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럭키가이-66화 (66/120)

<-- 66 회: 럭키 가이! -->

* 이 글은 스트레스 해소용으로 전혀 생각 없이 쓰는 가벼운 글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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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덜컹!

얼마나 시간이 지났을까? 또 다시 문이 열렸다.

“이제 포기한기래? 잠잠해졌구만.”

열린 문으로 모습을 보인 것은 예의 그 조선족 두 놈! 금조와 내게 당해서 쌍판에다 상처 한 가득 가지고 있는 이 빌어먹을 놈들이 실실 쪼개는 모습을 보니 울컥하고 울화가 다시 치밀어 올랐다.

“아이고, 얼굴 좀 봐라. 어차피 죽을 건데 뭘 그리 애를 썼나?”

하지만 여전히 내 입은 막혀 있고, 나는 묶여 있지 않은가? 어쩔 수 없이 매서운 눈으로 놈들을 노려보기만 할 뿐 다른 것은 할 수조차 없었다.

젠장, 정말인지 가슴이 패인 것처럼 열불이 나서 원! 진짜 정말로 이 줄을 풀기만 한다면 당장이라도 저 썩을 놈들 모두 쳐없애 버리고 싶은 마음이 굴뚝 같았다. 씨발, 오늘 상황만 되면 2대2에서 2대 1로 기록 갱신 한 번 해본다! 기본적으로 러브 앤 피스, 위 아 더 월드, 위 아 더 칠드런 마이클 잭슨 팬이지만 오늘 만큼은 진짜 나도 사나운 게 뭔지 보여 주고 싶다.

진심으로 이 인간 말종 새끼들은…….

“가자. 차라리 우리 한테 걸렸으면 그래 아프지는 않았을깐디. 우리는 적어도 고통스럽게 죽이지는 않는다!”

“그래. 한 십분이면 깨끗하게 정리 해줄 낀데 우리한테 오지 그랬니? 그러면 너 아주 좋은데다 많이, 많이 쓸 수 있었을낀데.

계속해서 기분 나쁜 웃음을 실실 흘리는 이 두 연놈들!

애시당초 이놈들은 사람을 사람으로 보는 게 아닌 것 같았다. 무슨 물건 되는 것처럼 나를 바라보고 있는데 아까 전에 내 장기 빼먹자 이야기를 했을 때처럼 내 몸에다 상당한 욕심을 보이고 있는 것 같았다. 아, 신이시여! 이런 식으로 이젠 개 후레 잡 놈의 사내자식까지 제게 빠지게 하나이까?

“날래 일어나라!”

“가자!”

그리고 이 새끼가 엎어져 있는 나를 발로 툭툭 치기 시작했다. 진짜 이 빌어 쳐먹을 새끼들이 죽여버리고 싶게……!

울화가 치밀어 오른 내 눈을 보며 이 사악한 새끼들이 ‘어쭈?’ 하고 손을 치켜든다.

“건드리지 말라고 하셨다. 어서 데리고 와라.”

그 때 뒤에서 그 광경을 지켜보고 있던 정후란 놈이 제법 낮게 깔린 목소리로 이야기를 꺼냈다. 어떻게 보면 저 새끼가 제일 나쁜 놈이야! 이 빌어먹을 조선족 새끼들은 돈 때문에 그렇다고 치지만 저 새끼는 뭔데 청령의 정체를 다 알면서도 저런 건지!

혹시 저것도 요괴 아니야?

“아이, 알겠수다.”

“어린 사람이 말은 좀 가려 합시다.”

꼴에 또 어른 대접 받고 싶은 모양인지 조선족 놈들이 투덜 거리며 나를 일으켜 세웠다. 손발이 묶여 있는 터라 제대로 서있기도 힘든 상황이었다만 이 새끼들은 그런 것에 대한 생각이라곤 눈꼽 만큼도 없는 모양인지 지들끼리 낄낄 거리며 웃음을 지었다.

“꼭 애벌레 같지 않니?”

“대가리를 툭 따면 내장이 우스스 쏟아 질 거 같구만!”

