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89 회: 럭키 가이! -->
*이 글은 스트레스 해소용으로 전혀 생각 없이 쓰는 가벼운 글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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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 뭐를 책임져?”
와, 맙소사! 이게 무슨 일이야? 이렇게 좋은 날에! 전혀 생각지도 못한 청령의 벼심에 나는 그저 얼어버리고 말았다. 아니, 이게 며칠 전만 해도 서로 죽이네 마네 하다가 갑작스럽게 이렇게 되어 버리다니? 이건 말이 안 되는 일 아닌가?
“왜, 왜 그런 눈으로 날 봐?!”
글썽글썽하는 눈으로 나를 바라보고 있는 청령의 지금 이 모습은 단순히 미혼향의 영향 때문만은 아닌 것 같았다. 저게 연기라면 정말 얜 대종상감 연기를 보이고 있는 걸 거야!
그런데 내가 아는 한 최소한 이 청령이 포악하긴 해도 그렇게 머리를 쓰는 타입 같진 않았거든?
“왜 너 같은 녀석이…….”
수치심과 분노가 담긴 복잡한 눈. 그걸 보니 지금 그녀가 어떤 심정인지 대강은 알 수 있을 것만 같았다.
아무렴 스님을 잡아 먹고 천년 영력을 모았다고 했으니 천년 간이나 목숨처럼 지켜온 게 소중한 첫 경험이었을 터. 그걸 본의 아니게 빼앗겼다 하더라도 청령에게는 그게 아주 중요한 일이었던 모양이다. 아주 의미 깊은 것 말이다. 하물며 고려시대에 스님을 잡아먹었다 하더라도 금욕 기간만 300년에다, 조선시대를 500년이나 살아 왔을 테니 그 어떤 여자와 비교해도 보수적인 여자 아니겠는가?
“설마 네가 그런 소릴 할 줄은…….”
“크흑…….”
수치심과 굴욕. 그렇지만 그녀의 몸은 미혼향으로 인해 불이 붙었고, 나로 인해서 새로운 세계를 알게 되었다.
역시 나의 단련된 봉술이란! 뭐 전부 다 내가 잘났다라고 하긴 뭣 한 상황이지만 그래도 왠지 모르게 저 도도한 계집을 굴복시켰다고 생각하니 뿌듯함 맘도 아예 없는 건 아니거든! 아, 역시 착한 일을 하면 복이 온다더니 용구를 도와줘서 그런지 몰라도 또 이런 일이 있는구나!
“아무튼! 책임지라니……. 설마 날 더러 네 남편이 되어라 이런 소리를 하는 건 아니겠지?”
어…… 내 경험 상 이게 마냥 좋은 것만은 아니라고 할 수 있거든. 그러니까 코 꿰였다 싶을 때는 다소 조심해야 하는 법인 것이다. 특히나 이렇게 무서운 계집애와 그런 관계에 묶이게 된다면 정말 까딱 잘못하다 피 보는 일이 있을 수 있다. 아마 그건 나보다는 주로 내 주변에서 일어날 확률이 높겠지……?
그 생각과 함께 다시 한 번 더 청령의 의중을 헤아리고자 물음을 던지니 청령이 하염없이 눈물 흘리며 눈을 질끈 감아 버렸다. 원하지 않는데 몸은 반응을 하고, 그래서는 안 되는 대상 앞에서 걷잡을 수 없는 욕구를 느끼고 있으니 나 같아도 미쳐버릴 거다. 그 때 청령을 보고 순간 꼴릿했던 내 자신이 얼마나 원망스러웠는데……!
“……왜 자꾸 그런 눈으로 날 보는 건데……?”
그리고 다시 눈을 뜬 청령이 나를 원망스럽게 바라보았다. 아, 나! 진짜 이게 갑자기 왜 이렇게 귀엽게 변한 건지 원! 여전히 그녀의 외모는 도도하고 섹시하기 그지 없었다. 왜 나이트는 아니고 일렉트로니카 클럽 쪽에서 VVIP 룸에 앉아 음악만 즐길 것 같은 난이도 S급의 엘프 같이 생긴 주제에 이런 말을 하다니! 이런 조선 시대 마인드를 가지고 있었다니!
“날 버릴 거잖아……! 내게 수치심을 안겨주고, 날……!”
엉엉 울음마저 터뜨리고 있는 청령을 보니 정말로 정신적인 충격이 강력했던 모양이다. 혹시 이거 연기 하는 거 아니야? 지금 이 순간을 모면하려고! 여기에서 벗어나려고 뭔가를 꾸미고 있는 건 아닌가?
