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85 회: 럭키 가이! -->
*이 글은 스트레스 해소용으로 전혀 생각 없이 쓰는 가벼운 글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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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은 누구나 다를 것이다. 하지만 누구든 비슷한 삶을 꿈꾸고 있을 걸. 얘네도 이렇게 살고 싶어서 사는 건 아니라고 하는 것처럼, 자기 손으로 자기 인생을 망가뜨리고 있단 걸 느끼며 평생 그렇게 살아가는 게 어쩜 인간이 만든 법망을 초월한 가장 큰 형벌일런지도 모른다.
왜 누구든 그렇게 느끼잖아. 왜 나는 지금 이렇게 살고 있을까? 내가 꿈꿔온 삶은 이런 게 아닌데 하고 말이다. 어릴 때 내 꿈은 대통령이었지 이런 회사원 나부랭이가 아니었단 말이다. 뭐, 지금 삶도 나름 만족하고 있긴 하다만.
아무튼 자연의 심판에 맡기자! 어차피 내가 얘네 쥐어 팬다고 뉘우칠 놈도 아니고! 이미 속 풀리게 패긴 팼고!
그 생각과 함께 나는 아무 말 없이 자리에서 일어나 대영 모텔로 걸음을 옮겼다. 모텔로 향하는 내내 머리가 많이 복잡했다. 처음엔 대영 모텔이 맞나 싶기도 했고, 이름이 용구란 게 너무 이상하지 않나 싶기도 했다만 가끔 남자 이름 같은 여자애들이 있긴 했다. 뱁새를 밀어도 될까 하는 부분에 있어서 여전히 믿기 어려운 구석들이 많았지만 그래도 그놈이 굳이 거짓말을 할 타이밍은 아닌 것 같았다. 설령 거짓말이라고 하더라도 바로 영준이 녀석이 나서준다면 길게는 일주일 안에 찾아낼 수 있지 않을까?
사실 그런 것들보단 대체 가서 무슨 이야기를 해야 할지, 뭐라고 이야기를 해야 할 지! 솔직한 말로 겁나게 안 좋은 인상을 두 번이나 남긴 내가 걔를 거기서 빼오자니 여러모로 가슴이 갑갑했다.
“아, 오늘 일진 정말 사납네!”
구슬이의 시선은 정말로 정확하단 걸 다시 한 번 느끼며 나는 쓴웃음을 지었다. 하지만 말이다. 선은 복록이라고 했다. 안 좋은 것도 선의를 통해서 좋게 만들 수 있다. 운칠기삼! 결국 이런 역경을 극복하는 건 기세라고 하지 않겠냐!
“410호?”
꽤 익숙한 모양이다. 이 양반도 알고 그러는 건가? 아니면 뭐 그냥 그러려니 하는 건가? 참 인생 얄궂다. 쓴웃음과 함께 대답대신 고개를 한번 까딱이고는 엘리베이터에 오른 나. 4층을 누르니 막상 또 무슨 말을 해야 할지, 어떤 오지랖을 부려야 할지 머리가 막막했다.
“또 가족인 척 해?”
그러기엔 얘가 날 너무 혐오하지 않는가? 그 생각에 쓴 맛이 잔뜩 입 안을 맴돌아 난처한 가운데 어느 샌가 4층이었다.
“뭐든 되겠지. 에라.”
안 된다 하지 말고 될 때 까지 해보자! 주먹을 불끈 쥔 나는 410호를 향해 걸음을 옮겼다.
-아! 아아! 아!
“잔망한 년 놈들.”
토요일 밤 답게 여기저기서 복도를 울리는 신음 소리가 귓가를 자극했다만 짜증만 날 뿐 그렇게 꼴릿하지도 않았다.
흥, 그럴 수밖에! 바로 어제 난 세명의 여자를 거친 거친 사나이니까!