그 좆 같고 살벌한 말을 아무렇지도 않게, 오히려 농담 삼아 하는 모습이라니 원! 진짜 진심으로 열불이 터져 나왔다. 화가 난다, 화가 나!

“사시가 다 되어 가니 어서 준비 하도록 해.”

그렇지만 지금 내가 할 수 있는 건 아무 것도 없다. 지금 당장은 말이지…….

“아이, 알겠수.”

정후란 놈이 조선족들에게도 그렇게 사랑 받는 타입은 아닌 모양이다. 하긴 어차피 이 놈들이야 돈으로 만들어진 일시적 계약 관계일 뿐일 테니 저 정후란 어린 놈이 자꾸 반말로 찍찍 명령을 내리니 꼴 받을 만도 하다. 사람 잡아 그걸로 장사 하는 놈의 새끼들인데 오죽 하겠는가?

“이거 끝나고 저놈 한 번 배를 갈라볼까?”

“그럼 지가 얼마나 건방진지 알긴데 말이지.”

말 많은 조선족 새끼들이 또 되먹잖은 농담들을 던진다. 그저 같이 있는 것만으로도 기분이 역하고 거북스러워 지는 마당에 이런 놈들에게 끌려가 요괴의 제물로 바쳐지다니. 아, 내 팔자야!

다시 한 번 왈칵 눈물이 날 것 같은 가운데 놈들이 날 끌고 어느 방으로 걸음을 옮기기 시작했다. 여기가 어디인지는 모르겠지만 적어도 내가 있던 곳이 이 건물에서 가장 깊은 곳에 있었던 곳인 듯 했다. 아마도 승천제인지 뭔지 청령이 구슬을 삼키는 의식을 벌이는 장소는 지하에서 가장 크고 넓은 장소가 아닐까? 여길 빠져나가려면 어쩔 수 없이 지나쳐야만 할 그럴 장소 말이다.

그 생각대로 조선족에 이끌려 내가 도착한 장소는 으슥한 빛이 도는 지하였다. 내가 갇혀 있던 곳처럼 한 치 앞도 보기 힘들 정도로 어둡진 않았지만 여전히 춥고 으슬한 기운이 가득했다. 진짜 음울한 장소란 말이 딱 나올 정도로 말이지.

“이거 어디로 갔다 놓으면 되네?”

“저기 재단으로.”

“내래 별 일을 다 해본다! 참!”

조선족 놈들도 이런 일은 처음인지 껄껄 웃으며 또 장난을 친다. 사람 죽이는 거야 일도 아니지만 이런 사이비 종교의 의식 같은 일에는 제법 흥미가 돌았던지 안면 가득 미소를 짓고 있었다. 와, 진짜 이 새끼들은 사람 새끼들이 아니구나.

모든 조선족들이 그렇진 않겠지만 이런 놈들이 이렇게 지나치게 독하게 설치고 다니니 정말인지 앞으로 나도 인식이 삐둘어질 수밖에 없을 것 같다. 개새끼들, 얼마나 우리를 우습게 봤으면 남의 나라에 이렇게 넘어와서 아무렇지도 않게 이런 일들을 할 수 있냐?

“으…….”

하지만 그 생각보다도 이제 곧 청령에 의해서 죽음을 맞이 할 것 같다는 생각이 밀려왔다. 아니, 제길! 대체 언제까지 이렇게 무기력하게, 아무 것도 하지 않고 기다려야 하는 거야? 초조한 마음이 물 밀 듯이 밀려왔다.

그러는 동안 나는 왜 꼭 게임에서 악마를 소환할 때나 쓸 법 한 제단 위에 반듯하게 눕혀지고 말았다. 아니, 씨발 진짜 내가 하다하다 별 그지 같은 경험을 다 해보는구나! 와 이제 제물 신세까지! 뭐, 사실 따지고 보면 제물은 아니겠지만 이 빌어먹을 청령이가 구슬을 삼키면 바로 날 찢어죽일 거라고 했으니 기념 샴페인인 셈이다.

니미럴……! 내가 인간 딜도 신세는 그래도 적당히 기분은 나쁘지 않게 받아들일 수 있겠다만 이런 건 도저히 못참겠다!

“읍읍!”

