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럭키가이-48화 (48/120)

<-- 48 회: 럭키 가이! -->

* 이 글은 스트레스 해소용으로 전혀 생각 없이 쓰는 가벼운 글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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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행을 한다는 것은 얼마나 많은 영기를 체내에 쌓으냐와 직결 되는 거에요. 얼마나 순도 높고 탄탄한 영기을 가지느냐에 따라서 힘의 차이가 나는데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영기를 느끼는 거에요. 이 영기란 것을 느끼기 위해서는 명상과 좌선을 통해서 내 몸을 둘러싸고 있는 자연을 먼저 느껴야 하는데 눈을 감고 있다 보면 미간 사이, 이마 부근에 뭔가가 느껴질 거에요.”

“음.”

“그 부분이 바로 영기를 느낄 수 있는 영안이 열리는 부위인데 대부분의 인간들이 의식을 한다면 충분히 느낄 수 있을 부위기도 해요. 아마 주인님께서는 영단을 섭취해서 영기에 대해서는 조금 더 열려 있는 상태이기 때문에 다른 사람들보다 훨씬 더 빨리 영기를 느끼고, 받아들일 수 있으실 거에요.”

“음…….”

“그런데 괜찮으세요? 주인님?”

“아, 음! 괜찮고말고!”

신체 능력이 최고조에 이른 상태다 하더라도 연사는 쉽지 않거늘, 33살에 3연사라니! 삼삼한 나이에 참으로 삼삼한 외모를 가진 사나이 계범도라고 하지만 연달아 세 번은 저알 너무나도 버거웠다. 그런 탓에 주미 원장과의 질뻔하고 향락 가득한 시간이 끝이 난 수양의 시간이 다가왔음에도 나는 쉽게 수업에 집중을 하지 못했다.

“많이 피로해 보이세요……!”

“아 최근에 일들이 많아서 그래. 절대로 그런 거 아냐!”

아니긴 개뿔! 존심 상 고개 숙인 나약한 남성이 될 수는 없고, 괜찮은 척 하기엔 너무 벅찬 상황이라! 와, 이거 텀을 줘서 세 번 하는 것도 힘이 드는 나이인데 이거 너무 무리한 게 아니가 싶다. 허리도 좀 시큰시큰 거리는 것 같고…….

남자들의 허세 베스트가 있다면 게임 분야, 술 분야, 섹스 분야 세 가지를 나눌 수 있는데 가장 얼 척 없는 부분이 바로 이 섹스 분야일 것이다. 혹시라도 지금 이 광경을 보고 나는 6번도 해봤다, 7번도 해봤다 자신하는 놈이 있다면 당장 그놈에게 대결을 신청할 것이다. 연사는 급이 다르다고! 단순 횟수로 5번 해봤네, 7번 해봤네 이런 건 솔직히 성욕 절정인 군바리 시절 휴가 기간 때 누구나 채워보는 거잖아?

물론 세상에 섹스란 건 존재하지 않는다는 음모론을 주장하는 싸나이 중의 싸나이들! 남중, 남고, 공대, 군대, 중공업의 비범한 코스를 걸쳐 여자를 보기만 해도 흥분감에 씩씩 거리는 형아들도 있긴 하지만…….

“음, 영단을 한 알 더 드셔야 할 것 같아요, 주인님.”

“아 그럴까? 영단을 먹고 나면 그래도 몸이 개운해지니까!”

“영단 한 알에 들어 있는 영기는 보통 인간들이 1년 정도 수행을 쌓아야 얻을 수 있는 분량인데 이게 너무 과도하게 들어가면 문제 생기는 경우도 더러 있어요. 하지만 주인님께서는 지금 영력의 소모가 많으신 상태 같으니 괜찮을 거에요.”

“음…….”

후후 웃음 짓는 주미 원장의 말에 나는 무척이나 쿨해 보이는 얼굴로 미소 지었다. 그런 나를 향해 그때 보았던 광경처럼 손바닥으로 영단을 빚어내는 주미 원장! 와, 이건 정말 마술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아니, 마술은 속임수고 이건 속임수가 아니니 이게 더 대단할 것이다.