“으흐흑……!”
잠깐 그런 의심도 들었지만 이 정도로 서럽게 눈물 흘리며 달아오른 몸의 쾌락에 정신적으로는 고통스러워 어쩔 줄 몰라 무너져 가는 모습을 보고 있자니 이건 대종상 너머 오스카상급이다. 이게 정말 연기라면 말야.
“누가 버린다고 그래……? 그런 건 아니었는데…….”
아, 괜히 기분 이상하네! 얼떨떨하기도 하고, 한 편으로는 기분이 흐뭇한 것이 나쁘지만은 않은 것도 같고!
“싫어하니 벗어나려 할 줄 알았지.”
“아, 아아!”
나의 포옹에 다시 움찔움찔하고 반응하는 청령. 싫은 얼굴을 하고서 몸을 내게로 기댄 채 어마어마한 애증이 피어나는 복잡한 눈빛을 보이는 그녀의 모습에 이거 새로운 기분이 든다. 음, 뭐라고 해야 할까? 조금만 더 하면 이 거친 여자를 내 것으로 길들일 수 있다는 그 정복감……?
“버리려고 한다기 보다는…… 뭐 우리 사이가 그렇잖아?”
“난 네가 정말 싫어……. 으, 으으……! 왜 하필 너 따위가…….”
몸을 움찔움찔하며 진솔한 맘을 털어 놓는 그녀. 그 말에 왠지 또 기분이 씁쓰름 하다.
“그건 나도 마찬가지거든?”
아니, 뭐. 솔직히 그렇게 싫은 건 아닌데……. 음, 괘씸한 짓을 많이 하긴 했지만 그래도 미약도 주고 나름은 잘 해주려고 했었잖아. 헤헤, 그리고 예쁘기도 하고. 불가항력이다. 이건 남자라면 숙명적인 일이니까…….
“이이……!”
하지만 청령은 달라져 있었다. 내가 그리 말하자 금방이라도 무너져 내릴 것 같은 얼굴로 눈물을 뚝뚝 흘리는데 너무나도 급변해버린 그녀의 모습에 내가 더 놀라 바짝 굳어버리자 청령이 입술을 꽉 깨물고 내 품에 얼굴을 기대어 왔다.
“인간 주제에……! 감히…… 감히 네까짓 게…….”
뭐야, 이거! 싫단 말은 자기만 하겠단 거야? 황당하기 짝이 없다만 정신적으로 이렇게 무너져 내린 상황이라면 뭐 설득력도 있겠다 싶은 생각도 들었다.
아니, 뭣보다 이런 8등신 미녀가 쇠사슬에 칭칭 묶인 채 내게 안겨 있으니……. 말이야 저런 식이라 해도 몸은 이미 내게로 기대어 온 지 오래인지라 아, 또 12시 넘어 야심한 밤 기운이 동하는 구나.
“아무쪼록 책임지란 말은 널 버리지 말아 달란 말이지? 왜냐하면 내가 너의 서방님이 되었으니 말이다.”
후후, 어쨌거나 핵심은 이거다. 청령의 감정이야 어쟀든 사건 그 자체만을 놓고 보자고!
그 말에 청령이 순간 새빨갛게 달아오른 얼굴을 하고서 나를 바라보았다. 무어라 말은 하고 싶은데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모르고 그저 눈을 내리 깔아 내 시선을 피할 뿐이었다. 아, 맙소사! 툭하면 죽인다고 협박하던 그 사나운 구렁이 요괴가 이런 여성스러운 모습을 보이다니!
“인간 주제에…….”
습관처럼 그 말만 내뱉고 있을 뿐 지금 이 모습은 정말 사랑스럽기 그지 없었다.
“좋아. 까짓 거 내가 널 거두어 주마. 안 버릴게. 수치심 가지지마. 난 대인배의 탈을 쓴 월드 클래스 호구니까. 설령 니가 수작을 부리는 거라고 해도 과감하게 널 책임져 주마.”
오른뺨을 때리거든 왼뺨도 내주란 분도 일약 월드 레벨로 올라갔는데, 까짓 거 그래! 나도 한 번 그 레벨로 올라가보자! 어차피 힘도 빼앗고, 순결도 빼앗으니 나몰라라 할 수만은 없으니까.