이대로 당하긴 너무 억울해 테이프 밖으로 소리를 내보지만 무용지물이었다.

“이제 좀 있음 다 끝날 긴데 뭐 그래 미련이 많나?”

“그냥 맘 편히 포기하고 있으라우.”

젠장…! 이 떠그럴 새끼들이 또 날 비웃듯이 실실 쪼개고 있다. 진ㅉㆍ 이 새끼들은 내가 전력을 다해서 개박살을 내줄거다, 정말! 악에 받쳐서 사람이 사람을 죽이고 싶단 기분이 이런 거 아닐까?

말리는 시누이가 더 얄미운 법이라고 청령보다도 더 기분 나쁜 이 두 연변 놈들의 모습에 가슴 깊은 화를 내 감추지 못하고 응어리 짓고 있는 사이!

“몸은 괜찮으십니까?”

운전기사 정후가 누군가에게 말을 건넸다. 간신히 고개를 돌린 곳에는 어느 샌가 그 약통에서 빠져 나와 미끈한 다리 자랑하며 걸음을 옮기는 청령이 보였다. 하도 어두워서 그런지 몰라도 주미 원장에게 당한 상처는 그리 커 보이지도 않았다.

젠장, 척추가 상했다더니 이거 뻥 아니야? 순간 주미 워장이 내게 거짓말을 한 건 아닌가 싶은 생각이 들 정도였다. 와, 정말인지 요괴들은 회복 속도가 이렇게 빠르단 말인가? 뭔가 종 자체가 불공정하단 생각이 든다. 왜 인간이 만물의 영장이라 불리며 득세하고 있는지 이해가 되지 않을 정도로 말이다.

“그래. 의식을 진행할 테니 외부에서 이 쪽으로 혹시나 들어오지 못하도록 정리 하도록 해.”

“알겠습니다.”

그 사이에 청령이 정후에게 지시를 내렸다. 그리고 그놈은 조선족 놈들에게 눈빛을 보냈다.

“예이, 예이.”

불만 가득한 눈빛들이었지만 그래도 말은 따르는 것을 보니 저 조선족 놈들도 청령의 정체는 알고 있는 게 아닐까?

“기분이 어떠냐? 죽음을 앞둔 기분이 말이지.”

후, 정말 이게 어떻게 되는 것인지! 그동안 내게로 다가온 청령이 살벌하기 짝이 없는 독사 눈빛으로 날 쏘아보며 비웃음을 날렸다. 와, 정말인지 나는……! 도대체 언제까지 기다려야 하는 거지!?

피가 말려 왔다. 갑갑함이 밀려와서 발을 동동 구르고 있는 동안 청령이 손도 대지 않고 입을 막고 있던 테이프를 풀기 시작했다. 무형의 힘이 발을 열었던 것과 같은 원리일까? 지이익 하는 소리와 함께 테이프가 떨어져 나가 겨우 입이 자유로워 질 수 있었다.

“그만큼 도 닦고 하는 짓이 돈에 환장한 조선족 놈들이랑 다를 바 없단 게 참 통탄스러울 뿐이다, 이 더러운 구렁이 년아.”

하지만 나는 입이 열리자 마자 불 같은 욕설을 퍼붓고 말았다. 젠장, 점점 신경이 날카로워지고 있다. 대체 언제란 말이냐? 이제 곧 내 목숨이 꼴까닥 할 것 같은데 대체 언제까지 기다리고 있어야 하는 거지?

“네놈 같이 오만불손한 인간은 처음이로구나!”

그 사이에 청령은 또 극대노를 맞이했다. 나의 도발 언사에 몹시 분노한 듯 예쁘장한 얼굴에는 오직 분노와 독기만이 서려 있었다. 오뉴월에 서릿발 내린다는 게 이런 느낌인가 보다! 와, 진짜 쫄리긴 하네!

“그런 네놈을 기념하기 위해서 산 채로 껍질을 벗길 생각이다. 네 입을 풀어준 건 네가 얼마나 오랫동안 비명을 지를 수 있을지 궁금했기 때문이야. 그리고 벗겨낸 네놈의 인면피는 오래도록 발판으로 써야겠어.”

