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78 회: 럭키 가이! -->
이 글은 스트레스 해소용으로 전혀 생각 없이 쓰는 가벼운 글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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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탁이요?”
오랜만……은 딱히 아니지만 그래도 일이 많았던지 오랜만처럼 느껴지는 도사님과의 생각지도 못한 재회! 은혜는 갚겠다 싶었지만 설마 이렇게 만나자마자 도움을 요청 받을 줄은 몰랐기 때문에 나는 상당히 벙찐 표정을 할 수밖에 없었다.
아니, 뭐 사람이 도움을 준 거야 맞지만 그래도 도사님이 그러면……. 에이, 뭐 도사는 사람 아니겠냐?
“아, 예! 제가 당연히 해드려야죠! 제 능력 닿는 선에서는 모두 다 도와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사람 인생사 새옹지마라고 또 이게 어떤 도움이 될 지는 모를 일이다. 오늘 아침에 보았던 흉이야 308호 애랑 함께 사라졌을 테고 이제 또 새로운 액운이 오겠는가? 아니, 타이밍 상 이제는 액운이 아니라 길운이 들 타이밍 아니겠어?
그걸 떠나서 사람은 뭐다? 항상 이야기 하지만 의리가 있어야지! 으리으리한 의리는 아니더라도 기본적으로 은혜를 입었으면 갚을 줄은 알아야 한다고 내가 할 수 있으면 해야지!
“후후, 여전히 거침 없구만.”
“제 인생 모토가 한 번 살지, 두 번 사냐거든요.”
뭐 가끔은 망설이고 쫄려서 버벅 거릴 때도 있지만 대체로 그런 편이라고!
“그런데 대체 무슨 일로……?”
어쨌거나 이런 일은 서론이 길어봐야 좋을 게 없다. 강남역에 몰려 있는 많은 사람들도 나와 금조를 쳐다보던 호기심 어린 눈은 치워 버리고 모두들 저마다 자기 갈 길들을 가기 시작했다. 사람들의 시선이 갑작스럽게 무던해졌다 싶은 생각이 든 찰나 도사님이 후후 웃으며 금조를 향해 손가락을 내밀었다.
“어? 조심하세요! 얘 되게 사나운……데?”
어?! 그리고 나는 내 눈 앞에 펼쳐진 광경에 어안이 벙벙해지고 말았다. 금조가 원래 사나운 금시조라는 건 지금 이미 너무나도 잘 알고 있는 일이다. 그런데 그 금조가 아무 저항도 하지 않고 도사님의 손길을 받아들이고 있다니!
“어린 금시조로군. 화신(化身)이야.”
“대체 도사님은 그런 걸 어떻게 다 알고 계시는 거죠?”
와, 이 정도면 정말인지 이 도사님은 대단하다고 밖에 할 수가 없다. 아니, 그때 내가 구미호와 구렁이를 만난 것도 알아 차렸고 이번에는 주미 원장과 금조의 정체까지……?
그 순간 이 도사님이 보통 사람은 아닐 것 같다는 생각이 머리를 가득 채웠다. 혹시 모른다. 이 사람도 사람이 아니라 요괴는 아닐까? 아니, 뭐 내게 도움을 주기는 했지만 구슬이를 탐내는 요괴라면…….
“세상의 이치에 대해서 공부하다 보니 어느 정도는 통달을 한 감이 있지. 천리안(千里眼)을 깨우친 바 있다네.”
“예? 그거 나우누리 시절에…….”
아, 그 천리안이 아니구나! 내가 그 끝물이라서 좀 오랜만에 옛날 생각도 났어! 하이텔, 나우누리, 천리안, 그리고 넷츠고 까지! 그 시절이 참 재미있긴 했는데 말이다. 요즘은 야동도 초고속이라 다운 받으면 그만이지만 그땐 사진 한 장 보려고 얼마나 오랜 시간을 기다리고 공을 들였던지……!
“무슨 생각을 또 그리 하는겐가?”
“아, 아뇨! 잠깐 옛 생각을요!”
“자넨 500년이나 되는 영력을 얻고도 달라진 감이 없구만.”
쯧쯧 혀를 차는 그의 모습에 나는 다시 한 번 눈이 휘둥그레졌다.
“그건 어떻게……?”
“이제 자네도 영기를 보고 읽을 줄 알지 않은가?”
“예, 그렇죠. 그런 셈이죠.”
“그러니 나도 당연히 자네의 몸 곳곳에 퍼져있는 영기를 볼 수 있지 않겠는가?”
아, 맞아! 도사님도 영력을 쌓아 올리셨겠구나! 그러니 당연하지!
“그렇군요! 이거 진짜 제가 최근에 일이 너무 많아서 머리가 영 굴러가질 않는 모양입니다!”
겸연쩍은 얼굴로 머리를 긁적이니 영감님이 후후 웃음 짓는다. 아니, 뭐 사실 그렇게 위험스럽다거나 나쁘단 느낌은 들지 않는다. 음, 뭐라고 해야 할지!