“자, 드세요. 주인님.”

“고마워, 주미 원장.”

그리고 후들후들 떨리는 손을 최대한 티내지 않고자 아유 여유로운 척 영단을 향해 손을 옮겼다.

근데 솔직한 말로 입은 삐뚤어져도 말은 바로 해야 한다고, 영력이 아니라 정력이 후달리는 거겠지……. 아이, 젠장! 손을 들면 손이 덜덜 떨리고 앉아서 가부좌를 틀고 있는 다리도 덜덜 떨리긴 마찬가지다.

와, 이게 정말 기를 빨린다는 것인지 정말 찰진 주미 원장의 몸짓에 내 모든 것을 잃어버리는 기분이라, 내가 무안단물 빨고 기적을 외치는 수사님도 아니고 어떻게 이런 것을 연달아 세 번이나 행하였는지 믿어지지가 않을 지경이다.

-오도독.

“음.”

영단 한 알을 먹자마자 입 안으로 터지는 청량감이 다시 내 기분을 좋게 만들었다. 대체 이 영단의 원리가 뭔지는 모르겠지만 영단을 씹어 먹고 나서 느껴지는 회복감은 그 어떤 의료품보다도 획기적이고 빨랐다.

“한결 나은데?”

“아무래도 남성들이 사정할 때 내뿜는 건 생명의 기운이자, 진기니까요. 영기의 회복과 많은 연관이 있을 거에요. 그걸 위해서라도 주인님께 빨리 영기를 쌓는 방법들을 가르쳐 드려야겠네요.”

그리고 씨익 웃음 짓는 주미 원장을 보니 순간 덜컥 가슴이 내려 앉았다. 아, 섹스도 좋지만 주미 원장은 너무 공격적이야……. 정말 영혼까지 쥐어 짜이는 느낌이라고 해야 할까?

“그, 그래…….”

내 생명을 위해서라도 꼭 이 영기를 쌓는 방법을 익혀야겠어!

복상사라는 게 꿈 같은 최후라고 여겼건만 이대로라면 그것도 멀지 않겠단 생각에 나는 비장한 맘을 다스리며 고개를 끄덕여 보았다. 이내 원생들을 모두 돌려보낸 주미 원장이 나와 나란히 마주앉아 후후 웃음을 띤 채 다시 설명을 이었다.

“그러면 다시 설명으로 돌아갈게요, 주인님. 먼저 눈을 감아 보세요.”

“음.”

그리고 영안 있는 부분으로 주변에 있는 기운들을 느껴보세요.“

그녀의 말과 동시에 나는 눈을 감았다. 눈 감고 있다보면 가끔 그럴 때 있잖아? 미간이랑 이마 사이의 아주 어중간한 어디쯤. 그러니까 부처님 점이 있는 그런 부분쯤이 간질간질한 느낌 말이다. 이게 뭔가 했더니 우리 몸과 기운이 열려 있는 자리라고 한다. 이 부위로 영기가 들어오고, 영기가 빠져나가기도 하고! 즉 여기가 바로 소통의 부위렸다!

“손과 발바닥은 모두 하늘을 향하도록 하시고.”

“으음.”

가부좌 자세라는 건 낯설지만 그래도 배운 적이 있다. 자세야 불편하긴 하지만 어떻게 하는지는 않다. 그냥 단순히 양반다리를 하는 게 아니라 다리를 팔짱 끼는 것처럼 꼬아서 발바닥이 하늘을 보도록 만들어야 한다.

내가 어떻게 이걸 잘 알고 있느냐? 당시 2001년에 군에 입대한 내가 막 상병 진입을 앞두고 있던 기가 막힌 타이밍에 불교 행사가 있었거든. 그 당시 최고 주가를 올리고 있던 ‘미나’가 나온다고 해서 갔다가, 미나는커녕 주지스님한테 죽도 죽빵 맞아가며 배운 적이 있다. 후임 새끼가 미나 온다고 뻥쳐서 진짜 기대 했었는데……. 지금이야 나이 엄청 많은 몸짱 누나지만 그땐 진짜 죽여줬었다니까! 물론 그 이후에 그 새끼한테 폭언을 퍼붓다 영창 갈 뻔 했다. 아, 그래도 그때가 좋았지! 내 젊음이 가득하던 시절이라!