하지만 칼자루를 쥐고 있는 쪽은 내가 아니라 청령이었다. 주미 원장에 대해서도 용만 된다면 충분히 이길 수 있을 것이란 자신이 있었던 모양이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오랜 숙원을 앞두고 있는 상태이니 말이다.

“……많이 당황한 것 같은데 우리 조금만 더 이성적으로 생각을……!”

“정후! 지금 시간이 어떻게 되었지?”

이런 씨불, 이게 내가 뭐라거나 듣지도 않고 칼같이 잘라 버린다. 그 외침이 울리기 무섭게 정후란 놈이 곁에 서서 손목 시계를 힐끔 보더니 고개를 끄덕였다.

“시간이 됐습니다.”

“그래?”

그리고 곧 청령이 희열에 찬 눈으로 나를 내려다보았다.

“오늘은 참 기쁜 날이로구나. 내 오랜 숙원을 이루고, 동시에 네놈 같이 오만 불손한 인간의 피를 볼 수 있다고 생각하니 말이다.”

사시! 이제 더 이상 망설일 필요가 없다 생각한 것인지 청령이 슥 손을 뻗어왔다.

“이, 이이! 젠장! 이거 못 치워!?”

“저항해봐야 소용 없어. 하지만 더 발버둥 쳐 봐. 난 너처럼 마지막까지 발악하는 녀석을 처참하게 짓밟는 걸 더 좋아하니까.”

하지만 지금 내가 무얼 한다 한들 절대적으로 우월한 입장의 청령에겐 그 어떤 것도 할 수 없었던 모양이다. 소리를 지르는 내 모습에 즐거움 가득한 미소를 띤 청령이 내 옷깃 사이로 손가락을 뻗어 구슬을 살짝 움켜 쥐었다.

“드디어……!”

그리고 감격에 차오른 얼굴을 한 채 청령이 거칠게 숨을 내쉬기 시작했다. 천년의 숙원이 이뤄지는 순간일 것이다. 그래, 그 오랜 시간 동안 이것 하나만을 기다려 왔을 것이다. 이제 용이 될 수 있다고 믿고 있을 것이다.

-스윽…….

젠장, 대체 언제까지 기다려야 하는 거지? 이게 정말 길일이 맞나? 그런 생각이 들 정도로 다급한 가운데 드디어 구슬이가 내 옷깃을 넘어 밖으로 모습을 들어냈다. 새파란 빛을 발하는 영롱한 구슬!

“드디어 내 숙원이 이뤄진다……!”

청령이 전율과 흥분감이 섞인 목소리를 내뱉고는 힘을 주어 구슬이를 목걸이 끝에서 떼어내 버렸다.

-투둑.

바로 끈이 끊어지는 그 순간!

-번쩍!

“캬아악!”

구슬이가 엄청난 빛을 내뿜기 시작했다. 그리고 나는……!

“후우우!”

-화르륵!

순식간에 입에서 불을 뿜었다……! 그래, 정확히는 내가 아니라 내 모습을 한 아리가 말이다!

“크아악!”

“청령님!”

바로 그 순간 아직도 빛을 잃지 않은 구슬을 놓친 채 불이 붙은 청령이 괴로워 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시후란 놈이 당황한 얼굴로 청령을 바라보고 소리쳤다.

“흥! 이 개녀놈들아! 꼴 좋다!”

바로 그 순간……! 아리의 환술을 빌어 어둠 속에서 숨어 있던 나는 내 목에 걸려 있는 구슬이를 움켜쥐고 전속력으로 달리기 시작했다.

“자, 잡아! 놈을 놓쳐선 안 돼!”

아리가 전하길! 내가 갇힌 곳에서 나가기 위해서는 반드시 이 구역을 통과해야만 했고, 그러기 위해서는 내가 들키지 않고 여기까지 나올 필요가 있었다. 그리고 그녀의 생각대로 청령은 제 정상이 아니었다. 아리의 둔갑술은 같은 여우들도 알아보기 힘들 정도로 정교하다지만, 정상적인 상태의 청령이라면 정후와 조선족의 눈을 피해 어둠 속에 숨어 있던 나를 감지 못 할 리가 없었을 테니!