“아무튼 제가 도와드릴 일이……?”
“지금은 아닌 것 같네.”
“예?”
아니, 도와달랬다가 지금은 아니라니 그게 무슨 소리야? 다시 또 어안이 벙벙해진 내가 황당하단 웃음을 터뜨리며 그를 바라보자 도사님이 인자한 미소로 화답했다.
“아직까지는 자네가 영기를 다루는 방법도 습득하지 못했기 때문에 자네에게 도와달라 할 수가 없겠어.”
“그게 무슨……?”
어? 내가 생각한 것과는 좀 이야기가 다르게 돌아가는데? 나는 혹시라도 이 도사님이 사는데 어려움이 생겨서 그런 생활 부분에서의 도움을 요청하지 않을까 생각했다. 그런데 이게 대관절 무슨 말이란 말인가?
“아직은 자네에게도 시간이 필요 할 테지. 암.”
“아니, 도사님. 그게 무슨 도 닦는 소리십니까……?”
무슨 말이야? 얼떨떨한 기분을 느끼고 있는 내게 도사님이 진지한 눈빛을 해보였다. 왠지 모르게 그 눈빛에 무게감이 느껴져 마음이 두근두근하고 벅차 올라왔다.
“오늘은 자네의 대답만 들으러 온 셈 치겠네. 내 다시 한 번 찾아오도록 하지. 그때까지 몸조리 잘 하게.”
“아니 도사님! 이야기를 해주시려면 끝까지 해주셔야……?”
“우선은 이걸 받게나.”
그리고 도사님이 품에서 또 다시 뭔가를 끄집어 내셨다. 그 모습에 나는 어리둥절함을 감추지 못했다. 왜냐고? 대한민국의 중심은 어디? 서울이지? 서울의 가장 큰 번화가는 또 어디? 바로 강남이지? 그 강남에서 도사님을 만나서 품에서 내가 받은 건 아주 오래 된 죽편(竹片)이었거든.
“이게 무슨……?”
“육도(六韜)라 불리는 물건이네. 그 안에는 천리안을 비롯한 6가지 비법이 담겨져 있지.”
“예에?”
아니, 이게 정말 무슨 일이람? 절권도 상담 받으러 갔다가 다시 만난 도사님! 그리고 도사님으로부터 도술이 담긴 대나무 두루마리를 전해 받은 나는 그저 멍한 얼굴을 해보이고 말았다.
“그걸 몸에 익히도록 하게나. 전에 자네라면 하나도 쓸모가 없었겠지만 지금은 무척이나 요긴하게 쓰일 것이야. 쉽지는 않겠지만 주변에 자네를 도와줄 조력자들이 있을 테니 적극적으로 힘을 의지하도록 하게.”
“아, 예…….”
아니, 근데 대체 이걸 나한테 왜 준 건데? 이유 없는 호의는 분명히 없다. 이건 사회 생활 좀 굴러먹으면 누구든지 알 수 있는 대목이지! 그런데 뭔가를 부탁하기 전에 또 이런 호의를 베풀자 왠지 모를 불안감이 생겼다.
“그런데 대체 그 부탁이란 게…….”
“때가 되면 다시 이야기 하겠네. 그때 거절해도 상관은 없네.”
그리고 다시 한 번 더 도사님이 도사 다운 비범함을 보였다. 아 놔, 이렇게 이야기 하면 사나이 계범도 거절을 할 수가 없거든! 이거 필시 뭔가 내가 몸으로 때워야 할 일이란 게 직감적으로 대뇌 전두엽을 스친다.
“많이 어려운 일인가요……?”
다른 건 모르겠다. 그런데 내가 하나 예측 할 수 있는 게 있다면 바로 그런 것일 것이다. 이게 보통 일은 아니란 것!
“음.”
그 생각대로 도사님이 말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이번에는 얼굴에 미소도 그리지 않고 있었다. 자못 심각하고 진지해 보이는 그 얼굴에 나는 그저 한숨만 푹 내쉴 뿐이었다. 아, 젠장! 308호는 그냥 커피에 불과했어! 이게 TOP 였던 거야! 정말인지 구슬이는 백중백발이구나!
“하지만 자네라면 충분히 할 수 있을 것이라 믿네. 가끔은 어설프기도 하고, 또 가끔은 세속적인 인간의 모습을 보이기도 하지만 본질적으로 자네는 무척이나 선한 사람이며 정의감이 있는 사람이야. 상대를 측은히 여길 줄도 아는 사람이지.”
“아, 아니 저는 그냥 보통 사람입니다! 도사님! 우연찮게 이런 일에 휘말리긴 했지만 그렇게 대단한 사람은 아닙니다…….”
“비범한 자는 스스로의 비범함을 잘 깨닫지 못한다고 하더군. 그 많은 요괴들을 주변에 두고 이렇게 자네처럼 어울린 사람은 지난 과거에서도 단 한 번도 보지 못했네. 셋이나 되는 요괴를 다투지 않고 거느리고 있는 인간이라니 말일세.”