근데 그때 생각하면 진짜 존나 울컥하는 게 사회에 있던 놈들이 월드컵 무드 타고 떡치던 걸 어찌나 자랑하던지! 와, 내가 2002년 월드컵이 그럴 줄 알았으면 군대를 그렇게 일찍 안 갔었는데……!

“그리고 이 주변 일대에 흐르는 기운들을 느껴보도록 하세요. 이 산은 화기가 충만한 산이기 때문에, 그리고 이 일대는 바로 관악산 아래인지라 다른 곳보다 영기가 충만해요. 집중력만 가지신다면 아마 그렇게 어렵진 않을 거에요. 사념은 잠시 내려두시구요.”

아, 지금 월드컵 생각 할 때가 아니지! 내 상태를 짐작이라도 한 건지, 부드럽지만 날카로운 주미 원장의 말에 나는 다시 정신을 가다듬었다. 그래, 느껴야지. 지금은 영기를 느낄 때야.

“허리를 조금 더 꼿꼿하게 세우세요. 이마를 타고 아래로 일직선으로 영기가 들어온다고 생각하시고. 손은 조금 더 펴주세요.”

음, 꽤 디테일하다. 꼭 이러고 있으니 평범한 명상의 시간을 가지는 기분이 든다. 하지만 그것과 다른 게 있다면 정말로 정신을 집중하니 뭔가가 있다는 느낌이다.

간질간질한 이마, 미간 부위를 시작으로 그 주변을 흐르는 듯 한 뭔가가 전신으로 퍼지는 듯 한 기분이다. 오, 꽤 간질간질한 게 느껴진다.

“피부 위로 뭔가가 미끄러져 가는 기분이야.”

“올바로 느끼고 계신 거에요. 의식하면서 천천히 숨을 들이켜 보세요. 입이 아니라 코로.”

뭐라고 이야기를 해야 할 까? 평소엔 전혀 느끼고 있지 못했던 것들이 내 주변에 있단 기분이다. 아무 것도 아닌 것 같지만 조금은 후덥지근한 느낌도 들고. 영안이 열리는 이마만 간질거리는 것이 아니라 그 느낌이 전신으로 번져가는 묘한 기분에 절로 입가에 미소가 그려지는 것을 느끼며 주미 원장의 말대로 숨을 들이키기 시작했다.

“음!”

“평소보다 숨이 충만하단 게 느껴질 거에요.”

말 그대로다! 아무렇지도 않게 숨을 내쉬던 것과 달리 뭔가가 내 주위에 있다는 것을, 이 자리에 흐르고 있는 영기를 느끼며 숨을 들이키니 느낌 자체가 확연히 달랐다. 그걸 뭐라고 설명을 해야 할진 모르겠다. 다만 이 충만한 느낌이 폐부 깊숙한 곳까지 와닿자 내 의지와는 별개로 영안이 있는 이마 부위가 넓어진 느낌이다.

음, 이걸 뭐라고 이야기 해야 하지? 뭔가가 이상하긴 하다만……!

“불순물들을 걸러낸다는 기분으로 천천히 숨을 토해내세요. 아주 길게 호흡을 가져가셔야 해요. 급하지 않게, 아주 천천히. 들이킨 영기들을 모두 남기고, 불순물들을 내뱉는다는 기분으로.”

오케이!

“후우…….”

꼭 복식호흡을 하는 듯 한 기분이 든다. 왜, 09년쯤이었나? 한창 슈스케가 히트하고 오디션 열풍이 불어 올 때! 대전에서 한창 유흥의 제왕으로 군림하고 있던 시절 나도 그때 노래 연습은 좀 했었다 이거지. 사유는 간단하다. 노래 잘 하는 남자가 여자 잘 꼬시잖냐! 그런 아주 순수하고, 본능적인 목적을 위해서 복식호흡을 연습하기도 했는데 그것과 유사하다 보니 그 자체가 어렵단 생각은 들지 않았다.

“후…….”