“하, 하지만!”

“어서! 어서 구슬을!”

자, 이제 칼자루는 이쪽으로 넘어온 셈이렸다!

“아프면 안마방 가서 안마나 받아라!”

그럼 네 남은 상처 모두 다 나을 테니! 이 빌어먹을 구렁이 년아!

“캬아악! 죽여버릴 테다! 너희들 모두!”

“네 상대는 나란 걸 잊지 마……!”

청령이 사나운 기운을 내뿜으며 소리쳤지만 그녀에겐 가족의 원수를 갚기 위해서 이 자리까지 나타난 아리가 있었다. 만반의 준비를 갖추고 온 모양인지 그 날은 밀리던 아리가 먼저 청령의 가슴팍을 때려 그 몸을 밀어 내곤 소리쳤다.

“어서 밖으로 도망가요!”

그 외침에 나는 고개를 끄덕이며 뒤도 돌아보지 않고 어두운 복도를 내달리기 시작했다. 바로 그 순간 등 뒤에서 엄청난 속도로 내게로 달려오는 정후 놈의 목소리가 들렸다.

“어림없다!”

그리고 정후란 놈이 허겁지겁 내게로 달려와 나를 붙잡기 위해서 선빵을 쳐 날려 왔다. 이 씹새가 뻑하면 주먹질이지?!

하지만 인간의 일은 인간들이 알아서 처리 해야 한다는 암묵적인 룰에 따라서 아리가 도울 수 있는 부분은 오직 여기까지! 지금부터는 나 하기 나름이다. 그럼 이 씨발 새끼는 내가 직접 처리 해야겠지?!

-후웅!

근데 말이다!

예전 같으면 내가 이 조폭 같아 보이는 놈한테 쫄았을 텐 데 지금은 그때의 내가 아니다. 정후의 주먹이 너무나도 느리게 느껴졌다. 이 전에 조선족 놈들과 공원의 고삐리들을 상대 했을 때와 마찬가지로 말이다. 이건 영단과 영기 덕분이 아닐까?

5년이 넘게 영기를 쌓아올린 사람과 같은 상태이니 분명히 다를 수밖에 없겠지?!

“개새끼야!”

내가 씨발 격투기 시청 경력만 13년이 넘는다!

중학교 졸업하고 나서는 주먹질 할 일도 변변찮아 너무나도 어색하게 느껴졌지만 정말인지 지금 기분으론 손속 사정 두고 휘두르는 펀치가 아니었다. 내가 왜 이 개고생을 했는데?

-뻐억!

“컥!”

바로 이런 개 후레 잡 놈의 새끼들 때문이잖아!

“이 씨방새야!”

정식으로 배운 건 없지만 온 힘을 다해서 휘두른 주먹은 정후와는 비교가 되지 않을 정도로 강하게 놈의 안면을 강타했다. 그리고 막싸움의 기초는 뭐다?

-퍼억!

사정 없이 연달아 휘두른 주먹이 다시 정후 놈의 뒤통수를 때렸고, 그 주먹에 맞은 정후놈이 당황한 기색 역력한 얼굴로 뒤로 슬쩍 물러났다.

“이 새끼가!”

그리고 놈이 악다구니가 받친 듯 버럭 소리를 지르며 내게로 다시 주먹을 날렸다만……!

“아유, 이 씨발 새꺄!”

그런 건 지금의 내게 전혀 위협이 되지 않았다. 오히려 같잖은 주제에 날 이렇게 짜증나고, 화나게 하고, 심지어 내 목숨까지도 위협을 했다는 사실에 겉잡을 수 없는 분노가 터져 나왔다.

-스윽!

슬로모션처럼 느껴지는 정후의 주먹을 피해내고 그대로 까리하게 오른손을 얼굴에 꽂아 넣으려던 나는 내 예상보다 내 몸의 속도가 더 빨랐단 것을 그제야 깨달았다. 헐, 씨발! 이대로면……!

-퍼억!

“컥!”