뭐 그런 걸 떠나서 목적 의식이 분명하면 다른 데 집중력을 흐트러뜨리진 않는다. 후후, 곱상한 외모와 다르게 난 저돌적인 구석이 있는 놈이거든. 진짜 좀 비인간적으로 느껴질 정도로 완벽하지 않나 싶기도 하고……. 아, 계범도 너란 남자는 정말…….
“크흠!”
일단 목소리를 가다듬고 410호 앞에 선 나는 조금 망설이다 다시 숨을 고르고는 문을 두드렸다.
-탕탕!
그 소리에 안에서 ‘뭐야? 인수야?’ 하고 앳된 목소리가 들려왔다.
“어.”
인수가 누군지는 모르겠지만 뱁새의 시큰둥한 목소리를 따라서 대답하자 금방 의심 없이 철컥 하고 문이 열렸다.
“어……?”
그리고 나를 보고 얼어붙은 가출 패거리의 소녀가 순간 당황한 기색 역력한 얼굴을 해보였다. 못난이 뱁새 대신 과천 정우성을 보았기 때문일까? 놀란 소녀가 움찔하고 문을 닫으며 소리쳤다.
“뭐야, 당신! 변태야?! 누구야!”
이렇게 잘 생긴 변태 봤어? 요즘 애들 말 하는 버릇 하고는!
-꽉.
이미 내 손은 문틈을 잡았고, 영기 덕분에 얘가 아무리 용을 써도 내 힘을 감당 할 수가 없었다. 안 그래도 여자애 힘으로는 성인 남자 감당하기 힘든 게 사실이지!
그 힘 차이 덕에 힘들이지 않고 모텔 문을 연 나는 지체 없이 안으로 들어가 소리쳤다.
“용구야!”
얘네도 불쌍하다만 니들까진 내가 신경 쓸 필요가 없고! 308호 이름을 외치며 문을 덜컥 열자 그 안에서 담배를 피우고 있던 다른 계집애 2명이 움찔하며 꺅꺅 소리를 질렀다.
“뭐에요?! 아저씨 뭔데요!”
“미친 거 아냐?! 경찰에 신고 할 거에요!”
여기까지 왔으면 내가 모든 걸 다 알고 왔다 대갈빡 굴리고 눈치를 봐야 할 텐 데 그런건 안중에도 없는 모양이다. 하, 어떻게 기집애들이 더 기가 살아서 이러냐? 순간 짜증이 확 돈 나는 버럭 소리를 질렀다.
“신고 했다, 이 썅년들아! 니들 성매매 알선 하고 있다고!”
그 말에 당황한 기색의 여자애들이 서로 눈치를 살폈다.
“무, 무슨 말도 안 되는!”
“무슨 말도 안 되는 짓거리들을 하고 다닌 거지? 응? 씨발 니들 계집애들만 아니었으면 벌써 일렬종대로 세워 놓고 왕복 싸대기 10회씩이야. 어디서 그짓말이나 실실 하고! 죽을라고!”
그 와중에 나는 아까 본 패거리의 셋만 있고 용구가 보이지 않자 순간 당혹감을 느끼고 말았다.
“아무튼 니들 308…… 아니, 용구 어디에 있어?”
그러자 눈에 띠게 당황한 모습을 하고서 세 소녀가 낭패란 얼굴을 해보였다. 그 모습에 뭔가 촉이 온 나는 작은 모텔방을 돌아보다 문이 닫혀 있는 화장실을 향해 걸음을 옮겨 보았다.
“아, 아니요! 지금 여기 없는데요!”
“내기 할래? 없기는 씨발! 티가 다 나는구만!”
어설픈 거짓말에 순간 화가 치밀어 오른 나는 으득 이를 갈며 여자애들을 노려보았다. 내 눈빛에 겁을 먹은 소녀들이 앞을 비켜섰다. 그리고 굳게 닫힌 모텔 화장실 문을 여니 그 안에 뭘 했는지 몰라도 홀랑 젖은 채 주저앉아 있는 용구가 보였다. 그 상태로 얼마나 있었던 것인지는 몰라도 이 여름날에 와들와들 떨고 있는 걸 보니 순간 야마가 돌아버릴 것 같았다.