길게 숨을 내쉬며 뭔가를 남긴다는 생각은 하고 있지만 아직까지 요령은 잘 알 수가 없었다.

“이 호흡이 익숙해지셔야 해요. 보통은 이런 식으로 영기를 느끼고 호흡을 통해서 쌓아가는 것도 수 년이 걸릴 테지만 벌써 주인님께선 영단을 통해서 몇 년의 기간이 단축이 되었기 때문에 조금만 더 반복하신다면 뭔가가 달라지는 걸 바로 느끼실 수 있을 거에요.”

음, 영단 덕분이라! 그리 이야기를 듣고 보니 주미 원장이 내게 정말로 많은 것을 해주고 있단 생각이 든다. 이 영단 하나에 1년치 수행이 담겨 있다면 이걸 병행하고, 또 복용하면서 진행하다 보면 한 달만에 30년 수행의 결과를 얻을 수 있단 것 아닐까? 와, 무협지에서 말하는 1갑자가 60년이었나? 그럼 난 반갑자 고수가 되는 셈이네!

“집중하셔야죠, 주인님.”

-움찔!

“음! 음!”

잡생각 하기가 무섭게 주미 원장이 후후 웃으며 내게 제재를 가한다. 와, 어떻게 알았지?

“단순한 호흡법이라 하더라도 이걸 통해서 영기의 흐름을 읽을 수 있다면 주인님의 영안 주변이 많이 흐트러져 있단 걸 알 수 있어요. 최단 시간에 최고의 결과를 만들고 싶다면 필히 집중을 하셔야만 해요.”

“음, 알겠어! 주미 원장!”

연달아 3번이나 희생을 했기 때문인지 주미 원장은 평소보다도 훨씬 더 친절하고 자상한 분위기를 내고 있었다. 아, 역시 여잔 남자하기 나름이라지! 뭐 그런 걸 떠나서 지금으로써는 나도 수양이 필요한 상태고, 내 몸 하나 지키기 위해서 영기라는 것을 가져 볼 요량이니 잡생각은 하지 말자!

그리고 나는 정말 진지하게 생각을 접고 호흡에 몰입하기 시작했다. 눈을 감으면 시야는 사라지고 어둠이 찾아온다. 그러나 시야를 막고 있는 눈꺼플 너머로 보이지 않기 때문에 더욱 더 명확해지는 것이 느껴지기 시작했는데 그것들을 점차 들이키고, 내뱉기를 반복하다 보니 어느 순간인가 아랫배가 묵직해지는 느낌이 들었다.

“오!”

나도 모르게 온 몸이 후끈 달아올라서 땀이 날 것 같은 야릇한 기분! 꼭 사우나에 들어왔을 때 느끼는 그 후덥지근한 느낌에 놀라 눈을 뜨니 주미 원장이 옅은 미소와 함께 나를 바라보고 있다.

“주인님의 몸에 쌓여 있는 영기들이에요. 그것들 모두가 하복부, 배꼽 아래 단전에 모여 있어요. 그것들을 느꼈으니 계속해서 쌓아가다 보면 점차 영기가 온 몸으로 번져 가는 것을 느낄 수 있을 거에요. 바로 그 때가 되면 다른 사람들보다 훨씬 더 강인하고, 훨씬 더 회복이 빠른 신세를 가질 수 있답니다.”

“정말이야?”

“그럼요! 그럼 마음껏 절 가지셔도 지치는 일도 없으실 테구요! 후훗!”

……역시 거기에 목적이 있었나? 뭐, 그렇다고 하더라도 온 몸이 뜨뜻한 이 느낌은 정말인지 나쁘지가 않았다. 와, 뭔가 내 몸에 변화가 있다는 게 확연하게 느껴지는 순간이었다. 무협지에서 보면 혈맥 타통이라고 하나? 그런 걸 통해서 전신에 내공이 돌면 진짜 엄청 세지던데 혹시 이 영기란 게 그런 것과 같은 개념은 아닐까?

“주미 원장, 영기를 쌓으면 다른 사람보다 훨씬 강해진다고 했는데 어느 정도로 강해진단 거야?”