본의 아니게 펀치를 피하고는 박치기로 정후의 안면을 강타한 나! 그 충격에 정후가 크게 휘청거리며 뒤로 밀려났다. 음, 사실 이 박치기가 계산에 있었던 거라고!

“뒈져, 이 씹새꺄!”

그리고 나는 군대 태권도 단증을 따기 위해서 피터지게 킥 연습을 했던 그 순간을 떠올리며 비틀거리는 정후 놈을 향해 해머같은 앞차기를 찔러 넣었다.

-퍽!

“큭!”

내 평생 사람 면상을 발로 걷어 차본 적은 처음이다만……! 와, 이거 제법 통쾌하네! 특히 이 얄미운 새끼가 내 발길질에 그대로 뒤로 나가 떨어지는 모습을 보니 기분이 정말 상쾌합니다! 아, 기분 좋다!

“좆도 안 되는 새끼가! 어디서 감히!”

씨발 내가 여지껏 격투기 헛으로 보아온 게 아니구나! 새삼스럽게 감동 먹은 나는 정후 놈을 더 패주고 싶단 생각이 들었지만 지금 급한 건 빨리 여기를 벗어나는 일이었다.

“씹새끼, 운 좋은 줄 알아라!”

아무리 부상을 입었다 하더라도 아리가 확실히 승리를 장담 할 수는 없다 이야기 했다. 왜냐하면 천년 숙원을 앞에 두고 무산된 청령은 그 어느때보다 격하게 분노해 날뛸 것이고, 그건 심각한 부상도 잊게 할 만 할 테니 말이다.

-키아아아악!

“아유, 씨발 놀래라!”

그 생각대로 아까 승천제가 진행되려 했던 공간에서 어마어마한 소리가 들려왔다. 청령의 것으로 여겨지는 앙칼진 소리에 순간 온 몸의 털이 쭈뼛 거려 아리가 걱정되었다. 그렇지만 지금 내가 돌아가는 건 오히려 마이너스일 것이다! 그래! 어떻게 해서든 나는 여길 벗어나서 주미 원장을 만나야만 해!

“도망 못 치게 잡아!”

그리고 쓰러져 있던 정후 놈이 다시 일어나 버럭 소리를 질렀다. 그 소리를 들은 모양인지,

“무슨 일이네?!”

“왜 이 새끼가 여기 와 있나?”

입구를 지키고 있던 조선족 놈들이 어느 샌가 달려와 내 앞을 막아 섰다.

“저 놈 죽이는 한이 있어도 여길 내보내게 해선 안 돼!”

나한테 까여서 피떡이 된 정후 놈의 외침에 조선족 놈들이 씩 웃으며 서로 눈치를 살폈다.

“우리가 꼭 그래야 하는 이유가 있니?”

“돈을 2배로 더 주겠다!”

“기래? 그럼 당연히…….”

그리고 이 미친 놈들이 칼은 당연히 몸에 들고 다니는 것인 마냥 품에서 칼을 꺼내들었다. 와, 진짜 이거 제대로 미친 새끼들 아니냐? 거의 군대에서 쓰는 박도와 다를 바 없는 사이즈의 나이프를 든 조선족 놈들이 실실 웃으며 말했다.

“너는 뭐 돈 좀 가진 거 있네?”

와, 이 씹새끼들이 정말!

“그래! 씨발 한번 해보자!”

이 개새끼들! 내가 오늘 죽는 한이 있어도 이 새끼들은 다 쳐죽이고 만다!

머리끝까지 화가 난 나는 걸음을 멈추고 주먹을 꾹 쥐었다. 뒤에는 정후 놈이, 앞에는 칼을 든 조선족 2명이……!

“이야, 그냥 포기하면 편할낀데 포기를 모른다. 참 머리가 나쁘면 고생한다더니.”

“좆까, 씨발 짜장파티 새끼들아! 들어 와! 씨발, 들어와 봐!”

“너 말이 너무 한 거 아니네?!”

그 말에 화가 난 듯 비아냥 거리며 덩치 작은 조선족 놈이 나를 향해 칼을 찔러 넣었다.

-휙!

그게 그렇게 빠르게 느껴지지는 않았다만 날붙이 앞에서는 왠지 움츠러 드는 기분이 있었다. 하지만……! 날 아주 엿으로 봤구만? 이 씹쌔끼들이!