사실 우리 사이에 갑자기 이리 되기란 쉽지 않겠지만 어디 남녀 사이의 일이 보통 일인가? 뭐, 물론 이런 게 아니다 하더라도 분명히 성적으로 커넥션이 있으니 언제든 이렇게 발전할 가능성은 안고 있는 사이 였으니!
“아…….”
상황이 그리 되자 청령도 당황하긴 마찬가지였던 모양이다. 멍해진 채 아무런 말도 못하고 있는 시크했던 그녀를 보니 귀엽단 생각이 들어 저도 모르게 웃음이 나왔다. 일이 정말 이리 될 줄은 몰랐다만 좋은 게 좋은 거라고!
“버리지 않고, 내 곁에다 두고 아껴주며, 예뻐 해주면 되는 것이냐?”
“아!”
해품달 김수현으로 빙의한 묵직한 음성에 청령이 순간 얼굴을 붉혔다. 그리고 울던 눈물을 멈추고 어쩔 줄 몰라 하는 얼굴로 무척이나 거칠어진 숨을 몰아쉬며 꼴깍꼴깍 침을 삼켰다. 극도로 수줍어 하는 그 모습에 나는 저도 모르게 웃음을 터뜨리고 말았다.
“우, 웃지마……! 인간 주제에……!”
어느 샌가 가냘퍼진 청령의 음성에 자꾸만 웃음이 더 새어나왔다. 후후, 결국 승자는 계범도! 나로구나! 예쓰, 승리의 사나이! 빅토리 가이!
“그대가 날 자꾸 웃게 하지 않소?”
으아아아, 이런 걸 내 입으로 내뱉을 줄을 몰랐다만 사나이 계범도! 한 번 분위기 타면 걷잡을 수 없는 불꽃 남자지!
하지만 청령은 그런 것에 무척이나 취약한 듯 했다. 날 싫다 징징 거리던 얼굴은 온 데 간 데 없이 눈을 질끈 감고 ‘인간 주제에……!’ 하고 저도 모르게 콧소리 섞인 목소리를 내고 있을 뿐이었다. 아, 나! 진짜 이 구렁이가 이렇게 귀여워도 되는 것인가?
아니, 뭐 사실은 그 청령의 재산 문제를 처리 하기 위해서 온 것이지만 그건 둘째 문제가 되고 말았다. 그래, 어차피 인간 여자에게는 인기도 없으니 이 참에 요괴들이나 거느려 보자!
그런 생각이 드니 사랑스러워진 청령을 미혼향의 영역에서 벗어날 수 있도록 도와주고 싶단 생각이 들었다.
“으, 으음……!”
묶여 있는 그녀의 입술에 입을 맞추자 순간 청령이 눈을 크게 떴다. 그리고 무척이나 가빠진 숨소리로 가슴을 크게 들썩이며 힘이 풀린 몸을 전적으로 내게 기대어 왔다.
“음…….”
부드럽게 뒤섞이는 입 안의 느낌이 아주 매끈하고 기분이 좋았다. 능숙해졌다기 보다는 본능에 의거해서 저도 모르게 나를 따라 움직이는 듯 한 그녀의 혀놀림! 시은이도 그랬지만 아무래도 요괴들이 본능적으로 이런 부분에서의 습득은 빠른 모양이다.
물론 외견상 정말 남자들을 쥐락펴락하는 요물 같아 보이던 청령이 의외로 이런 조선시대 마인드를 가진 요괴일 줄은 전혀 몰랐지만!
“아!”
부드러운 입맞춤에 완전히 빠져들어 있었던지 입술을 떼어내자 마자 그 느낌이 끊어져 청령이 눈을 크게 뜨고 소리를 냈다. 그리고 꼴깍 침을 삼키곤 어쩔 줄 모르는 얼굴로 고개를 숙였다.
“이번은 약속의 도장을 찍는 거야.”
“그, 그런……! 읍……!”
그리고 나는 부드럽게 청령의 어깨를 움켜쥐고 다시 한 번 더 입을 맞추었다. 점차 바닥으로 기우는 그녀의 몸! 젖어 있는 바닥 위에 누운 청령이 어찌나 매혹적이던지 어깨를 감싼 손을 저도 모르게 아래로 내리자 그 자체만으로 청령의 몸이 떨려 왔다.
“으, 으읍!”
바들바들 떨며 활어회처럼 이리 꿈틀, 저리 꿈틀 하는 모습에 더욱 더 솟아오른 흥분감! 아, 아무렴 그냥도 좋은데 이렇게 묶여 있는 상대와 하려니 뭔가 기분이 오묘하긴 하다. 헤헷…… 경험 안 해 본 사람들은 모를 걸?
