이 많아서 그런지, 아니면 새를 무서워 해서 그런지 몰라도 금조가 날개 짓만 해도 꺅꺅 비명을 지르다 보니 그게 좋아서 그런 것도 같다만…….

“보기와 다르게 금조가 아주 듬직한 새라서 혹시라도 무슨 일이 있으면 잘 지켜 줄 수 있을 거야.”

“그, 그치만…….”

“까악!”

떨떠름해 하는 용구와 달리 이미 금조는 용구의 머리 위에서 위풍당당한 포즈를 취하고 있었다. 역시 주인을 닮는 법이라고 우쭐한 그 모습에 내 마음에 절로 흐뭇해져 미소 짓고 있자 용구가 웃음을 터뜨리고 말았다.

“그런데 정말로 아저씨는 신기한 사람 같아요……. 정말…… 이상한 사람이라고 생각했는데…….”

“그건 오해가 너무 컸던 거야! 그냥 그렇게 생각하렴! 오케이?”

거 진짜 첫인상이란 게 그렇게 쉽게 풀리는 게 아니란 건 알고 있지만 시은이 녀석 덕분에 붙은 이 빌어먹을 이미지가 정말……! 그 와중에 저녁에 지현이와 함께 있는 것이, 함께 애정 행위 하고 있는 걸 딱 걸린 터라 딱히 할 말은 없지만 말이야…….

“혹시라도 제가 뭔가를 해드려야 하면 열심히…….”

“시끄럽다, 인마! 아무리 그런 이미지 씌였어도 그런 파렴치한 짓은 절대로 하지 않아! 사나이 계범도, 가오가 있지 절대로 아저씨가 그런 사람 아니다. 그런 말은 꺼내지도 마! 알겠냐?”

호의를 쉽게 믿을 수 없는 게 세상이라지만 그걸 아직 20살도 안 된 꼬꼬마 애기한테까지 느끼고 싶진 않은 터라 나는 처음으로 용구에게 버럭 화를 냈다. 그 엄한 목소리에 용구가 겁을 먹은 듯 크게 움찔하며 고개를 끄덕이곤 ‘죄송해요!’ 하고 푹 고개를 숙였다.

“뭔가 이렇게 받기만 하면 안 될 것 같아서…….”

“지금은 받아주기만 하면 돼. 사심 없이, 욕심 없이 있는 그대로 믿어주기만 하면 충분히 나도 너한테 줄 가치가 있는 문제라고. 그리고 나서 나중에 네가 받은 만큼 세상에 돌려 줘라. 그러면서 겁나게 멋진 아저씨가 있었다고 이야기 해줘. 그거면 돼. 오케이?”

그 말에 용구가 수줍은 듯 얼굴을 살며시 붉혔다. 그리고 최악이었던 이미지에서 점차적으로 상승세에 접어든 내가 이젠 변태라기 보다는 정말로 멋진 사람처럼 보였던지 발그레해진 얼굴로 고개를 끄덕였다.

후후, 또 이렇게 한 사람의 마음을 훔친 건가?

“그래도 아저씨 좋아하면 안 돼. 아저씨랑 용구는 나이 차이가 어마어마하게 많이 나기 때문에 곤란해요. 그리고 용구 너도 알다시피 아저씨는 나쁜 남자라서 좋아하면 안 돼.”

“네, 그건 걱정하지마세요! 절대로 안 좋아할 게요! 아저씨는 변태시잖아요……!”

아, 나 장난으로 꺼낸 건데 너무 진지하게 대답하면 어떻게 하니? 결연한 용구의 대답에 왠지 모르게 서글프고 의기소침해진 나는 입술을 삐죽 내밀고 말았다.

“그래도 되게 착하시고 멋있는 것 같아요……! 요리도 잘 하시고, 음 귀여운 모습도 조금은……?”

“됐어! 뒤늦게 수습 하려고 하지 마!”

삐진 30대가 얼마나 무서운지 느껴볼래? 인마! 삐진 척 칭얼대는 내 모습에 용구가 난처한 얼굴을 하다 이내 꺄르르 웃음 지어 보였다. 이러니 저러니 해도 역시 용구 나이는 웃는 게 제일 이쁘지!