셋? 주미 원장과 시은이……. 그리고 하나는 청령인가?
“하지만 그것도 제…….”
“운수는 팔자소관이라지. 그게 자네가 가진 비범함일지도 모르겠군.”
그리고 도사님이 내 목에 걸린 구슬이를 가리켜 보았다. 아니, 지금 대체 무슨 소리를 하고 있는지 모르겠네! 그래도 하나 확실한 건 저 도사님이 나를 상당히 좋게 봐주고 있단 것과 그로 인해서 날 믿고 내게 뭔가를 부탁하려 한다는 것이었다.
“뭐 마땅히 해야 할 일이면 하게 되지 않겠습니까? 사나이 계범도, 받은 만큼은 돌려 드려야죠. 이렇게 믿어 주시니 나중에 못 하겠다 빼지도 못하겠습니다! 나중에 뭐든 부탁 하셔도 받아들일 수 있도록 이걸로 한 번 열심히 공부 해보겠습니다!”
사나이는 뭐? 패기! 열정! 하면 된다! 살아나라, 백령도 거머리야!
왠지 불안하긴 했지만 그래도 뭔가 새로운 것을 배운다는 사실이, 그 새로운 것이 상상 속에서나 보았던 도술이라는 것에 크게 자극을 받은 나는 거침 없이 소리를 질렀다. 이상하게도 그렇게 크게 소리를 냈는데 그 소리를 알아 들은 것은 금조와 도사님밖에 없는 것 같단 생각이 들었다.
무엇인가 묘한 괴리감에 내가 움찔하는 동안 도사님이 씨익 웃음 지어 보였다.
“고맙네.”
그리고 잠깐 바람이 불어왔다.
-찰랑.
그와 함께 도사님의 품에서 뭔가가 떨어졌다. 방울 소리 같은 것이 나자 나는 본능적으로 몸을 숙여 떨어진 방울을 주웠다.
“아유, 도사님도 칠칠치 못하시네!”
세븐도 아니고 말이야! 후후!
“응?”
이내 내가 몸을 일으켰을 때엔 내 앞에 있던 도사님은 더 이상 보이지 않았다. 뭐, 뭐지……? 순간 귀신에 홀린 듯 한 기분을 느끼며 나는 주워올린 방울을 바라보았다.
“이건 또 뭐야……?”
또 뭔가 잘못 본 건 아닌가 싶어 눈을 깜빡여 보았지만 내 품에는 6가지 술책이 담겨져 있다는 육도와 도사님이 남기고 간 방울이 그대로 남아 있을 따름이었다.
“하긴…….”
하긴! 요괴도 봤는데 신선, 도사라고 해서 없을 게 뭐냐?
“어쨌거나 여섯가지 도술이라…….”
아, 왠지 모르게 새로운 목표가 생긴 것 같단 말이야! 우연하게 얻은 청령의 영역을 올바로 사용 할 수 있는 길라잡이를 얻었단 생각에 입가에 미소가 떠나질 않았다. 아니, 이러면 오늘은 길 아냐? 그런데 왜 흉이지? 대체 이해 할 수 없다는 생각에 나는 은근히 구슬이를 다시 꺼내 비춰 보았지만 여전히 ‘흉’이라는 글자는 사라지지 않고 있었다.
“에라, 모르겠다. 내가 불안해 해서 그런가?”
하긴! 내 맘의 상태에 따라서 길흉화복이 결정 되는 것 아니겠냐? 행운도 내가 행운이 아니라 생각하고 불평만 늘어 놓는다면 액운이 될 것이고, 불행도 내가 불행이 아니라 생각하고 이겨낸다면 깨우침이 될 수 있는 것처럼 말이다.
“후우.”
더 이상은 운수에 흔들리지 말자! 그래, 나는 럭키 가이니까! 난 뭘 해도 될 놈이야!
숨을 고르고 기합을 빡세게 넣은 나는 육도를 한 손에 들고 걸음을 옮기기 시작했다.
-찰랑.
그리고 맑은 소리를 내는 방울에 잠깐 다시 걸음을 멈췄다.
“근데 대체 이건 뭐지?”
대체 정체를 알 수 없어 헛웃음만 나오는 가운데 금조를 바라보자 금조도 모르겠단 눈치다. 혹시 주미 원장은 알고 있지 않을까? 시은이나 청령의 목에 고아라는 요상한 속박 도구를 걸어두었으니 말이다.
“일단은 상담부터 마저 받아 봅시다!”
언젠가 온다면 오시겠지! 그리고 그때가 되면 내 할 수 있는 한 최선을 다해서 도와드리자! 그것과 함께 나는 방울을 주머니 속으로 쏙 집어넣었다.
“설마 내가 술래란 뜻은 아니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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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물건 득템! 과연 정체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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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옵쥐프로로 폰 신청했습니다 헤헤 내일이나 모레쯤 수령 할 것 같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