“으, 으흑! 아아! 아앗!”
이내 입술을 따라 흘러내리듯이 청령의 목을 살짝 깨물자 청령이 온 몸을 바들바들 떨었다. 아무래도 목이 민감한 부위인 것 같다. 성감대가 목이라니……! 이것도 왠지 모르게 전통적인 느낌인데!
“이, 인간 주제에……!”
그러면서도 끊임없이 그 이야기를 꺼내는 걸 보니 어떻게든 자신의 프라이드만큼은 지키고 싶었던 모양이다.
“하지만 결국 그 인간이 세상에서 가장 섹시한 구렁이의 주인이 되었잖아. 그렇지?”
하지만 그걸 내가 그냥 둘 것 같아? 이런 스타일 괴롭히는 게 얼마나 재미있고 즐거운지 경험 안 해본 사람들은 모를 거야! 그리고 살짝 그녀의 가슴을 꼬집자 청령이 바들바들 몸을 떨며 입술을 꾹 깨물었다.
오, 참는구나! 하지만…….
-꾸욱.
“하, 하지마앙……!”
아, 이 소리가 어쩜 이렇게 애교 가득하게 들리는지! 손에 힘을 주어 꼭지를 비틀자 청령이 참지 못하고 비명을 질렀다. 그리고 금방이라도 숨이 넘어 갈 듯 한 얼굴로 미친 듯 숨을 몰아쉬기 시작했다.
“제발…….”
“그럼 그 말버릇 고칠 거야?”
“아…….”
-꾸욱.
“아, 아아! 제발! 제발! 고칠게! 하, 하지 않을게!”
-꽈악.
“꺄아악!”
“존칭을 써야지.”
“아, 아아아!”
후후 군시절부터 난 참 사람 괴롭히는데는 재능이 있었다니까. 뭐, 성격이 그리 모난 건 아니지만 그래도 갈굼을 사랑하기에 청령을 괴롭히니 그녀가 울상을 한 채 나를 바라보았다.
“그래야 내가 널 책임질 수 있잖아. 우리 관계를 확실히 정립하자고.”
그 말에 그제야 세차게 고개를 끄덕이는 그녀! 그리고 꿀꺽 침을 삼킨 그녀가 중얼중얼 무어라 이야기를 꺼냈다.
“안 들려.”
“으, 으으…….”
-꽈악!
“아, 아아앗! 서방님……!”
어머낫! 전혀 생각지 못한 호칭에 나도 놀라 움찔하고 말았다. 아무래도 이 구렁이가 보통 구렁이가 아니었던 모양이다. 자기도 그 말을 내뱉고는 이상하게 몸이 달아오른 모양인지 거의 숨이 넘어갈 듯 헐떡이며 무척이나 애틋해진 눈으로 나를 바라보는 청령!
이런 김첨지 같은 년을 봤나! 참 툴툴 거려도 본질은 그게 아닐 것이라 생각하니 왠지 모르게 가슴이 설렌다.
“구렁이 신부를 두다니…….”
어릴 때 대통령 꿈 꿀 때도 상상 못 했던 일이지 말입니다…….
그 말을 들으면 청령이 또 토라질 듯 했으나 지금 그녀는 거의 앓는 듯 한 소리를 내고 있을 뿐이었다. 금방이라도 의식을 잃어버릴 것 같은 이상 상태처럼 보였다. 그, 왜…… 꼭 영화서 보면 뽕 맞은 사람 말이다. 그런 거……?
미혼향에 하루 종일 중독 되어 몸이 연이어 오르가즘을 느끼다 보니 쾌감이 고통으로 느껴질 지경이었던 모양이다. 눈물이 핑 돈 듯 한 얼굴로 고개를 끄덕이는 그녀의 모습에 또 다시 시저의 기분을 만끽하게 된 나는 후후 웃음을 지어 보였다.
“빨리……. 제발…… 멈춰 줘…….”
헐떡이는 숨소리 속에서 이미 방전될 대로 방전되어 있는 몸을 제발 쉬게 해달란 애원! 이쯤하면 괴롭히는 것보다, 다시 한 번 자극하는 것보다는 도리어 빨리 후딱 끝을 내는 게 좋을 것 같았다.
그리고 그녀의 간곡한 부탁에 나는 미소를 띤 채 말했다.
“요 붙여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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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첨G급 츤데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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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좀이 졌네요... 어깨 탈구 아쉽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