“아마 지금 가지고 있는 영기만 충분히 활용 하셔도 보통 사람은 맨 손으로 주인님에게 상처를 입힐 수 없을 거에요. 물론 아직까지는 영기의 활용보다도 영기 자체를 축적하는데 집중을 해야 할 시기에요. 호흡을 통해서 자연스럽게 영기를 느끼다 보면 자연스럽게 영기가 몸으로 퍼져 나갈 거에요. 그 영기들을 자유자재로 다룰 수 있는 방법은 나중에 가르쳐 드릴게요.”

“음!”

그렇다고 하더라도 이 정도면 충분하지 않겠나? 벌써 내가 영단을 한 3개먹었다. 그래, 하루에 한 알씩이라고 했지만 오늘은 주미 원장이 특별히 하나를 더 건네 줘서 두 알을 먹었으니 불과 이틀 만에 3년 치의 영기를 얻어낸 셈이렸다.

와, 이거 진짜 뭔가가 잘 되는 것 같은 기분인데? 지금은 3년치지만 이제 꾸준히 하루에 한 알씩 복용하고 또 이렇게 시간 날 때 마다 호흡을 가다듬는다면 금방 어마어마한 변화가 있지 않겠는가? 사실 나도 보통 사회인과 다를 바 없어 몸이 아프면 빨리 낫기를 원하고, 살이 찌면 빨리 빠지길 원하고, 공부를 하면 빨리 머리가 좋아지길 바란다.

빨리 빨리에 익숙해져 있는 만큼 주미 원장의 영단이 효력을 발휘해 빠른 결과를 얻을 수 있단 기대감을 주는 건 그만큼 내게 즐거운 일일수밖에!

“후우……!”

눈을 감고, 보이지 않는 것들을 느끼며 호흡을 가다듬는 일이 지루할 법도 하지만 그래서 그런지 지루하게 느껴지진 않았다. 왜, 영단을 먹었을 때처럼 상쾌한 맛은 나지 않았지만 사우나에서 땀을 빼는 듯 한 후끈함이 내 온 몸 구석구석에 자리 잡고 있는 노곤함을 제거해주는 것 같았다.

특히나 길게 숨을 뺄 때 내 안에 있는 나쁜 것들! 그러니까 니코틴이나 타르, 알콜, 지방간, 콜레스테롤 같은 것들 모두가 빠져 나간다고 생각하니 더욱 더 몰입이 된다고! 33살, 내 건강이 이제 최고로 소중해질 시기이니까!

그렇게 정신없이 호흡에 빠져들어 영기를 느끼다 보니 어느 샌가 온 몸에 땀이 맺혀 있었다. 나도 전혀 느끼지 못하고 있다가 불현 듯 느껴진 서늘함이 있었는데 그 느낌에 번쩍 눈을 떠보니……!

-푸드득!

“까악!”

“우, 우와앗! 놀랐잖아! 인마!”

벌새처럼 날개를 푸덕이며 내 눈 앞에 멈춰 있던 금조가 보였다. 아, 식겁이야! 진짜 심장 떨어지는 줄 알았네!

“어, 어후 놀래라!”

가슴을 움켜쥔 채 뒤로 퍼져버린 나의 모습에 파닥파닥 날개짓 하던 금조가 ‘까악!’ 하고 소리를 내며 바닥으로 사뿐히 내려 앉았다.

“아, 진짜 놀랐네!”

너무 집중을 했던 탓인지 아직도 두근두근 심장이 뛴다만 진짜 불가마에서 땀을 쫙 뺀 듯 한 기분이 들어 피식 웃음이 나왔다. 매트에 등을 붙이고 기분 좋게 웃음 짓고 있는 동안 금조가 폴짝 뛰어 올라 내 가슴팍에 자리를 잡았다. 그리고 그런 나와 금조를 아주 흐뭇한 얼굴로 지켜보고 있던 주미 원장이 내게로 다가와 날씬하고 탄력있는 허벅다리로 무릎 배게를 해주었다.

“얼마나 집중하고 계셨는지 알고 있어요?”

“응? 내가?”

“금조가 30분이 넘도록 주인님을 방해했지만 미동도 하지 않으셨어요.”

“진짜?”