“니들 얘한테 무슨 짓 했냐?”
“아, 아무 짓도 안 했는데요! 그냥 얘가 덥다고 씻으러 들어간 건데!”
“맞아요! 덥다고 씻으러 간 건데! 그, 그래서 아저씨 못 들어가게 하려고 한 거에요!”
“지랄들도 풍년이다, 씨발 진짜.”
눈에 빤히 보이는 거짓말을 늘어놓고 위기를 모면했다 생각한 듯 한 얼굴. 소녀다운 풋풋함은 없고 거짓 미소 파는 화류계 아가씨들이 순간 10대들의 얼굴에 스쳐 보여 쓰라린 맘이 먼저 들었다.
“평생 그렇게 살다 죽어라. 이들 인생이 불쌍해서 손 안 댄다.”
생각 같아선 싸대기를 한 대씩 시원하게 후려 치고 싶지만 결국 얘네들에게 가장 큰 형벌은 무관심이다. 무뚝뚝하게 그 말을 내뱉고 앞으로 다가서자 아침보다 멍자국이 많아진 용구가 덜덜 떨며 나를 바라보았다. 왜 내가 여기에 있는지 큰 혼란이 생긴 듯 눈빛이 흔들리고 있었다.
두려움 가득한 소녀의 눈망울에 뭐라 말 할 수 없는 쓰라림을 느끼며 나는 말했다.
“같이 나가자. 여기서.”
분명히 이 안에서 저 미친 것들이 용구에게 손을 댄 게 틀림없을 것이다. 사회에서 벗어난 미성년들의 무리에서 가장 확실한 건 폭력이라는 규율이었을 것이다.
그리고 용구 또한 예외는 없을 것이다. 두려움 가득한 그녀의 눈빛에 여전히 혼란과 나에 대한 의구심만이 가득한 것을 느끼며 나는 울컥하는 뭔가를 삼키고 말았다.
나이가 많으면 눈물이 많아진다더니 지금 내가 그 짝인가? 아버지에게 맞고 집을 나온 소녀는 결국 같은 또래, 같은 처지인 무리들에게 두들겨 맞고, 홀딱 젖은 채 강제로 몸을 팔게 될 지도 모를 위기에 처해 있으니……. 이거 정말 너무 막 가슴이 아우…….
그랬기 때문인지 저도 모르게 촉촉해진 눈망울을 보이자 용구의 눈빛이 흔들렸다. 그 눈빛을 보며 나는 겹겹이 쌓여있는 오해를 뚫고 내 맘이 고스란히 전해지길 간절히 기도하며 진심 어린 마음과 목소리로 말했다.
“니가 날 어떻게 보고 있는지 모르겠지만 이건 아니다, 용구야. 내가 속물일지언정 치사한 어른은 아니니까 믿고 같이 나가자. 돌아가자.”
왠지 모르게 울컥해서 목소리가 파르르 떨리니 용구도 이상하다는 눈치다. 하지만 아침에 이어 저녁에도 안 좋은 모습을 보여줬지만 지금 이 지옥 같은 상황에서 유일한 구세주가 나라고 느꼈기 때문인지 이내 용구가 소리 없이 울음을 터뜨리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 모습에 나는 간신히 안도의 한숨을 내쉬며 자리에서 일어나 뒤돌아 섰다.
그리고 모텔에 비치되어 있는 큰 타월로 용구의 어깨를 감싸고는 용구를 일으켜 세웠다. 이 상황을 어떻게 하면 될지 모르겠다 혼란에 빠져 있는 소녀들을 뒤로 한 채 용구를 부축해 밖으로 나가자 모텔 카운터의 주인이 깜짝 놀란 얼굴을 해보였다.
“아, 아니 이게 무슨?!”
“모텔 운영 하시려면 제대로 좀 관리 하쇼! 애들이 씨발 여기서 뭔 짓 하고 다니는지는 알아야 할 거 아니요?”