-퍽!

“아이고!”

키는 내가 저 작은 조선족놈보다 큰 터라 잽처럼 가볍게 면상을 후려 갈기니 놈이 칼을 휘두르며 뒤로 물러섰다.

“이 개보대 새끼! 죽여 버리갔어!”

그래, 씹새꺄! 이래도 죽으나, 저래도 죽으나!

내 비록 지금은 33살의 평범한 직장인이지만 한땐 대한민국을 수호하던 현역 병장이었다! 씨발 만기 전역자라고! 그래! 갈 때 가지더라도 하나 정도는 데리고 간다! 개새끼들이 정말……!

“씨발! 와 봐! 개새끼들아!”

아, 근데 존나 영화에서 보면 멋있어 보이는데 현실은 그렇지가 않은 것 같다. 서로 그렇게 막 잘 뛰어 드는 것도 아니고 눈치만 겁내 보는 대치 상황 속에서 정후 놈이 결심한 듯 갑자기 기합을 내지르며 내게로 달려들었다.

“으아아아!”

이런 씨발! 그 모습에 놀란 내가 잠깐 고개를 돌리자 이번엔 조선족 놈 2명이 동시에 나를 향해 달려들었다. 셋! 와, 진짜! 이 새끼들 너무 한 거 아니냐?!

“그래, 씨발! 해보자!”

어금니를 꽉 깨물고 나는 달려드는 정후 놈의 등을 팔꿈치로 내리 찍었다.

-퍽!

둔탁한 소리는 났지만 이 정도론 택도 없었던 모양이다.

“으윽!”

이내 정후 놈이 내 허리를 붙잡았다. 이 개새가! 정말!

“이거 안 놔?! 안 놔!”

-퍽! 퍽! 퍽!

온 힘을 다해서 정후 놈의 등판을 팔꿈치로 내리찍었지만 이 미친 새끼가 날 놓지를 않는다!

“으, 으으으!”

도대체 왜 이렇게 청령에게 충성을 하고 있나 이해를 못 할 정도로 갑갑한 가운데……!

“잘 잡고 있어라!”

정후 놈보다도 더 한 개꼴통 연변 새끼들이 나를 향해 나이프를 휘두르기 시작했다.

-부욱!

“으, 으윽!”

등판에서 느껴지는 화끈한 고통에 나는 저도 모르게 비명을 지르며 몸을 돌렸다.

“이 개새끼들이!”

그리고 정후 놈을 놈들을 향해 내던졌지만 아주 느긋하게 정후 놈을 피하고는 나이프를 내밀어 점차 거리를 좁혀올 뿐이었다. 와, 씨발……! 등을 베인 자리가 순식간에 흥건하게 젖어 들어가는 것 같았다. 등줄기를 타고 흐르는 혈액의 끈적함이 오싹하기 짝이 없었다.

여기까지 탈출해왔는데 여기 이런데서 씨발 조선족 때문에 막히는 건가?

“자, 그래. 니 발로 다시 돌아가라. 여기서 죽으나, 거기서 죽으나 마찬가지다.”

“죽고 싶은데 한 번 골라봐라.”

그런 내게 비웃음을 던지는 진짜 인간 쓰레기들. 분하지만 저 나이프 앞에서는 영단으로 조금 빨라진 내 몸놀림도 소용이 없었다. 아니, 내가 마음을 확 먹고 진짜 아무렇지도 않게 움직일 수 있다면 피해 갈 수도 있을 것 같은데…….

그게 안 된다. 특히나 등을 베이고 나니까 그 상처가 벌어져서 피가 철철 흐르는 이 느낌이 온 몸에 엄습하자 두려움이 먼저 밀려온다. 아, 정말…….

너무 지치고 힘이 든 가운데…….

“넓은데서 죽고 싶네?”

다시 한 번 더 놈들이 말을 걸어왔다. 그리고 바로 그 순간.

“후우.”

나는 뒷걸음질을 멈추었다.

“거기보단 여기 좁은 데가 좋나? 기래, 잘 골랐다. 우리가 죽일 때는 그래도 안 아프게 죽여준다.”