“아무튼 얼른 가서 짐이나 좀 챙겨와. 나는 마음의 상처를 좀 달래고 있을 테니까. 혹시라도 무슨 일 생기면 바로 연락하고.”

“연락……이요?”

“금조한테 한 얘기야.”

“아…….”

“까악!”

그 말에 용구가 조금 무안해졌던지 겸연쩍은 표정을 해보였다. 후후, 작은 복수에 성공한 나의 으쓱함에 용구가 이내 치 하고 웃음을 띤 채 머리 위의 금조를 조심스럽게 어루만졌다.

“그러면 저 교복이랑만 좀 가지고 올게요……. 아저씨…….”

금새 부끄러워 하는 모습을 보니 정말 천상 여자다, 여자!

“그래! 조심해서 다녀와.”

“네!”

그리고 용구와 금조가 집을 나섰다. 음, 며칠 전만 하더라도 금조가 내 보디가드였지만 이제 더 이상 난 가드가 필요 없는 몸이 되지 않았던가? 후후, 다시 집이 비니 느긋한 자태로 쇼파에 등을 붙이고 누운 나는 티비 전원을 켜고 채널을 돌리기 시작했다.

이제 며칠 밖에 지나지 않았는데 꼭 한달 이상이나 지나버린 것처럼 기분이 오묘하네……. 상당히 늘어진 기분도 들고, 뭔가 집중력도 잃어버린 듯 한 기분도 들고! 아, 이럴 때일수록 기분 전환을 해줘야 하는데 말이야.

“여행이라.”

후후, 일타이피라고 용구가 여기에 있다면 용구에게 집을 맡겨두고 나는 여행을 다녀와도 될 것 같단 생각이 들었다. 음, 물론 불안한 애를 두고 왔다갔다 하는 게 능사는 아니겠지만 그래도 요 며칠 고생한 내게 포상을 주어야 하지 않겠어?

“하긴 요즘 내가 너무 이타적이었던 것 같아.”

음, 물론 청령이한테는 미안하지만. 내가 유난히 청령한테만 좀 이기적이고 모질었던 것 같기도 한 것도 같아. 음…….

후후, 어쨌거나 더불어 사는 세상 돕고 사는 계범도였던지라 내가 나를 위한 투자를 좀 할 필요가 있지 않겠나 싶은 생각이 들었다.

“해외여행이나 잠깐 다녀올까? 쪽발이 쉐이들은 찝찝해서 못 가겠고 동남아나 중국이면 한 번 갔다 올 만 한 데!”

그러다 문득 머리를 스친 곳이 있었다. 쇼핑도 겁~나게 할 수 있고, 그리 멀지도 않고, 또 볼 거리도 제법 있는 곳.

“홍콩!”

그래, 홍콩! 내가 왜 그 생각을 못 했지? 홍콩 가서 짝퉁이나 겁내 사들고 오는 거야! 그리고 끼고 다니면 주변 사람들은 아무도 모를 거야. 음, 벤츠 S 클래스 AMG 몰고 다니는데 누가 이걸 짝퉁이라고 생각을 하겠느냐는 말이다! 소비는 줄이고, 효율성은 증대시키고! 후후, 이미 벤츠 스마트키 하나로 나이트는 끝장 나는 게 사실이지.

어쨌든 그 구성까지 갖추고 출동 한 번 하면 그건 정말 그야말로 사단이 나는 건데 말이야!

“오, 바로 알아봐야겠어!”

이래저래 할 일 많은 것도 사실이지만 그건 미룹시다. 나도 사람이니 좀 쉬어야 할 거 아니오? 오늘도 주미 원장 홍콩 보내준다고 허리가 나갈 것 같은데!

“안마방이나 갔다올까.”

치료는 안마방에서 하는 거라고, 치료가 간절해진 나는 그간 잊고 있던 본능과 욕구의 반응에 뭔가 심장이 꿈틀꿈틀 하는 것을 느끼며 정신 없이 핸드폰을 화면을 넘기기 시작했다. 크, 여행으로 시작해서 안마에다 쇼핑까지! 뭔가 하고 싶단 생각이 드니 정신 없이 이것들이 밀려오기 시작했다.

“어?”