저 양반도 알고 그랬겠느냐만 짜증 나는 건 어쩔 도리가 없었다. 그리 소리를 치고 밖으로 나오니 용구가 어찌 해야 할지 모르겠단 얼굴로 걸음을 멈추었다.
“왜……?”
“……저 가방.”
잠깐 머뭇거리며 이야기를 꺼낸 용구의 말에 나는 다시 들어가긴 몹시 뻘쭘함을 느끼고 어물쩡 하는 얼굴로 물음을 던졌다.
“뭐…… 중요한 거 들었어……?”
“그……건 아닌데……요.”
와, 겁내 어색하네! 내가 살다살다 여자랑 이렇게 어색한 대화를 나누긴 처음이다. 뻘줌의 극치에 다다른 그 상황 속에서 나는 고개를 흔들어 정신을 차렸다.
“그러면 그건 그냥……. 괜찮지?”
그 말에 용구가 어색한 얼굴로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다시 매서운 정적! 아, 나! 정말! 미치겠네! 청령에게 납치 당했을 때 보다 내심 더 불편한 마음이 있는 가운데 억지로 미소 짓자 용구가 흠칫 하고 말았다.
“저…… 어떻게…… 하실 거에요……?”
그 녀석들과 같이 있는 것보다는 나와 같이 있는 게 낫겠다 싶어 도망치듯이 나왔지만 용구로써도 나를 믿을 수 없는 건 마찬가지였다. 불안함에 잔뜩 주눅이 들어 있는 용구의 모습에 나는 절대로 그럴 생각 없다 고개를 흔들었다.
“무작정 집으로 돌아가라 그러진 않을 거야.”
“그럼……?”
“일단은 우리 집에 먼저 들어가 있자.”
순간 어색한 정적이 흘렀다. 그리고 눈에 띠게 긴장한 얼굴의 용구가 나를 바라보며 바들바들 떨자 나는 또 다시 가슴이 덜컥 내려 앉고 말았다.
“오해 하지 마! 일단은 가서 좀 몸도 말리고 해야 할 거 아니냐! 그리고 너가 본 그 모든 광경들은 오해야, 오해!”
이 모든 사단의 주범인 시은이 녀석을 기필코 혼내줘야겠다. 하아, 하필 그 타이밍에 어떻게 이런……. 억울한 맘에 한숨을 내쉬며 이야기를 꺼내자 용구가 힐끔 나를 돌아보았다.
“오해……요?”
여전히 작고 소곤소곤거리는 목소리였지만 어쩐지 뼈가 있는 목소리였다. 아, 나! 잘못한 거도 없는데 덜컥 심장이 내려앉은 터라 찝찝함을 안고서 아무 것도 아니라는 듯 고개를 흔들어 보였다.
“그럼! 그럼! 오해라니까!”
“……네, 뭐…….”
그 말에 용구가 마지못해 고개를 끄덕였다. 그 모습에 나는 한숨을 내쉬며 지끈 거리는 이마를 붙잡았다.
아, 정말인지 이걸……. 후!
한숨만 한가득인 가운데 용구가 타월로 젖은 몸을 감싼 채 오들오들 떨기 시작했다. 얼마나 오래 물에 젖은 채로 방치 되어 있었는지는 모르겠다만 원래 몸 자체가 무척이나 작고 여린 듯 했다.
안타까운 맘에 용구를 바라보자 얘가 무슨 오해를 한 모양인지 움찔하며 몸을 가렸다.
“마, 나 그런 사람 아냐!”
놀라 버럭 소리를 지르자 용구가 다시 나를 올려다보았다. 멍 자국 있는 얼굴이지만 땡그랗고 큰 눈이 꽤 곱상한 얼굴이었다. 몸도 하늘하늘 종잇장처럼 가느다랬고, 얼굴 선이 무척 여려서 더욱 더 안타까워 보이는 모습이었다.
“근데요……. 왜 저한테…… 이렇게 잘 해주세요……?”
그러다 얘가 뭔가가 궁금해졌던 모양인지 내게 물음을 던졌다. 그 물음에 나는 그저 어깨를 으쓱해보였다.