놈들이 걸음을 멈춘 날 보며 다시 낄낄 웃음 지었다. 하지만 나는 놈들의 말에 동요하지 않았다. 음, 흔들리지도 않았다. 포기했냐고? 아니, 아니다. 절대로 아니지.

-쉐엑! 퍼억!

“크악! 악! 이게 뭐야! 이게!”

순간 어두운 통로를 밝히며 날아든 붉은색 작은 새를 보았기 때문이다!

“까악!”

그 작은 놈과는 쌓인 게 많았던지 사납게 포효하며 날카로운 발톱으로 조선족 놈의 뒷통수를 후벼 팔 듯이 할퀴는 금조!

“금조야!”

“여기야! 여기! 서둘러요! 금시조님……!”

그리고 전혀 예상치 못했던 시은이 목소리가 내 귀로 들려왔다. 아! 금조가 날 못 봤음에도 지금 이제야 여기로 찾아올 수 있었던 것은 시은이가 있었기 때문이었구나! 그래, 냄새에 예민하다고 했지?!

“이, 이 미친 새가 어떻게!”

“아, 아아악! 끄아아악! 이거 떼라! 이거 내 머리가!”

금조의 등장에 패닉 상태에 빠져든 조선족 놈들이 허둥지둥하는 동안……!

“우선은 저 놈부터 처리 해! 저놈!”

그 정후란 놈이 다시 한 번 더 명령을 내렸다. 망설이던 덩치 큰 조선족 놈이 그래도 먼저 돈이 걸린 날 처리해야겠다는 듯 나이프를 들고 나를 향해 달려들었다.

“이, 이이!”

바로 그 순간!

“어, 어?!”

마치 뭔가에 걸린 듯 덩치 큰 조선족 놈의 움직임이 멈춰 버렸다. 정말 신기하게도 그 자리에서 굳어버린 마냥 말이다.

-또각또각…….

그리고 어두운 지하실을 울리는 구두 소리가 들렸다. 그와 동시에 내 코에 이제 슬 적응이 되기 시작한 익숙한 향 냄새가 느껴졌다. 와……. 그 순간 긴장이 확 풀려 버린 나는 그대로 자리에 주저앉고 말았다.

“아저씨!”

이내 나를 향해 달려온 시은이가 덩치 큰 조선족의 스쳐 내 곁에서 나를 붙잡았다.

“아저씨! 괜찮아요?!”

글썽글썽한 눈빛에 괜스레 안도감이 밀려와 왈칵 눈물이 날 것 같았다. 와, 정말 이 안도감은 정말……. 뭐라고 이야기 할 수가 없을 것이다. 그래, 정말로.

“가, 갑자기 뭐 하는 짓이야! 제대로 하지 못 해? 저 놈을 없애버리란 말이야!”

“끄아아악!”

정후가 버럭 소리를 질렀지만 상황은 놈의 생각대로 흘러가지 않았다. 화가 머리끝까지 난 금조는 발톱으로 작은 조선족 놈의 눈알을 후펴 파고 있었고, 여전히 덩치 큰 조선족 놈은 움직이지 못하고 당혹스러운 얼굴로 눈치만 살필 뿐이었다.

-스윽.

그 와중에 긴 머리 휘날리는 주미 원장이 정후의 머리를 손으로 움켜쥐었다. 그 손길에 바짝 굳어 버린 정후 놈! 아마 본능적으로, 직감적으로 느낀 모양이다. 지금 여기서는 더 이상 청령이 왕이 아니라는 것을……! 그리고 이 놈이 청령에 영혼을 판 놈이라고 하더라도 감히 까불어선 안 될 상대가 있단 것을!

그리고 그런 놈을 향해 그녀가 물음을 던졌다. 얼핏 사근사근하고 상냥하게 들리지만 소름 끼칠 정도로 살의(殺意)가 느껴지는 음성으로 말이다.

“누굴 어떻게 하라고? 다시 한 번 말해줄래?”

============================ 작품 후기 ============================

최종병기 그녀 강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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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물 3권 편집 완료 했네요! 피곤합니다...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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