그 와중에 갑작스럽게 핸드폰 화면이 통화 화면으로 넘어가자 나는 고개를 갸웃하고 말았다. 아니, 왜냐하면 이런 번호는 내가 본 적이 없는 번호거든.

“뭐야? 잘못 걸었나?”

핸드폰 화면에 뜬 낯선 번호에 받을까 말까 고민하던 나는 꿀릴 게 없어 당당한 내 자신의 모습을 떠올리곤 느긋한 미소와 함께 전화를 받았다.

“여보세요.”

-계범도씨 핸드폰 맞습니까?

그리고 핸드폰 너머로 들려온 것은 중저음의 매끄러운 남자 목소리였다. 어쩐지 들어본 듯 한 목소리였으나 이런 식으로 내게 연락을 해올 사람이 없었기에 순간 당혹감이 머리를 스쳤다. 뭐야? 뭐지?

“예, 누구십니까?”

별로 궁금하진 않지만 일전에 조선족 놈들 일도 있고 조심해서 나쁠 게 없지! 이 새끼들이 사람 당황 시키는 재주는 충분하니까! 지금이야 그런 놈들 걸리면 그냥 사지를 절단 내줄 정도로 파워풀해졌으니 그리 쫄 필요는 없겠지만……!

-안녕하세요, 범도씨. 기억하고 있으려나 모르겠습니다. 저 어제 절권도 도장에서 만났던 이수영입니다.

============================ 작품 후기 ============================

조아라 개편 했네요. 상당히 사과박스스러운 디자인으로 변한 듯 합니다 ㅋㅋ 인터페이스가 변해서 좀 적응은 안 되긴 하지만 그래도 정산이 말끔하게 변해서 그건 편안하군요.

+

사실 요즘 글 쓰는 자체에 열의와 재미를 모두 잃어서 힘겨운 나날을 보내고 있습니다. 이제 2년 지나고 3년차에 접어들었습니다. 그간 너무 많은 걸 뽑아왔던 모양인지... 매너리즘이라고 해야 할 지. 쉬어도 쉬어도 머리 탈탈 돌아가는 것이 회복이 안 됩니다.

현대 대리만족물을 쓰면서 뭔가 내가 하고 싶은 것이 표출이 되고, 그걸 통한 대리만족감이나 희열이 전해져야 하는데 지금은 딱히 하고 싶은 게 없네요. 그러다 보니 이런 글을 써도 내가 재미있는 줄을 모르겠으니 그 갭이 너무 큰지라 의욕이 뚝뚝 떨어집니다. 말장난이야 제가 좋아하는 것이니 그걸로 충당하고 있지만 그래도 이렇게 안 되는데 하는 자괴감이 있습니다.

처음에 아무 생각 없이 용돈이나 벌어야겠다고 쓸 땐 몰랐는데 한 해, 한 해 지나가고, 경력이 쌓이고, 필모그라피가 생길수록 이 바닥은 암담하고 버티기 힘든 바닥이란 생각 밖에 들지 않습니다. 답이 없는 시장이네요. 모작가님 말대로 장르 시장은 장르에 대한 애정이 없으면 남기 힘든 곳이란 말이 정말인 것 같습니다.

어쩜 장르에 대한 애정이 전혀 없었던 제가 여기까지 버틴 것도 놀라운 일이 아닐까 싶기도 합니다.

아무튼 어쨌거나 그래도 조만간 끝내겠다 마음을 먹은 건 싫어도 억지로 쓰겠다는 것이며, 이전 같았다면 지금 시간에 피로하니 안 쓰고 잠을 청했겠지만 마음 먹었으니 이제 다시 끝낼 때 까지는 억지로라도 내달릴 생각입니다.

아시는 분들은 알고 계시겠지만 제 특성 상 최소한 2000키바를 기준으로 언오버해서 끝을 내지 않을까 싶습니다. 빨리 끝은 내고 싶은데 어정쩡한 결과물은 만들고 싶지 않고, 그러다보니 그 자체도 상당히 딜레마가 되어서 생각 없이 시작한 대가를 톡톡히 치루고 있습니다.

아, 스트뤠쓰!

그렇다고 안 쓰면 영영 손 놓게 될 것 같아 죽이 되든 밥이 되든 쓰긴 계속 써야만 할 것 같습니다. 힘을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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