“그냥 같은 아파트 주민이니까.”
별 다른 이유는 없는 게 사실이지. 솔직히 뭐 거창한 이유도 없었고 그냥 그래야겠다고 생각한 거니까.
“그리고 아직 세상 살 만 하다, 그렇게 각박하지 않단 걸 가르쳐 주고 싶은 맘도 있었다. 어른들이라고 해서 다 그런 건 아니니까……. 타이밍이 안 좋아서 좀 오해가 있었을 뿐이지만. 오해. 알지?”
“아…….”
그 말에 용구가 처음으로 옅은 미소를 지어 보였다. 그래, 역시 내가 어색함을 떨쳐내고 조곤조곤 이야기를 꺼내니 이렇게 분위기가 풀립니다. 내가 어색해 하면 상대방도 그걸 느끼고 더 어색해지니 지금은 염치 불구하고 좀 더 친한 척 하자!
“저는…… 아저씨가 저랑 조건…….”
“말이라도 그런 소리 하지 마라! 절대로! 절대 아저씬 그런 사람이 아냐!”
아 나! 진짜! 시은이랑도 절대로 그 어린 모습으로는 함께 하지 않았단 말이다! 그 정도로 선을 지키는 내게 이런 시선은 너무 가혹한 거 아냐?
억울함 깃든 내 얼굴에 용구가 조금은 맘을 연 모양이다. 그리고 살짝 고개를 끄덕여 보였다.
“진짜 너무 억울해서 자다가 이불 걷어 찰 뻔 했어.”
진심 어린 나의 목소리에 용구가 조금씩 맘을 여는 모양인지 잠깐 입가에 미소를 지었다. 그 웃음이 어찌나 순해보이던지 확실히 얘는 모난 녀석이 아니라 정말 착한 녀석인데 참다 참다 터져 나와 걷잡을 수 없는 감정에 집을 뛰쳐나온 게 분명하다 싶은 생각이 들었다.
안타까운 맘만 가득한 가운데 용구가 이름과 달리 소녀스러운 호기심이 여전한 얼굴로 날 바라보며 물음을 던졌다.
“그럼 그 애는 누구……였어요?”
“어, 어?”
이른 아침 교복을 입고 차에서 내린 녀석. 아저씨 때문에 한숨도 못 잤단 오묘한 뉘앙스를 풍긴 바로 그 문제의 인물, 안시은! 아 나! 이걸 어떻게 수습하면 좋을까 생각하던 나는 용구의 호기심 선량한 눈빛에 어색한 웃음을 띤 채 대답했다.
“걔 보기보다 나이 많아……. 정말로…….”
“그럼 교복은……?”
“그거는…….”
이걸 뭐라고 이야기 해야 하지? 뭐가 이야기 하지 못하고 한숨만 푹 내쉬는 가운데 용구가 원조든 아니든 내 취향이 보통 취향은 아니라고 생각한 듯 주춤거리는 얼굴로 고개를 끄덕였다. 이해하고 있단 이 얼굴! 아냐, 그런 게 아니라니까! 항명 하고 싶었지만…….
“그럼 아까 그 언니는요……?”
또 다시 질문이 들어왔다.
“지현이는…….”
이거 대답하기 아주 애매모호 해진다. 정말인지 너무 애매모호 해 내가 어떻게 해야 하나 머리에 과부하가 걸릴 것 같았다. 어떻게 설명해줘야 납득이 가지? 아, 나! 난처하기 짝이 없는 얼굴로 억지 미소를 짓고 있자 용구가 다행히도 더 캐묻지는 않겠다는 듯 천천히 고개를 끄덕여 보였다.
잠깐 또 어색한 정적이 흐른 끝에 불안감을 느낀 나는 ‘그런 거 절대 아니야…….’ 하고 중얼 거리듯이 이야기를 꺼냈다. 그 말에 용구가 대강 결론은 내린 듯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아저씨는 되게…… 착한…… 변태 같아요…….”
아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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