헐 대박! 그렇게 오래? 미나 보러 갔다가 주지스님한테 역마 씌인 놈이라고. 가만히 있지를 못하는 놈이라고 개 털렸던 게 엊그제 같은데 정말로?

“한 시간 넘게 집중을 하셨어요. 주인님은 단순히 영단을 복용한 걸 넘어서서 소질이 있으신 것 같아요.”

“와, 시간이 언제 그만큼 갔지?”

고개 들어 시계를 보러 하자 주미 원장이 일어나지 못하도록 내 몸을 꼭 눌렀다.

“지금은 다른 곳 보지 마세요, 주인님.”

“아, 아…….”

그리고 그녀가 고개를 숙여 다시 입을 맞췄다. 아, 입술보다 먼저 느껴지는 가슴의 풍만함이란! 흐뭇한 기분이 드는 가운데…….

-움찔!

“응?!”

나는 무의식적으로 벌떡 일어난 나의 분신을 느끼곤 눈을 크게 뜨고 말았다. 어, 어어?! 지금 이 친구는 매우 피로하기 때문에 푹 쉬어줘야만 하는 상황이라고! 그런데 이렇게 아무 일도 없단 듯 일어날 수 있단 말인가?

놀란 나의 눈빛에 주미 원장이 다시 한 번 더 음욕 가득 담긴 시선으로 내 가슴을 어루만지기 시작했다.

“으, 으음!”

아, 아 남자도 꼭지는 민감하단 말이야! 아이, 정말……!

“오늘은 여기까지만 하께. 나머지는 나중에 해줄게.”

기껏 오늘 쌓아올린 영기가 어디론가 사라질까봐 도도하게 거절을 한 나의 모습에 주미 원장이 아쉬움 가득 한 눈으로 나를 내려다 본다.

“정말요……?”

세 번이나 연속으로 했잖아! 물론 지금 호흡법으로 다시 힘을 회복한 감은 있지만 그래도 난 절제를 배우러 온 건데 이러면 안 되지 않겠냐!

“음, 참아. 날 잡아서 내가 이 모든 에너지를 폭발시키는 날이 올 테니까. 그땐 제발 멈춰 달라고 애원 하게 만들어 줄게.”

지금 이 페이스면 충분히 가능 할 법도 한 데! 후후훗, 자신감을 회복한 나의 당당한 발언에 주미 원장이 상상만 해도 기분이 좋은지 야릇한 미소와 함께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다시 내 입술에 쪽 하고 입을 맞추곤 미소 지었다.

“기다리고 있을게요.”

그 순간 묘한 느낌이 가슴을 스쳤다. 음란함이 돋보였던 전과 달리 왠지 모를 진심 같은 것이 얼핏 느껴졌기 때문이었다. 그게 왜 그런지는 모르겠다. 난 사람이고, 주미 원장은 요괴인데 알 턱이 있겠냐? 하지만 기분만큼은 나쁘지 않았다. 처음으로 주미 원장의 행동에서 진심이 어렸다 싶은 기분이 들어서일까?

“꿈은 이뤄진다!”

비록 당시 불교 행사에서는 미나의 전화 받어는 듣지 못했고 반야심경을 외우며, 죽도로 맞긴 했지만!

지금은 다르지 않은가?

“이리 와.”

“네, 주인님!”

나는 후후 웃으며 주미 원장의 얼굴을 다시 한 번 내 손으로 감싼 채 다시 한 번 입술을 마주쳤다.

-쪽!

미소 섞인 그녀와의 입맞춤. 부드럽게 와닿는 그 느낌이 처음으로 입맞춤다운 입맞춤을 한 것만 같았다. 그간 찐한 것들은 많이 해왔지만 이렇게 좋은 느낌이 충만한 풋풋한 것은 처음이지?

“후훗!”

주미 원장도 끈적하고 찐한 스킨쉽엔 익숙해도 오히려 이런 애정이 넘치는 가벼운 스킨쉽엔 익숙하지 못한 모양인지 입가에 미소가 떠나지 않는다. 이런 연인스러운 것에 이렇게 약하고, 또 이리도 좋아하다니! 앞으로 주미 원장과 데이트를 많이 해줘야 할 것 같단 생각이 드는 가운데…….

“까악!”

금조가 날개를 퍼덕거리며 깡총거린다. 마치 우리를 놀리는 듯 한 모습이다. 후후, 정말인지! 아 정말 이렇게 평화롭고 행복한 분위기가 여기서도 연출이 될 수 있다니!

“후훗!”

“녀석, 지금 우릴 놀리는 거냐?”

그 귀여운 모습에 인자한 얼굴로 웃음 짓던 나는…….

-콰악!

“아, 아얏! 아! 이거 놔, 금조야! 내 입술! 놔! 아, 아아아! 아 존나 아파!”

“주, 주인님! 금조! 안 돼! 어서 떨어져!”

“까악?”

뽀뽀에 대한 개념이 부족한 금조의 무차별 공격에 당하고 말았다.

이, 이 개새가 정말……! 이런 야생의 에미나이를 봤나! 이 좋은 분위기를 왜! 아유 진짜! 따끔거리는 입술의 고통에 손으로 입가를 문질렀다.

“음?”

그리고 손 끝에서 느껴지는 축축함. 어? 뭐야? 이 끈적하고 따뜻하고, 맛을 보니 비릿한 것이……!

“피! 인마! 금조! 너 이씨!”

“금조도 주인님께 뽀뽀를 해주고 싶었던 것 뿐이래요.”

“까악!”

……어느 샌가 주미 원장의 가슴골 사이로 쏙 파고들어, 고개만 쏙 내민 채 고개를 갸웃하는 금조를 내가 어떻게 나무라겠냐? 단지 애정표현이 서둘러서 그런거지, 금조야……?

“까악?”

에휴, 어떻게 하겠냐? 나름 애교섞인 입맞춤이라는데…… 오히려 새한테 진지하게 화내는 내가 더 우스운 꼴 일거다.

“하여튼 존나 거친 년이야, 저거…….”

“상처는 괜찮으세요? 주인님!”

“음, 좀 따끔하긴 하지만 그래도 뭐…….”

“그럼…….”

그리고 그런 내게 주미 원장이 다시 한 번 살며시 입술을 맞춰 왔다.

-두근!

벌써 볼장 다 본 사이라고 하지만 금조가 낸 상처 자국을 부드럽게 감싸주는 그녀의 입술이란……! 카푸치노 거품처럼 부드러운 그 느낌에 절로 입가에 미소가 번졌다. 상처가 조금 따끔하긴 했지만 그건 또 그 나름대로의 색다른 맛이 되어 내게로 돌아오는 듯 했다.

“아…….”

“이제 더 이상 피는 나지 않아요. 주인님.”

입술에 난 상처를 모두 음미한 주미원장이라니. 뭔가 야릇하기고 하고 또 풋풋한 느낌이 들기도 한다. 음, 왠지 모르게 설렘이 조금씩 생겨나는 오묘한 기분에 괜시리 쑥스럽단 생각이 스친 나는 대답 대신 주미 원장의 가슴 사이에 몸을 숨긴 금조를 바라보며 말했다.

“알겠냐? 이렇게 해야 하는 거야.”

“까악!”

-콱!

“야! 야! 아! 놔! 이거 놔!”

============================ 작품 후기 ============================

야생의 에미나이 금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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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시는 아마 최소 3개월 뒤에나 이북으로 나올 겁니다. 로크에서 내주면 나올거고, 아니면 못 나오지 않을까 싶어요. 관행상 출판 되고 6개월 뒤에 유료 연재든, 뭐든 나오는지라 그쯤 되면 기존 출판된 상태보다 좀 더 확장된 내용으로, 조금 더 풍성하게 아예 새로 쓰는 게 훨씬 낫지 않을까 생각도 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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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올해 DTD는 덴(D)마크, 쓰(T)레기 같은 놈들, 죽(D)어라의 약자입니다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개자식들... 홈에서, 그것도 몰타한테 진 아르메니아한테 4대 0으로 발릴 줄이야.... 혹시 메시가 아르헨티나인 줄 알고 잘못 뛴 건가요...?

덕분에 한폴낙이 몇 개인지.... 아아아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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